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리

일본어: エンバク (燕麦)
중국어: 燕麦
영어: Oat
프랑스어: Avoine cultivée (줄여서 Avoine)
독일어: Saat-Hafer (또는 Echter Hafer)
학명: Avena sativa L

외떡잎식물 목 벼과 포아풀아과 귀리(Avena)속 식물. 곡식의 일종으로 서아시아 지역 원산이다. 1m 이상 자랄 수 있으며 꽃은 5-6월에 핀다.

한반도에는 대략 고려시대 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오늘날까지 재배되고 있지만, 식용으로든 사료용으로든 충분히 활용할 만큼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무엇보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자라는 곡식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매우 덥고 장마로 인하여 습한 남한의 기후에는 적합하지 않은 작물이다. 따라서 귀리는 북한의 개마고원에서 농사지어지며, 국산 오트밀은 통일 이후에나 볼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지금은 보리처럼 겨울~봄에 길러서 만든 것을 인터넷으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낱알은 겉껍질과 속껍질을 제거한 뒤, 그대로 을 끓여서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 압착 등 가공 과정을 거친 오트밀로 많이 소비된다. 메밀이나 호밀 등과 마찬가지로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파종과 재배, 수확이 용이하기 때문에 동유럽이나 북유럽 등지에서 많이 재배하며, 최대 산지는 러시아다. 가공 전 낱알의 모양은 안남미를 연상시키는 길쭉한 모양이다.

oats : A grain, which in England is generally given to horses, but in Scotland supports the people

귀리 : 잉글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말에게나 주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이 먹는 곡물의 일종.
- Johnson's Dictionary, 1755[1]

스코틀랜드에서는 주요 작물로 취급받을 만큼 널리 재배되었고, 다른 서유럽 지역에서 이나 가축들의 먹이로 쓴 것과 달리 이 귀리를 이용한 주식 요리가 상당히 많이 발달했다. 심지어 잉글랜드 등 남부 지방에서 곡물 전반을 일컫는 명사로 'corn'을 쓸 때 스코틀랜드에서는 'oat'를 썼을 정도. 오트밀 죽 외에도 반죽을 만들어 프라이팬에 팬케이크처럼 지지거나 비스킷 모양으로 만들어 오븐에 굽는 오트케이크(Oatcake)도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다. 해기스에도 보리와 함께 잘게 다져서 넣으며, 심지어 오트밀을 주원료로 빚은 에일 계통 맥주인 오트밀 스타우트도 있다.

러시아에서도 오트밀 제법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를 상식했는데, 다른 낱알 곡식들과 마찬가지로 우유, 버터비계 등 유지류와 소금으로 간을 맞춰 솥에 넣고 푹 끓여 까샤라는 죽으로 만들어 먹었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는 평소에 멀건 보리죽이나 풀죽을 먹고 살던 굴라그 죄수들이 아침식사 시간에 귀리로 만든 까샤가 나오자 '오늘 까샤는 고급이네'라고 말하며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북유럽에서도 호밀과 함께 주식으로 사랑받는 곡물들 중 하나이다. 스웨덴이나 핀란드 중북부 지방에서는 호밀빵 말고 귀리빵도 자주 볼 수 있으며 위의 오트밀도 'Havregryn'이라고 해서 아침식사 때 많이들 먹는다. 섬유질이 풍부해 기후나 식문화 특성상 섬유질이나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운 이쪽 국민들의 건강유지 비결이란 말도 있다 카더라.

속껍질이 남아있으므로 귀리를 씹을때는 꺼끌꺼글한 껍질이 느껴지고 다소 뻑뻑하여 식감은 다른 주곡류들에 비하면 영 좋지 않지만, 영양 면에서는 다른 곡식들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능가하여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백질은 백미의 3배 / 현미의 2배, 섬유질은 백미의 6배 수준으로 다른 곡물에 비해 풍부한 편이라 건강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리고 혈당조절과 소화촉진기능은 덤이다. 다만 푸린성분이 있기 때문에 통풍이나 신장결석 환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웰빙 바람을 타고 나오는 귀리 관련 식품들은 잘 보면 귀리가 매우 조금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짜 귀리를 먹으려면 좀 비싼 돈 주고 오트밀 자체나 뮤즐리 등의 시리얼을 사먹던가, 오트밀이 주재료인 그라놀라 바 등의 시리얼 바 등을 먹는게 낫다. 하지만 시리얼 바도 설탕을 비롯한 각종 첨가물 투성이다 계피를 뿌리면 맛이 한결 좋아지지만 그렇다고 환상적인 맛을 기대하지는 말자.

홈플러스에서 취급하는 테스코 브랜드의 시리얼 중에도 귀리 함량이 높은 제품이 있으니,[2] 귀리가 어떤 맛인지 궁금하면 한번 먹어봐도 좋다. 진짜 더럽게 딱딱하다 그러나 위에서도 썼듯이 몸에 좋고 영양이 뛰어날지는 몰라도, 맛은 보장할 수 없다. 아니면 롯데마트에서 취급하는 퀘이커 인스턴트 오트밀도 있다.

100% 국산 귀리제품으로는 '미이랑 오트밀'[3] 이라는 제품이 있다. 인터넷 쇼핑몰코스트코에서 구입가능하다. 압착 방식으로 생산된 것 같은데 크기가 엄청나고 약간 특이한 냄새도 나는 듯 하다. 퀘이커 오트와는 미묘하게 맛이 다르다. 그래서 퀘이커 오트를 먼저 접한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

아니면 인터넷으로 생 귀리를 구입해 요리할 수도 있다. 2014년 기준 5kg에 만원으로 백미보다 싼 수준. 물론 주로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같은 수입산이 유통되고 국산도 없는 건 아닌데 수입산의 10배쯤 비싸니 형편이 넉넉치 못하다면 수입산을 사자. 밥할 때 한참 불려서 섞어넣거나 믹서로 갈아 가루로 만들면 된다.

오트밀을 구했으면 그냥 기호대로 조리해 먹으면 된다. 주로 우유나 물로 조리하고 견과류나 과일등을 후반에 첨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냥 물하고 소금 넣은 죽에서 요거트, 계피 등등 수많은 바리에이션이 존재하니 입맛에 맞을때까지 실험해보면 된다.

그래도 정 귀찮다면 후라이팬에 기름 없이 볶으면 찐쌀처럼 그냥 먹거나 시리얼처럼 먹을 수 있다. 이마저도 귀찮을 땐 그냥 밥할 때 백미 대신 한줌 넣으면 된다.
  1. 영국 최초의 영어사전이다. 이 정의는 옥스퍼드 인용구 사전에도 수록되어 있다.
  2. 100% 귀리만 있는 시리얼은 드물고 보통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섞은 제품. 귀리는 총 양의 60%정도지만, 잘해야 20%도 안 들어가는 국산 시리얼에 비하면 양반이다.
  3. 원산지 : 전북 정읍, 원료생산 : 전북 정읍귀리영농조합, 판매자 : 두보식품, 용량 : 1.2kg (40회 분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