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EN

• 기독교에서의 낙원을 의미하는 에덴을 찾아왔다면 에덴 항목으로
• 비트매니아의 곡은 EDEN(비마니 시리즈) 항목으로
• 아이돌 마스터의 곡은 edeN(아이돌마스터) 항목으로

1 개요

월간 애프터눈에 1997년 11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연재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 작가는 엔도 히로키. 단행본은 총 18권 완결되었으며, 세주문화에서 발간하다 출판사의 부도로 절판되고 현재는 학산문화사에서 1권부터 재발행하였다. 세주문화판은 번역이 저질이라 가급적 학산판으로 읽자.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심오한 철학이 매력적인 작품. 작가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어라, 내가 하고 싶은 걸 다른 사람이 먼저 해 버렸네' 하는 심정에 빠졌다가, 에반게리온의 결말에 납득하지 못하고 자기 식대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어서 에덴을 그렸다고 한다. 근데 뒤져보면 이미 SF에서 안 나온 얘기가 없다 등장인물의 죽음에 자비심이 없는것도 특징.

해킹 등의 묘사가 많고, 애플 시드의 랜드 메이트를 그대로 따온 메카도 등장하기 때문에 시로 마사무네 작품들과의 연관성이 짙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해킹시 뇌를 공격하는 연출이나 정신력과 관련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뉴로맨서등의 사이버펑크 선배들에서 이미 나온 것들이므로 그리 특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작품 전반적인 묘사는 하이테크가 존재하지만 그 영향이 실제로는 크지 않은, 현재와 비슷한 이유로 분쟁과 갈등이 생기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굳이 비교하자면 시로 마사무네도 이런 정치 역학 관계를 자주 작품에 등장시키므로 비슷하긴 하지만, 하이테크에 좀 더 집중하고 정치 관계는 일종의 맥거핀으로 가볍게 다루는 시로 마사무네와는 달리 진지하게 비극적인 현장을 묘사하려고 드는 것이 차이점.

등장하는 기술 수준은 사이버펑크 경향이지만 특별히 사이버펑크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무대는 하이테크가 자리잡은 곳이 아닌, 하이테크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관련이 없는 삶을 사는 세계들이다. 어찌 보면 이는 현실적인 묘사일지도. 또한 세카이계로 분류될 수도 있다. 특히 주인공의 아버지로 진주인공이라 할 수있을 엔노이아 발라드 시점에서 보면 그렇다. 아닌게 아니라 작품 후반부에는 말그대로 인류와 우주가 걸려있는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작품이 진행된다. 그에 반해 주인공 엘리야 발라드 시점에서 보면 SF가 가미된 범죄물로, 크고 작은 규모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묘사되는게 작품의 특징이라면 특징.

2 스토리

클로저 바이러스 의 대유행으로 인류가 위기에 직면한 세계. 에노아라는 소년과 하나라는 소녀가 바이러스에 감염 말기 상태의 과학자와 고립된 시설에서 함께 살고 있다. 세계에 남은 인류는 이제 자신들 세명뿐이라고 생각한던 어느 날, 에노아 들이 살고 있는 곳에 군용 헬기가 내려온다.
원부(프로파테르)라고 자칭하는 이들은 에노아들과 함께 사는 과학자를 데려가려 하지만, 에노아는 자신이 발견해서 수리한 로봇 '케루빔' 으로 응전해서 상대를 압도적인 힘으로 격파한다.
이 사건으로 '세계가 아직 멸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 에노아는 과학자가 죽은 뒤 둘이서 외부로 나가는 것을 선택한다.

20년 후, 원부는 유엔을 대신해 세계 국가를 통치하는 '원부 연방'이라는 거대 정부 조직이 되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있지만 경제 격차와 인종 간의 차별 등이 원인이 되어 각지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살인 등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노아는 남미의 마약 카르텔의 보스가 되어 한때 원부 연방에게 협력했었지만 연방의 음모를 알게 되자 적대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하나와 두 사람의 딸인 마나는 원부 연방에 인질로 잡히게 된다.

한편, 에노아와 하나의 아들인 엘리아는 남미에서 로봇 케루빔과 단 둘이서만 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어떤 아이의 시체 를 발견하게 되고 늑골에 묶여 있던 데이터 디스크를 손에 넣는다.
시체를 매장하고 그곳을 떠난 엘리야는 다음날 아침 '노매드'라는 용병조직을 만나고 노매드는 그에게 디스크의 행방을 묻는다. 원부 연방과 대립하고 있는 노매드는 엘리야가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에노아의 아들임을 알게 되자 원부 연방의 점령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일시적으로 협력을 제의한다.

원부 연방군은 아이온이라는 반 불사의 병사와 첨단 무기를 장비한 부대를 파견해 이들의 뒤를 쫓아온다. 사투끝에 원부 연방의 세력권을 벗어난 엘리야는 남미 최대의 마피아 보스인 아버지 에노아와의 최측근인 토니, 니코와 재결합하고 이야기는 점차 건너뛴 20년간의 시간에 벌어졌던 일들을 밝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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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 연방의 실체, 클로저 바이러스의 비밀과 엘리야가 주운 디스크의 내용물 그리고 에노아와 원부 연방의 관계 등에 걸친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엘리야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점점 변해간다.

마약과 갱의 범죄 세계를 경험하고 게릴라 집단과 세계 유일의 정부를 건설하고자 하는 거대 집단의 충돌에 휘말리면서 나약하던 소년이 성장해 가는(사실은 타락해 가는?) 과정,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류라는 종이 나아갈 길'을 둘러싼 대립 등을 그려진다.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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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야 바라드

엔노이아와 한나의 아들이며 사실상 페이크 주인공이다. 남미 최대의 마약상이 아버지여서 어릴때부터 다양한 고생을 한다. 엘리야의 15세에서 19세까지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근간이 된다. 연방으로부터 가족이 위협받자 도망쳐 혼자 남게 되었고, 아버지와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하던 중 용병들과 조우, 한동안 같이 행동하게 되었다. 이들과 조우하기 전 어린 사이보그의 유체에서 얻은 디스크가 작품 후반부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산맥을 넘기 전 게릴라 마을을 쓸어버리면서 헬레나 몬토야와도 인연을 맺게 되고, 프로퍼테일의 특수부대와의 전쟁을 치루기도 한다. 아버지의 친구와 만나게 되어 평범한 일상을 지내게 되나 어머니와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프로퍼테일과 다시 붙게 되고, 성공하나 싶었으나 동생은 납치당하고 어머니는 준식물인간이 되어버리게 된다. 이 사건에 휘말린 경찰들에게 린치를 당한 후 버려졌다가 헬레나와 재회하게 되는데...

• 엔노이아 (에노아) 바라드

엘리야의 아버지. 작품의 표면상 주인공이 엘리야라면, 작품 전체를 꿰는 진 주인공이 바로 이 사람. 남미 최대의 마약상으로 한때 한나와 단 둘이서 외딴 섬에서 클로저 바이러스로 멸망한 지구 최후의 인간인줄 알았으나 사실 훼이크였고 이때 바깥세상에 나와 마약상이 되었던 것. 작품 1화의 주인공으로 2화부터 쭉 아들 엘리야 중심 스토리가 되지만, 역시 엔딩은 이 사람이 장식했다. 말 그대로 신세계의 신이 될 수 있었으나 거부하고 인간으로서 살고 인간으로서 최후를 맞았다.

• 헬레나 몬토야

콜롬비아에서 산악 게릴라에게 몸을 팔던 매춘부. 주인공 용병부대가 게릴라를 쓸어버린 다음에 용병대에 합류. 후에는 고뇌하며 성장통을 앓는 엘리야가 마음에 들었는지 러브라인을 형성하지만, 진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끔찍하게 고통을 겪는다. 눈이 뽑히고 윤간까지 당하는 전개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엘리야는 자신의 의지로 잔인한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복수극 이후에는 엘리야의 동정(...)을 삭제시켜주고 정식으로 교제하게 된다.

미숙하기에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엘리야의 장래를 생각해서 그와 헤어지고 매춘부시절 손님 중 하나였던 경찰과 맺어지나 첩보전에 말려들어 연인과 함께 사망. 사실상의 첫사랑으로 헤어졌어도 행복하길 바랬던 그녀의 죽음에 대한 복수전을 수행하는 엘리야의 모습은 이때 이미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초연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강인한 정신력 덕분인지 상당한 인망을 얻었으며, 엘리야가 반했던 것도 상당부분 그녀의 강인함 때문이었다. 다른 매춘부 동료들로부터도 큰 언니로 인식되었고 죽은 후 그녀의 무덤에는 경찰이었던 애인과는 달리 직접적인 참배객은 거의 없었지만 장례식이 끝난 후 하나 둘씩 손님이었던 남자들이 참배객으로 왔다 가며 남긴 꽃은 연인보다 더 많았다.

여담으로 헬레나의 연인이었던 경찰을 짝사랑하던 여형사는 복수를 위해 엘리야와 동맹을 맺고 활동하다가 엘리야와 커플이 되었다.

• 아사이 켄지浅井健二

용병의 일원으로 일본 출신의 칼잡이. 칸 대령의 밑에서 훈련받았으며 호시탐탐 그를 죽이려 하지만 켄지는 칸 대령을 의사 아버지로 삼고 의지하는 구석도 있다. 눈빛이 날카롭고 냉정한 성격이지만, 묘하게 서툴다는 인상. 그리고 소피아의 육노예(...) 소피아를 지키려다 후반부에서 한쪽 팔이 잘리지만 이 시대에는 어지간한 신체 부위는 진짜 몸보다 더 좋은 로봇 부품으로 대체가 되므로 파워 하락은 없다.

여러 전투능력이 뛰어나나 특별히 뛰어난 것은 나이프 파이팅의 근접전 능력으로 업계에서도 잔인한 전투력으로 적에게도 유명한 듯 하다. 작중에서는 근접전에선 최강. 아이온을 칼질해서 잡을 정도이니 할 말 다 한 듯.

이름은 일본 록 밴드 블랭키 젯 시티의 아사이 켄이치浅井健一에서 따왔다. 칼잡이까진 아니더라도 실제 성격이 꽤나 와일드하기로 유명하다.

• 소피아 테오도레스

용병의 일원으로, 겉모습은 나이 어린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제 나이는 아이도 여러번 낳은 중년 여성.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소피아 참고. 해킹의 천재로, 날아오는 미사일 수십발을 전부 해킹해서 떨군적도 있다. 어린 시절 막 살아서 아이도 여덟명이나 낳아 제대로 키우지도 않고 어딘가로 보내버리고 살다가 후에는 전신을 사이보그화해서 어린 소녀의 모습이 되었다. 이 이후로는 아이를 낳지 않고 지금까지의 행동에 죄책감도 느끼는지, 켄지의 의사 어머니 관계가 된다. 하지만 둘이서 육체관계도 가진다.

그렇게 용병생활을 하다가 낳았던 아이들 중 한 명에게 납치당해서 별 이상한 플레이를 당하게 된다. 그러다가 원부의 계획에 이용하기 위해 또 원부에 납치를 당하는데...

마지막에는 신이 되어 함께 신세계로 떠나는 것을 거부하고 인간으로서 살고 인간으로서 죽을 것을 선택한 엔노이아 대신 말그대로 신세계의 신이 되었다.

• 나자르바이에프 칸

용병의 대장으로 칸 대령이라고 불린다. 타고난 군인이며, 켄지의 형을 죽인 전적이 있고 이후 켄을 자신의 부대에 넣었다. 켄지에게는 원수이며 동시에 스승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버지 같은 존재. 저격의 명수이며 게릴라전의 대가.

4 집단

• 노매드(Nomad)

국제 무장 집단. 특정 인종, 종교, 토지의 모든 것을 소유하지 않고 군사력을 상품으로 전세계에 리조마("rhizomes")라는 전투원을 파견한다. 작중에서는 탄압을 받은 민족이 독립과 자결을 들어 무력 투쟁을 반복하는 중에 서로 연계하여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간 결과 완성된 군사 조직으로, 구성원 중에 소수 민족 출신이 많다.

용병 파견을 본업으로하고, 이외에도 증권 거래 및 자금 세탁, 마약 밀조-밀매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 받는다. 원부 연방이라는 공통의 적을 가진 엔노이아의 카르텔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

• 원부

• 이슬람 연합

원부 연방의 세력 확장에 대항해서 조직된 이슬람 국가의 연합. 북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포괄하고 있다.

많은 종파와 민족들이 느슨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통제구조가 확고하지는 않다. 위구르 자치구에서 마리한 이사크가 주도한 테러가 발생했을 때에도 전력과 기술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서 멤버중에 투르크 계인 키르기즈 계통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원부 연방의 진압군이 돌입했을 때 지휘 계통의 의견이 삽시간에 분열되었다.

5 용어 설명

• 클로저 바이러스

• 아이온

• 플레이로마 계획

원부 연방의 극비 프로젝트. 원부 조직 자체가 수립되기 전부터 이어져오던 계획이다. 초기 멤버는 영지주의 신봉자들로 구성되었으며 엘리야의 할아버지인 크리스 발라드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목적은 명확하지 않지만 클로저 바이러스의 확산, 사이보그 기술의 발달을 비롯해서 ES 세포, 양자 컴퓨터, 나노 테크놀로지 등 첨단 기술의 전문가들을 총망라하고 있었다. 초기에는 어떠한 숭고한 목적을 위해서 진행되고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생물병기 아이온과 암살용 나노머신 제조(스페이드 계획) 등 윤리성을 도외시한 비밀 프로젝트로 변질되었다.

• 마야(EDEN)

6 작품의 특징

염세적이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그걸 더욱더 부각시키기 위해서인지 비중이 큰 캐릭터도 스토리 전개상 필요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죽여버린다.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앗차 하면 요단강을 건너는 경우가 허다하며, 작중 내 위치와는 상관없이 상황 따라 죽는다. 굳이 죽일 필요가 있나 싶은 인물도 그냥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죽어버리기 때문에 더더욱 작품 내내 분위기가 암울하다. 나대지 마라 지구 멸망시켜 버리는 수가 있다 잘 안죽는 캐릭터는, 정말 생존력 좋고 전투력이 좋아서 그렇다. 그렇다고 작품 내내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때때로 따듯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나 유쾌한 분위기도 자주 나온다. 문제는 그렇게 웃고 떠들던 애를 갑자기 죽여버리니... 이 작가 앞에선 미인도 미소녀도 미중년도 없다. 주인공 외에는 다 죽여버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 주인공도 중반부 부터는 해탈해 버려서 누가 죽어도 마치 다른 세계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반응한다. 현실을 잊으려는 것처럼 색골, 변태 개그 캐릭터로 일상을 보내는데 유년기와는 정 반대의 모습.
결국 마지막 편에 가서는 주인공인줄 알았던 소년의 아들은 페이크 주인공이 되어버렸고 소년 이 끝까지 활약하며 엔딩을 장식하게 된다.

작품의 배경은 미래지만 사실 작품에서 벌어지는 온갖 폭력이나 부조리는 현대 세계를 풍자하는 내용이며, 강대국들의 이익이 서로 부합되어 일부러 외면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이나 학살, 제3세계 하층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인체실험등 대기업들의 부도덕한 이익추구, 해방구를 찾을수 없는 종교들간의 분쟁과 갈등 등등.

21세기에도 여전히 기존에 있던 종교들이 건재하고 그 종교들에 인한 전쟁이 계속 벌어지리라는 생각이나, 세계 연방화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인종, 민족적 차별과 극심한 빈부격차가 여전하리라는 설정도 현실적으로 보이고 , 그 디테일한 묘사도 상당히 그럴듯하다.

일본 만화가의 SF 작품들 중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제대로 세계를 폭넓은 시야에서 진지하게 바라보는 작품으로, 킹왕짱 먼치킨이 세계를 갈아엎는다는 식의 유치한 중2병이나 낮뜨거운 극우보수 사상에 물들지 않은 작품이다.
호주 등 다인종 사회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되어있고, 많은 주요인물들이 제3세계 사람들인데 이것도 일본만화 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매춘, 동성애 등등에 대한 이해도 다른 일본만화에 비해 매우 진중하다. 그리고 정말로 일본만화 답지않게(...) 제3세계의 핍박받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동정의 시선이 느껴지는 만화다.

작가가 록 음악을 좋아하는지 부제나 일부 인물들의 이름들을 대부분 음악 관련에서 따왔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ex. 'Here Comes the Warm Jets', 아사이 켄지)

또한 꽤나 난해한 SF 명작인 블레임!과 여러모로 인연이 있다.
둘 작품 다 애프터눈에 1997년부터 연재가 시작됐고 심지어 이 만화들이 엔도 히로키와 니헤이 츠토무의 첫 장기 연재작이자 출세작이란 점도 똑같다. 그리고 두 작품 다 제목에 !가 붙는다국내출판 역시 두 작품 다 세주문화사에서 같은 시기에 출판이 됐으며 번역을 발가락으로 했다는 점 역시 같다. 블레임은 세주가 망하기전에 완결까지 나왔고 에덴은 한동안 표류되다 학산에서 1권부터 출판됐고 덕분에 발번역과 떡칠삭제를 털어냈다. 두 사람의 이후 행보를 보면 니헤이는 애프터눈에서 시도니아의 기사를 연재중이고 엔도는 격주간지 이브닝에서 격투기만화 올라운더 메구루를 연재중. 어차피 두 잡지 다 고단샤 발행이다.

몸에 케이블과 전산장비들을 주렁주렁 달아놓고 해킹배틀을 하고 그 와중에 신체에 무리가 와서 출혈을 하는 장면은 니헤이 츠토무의 블레임에서 시보가 생전사의 총독과 해킹배틀을 벌이는 장면과 매우 유사한데 각각 해당장면이 수록된 권이 출간된 날짜가 워낙 비슷하여 잡지연재날짜를 따지지 않는 이상 어느쪽이 원조인지는 알기 힘들 것 같다. 두 작가는 밑에도 서술된 바와 같이 연재시기도 비슷했고 잡지도 같았기 때문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 시절 작가들이 으례 그렇듯이 아키라의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신적인 싸움을 하다가 눈과 귀 등에서 피를 흘리는 아키라 연출의 SF판일 가능성이 있는 것.
하지만 이런 비판들이 별 의미가 없는 것이, 솔직히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해킹을 정신적인 기량으로 묘사하는 것 자체가 이미 뉴로맨서에서 등장했던 것들이며, 이후 일종의 사이킥 대결처럼 묘사되는 것도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80, 90년대 사이버펑크를 즐겼던 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머릿 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묘사일 뿐이라는 것. 오히려 장르를 늦게 접한 이들의 좁은 풀 때문에 생긴 편견일 수도 있다.

주인공의 성이 대놓고 '발라드 Ballad'인 것은, ('클로저 바이러스'와 연관된 설정 등등에서 엿보이듯) '크리스탈 세계'를 비롯한 제임스 G. 발라드 James G. Ballard 작품의 영향 받은 것에 대한 오마쥬로 보인다.

작중 단체 명칭으로 '노매드'와 '리조머' 식으로 철학 용어를 차용한 것은 질 들뢰즈등의 영향으로 보이며, 실제로 작중 프로퍼테일이 하는 일, 클로저 바이러스의 정체 등을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인용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실존주의적인 맥락도 눈에 띈다.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새로운 평행우주를 만든다는 발상은,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의 "불가능은 없다 Physics of Impossible"에서 등장한 것.

6.1 비판

일본에서는 AKIRA와 공각기동대 이후 SF, 특히 사이버펑크 성향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개중에는 SF로서의 소재나 설정에서 나름의 독창성을 지닌 작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AKIRA와 공각기동대 등의 영향을 그대로 재탕하는 데 그쳤다. 에덴의 경우에는 각종 시각디자인적 측면에서 시로 마사무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며. 특히 파워드 슈츠의 디자인은 시로 마사무네 작품군에 등장하는 랜드메이트 등의 구조와 유사하다.

시로 마사무네가 디자인한 암슈트(랜드메이트)의 경우, 밖으로 노출된 탑승자의 팔과 암슈트의 팔이 동기화 되어 함께 움직이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최근에 등장하는 SF물의 메카닉 운용 인터페이스 마저 압도하는 혁신적인 것이었는데, 에덴 초반부에 등장한다. 같은 작가의 공각기동대 코믹스에 등장하는 후치코마의 디자인 요소들을 반으로 나누어 재조합한 것으로 보여지는 각 다리에 붙은 바퀴로 주행이 가능한 사족보행 메카닉도 두 대 등장. 헬기등의 항공기, 차량, 일부를 제외한 소화기들은 현대에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그려졌지만 그 외 등장하는 메카닉들 대부분이 시로 마사무네의 영향이 확실하다. 이 때문에 작품 전반적인 독창성까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는 듯하다.

물론 SF 요소를 지닌 작품이 SF적인 소재나 설정 등에서의 완전한 독창성을 필수적으로 지녀야만 한다는 것은 과도한 기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상 84년 이후로 나온 모든 사이버펑크는 뉴로맨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이버펑크에서 줄창 다루는 몸과 정신에 대한 화두, 기술에 의한 인식의 확장, 그와 관련된 감수성들은 모두 이미 뉴로맨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장르 특성상 어느 정도의 연속성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분명 이는 디자인 측면에서 너무 유사하게 베껴온 것을 지적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비판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화는 시각미술이기도 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메카닉 디자인 뿐 아니라, 여러모로 시각적으로 특수한 연출이나 디자인은 보기 어렵다. 장르적으로 무난한 수준.

중반쯤부터는 스토리 진행이나 작화가 꽤 불안정해진다. 작화의 경우 한 페이지 건너 일반 여성 체형의 캐릭터가 어린 청소년의 체형으로 왔다갔다 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몇가지 무리수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하드SF를 표방하던 초반부와 다르게 후반부에서 갑자기 과격한 전개를 보이는 것도 비판의 대상. 양자역학을 대충 편리하게 써먹는다거나, 슈만 공진 현상 등을 유사과학 등에서 써먹는 방식으로 응용한 것도 좀 깨는 부분이다.

6.2 결말

인간의 승리(...)
말 그대로 우주에서부터 쏟아진 재앙에도 불구하고, 과학을 이용한 지구 인류의 승리로 끝난다.
작중에서 주요 스토리 라인과는 별개로 이미 우라노스, 오케아노스(오셔너스를 의미하는 듯)라는 초과학적인 연구가 위험성을 이유로 퇴출당한 과학자 한명의 손에서 이미 진행되어 있었다. 우라노스는 작동하기 시작하면 자가 증식해서 하늘을, 즉 대기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고 오케아노스는 해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쯤되면 이미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수준이라서, 몇년전에 작중의 등장인물인 여성과학자가 이 동료를 고발해서 과학계에서 퇴출시켜버렸다. 하지만 퇴출직전에 이미 샘플을 꿍쳐놨었고, 여성과학자가 찾아와서 설득하자 별다른 항의 없이 내놓는다(...) 결국 지구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기는 커녕 인류가 원하는 환경을 인류가 조절하며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작품이 끝난다. 단지, 그많은 인구중에서 누군가 악의를 품고 작중에 나왔던 수많은 자살자들이나 악당들처럼 '나 혼자 죽을 수는 없지' 하며 해코지할 목적으로 시스템에 간섭하는데 성공한다면 아주 그냥 좆되버린다는 위험을 끌어안고 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