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습격사건


1999년 개봉한 한국 코미디 영화. 감독은 김상진

1 개요

뒷돈만 밝히는 코치가 싫어서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야구를 그만 둔 고아 출신의 야구 천재 노마크(이성재 분). 언제 어디서나, 밥 먹을 때도 음악을 들어야만 소화가 되는 어설픈 인디밴드 락커 딴따라(강성진 분). 공부와 취직만 강요하는 엄격한 가문 분위기 때문에 화가로써의 꿈이 꺾인 화가지망생 뻬인트(유지태 분). 험상궂은 얼굴 때문에 여학생의 가방을 들어주고도 괴롭힘으로 오인받는 단순무식형 무대포(유오성 분)[1]. 야심한 시각, 그들이 편의점에 라면을 먹다 말고 주유소를 습격한다. 이유는 '그냥'.

처음 습격했을 때는 돈이 있어서 그냥 가져갔지만 똑같은 곳을 다시 '그냥' 털러온 4명의 패거리들에게 주유소 사장은 아내가 전부 가져갔다는 말로 둘러댄다. 그들은 하릴없이 주유소 사장 및 직원들을 인질로 잡아놓고 기다린다. 그러나 이 4인조가 주유소의 기름 레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그들의 의도와는 점점 달라진다. 주유하는 방법을 몰라 무조건 만땅에 현찰박치기만을 요구하는 습격자들과, 반발하다 인질이 되어가는 손님들. 삥 뜯으려다 역시 인질로 잡힌 양아치들. 그 양아치들 구하려다 역시 인질로 잡힌 대빵들. 늘 그랬듯 외상으로 기름 넣어가려다 버티기에 못 이겨 돈을 지불하는 경찰들.

늦은 밤 그들의 중국집 배달에 불만을 터뜨리다 얻어맞은 양아치 철가방(김수로 분)이 자기 밑의 부하들을 죄다 이끌고 주유소로 쳐들어오고, 그리고 대빵들을 구하러 조폭들도 쳐들어왔다. 그러다가 자초지종도 모르는 채 서로 간에 싸움판이 벌어져서 난장판이 되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까지 가세하는데... 결과는 전부 대가리 박아

2 영향

한국 코미디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기념비적인 작품.

한 줄로 요약하자면 관객들은 죽도록 웃다 나오고 평론가들은 죽도록 까다가 나왔다.

세간의 인기에 비해서 평단의 평은 썩 좋지 않았던 작품이다.[2] 다만, 평론가들이 죽도록 깠다는 말이 무색하게 씨네21 평론가들의 20자평은 그럭저럭 평타 이상이다.[3]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난색을 표했던 작품만은 아니었다.[4] 외려 새로운 면을 보이기도 했고 꽤나 다양한 시도가 있던 작품이었기에 "재밌지만 좀 아쉽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었다.

그래도, 1990년대 한국 영화계가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부흥기와 감독, 배우들의 세대교체기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코미디 영화를 대표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는 흥행성적을 봐도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네이버 영화에 올라와 있는 평론가의 평점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이고 그 누구도 6점 아래 점수는 주지 않았다. 소금왕 박평식이 6점을 줄 정도니... 즉, 지금에 와서는 코미디 영화 중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개봉 당시 서울 70만, 전국 230만이 넘는 관객이 본 대박작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계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았으며, 이후 모방범죄로 실제 주유소를 털려다가 붙잡힌 범죄자들도 있었을 정도였다.

박영규가 부른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참으로 골때린다. 한번 시간나면 찾아서 보자.[5]

명대사"아!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짜장면을 시키고 그러십니까? 승질 알면서...", 전부 대가리 박아!, (펩시보고) 아저씨, 이거 국산이에요! 태극마크 안 보여요? 태극마크?[6], 나는 한놈만 패! 등등이 있다.

"전부 대가리 박아!"는 패거리들이 주유소 알바, 양아치를 전부 직원숙소에 가둬놓고 말 안 들을때 뱉는 만능의 대사다. 그리고, 학교 짱같은 강자가 왕따같은 약자에게 싸움하다가 오히려 역관광을 당하는 장면과 주유소 알바라고 손님들이 온갖 무시를 하면서 갑질을 저지르다가 적절하게 역관광시켜서 갚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직원들의 숙소는 주유소 습격사건의 주요 공간으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작은 사회가 웃음유발거리. 절대자 무대포앞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몸부림을 치는 인물의 생쇼가 웃음포인트다.

이 때,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개봉 당시에는 신인이거나 막 신인티를 벗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고도 할 수 있다. 주유소 알바로 나왔던 정준,[7] 이요원, 중국집 배달원으로 분한 김수로, 양아치 역인 유해진, 이종혁, 경찰로 나온 이원종, 김응수 등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많다.

만든 사람들 글이 뜰 적에 잠깐 나오는 후일담에는 이철용이 단역 영화감독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차승원폭주족 비슷한 역할로 잠깐 등장한다.[8] 그 외에 댄스그룹 노이즈의 초창기 멤버였다가 군복무의 이유로 중간 탈퇴했던 김학규가 전역 후에 이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로 진출한다. 극중에서 맡은 배역은 유해진, 이종혁과 함께하는 동네 양아치 패거리들 중 한 명으로 짧은 머리에 검정색 멜빵을 메고 있다. 그외 단역중 지금도 활동하는 배우로는 김민교, 임형준[9]등이 있다.

영화 중에서 딴따라가 펩시의 로고를 태극기의 태극마크라면서 국산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있다. 상당히 흥한 PPL인데 이게 몇 푼 안되는 돈과 영화 촬영기간 내내 먹는 펩시의 현물제공으로 획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덕분에 홍보담당은 잘했다고 본사까지 불려가서 칭찬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문제는 이게 낚시가 되어서 아직도 펩시가 국산인 줄 착각하는 정줄 놓은 인물들이 가뭄에 콩 나듯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황당한 전설이 영화가 나온지 10년이 넘도록 굴러다니고 있는 판이다. 그 외에도 온갖 PPL을 가득 채워서 당시에도 손꼽혔고 이후에도 영화 PPL하면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물건이 되었다. 여기 PPL이라고 평가되는 대상만 해도 BC카드, kirara, 구찌, 나이키, 대우자동차 등이 있다. 그리고 아예 대놓고 등장하는 기획사 이름은 이오리스. SNK에서 킹오파를 사와서 한동안 발매하던 그 동네 맞다. 배경이 된 오일뱅크 주유소도 당연히 포함된다.

영화를 촬영한 주유소는 분당신도시 서현역 인근에 있는 신도시주유소인데 '주유소 습격사건 촬영지' 라는 현수막을 내내 자랑스럽게 걸어놓고 있다가 2011년이 되어서야 내렸다.그리고 촬영 당시 맞은편의 건물은...[10][11] 참고로 영화를 촬영한 주유소는 당시 오일뱅크 가맹 주유소 중 하나다. 그리고 일부 장면은 용인시 죽전지구 쪽에서도 촬영됐다. (그 외 부산 센텀시티 인근 주유소에서도 찍었다는데 추가바람.)

2010년 스타크래프트 2의 한글 번역판에서는 수용소 습격사건 업적 번역의 원본이 되었다. 가브리엘 토시로 25분 안에 뉴 폴섬을 터는데 성공하면 나오는 업적이다. 임진록 2엔 '주유소 습격사건' 이란 치트키도 존재하는데 입력할 경우 상점에서 파는 모든 물건을 10개씩 획득할 수 있다.

후속작인 주유소 습격사건 2가 개봉되었지만 평단과 관객에게 모두 외면받았다. 한편, 중화권에서도 리메이크가 된다고 하며 김상진 감독 본인이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고 한다.

3 속편


그리고 10년 뒤인 2009년 그대로 김상진이 감독을 맡은 2편이 나왔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내용상으로는 1편에서 호되게 당한 주유소 사장이 자신들을 괴롭힌 놈들과 똑같은 놈들로 알바생을 썼는데 각자 속성이 있다. 김치공장 사장의 아들로 권투를 배운 권투 천재 원펀치(지현우 분, 주먹), 국가대표 축구선수로까지 뽑혔으나 뒷돈만 밝히는 감독이 싫어서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축구를 그만 둔 축구 천재 하이킥(조한선 분, 발차기), 괴력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들배지기(송율규 분, 매치기), 전술한 세 사람에 비해 싸움 실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맷집과 말빨이 좋은 야부리(정재훈 분, 맷집). 이들은 처음에는 사장의 말을 잘 듣지만 결국 사장이 급여를 체불하는 바람에 오히려 돌변해서 행패를 부린다. 사장님! 요즘 알바들 한 성질 하거든요? 예?![12] 여기에 교도소에서 탈옥한 폭력조직(두목역: 박상면)까지 가담해서 그야말로 난장판...

주유소 사장은 이번에도 박영규가 맡았으며, 지난번 주유소가 망하고 새로 차린 곳이라는 설정. 1편에 비해 연루된 패거리들이 상당히 늘어났다. 그러나 이것이 극의 스케일을 키우기 보다는 이야기의 전개를 산만하게 만들었다. 또 1편에 비해 주인공 일행의 애환과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잘 드러나지 않았고, 결국 이번 주유소는 그냥 난장판이다.

덕분에 혹평을 받으며 전국관객 74만 2천에 그치며 흥행 참패.전작 서울관객 수랑 비슷하다 1편에 출연했던 주조연급(이성재, 유지태, 유오성, 김수로 등)들이 대거 무명을 벗고 스타가 된 것에 비해, 이 쪽은 원래 이름이 있었던 지현우나 조한선 외에는 모두 그대로 무명으로 남았다. 김상진 감독이나 주연 지현우 역시도 필모의 흑역사.

2009년 뮤지컬로도 공연했는데 어땠는지는 추가바람. 다만 재공연 소식이 영 없는 걸로 봐서 흥행 성적은(...)

여담으로 박영규는 영화 개봉전 지뚫킥에서 김자옥의 아는 동생으로 나왔었으며 간접적으로 영화 홍보를 했었다.
  1. "난 한 놈만 패" 라는 나름의 명대사를 유행시키면서 입지를 굳혔다. 다만 이 다음작인 친구를 제외한 이후 출연작들이 하나 같이 망작이라... 게다가 대털은 아예 기획조차 취소되었다.
  2. 왜냐면 영화에서 온갖 폭력이 넘쳐난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폭행 + 감금 + 공갈협박 + 기물파손 + 금품갈취 + 가혹행위다. 이거는 중범죄 종합 선물 세트며, 이런 식으로 중범죄를 잔뜩 저지른 놈들이 잘 도망가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뭐,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왜, 어떻게 해서 가해자들이 그런짓을 하는 사람이 되었느냐가 중점이다.
  3. 그 별점 짜다고 유명한 박평식도 별 세개를 주었는데 되게 코믹하나 그리 통쾌하진 않다고 평했다. 즉 아쉽다는것 뿐이지 혹평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박평식이 별을 저만큼 줬다는건 정말 많이 준 것이다
  4. 물론, 이 영화를 부정적이게 바라보는 평론가들도 더러 있긴했다. 모방범죄를 우려해서 위험하다고까지 한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는데 실제로 모방범죄를 저질렀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5. 이후 이 장면은 김상진 감독의 타 작품인 코미디 영화 "귀신이 산다"에서도 그대로 나온다. 이연화(장서희분)가 극 중 노래를 부르던 박영규에게 빙의해서 TV에서 튀어나오는걸로(...)
  6. 후에 SNL에 배우 강성진이 직접 출연해서 인증했다.
  7. 다만, 정준은 '주유소 습격사건' 이전에 드라마 사춘기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던 배우였다. 오히려 정준에게 '주유소 습격사건'은 '반듯한 이미지'를 바꿔보고자 해서 출연한 것에 가깝다.
  8. 차승원의 경우 극장 상영시에는 편집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이후 DVD 등에서는 추가장면으로 나왔다. 참고로 영화상에서 노마크가 공을 던져 폭주하는 자동차 유리를 깨서 사고를 내는데 그 차가 차승원이 운전하는 차였다. 사실 극초반부 주유소에 차승원의 차가 주유를 하러 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창문을 통해 비추는 눈을 보면 단번에 차승원임을 알 수있다.
  9. 이 사람은, 정식 출연이 아니라 촬영장에 놀러왔다가 공교롭게도 촬영중이던 주연 유오성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대역으로 투입되었다.
  10. 현재는 해당 건물에 공평저축은행 본점이 위치하고 있다.
  11. 원래는 분당내곡고속화도로 종점에 있는 분당로마도시고속주유소를 섭외하려 하였으나 당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가 고사하였다.
  12. 참고로 주유소 2에서 나오는 야부리 역할의 정재훈은 공공의 적 1-1에서 강철중에게 대드는 양아치 역할로도 출연했다. 노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