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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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1년 10월 25일 잠실 야구장에서 일어난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 이 경기에서 KBO 한국시리즈의 진기록이 쏟아졌으며, 두산의 V3을 거의 결정지은 경기다.

이 경기는 나무위키에서 순수하게 작성된 최초의 포스트시즌 대첩[1]이고 두 번째 한국시리즈 대첩이자 가장 오래된 포스트시즌 대첩이다.[2]

2 박스 스코어

4차전 10.25(목) 18:00,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
선발123456789RH
삼성갈베스0800002011115
두산211221000X1819

▲승 : 차명주
▲패 : 김진웅
▲홈런 : 타이론 우즈(1회 2점), 김동주(3회 4점), 안경현(3회 1점)

3 경기 요약


4차전 3회말 두산 1이닝 최다득점 장면. 이 영상 하나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3.1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고

중계방송사는 SBS TV. 시구는 당시 SBS의 인기 사극 여인천하전인화문정왕후 역을 그대로 분장하여 엄상궁에게 공을 받고 시구해서 화제가 되었다.엄상궁 게 공 있느냐~ 예 중전마마(…) 그리고 이 경기가 또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

양팀 모두 1차전 선발이었던 빅터 콜(두산)과 발비노 갈베스(삼성)를 선발로 기용했다.

1회말 타이론 우즈의 2점 홈런으로 두산이 초반 기선제압하는 듯했다. 그러나 2회초 삼성은 이승엽의 2루타를 포함해 7안타에 몸에 맞는 공 2개, 상대 실책 2개 등으로 2회에만 8점을 내면서 단숨에 치고 나갔다. 또한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찬스 뒤 위기라는 말이 있듯이, 2회말 두산은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지만, 정수근의 안타로 1점을 내는데 그쳤다. 삼성은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잘 넘어갔고, 경기 초반이지만 분위기가 삼성에 넘어온 이상 삼성의 4차전 승리는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2회말이 아니었다.

3.2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의 재미를 가르쳐 드리지요

타이론 우즈부터 시작된 두산 타선은 대반격을 시작했다. 우즈와 심재학의 연속볼넷, 김동주의 안타가 겹치며 무사만루를 만들었고, 안경현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4대8이 된다. 위기임을 직감한 삼성은 갈베스를 강판시키고 특급 마무리 김진웅을 구원투수로 투입했지만, 홍성흔의 2타점 적시타를 맞고 6대8, 전상렬의 1타점 적시타로 7대8, 그리고 정수근의 2타점 역전 안타로 9대8이 되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장원진의 1타점 안타가 또 나왔고, 점수는 10대8(...)

어떻게든 불을 끄기 위해 삼성은 김진웅을 내리고 박동희를 투입한다. 그리고 우즈가 투수 앞 땅볼을 때렸지만, 박동희가 그걸 놓쳤다! 그리고 심재학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김동주만루홈런[3]을 때려버린다. 점수는 무려 14대8(...) 그러나 다음 타자 안경현은 박동희의 초구를 강타, 백투백 홈런을 만들고 만다. 점수는 무려 15대8(...) 고만해 미친 놈들아

3회 한 회에만 16명의 타자가 12점을 올렸다. C성 라이온즈 2회초에 삼성이 경신한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 신기록을 불과 30분 만에 다시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최다 점수차 역전승, 한국시리즈 팀 최다 타점 및 득점, 한국시리즈 최초 선발 전원 안타 및 득점 등 한국시리즈 관련 기록도 다시 썼다.

경기 시작한지 2시간이나 지나서야 두산의 3회말 공격이 끝났다. 갈베스부터 김진웅, 박동희 등 삼성 투수들이 줄줄이 털리면서 삼성팬은 그야말로 멘탈붕괴. 분을 삭이지 못한 김응룡 감독도 화풀이하러 잠시 벤치를 뜨기도 했다. 보통같으면 감독이 괜히 화풀이한다고 까지만 이날은 삼성팬들도 일심동체로 멘붕할 수 밖에 없었다.

3.3 3회말 이후

그 뒤로는 무난하게 삼성이 지는 흐름으로 흘러가면서 경기 최종 스코어는 18대11.

4 어쩌다 이런 일이?

4.1 투수진 붕괴

"양팀 투수들이 모두 지친 모양이었다. 때리기만 하면 안타가 됐다." - 김인식 감독
"한국시리즈를 많이 해봤지만 10점 뽑고도 지기는 처음이다. 5점만 줘도 지는게 시리즈다. 투수들이 10점 이상씩 주는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 김응룡 감독.

2001년 10월 25일자 스포츠투데이에 실린 김인식 감독과 김응룡 감독의 인터뷰에 나온 말이다. 이 말대로 양팀 투수들(특히 삼성)은 떡이 되도록 얻어맞았다. 그나마 두산은 어쨌든 이겼고, 연이은 경기로 피곤하니까 그랬다고 변명이라도 하겠는데, 푹 쉬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한 삼성은(...)

이런 전설적인 패배의 원인 중 하나는 가뜩이나 한성깔 하는 성격이었던 외국인 에이스 발비노 갈베스다. 그는 정규시즌 말 잠적사건으로 팀의 불안요소로 떠올랐고, 4차전에서 핵폭발을 해버렸다. 갈베스가 일으킨 대화재를 끄기 위해 삼성은 김진웅을 내보냈지만, 젊은 에이스가 될 것이라 믿고 있던 김진웅은 잦은 등판으로 지쳐있었고, 결정적으로 소문난 새가슴이었다. 내보내는 투수마다 두들겨 맞는 꼴을 본 삼성팬들은 절망에 빠졌으며, 우즈가 친 투수앞 땅볼을 놓치는 박동희를 보고는 뒷목을 부여잡았다. 그 뒤에 곧바로 만루홈런에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삼성팬들은 그야말로 아 씨바 할 말을 잊었습니다. 삼성은 저주받았다는 삼성팬들의 울부짖음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4.2 두산 선수들의 투혼

2점 차이로 앞서가다 2회초에 삼성의 대반격으로 8점을 내준 시점에서 패배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2회말에 무사만루의 찬스를 잡고도 1점밖에 못 냈으니 더 그렇다.

그러나 두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2회에 8점이나 빼앗기고 한국시리즈 한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의 희생양이 되었다면 사기가 떨어질 법도 한데,(거기다가 2회말에 기껏 만든 무사 만루를 날려먹기까지 했으니) 두산엔 그런 거 없고 미라클 두산만 있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두산 선수들의 투혼이야말로 대역전승의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한 경기로 2000년에 벌어진 507 대첩이 있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9회 초까지 5:10으로 뒤진 상태에서 투아웃에 주자도 없는 상황에서 역전승했다(...)

4.3 잠실 야구장 중립구장 경기 논란

사실 이 대첩의 또 다른 막장성은 잠실 야구장 중립구장 경기 규정도 한 몫 했다. 단일리그제로 돌아오면서 부활한 잠실 중립경기는, 1, 2차전만 대구에서 경기를 하고, 3차전부터 승부 날 때까지 계속 잠실 야구장에서만 경기를 치뤄야 했기 때문에[4] 두산 베어스에게 터무니없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1993년부터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서울 연고팀일 경우 이 시리즈 같은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순위에 상관 없이 1,2,5,6,7차전을 잠실에서 치루도록 했고[5] 게다가 단일리그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잠실 중립경기를 완화시켰는데 크보에서 까먹었는지 이같은 병크를 저지른 것. 이러니 삼성에게 심리적 부담이 컸을 수 밖에.[6] 그래서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998년의 규정을 따라 중립경기 규정이 완화되어[7],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자 중립경기를 치루지 않았다. 2010년대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수없이 올라오면서 잠실 중립경기를 많이 치르곤 했다. 결국 한국시리즈 중립경기는 2016 시즌부터 폐지된다.

5 진기록

  • 두산 최다 점수차 역전승(6점·종전 4점)[8]
  • 두산 팀 최다 득점(18점·종전 14점)
  • 양팀 최다득점(29점·종전 20점)
  • 두산 최다타점(16타점·종전 14타점)
  • 양팀 최다타점(25타점·종전 17타점)
  • 양팀 최다안타 신기록(34안타·종전 30안타)
  • 두산 선발타자 전원 득점(첫번째), 안타(3번째)
  • 두산 1이닝 최다득점(3회 12점·종전 8점)
  • 두산 1이닝 최다타석(3회 15타석·종전 13타석)
  • 두산 우즈 포스트시즌 최다홈런(12개), 한국시리즈 최다홈런(6개)
  • 두산 김동주 만루홈런(82년 6차전 OB 김유동에 이어 2번째)
  • 두산 김동주 안경현 연속타자 홈런(3번째)

삼성은 불과 4년전, LG 트윈스를 상대로 KBO 사상 역대급 진기록을 만들어냈지만 그 옆집에게 포스트시즌의 역대급 진기록을 내줬다.

6 후폭풍

삼성은 핵의 불길에 휩싸였다.

두산을 응원한 야구팬들은 기뻐했지만 삼성팬들은 멘붕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삼성은 저주받았다는 삼성팬들의 절규가 넘쳐났고, 뭘 해도 삼성은 안 된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타팀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돈으로 쓸어온다며 '돈성'이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오로지 우승 한 번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허무하게 물거품이 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야구전문가들도 멘붕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삼성의 압승을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의 압승이어서다. 어쨌든 이 경기 이후 삼성이 우승한다고 장담했던 야구 전문가들은 변명하기에 바빴다.(...) 심지어 이 시기가 한창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1년 월드 시리즈에 올라가서 야구 팬들의 관심이 메이저리그에 쏠리는 바람에 한국시리즈가 동네 야구 수준으로 떨어져 버려 수준차를 보여준다는 평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믿음의 야구' 활짝 피운 김인식감독이라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격찬하는 기사가 올라오기까지 했다.

7 4차전 이후

삼성, 끝내 달구벌의 저주를 푸는데 실패하다.

4차전 이후 한국시리즈의 승부추도 두산 쪽으로 확연히 기울게 된다. 5차전을 삼성이 간신히 잡긴 했지만, 이미 내준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삼성은 6차전에서 패배하고, 두산은 V3을 달성했다.

8 시리즈 이후

결과적으로 업셋의 충격을 입은 삼성은 전력 보강을 실시한다. 솔직히 이렇게 당해놓고 전력 보강 실시 안하면 이상한거다. 2016년 삼성 보고있나?[9]

우선 12월 16일, SK 와이번스와 6:2 트레이드를 했다. 김기태, 김동수, 김상진, 김태한, 이용훈, 정경배 등 6명을 보내고 오상민틸슨 브리또에 현금 11억원을 받아온 것. 그리고 12월 21일, FA 양준혁을 데려왔다. 일찍이 FA 최대어로 평가받았지만 선수협 등의 문제로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그렇게 칼을 갈은 덕이었을까. 삼성은 이듬해 이마양이라는 역대급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고 마침내 우승에 성공하며 21년의 한을 풀게 된다.

그 이후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은 다시 만난다. 이 시리즈의 기억이 남아서 그런지 2005년 당시에는 두산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들의 예상이 많았으나 철벽 불펜과 김재걸의 대활약으로 삼성이 두산을 스윕했다. 삼성 구단 역사상 유일한 스윕 우승.

그리고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은 또다시 만났다. 이 때는 두산이 4차전까지 이 때 처럼 앞섰기 때문에 응답하라 2001이 유력했으나... 이후 5~7차전을 삼성이 가져가면서 삼성은 사상 최초 통합 3연패의 대 업적을 이루고 두산은 2005년 이후에만 무려 준우승을 하며 콩라인에 등극해버렸다. 안습... 두산은 결국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당시에 2군 감독을 맡고 있었던 송일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지만, 어이없는 전술로 두산팬들의 실망만 안겨주며 2014년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송일수 감독도 끝내 경질당했고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Again 2001을 이뤄내며 삼성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싸대기 동맹은 어디 안 간다.
  1. 한편 리그베다 위키 시절 2012년 1008 대첩이 경기 직후에 작성되어서 이 항목(2015.6.24 작성)보다 먼저 작성되었다.
  2. 참고로 작성 순서로 첫 한국시리즈 대첩은 1028 대첩이고 가장 오래된 대첩은 628 대첩이다.둘 다 삼성이 관여했다.(...)
  3. 1982년 한국시리즈 6차전 김유동의 만루홈런 이후 한국시리즈에서의 두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4. 이 당시 중립경기 규정은 1·2차전을 정규시즌 우승팀의 홈구장, 3·4차전을 플레이오프 승리팀의 홈구장, 5~7차전은 잠실야구장 중립경기로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중립경기시 덕아웃은 서로간의 합의에 따라 홈·원정에 관계없이 고정 가능)
  5. 이 사례가 적용된게 1997년 한국시리즈다. 당시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와서 1,2차전을 해태의 홈구장인 무등 야구장이 아닌 잠실 야구장에서 치뤘다.
  6. 다만 김응용 감독이 당시의 불 붙은 두산 타선을 보고 넓은 잠실구장에서 하는 게 유리하다고 주장해서 이 같이 중립경기를 치루게 했다는 설도 있다.
  7. 잠실구장을 쓰는 팀이 진출할 경우 1·2, 6·7차전을 정규시즌 우승팀의 홈구장에서, 3~5차전을 플레이오프 승리팀의 홈 구장에서 하는것으로 변경하였다. 이후 이 규정은 두 팀이 모두 30000명 이상의 수용규모를 가질때도 적용되었으며, 2010년 25000명을 거쳐 현재는 좌석 고급화에 따라 20000명 이상의 수용규모를 가질 경우로 완화되었다.
  8. 2015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이 7점차 역전승으로 경신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9. 다만 2016년의 삼성의 경우 구단 경영이 안 좋아진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