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원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를 비롯한 인도의 여러 종교에서 종교적 상징물로 사용되는 문양. 한자의 경우 "만(卍)" 혹은 "만자(卍字)", "만자문(卍字紋)"이라고 읽는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스와스티카', '스바스티카' 또는 '슈리바차'[1]라고 한다.

아리아인들에서 기원을 찾는 전통 문양으로[2], 곳곳으로 퍼져나간 아리안 문화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도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종교나 지역마다 각기다른 해석을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소용돌이 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사실은 동일하다. 때문에 정확한 한자 '卍의 형상' 외에 '소용돌이치는 유사한 형상'들 역시 '스바스티카(슈리바차)'라고 할 수 있다.

아리아인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형성된 힌두교에서는(항목참조) 비슈누 혹은 그 화신인 크리슈나의 가슴에 있는 털(...)이 '스바스티카'이라고 한다. 부처의 가슴에도 이 '스바스티카'가 있다고 말해지는데, 이는 힌두교의 경우 부처를 그저 비슈누의 화신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3]

현대 서양의 일부 불교학자들은 'L자를 4개 합쳐놓은 모양'이라고 하여, 각각의 의미를 생명(Life), 광명(Light), 자비(Love), 자유(Liberty)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의미 갖다붙이지 마 개소리 집어쳐!! 무슨 영어를 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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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가운데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
일반적으로 왼쪽 방향(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좌만자(卍)가 주로 사용되며,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로 사용된 것은 오른쪽 방향(시계 방향)으로 도는 우만자(卐)이다. 환풍기나 선풍기 날개와 마찬가지로 튀어나가있는 쪽 즉 끝부분이 돌아가는 방향이다.(손가락 끝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나치 때문에 우방향의 卐(만)자는 원래부터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식될, 기본적으로 좌방향이든 우방향이든 동일한 상징이다. 우리나라에도 우방향의 만(卐)자가 쓰인 문화재들이 남아있어 역사적으로 활용돼 온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진참조

고대 그리스로마 제국에서는 장식용 문양으로 널리 쓰였는데, 그리스 문자의 셋째 글자인 감마(Γ) 4개를 짜 맞춘 모양과 같아서 '감마디온'이라고 불렀다.

2 한자로의 변환

卍은 불경과 함께 중국에 전해졌다. 후진 시대의 구마라습당나라현장은 이를 '덕(德)'으로 번역했지만, 북위 시대의 보리류지(菩提流支)는 '만(萬)'으로 번역하였다. 이는 만덕(萬德)의 의미를 가진다. 이후 측천무후 시절에는 卍은 '만(萬)'으로 읽도록 정했다. 이는 길상만덕(吉祥万徳)이 모인다는 뜻이다.

'만(万)'은 본래 만(卍)을 간략화한 변형이었다.

문양이 그대로 한자로 바뀐 희소한 사례이지만, 다른 한자와 결합해 단어로 쓰는 경우는 드물다. 만해 정도?

3 하켄크로이츠와의 충돌

卐(스바스티카) 문양을 서양에 전파한 원흉(?)은 하인리히 슐리만이다. 슐리만은 트로이의 유적 발굴에서 卐 문양을 발견하고 유럽에 발굴 성과를 발표하면서 아리아 민족 이론에 따라 卐을 인도유럽어족, 곧 아리아족의 상징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독일의 철모에 그려넣는 등 행운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되었으며 아리아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려던 나치당이 卐자를 당의 상징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졸지에 卐은 하켄크로이츠라는 이름을 얻으며 나치당의 상징이 되었다. 아리아인의 기준을 순전히 자의적으로 좁게 설정해놓고, 아리안문화에서 파생된 심볼인 卍(스바스티카)을 그 기준 안에 부합하는 자신들(?)만의 상징으로 보았던 것.

결국 나치당의 만행으로 인하여 유럽에서 이 문양은 공포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좌만자(卍), 우만자(卐)를 가리지 않고 법률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국가가 많으며 유럽연합 전체를 통틀어서 금지 사항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수천 년 동안 卍을 종교적 상징으로 사용해왔던 힌두교불교자이나교 신자들은 기가 막힐 노릇. 나치보다 더 긴 역사를 가진 상징임에도 불구하고, 나치의 만행으로 사용을 못 하게 되니 억울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미 우만자(卐)의 사용을 자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만 해도 이들 종교에서 상당히 양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독일의 주도로 유럽 전체에서 '스와스티카'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안 그래도 수십 년 간 눈치보며 살아왔던 유럽의 불교, 힌두교, 그리고 소수이지만 자이나교 신자들은, 아예 卍자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자 강하게 들고 일어섰다.[4] 더불어 스와스티카도 십자가에게 나온 점도 있으니 십자가도 같이 금지하라는 주장까지 나와 결국 법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비록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기까지 이르면 종교탄압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이런 종교적 배경을 잘 모른 채 불교 사찰에 방문한 서양인 관광객들이 卍자를 보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안에는 웬 스킨헤드들이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있다. 그래서 일부 지도에서는 卍자 대신 다른 기호로 사찰을 나타내는데, 예를 들어 미국에서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卍자가 아니라 법륜이다.[5] 대한민국도 문화재 표지판의 사찰 문양을 만자에서 석탑 실루엣으로 바꾸었다.[6] 이를 두고 지나치게 서양 위주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다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있는 사찰에선 별 문제삼지 않으며 卍자를 쓰는 것도 많고 불교랑 상관도 없는 점집에서도 은근히 卍자를 깃발로 매달고 영업하는 경우도 있다. 이경우는 불교상에 가 보면 의외로 쉽게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무속인들이 과거처럼 무구를 예전처럼 하나하나 주문제작하기보다는 만물상이나 불교상에서 무속인용 세트를 파는 걸 쓰는 경우가 늘면서 세트로 딸려오는 만자 스티커를 붙이는 것(...). 산업화의 힘은 종교도 예외없다[7]

위에도 언급되었지만 스와스티카는 불교의 상징인것도 사실이지만, 불교만의 상징이 아니라 힌두교, 자이나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힌두교를 믿는 인구도 0.5%가량되는데 卍자를 불교의 상징으로 정한다면 힌두교도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힌두교도도 불교와 겹치는 卍자가 아닌 ॐ(옴)[8]을 상징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불교만의 상징이 아니기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오히려 가능하면 卍자를 불교의 상징으로 사용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밝힌 바 있다.[9]

4 여담

  • 천외마경2 ~ 만지마루의 경우, 만지 한자 표기가 卍라서 오프닝 영상이나 타이틀 화면 등 게임 곳곳에 들어갔으며 부제도 천외마경2 ~ 卍MARU였지만, 이러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문제로 이후 리메이크나 이식 작품들은 부제가 MANJI MARU로 바뀌고 오프닝과 타이틀의 卍도 이런저런 방법으로 안 보이게 수정해버렸다.
  • 육망성 안의 눈동자 모양으로 알려진 크툴루 신화엘더 갓 표식도 러브크래프트 원전에서는 卍 모습과 비슷한 형태였으나 나치에 의해 卍이 유럽에서 사용금지된다는 걸 예언한(?) 후계작가들이 현재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흰수염 해적단을 상징하는 깃발문양은 원래 이 만자였다가, 문제가 될 것 같아서인지 어느 순간 뼈다귀 십자가로 바뀌었다.
  • 아이언 스카이 1편에서 인도 대표가 스와스티카 반지를 끼고 있다가 나치스로 오해받았다.
  • 고려의 27대왕인 충숙왕의 휘이기도 하다. 원래는 도(燾)였다가 즉위후 바꾼 것. 이름이 王卍이라니... 참 외우긴 쉬웠겠다.
  1. 산스크리트어로 '슈리'는 '행복·번영', '바차'는 '송아지'를 의미하는데, 인도-아리안어의 '행복한 나무'라는 의미가 산스크리트어화된 것이라고 한다.
  2. 인더스 문명의 멸망 이후 페르시아 지역에 살고 있던 인도-이란인 계통의 아리아인이 BC 2000~1500년경 북인도에 침입해 원주민이던 드라비다족을 정복한 뒤 인도에 정착했다. 이 시기 아리아인들과 원주민들 간에 이루어졌던 충돌과 융합에 대한 내용을 담은 서사시가 바로 '마하바라타(위대한 바라타)'와 '라마야나'이다.
  3. 두 종교간의 알력(?)은 힌두교불교 항목을 각각 참조.
  4. <힌두교 "나치문양은 5천년간 평화의 상징">
  5. 미군에게 각각 믿는 종교를 상징하는 목걸이도 나왔는데 불교 신자들은 법륜 목걸이다.
  6. 일본도 2016년부터 사찰 표시를 卍에서 사찰 실루엣으로 변경 예정.
  7. 실제로 2005년 국립문화재연구소 저술, 민속원에서 출판된 학술연구서 《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라는 책에 따르면 현대에 들면서 만물상을 통해 구입하거나, 무속인 단체에서 기계로만드는 경우가 늘면서 예전처럼 개인이 주문제작하는 경우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나온다.
  8. 옴자는 불교의 주문으로 사용해 왔기도 했지만, 지금은 공식적으로 불교의 상징이 아니라고 한다.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