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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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어원은 숙육(熟肉). 고기를 삶은 것을 수육이라고 하지만 은 닭 백숙이라는 이름으로 국물과 합쳐서 부르는 경향이 있고, 개고기는 특유의 냄새가 심해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조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전문점에서만 먹는 경향이 있다. 고기를 물에 삶기만 하는 간단한 음식이라 유래는 인류 역사와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연료가 절약되며 국물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기가 귀한 옛날에는 이게 일반적인 조리법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편에도 "熟肉을 과일과 함께 냈다."고 나와 있다.

고기를 삶은 음식을 수육이라고 한다면, 가죽과 결합조직이 젤라틴화할만큼 푹 삶은 삶은 고기를 천으로 싸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젤라틴을 내서 식혀 굳히고, 가지런하게 썬 것은 편육이라고 한다. 상세는 편육 항목 참조.(그 쪽에도 수육에 대한 이야기가 좀 있다. 이 항목에 없는 부분도 있으니 읽어 보자.)

영양학적으로 좋은 성분이 국물로 다 빠지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불필요한 지방과 나트륨 등이 적당히 빠지는 순기능도 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삶기만 하면 되는 조리법 덕분에 어지간한 고기는 모두 수육으로 즐길 수 있다. 쇠고기도 양지머리 같은 부위를 수육으로 삶아먹기도 하며, 쇠고기보다 저렴한 돼지고기 또한 많이 소비된다. 돼지고기 수육은 적당히 비계가 있고 기름기가 있어서 맛이 부드럽다. 요즘 보쌈을 파는 가게에서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기 때문에 수육=삼겹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신선한 돼지고기는 어느 정도 지방이 있는 부위라면(ex: 앞다리살, 심지어는 뒷다리나 정육점에서 싸게 파는 덩어리 생고기도 가능) 어느 부위나 수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방이 아예 없는 등심이나 안심은 삶으면 퍽퍽해진다. 삼겹살 수육은 주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찾고, 서울 쪽에서는 지방이 적은 목살 수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본력이 막강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보쌈집들 중에서는 삼겹살 수육을 제공하다가 서울 손님들의 성화로 목살 수육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랑스 요리 중에는 콩피라고 하여 100도 이하의 기름으로 고기를 오랜 시간 익히는 것이 있는데, 수육과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고 한다. 원래는 비계를 이용했다고 한다. 비계를 데워 기름만 추출해 식히면 젤리처럼 굳는데, 몇 달을 놔둬도 상하지 않는다. 라드문서를 참조하자.

이하는 돼지고기 수육에 대한 설명.

2 조리법

조리법의 본질은 고기를 누린내/비린내를 없애는 여러 재료들을 사용하여 삶는 것. 허나 삶기만 한다고 쉬워 보일지 모르나 특유의 비린내 누린내를 없애는 것이 어렵다. 양념만으로 쉽게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 또한 고기가 적당히 수분을 머금은 상태, 즉 촉촉하게 익혀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다. 고기를 익히는 것 자체가 아니라, 맛있게 익히는 게 어려운 것. 때문에 맛있는 수육은 전문점(보쌈집) 등에서 많이 내놓고 있다. 삼합이라 하여 돼지고기 수육+보쌈 김치+홍어와 같이 먹는 방법도 있다.

돼지고기는 전지(앞다리-어깨 부분)가 맛이나 가격 대 성능에서 최상이다. 고기 형태와 색상이 깨끗하고 예쁜 것을 사지 말고, 허연 힘줄과 결합 조직이 많이 보이고 고기도 질감과 지방 비율이 다른 것이 섞인 것을 사자. 힘줄이나 결합 조직은 익히면 반투명한 제라틴상의 쫄깃한 것이 되므로 훨씬 맛있다. 그리고 껍질이 붙은 그대로 사는 것이 좋다. 후지도 나쁘지 않은데, 이 쪽은 더 싼 대신 기름기가 적어 좀 팍팍하니 썰 때 얇게 썰거나 뜨거울 때 베 보자기에 싸서 눌러 두어 편육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삼겹살 수육은 층층이 지방층이 있어 농후한 지방맛이 나며 부드러워 먹기 좋은데, 고기 부위가 가장 인기 있는 데라 가격이 후지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후지는 돼지고기에서 가장 싼 부위이고, 삼겹살은 갈비와 함께 가장 비싼 부위이다.) 삶아 먹을 삼겹살을 살 땐 수입 냉동 삼겹살도 맛 차이가 크지 않으니 많이 이용하자.

소고기도 모든 부위가 다 가능한데, 안심이나 등심, 갈비 등 비싸고 기름이 많은 구이 부위를 수육에 쓰는 건 바보짓이고 지나치게 섬유가 강하고 질긴 사태나 우둔도 고기를 삶아 먹는 목적으로 쓰는 것은 알맞지 않다. 전지, 목심, 양지(업진 포함) 등의 국물 내는 부위를 쓰면 된다. (사실, 양지나 사태 등으로 끓인 곰탕 설렁탕 등의 고깃국 파는 집에서 수육이 메뉴에 있는 건 국을 만들면 저절로 나오는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양지, 도가니 부위 다릿살, 힘줄(스지) 수육도 재료는 저렴하지만 맛있는 국물이 나오고, 고기가 질길수록 수육에 깊은 맛이 있다. 돼지고기만큼 누린내가 심하지 않으니 향신료는 생략하거나 통양파, 통마늘 정도면 된다. (겉껍질도 안 벗기고 쓰면 좋다.)

쇠고기든 돼지고기든 삶아 먹을 거면 등급은 낮은 것을 써도 무방하다. 아니, 그 쪽이 더 맛이 진하고 국물도 잘 나온다. 마트나 백화점, 수퍼에는 1등급(위에서 3-4번째)이상만 갖다 놓아 비싸지만 재래시장이나 일반 정육점에서는 소고기 2-3등급도 갖다 놓는데, 위쪽 등급의 반값밖에 안 한다. 수소, 거세우, 육우도 국물과 수육 맛은 상급과 마찬가지니 괜히 등급 높은 거 사지 말고 돈 절약하자. 쇠고기 등급은 구워 먹을 때, 날로 먹을 때나 유효한 거지 삶고 국물 내는 데는 별 상관이 없다. (대신 지방이 적어 국물 맛이 깊이가 없는데, 지방에서 우러나오는 농후한 맛을 원하면 정육점에서 거저 주는 지방을 많이 얻어다 수육 만들고 국물을 낼 때 넉넉히 넣고 같이 끓이면 된다.) 참고로 국물 내는 사골(다리뼈)와 잡뼈는 수소 쪽이 더 품질이 좋다.

참고로 수육을 촉촉하게 익히려면 다 익었다고 해서 곧바로 뚜껑 열지 말고, 불을 끈 채로 뚜껑을 열지 말고 조금 식을 때까지 기다리자. 뚜껑을 안 열면 익었는지 안익었는지 확인을 못하잖아. 이건 몇 번 해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고기 속 물과 기름이 전체에 퍼지게 하는 레스팅이라는 과정이다. 물에서 꺼내 체에 받쳐 두어도 된다.)

집에서 만들어 먹겠다면 압력솥을 이용해서 덩어리 고기를 삶은 뒤 먹기 전에 자르는 것이 편하다. 압력솥은 특유의 구조적 원리로 재료의 맛이 물에 흘러나오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며, 조리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 보통 냄비에 물을 끓여서 통고기로 삶으려면 시간이 한량없다. 그렇다고 미리 얇게 잘라놓은 고기로 수육을 만들면, 그 방면에 뛰어난 기술을 가졌다면 모를까 십중 팔구는 퍽퍽하고 맛이 빠진 고기에, 느끼하고 핏물 찌꺼기가 지저분한데다 기름이 둥둥 뜬 국물만 남아서 들인 돈이 아까워지는 물건이 나온다. 자른 고기는 그 용도에 맞게 구워 먹는 것이 좋다. 아예 얇게 썰어서 샤브샤브로 먹든가.

쫄깃한 것을 좋아한다면 젓가락을 찔러 보아 속에서 살짝 핏물이 나올 정도까지만 삶고, 나머지는 체에 받쳐 찌면 좋다. 그러면 지방이 녹으며 고기 겉면에 코팅되 윤기가 돌고, 누린내도 수중기와 함께 많이 날아간다. (개고기집에서는 수육을 이렇게 만들어서 낸다. 식어도 윤기가 자르르르하고 쫄깃한 고기.) 찜통 물에 팔각 정형 월계수잎 같은 향신료를 좀 넣으면, 맛은 고기에 배지 않아 거부감이 적지만 향이 배어들면서 누린내를 많이 잡아준다. 보통은 팔각 한 가지만 넣는 것을 추천한다. (고기 600그램 당 팔각 두어 개 정도면 된다.)

돼지고기 수육을 집에서 만들 때에 돈이 없다면 아주 간단하게는 수육용 고기 + 끓는물 + 된장을 약간 많이 집어넣는 것 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고기가 싱싱한 생고기라면 그냥 돼지고기에 물을 넣고 끓인 후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고추장이나 쌈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기본적으로는 돼지고기 외에 마늘, 고추(붉은고추를 많이 쓴다), 생강, 대파, 국간장(=조선 간장)[1], (통)후추, 소주청주 혹은 맛술을 넣는다. 취향 혹은 돼지의 특유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많은 재료를 집어넣는 것이 좋다. 기초 레시피에 커피, 월계수 잎, 정향 등의 향신료를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재료를 잘못 넣으면 향이 지나치게 배일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특히나 커피같은 경우는 수육은 대체로 저녁식사로 먹으므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도 다소 주의해야 한다.

냄비에 물과 양념을 붓고, 대파나 양파를 깔고 위에 고기를 올린 뒤 고기 위에 양파나 대파를 올려놓기도 하는데 이렇게 해서 삶을 경우 삶고 남은 파와 양파는 버려야 한다. 영양분이 빠져나가서 고기에 스며들게 되어 먹어도 별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양파나 파에 기름기나 핏물이 스며들기에 누린내가 나서 먹어봤자 좋을 게 없다. (뭐 먹어도 맛은 그리 나쁘지 않다. 간단하게는 거기다 김치만 넣고 끓이면 훌륭한 김치찌개) 굳이 양파와 파를 먹겠다면 한차례 고기에 물을 담가서 핏물을 빼주고 먹는 것이 좋다. 물을 전혀 넣지 않고 양파만 깔고 냄비 뚜껑을 덮고 중불 이하로 익혀도 좋은데, 고기 꺼내고 바닥에 남은, 일부는 갈색이 되고 돼지고기에서 나온 물과 기름에 녹아들 정도로 익은 양파에 물을 붓고 채소를 넣어 끊이다 카레를 풀면 아주 진한 맛의 카레가 된다.

수육용 고기와 끓는 물 이외의 재료는 변형이 가능하며, 물과 함께 버릴 것이기 때문에 맛보다는 비린내를 없애는 것에 주목적이 있다. 하지만 쇠고기 수육처럼 돼지고기만 넣고 끓인 돼지고기 수육의 국물도 먹을 수 있다. 물론 국물까지 먹으려면 고기의 핏물을 뺀 뒤에 삶아야 국물이 깔끔하다, 부산의 돼지국밥이 실은 이북 피난민들의 음식이 부산의 명물이 된 것처럼 북쪽에서는 돼지국물을 잘 이용하며 수육을 만든 후 남은 돼지국물을 국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상온에서 식힌 뒤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더 식혀 주면 지방이 육수 위로 굳어서 걷어내기 쉽다. 겨울철이라면 그냥 요리기구 째로 베란다 같은 곳에 놔둬도 무방하다. 돼지고기 육수는 소고기 육수에 비해서 고소한 맛이 적고 더 달달하다. 돼지 육수에 된장, 얼갈이 배추를 넣으면 잘 어울리며, 돼지 육수에 밥 대신 국수를 말고 편육이나 수육을 넉넉히 얹으면 고기국수가 된다. 돼지고기에서 나온 육수와 쇠고기 육수, 또는 동치미 국물을 합해 차게 식혀 냉면에 쓸 수도 있다.

비린내를 없애는 데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말린 껍질을 갈색으로 볶아서 한 두 조각 함께 넣어주는 것이다.[2] 이러면 기름도 딱 적당할 정도로 빠지고 비린내 없애는 데는 최고다. 실제로 귤 껍질은 중금속이나 과다 지방 등의 안 좋은 성분을 흡수해주는 기능이 뛰어나다.

이 국물이 정 밥+국으로 먹기 부담스러우면 수육을 만든 후 남은 국물에 삶은 계란면과 약간의 간을 더해서 일본식 라면 비슷하게 즐길 수도 있다.[3] 단, 삼겹살 같이 비계가 많은 고기의 수육인 경우 기름이 상당히 뜨기 때문에 기호에 맞춰 적당히 기름을 떠내고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처럼 냄새를 잡는다면서 커피 및 향신료를 집어넣을 경우 아무래도 향신료 특유의 향 때문에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국물을 사용하려 한다면 향신료 선택에 주의하자. 한식에 늘 쓰는 대파, 생강, 마늘, 통후추 정도만 쓰면 국물을 찌개나 국, 면 요리에 이용할 수 있다.

고기를 삶을 때는 젓가락으로 찔러서 부드럽게 푹 들어가며 안쪽까지 익도록 끓이면 완성. 덜 익을 때도 많기에 고기가 너무 두꺼우면 미리 칼집을 좀 내거나 적당한 덩어리로 손질하여 끓이는 것이 좋다. 뜨거울 때는 고기 잡다가 손을 델 수도 있고 으깨지고 부스러지므로, 한 김 나간 다음에 썰자.

집에 맥주가(먹다 남은 거면 되고, 그냥 사 오든지) 있다면 물 대신 넣고 삶아보자. 고기가 엄청 부드러워지고 촉촉한것도 배가된다. 좀 비싸게 해보고 싶다던가 고기에 약간의 단맛을 내고싶다고 한다면 와인을 사용해도 된다. 술이 잘 배이도록 미리 칼집을 내고 약 5시간 정도 술에 담아놓은 뒤에 양념을 붓고 끓이면 좋다.

보쌈으로 해 먹을 수도 있지만, 보쌈을 만드는 것은 번거롭기 때문에 김치와 쌈장 정도만 준비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새우젓참기름청양고추로 간단하게 양념해서 찍어먹어도 좋다. 이북에서는 수육을 간장에 마늘을 넣어 만든 마늘간장에 찍어먹기도 하며, 김치나 된장과 달리 은은히 고기 맛이 보전되어 수육 본래의 맛을 느끼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초장에 찍어먹는 지역도 있다. 마이너한 방법으로는 새우젓을 제외한 각종 젓갈에 찍어 먹거나 조금씩 얹어 먹는 것인데, 갈치 속젓, 자리젓, 멸치젓, 까나리젓 등 웬만한 젓갈이 의외로 삶은 돼지 고기와 잘 어울린다. 젓갈만으로는 너무 짤 수도 있으니 참기름을 넣거나 맛술 또는 물로 농도를 조금 연하게 하고, 기호에 따라 젓갈에 다진 마늘이나 청양고추, 고춧가루를 넣기도 한다. 데치거나 살짝 절인 배추 속대+수육+생마늘 +청양고추에 양념한 젓갈을 살짝 많다 싶게 얹어 도르르 싸서 먹어 보자.

3 남자의 요리

간을 하거나 이런 부분이 없이 간단한 조리법이기 때문에 남자의 요리로 적합하다. 다만, 누린내를 잡는 등의 문제가 있으나, 저수분 요리를 하면 잡내없고 연한 수육을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1. 수육용 돼지고기(주로 앞다리, 삼겹, 목살 부위를 사용한다.) 2kg 정도를 주문한다. 구입한 고기는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피와 잡내를 뺀다. 껍질은 대개 벗겨내지 않는다. 핏물을 굳이 빼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냄비바닥에 깔아놓은 채소는 버려야 한다. 핏물이 채소에 스며들기 때문.
2. 돼지고기를 칼로 쑤시고 그 공간에 마늘을 박아 넣는다.(향을 진하게 하려면 많이 넣는다.)
3. 고기 표면에 된장을 발라서 냉장고에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 2, 3의 조리법을 무시하고 고기를 적당한 덩어리로 다듬은 뒤 끓는 물에 넣어도 된다.
4. 양파 중간 크기 3개, 대파 1대 정도를 대강 토막내어서 냄비 바닥이 안보이게 깐다.
5. 고기를 채소 위에 올리고 소주 1잔 정도를 고기 위에 뿌리고 뚜껑을 닫는다.(청주도 상관 없다.)
6. 중불로 10분, 약불로 50분 정도를 익혀준다. 뚜껑에 구멍이 없고 밀폐가 잘 되는 냄비면 불을 아주 약하게 해도 된다.
7. 다 익은 걸 확인하였으면 꺼내서 도마에 5-10분 쯤 두었다가(레스팅) 썰어서 맛있게 먹는다.

물이 한 방울도 안 들어가고 불 조절은 두 번만 해 주면 된다. 그리고 물이 안 들어가고 채소 국물로 뭉근하게 익히기 때문에 고기도 연하면서도 잡내없이 맛있게 조리가 가능하다. (고기에 양념 안 발라 넣었고 채소가 타지 않았으면 재활용이 된다. 푹 익은 채소와 국물에 삶은 고기를 좀 썰어 넣고 신김치 썬 걸 넣고 물을 적당히 부은 후 한 소끔 끓이면 맛있는 김치찌개가 된다.) 참고로 저렇게 해 먹으면 2013년 6월 기준으로 2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보쌈전문점의 보쌈 大 3개 정도를 시켜야 나올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더군다나 입맛이 까다롭지 않고 고기면 뭐든지 좋다! 양이 중요하다! 라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가장 싼 부위인 후지를 저렴하게 대량 구입해서 삶아뒀다 먹으면 무척 푸짐하다(...) 그리고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굳이 비싸게 팔리고 먹기 어려운 닭가슴살을 살 게 아니라 이렇게 기름기 적은 부위를 삶아 먹는 것이 맛도 더 좋고 돈도 적게 들고 영양에도 문제가 없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냄비를 오목하고 두텁고 넓적한 냄비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 일반 라면 끓이는 양푼냄비를 썼다간 양파가 일부는 타고 일부는 제대로 수분이 나오지 않아 냄비를 홀랑 태워먹을 수 있다. 대 실패를 겪고싶지 않다면 좋은 넓적한 냄비를 쓰자. 3중 이상 무거운 스텐레스 냄비면 안심이다. 더치 오븐을 써도 좋은 걸과가 나온다

<자취생 버전>
보통 자취생이 위의 것을 시행하기에는 문제가 약간 있다.
1.시간에 쪼들린다. 위의 레시피 대로 만들면 조리에 시간이 두시간 반 이상 걸릴 것이다.
2. 딱 한끼 먹을 정도의 양이 적당하다.

그래서 위의 요리법을 어레인지한 남자의 자취생 요리버전을 소개한다.

1.수육용 돼지고기 앞다리살 또는 뒷다리살을 먹을 만큼(한 근정도?) 마트나 정육점에서 구입한다. 구입한 고기는 찬물에 담근 다음 고무장갑을 끼고 손으로 빨래하듯 마구 주물러 피와 잡내를 빼낸다.
2.고기를 삶을 냄비에 넣은 다음 된장을 크게 한스푼 떠서 고기의 표면에 바르지만 말고 장갑 끼운 손으로 마구 주무른다. 미관상 좋지 않지만 이 방법은 된장이 편중되는 것을 막아주고 맛을 더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3.고기를 충분히 치댔으면 양파 중간 크기 3개 정도를 대강 토막내어 고기 아래 냄비 바닥에 깔고 고기 위에도 올린다. 이렇게 하면 양파의 단맛이 고기에 더 잘 스며든다.
4.물을 너무 많지 않게 자작하게 부은 다음 후추 많이 뿌리고, 이마트에서 990원 하는 깐마늘을 양껏 넣는다. 월계수 잎 적당히 팔각은 1~2개 취향에 따라 넣으면 좋다. 마시다 남은 소주청주 적당량 고기 위에 뿌리고 뚜껑을 닫는다.
5.중불로 10분, 약불로 50분 정도를 익혀준다.
6.다 익은 걸 확인하였으면 꺼내서 따뜻할때 썰어먹는다.

이렇게 삶을 경우 물이 적당히 들어가 실패 위험이 적어지고 고기에 양파의 단맛이 배어들어 좋은 맛을 내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만약 시간에 쪼들리고 많이 만들 필요가 없는 위키니트라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팔각의 경우 향을 더 좋게 해주고 잡내를 지워주지만 취향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월계수잎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고 스튜를 만들 때도 몇개 넣으면 좋다. [4]

<진성 자취생 버전>
사실 자취생이 1시간 넘는 시간을 요리에 투자하는것 자체가 사치다. 당신이 자취생이고 매우 부지런하지는 않은 사람이라면 다음의 방법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1. 마트나 정육점에서 구이용(수육용이 아니다!) 삼겹살이나 앞다리살을 산다. 고기를 구경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수육용이 구이용보다 열배정도 두껍다. 얇은 구이용으로 조리해야 빨리 익고 가위로 잘라먹기 편하다.
2.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인다. 고기 비린내를 없애려면 물에 맛술과 통후추를 적정량 넣어준다. 근데 자취하면서 집에 맛술 통후추 사는것도 귀찮아하는 사람은 그냥 물에 끓여도 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고기를 넣는다. 이때 골고루 익도록 가위나 젓가락으로 고기를 물 밑으로 미는게 좋다.
3. 익었다 싶으면 끓는 물에서 고기를 건져서 눈으로 확인해보거나 가위로 잘라서 확인해보고 잘 익었으면 꺼내서 잘라서 밥과 기타 반찬과 함께 먹는다. 개인 취향에 따라 쌈장이나 기름장, 스테이크소스 등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정 뭣도 없으면 돼지고기를 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물기를 닦고, 비닐 봉지에 넣은 후 2 kg에 라면 스프(매운 맛 나는 게 좋다)한 개 정도를 까 넣고 봉지 주둥이를 묶고 마구 흔들어 고기 겉에 코팅을 한다. 냄비 바닥에 물을 고기가 1/3 잠길 만큼만 붓고 약한 불에 끓인다. 물이 졸아들면 소주잔으로 조금씩 보충해 주며, 젓가락으로 찔러 확인해 가며 익힌다.

<상남자의 요리도 있다.> #1
1.맥주를 끓인다.
2.해동되어있는 고기를 넣는다.(언 고기는 안된다!)
3.20분정도 삶는다.
4.20분이 지나면 고기를 꺼낸다.
5.기호에 따라 부추, 마늘 등과 같이 놓는다.

4 기타

냉면, 곰탕, 설렁탕을 파는 식당의 수준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하다. 이 세 음식은 고기를 끓인 육수가 반드시 필요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육수를 우려낸 후 남은 고기를 버릴리 없으니 적당히 요리해서 수육으로 파는 것이 정상인데 이것이 없다면 둘 중 하나다. 주인장이 천하의 바보 멍청이라 멀쩡한 고기를 그냥 버렸거나 아니면 공장에서 사온 육수이거나. 물론 후자가 99%. 그러나 고기위주 육수가 아닌 사골위주 육수를 쓰는 소규모 식당의 경우 냉면과 탕에 들어갈 만큼의 고기를 빼고나면 수육으로 판매 할 고기가 없는 경우도 제법있다. 따라서 "이 집은 수육이 없으니 공장육수 받아쓰는 냉면집이다." 이라고 말하고 다니다가는 망신당할 수 있다.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 것. 제대로 된 식당이라면 당연히 탕/냉면 자체의 부재료로도 들어간다. 하지만, 제대로 육수를 내려면 고기가 많이 필요해서 남는 고기가 많이 생기고, 이를 부재료 만으로는 전부 소모할 수가 없다. 육수 내는데 쓴 고기를 전부 냉면에 넣었다간 냉면이 아니라 고기국수가 될 판이다.

제주도에선 돼지고기 수육을 따뜻할 때 도마 위에서 썰어먹는데, 이를 돔베고기라 부른다. 돔배기와는 다르다. ('돔베'는 도마의 제주도 사투리)관광객이 많은 철에는 그냥 주문했다간 육지식으로 푹 삶지 않아 쫄깃거리고 딱딱한 고기를 주나 제주도식 그대로 해달라고 하면 부드럽고 따스한 온기와 식감의 조화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똑같은 삶은 돼지고기인데도 맛은 다르다. 제주에 살다가 육지에 간 사람들은 수육 시켜먹고도 뭔가 맛이 아쉬움을 느낀다 카더라

여담으로 열대우림기후에서 사는 원주민들은 대부분 고기를 수육으로 해 먹는다. 몽골에서도 양이나 염소을 가죽만 벗기고 냅다 삶아서 먹는다. 아랍권 유목민도 마찬가지. 이들은 피를 땅에 흘리는 것이 불길하다고 보기 때문에 잡은 가축의 피를 안 빼고 향신료됴 없이 그냥 삶아서, 고기에서 누린내가 심하게 난다고 한다. (게다가 소금이 귀한 동네는 손님이 오면 대접한답시고 소금을 많이 넣어서 매우 짜기까지 하다고...)
  1. 왜간장이나 양조 간장을 쓰면 특유의 쓴 맛 때문에 고기 맛이 텁텁해진다. 나물 요리에도 참고할 것!
  2. 귤피, 한약재로 부를 때는 진피라고 하는데, 중국 요리에서는 아주 중요한 향신료다. 국내에서는 노란 색이 조금 남을 정도로 대충 말려 쓰지만 중국에서는 완전히 진한 갈색이나 회색 될 때까지 찌거나 볶아 말린다.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한다.
  3. 일본식 라면 국물에는 돼지뼈 국물을 쓰는 라면도 있다. 돈코츠(豚骨)가 바로 그 돼지 뼈.
  4. 참고로 월계수잎 같은 향신료를 그대로 고기 위에 얹어 놓는 건 거의 도움이 안 된다. 가루를 고기 위에 뿌리거나, 삶는 국물에 넣거나, 물기 있는 바닥에 깔아 수중기에 섞여 향이 올라오도록 하여야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