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

靑魚

영어: Herring[1]
중국어: 鲱鱼/鯡魚 (fēiyú, 페이위)
일본어: ニシン (니신)

청어
Herring이명 :
Clupea Linnaeus, 1758
분류
동물계
척삭동물문(Chordata)
조기어강(Actinopterygii)
청어목(Clupeiformes)
청어과 (Clupeidae)
청어속(Clupea)
  • 청어속(Clupea)
    • 태평양청어(Clupea pallasii)
    • 대서양청어(Clupea harengus)

파일:Attachment/청어/c0026408 4d268708416a5.jpg

1 개요

청어목 청어과 청어속의 바닷물고기.

성체는 길이가 20~38㎝, 외견이 정어리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나 몸 측면에 방사형 융기선이 없는 점, 꼬리에 정어리 특유의 비늘이 없는 점, 옆구리에 검은 점이 없는 점 등으로 구별된다. 몸빛깔은 담흑색에 푸른색을 띠고 있으나 배 쪽은 은백색이다. 대표적인 한해성 어류로, 3월 하순부터 수온이 4∼5℃ 가까이 올라가면 성숙한 성어는 깊은 바다에서 연안의 해조류가 무성하고 암초가 있는 얕은 연안이나 내만으로 떼를 지어 몰려오고, 그 곳에서 12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산란한다. 성숙하는데는 4년 정도 걸리고 수명은 20년 정도이다. 먹이는 플랑크톤성 갑각류이다.

무리지어 생활하며 매우 개체 수가 많기 때문에 생태적으로는 상위 포식자들의 먹이로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다시피 육해공으로 아주 동네호구 취급이다.크기주의

2 청어와 인간

일명 바다의 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는 엄청난 포획량 덕분에 근대 이전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곳에서는 인류의 주된 식량원 중 하나였다. 전세계에 명물이 되어 남아있는 청어로 만든 보존식품들이 그 흔적이다. 우리나라의 과메기, 일본의 미카키니싱,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유럽의 훈제 청어와 청어 초절임 등.

과거 조선시대에는 바다 연안 전역에서 매우 많이 잡혀 비유어(肥儒魚/선비를 살찌우는 물고기)[2]로 불릴 정도로 값싸고 친숙하며 맛있는 생선이었다.

청어는 가히 조선에서 가장 인기있는 등푸른 생선이었는데 수 많은 등푸른 생선을 제치고 청어라는 이름을 이 물고기가 얻은 것이 바로 그 증거. 즉 우리 조상들에게 등푸른 생선의 표준은 어디까지나 청어였던 것이다. 고등어의 이름이 등이 높은(高登) 물고기가 된 이유도 청어에 비하면 체고가 높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청어죽은 보신재로 산후나 병후의 회복기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값도 싼 생선이라 어떤 선비는 '1냥에 청어 3뭇밖에 안 되는데 너무 비싸진 거 아니냐?'라고 하기도 했다. 참고로 1뭇은 10마리. 덤으로, 1냥의 가치는 어느 시대를 중심으로, 뭘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현대 기준으로는 2만원 정도.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는 한술 더 떠서 "청어는 옛날에는 극히 흔하였는데 고려말에는 감산되어 쌀 한 되에 청어 40마리밖에 주지 않았다"고 한탄을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충무공 이순신은 병사들을 동원해 청어잡이에 열중해 수천 마리의 청어들을 잡아 군사와 피난민들의 식량으로 썼다고 한다. 한산도둔전을 일구기는 했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곡식만 가지고는 그 많은 입을 먹여 살리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잡은 청어들은 주로 그냥 먹기보다는 말려서 먹었다. 청어의 내장에는 지방이 많아서 금방 상해버렸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에서 검소한 생활과 식사를 하라고 성직자들이 민중들에게 요구할 때 먹으라고 권장하던 것이 훈제 청어일 정도로 유럽에서도 흔하고 친숙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어획량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큰 어종이기도 하다. 19세기 말까지는 어획량이 엄청나, 부산항에 배가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청어가 몰려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데 60년대부터 차차 줄어들어 7~80년대에는 1/100수준이 되었다. 70년대 중반에는 원래 제철이어야 하는 연초 때의 어획량이 아예 0이었다는 기록도 있었으나, 90년대들어 차차 늘고 있다.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에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수십 년간 청어가 거의 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자산어보에도 이런 청어의 주기적인 이동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일각에서는 청어 회유로가 40년이 지날 때마다 바뀐다는 설이 있으므로, 다시 연근해가 청어 떼로 넘칠 날이 올 지도 모를 일이다.

583px-Willem_Beuckel_lithograph_1821.jpg
자신이 발명한 칼과 청어를 들고 있는 빌렘 벤켈소어

세계사를 통틀어보아도 청어어획량은 늘 들쑥날쑥해서 청어가 잡히는 지역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곤 했다. 대항해시대 시절 네덜란드도 청어어획고의 변화로 국가경제가 휘청거린 케이스이다.[3] 스페인포르투갈의 몰락 이후 네덜란드가 유럽의 패권을 거머줬을 때 그 밑바탕이 된 것이 사실 엄청난 청어 어획고로 벌어들인 돈이었다고. 물론 청어 어획고 뿐만이 아니라 빌렘 벤켈소어(Willem Beukelszoon)라는 어부가 갓 잡은 청어의 이리를 제외한 내장을[4] 단칼에 베어낼 수 있는 작은 칼을 만들어 소금에 절여 통에 보관하는 통절임 방법을 고안하는 등 청어산업에서 경쟁국가들을 밀어내고 네덜란드가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어 어획고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결국 유럽의 패권은 프랑스와 영국으로... 지못미. 그래도 그 돈으로 해군/해운에 막대한 투자를 해 인도네시아, 아메리카 일부, 아프리카 일부를 식민지로 두는 등 열강의 반열에 올랐기도 했다.

그리고 일설에 의하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훨씬 전에 북유럽, 서유럽 어부들이 이 청어를 찾기 위해 북해와 북대서양을 거쳐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해 정착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썰도 있다 카더라.[5]

하여튼 일단 잡힐 때는 엄청난 숫자가 잡혀서 예전부터 청어잡이를 할 때는 낚시보다는 그물을 사용했다. 현대 원양어선으로는 저 멀리 북태평양에서는 청소기로 빨아들여 잡으며 알래스카 근처의 한 청어 산란지는 산란철이 되면 청어의 정액 때문에 물 색깔이 희뿌옇게 변할 정도이다.

3 음식

가공해서 훈제 청어수르스트뢰밍으로 만들 수 있다. 둘 다 냄새가 강렬하다. 구워서 먹을 때 폭풍같은 가시의 향연이 압박적인데, 척추 부근의 큰 뼈를 들어 내면서 한번만 발라주면 다 씹어먹을 수 있는 가느다란 가시라 먹기도 쉽고 담백하면서도 색다른 맛이 일품이다.

국내에서는 소금구이로 먹거나 고등어처럼 를 넣고 조려 먹기도 한다. 로도 먹는데, 썰어두면 살이 불그스름하고 맛이 다른 생선에 비해 담백한 것이,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맛을 보면 잊을 수가 없을 별미이다. 싱싱한 청어를 회로 먹으면 달달한 맛이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이다. 이렇게 맛있는 횟감이었나 싶을 정도. 버틸수가 없다 당연히 요리사는 고역이다. 뼈를 핀셋으로 하나하나 제거해야 된다. 칼집을 넣어 뼈채로 먹기 편하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청어의 잔가시 때문에, 청어회는 거의 물회나 막회의 형태로 소비된다. 청어의 주산지인 동해안 지역에서는 청어가 막회의 중요한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포항 일대의 물회/막회집 중에는 청어회의 가미 유무에 따라 메뉴 가격이 달라지는 곳들 또한 많다. 청어가 들어간 메뉴의 경우 돈이 약간 더 붙는 식이다.

과메기도 원래는 꽁치 뿐만 아니라 청어로 만드는 것이었다. 다만 청어 어획량이 줄면서 꽁치로 만든 과메기만 남게 되어 과메기 하면 꽁치를 연상하고 청어는 따로이 청어 과메기라고 부르는 현실. 포항 구룡포의 과메기 상인들은 청어 과메기가 진짜라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다. 하지만 꽁치 과메기처럼 지속적으로 일정량을 공급할 수가 없어서 거의 잊혀졌다가 다시 제조하고 있다. 쌈장에 찍어 싸먹거나 초장에 비벼먹는다. 기름져서 질리기 쉽지만 수르스트뢰밍처럼 독한 냄새는 안난다. 단 생선을 잘 못먹는 사람에게는 비린내가 심하기 때문에 혐오음식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청어알도 별미다. 보통 염장어란 하면 숭어알이나 민어알을 연상하지만 사실 청어알도 염장하면 아주 맛있다. 특히 알 껍질이 아주 단단하면서도 오독거리는 식감을 내는데 그 풍미가 매우 특이하다. 과거에 청어가 흔할 때에는 청어알젓이 명란젓 못지 않게 흔했지만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들다.

네덜란드에서는 하링이라고 부르며,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잡히는 청어를 머리와 꼬리를 떼고 내장을 빼낸 뒤 잘게 다진 양파와 함께 먹는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통조림으로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대개 토마토 소스에 조린 것을 담아서 판다.

일본에는 미가키 니싱(니싱미가키라고도 한다)이라는 말린 청어가 있는데 과메기와 달리 내장을 모두 손질하여 훈연 처리하여 북어처럼 바싹 말린다. 바싹 말린 것이기 때문에 물에 불려서 국물을 내서 같이 먹는다. 교토 지방에서 유명한데 교토 지방이 바다에서 멀기 때문에 해산물을 먹기 힘들어 자반고등어돔베기처럼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유행했다고 한다.

북유럽에서는 슈르스트뢰밍 외에 일반적으로 가시를 발려낸 후 식초에 절여서 피클처럼 만들어 먹는다. 이건 실(Sill, Sild)이라고 하는데 맛은 피클 비스무리하면서도 살짝 달달하고, 고소하면서도 생선 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좋다. 북미에서도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고등어 초밥이 먹고싶은데 고등어 초절임을 구하기 마땅치 않을 때 대용으로 사용해 만들어 먹어도 좋다. 사실 위의 하링도 보통은 피클 형태로 먹는 것이 일반적인 편. 위키백과의 초절임 청어 항목

청어알에 오징어 먹물을 입혀 까맣게 만들어 가공해 파는 것을 '아브루가'라고 하는데, 캐비어와 비슷한 외형 때문에 캐비어의 대용품으로도 쓰인다. 물론 가격도 훨씬 싸다. 오세트라 캐비어가 15g에 7만원~9만원을 왔다갔다 하는데, 아브루가는 50g에 2만원 초반의 가격을 자랑한다.

4 여담

굉장히 싼 만큼 군대에서 청어튀김이 자주 나온다. 예비역들이라면 모습은 꽁치나 정어리 비슷한데 훨씬 통통하고 가시가 많아(특히 배 부분) 먹기 성가셨던 생선튀김이 기억날 터인데, 그 생선이 바로 청어일 확률이 매우 높다.

떼를 지어 몰려올 경우 워낙 대량으로 어획되는 탓에 기존의 시장 규모에서는 단시간에 소비가 불가능 해서 냉동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3년 12월 기준 남해안 어느 도시에서 잡힌 청어(산란기라 고니,이리가 있는)의 경매가격은 20kg 한상자에 9000원으로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다.

어획그물(주로 설치형)에 산란기에 청어때가 걸렸을 때 위험을 느낀 청어들이 알과 정소를 뿌려대는데 이렇게 수정된 알들이 그물에 달라붙으면서 어장이 망가지기도 한다, 수정된 알은 끈기가 엄청 강해서 그물에서 제거하기 매우 힘들다고.

미국 토착원주민중에는 이 특성을 이용해 솔송나무가지를 물에 넣어서 청어알을 채집했다고 하고,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청어가 아닌 청어알을 먹기위해 그물을 설치한다고도 한다.

일본에선 소금에 절여 말린 청어알을 카즈노코(数の子)라 부르며, 스시 재료로 사용하거나 자손의 번영을 비는 의미에서 새해에 먹는다. '노란 다이아몬드' 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귀하고 맛있는 식재료 취급을 받는다.

비늘이 얇지만 넓고 질긴 편이라 먹으면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청어를 어획후 알만 빼서 버리는 지역에선 이걸 주워 먹은 바다표범들이 비늘 때문에 위장병에 걸려서 빼빼 말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요리를 할 경우, 얇은 비늘이라 방심하지 말고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EBS 프로그램 극한직업에 따르면 이 청어도 회가 맛있긴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전어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고 덜 알려져서 판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부들에게는 전어에 비하면 찬밥대접을 받는다.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Herring roe라는 곡이 있긴 하지만, 실제 청어하고는 전혀 연관이 없다.

중세 영국에서는 청어로 나무를 자르기도 했다 카더라

논쟁에서 논점에 맞지 않는 쓰잘데기 없는 말로 논점일탈을 일으키는 것을 훈제 청어 기법이라고 한다. 병림픽의 필수요소

탈무드에도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내용인즉슨,

기차를 타고 가던 한 사람이 랍비(유대교의 목사와 교사를 겸한)를 만났다. 그는 랍비에게 그들의 지혜가 어디서 나오는 지 물었다. 그러자 랍비는 말린 청어를 머리까지(혹은 통째로) 먹으면 된다고 하며, 자신에게 청어 한 마리당 10달러에 사 보지 않겠느냐고 한다.[6] 그 사람은 랍비에게 청어를 사 머리까지 꾸역꾸역 먹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해보니 다음 역에서 잠시 내려 10달러로 청어 다섯 마리를 살 수 있었고, 당신이 사기를 쳤다'고 하자, 랍비는 '그것 봐라, 벌써 지혜로워지지 않았느냐'고 응수한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에서 청어를 잡으며 부르던 민요인 소란부시가 유명하다.
  1. 한때 합필갤을 비롯한 인터넷에서, 게이 필수요소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빌리 헤링턴의 성씨인 '헤링턴(Herrington)'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조상이 주로 청어를 잡으며 살아가는 어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2. 청어의 우리 말인 비웃을 음차한 것(또는 비유어가 비웃이 된 것)이다. 절인 청어는 자반비웃아라 한다.
  3. 이전 버전에는 페루의 사례도 적혀있었지만, 페루쪽은 청어가 아닌 멸치의 일종인 안초베타.
  4. 청어의 이리는 진미로 인정받는 고급부위다.
  5. 대구의 사례를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16세기초 북부 아메리카를 공식적으로 처음 탐험했던 탐험가가 코드곶 등지에서 대구를 잡는 바스크 어선단을 보고 놀랐다고...
  6. 머리만 남은 것에 입맛 다시는 것을 본 랍비가 머리 하나당 온전한 청어 한마리 값으로 팔았다는 내용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