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머맨

A1124-01.jpg

1 개요

브렛 레너드 감독, 제프 파헤이, 피어스 브로스넌, 제니 라이트 등이 주연을 맡은 1992년 영화. 영화 제목인 론머맨은 Lawnmower Man 잔디를 깎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1]. 정신지체아라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던 주인공 죠브가 잔디깎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기 때문.

스티븐 킹의 1975년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제목만 가져온 별개의 작품이다.[2] 실제로 스티븐 킹 본인도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원작보다 오히려 이 영화 시나리오가 스티븐 킹의 작품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은 아이러니.[3]

1992년 당시에는 보기 드문 가상현실을 주제로 CG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였는데, 당시 기준으로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매우 정교하면서 뛰어나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4] 실제로 시대를 좀 감안하면 지금 봐도 괜찮은 장면들이 많다. 제작비 천만 달러를 들여 3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주인공 죠브 역의 배우 '제프 파헤이'가 이 영화로 인지도가 확 올라갔는데, 그 후로 수많은 B급 영화의 단골 배우로 활동하게 되었다. 로스트프랭크 래피더스 역으로도 크게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영화지만 당시 컴퓨터 관련지 등에서는 차세대 CG 기술의 선두주자로 터미네이터 2 등과 함께 자주 소개되었던 영화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영화 내에서의 사이버 섹스 장면이 유독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건 덤.(...)

90년대 후반에 SBS에서 야한 부분은 적절히 검열삭제해서 더빙을 입혀 방영해준 적이 있다.

여러가지 면에서 나중에 나온 매트릭스, 트랜센던스, 덴마<God's lover>와 유사점이 많다. 아마 제작에 상당부분 모티브를 주지 않았을까 싶은 영화다. 그 외에도 채피, 루시 등등 수많은 SF관련 작품에 끼친 영향이 큰, 사이버 관련 창작물의 대부로 손꼽힌다. 다만 이런 것과는 별개로 미국 대중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 아니다. 비판하는 쪽은 주로 플롯의 완성도를 지적하는 편.

1996년에 속편이 나왔지만 전작보다 저열한 그래픽과 시나리오, 연출 및 등장인물 전면 교체 등으로 인해 쫄딱 망했다.

게임화도 되었다. 론머맨[5]과 사이버 워 라는 두 가지 작품이 나와있는데, 둘다 SCi사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감독인 브렛 레너드는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한 동안 잘 나가다가 얼마 후 덴젤 워싱턴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인 가상현실(영화)을 제작했으나,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아니, 브렛 레너드가 크게 흥행시킨 작품은 이 론머맨 외에는 사실상 없다.(...)

감독판이 존재하는데 극장 상영판과는 초반 전개가 완전히 갈라진다. 그외 중요하지 않은 묘사들도 나와있다. 비교글

2 내용

20세기 말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기술이 널리 이용된다. 컴퓨터 속의 사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이 기술은 새로운 마인드콘트롤(Mind Control)이 악용될 우려도 있다.

천재 과학자 래리 엔젤로(Doctor Lawrence Angelo: 피어스 브로스넌 분)는 미국 정부 비밀 기관의 재정지원을 받아 가상현실 기술을 연구해가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가상현실을 인간에게 이로운 기술로 완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험 대상인 침팬지가 공격 본능이 발동하여 우리를 뛰쳐나와 사살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엔젤로는 기관에서의 연구를 포기하고 집에서 돌아왔다. 가상 현실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채 그는 죠브(Jobe Smith: 제프 파헤이 분)라는 정신지체 청년을 실험 도구로 사용할 생각을 한다. 외모가 멀쩡하고[6] 마음씨도 착하지만 유일하게 그와 친하게 지내는 건 옆집의 소년 피터 뿐. 나머지 동네 사람들에게는 놀림만 받고, 후견인인 성당신부에게서는 학대를 당하던 죠브는 엔젤로 박사의 실험에 참여한 뒤 놀랄 만한 지능 발전을 보여주고 결국 초능력까지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평소 그의 외모를 눈여겨 보고 있던 옆집의 미녀 과부인 마니는 그를 유혹하여 자기 침대 위로 끌어들이고, 죠브는 그녀의 섹스 파트너가 되어 쾌락을 맛보게 된다.

어느 날 죠브는 호기심에 마니를 가상현실로 끌어들여 사이버섹스를 즐긴다. 하지만 처음엔 재미있어 하던 마니는 부작용으로 정신이 이상해지고 만다.[7]
게다가 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저열함과 악함을 인식하게 되면서 죠브의 실망은 점점 커지고, 평소에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혔던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사용하며 복수를 하는 등[8] 점점 흑화된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그의 능력을 군사용도로 쓰려는 정부가 박사 몰래 실험에 개입하면서 사태는 악화되는데......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현실에 절망한 죠브는 자유로운 가상현실 속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엔젤로 박사의 기계를 개조, 자신의 영혼 자체를 프로그램화하여 가상현실속으로 옮겨버린다.(이때 머리에 씌운 헬멧호스를 통해 뭔가가 빠져나가면서 몸이 미라 마냥 쪼그라든다.)변신할 때 마법소녀 스러운 회전은 덤 프리티 벨?!?!?

한편 정부는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한 단계까지 진화한 죠브를 제거하려 했으나 오히려 수많은 요원들이 끔살당하고,[9] 사태에 책임을 느낀 엔젤로 박사는 가상현실로 진입하여 흑화된 죠브를 설득하려 하나 역으로 잡혀서 고문을 당한다.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죠브가 접속한(즉 죠브의 영혼이 들어있는) 서버의 외부링크를 전부 봉쇄한 뒤 서버가 설치된 연구소를 폭파시키려 하는데 마침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옆집소년 피터가 죠브를 걱정해서 찾아온다.[10] 이대로 있다간 피터까지 같이 폭발에 휩쓸려 죽을 거라는 사실에 죠브는 크게 괴로워하더니, 결국 피터를 구하기 위해 엔젤로 박사를 풀어준다. 그 직후 죠브는 빠져나갈 링크를 찾으려고 발버둥치다 딱 한 군데 접속가능한 곳을 발견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죠브가 이동을 시작하는 순간 연구소 전체가 폭파된다.

죠브의 희생에 슬퍼하던 피터와 엔젤로 박사가 폭파된 연구소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집을 함께 나가려는 순간 집안에 있던 전화기가 울리는데, 그 때 전세계의 모든 전화가 동시에 울리는 기현상이 일어나며 영화는 끝난다. 일종의 열린 결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죠브가 탈출에 성공하는 듯한 장면이 이미 있었고, 사이버스페이스로 이동한 엔젤로 박사와 죠브의 대화 내용중 죠브가 자신이 신세계의 신이 되어 세계정복(!)을 달성하면 전 세계의 전화가 동시에 올리게 하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은 열린결말이 아닌 일종의 배드 엔딩이라 봐야 할듯.[11]

후에 나온 2편 초반에 1편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전작의 등장인물이었던 피터가 등장하는것으로 보아서는 스토리는 이어지는 듯 한데 후속작이 아니라 설정만 차용한 외전 영화라고 봐도 될 정도로 정서가 판이하게 다르다. 설정도 나사가 빠지는게 분명히 전편 마지막에 죠브가 정신을 가상공간으로 옮기면서 그의 몸은 체액이 빠져나가 완벽히 죽었는데 멀쩡한듯 다시 살아난다. 내용도 정말 뻔해서 볼것도 없는데 특수효과도 정말 허접하다. 전작을 모욕하는 망작.

3 분석

론머맨은 SF 영화이면서도 묘하게 신과 종교에 대한 반론 또한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따스하게 죠브를 감싸 안아주었어야 할 신부는 정작 누구보다도 죠브를 학대했으며, 그 후 인위적인 지능발달로 변해버린 죠브는 신부를 불태워 죽이며 기존의 신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백치였을 때의 자기가 아무 죄도 없이 고통받고 있었을 때, 왜 신은 침묵하고 있었느냐?"는 그의 절규는 그의 고뇌를 대변해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12] 흑화해버린 죠브를 한편으로는 동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점점 악의 화신이 되어가는 죠브를 제거해야 했던 안젤로 박사는 그 당시 만연했던 휴거에 대한 공포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자기가 만든 창조물을 자기가 제거해야 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조물주의 휴거를 연상케 한다. 또한 후반부에 죠브가 안젤로를 가상현실에서 고문했을 때 그를 십자가에 구속해놓은 모습은 흡사 십자가형을 당하는 예수를 떠올리게 한다.
  1. 실제 발음은 절대 론머맨이 아니다. 굳이 하자면 런-모워 맨에 가깝다...
  2. 원작소설은 가상현실, 인터넷같은 요소는 전혀 없고 오직 주술과 오컬트 관련 요소들만이 나오며 줄거리도 주술과 오컬트에 미친 잔디깎이가 벌인 살인극을 다룬 단편이다
  3. 스티븐 킹의 출세작인 캐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4. 다만 이것은 1년 먼저 나온 터미네이터 2가 훨씬 자연스러운 CG 처리를 했다는 점에선 '뛰어나다' 할 부분인지는 의심이 든다. 터미네이터 2의 제작비가 훨씬 높기는 했지만.
  5. 론머맨 게임의 일본어판은 '버추얼 워즈'라는 제목으로 출시.
  6. 죠브를 연기한 배우 제프 파헤이가 꽤 훈남이다. 웃통 벗고 잔디 깎는 장면에서도 군살 하나 없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 때 나이가 이미 40세인데 20대 청년 연기를 무리없이 잘 해냈을 정도.
  7. 후반부에 가면 동네 경찰관이 그녀에 대해 '미친 듯이 웃으면서 나체로 동네를 걸어다니다가 발견되었다'고 언급한다.
  8. 그를 학대했던 신부는 분살당해 죽는다. 그리고 죠브의 유일한 친구였던 소년 피터는 평소에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죠브는 자기의 잔디깎이 기계를 염력으로 조종하여 피터의 아버지를 끔살해버린다.
  9. 이 때 공중에 죠브의 3차원 그래픽화된 얼굴이 뜨더니 현실의 사람을 분자레벨로 분해시켜 버리는 장면이 압권이다.
  10. 죠브의 정신지체아 시절부터 흑화된 다음까지, 유일하게 이 소년만이 죠브에게 순수한 우정으로 대했다.
  11. 전화가 울렸다는 것은 곧 죠브가 전 세계의 인터넷을 장악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12. '죠브'라는 이름 자체가 구약성경 <욥기>에 나오는 '욥'을 모티브로 한 것. 욥기의 욥도 야훼사탄의 이상한 거래로 인해 자녀도 잃고 재산도 잃고 본인도 흉측한 피부병에 걸려 기왓장 조각으로 온몸을 매일마다 벅벅 긁어야 하는 고통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