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64

발매1997.4.4
제작미드웨이 게임즈
유통미드웨이 게임즈
플랫폼닌텐도 64
장르FPS
발매 순서
둠 2둠 64

1 소개

닌텐도 콘솔로 발매된 둠 시리즈의 게임. 스토리는 둠 2와 이어지지만 플랫폼 및 제작사가 다르고 여러 부분에 걸쳐 적잖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외전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도스용 의 단순 이식에 불과한 여타 콘솔용 둠 게임과는 달리, 둠 64는 완전히 독자적인 레벨들을 수록한다.

2 개발

둠 64는 둠 시리즈의 원 개발사인 이드 소프트웨어가 아닌 미드웨이 게임즈[1]에서 둠 라이센스를 얻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둠 64의 개발에 착수할 무렵에는 이미 퀘이크를 비롯한 진보된 3D 게임이 하나씩 나오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둠은 기술적으로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둠 엔진을 개선하는 한편, 모든 미술, 및 음악 데이터를 새로 만들고 플레이스테이션판 둠의 개선된 사운드 파일을 가져왔다. 그러나 둠 엔진의 2.5D 특성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점프나 앉기, 위 아래 시점 전환 등의 기능도 도입되지 않았다.

미드웨이 게임즈는 둠 2에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들을 포함시키고 추가 레벨도 넣고 싶었으나, 닌텐도 64 콘솔의 적은 메모리와 8MB에 불과한 카트리지 용량, 그리고 시간 제약으로 인해 일부 몬스터가 삭제되고 레벨 개수도 둠 2와 동일한 32개로 조정되었다. 더불어 사운드 파일도 PC용 둠에 비해 많이 삭제되어 여러 몬스터가 동일한 사운드를 공유하게 되었다.

원래는 둠을 기반으로 하되 제목은 The Absolution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인지도 문제로 인해 나중에 둠 64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참고로 The Absolution은 둠 64의 마지막 스테이지 이름으로 재사용되었으며, 둠 64의 PC용 포트의 부제로도 쓰였다.

3 스토리

둠 64의 스토리는 둠 2의 마무리로부터 이어진다. 둠가이는 악마들로부터 지구를 지켜내지만, 여전히 포보스데이모스에는 악마들이 남아 있었고, 군대는 이들 무리를 해치우기 위해 화성을 강력한 방사능으로 폭격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그 폭격에서도 살아남은 악마 무리들은 방사능으로 인해 군의 센서가 막혀 있는 동안 다시 침공하였으며, 둠가이는 다시 악마들을 토벌하기 위해 나선다.

4 시스템

둠 64는 클래식 둠의 게임플레이를 충실하게 계승하지만 자잘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우선 무기가 미묘하게 변했다. 샷건로켓 런쳐에는 넉백 효과가 생겨 발사할 때마다 조금씩 뒤로 밀려나며, 체인건은 이전보다 탄이 더 잘 퍼진다. 전기톱은 오리지널과 달리 톱날이 두 개 달렸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언메이커'라는 새로운 무기가 추가되었는데, 이는 클래식 둠의 초기 개발 매뉴얼이었던 둠 바이블에 기반한 것으로, 악마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결전 병기이자 조각을 맞출 때마다 더욱 강력해진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게임 상에서는 업그레이드 조각이 각 비밀 레벨에 하나씩 존재하며, 첫 번째 조각을 통해 발사 속도가 증가하고, 두 번째 조각으로는 두 번째 빔이 더해지며, 세 번째 조각은 세 번째 빔이 더해진다.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언메이커는 BFG9000에 버금가는 최강의 무기로 거듭난다.관련 비디오 언메이커는 플라즈마 건BFG9000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셀을 사용한다.

적 또한 원작과는 달라졌다. 가장 커다란 변화를 겪은 몬스터는 페인 엘리멘탈로, 동시에 두 개의 로스트 소울을 뱉어낸다. 더불어 로스트 소울 또한 원작보다 공격력이 강화되어 페인 엘리멘탈은 오리지널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적이 되었다. 임프카코데몬은 발사체의 속도가 크게 증가하여 피하기 더 어려워졌고, 맨큐버스는 보다 불규칙한 패턴으로 화염구를 발사한다.

카트리지의 용량 제한으로 삭제된 몬스터는 코만도 (헤비 웨폰 듀드), 아크바일, 스파이더 마스터마인드, 그리고 레버넌트이다. 대신 최종 보스인 마더 데몬과 임프에서 색깔만 파랗게 바뀐 나이트메어 임프가 추가되었다. 둠 2에서 아주 강력한 일반 몬스터 수준으로 격하되었던 사이버데몬은 다시 중간 보스급 몬스터로 지위 상승해 더 적은 빈도로 분위기 잡으며 등장한다.

압축기 외에 추가적인 함정이 생긴 것도 변화된 점이다. 특정 구간의 타일을 밟으면 화살 또는 유도되는 파이어볼이 발사되는 함정이 일부 레벨에 등장한다. 특히 파이어볼은 연발로 발사되어 피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끔살 당할 정도로 강력하다. 압축기도 내려오는 속도가 훨씬 빨라져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빠져 나오지 않으면 매우 커다란 데미지를 입는다.

레벨은 오리지널 게임보다 다소 작아졌으며 투기장 타입의 단순한 구조의 레벨과 직선 위주의 레벨 디자인[2]이 늘었다. 또한 퍼즐의 비중이 줄고 대신 비밀 장소는 발견하기 까다로워졌다. 파워업 아이템의 등장 빈도가 줄었으며, 단순해진 레벨 디자인 때문인지 컴퓨터 맵은 정말 소수의 맵에만 등장한다.

5 그래픽

메모리 및 카트리지의 용량 제한으로 인해 갈색 위주의 어두운 타일이 게임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따라서 게임 내내 큰 변화가 없는 갈색톤의 일관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그에 따라 분위기가 더 압박적이고, 암울해졌다. 게임의 절반이 테크베이스에 기반했던 도스용 둠 게임들과 달리 둠 64는 다크 판타지에나 더 어울릴 만한 배경 모습을 하고 있다.

적들 또한 귀엽다고도 느껴질만한 원작의 특성을 버리고 상당히 기괴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귀여운 둠 몬스터의 상징으로 대표되던 카코데몬과 페인 엘리멘탈은 완전 역변. 둠 64에서 플레이어의 시점은 허리춤 정도로 낮아져 좀비맨 같은 가장 기본적인 쫄따구마저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인다. 본작의 몬스터 그래픽들은 시대의 발전으로 인해 3D 프리렌더링으로 제작된걸로 착각하기 쉬우나.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은 모형 스캔을 통해서 제작된걸로 여겨진다. (64 핑키데몬 모형)[3] 모델 제작은 대부분 그렉 펀차즈라는 모델러가 했다. 이외에도 헬하운드가 신규 몬스터로 추가될 예정인지 모형이 제작되었으나 용량문제인지 실제로 데이터에 적용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스프라이트가 도스용 둠에 비해 더 고해상도로 그려졌고, 레벨도 상대적으로 더 디테일하게 꾸며졌다. 또한 닌텐도 64 하드웨어의 장점을 살려 트라이니어 필터링이 적용되었고 안개와 같은 반투명 효과가 더해졌다. 예로 도스용 둠에서는 적들이 반투명 스프라이트와 함께 소환되었는데 비해, 둠 64의 적들은 그냥 공중에서 스윽 하고 나타난다. 광원 효과 또한 보다 강조되어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6 사운드

도스용보다 더 높은 퀄리티로 녹음된 플레이스테이션용 사운드가 채용되었다. 대체로 원작보다 더 위협적이고 깜짝 놀라게 하는 편. 다만 앞서 언급되었다시피 용량 제한으로 인해 사운드 파일의 종류가 매우 적다. 임프나, 좀비맨이나, 로스트 소울이나, 헬 나이트나 모두 같은 소리를 낸다.

배경음악 역시 플레이스테이션판 둠의 음악을 담당한 Aubrey Hodges가 맡았으며, 헤비메탈과 느린 템포의 음울한 블루스가 중심이었던 원작의 음악이 초 암울한 앰비언트 음악으로 대체되었다. 참고로 플레이스테이션판에서 재탕된 트랙도 여럿 있다.

7 PC 이식판

둠 64는 공식적으로 PC 플랫폼으로 이식되지는 않았으나, 토탈 컨버전인 Doom 64: Absolution TC와 에뮬레이터인 Doom 64 EX로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전자는 둠 64를 둠즈데이 엔진으로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한 것이기 때문에 둠 WAD 파일만 있으면 단독으로 구동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 에뮬레이터이기 때문에 둠 64의 롬파일을 필요로 한다. 참고로 같은 사람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Doom 64 EX가 에뮬레이터의 특성을 살려 원작에 보다 충실하기 때문에 현재는 Absolution TC 프로젝트는 중단되고 Doom 64 EX만 개발되고 있다. 대신 Absolution TC는 둠 64의 기술적 제약(카트리지 용량)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추가 레벨 및 두 종의 추가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장점이 있다.



두 사진은 두 버전의 광원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위가 Absolution TC, 아래가 EX.

8 기타

괜찮은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에 미드웨이는 곧바로 둠 64 2의 제작에 착수했으나, 시대의 흐름으로 둠 엔진이 너무나도 낡아 보였기 때문에 개발이 중단되었다. 나중에 개발에 참여한 이들에 의해 몇몇 개발비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1. 모탈 컴뱃을 만든 그 미드웨이 맞다!
  2. 요즘 슈터 게임들의 선형적인 레벨 디자인과는 다른 의미다. 말 그대로 레벨이 곡선이 아닌 직선 위주의 딱딱한 느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3. 참고로 원작 핑키데몬은 따로 모델을 제작하지 않고 공룡 인형을 스캔한후 이를 트레이싱해서 다시 도트를 찍어서 제작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