힘의 반지

The Rings of Power

판타지 소설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신물. 이게 아니다.

1 시가

지상의 요정왕들에겐 세개의 반지

돌집의 난쟁이 군주들에겐 일곱개의 반지
죽을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겐 아홉개의 반지
어둠의 권좌에 앉은 암흑의 군주에겐 한반지[1][2]

톨킨 경에게 인정받은 배우, 크리스토퍼 리 경의 목소리로 듣는 반지에 대한 시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 역의 케이트 블란쳇이 낭독한다.

2 설명

J.R.R.톨킨의 소설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 등에 등장하는 가상의 물건이다. 소설 속에서, 요정이 안나타르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 에레기온에서 제작한 신비한 힘을 가진 반지들이다. 넓은 의미로는 당시 만들어진 모든 신묘한 반지를 모두 의미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20개의 특별한 반지들만을 의미하기도 한다.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에 걸쳐 이야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사물이다.

3 소설 내 배경

제 2시대에 가운데땅에 남아있었던 많은 요정들은 오랜세월 몸담은 가운데땅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운데땅은 변화하며 더 늙어가는 것이 운명이었다. 그에 반해 불멸의 삶을 사는 요정은 그 변화와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톨킨의 세계관에서 요정은 결국 가운데땅을 떠날 것이기에, 이 괴리는 자연의 순리였다. 그러나 당시 가운데땅 요정들 중 일부는 자신이 사랑하는 세계가 변하지 않고 그들의 입맛 그대로 보존되길 바랐다. 동시에 당시 가운데땅에 남은 요정들은, 비록 서쪽으로 돌아가지 않았음에도, 서쪽 땅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신들의 땅 발리노르와 톨 에렛세아는 그들 마음의 고향이었지만, 가운데땅 역시 오랫동안 살았던 터전으로서 애착이 강했기 때문에 마음 한켠이 무거웠던 셈.

그러던 어느날 에레기온안나타르[3]라는 가인(佳人)이 나타나 요정들의 왕과 영주가 지배하는 영토를 영원불멸의 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가운데땅의 많은 요정왕들[4]은 그의 출신에 의문을 가지며 불신했다. 그러나 서쪽으로 돌아가기도 싫고 기술력에 대한 강한 욕심이 있었던 가운데땅의 잔여 놀도르들이 그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 필두에는 켈레브림보르가 있었으며, 가까이 교류하던 모리아난쟁이들도 있었다. 안나타르는 실제로 많은 지식을 전수했고 당시 오스트 인 에딜(Ost-in-Edhil)[5]의 요정들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했다고 한다. 여러 습작들이 있어왔고 이후 16개의 성공적인 힘의 반지가 만들어진다.

운명이 그를 이끌었는지, 켈레브림보르[6]는 혼자의 힘으로[7] 심혈을 기울여 3개의 반지를 만들어낸다. 세 반지는 요정 장인의 기술력과 아름다움이 모조리 녹아들어 극도로 아름답고 동시에 매우 강력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아홉 반지, 일곱 반지가 레어라면 세 반지는 유니크.) 레어랑 유니크랑 뭐가달라 RPG 덜 해보셨구만

목적과 역사가 말해주듯, 그렇게 만들어진 힘의 반지는 기본적으로 소유자가 아끼는 것이 쇠퇴하지 않고 보존되고 아름답게 유지되는 것이 제 1 능력이었다. 또한 소유자의 자연적 힘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두 능력은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19개의 반지 모두가 공유하는 힘이자 힘의 반지의 가장 본질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8] 이에 덧붙여 안나타르가 관여해야만 갖게 되는 능력도 있었는데, 소유자의 몸을 숨겨주는 것보이지 않는 세계를 꿰뚫어보는 힘관측선이었다. 켈레브림보르가 안나타르에게서 받은 기술력으로 만들었지만 안나타르의 손이 닿지 않았던 세 반지는 이 점 때문에 은신의 힘은 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안나타르의 기술력이 근본이었기에 절대반지의 힘 아래 놓여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사우론의 함정이었다. 계획대로 안나타르의 정체는 사우론이었던 것이다. 원조 악의 군주인 멜코르의 몰락 이후, 멜코르의 심복이었던 사우론은 스스로를 안나타르라고 칭하며 발라의 사자로 변장, 요정들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그는 요정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척 했지만 그 이면에는 그렇게 요정들을, 그리고 인간, 난쟁이 민족을 모두 지배해 무릎꿇게 만들려는 야욕을 가지고 있었다.
사우론은 가장 강력한 힘의 반지인 절대반지를 만들고, 절대반지에 다른 반지들을 지배하는 궁극의 힘을 부여한다. 이로써 힘의 반지는 모두 절대반지에 귀속되게 된 것이다. 실컷 하청에 맡겨 만들어놨더니 백도어를 심어 놓았다

하지만 요정들은 사우론이 절대반지를 낀 순간 사우론의 영향을 알아채고 반지를 빼 버린다. 분노한 사우론은 요정들에게서 반지를 무력으로 빼앗기 위해 요정들을 침략하고 켈레브림보르를 고문하여 19개의 반지 중 16개의 반지를 회수한다. 이 16개의 반지는 인간과 난쟁이들의 군주들에게 나누어져, 인간과 난쟁이들을 타락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런 사우론의 행패를 보다 못한 인간과 요정들이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우론을 퇴치하지만…

그 자신도 절대반지에 너무나 많은 힘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사우론의 힘은 절대반지에 완전히 귀속되어 있었고, 절대반지가 존재하면 그도 존재하는 것이며 절대반지가 파괴되면 그도 파괴되는 것이었다. 이후 다시 나타난 절대반지는 가운데땅을 파멸로 밀어넣을 뻔 했으나 결국 반지 운반자(Ring-bearer)에 의해 파괴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요정, 난쟁이들의 반지의 숫자는 그들이 처음 깨어나서 분파된 종족의 숫자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요정은 미냐르, 타탸르, 넬냐르의 세 일족으로 분화되었으며(후에 더 복잡하게 갈라지긴 하지만) 난쟁이는 최초의 13명이 두린을 제외하고 두 명씩 여섯 짝, 합계 일곱 계파가 되고 더 나중에 깨어난 난쟁이들을 7개의 일족으로 나누어 각각 이끈다.

4 각 반지들

4.1 인간의 아홉 반지

사우론이 전쟁을 통해 요정들에게 갈취한 아홉 개의 반지.

사우론이 흑화시킨 뒤 인간 중에서도 위대한 영웅들과 왕 아홉 명에게 나누어 주었다. 나약하고 쉽게 현혹되는 인간의 특성 때문에 이들은 반지의 권능을 남용하여 하나같이 강력한 군주와 마법사가 되었다. 이후 이들은 반지에 의해 완전히 타락하여 아홉 나즈굴이 되었다.[9] 힘의 반지는 세월의 흐름을 막고 지배권을 부여하는 것이 기본적인 능력이었으므로, 반지를 소유한 인간들은 '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힘의 반지 본연의 능력은 영겁의 삶을 주는 것이 결코 아니었고, 시간에 의한 풍화를 더디게 하거나 막아주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에, 새로운 삶이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땅히 누릴 천수가 지지부진하게 늘어나는 꼴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악령 신세가 된 것. 동시에 나즈굴은 반지의 힘에 따라 보이지 않으며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이 능력은 절대반지에도 고스란히 있어서, 프로도가 반지를 꼈을 때의 묘사를 보면 어떤 능력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여담으로, 힘의 반지들 중 절대반지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이야기 속에서 구상된 반지들이다. 요술 반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 투명해져버린 악령들이 나즈굴의 초창기 모습이었다.

4.2 난쟁이의 일곱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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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론이 켈레브림보르를 고문하여 갈취한 일곱 개의 반지.

사우론이 흑화시킨 뒤 일곱명의 난쟁이 선조왕[10]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반지의 영향을 통해 난쟁이들을 사우론에게 종속시키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워낙 완고하고 고집이 센 난쟁이들이 남을 섬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신에 이 반지들은 난쟁이들의 가장 큰 약점인 탐욕을 강화하였다. 결국 그 탐욕이 원인이 되어 반지를 얻은 난쟁이 군주들은 하나같이 몰락하였고, 3개의 반지는 용이나 기타 이유로 파괴되고 나머지 4개는 사우론에게 회수되었다.

이 반지는 니벨룽겐의 반지에 특히 많은 모티프를 두고 있다. 소설과 영화 <호빗>에서 스로르를 타락시킨 근원으로 나오고 있다.

4.3 요정의 세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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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사우론의 손에 넘어가지 않은 세 개의 반지. 이들은 사우론의 영향을 받지 않고 켈레브림보르가 몰래 혼자 힘으로 만들었으며, 사우론이 한번도 손을 댄 적이 없었기 때문에 타락하지 않았다.[11] 이후 사우론의 공백 기간 동안에 요정들은 이 세 반지를 사용하여 잠시나마 가운데땅에서 영광을 누린다. 반지가 다스리는 영토에 세월의 풍파를 없애준다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유일한 세 반지 되시겠다. 그 반지들이 지배하는 영토는 하나같이 나이들지 않고 바깥 세계와 격리된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 네냐
의 반지. 갈라드리엘에게 돌아갔으며, 갈라드리엘은 네냐의 권능을 사용하여 로스로리엔 숲을 요정의 전성기와 같은 낙원으로 지켜낸다. 황금숲의 비정상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강렬한 빛과 색 또한 네냐의 권능이다.
  • 빌랴
공기의 반지. 처음에는 길 갈라드가 소유했으나 그가 전사한 이후 엘론드가 물려받았다. 빌랴의 권능 때문에 엘론드가 다스리는 깊은골은 요정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소설 상의 서술에 따르면 엘론드의 집 위에서 별들이 가장 밝게 빛난다고 한다.
  • 나랴
의 반지. 역시 처음에는 길 갈라드가 소유했으나 그가 전사한 이후 키르단이 물려받았다. 이것을 키르단이 다시 간달프에게 물려주었다. 나랴의 권능 덕분에 키르단이 다스리는 회색 항구는 마지막까지 요정들의 보루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키르단은 나랴를 간달프에게 주며 이는 불의 반지이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열정과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반지의 제왕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결말로 절대반지가 완전히 파괴되자, 절대반지에 묶여있던 요정들의 세 반지도 힘을 잃게 되고 요정들은 가운데땅에서의 수명을 완전히 다하게 된다. 반지의 소유자들은 그들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여 발리노르로 영원히 떠났고, 반지들 역시 그 주인과 함께 서녘으로 넘어갔다.

요정들의 힘과 영광을 연장해 주었던 반지들의 힘이 애초에 사우론의 권능(타락하긴 했어도 어쨌든 강력한 마이아다.)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사실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다.

4.4 절대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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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모든 힘의 반지를 지배하는 으뜸 반지로서, 사우론운명의 산으로 돌아가 자신의 힘과 의지를 쏟아부어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제3시대 가운데땅의 요정과 인간, 난쟁이, 그리고 사우론 본인마저도 그 운명이 절대반지에 귀속되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절대반지(반지의 제왕) 항목을 참고할 것.
  1. 현재 나무위키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현은 '절대반지'이지만, 이 시가의 경우 수량에 대한 대구가 두드러지므로 이 방면에서 장점을 가진 '한반지' 번역어를 택했다.
  2. 참고로 이 반지의 개수를 나타내는 숫자(9, 7, 3, 1)를 조합하면 톨킨의 사망 년도(1973)가 된다. 또한 여기에서 1-9-7-3은 절대반지에서 사악한 힘을 크게 받은 순서가 되기도 한다. 우선 사악한 힘의 근원인 절대반지(1)을 시작으로 반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인간(9), 그 다음이 탐욕의 영향을 받은 난쟁이(7), 마지막으로 절대반지의 위험을 알고 즉각 처분한 요정의 반지(3) 순. 참 기묘한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다.어쩌면 톨킨옹이 무언가 예언능력이 있었던 걸지도
  3. 신다린. Anna-tar, 선물의 군주
  4. 대표적으로 엘론드길갈라드
  5. 에레기온의 수도. 신다린으로 요정들의 요새라는 뜻. 여기 등장하는 ost-는 별들의 요새 오스길리아스의 os(t)-와 같은 뜻.
  6. 당대 최고의 요정 장인. 요정 계보에서 가장 위대한 장인이었던 페아노르의 손자이다!
  7. 자신의 조부처럼 실마릴과 같은 희대의 역작을 만들고 싶었던 욕망을 안나타르가 불붙인 것.
  8. 톨킨은, 두 번째 능력, 즉 힘을 강화하는 것이 일종의 예술적 힘이 아닌 마술적 힘이기 때문에 타락의 근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배에 대한 욕망이 강해지게 만든다는 것.
  9. 사진 속 가운데에 있는 왕이 바로,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이다.
  10. 난쟁이는 아울레에 의하여 13명이 최초로 창조되었으며, 그중 불사의 두린을 제외한 12명은 둘씩 배우자로 선택되어 가문을 만들어, 총 7개의 난쟁이 가문들이 국가를 세웠다.
  11. 이 덕분에 반지의 힘이 비밀리에 사용되는 와중에도 사우론에게 생각을 들키거나 간섭당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