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중: 공공의 적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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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강우석 감독, 장진 각본, 설경구 주연. 2008년에 나온 공공의 적 시리즈 3번째 작품. 항목명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공공의 적 1-1만 쳐도 들어올 수 있으니 참고.

2 시놉시스

언제나처럼 형사 강철중공공의 적을 때려잡는 심플한 스토리.

공공의 적이 만든 인기 형사 캐릭터 강철중을 2편에서 검사로 만들어 낭패를 봤는지, 원작회귀로 리부트된 3번째 영화로 제목은 공공의 적 1-1로 만들어 버렸다(...) 물론, 설정 자체는 1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거성 그룹이라는 건축/재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들의 보스인 이원술(정재영 분)이 고등학생들을 데려다가 공부는 하기 싫지만 돈도 많이 벌고, 몸에 그림도 그려가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꼬셔서 조직원으로 키우려는 음모를 꾸미고, 이를 눈치 챈 강철중(설경구 분) 형사가 이에 맞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3 특징

공공의 적 시리즈 악역답지 않게 이원술이 언듯 보면 멋있게 나왔다는 것이 특징이다. 각본을 장진이 써서인지, 장진의 페르소나 정재영이 나오고 지금까지의 공공의 적처럼 단순명쾌한 악역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절대 조폭미화물이 아니며 오히려 조폭이란 놈들이 얼마나 막돼먹은 쓰레기인지 제대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본작은 각본을 장진이 맡으면서 강철중이라는 캐릭터의 해석이 전작과 차이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조폭 이원술은 17살쯤의 어린 고딩들에케 을 쥐어주고 깡패로 키우는 명백한 악역이지만, 미묘하게 애교있고 싹싹하며 나름대로 직업의식도 있다. 이 역을 맡은 배우 정재영의 호연에 힘입어서 꽤 인기가 있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이원술이란 놈, 진짜 나쁜 놈이다. 17살 짜리한테 칼 한 자루 쥐어주고 형사 암살하라고 명령까지 하면서 자기 가정은 끔찍하게 아낀다. 그야말로 위선자의 표본. 사실, 공공의 적 악역들의 공통점이 모두 '위선자' 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캐릭터가 오히려 조폭 홍보에 도움이 되었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인데... 극중에서 문성근과 1대 1로 담판을 해서 벌이는 일도 언듯보면 조직폭력배에 대한 헛된 동경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건 '나는 미친놈이니까 수틀리면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모른다'라는 식으로 깽판 부리는 행위이다.

4 명대사

강철중 : 나? 그냥 형이야. 형이 말이다, 전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이라고 하는데, 니들이 학교 졸업하고, 몇 놈은 협박하고, 몇 놈한테 사기치고, 마약도 몇 번 하고, 그러다가 우연히라도 몇 놈 황천 보내면...그 때 쯤 이 형 이름을 듣게 될 거야. (인상 좋은 형사를 가리키며) 저 분은 10년 미만짜리만 상대하지만, 형은 10년 이상, 무기 또는 사형 때릴 놈들만 만나. 형이 니들 보니까 옛 생각이 나서 그래. 니들 중에 어떤 놈은 깡패가 되고, 또 어떤 놈은 경찰이 되고 그러거든? 부디... (태준의 머리를 때리며) 좀 더 쎈놈들이 경찰이 되라!
학생 : "아저씨, 요즘 애들은 한 승질 하거든요! 예~!?"[1]

강철중 : "그 애가 커서 된 게 나다! 이 좆만이 새끼야!"

이 영화가 낳은 최고의 명대사로 웹에서 온갖 주제로 고퀄리티 패러디가 나왔다.

(경쟁업체 '태산' 의 백 회장(문성근)과 단신으로 담판을 지으러 쳐들어[2]가서)

이원술 : "나 거성의 이회장이란 사람이오."
백회장 : "오다가다 볼 사람이었구만?"
이원술 : "최정필 사장 아시지요?"
백회장 : "골프 몇 번 쳤지."
이원술 : "돈도 좀 빌리셨다고? 그 돈 막아놓고 자재 못 돌리게 하면은, 그 덕에 공사 수임이 딴 데로 갈 테니까 못 살게 구는 거지요? 그거 해주고 보통 1~2억 받았을 것이고 뒷돈 받아도 합이 3~4억은 안 넘을 거요."
"근데요, 내가 빈정상해서 우리 둘이 붙어버리면 애들 뒤지는 거 계산 안 나오죠? 가게 불타 없어지는 것만 3~4억은 족히 될 것이고, 나는 회사 좀 찢어먹어도 태산 잡았다는 소문에 1년이면 거뜬히 재기할 것이고, 백회장 운 좋아 사셔도 우린 발목부터 베고 가니까 골프, 등산 다 하신 거고, 남은 일생 도자기나 구우시다..."
백회장 :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이렇게 바보짓하면 보물을 준대, 세상을 준대?"
이원술 : "나는요, 사업하는 사람이고요, 최정필 사장은 그냥 내 고객이요. 그러니까 목숨 걸고 일해야지요?"[3]
백회장 : (놀란 듯이 쳐다보며) "오늘 밤, 내 최사장하고 저녁을 먹지."

(목적을 달성한 이원술이 일어서서 나가려 한다.)

백회장 : "언제 내 일 좀 부탁해도 되겠소? 요새 아이들, 이(李) 형처럼 신통한 구석이 없어서 말이오."

(이원술, 돌아서며 90도로 깍듯이 인사한다. 백회장은 미소짓는다. 그리고 장면 전환)

이원술 : (일식집에서 헐레벌떡 뛰어나와 차에 타며) "아아~ 오줌 싸겠다. 얼렁 가자."
변호사[4] :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
이원술 : "니가 뭘 봤어? 씨발놈아?"[5]

엄밀히는 명대사라기보다, 명장면에 가까운 장면이지만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부분이 지나치게 멋있다는 것.(...) 극초반 강철중이 딸의 학교에 일일교사로 가서 언급한 조폭미화가 정작 극중에서 나오는 아이러니함이란... 사실 이런 '미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어느 정도 의도된 거긴 한데, 폼 잡으면 멋있어 보이지만 결국은 비열한 놈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궁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이원술 : "어릴 때부터 싸움을 좀 했습니다. 싸움을 하다 보니 따르는 놈, 비슷한 놈 몇몇이 생기지요. 그걸 보고 조직폭력배라고 그러데요? 깡패가 된 거죠. 그거 아십니까? 인류가 시작되고 가장 오래된 학문이 군사학이고 싸움하면서 편을 나눈 집단이 가족보다 먼저 생겼다는 거. 다른 말로 하면 조직깡패인데 이조시대에도 있었고 로마시대에도 있었고 사람 사는 곳에 없어지지 않고 늘상 있는 거...!"

강철중 : 공부 많~이 했구나? 그래서 덜 자란 애들 칼질 가르치고, 깡패 학교 만들고 그랬냐? 난 깡패 잡을 때, 이 놈이 세상 마지막 깡패란 생각으로 잡는다. 지금 내 머릿 속엔 오로지 너 하나다. 너만 잡아넣으면 이 세상 깨끗해 질거라고 생각하며 산다. 봐라, 이러니 내가 널 못 잡아넣겠냐?

-영화 중반, 이원술에 집에 미리 쳐들어와서 밥을 얻어먹다가(...)[6] 이원술이 집으로 돌아오자, 이원술과 강철중의 대화 중에서-

그거 공포탄 쏘고 그러면은, 내가 놀라 자빠졌다 일어나고 그러면 되는 겁니까?[7]

- 이원술

강철중 : "조선시대에도 로마시대에도 깡패만 있었냐? 강력계 형사도 있었다! 이 개자식아!"[8]

-영화 종반 강철중이 이원술과 사투 끝에 승리하며-

저 마지막 대사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자체라 할 수 있겠다. 기타 명대사는 이 링크를 참고하자. 그러고 보니, 명대사가 모두 끝에 욕설이 붙었다...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욕설..

5 그 외

그 외에 배우 이민호가 이원술의 꾐에 넘어가 조직 폭력배의 일원이 된 고등학생이라는 단역으로 등장한다.그런데 이 영화에서 정말 갖은 수모를 겪는다. 일단 이원술의 사주를 받아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아무래도 일진이 아닌 단순히 학교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에 불과했기에 살인을 저지른 일에 대해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다가 조직에서 그 낌새를 눈치채게 되고 자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자 죽이기로 결정. 결국 그 역시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배에 칼을 맞아 사망하게 된다. 죽은 후에는 시신이 벌거벗겨진 채로 국과수에 안치되었다가 강철중이 단순살인이 아니라 이원술이 배후에 있었다는 는 걸 밝혀내기 위해 갱생을 시킨 전직 조폭출신 정육점 주인을 시켜 시체를 해부, 이미 칼에 찔린 배가 다시 갈린다(...). 정말 안습.[9][10]

정하연을 죽이는 이원술의 오른팔 박문수[11] 실장 역으로는 김남길이 나왔는데 살벌한 눈빛으로 나름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형사반장과 싸울 때 바로 칼빵을 놓으려 했으나 칼질이 막힌 뒤, 역공으로 그 칼 한 방에 안습하게 세상을 뜬다. 이쪽 역시 아직 유명세를 얻기 전이라 취급이 안습했다. 훗날 '선덕여왕' 으로 크게 뜬 후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유해진이 전직 조폭으로서 지금은 정육점을 하는 캐릭터로 나온다. 극중에서 이민호를 부검하면서 벌이는 대사가 일품.[12] 전작과 달리 결정적 단서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상처만 보고 찔렸을 당시의 상황을 꽤나 정확하게 추리해내서 강철중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한 몫 했다. 이문식 또한 전직 조폭이었다가 강철중 덕에 개과천선한 인물로 나오는데 정작 강철중은 고생하며 살고 있는데 이문식은 개과천선 하고도 여러 개의 식당 및 유흥업소를 거느리고 운전수 딸린 벤츠를 타고 나타나서 강철중을 뒷목잡고 열폭하게 만든다.

강철중 : "요즘 뭐하냐? 거 뭐...대포차 같은거 파냐?"

사안수(이안수) : "아, 이거 내 차에요~~! My car~!!"(심하게 발음을 꼬아 '칼' 로 들린다)
강철중 : "칼?"

-영화 초반 벤츠에서 내린 이문식과 강철중의 대화-

처음에는 강철중이 툴툴댔지만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는 자존심 따위 다 버리고 전세금 좀 빌려달라고 매달리며 끝. 이게 웃기다고 해야 할지 씁쓸하다고 해야 할지...

사실, 이 장면은 험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사회태세를 풍자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중 내내 더 이상 지긋지긋해서 형사 직업 더 이상 못 해먹겠다고 툴툴대는것도 나오지만 사직서를 매번 제출했지만, 상관 형사는 언제나 받아들이지 않은 듯 하다. 아무래도 강철중의 능력이 워낙 출중해서... 그래서 자신의 상관 형사에게 형사 같이 때려치우고 노래방이나 편의점이나 같이 하자고 툴툴댄다. 근데 왜 하나같이 요즘 다 파리날리는 업종만 하자는 것인지...

강철중의 후배 형사로 나오는 배우 김정학은 제빵왕 김탁구에서 의사양반으로 나온다. 사실 1편에서부터 강철중과 함께 근무한 형사로 출연했는데 6년 사이에 나잇살이 많이 불었다...

강철중과 이원술이 대치하는 클라이막스에서 강철중이 리볼버를 꺼내자 이원술이 "그거 공포탄 빵 하고 쏘고 내가 자빠지면 되는 거냐" 라며 비아냥 대는데, 1편에서 조규환이 격투 중 쏜 공포탄에 정말로 엎어진 그리고 뒤늦게 눈치까고 쌍욕을 하며 달려드는 그 장면의 패러디다. 하지만 이번엔 실탄이었다(...). 어우 배야 어우 배야...

여담이지만 강철중 역을 맡은 설경구와, 이원술 역을 맡은 정재영, 반장역을 맡은 강신일은 2003년, 영화 실미도에서 684부대 전우였다가, 공공의 적 1-1에서는 경찰과 깡패(...)로 등장한다. 그리고 정재영은 실미도에서 설경구와 강신일에게 패배한 전적[13]이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설경구와 강신일[14]에게 또 털린다(정확히 말하면, 조직이 와해됨.). 영고라인
  1. 이 학생을 연기한 정재훈은 훗날 원작보다 못한 망작에서 주연을 맡게 된다. 사장님! 요즘 알바들은 한 승질 하거든요? 예?!
  2. 부하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 홀몸으로 난입을 한다.
  3. 이원술이 난입하는 씬 직전에 백회장이 아랫사람들에게 일을 지시하면서 "목숨들 걸어, 알았어?""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다시 말해, 백회장이 평소 일을 함에 있어서 목숨 걸고 일하는 자세를 중요시 여겼고 이원술의 목숨 걸고 일한다는 대사에서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4. 김남길이 연기한 박문수가 오른팔이라면 이쪽은 사무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왼팔.
  5. 일식집에서 나오는 장면은 정재영의 애드립이었다고 한다. 정확히는 감독이 이 부분은 자유에 맡긴 것.
  6. 강철중이 말하길, 경찰들은 범인을 체포하기 전에, 미리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얼굴을 미리 알아야 되니, 주변사람들에게 통보를 하기 위해서 미리 범인의 집을 방문하는 사전답사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체포하는 범인에게 최대한의 선의를 봐준다고 한다. 집안에 형사 2명이상 안 들어오는 것, 아들에게 체포되는것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낮 시간에 오는것, 수갑은 차에 들어가기 전에 채우는 것.
  7. 1편에서 조규환이 여기에 낚여서 강철중에게 뒤지게 깨졌었는데 이 장면은 1편의 안티테제. 1편과 달리 이번에는 진짜 실탄이 나갔다. 아이러니 한 것이 총을 맞았는데도 소리지르면서 데굴데굴 구르는게 아니라 그냥 "아아아 배야"하는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장면도 포인트.
  8. 사실이다. 과거에도 치안을 유지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악인들의 만행에 비참한 꼴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은 어디에나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강력계와 검찰을 겸한 의금부가 있었고, 로마 제국의 첫번째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소방서와 강력계를 겸한 비길레스(Vigiles)라는 준군사조직을 창설했다.
  9. 훗날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함께 출연한 김현중은 인터뷰에서 이민호에 대한 첫인상을 '아, 그 영화에서 칼 맞아 죽은 애?' 라고 언급했다(...)
  10. 이민호의 팬들 사이에서도 가끔 회자되는 장면이다. 다만 해부씬에 사용된 이민호의 시체는 배우가 연기한 것이 아니라 특수 제작된 모형인지라 현실감은 조금 부족하다.
  11. 이쪽은 동정의 여지가 없는 인간말종이다.
  12. 전작의 국과수 부검실 장면에서는 또 다른 명품조연 성지루와 티격태격하면서 웃음을 선사했고 취조실 장면에서는 주머니칼로 장난을 치다가 강철중한테 맞으면서 손가락을 베였었다(...) 이번 작품에서 할복드립치다가 배에 기스 상처가 나는 것은 1편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
  13. 영화 실미도 작중에서 정재영은 강신일한테 달려들다 제압당하고, 설경구와 권투중 K.O패 당한다.
  14. 동료 강력계 형사들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