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왕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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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ian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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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5년경 제작된 아서왕 테피스트리(Tapestry)

1 개요

5~6세기경 영국에 실존했다고 알려진 켈트족의 무사이자 부족장이었던 아서 왕을 배경으로 한 전설로, 영국이 기독교 사회로 바뀌어 가는 분위기에서 켈트 신화와 기독교 관념이 혼합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서왕 전설과 관련된 일련의 작품들은 프랑크족의 왕 카롤루스 대제12기사 이야기나 스페인 카스티야 지방 출신의 로드리고 디아스 데 비바르(Rodrigo Díaz de Vivar)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한 엘 시드, 부르군트족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니벨룽의 노래 등과 함께 중세의 대표적인 기사도 문학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아서 왕 전설은 이와 같은 중세의 무용담과 전설 중에서도 가장 파급력이 높아서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이 전설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문학 작품이 탄생하였다. 심지어 중세 시대 만큼은 아닐지라도 현재에도 이 아서 왕 전설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식지 않아서 이를 바탕으로 하거나 모티브를 따온 영화/소설/드라마/게임 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유럽을 아울렀던 상상력의 원천이자 판타지 분야의 식지 않는 떡밥.

특기할만한 것은 아서 왕 전설이 전 유럽에 퍼지면서 해당 지역의 군소 전설(?)이나 문학가/음유시인들의 상상력이 아서 왕 전설로 많이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세 후반에 가면 아서 왕 전설은 단순히 영국에 살았던 특정 영웅의 무용담이 아니라 수많은 인물들이 군웅할거하면서 각기 무용을 펼치고 로맨스를 벌이는 유럽 전설의 집대성판이 되어 버린다. 유럽판 수호지?

고맙게도 중세에 이 방대한 전설들을 집대성하여 출판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영국의 토마스 맬러리 경(Sir Thomas Malory, 1415?~1471)이다. 아서왕 의 죽음(Morte d'Arthur)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집대성판은 분량이 왠만한 대하소설을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제프리 초서의 작품들이 영국의 시문학에 큰 공헌을 했다면 이 아서 왕의 죽음은 영국의 산문 분야에 큰 공헌을 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2 아서 왕 전설의 탄생배경

아서 왕 원 전설의 배경은 5세기에서 6세기경의 영국(잉글랜드 지역)이다. 이 시기의 영국은 국세가 기울어진 로마가 대륙의 방어를 위해 주둔군을 모두 철군시킨 이후 토착민족인 켈트족과 스칸디나비아반도나 유틀란트반도(현재 덴마크 지역) 등에서 몰려온 앵글로-색슨 족 등의 게르만족 간에 치열한 영역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켈트족은 지속적으로 대륙에서 건너온 게르만족과 로마 주둔시절부터 북쪽 스코틀랜드 지역에 살고 있었던 픽트족 등에 밀려서 6세기 이후 아일랜드나 웨일즈 지역으로 쫓겨나고 만다.[1]

그런데 고고학적 발굴조사에 따르면 켈트족에게 암울하기만 했던 이 시기에 일시적으로나마 켈트족이 게르만족에게 군사적 승리를 거두고 게르만족의 공격이 크게 위축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학자들은 이 때 켈트족의 승리를 이끌었던 군사령관이자 부족장을 바로 아서왕 전설의 원형이 되는 인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문헌기록이 거의 전무한 관계로 이 원 아서왕이 과연 실존인물지, 실존했다면 어떤 인물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자세한 것은 아서왕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 시기 영국의 거의 유일한 당대 기록물로 카톨릭 승려 길다스(Gildas)가 라틴어로 쓴 브리타니아의 파멸과 정복(De Excidio et Conquestu Britanniae)이라는 일종의 연대기가 있는데, 이 기록에 보면 켈트족이 마운트 바돈의 전투(Battle of Mons Badonicus, 바돈산의 전투)에서 게르만 일족인 앵글로 색슨족을 크게 무찔렀다는 기록이 하지만 이 기록에서는 켈트족을 누가 이끌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아서왕에 대한 언급은 9세기경 웨일즈의 승려 넨니우스(Nennius)가 감수한 것으로 알려진 브리튼의 역사(Historia Brittonum)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이 문헌에서는 아서왕이 참전한 12개의 전투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아서왕은 마운트 바돈 전투에서 에서 홀로 960명을 쓰러뜨렸다고 되어 있다. 이어 10세기경의 문헌인 웨일즈 연대기(Annales Cambriae)에도 바돈 전투와 더불어 아서왕과 반역자인 메드라우트(Medraut = Modred)가 맞붙었던 캄란(Camlann) 전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브리튼의 역사나 웨일즈 연대기 모두 내용의 신뢰성이 의문시 되는 문헌인데다 해당 아서왕 관련 기록은 아직 교차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문헌만으로 아서왕의 실존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즉, 아서 왕 전설 속 배경인 시대에는 기사로서의 덕목은 있을지 몰라도 기사도가 형성되기 이전이라 기사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2]

전체적인 분위기는 켈트 신화가 바탕으로 깔린 가운데 이를 변형한 형태의 기독교스러운 이야기 성배 탐색이라든가 가 주가 되며, 가끔 트로이의 후예같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끌어온 부분도 있는 등 그야말로 중세 영국에서 전해지던 온갖 전설의 총집편과 같은 느낌이다. 또한 원탁의 기사들 한명 한명이 각각 독립된 전승의 주인공이며, 이들이 하나의 단체로 묶인게 바로 원탁의 기사이다.

여러 가지로 변형된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원작에 가까울수록 켈트적 요소가 많고, 변형이 많이 된 이야기일수록 강한 무기 등이 등장해 재미를 우선시하는 면을 보인다. 랜슬롯의 검 아론다이트, 아니 랜슬롯 자체도 프랑스음유시인들이 중간에 짜집어넣은 이야기의 변형 과정에서 추가된 일종의 동인설정. 후기의 것들은 무용담의 성격은 옅어지고, 궁정 소설로서의 성격이 강해졌다.

유럽쪽의 전설들 중 가장 잘 알려졌기 때문에 수많은 오덕 매체에서 차용한 바 있으며 요즘도 잊을만 하면 튀어나온다. 아서 왕의 검인 엑스칼리버의 경우 온갖 RPG에서 강력한 검으로 등장한 바 있다.

3 내용

아버지인 우서 펜드래곤이 적국의 왕비를 겁탈해서 태어났고, 그 후 자신의 출생을 모르고 지내다가(이건 신화마다 다른 듯) 후에 "이 검을 뽑는 자. 영국의 왕이 되리라."라고 적혀있는 바위에 박혀있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혹은 칼리번)를 뽑고,[3] 그것이 왕의 증거가 되어 왕이 된뒤 색슨족군대와 거인2명을 쓰러트리고,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영국 통일에 나선다.

다만, 아서 왕 전설을 집대성했다고 보는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 왕의 죽음》에 따르면 바위에서 뽑은 검 역시 전설의 검이나, 엑스칼리버는 아니라고 한다. 이후 아서 왕은 전투중에 그 전설의 검을 부러트리는데, 칼이 부러진 후 그를 따르는 마법사 멀린이 아서 왕을 어떤 호수로 데려가고, 그 호수의 요정에게 엑스칼리버를 받는다는 것이 《아서 왕의 죽음》의 내용.[4]
이게 정설이다. 바위에 꽂혀 있던 검은 명검이지만 기사도에 어긋난 싸움을 할때 부러졌다고 한다.(참조)

후에 성배를 찾기 위해 부하들을 보내 곳곳을 뒤집어 엎고, 랜슬롯과 싸우느라 세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자신의 아들인 모드레드(Mordred)의 반란으로 나라는 파탄나고 결국 그와 싸워 죽인 후에 힘이 다해 죽는다.[5]

주인공이 아서 왕이라지만 관련 문학작품에선 주인공은 오히려 랜슬롯이나 갤러해드 등 다른 원탁의 기사들일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원탁의 기사들은 각각 다른 전설의 주인공 들이었고, 아서 왕 전설은 그 전설을 끌어모아 만든 물건이기 때문. 게다가 중세유럽에서의 왕은 앞에 나서는 존재가 아니라, 체스에서의 킹처럼 그냥 지키고 앉아있는,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아서 왕 전설에서 아서가 활약하는 에피소드는 초반 칼 뽑고 주변 평정하는 것과, 랜슬롯과 쌈질하고 모드레드랑 쌈질하는 극후반 에피소드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마비노기온에서는 활약하는 모습이 좀더 나오기도 한다. 일단은 기독교에 충실한 기사이자 왕이지만 세부적으로는 꽤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

최후에는 영국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발론에 잠들었다.

4 관련 저작물

  • 토머스 맬러리의 《아서 왕의 죽음》이 이 분야의 원전이다. 한국에는 토머스 불핀치의 축약판만 번역되었다가 2010년에 나남에서 출간.
  • 국내에 완역된 저작 중에서는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가 켈트적 원형을 그나마 가장 잘 살렸다고 한다. 다만 바로 아래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말 그대로 그나마이다.
  • 국내에 버나드 콘웰 경의 《아서 왕 연대기[6]라는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내용은 아서 왕 전설을 역사에 이식하면 어떨까? 라는 시점에서 출발했다. 기존에 알고있던 여러가지 신성한 의식이나 인물이 상상을 초월하게 바뀌어서 나온다. 예를 들어 원탁의 기사의 원탁은 그냥 돌탁자라거나, 랜슬롯이 희대의 개쓰레기[7]라거나... 재밌는 게 위의 프랑스 작가 장 마르칼이 쓴 쪽에서는 랜슬롯이 참 훌륭한 인물로 그려진다는 것. 영국인 입장에서 프랑스인들이 자기네 왕비 네토라레하려고 만든 캐릭터가 참으로 고까워보였나보다.
  • 1979년 일본에서 토에이가 SF서유기 스타징가의 후속작으로 원탁의 기사 이야기 - 불타올라라 아서 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후지TV에서 방영했다. 한국에도 수입되었다.

5 등장인물

6 무기 및 물품

7 지명

8 관련 항목

  1. 이 시기는 흔히 영국 역사에서 암흑기로 불리는 시기로, 당대의 관련 기록이 극히 적기 때문에 이 시기의 역사는 한참 후대에 기술된 문헌이나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2. 물론 전설에 고증 따지는게 무의미하긴 하지만, 이 시기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던 시기이다. 따라서 원탁의 기사들의 모습도 중세의 기사들보다는 로마 무인들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 실제로 로마 시절 브리튼섬은 로마화가 꽤 진행되었고 반달족이나 고트족의 게르만 전사들과도 당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건 전설입니다
  3. 일부 판본에는 의형 케이가 기사 대회에서 쓸 칼이 부러져서 칼 좀 갖다 달라고 하니 근처에 있던 검을 엉겁결에 뽑아버리는 걸로 나온다. 참고로 이 설정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아더왕의 검에서도 채용된다.
  4. 정확히는 수면에 호수의 요정이 엑스칼리버를 들고 있는 팔이 나와 있어, 배를 타고 가서 칼을 받는다.
  5. 모드레드는 정실인 기네비어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가 다른 누이'(영화 '엑스칼리버'에서는 모르간으로 나왔다.)에게서 낳은 자식이다.(본인들은 그걸 모른 상태였는데, 그 관계를 맺을 때 묘사가 막장스럽다.) 후에 아서 왕이 나라 말아먹을 놈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 나이대의 아이들을 모두 섬으로 가두는 헤롯 왕 비스무리한 행위를 하나, 모드레드는 가두지 못한다.
  6. 원제는 워로드 크로니클즈
  7. 동생의 연인을 겁탈하는 것부터 시작해 수많은 호구짓을 저지르는데,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것과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것에도 관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