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카이계

セカイ(世界)系[1]

1 설명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 일본 오타쿠계 매체의 각 분야를 아우르는 스토리 유형의 하나. 하나의 하위 장르로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오타쿠 계열에서 등장한 단어를 이후 평론가들이 인용하면서 한가지 의미로 쓰이지는 않고 있기는 하다.

요는 주인공()과 히로인(너)과의 관계라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조그마한 연결이 구체적 설정이나 과정 없이 '세계운명'이나 '세상의 종말'등의 추상적이면서도 거대한 문제와 직결되는 작품유형을 가리킨다. 더 쉽게 예시로 설명하면 둘 또는 그 이상[2]의 우주적 존재가 서로 사랑을 해서 세상에 행복이 가득해진다던가, 서로 증오해서 싸우다가 지구나 우주가 엉겁결에 파괴된다던가 하는 것. 혹은 히로인이 죽으면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던가..

그러나 CLANNAD의 환상세계 에피소드처럼 작품의 일부분에 해당하거나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한정적일 경우 세카이계라고 하긴 애매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두 사람의 세계(ふたりだけのセカイ)'.

에반게리온을 시초로 보는 시각에서 말하는 세카이계의 의미는 남자 주인공의 자의식 강조와 세계의 멸망을 연관지어, '자기 스스로를 구원하면 세계가 구원된다.'라는게 세카이계의 의미라고 말하는 평론가들도 많으며, 세카이계의 안티테제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선 타인을 구원해야한다.'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하는 평론가도 꽤 많다.

특성상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해 질 수 있는 SF 장르쪽에 유달리 많다. 거의 대부분의 세카이계 작품은 SF에 속한다.

여러가지 세카이계 작품들을 통해 본 세카이계 작품들의 공통된 설정은

1. 멸망해가는 세계
2. 그속에서 살아가는 한 쌍의 커플 OR 두 사람으로 구성 된 주연
3. 오로지 그 주연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는 이야기[3]

이 3가지 요소는 꼭 들어갸야 세카이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 기원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출현 이후 무수한 아류작이 쏟아져 나온 것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이 계열의 효시[4]라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간혹 부기팝 시리즈가 효시라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이조차 정론은 아니라는 것에 유념할 것.

참고로 '세카이계'라는 단어 자체는 2000년대에 등장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후로도 몇년이나 지나서야 나온것. 단적으로 말하자면 세카이계라는 단어 정립 이전에 이미 있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정확한 기원은 2002년 10월말 일본 웹사이트 푸루니에 북마크에서 나왔으며 당시에는 오타쿠계 작품군을 비판하기 위한 단어였다.

관련 근거(???):"세계를 구하는 영웅신화의 주인공은 사춘기의 자기 정체성 불안을 딛고 성장하는 바로 당신"...조지프 캠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3 분류

일본 오타쿠계 문화로부터 나온 용어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과 함께 학원물, 또는 모에 요소가 결합되어야 비로소 세카이계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 요소를 배제하면 세카이계의 범주가 지나치게 넓어진다.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작품에 붙는 장르명이 아니라 작품을 접하는 쪽 일반에 걸쳐 쓰이는 단어인지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규정하는 쪽에 의해 세카이계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작품이 자체적으로 분류되는게 아니라 분류하는 쪽의 관점이 개입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작품을 세카이계로 분류할 때, 지나치게 옛날 작품은 가급적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유형은 예전부터 계속 있었음에도 아래 리스트를 보면 고전이라 칭할 수 있는건 나가이 고데빌맨 하나뿐인것이 그 예.

제대로 된 이야기로 치기에는 불합리할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만이 부각된다는 특성상 뒷설정이나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 같은 것들이 뚜렷한 경우에는 세카이계로 분류하기는 다소 모호해진다.
단적으로 설명해

  • A가 B를 떠밀었다 → B가 넘어졌다 → 세계가 멸망했다(세카이계 ○)
  • A가 B를 떠밀었다 → B가 넘어졌다 → B가 넘어지는 와중에 바닥에 있던 지구 자폭스위치를 눌러버렸다 → 세계가 멸망했다(세카이계 X)

사실 이런 전개면 개그물이다

라는 것.
덕분에 세카이계의 시초라 불리는 에반게리온조차도 방영 당시는 의문 투성이의 세카이계였지만 수수께끼가 대부분 풀려버린 지금에 와서는 세카이계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평행우주가 세카이계에 도입될 경우 말그대로 무지막지한 스케일로 작품이 전개된다. 우리들의밀크 특공대 같은 경우 주인공들의 행동에 몇개의 다른 우주들이 죽어나간다(...)

종말에 이르는 세카이계 작품의 경우 대개는 종말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기 때문에 초중반까지는 세카이계 보다는 다른 장르로 보일 때가 많다. 초반부터 작정하고 세계의 운명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작품은 데빌맨 정도.

조영일 평론가에 의하면, 김훈#박민규#,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 세카이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4 비판

일단 작품 분류 자체에 대한 비판은 "독자적인 방법론이 작용하고 있는가?"이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 전반이 그렇듯, 연구없이 비판을 위해 붙여진 장르명이 그대로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왜 독자적인 장르여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장르 구별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들의 성공에 힘입어 작품군은 스스로 나름의 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작품 내용상의 비판은 이런 류의 작품은 지나치게 주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만 천착한 나머지, 그 배경을 형성하는 세계의 방대한 역사, 문화, 경제와 같은 요소들을 배제하거나 흐릿하게 탈색시켜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사춘기의 망상이나 고민 차원에 불과한 문제들을 "세계 전체의 존망"과 결부시켜, 인류가 오랜 세월을 통해 구축한 문명, 역사, 철학 등을 어린애 장난만도 못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작품 내에서 갖가지 무리한 설정이나 장치들이 동원되는데, 이를 통해 작품 내의 비극성은 증폭될지 몰라도 작품 외적으로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유치한 내용이 된다.

이런 이유로 철학적 사유와 진중한 메세지가 없이 세카이계를 그저 흥미요소로 난잡하게 다루는 작품들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례로 코발트 문고의 작가 쿠미 사오리는 이 장르에 "자신 본위의 편의주의에 따른 비겁한 책임 전가"라며 쓴소리를 던진 바 있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로 비판도 많지만, 세상의 본질을 주인공과 소수의 사람들 속에서 함축해놓고 그 세계의 멸망이란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것,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라든가 이 세상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가 등등을 아주 명료하게 정리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소수의 사람들 또는 주인공의 주변세상에만 의미를 함축하다보니 깊이가 있지 않고 일반화를 범할 오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라노벨의 경우에 너 자신이 세계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이다- 와 같은 주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수 있는 장르라 청춘물과 결합돼서 나오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위 비판점들은 그 방향성이 전적으로 다른 소년만화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주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관이라는, 두 장르가 가진 공통적인 한계에서 유래한 결과. 폭력성과 분위기, 주제의식 면에서 궤를 달리할 뿐 독자의 감정이입을 통한 대리만족과 클라이맥스의 카타르시스라는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두 장르 모두 나이먹고 보니 유치하다는 감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5 작품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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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는 반드시 주인공 자신현실공간을 무대로 세계 또는 인류의 존폐와 직결되는 작품만 추가할 것. 그리고 간략한 설명 첨부.

  • 나루타루 : 인물 개개인에 대한 잔혹함과 질척한 묘사는 가히 최고를 달린다. 특유의 충격적이고 음울한 전개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보유.
  • 나이트런 : Pray 에피소드 (1화~76화) 와 네가 있는 마을 (82화~171화) 한정. Pray 에피소드의 경우 전개의 중심이 되는 2명의 주연 중 하나가 인류의 존폐가 걸린 전쟁의 원인이며 전쟁을 끝낸것 또한 나머지 한 명이다.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앤 마이어 이외에 아무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사적이면서도 스케일은 세계구급인 사유. 덕분에 6개의 행성이 폐기처분되었으며 인류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연합의 함대의 80% 이상이 궤멸당했다. 또한 프레이가 죽은 이후에도 남아있던 괴수들한테 인류는 2년간 고통받는다.
네가 있는 마을은 Pray 에피소드의 외전에 해당되는데 앞에서 서술한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 되었다가 재건된 행성이 주요무대로 주인공히로인,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등장 인물들이 각자의 정의를 내세운 결과 과거 행성을 황폐화 시켰던 괴수를 부활시켜버린 꼴이 된다. 결국 주인공과 히로인이 합심하여 괴수를 물리치게 되지만, 내분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사망하며 행성은 다시 쑥대밭이 되어 혼자서는 재기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 데빌맨/만화 : 악마, 사탄이라는 소재를 씀에도 SF적 접근을 도입한 독특한 작품이다. 독특한건 데빌맨과 데몬이 최종결투를 하기 전에 인간은 이미 멸망해버린다는것. 단, 원작 데빌맨만 읽어서는 세카이계 작품스러운 특징을 캐치하긴 쉽지 않고(워낙 빠르게 멸망해버리기 때문에), 데빌맨을 원작으로 하는 AMON 데빌맨 묵시록 쪽이 더 세카이계에 가깝게 전개된다.
  • 데빌 서바이버 2 : 우주의 절대자 '폴라리스'가 세계를 없애기 위해 모든 인류를 살해하기로 결정하고 셉텐트리온이라는 종복들을 내보내서 인간들을 학살시키고 세상을 무(無)로 물들이려 한다. 주인공 일행은 염려하는 자로부터 '악마 소환 어플'을 다운받고 세상의 운명을 걸고서 셉텐트리온과 싸워나간다.
  • 밀크 특공대 : 무려 600개의 우주와 6천 조의 생명을 걸고 사투를 벌인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 특히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 세카이계라는 용어 형성에 근간이 되는 작품. 사실 신세기 에반게리온 TVA만 보면 세카이계 보다는 다른 로봇물과 같이 주인공이 적과 싸우는 기본 플롯으로 전개된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이르러서 진정한 세카이계의 포문을 열었다.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다만 밝은 분위기 탓인지 일반적으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를 굳이 세카이계라고 강조해서 칭하진 않는다.
  • 벼랑 위의 포뇨 : 포뇨가 소스케를 만난다고 깽판을 치는 바람에 지상에 어마어마한 해일이 몰려온다...그래서 저승 관련 해석도 있다.
  • 엘펜리트 : 마지막권 한정으로, 루시가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다
  • 우리들의 :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우주들이 배틀로얄을 펼친다. 적을 이기면 적의 세계의 지구인은 100억명이 사망하지만, 상대방 우주 전체가 소멸하므로 추가로 얼마나 많은 별들과 생명이 죽어나가는지는 추측불가능.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이 싸움이 토너먼트 방식이 아니라서 말그대로 얼마나 많은 우주가 싸우다 죽어가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 은하는 그녀 정도로 : 앞에서 서술한 세카이계 작품의 정의에 거의 맞아떨어지는 작품. 작중 주인공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 히로인이 실망한 나머지 지구로 운석이 떨어져 5000여명이 죽는다. 왜 그런지 정체는 무엇인지 등은 후에 밝혀진다.
  • 지상 최악의 소년 : 주인공 이현이 지구멸망의 소원을 빌고 12사도들이 이현을 행복하게해 이현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노력한다.
  • 최종병기 그녀(만화) : 마지막권에 이르러 전쟁물에서 세카이물로 돌입한다. 물론 그 이전의 전쟁부분도 전지구적 규모로 벌어지는 사건이긴 하다.
  • 커피우유신화 : 커피신인 주인공 리하이와 우유여신인 히로인 오선지가 결혼하여 2세가 태어나면 세계엔 커피우유라는 새로운 음료가 생겨난다(그전까진 커피우유의 개념이 없다). 그리고 의도된 커피신 C. 로우 위를 막기위해 주인공과 회원들이 고군분투한다.어찌보면 히로인과 주인공이 빨리 결혼해버리면 해결되는 점에서 세카이계.
  • EDEN : 특이하게도 메인 주인공인 엘리야 발라드 시점에서 보면 바이러스와 범죄가 얽힌 재난물+범죄물이지만, 진주인공으로 취급받는 아버지 엔노이아 발라드 시점에서 보면 현생우주와 차세대우주의 운명이 걸려있는 훌륭한 세카이계 작품이 된다.
  • 과장 왕자 : 별볼일없는 샐러리맨인 오우지지만 그의 음악이 없으면[6] 다른 세계의 인류는 외계인에게 이길 수 없다.
  1. 세카이란 일본어로 세계를 뜻한다. 즉 세계계.
  2. 세카이계 자체가 둘을 의미하는 뉘앙스가 강하지만.
  3. 즉, 세카이계의 비판요소인 주연인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연과 배경설정의 부족
  4. 단어 그대로의 정의보단 오타쿠 문화에서 본격적으로 모에 요소와 결합하기 시작한 것에 의의를 둠.
  5. 엔딩때문에...아니 진짜 작가가 약을빤듯
  6. 과거에는 유명한 인디 록 그룹의 기타리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