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 포스트시즌 경기를 기록한 문서이다. 정규 시즌 결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다음과 같다.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 포스트시즌 진출팀 | |||
1위 | 2위 | 3위 | 4위 |
GE Tigers | SKT T1 | 60px CJ Entus | 60px Jin Air Greenwings |
2 준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2015. 04. 17.) | |||||||||||
CJ 엔투스 | 3 | 0 | 진에어 그린윙스 | ||||||||
○ | ○ | ○ | - | - | × | × | × | - | - | ||
플레이오프 진출 | 결과 | 4위 |
준플레이오프 MVP | ||||
1세트 | 2세트 | 3세트 | 4세트 | 5세트 |
선호산 (Space) | 박상면 (Shy) | 강찬용 (Ambition) | - | - |
상승세를 탄 전통의 강호 vs 위태로운 신흥 강호
명가의 완전한 부활인가, 연막의 성공인가
진에어는 IEM 이후 크게 변화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CJ와 달리 최근 경기들에서도 제라스를 필두로 한 기존 픽들을 기용하다가 다른 팀들에게 철저하게 파훼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CJ는 폼이 떨어졌다는 진에어나 최약체 중 하나인 IM이 상대였긴하나 신선한 픽과 운영을 보여주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태. 진에어는 승리를 위한다면 변화된 모습이 필요하다.
CJ와 진에어의 매치업이라는 특수 요소를 떠나서도 이번 준플레이오프 경기는 스프링 말미 대격변 폭풍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기세가 좋은 SKT, CJ, KT 등의 팀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소위 OP 챔피언들이 많이 나타난 이때에 이를 밴픽 심리전에서 얼마나 잘 활용했느냐에 기원한다. 바텀에는 우르곳과 칼리스타가 매우 높은 밴률을 보이고 있고 정글은 갱킹도 좋고 운영도 좋은 원탑 렉사이가 있다. 1.5티어로 한타의 세주아니, 운영의 누누가 각광받는 추세. 미드는 초가스 카시오페아 블라디미르 등의 핫한 챔피언뿐만 아니라 별 챔피언이 다 나와서 춘추전국시대를 펼치고 있다. 탑 같은 경우 최근 주목받았던 탑솔러가 강타를 드는 전략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상대 탑솔러가 강타를 들지 안 들지의 여부도 팀 차원 전략에 끼치는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모든 OP를 밴하기에는 밴카드가 모자라고 결국 OP를 내주더라도 이를 카운터픽으로 반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챔피언 풀이 넓은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CJ는 보여준 게 있고 진에어는 제라스를 고집하다 패배했다. 갱맘의 제라스가 진에어의 혀를 내두르는 연기력이었는지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판가름날 것이다.
CJ에게 웃어주는 요소는 모든 라인의 밸런스가 균형잡혀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기 챔프폭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샤이와 코코는 필요하다면 캐리력도 보여줄 수 있는 탑솔러와 미드 라이너로 성장했고 앰비션은 2라운드 정글 2대장으로 불릴 만큼 CJ 역사상 최고의 정글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건 우주매라 바텀 듀오의 괄목상대. 이는 진에어의 최근 약점이 바텀에 있다는 것과 묘하게 맞물린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진에어는 CJ를 전략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인 캡틴잭과 파일럿, XD와 체이라는 식스맨 체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SKT가 식스맨 체제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건 포지션이 겹치더라도 선수마다 다른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사실 1팀 2컬러를 구축해냈기 때문이다. 변화가 절실한 진에어에게 바텀 듀오가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면 CJ에게 충분히 혼란을 줄 수 있는 변칙적인 수로 기능할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당일까지 준비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달리 진에어가 CJ에게 무기력하게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이유다.
2.1 1세트
진에어는 열심히 준비해온 픽밴과 전략(3라인 스왑)을 실행했고, 그게 다였다. 미드에 선 진에어의 봇 듀오는 코코를 말리거나 미드를 밀지 못했고, 탑에 선 갱맘은 룰루로 샤이의 강타 헤카림과 파밍 싸움을 했으며, 봇으로 간 트레이스의 강타 쉬바나는 스페이스의 극한의 라인 프리징으로 인해 성장이 말려버리며 독 두꺼비 리젠만을 기다리며 지워졌다. 로밍과 갱으로 라인을 지원해야 할 체이의 쓰레쉬와 체이서의 세주아니는 와딩 타이밍조차 어긋났다. 자연히 자유로워진 메라와 엠비션이 맵 장악을 하고 오브젝트를 가져갔다. 이후 바텀 억제기 포탑 앞에서 대놓고 서있는 샤이의 헤카림이 게임의 백미. 그리고 그대로 게임은 종료. 메라가 모르가나 Q를 귀신 같이 적중시키면, 스페이스는 넙죽넙죽 받아먹으며 둘 모두 데스 없이 킬 관여율 100%를 기록, 게임을 캐리했다. 그 외에도 2:1로 갱맘에 뒤지지 않는 CS를 보여준 코코나, 샤이의 강타 헤카림, 엠비션의 누누도 모두 MVP급 활약을 선보였다.
2.2 2세트
무난히 진에어가 지네어
양팀의 탑솔러들이 강타 텔포 탑솔(블루 팀 진에어 쉬바나, 퍼플 팀 CJ 헤카림)을 들고 왔지만, 진에어는 이해할 수 없는 전 라인 스왑을 또다시 보여줬다. 갱맘 카시오페아 탑, 미드에 바텀 듀오, 봇에 트레이스 쉬바나를 보내는 이해할 수 없는 전술 기용,[1] 그럼에도 코코의 직스를 전혀 말리지 못하고 트레이스는 말릴 대로 말려버린 라인전 끝에 무난히 패배했다.[2] 갱맘이 코코를 상대하지 못해서 갱맘을 탑으로 도망치게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최강의 라인전을 가진 카시오페아를 준 돌진기를 가진 탑에게 도망보내고 최강의 라인 클리어 능력을 가진 직스를 말리겠다며 봇 듀오를 미드로 보낸 것은 결국 아무 효과도 보지 못했다.
쉬바나는 결국 어떻게든 CS를 복구하기는 했으나 이미 팀은 말릴 대로 말려버렸고, 무력하게 드래곤을 모두 내 주며 쉬바나는 궁극기조차 게임 내에서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샤이에게 준 솔킬을 따이는 등 팀 전체가 무력하게 당했다. 경기 중반 용 한타를 앞두고 샤이의 헤카림이 트레이스를 상대로 실수인지 아니면 킬각을 본 것인지 궁을 빼면서 진에어에게 기회가 온다.[3] 하지만 체이서가 (해설진은 지적하지 않았지만) 궁극기를 엄한 데 날리는 동시에 용도 앰비션이 먹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한타 대승, 용, 바론의 이득 삼위일체를 CJ가 가져간다. 이후 코코의 직스가 핵폭탄 포킹을 보여주며 무난히 CJ가 승리한다. 메타가 변하면서 더이상 A급 미드가 아니게 되어버린 갱맘의 한계가 나타난 1, 2세트.
2.3 3세트
샤이의 강타 텔포 쉬바나 교육 방송
???: 너 그랩 좋아하지? 옛다.
트레이스가 헤카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진에어는 우르곳 대신 헤카림을 밴하면서 스페이스가 우르곳을 가져가게 된다. 코코는 2세트에서 흥한 직스를, 앰비션 역시 2세트에서 흥한 그라가스를, 매라는 쓰레쉬가 열리자 바로 픽한다. 거기에 샤이가 냉큼 강타 쉬바나를 가져오며 단단한 조합이 완성된다. 이로서 CJ가 현 메타에 맞춰보면 밴픽서 웃는 상황. 트레이스의 룰루가 초반 최대한 쉬바나를 푸쉬해보지만 쉬바나는 나름 잘 버티고 오히려 앰비션의 그라가스가 캡틴잭의 시비르와 체이의 노틸러스가 있는 봇을 후벼판다. 용한타에서 CJ가 용을 가져가고 쉬바나와 노틸러스가 교환되려는 찰나 매라의 귀신 같은 사형 선고와 코코 직스의 스킬 연계가 작렬하면서 시비르가 터진다. 이후 게임은 급속도로 CJ 쪽으로 기울고 샤이의 쉬바나가 하드하게 봇을 푸시하던 도중 건 체이서의 이니시조차 쉬바나의 빠른 합류로 1:1 교환에 그친다. 결국 바론, 용 등 모든 오브젝트를 CJ가 접수하면서 압살했다. 특히 샤이는 초반 라인전의 열세를 극복하고 중반부터는 오버파밍과 상대 정글 빼먹기를 보여주며 강타 쉬바나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반면 진에어는 멘탈이 바스러졌는지 전체적으로 호흡이 안 맞았는데, 특히 경기 후반 체이서가 궁극기를 쉬바나 하나에 맞추는 장면은 클템까지 화나게 만들었다.
2.4 총평
명가 재건의 서막을 알린 CJ, 추락한 진에어.
진에어의 일장춘몽
CJ는 상대가 준비한 스왑 전략에 잘 대처하며, 상대를 당황시켰고, 한 치의 빈 틈도 주지 않는 타이트한 운영으로 진에어를 말려죽였다. 선수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사과문 등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샤이는 2라운드 중반부터 케넨, 잭스 등의 카드를 선보이더니 헤카림과 쉬바나까지 능숙히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앰비션은 자신이 운영형 정글러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누누로 완벽한 시야 장악을 보여주었으며 그라가스로 노련한 플레이를 보였다. 코코 역시 직스라는 새로운 카드를 선보이며 초가스, 카시오페아, 블라디미르, 말자하, 르블랑 등 상대를 혼란시킬 수 있는 챔프 폭을 보여주었다. 우주-매라 듀오 역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하드 캐리했으며 특히 매라는 3경기 동안 한 번도 죽지 않았고 3경기는 킬 관여율 100%의 괴물 같은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진에어의 핵심 전략이자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늪롤에 대해 자세히 알려면, 늪롤이라는 단어의 원조이자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늪 축구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늪 축구는 점유율을 포기한 대신 진영을 수비적으로 걸어잠그고, 연계 플레이와 아슬아슬한 거친 파울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며 상대가 심리적으로 초조해지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수비를 뚫기 위해 골몰하는 상대 팀의 빈틈이 생길 경우 곧바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한 뒤 또 다시 수비적으로 걸어잠그며(...) 그야말로 늪에 빠진 듯이 상대를 서서히 침몰시키는 전법이다. 늪롤도 게임이 축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로 바뀌었다 뿐이지 완전히 똑같다. 마찬가지로 수비적으로 진영을 갖춘 뒤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주지 않으며 라인 정리, 타워 파괴 등의 이득을 야금야금 챙기고, 여기서 새로운 이득을 취하기 위해 바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낚시와 수성으로 상대방의 출혈을 유도하며 자멸시키는 전술이다.
하지만 축구건 리그 오브 레전드건, 이 늪 전술을 선택하는 가장 유력한 상황은 '상대와 정면승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을 때'이다. 말 그대로 '메카닉 vs 메카닉', '정석 vs 정석'으로 상대를 찍어누를 자신이 없기 때문에 정면승부를 포기하고 수비적이고 변칙적인 전황으로 유도하여 상대를 자멸시키는 전술인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최상급일진 몰라도 전 세계로 치자면 축구 후진국이나 다름 없는 나라이고, 피파 랭킹이 바닥에 위치해 있는 팀이 아닌 이상 국가대표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나라이기에 2015년 아시안컵 이후로 이런 전법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와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다르다. 축구는 이 늪 전술이 아직도 먹히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이제는 정면승부를 피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전황이 펼쳐지고 있다. 점점 공격적인 챔피언들의 픽률이 높아져가고, 소규모 국지전은 물론 대규모 한타가 벌어지는 횟수도 아직까지 많지는 않지만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진에어는 끝내 적응하지 못했다.
정말로 안타까운 것은 애초부터 축구 후진국이므로 아직도 늪 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는 달리, 진에어 그린윙스는 선수 하나하나가 실력도 출중하고 색깔도 확실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이기에 늪 전술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얼마든지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진에어 단일 팀의 기반이 되는 2014 서머 시즌의 진에어 스텔스는 매우 공격적인 팀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 중심에는 하락세였던 세이브를 제치고 사파 탑솔러의 정점으로 등극하는 동시에 팀 파이트를 배워가던 트레이스, 이적 후 숨겨진 공격성과 캐리력이 만개한 잭선장이 있었다. 게다가 현재는 당시 미묘한 폼을 보여주던 체이서가 개인 기량으로는 한국 탑 클래스 정글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플라이 대신 영입한 갱맘 또한 창의성 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미드 라이너이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한 건지, 아니면 따라가는 속도가 느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롭게 변한 소환사의 협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던 진에어는 결국 스스로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우린 늪롤하고 있는데 쟤네는 뻥롤을 하고 있다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 해설은 이에 대해 진에어가 주체적으로 이니시를 걸고 스킬 콤보를 연계해나가는 모습을 3세트 내내 한 번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본래 체이서는 초반을 풀어나가는 것은 수비적이어도 이니시는 매우 공격적으로 걸던 정글러였고, 체이 또한 1라운드의 2단 부스터 애니만 보아도 알 수 있듯 피지컬이 빛나는 서포터이다. 하지만 2라운드 중후반 진에어가 보여준 모습은 제라스와 빅토르에 취해 먼저 이니시를 거는 법을 다 잊어버린 듯한 팀원들의 실망스런 모습 뿐이었다. 체이서는 정작 초반의 날카로움을 겸비해 클래스가 상승했다고 평가받았지만, 팀은 먼저 킬을 먹고 CS 격차를 벌리더라도 전혀 이를 스노우볼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상대에게 승리를 갖다바쳤다. 게다가 체이서, 트레이스, 체이 모두 이니시 각을 전혀 보지 못하고 누군가 이니시를 열어도 서로 호응해주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며 조합상 이득을 보아야 하는 타이밍에도 한타를 통해 승기를 넘겨주는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게다가 2세트의 미드 스왑은 이득을 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결국 해설진은 미드 맞라인전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타도 못하고 운영 이해도도 낮던 시절에도 라인전 하나만큼은 알아주었던 갱맘이 아무리 상대가 최근 솔로 랭크와 대회 양쪽에서 개인 기량이 정점에 달한 코코라고 해도 맞라인전을 피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1라운드 초반만 해도 남들 다 골랐다 하면 패하던 아리로 기막힌 암살을 보여주던 갱맘이 어쩌다 그런 선택까지 하게 되었는지 의문. 제라스와 빅토르로 타워에 허깅하다 보니 과거의 허점이 존재하더라도 분명 날카로웠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하지만 반대로 진에어라는 팀에게 여전히 서머 시즌의 희망이 남아있는 이유는 개개인의 역량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트레이스는 큐베에게 라인전에서 밀리거나 라일락을 압도하지 못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였지만, 폼이 절정인 스멥을 라인에서 이기거나 듀크, 마린과 5:5 싸움을 하는 등 개인 기량이 나름 건재하다. 갱맘 또한 뭔가 멘탈이 나간 듯한 이번 플레이오프의 암울한 모습을 제외하면 적어도 라인전을 망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체이서의 평가가 준수한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 식스맨 기용 문제로 점점 잡음이 많아지는 봇 듀오만 어찌 수습한다면 적어도 진에어라는 팀이 계속해서 초반부터 프로를 상대하는 아마추어 팀처럼 터져나갈 가능성은 적다. 그러므로 진에어에게 필요한 것은 선수들의 마인드 변화와 동시에 코치진의 발상 전환이다. 1라운드의 천정희 코치가 개성 가득한 선수들에게 늪 롤과 운영을 가르치고 자제심을 기르게 하여 대박을 쳤다면, 2라운드가 되어서는 변화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개인 기량은 좋지만 팀 플레이가 모자랐던 선수들의 과거 모습과 성공적이었던 1라운드 사이에서 중용의 묘를 터득해야 더 경쟁이 치열하고 전략과 전술이 복잡해질 서머 시즌에 다시 도약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3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2015. 04. 24.) | |||||||||||
SKT T1 | 3 | 2 | CJ 엔투스 | ||||||||
× | × | ○ | ○ | ○ | ○ | ○ | × | × | × | ||
결승전 진출 | 결과 | 3위 |
준플레이오프 MVP | ||||
1세트 | 2세트 | 3세트 | 4세트 | 5세트 |
박상면 (Shy) | 강찬용 (Ambition) | 배성웅 (Bengi) | 배준식 (Bang) | 이상혁 (Faker) |
기세와 기세의 충돌
AGAIN 2013이냐 AGAIN 2012냐
두 팀의 최근 기세는 상당하다. SKT는 최근 한국 1위인 GE를 페이커가 던졌음에도 2:0으로 압살했으며, CJ는 준플레이오프 포함 9세트를 연승 중이다. 비록 2라운드는 SKT가 압살했으나, 한 때 샤이가 마린의 인간 상성이었던 적도 있었고, 막판 GE전에서 페이커의 모습은 불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 경기 MVP는 페이커였지. 직스가 다시 돌아온 지금 직스하면 떠오른 그 분이 SKT인 것도 변수이다.
일단은 SKT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정규 시즌 후반에 GE를 그냥 이긴 것도 아니고 압살하며 이겨버린 게 너무 큰 듯.
3.1 1세트
데스윙과 웅의 의지의 위력
사실 배성'웅'의 의지였다 카더라
요즘 한참 유행하고 있는 강타 메타의 정면 충돌이었다. 마린은 헤카림을, 샤이는 쉬바나를 골랐다. 필밴급으로 꼽히는 우르곳이 풀리자 CJ는 선픽으로 우르곳을 가져갔고 SKT는 김동준 해설이 완전체라며 극찬 중인 그라가스 정글을 선픽. CJ의 정글은 운영형 정글의 대표주자 누누였고 SKT의 원딜은 간혹 밴되기도 하는 시비르였다. CJ의 미드는 국내에선 마이너한 아지르였고, 서포터로는 각각 승률 100%를 기록 중이던 울프의 잔나와 매드라이프의 노틸러스가 대결하게 됐다.
퍼블은 SKT가 봇에서 가져갔지만 그 이상 이득을 가져가진 못했고, 톰이 두 번째로 봇을 찔렀을 때, 우르곳-노틸러스의 탱키함과 군중제어기 활용 때문에 시간이 너무 끌리면서 샤이가 순간이동으로 합류해 노틸러스와 시비르를 교환. 게다가 톰이 그라가스로 벽을 넘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러 톰까지 잡히고,[4] 드래곤도 내주었다. 그 후 라인전이 CJ 측으로 기울었고, 중간중간 벌어진 한타 때 우르곳이 헤카림이나 블라디미르를 적절히 묶고 샤이의 쉬바나가 적진 한가운데에서 딜탱을 모두 수행하면서 CJ가 매번 이겼다. 톰의 그라가스가 몇 번 아쉬운 판단을 보이면서 스노우볼이 가속화되기도 했다. 헤카림을 필두로 SKT가 저항해 보기도 했으나 결국 CJ가 첫 세트를 승리.
3.2 2세트
역시 앰비션 선수는 뭘 드는 캐릭터를 잘합니다.- 이현우
1세트 종료 후, SKT는 이지훈 대신 페이커를 투입했다. 상황이 좋지 않으니, 안정적인 이지훈 대신 공격적인 페이커를 선택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CJ는 페이커의 라인 파괴를 막기 위해 룰루 대신 르블랑을 밴한다. 참고로 이후 CJ는 페이커가 타 라인에 주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뱅의 캐리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르블랑, 카시오페아, 칼리스타를 고정적으로 밴했다.
2경기에서는 SKT가 원래 골랐던 챔피언들을 CJ에서 대부분 가지고 오는데, 탑 헤카림, 미드 블라디미르, 원딜 시비르를 가지고 왔다. SKT는 쉬바나를 밴하고 대신 헤카림을 마킹하기 위한 캐릭터로 나르를 선택했다. 실제로 마린은 라인전 내내 헤카림의 라인을 밀어대서 헤카림이 강타를 활용한 추가적인 CS를 먹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라인을 풀어낸 것은 앰비션이었다.
퍼스트 블러드는 봇에서 터졌다. 바로 직전 갱킹에서 나르가 텔포까지 타고 날아왔으나 랜턴으로 무난히 빠져 나간 CJ의 봇 라인 때문에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SKT는 용 사냥을 시작했고, 그러자 속속들이 도착하기 시작한 CJ의 멤버들과, 엠비션의 빠따질갱킹에 알리스타가 사망하면서 퍼스트 블러드가 발생했다. 이후 약간 불리함을 안게 된 나르를 날카롭게 찌른 앰비션의 몸통 박치기와 나르의 폴짝이 겹치면서, 나르가 회피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폴짝 뛰게 되어 사망했다. 이후 앰비션은 가는 곳마다 빠따질갱킹을 성공시키면서 팀이 유리하도록 도왔다.
게임이 터진 것은 2번째 용 교전이었다. 마린이 바로 날아오지 않고 조금 있다가 날아왔는데, 하필이면 이미 라인 자체가 CJ가 누누와 알리스타를 거의 끊어먹어 가면서 마무리가 되던 시점이었다. 나르의 궁이 3명에게 맞았지만 이미 전세 자체는 기울어서 4인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이 후에 경기 자체는 완전히 CJ에게 기울면서 무난하게 이겼다. 특히 블라디미르의 Q 한 방에 누누의 피가 반이 날아가는 등, 탑과 봇이 투닥투닥 하는 동안 블라디는 CS를 꾸역꾸역 먹으면서 성장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는 탑과 봇이 흔들리면서 파밍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제라스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역시 밴픽인데, 공격적으로 라인전의 우위를 점하는 페이커의 특성상 수비적이고 소극적인 파밍을 해야 하는 제라스와는 상성이 잘 맞지 않는다. 페이커의 제라스는 이번 시즌 승률 0%다(...). 과거에는 오리아나, 직스로 고승률을 기록하고 제라스로 코어템 조립술과 바론 스틸을 보여주는 등 정적인 미드 또한 잘 다루는 선수였으나, 이번 시즌은 제라스, 아지르를 골라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고 마린보다 더 높은 빈도로 CD를 발매하며 비판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전문가들로부터 팀의 조합도 상대로부터 제라스를 지키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데 팀을 위해 픽하는 것이 맞냐는 혹평을 들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제라스 대신 다른 공격적인 챔피언을 했다면 가뜩이나 초식계에 들어가는 블라디미르가 CS를 먹거나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그러면 그 미드를 풀기 위해서 미드 쪽으로 갱킹이 집중되면서 탑이나 봇 라인이 조금 더 살 길이 나왔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팀을 위해 고른 제라스는 결국 이도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오면서 무난하게 팀 전체가 말리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SKT는 정글러로 누누를 뽑았는데 이 역시 앰비션의 누누가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자 뺏어온 느낌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었다. 1경기의 CJ는 아지르를 뽑아서 누누와의 시너지를 보았지만 2경기의 SKT는 누누의 끓어오르는 피와 어울리는 챔프를 하나도 뽑지 않았기 때문. 차라리 1세트에 픽한 그라가스를 뽑았다면 술통 폭발로 역이니시를 하면서 제라스가 좋아하는 카이팅 구도가 가능했을 텐데 조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1, 2경기에서 SKT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반면 그 상대 팀인 CJ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고, 이 시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CJ와 GE의 결승전을 예측하고 있었다.(...) 3경기 시작 전에 결승전 승자는 CJ가 될 것이라고 함과 동시에 표를 예매한 사람이 카메라에 잡힐 정도로. 그러나 CJ가 결승에 진출하는 일은 없었다.
3.3 3세트
구원 투수 등판, 벵기의 등장과 함께 SKT T1의 운명이 달라졌다
마침내 11연승으로 깨진 CJ의 연승 행진[5]
시작은 CJ가 나쁘지 않았다. 벵기는 레드로 스타트, 이후 늑대를 먹고 블루로 향했고, 앰비션은 자신의 돌거북만 먹고 바로 적 블루에 카정을 시도, 블루를 빼앗아 오는 데 성공한다. 그 이후 자신들의 블루를 라이즈에게 넘겨주며 미드에도 힘을 실어주는 운영을 한다. 블루를 빼앗긴 벵기는 상대 정글로 들어가 칼날부리만 빼먹고 바텀 라인으로 갱킹을 가려고 시도하나, 바로 이전에 매드라이프가 레드 진형에 설치해 놓은 와드에 위치가 발각되어 죽을 뻔했고 울프의 랜턴 덕분에 겨우 빠져나오게 된다. 이어지는 누누의 바텀 갱킹은 깔끔하게 성공하여 울프를 잡아내고 퍼블을 가져가게 된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역시 변기, 3버프 무난하게 내주죠'라며 뱅기의 출전에 웃음 섞인 반응들을 내보였다. 그러나...
미드 첫 갱킹으로 라이즈의 점멸을 빼 놓은 벵기는 재차 갱을 시도, 페이커와 함께 라이즈를 잡아낸다. 미드가 비어버린 CJ는 누누가 미드를 커버하게 되고, 이를 놓치지 않은 벵기는 그대로 바텀에 갱킹을 시도, 스페이스를 무난하게 잡아내는 데 성공하며 경기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공방전을 거듭하다 상대가 블루를 먹는 타이밍을 노려 솔용까지 성공하여 분위기를 T1의 분위기로 이끈다.
T1은 분위기를 잡은 채 조금 천천히 운영하며 미드와 바텀 타워를 거의 깨기 직전까지 압박하고, 탑은 강타 헤카림 vs 마오카이 구도에서 마오카이가 무난하게 라인전에서 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마오카이가 약간의 우위를 잡은 채로 공방전을 하고 있는 상황. 두 팀은 두 번째 용을 앞두고 시야 싸움에 돌입하고,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T1이 시비르 궁, 룰루의 이속 버프로 2단 부스터를 달고 앰비션을 물어 잡아버렸다. 그래도 순간이동을 타고 온 헤카림의 궁이 상대에게 정통으로 들어가며 싸움이 이어지나 했으나, CJ가 탑, 미드, 정글이 죽고 남은 2명도 겨우 살아 도망가는 동안 마오카이 하나만 잡는 데 그친다. 이를 바탕으로 T1은 페이커는 미드 타워를, 남은 3인방은 용을 가져가며 승기를 굳히게 된다.
이후 홀로 탑에서 파밍하는 마오카이를 헤카림, 라이즈, 누누 3인방이 잡아보려 하였으나, 이미 마오카이는 세계수 그 이전 단계까지 성장하였기에 잡히지 않고 타워를 허깅하고 되려 역으로 헤카림을 빈사 상태까지 몰아넣게 된다. 이후에도 T1은 유리함을 잡고 서서히 스노우볼을 굴리며 전 라인의 1차 타워를 깼고, 점점 격차를 벌려가게 된다.
3번째 용을 앞두고 시야 싸움을 하던 와중, 레드 팀의 부시 위에서 벵기가 매드라이프에게 물렸으나, 오히려 뱅이 레드 구덩이 속에서 딜을 넣던 징크스에게 합류, 단단했던 벵기는 울프가 던져 준 랜턴을 잡고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스페이스를 잡아버리게 되고, 민병대 텔포를 타고 합류한 마오카이와 빠른 이속으로 합류한 룰루에게 오히려 역관광을 당하게 되며 헤카림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T1은 미드 2차, 바론, 용까지 먹고 완벽하게 승기를 굳혀가고, CJ는 바텀 2차 앞 부시에서 낚시 플레이를 노렸으나, 성장 격차가 커 오히려 도망치게 된다. 완벽한 승기를 잡은 T1은 돌려 깎기를 시도하다 미드 한타 대승을 바탕으로 그대로 경기를 끝내게 된다.
CJ의 조합이 다소 아쉬웠다. 미드와 봇에 라이즈와 징크스가 가서 강력한 딜을 중심으로 한 조합을 짜고, 정글마저 누누였기 때문에 부족했던 뒷선 처리 능력을 헤카림으로 보완하고자 했으나, 팀이 도와줘야 탱킹력이 발휘되는 헤카림은 혼자서 상대 뒷 라인의 딜을 받고 녹아내렸고 남은 딜러진은 여전히 살아남은 마오카이와 헤카림을 처리한 딜러진에 휩쓸렸다. 헤카림 대신 혼자서도 탱킹이 가능한 마오카이나 쉬바나를 탑으로 사용하거나,[6] 초반에 강력한 챔피언을 하나 정도는 픽해 딜러진의 성장을 돕는 쪽으로 조합을 짰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한편 국내 한정으로 대회에서 징크스가 힘을 쓰지 못하는 징크스징크스 징크스는 이어졌다.
3.4 4세트
루윤발의 재림 ???: 빵야 빵야 빵야!
역전당한 게임을 다시 역전시킨 마린의 미드 상륙작전
SKT는 룰루가 지난 세트에 이어 또 다시 밴에서 풀리자 룰루를 선픽한다. 코코는 진에어전에서 재미를 본 직스를 픽하였으며이지훈: ㅂㄷㅂㄷ 뱅은 상대 시비르를 상대하기 좋은 루시안을 픽하였다. 벵기는 또 렉사이를 가져갔고 앰비션은 좀 더 변수를 만들기 좋은 그라가스로 대항했다. 탑에서는 마린의 마오카이를 상대로 라인전 상성인 거품나르를 픽.
쓰레쉬가 점멸이 빠진 틈을 노려 점멸 쿨이 아슬아슬하게 돌아오기 전 갱을 통하여 선취점을 SKT가 가져갔지만, 이 때 애니의 점멸이 빠졌기에 쓰레쉬가 곧 미드에서 시야장악하다가 점멸 E로 애니를 붙잡으며 설욕하였다. CJ 봇 듀오가 집으로 후퇴하자[7] SKT가 드래곤을 치고, 그라가스가 과감하게 점멸까지 쓰면서 스틸을 노려보았지만 실패하며 오히려 사망. 애니는 CJ가 죽였지만 SKT가 이득을 봤다. 기세를 탄 SKT가 상대 블루 지역에 들어가는데, 그라가스가 매복해 있다가 덮치면서 순간적으로 애니를 빈사 상태로 만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궁극기 쿨이 살짝 남았던 상태라 죽이지 못했고 직스보다 룰루의 백업이 더 빨랐으며 합류하던 시비르가 끊기기까지 해서 CJ 봇 듀오만 죽었다. 루시안은 킬을 바탕으로 라인전 우위를 더욱 굴려나갔고, 룰루도 라인 주도권을 쥔 상태였으며, 비록 탑에서는 나르가 CS를 앞서고 있기는 했어도 마오카이가 제 기능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차이가 벌어지나 했는데, 2번째 용 싸움 전에 점멸 없는 루시안이 무리하게 시비르를 노리던 것을 적절히 컷하고 렉사이까지 잡으면서 CJ가 어느 정도는 따라갔다. 게다가 마린이 무리하게 상대 레드를 노리다가 렉사이와 함께 죽으면서 직스가 2킬을 획득, 게임을 오래 끌고갈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로가 상당히 비슷해진 상황에서, 3번째 드래곤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드래곤을 SKT가 획득하고 나서 혈전이 벌어졌으나 결과적으로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승부가 미뤄졌다.
SKT는 3코어를 보유하여 잘 큰 루시안과 푸시력 좋은 룰루를 이용하여 귀찮은 미드 타워를 힘으로 밀어내려고 시도했는데, 미드 1차를 파괴한 직후 또 다시 서로의 스킬이 아슬아슬하게 빗발치는 전투가 벌어졌고, 반피 마오카이와 체력이 꽤 많이 남은 렉사이가 체력 없는 직스, 쓰레쉬, 그라가스를 상대하는 동안 샤이가 루시안, 룰루, 애니를 마크하면서 시비르가 합류, 렉사이를 잡아내고 CJ가 추격하자, 돌연 루시안이 앞으로 끈질긴 추격을 쓰고 쓰레쉬를 순삭. 전세가 역전되어 마오카이가 시비르를 물고 딜러진을 전멸시키며 미드 2차까지 파괴하여 크게 앞서나갔다. 탑에서 홀로 라인을 밀던 룰루를 반드시 끊으려던 CJ의 시도는 룰루가 급성장과 보호막으로 오래 어그로를 끈 다음 아슬아슬하게 살아나가며 실패하였고 잘 큰 루시안이 직스를 쫓아내고 합류해버리면서 오히려 직스를 제외한 CJ 전원이 전멸하고 말았다. 바론마저 SKT가 획득.
SKT가 완연히 기세를 탄 상황이었는데, 페이커가 상대 블루 지역에 와딩이 되어 있는 걸 모르고 매복했다가 끊기고, 미드 2차를 압박당하던 와중 렉사이마저 끊겨서 CJ가 다시 꽤 따라갔다. 그러나 바론 지역에서 마오카이를 끊으려다 그라가스를 잃으며 또 다시 SKT가 한 발짝 앞서나갔고, 무난히 획득해 온 드래곤 버프는 4스택에 달했다. 그 후 대치가 길어지다가 룰루가 바텀에서 발견되자 CJ는 바론을 극딜하였고 곧 바론 지역에서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라가스의 술통과 직스의 폭탄이 후방 딜러진을 봉쇄하는 데 성공하면서 CJ가 승리를 거두고 바론까지 획득하였다. SKT는 아쉬운 대로 생존해 있던 루시안을 이용해서 드래곤 5스택으로 회전했다.
잘 성장한 루시안이 룰루 버프를 받고 공세를 취하나 잘 큰 직스의 우수한 수성 능력으로 CJ가 버텨나갔고, 별다른 전황의 변화 없이 또 한 번 드래곤 버프를 둘러싸고 대치하게 됐다. 렉사이가 체력을 많이 잃고 집에 간 찬스를 놓치지 않고 CJ가 드래곤을 가져갔으며, 직후 마오카이가 개시한 한타에서 룰루가 루시안을 보조하지 못하고 먼저 사망한 반면 코코의 직스는 아슬아슬하게 생존하여 마오카이를 제외한 SKT 전원이 전사. 게임을 끝낼 수 있을 것만 같던 상황에서, 마린이 상대 미드 미니언을 가로막는 순간이동을 시전하고 미니언을 모두 지워버렸다. CJ는 뒤로 회전하여 마오카이를 죽이기는 하지만 마오카이의 수호 천사까지 빼면서 시간이 많이 끌렸던 데다, 미니언이 없어서 강화된 포탑을 뚫기엔 너무 위험해 보였던 상황이라 결국 억제기만을 취하고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바론까지 CJ가 획득했기 때문에 경기의 향방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8]
바론 버프와 직스의 강력한 공성 능력을 이용해 CJ가 바텀 억제기 앞까지 진군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SKT가 결사적으로 저항하여[9] 억제기까지는 파괴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술통 폭발으로 마린을 끊을 뻔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SKT가 버티는 데 성공. CJ가 귀환했다가 드래곤 지역으로 향하는데, 귀환한 타이밍에 SKT가 드래곤 지역을 미리 장악할 수 있었고 혼자 드래곤 지역에서 간을 보던 나르의 점멸까지 뽑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서, 결국 다시 한 번 드래곤의 위상을 두르게 됐다. 루시안이 드래곤 5스택, 풀템,[10] 룰루 버프의 위용을 뽐내며 CJ를 압박하였으나 수성의 달인 직스의 힘으로 CJ가 거의 손해 없이 막아내었다.
다음 바론이 젠되었는데, 그라가스가 CJ 측 레드 쪽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것을 벵기가 칼 같이 캐치하여 물고 늘어진 결과 그라가스의 점멸을 뺄 수 있었다. 마침 바텀 웨이브도 SKT 측이 좋은 상황에서 바론을 먹을 것처럼 심리전을 걸자, 직스가 바론 확인(겸 스틸)을 위해 바론에 궁극기를 날려버리면서 한타에 치명적인 차질이 생겼고, 한타를 회피하기 위해 시비르 궁극기까지 소모되면서 바론 지역 주도권을 SKT가 완전히 틀어쥐었다. 바론을 잠자코 내줄 수는 없었던 CJ가 대치전을 시도하지만 그라가스가 마오카이에게 곧바로 물리고, 렉사이와 마오카이가 적진 한가운데로 파고들어 탱킹하는 사이, 상대 주요 스킬이 빠지는 것을 확인하고 루시안이 파고들어 프리딜으로 직스와 시비르를 제외한 3인을 전멸시키며 마오카이만을 내주고 바론을 획득하였다. 바론 버프와 게임 주도권을 이용해서 또 드래곤의 위상을 얻어내는 SKT. 이때 루시안은 공격력이 550을 넘었고, 치명타율 65%, 공격 속도는 격노 효과까지 더해져서 1.7 가량에 바론, 광란 효과, 룰루의 버프를 받은 순간 이동 속도는 750을 넘겼다. 드래곤의 위상과 잉걸불 문장으로 1초마다 추가 고정 피해 55를 가할 수 있는 데다 흡혈율도 30%에 달해서 체력 수급도 금방인 괴물이 되었다. 바론, 드래곤의 위상, 6딜템, 영약, 룰루 버프, 레드 버프를 두른 루시안이 상대 타워로 앞 E를 써서 타워를 칠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고 결국 CJ가 2억제기를 내줄 수밖에 없게 됐다. 탑 억제기 앞 타워까지 곧 공략당했고, 버프는 다 빠졌지만 슈퍼 미니언이 양갈래로 밀고 들어오는 통에 결국 3억제기와 쌍둥이 타워 하나까지 파괴당했다. CJ가 넥서스 앞에서 발이 묶이자 SKT는 바론을 공략하러 떠났고, 절망적으로 나르가 바론을 먹기 전에 진입하지만 아무런 호응이 없어 홀로 사망, 뒤이어 CJ 전원이 전멸당하며 결국 게임은 블라인드 매치까지 이어지게 됐다.
영어 해설인 김몬테가 OGN Plus나 Summoning Insight 등에서 이 경기를 리뷰하면서 밝힌 통계에 따르면, 뱅은 7만, 코코는 10만의 챔피언 딜을 각각 넣었다고 한다. 장기전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딜량.
3.5 5세트
5경기 블라인드 픽 | |||
SKT T1 | CJ Entu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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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13, 돌아온 악마 듀오
SKT T1, 최초로 역스윕 2회 기록[11]
오랜만에 블라인드 픽 경기가 나왔다. SKT는 마오카이-렉사이-르블랑-칼리스타-쓰레쉬, CJ는 쉬바나-그라가스-아지르-우르곳-노틸러스로 조합을 짜면서 특이하게도 블라인드 픽임에도 미러전이 없는 경기가 되었다.
샤이는 강타와 순간이동을 들었고, 마린은 강타 메타의 주류인 헤카림의 카운터로 잘 알려졌으며 3경기 때 효율적으로 헤카림을 견제한 마오카이를 다시 꺼내들었다.[12] 페이커는 리븐 초상화를 계속 띄워놓다가 10초를 남겨 놓고 르블랑을 픽했으며, 이걸 어느 정도 의식한 코코는 르블랑을 상대하기 좋고 자신도 꽤 쓰는 아지르를 픽했다. 앰비션은 오늘 큰 활약을 보여준 그라가스를, 벵기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최고의 정글러인 렉사이를 뽑아 들었다. 봇 라인은 상대를 끌어올 수 있는 챔피언 중 유틸성이 강한 쓰레쉬와 탱킹력이 좋은 노틸러스, 그리고 무빙과 카이팅이 좋고 4경기 봉인된 칼리스타와 현 덩치 메타의 핵심 중 하나인 지속력 있는 원딜 우르곳이 각각 맞부딪혔다.
페이커는 아지르의 초반 지옥 같은 견제를 의식해 도란 링 대신 플라스크를 선템으로 갔으나, 코코는 자신의 아지르가 괜히 밴을 먹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만약 점화를 들었다면 초반에 퍼블이 났을 만한 아찔한 상황까지 만들어 내며 초반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한다. 그 상황 이후 미드로 각 팀의 서폿, 정글이 모이면서 소규모 한타가 열렸는데, 여기서 렉사이가 적극적으로 아지르에게 딜을 넣어서 뒤이은 르블랑의 W를 통한 진입에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아지르가 플을 쓰고, 노틸러스 역시 쓰레쉬의 사형 선고를 피하기 위해 플을 쓴다. 결과적으로 SKT만 플을 2개 빼서 웃고 가는 상황. 결국 초반에 아지르의 플래시가 빠진 장면이 사실상 이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장면이었다. 벵기가 초반에 고통받는 르블랑에게 블루까지 밀어줌으로써, 적극적으로 아지르에게 딜교를 걸 수 있게 되어 아지르가 조금씩 CS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아지르가 플이 있었으면 르블랑이 W로 들어오면서 딜교를 걸 때 자신 역시 E로 어깨빵을 치며 맞딜교를 걸 수 있었을 테지만, 플이 없는 상황의 E 사용은 갱킹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쓸 수 없었고, 결국 소극적으로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르블랑의 6렙 타이밍을 막기 위해 달려든 그라가스를 렉사이가 귀신 같은 역갱으로 덮쳤고, 플이 있던 르블랑은 살아간 반면, 그라가스는 점화에 렉사이가 점멸까지 써가면서 딜을 넣어서 렉사이에게 퍼블을 내 주고 만다.
미드가 풀린 영향력은 자연히 바텀까지 퍼져나갔다. 언제 르블랑이 올지 몰라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는 CJ 봇에 비해 SKT의 쓰레쉬는 블루 라인에 와드를 박아 상대 아지르의 동선을 파악하고 사형 선고까지 성공시켜서 아지르가 급하게 E로 도망가게 만드는 등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다. CJ는 봇 라인 두 명이 다 올라와 커버를 해 주면서 아지르가 블루를 먹게 해 준 뒤, 상대 렉사이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하필 거기에서 쓰레쉬가 점멸 E로 둘을 흔들고 이어지는 렉사이의 에어본 연계에 봇 라인과 지원 온 앰비션이 잡혀버리고 텔레포트를 타고 날아온 샤이까지 잡혀서[13] 킬 스코어가 5:0까지 벌어져버린다. 이때 벵기는 봇 삼거리 쪽에 와드가 있자 탐지 렌즈를 돌려 시야를 가림과 동시에 갱을 가는 센스를 보여줬다.[14]
탑은 마린이 여러 번 지원을 가면서 강타 텔포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샤이가 밀리게 되었다. 강타 텔포의 핵심은 상대보다 더 빠른 성장인데, 마오카이의 갱 호응력은 탑 챔피언 원탑급이기 때문에 샤이가 라인을 쭉쭉 밀지 못했고, 게다가 봇 지원을 가고 죽으면서 마오카이와 비슷한 레벨의 성장 밖에 하지 못했다. 한편 봇은 이미 전 갱으로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서 벵기는 끊임없이 미드를 파냈다. 결국 미드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코코가 치명적인 궁극기 실수를 저질러 솔킬까지 나왔다.[15]
상대방 블루 타이밍에 맞춰 온 봇과 정글 라인을 강습한 CJ가 벵기를 끊어 냈지만, 이후 텔포로 지원온 마오카이와 추가로 달려온 르블랑 때문에 봇 라인과 미드가 파여 나가면서 CJ의 흔들림은 더욱 가속화됐다. SK의 특징인 유리하면 절대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스노우볼은 멈출 줄 모르고 더욱 더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슈퍼 플레이에 능한 페이커는 더욱 기분 좋게 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라가스의 몸통 박치기는 피하면서 사슬을 걸어 속박을 걸고, 근접해온 쉬바나의 궁극기는 R로 피하는 페이커는 이미 즐겜 모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CJ도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 미드 라인으로 돌아간 페이커를 아지르가 깔끔한 스킬연계로 뒤로 파고들어 본진 쪽으로 밀어 내면서 단숨에 르블랑에 점사가 들어가 르블랑이 전사하고, 그 기세를 몰아 매드라이프가 뱅에게 Q 성공 후 R을 걸면서 CC 연계에 성공. 비록 봇 라인을 내줬지만 상대 봇 라인과 미드 라인을 모두 따는 데 성공했다.
2번째 용 교전 상황, 그래도 아직 충분히 불리한 CJ는 간을 보러 들어갔다가 앰비션이 사형 선고에 맞으면서 짤려버렸고, 급하게 샤이가 텔포로 날아왔지만 용을 먹기는 어려운 상황. 오히려 그 와중에 르블랑의 스나이핑에 맞아 빈사 상태가 된 아지르도 죽어 버린다. 하지만 그래도 우르곳도 괜찮게 성장했고, 거기에 타워를 끼고 격렬한 저항을 벌이는 통에 렉사이와 쓰레쉬가 잡히고, 그 와중에 앰비션은 다시 부활해서 달려온 결과 못 먹을 줄 알았던 용을 CJ가 먹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곧바로 이루어진 교전에서 마린이 텔레포트로 날아오면서 아지르를 묶고 이후 그라가스까지 전사하면서 다시 무게추는 SK 쪽으로 기울었다. CJ가 믿을 것은 팀 전체의 킬을 혼자 쓸어 먹은 우르곳뿐. 그러나 미드 포탑에서 이뤄진 교전에서 CJ가 에이스를 당하면서 승부는 완전히 SKT 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그야말로 학살을 시작한 페이커는 적 억제기 앞 교전에서 쿼드라 킬을 기록하고(이때 멘붕한 그라가스의 무빙이 압권), 정글몹 사냥하는 그라가스를 0.5초 만에 지워 버리고,[16] 페이커의 르블랑이 무슨 의미인지 보여주는 무쌍난무를 펼쳤다.
3.6 총평
세계 롤판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다전제 중 하나
최종벵기 그놈,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삼연 렉사이, 삼연 마오카이(...)[17]
이 날 경기의 특이사항은 팬덤으로부터 집중적으로 까이던 선수들이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는 점이다. 1, 2세트에서는 IEM 이후 다시 맹비난을 받기 시작했던 CJ 선수들이 놀라운 기량을 발휘하며 SKT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고, 이후 세트에서는 SKT에서 사실상 유일한 희생양(...)으로 불릴 정도로 모든 비난을 한 몸에 받던 벵기가 정규 시즌과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긴급하게 투입되어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경기 내적인 명승부, 낮은 평가를 받던 선수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겹쳐 커뮤니티의 반응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언제나 패자를 깎아내리는 일에 열중하던 이스포츠 팬덤의 체질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만큼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CJ는 결국 패했지만 얻어간 것이 많은 시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클템 이현우 해설 위원의 은퇴 이후 CJ는 줄곧 하락세를 겪고 있었고,[18] 2015 시즌에도 1라운드 초반에 SKT도 잡으면서 다시 상승하나 싶다가 진에어에게 치명타를 입으며 하락세를 타고 IEM에서 멸망하며 맹비난을 받았다. 이대로 북미의 CLG처럼 DTD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던 팬들그리고 기대했던 안티 팬들이 많았는데, 하지만 SNS에 고충을 토로한 샤이를 비롯해 모든 멤버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고 대변신을 이루어냈고, 참으로 오랜만에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만해졌다.
경기력 면에서 특유의 경직된 운영과 제한된 챔프 폭을 훌륭히 보완해온 것도 고무적이지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위닝 멘탈리티이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이스포츠 팬덤의 잘못된 팬 문화에 있지만, 이스포츠가 아닌 다른 프로 스포츠도 그런 부정적 팬 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당장 예시로 EPL해외축구나 KBO만 봐도(...) 하지만 이들 종목의 선수들은 종종 팬과의 충돌사고 또한 발생하지만 투철한 프로 정신과 이들을 응원하는 올바른 팬들의 지지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롤 프로게이머들은 비난에 지쳐버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고 인기 팀이자 최고 안티 보유 팀인 CJ는 언제나 그 정점에 있었으며 팀을 나가 해외로 진출한 러스트보이와 헬리오스를 비롯,[19] 현재 팀의 주축인 샤이와 스페이스처럼 심성이 착한 선수들은 언제나 부담감에 짓눌려 폼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특히 단일 팀이 된 CJ는 도약할 듯하다가도 중요한 기점마다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프리시즌도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지만 스크림에서 날아다닌다는 손대영 코치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후 게임에서 완전히 무너져내렸고, SKT를 잡아내며 비로소 스크림 포텐이 터진다던 1라운드에서도 반환점을 도는 과정에서 GE에게 약점을 공략당하자 말 그대로 처참하게 무너져내렸으며 진에어의 늪 롤에 휘말리고 말았다. 약점을 수습해나가나 했지만 IEM에서 생소한 해외 메타를 경험하고 멘탈이 다시 나가버린 것은 덤. 하지만 이번만큼은 역스윕을 당하는 과정에서도 굳건한 멘탈과 의지를 보여주었다. 4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쫓아가더니 준 에이스를 띄우고 역전까지 모색했으며, 완전히 터진 5세트에서도 6킬을 먹은 스페이스의 우르곳을 중심으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 패배 후 샤이와 앰비션의 씁쓸한 표정이 안타까웠지만, 해설진의 격려와 이전과는 분명 미묘하게 달라진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보면 오히려 승리한 것보다도 더 안티 팬들의 여론을 돌려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팬들의 자정 노력 또한 중요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핵심이다.
SKT는 예상보다 훨씬 힘겨운 경기를 펼쳤고 탈락 직전까지 몰렸지만 팀원들이 골고루 서로의 실수를 보완하고 슈퍼 플레이를 보여주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3세트부터 깜짝 카드로 등장해 팀을 구원한 벵기와 4세트를 하드 캐리한 뱅, 그 4세트에서 역전당한 상황을 기막힌 텔레포트로 타개한 마린, 5세트 자신의 모스트 픽 르블랑을 잡고 승률 100%를 지켜낸 페이커, 그리고 꾸준했던 울프 등 모든 팀원들이 비록 번갈아 실수는 있었을지언정 고르게 활약해 주었다. 이날 활약하지 못한 이지훈, 톰, 피카부 역시 정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기에 결승전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해볼 부분이다.
굳이 이날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가 있다면 벵기였다고 볼 수 있다. CJ에 대한 이야기가 길었지만 그 CJ 팀원들이 여럿으로 나누어 받던 비난을 혼자 감내했고 다른 팀원 개인의 팬들에게까지 인신공격을 당해왔던 선수가 바로 벵기다. 근 1년 반 동안 프리시즌 잠깐을 제외하면 거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벵기였지만, 최근 솔로 랭크에서 이전과 달리 폼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정규 시즌 최고의 폼을 보여주던 톰이 경험 부족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완벽한 이날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날 승리를 통해 오랜 시간 고통을 받았던 페이커와 멋지게 부활한 벵기는 T1 K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를 2년 만에 다시 잡았고, 꾸준히 솔로 랭크를 휩쓸었으나 1년 이상 방송 경기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로 아쉬움을 남겼던 T1 S 출신 4인방은 처음으로 롤챔스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20] 저니맨 피카부와 신인 톰의 감회 역시 T1 S 출신들 못지않을 것이다.
메타 측면에서는 최근 핫한 강타 탑솔에 대해 마오카이가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21] 대체로 한타에서의 파괴력이 뛰어난 헤카림이나 쉬바나에 맞서 성장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지만, 강타 탑솔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초중반 한타에서 우위를 잡는다면 강타 탑솔의 성장 자체가 말리거나, 팀 전체의 우위로 탑솔의 성장력 차이를 충분히 메꿀 수 있다. 본 경기에서 5세트는 초반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쉬바나가 합류했다가 게임 자체가 터져버린 전자의 경우고, 3세트가 후자의 경우다.
4 결승전
결승전(2015. 05. 02.) | |||||||||||
GE Tigers | 0 | 3 | SKT T1 | ||||||||
× | × | × | - | - | ○ | ○ | ○ | - | - | ||
준우승 | 결과 | 우승 |
결승전 MVP | ||||
1세트 | 2세트 | 3세트 | ||
임재현 (Tom) | 이지훈 (Easyhoon) | 이지훈 (Easyhoon) |
패왕 vs 다시 깨어난 제왕
1라운드 전승 vs 2라운드 전승
여담으로 지금까지의 경기 결과대로 순위를 계산하면 정규 시즌의 순위와 일치한다. 결승전에서도 똑같이 흘러갈지, SKT T1이 뒤집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SKT가 이기게 된다면 SKT는 스프링, 서머, 윈터 모든 시즌에서 우승을 거머쥔 팀이 된다.
일단 기세는 2라운드 전승을 달리고 맞대결에서도 2:0 완승을 거두었던 SKT T1 쪽이 확실히 좋은 편. 개인 기량에 대한 평가 역시 '인간 상성 빼고 남은 것이 없다'던 스프링 1라운드와 달리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SKT가 대등 혹은 우위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며, GE가 픽밴, 한타, 운영에서 모두 우위에 서 있다던 평가 역시 2라운드 맞대결 이후 크게 퇴색되었다. 확실히 IEM 이후의 GE는 선수들의 폼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으며, 압도적이었던 팀적 완성도 또한 메타 변화와 함께 다소 흔들리고 있다. 또한 SKT는 GE를 제외한 7팀 중에서 유일하게 GE에게 상대 세트 전적이 앞서는 팀이다. 1라운드 1:2 패, 2라운드 2:0 승으로 총 세트 스코어 3:2로 우위이고, 나머지 6팀 중 승리가 있는 KT는 0:2 완패 후 2:1 신승을 거뒀으므로 2:3으로 밀린다. 게다가 2:0으로 GE를 이긴 유일한 팀이기도 한 만큼 SKT에게 웃어주는 요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GE가 이대로 무너질 팀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 정규 시즌 1위와 1라운드 전승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다른 팀보다 오래 주어진 준비 기간을 통해 떨어진 선수들의 폼을 끌어올리고 , GE의 최대 장점인 코칭 스태프의 역량을 활용해 메타를 분석하고 SKT 맞춤 대책을 준비한다면 SKT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운 경기가 될 것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GE가 플레이오프의 명승부를 능가하는 또다른 명승부를 연출하기를 기대하여 마땅하다. 또한 SKT가 플레이오프에서 1, 2세트에서는 한판 졌다고 바로 이지훈을 강판하는 것이나 이지훈 강판하고 나온 페이커에게 수동적인 제라스를 주는 등 픽밴도 개판으로 했고 3세트에서 겨우 살아난 만큼 픽밴의 제왕이라고 하긴 요샌 살짝 약해졌지만 그래도 노페의 노림수가 통할지가 관심사.
시즌 5 프로 신의 화두인 식스맨 논쟁의 종언을 알릴 경기이기도 하다. SKT 이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식스맨을 활용했던 나진은 운영 측면에서 난점을 드러내고 완전히 무너졌으며, 성공적으로 원딜 식스맨을 운용하는 것처럼 보였던 진에어도 팀의 몰락과 함께 오히려 원딜 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반면 GE와 CJ는 모두 식스맨이 없는 팀이다. 그러나 2라운드 전승을 달린 SKT만큼은 꿋꿋하게 3개의 포지션에 식스맨을 적절히 활용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일단 CJ전에서의 평가는 다소 미묘하다. 정규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톰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구원 투수로 등판한 벵기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놀라운 모습을 보이며 팀을 캐리했다는 점에서 식스맨 체제의 성공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승리한 3, 4, 5세트의 조합은 모두 동일한 페이커, 벵기, 울프 조합이었다는 점은 의문을 남긴다. CJ전에서 그다지 활약하지 못했던 피카부, 톰, 이지훈이 결승전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며 우승에 기여한다면 확장 엔트리가 시즌 4까지의 형제팀 체제를 대신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먼저 기다리던 GE가 더 뛰어난 팀워크를 과시하며 팬들의 예상을 뒤집어낸다면 기존 정예 베스트 멤버의 승리가 될 것이다.
4.1 1세트
이니시에이팅의 정석을 보여준 SKT T1
김동준 싱글벙글
톰과 GE LEE
GE는 이지훈의 장기 챔프인 룰루, 직스와 정글 그라가스를 밴하고 우르곳, 누누, 아지르, 이렐리아, 노틸러스를 가지고 왔다. SKT는 쿠로가 강점을 보이는 르블랑과 원탑 원딜인 칼리스타, 리의 주력 카드인 렉사이를 밴하고 시비르, 세주아니, 카시오페아, 나르, 쓰레쉬를 픽.
리의 누누가 빠르게 탑을 찔러주며 스멥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했지만 마린은 동요 없이 빠른 복귀 후 라인전을 사실상 압도하며 누누를 탑에 붙잡아 두었다. 그 틈을 노려 레벨링에 주력한 세주아니가 3번에 걸친 갱킹으로 우르곳을 잡아내며 봇을 억제하고 첫 드래곤을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번째 드래곤 타이밍에 한타에서 대승한 SKT가 바론까지 여유롭게 가져가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3번째 드래곤 타이밍에서 이대로라면 패배 확정이라는 것을 안 GE가 한타에서 CC를 집중하여 카시오페아를 잡아내긴 했지만, 나르와 시비르에게 정리당하면서 한타 대패. 이후로는 SKT가 압도하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2번째 드래곤 싸움 이후 GE는 SKT에게 단 한 번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밴픽을 돌아보면 GE의 정글러인 리가 현 메타인 초식 정글에 조금 불안한 면을 보이고 있어 렉사이 픽이 필요하다는 것을 SKT가 찔렀고, GE가 우르곳을 선픽하자 SKT는 누누 운영이 굉장히 능숙함에도 세주아니를 바로 가져오면서 우르곳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누누를 강제했다. 이는 바로 결과로 드러나는데, 누누로 빠른 갱킹을 시도하여 퍼블을 내는 데 성공은 했지만 누누 특유의 오브젝트 컨트롤에서 완벽하게 실패하면서 드래곤을 내주고 레벨링도 뒤쳐지면서 누누의 존재감이 지워지고 만다. 하다 못해 원딜에게 힘을 실어주려 해도 아군의 원딜은 우르곳...... 공속이 중요한 아지르와 연계도 생각해 봄직하나 어쨌든 현재 누누를 픽하는 이유를 대부분 잃고 무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반면 톰은 세주아니로 봇을 집요하게 노려 프레이를 파는 데 성공하여 우르곳의 성장을 억제했고, 드래곤 전투에서는 누누와 강타 싸움에서 이기는 등 대활약을 보이며 MVP까지 획득하여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 적응을 완료했음을 증명했다.
탑은 마린이 퍼블을 내주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CS 면에선 뒤쳐지지 않았고, 나르를 완벽하게 다뤄 라인전에서 이렐리아를 찍어누르는 데 성공했다. 탑에서 어그로를 있는 대로 끌어들여 누누를 탑에 붙들어두는가 하면 한타에서는 적절한 분노 관리를 통해 대활약을 펼친 나르는 톰의 세주아니 못지않은 승리의 일등공신이라 할 만했다.
4.2 2세트
이지훈과 톰의 참 교육: 아지르, 누누 쓰는 법
김동준 싱글벙글(2)
SKT는 르블랑, 렉사이, 카사딘을 밴하고 아지르, 누누, 나르, 코르키, 알리스타를 가져온다. GE는 룰루, 그라가스, 칼리스타를 밴하고 시비르, 세주아니, 카시오페아, 이렐리아, 쓰레쉬를 픽.
경기 초반 누누는 레드 카정을 들어가고 세주아니는 레드를 털리자 바로 탑 갱킹으로 이렐리아에게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1경기와는 달리 나르가 여유 있게 도주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감지한 누누는 바로 드래곤을 잡아버리며 누누 운영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를 만회하고자 세주아니가 봇을 찔러 코르키를 노리지만 알리스타의 도움을 받은 코르키가 도주하는 데 성공. 이어 탑에서 세주아니에 쓰레쉬까지 합류해 3인 갱을 시도지만 마린 본인도 깜짝 놀랄 슈퍼 플레이로 피해버린다.
2번째 드래곤 전투에서 누누가 드래곤을 가져가고 아지르가 시비르를 잡아내며 간발의 차이로 퍼블을 따낸다. 곧이어 카시오페아가 알리스타를 잡아내긴 했지만 원딜과 서폿을 교환한 데다 드래곤까지 가져간 SKT의 봇 듀오와 정글러가 GE쪽 블루 카정을 들어가 교전하는 사이 미드에서 사고가 터지는데, 카시오페아가 아지르에게 솔킬을 내주고 만 것이다. 완벽한 스킬 연계로 카시오페아를 잡은 아지르는 바로 봇에 가서 시비르도 잡아낸다.
탑에서도 SKT가 누누와 나르의 연계로 이렐리아와 탑 1차 타워를 잡아내며 스노우볼을 굴리나 했는데 SKT의 레드 수풀에서 알리스타가 잡히고 와드를 지우던 아지르가 4인 협공에 제압당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흘러가나 했다. 다만 근처에 있던 코르키가 빠르게 미드라인으로 백업을 오게 되고, 라인클리어에 강점을 갖는 코르키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이득을 취하지 못한채로 흘러가게 된다. 하지만 3번째 드래곤 전투에서 아지르가 드래곤에 더해 더블 킬을 잡아내며 미묘해지던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데 성공, 이후 일방적으로 몰아쳐 경기를 잡아낸다.
바로 전 경기에서 쿠로와 리가 아지르, 누누를 사용해서 패한 직후에 이지훈과 톰이 아지르와 누누의 사용법을 강의하는 경기가 나와버렸다. 톰은 '누누로 하는 운영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지훈의 아지르는 완벽에 가까운 스킬 연계로 미드 솔킬, 드래곤 스틸, 한타 대승을 이끌며 경기를 캐리했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도 뛰어났지만 이지훈의 경기력이 너무 화려했고 MVP도 이지훈이 가져갔다.
4.3 3세트
미드의 슈리마 마스터 이지훈
이지훈의 2차 교육 방송: 카시오페아
1, 2세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나르를 이번에는 GE 쪽에서 선픽으로 가져오고, 마린은 라인전 상성은 좋지 않지만 럼블을 가져온다. 리는 세주아니, 누누 같은 초식형에 적응을 계속해서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이온 정글을 선픽으로 가져온다.
시작은 역시 GE가 웃는다. 사이온이 바텀 갱킹으로 우르곳을 따내면서 좋은 스타트를 알렸으나, 아지르가 모래 병사 둘을 소환하고 사막의 맹습을 사용한 바로 즉시 이지훈이 순간적으로 점멸로 파고들어 궁극기 및 점화를 활용, 완벽한 딜계산과 스킬 연계로 쿠로를 솔로 킬 내고, 정글을 불러서 한번 더 킬을 내면서 용까지 가져간다. 순식간에 상황 역전. 그 후 SKT가 세주아니를 통해 3 대 2 국지전을 열려 했으나 매복하던 사이온에 의해 2 대 1 교환으로 손해를 보는 데 그친다. 이 다음 미드에서 한타가 일어났으나 사이온과 시비르가 죽고, 세주아니가 죽는 2 대 1 교환으로 또다시 SKT가 앞서간다. 그 다음 한타는 카시오페아의 활약으로 한타 대승. 하지만 바론을 먹으려는 SKT에게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지르가 견제를 하면서 바론은 가져갔지만 톰이 바론에게 죽고, 럼블이 아지르한테 죽는다.
이후 바텀 지역에서 사이온이 궁으로 이니시를 걸었지만 쓰레쉬의 랜턴으로 아무도 궁을 맞지 않으면서 한타 진형이 안 좋아진 GE를 향해 SKT가 또다시 한타를 대승한다. 포탑도 터지고 용도 주고 바론도 주면서 글로벌 골드가 1만 이상까지 벌어진 상태. 4용과 바론이 약간 맞물리는 상황에서, 42분 경에 GE가 한타를 여는데, 방심하여 홀로 떨어져 있던 쓰레쉬에게 모르가나의 속박과 사이온의 궁극기가 정확하게 적중하여 순식간에 제거하는데 성공, SKT의 진영이 갖춰지기도 전에 4 대 5 한타를 개시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그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격하던 우르곳이 점멸 궁극기로 혼자 고립되면서 사망, 남은 유일한 딜러인 카시오페아마저 딜을 넣지 못하게 CC기를 집중적으로 퍼부은 끝에 1만 1천 골드가 뒤쳐진 상황에서 한타를 대승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용도 먹고 바론도 먹고 2 대 1 교환에 억제기도 밀어내면서 글로벌 골드를 6천 차까지 좁혀놓았다. 몸집 차이는 여전히 났지만 기세가 넘어가면서 흐름이 이상해졌고, 대충 싸우고 궁극기만 다 써도 SKT가 이긴다고 해설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장담했던 상황이 "이거 모른다"고 말해질 정도로 급변했다.
그러나 많이 좁혀지긴 했으나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었고, 마지막 용 한타에서 극공템에서 수호천사로 교환한 카시오페아가 다시 전장을 누비면서 SKT가 463일 만에 롤챔스에서 우승을 거둔다.
4.4 총평
페이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이지훈의 하드 캐리 연속.
GE 타이거즈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
CJ 재평가설[22] 호로 억제기설[23]
GE는 전반적으로 라인전 기본기의 열세를 버티지 못했다. 그나마 잘 버텨주었던 스멥조차 나르를 역으로 가져온 3세트 이전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고, 라인전 극상성 우위에 있다는 나르 vs 럼블 구도에서도 럼블을 압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라인전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마린과의 인간 상성설을 확정짓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쿠로와 프레이 고릴라 듀오는 1, 2세트에서 자신 있는 한타를 해보기도 전에 라인전 주도권을 꼬박꼬박 헌납하며 사실상 패배의 주 원인이 되었다. 굳이 상대 라이너들의 장인 챔프를 밴할 기회를 포기하고 그라가스와 리가 잘 다루는 렉사이를 꼬박꼬박 밴하며 누누/세주아니 구도를 만들어야 했는지 다소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 봇은 어느 정도 상성대로였다 쳐도 꾸준히 아지르와 카시오페아를 바꿔가며 플레이했던 미드는 이지훈이 퓨어 AP 쪽에 압도적인 장점이 있는 반면 쿠로는 그나마 챔프 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기에 굳이 이렇게 해야 했는지 의문. 리 또한 초식형 정글인 누누를 들고 갱을 다니는 육식형 운영을 하며 1세트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망했다. 이렐리아와 함께 나르를 잡아냈을 때는 갱킹력이 매우 약한 누누로 킬을 냈다는 점에서 중계진이 띄워줬으나 이후 누누는 계속해서 이 라인 저 라인 갱만 다니고 레벨링이 세주아니에게 2레벨 뒤쳐지는 지경에 이른다. 클템도 시즌 3 선수 시절 육식 정글인 신 짜오를 들고 초식 운영을 하다가 게임을 거하게 말아먹었는데 오늘은 리가 초식 정글을 들고 육식 운영을 하다가 피를 본 셈. 그리고 바로 다음 2세트에서 톰이 누누를 꺼내들어 누누의 정석을 보여주는 걸 두 눈 뜨고 지켜봤다. GE를 위해 변호를 해 보자면, 쿠로가 애용했었던 빅토르가 글로벌 밴이 되어 미드 챔프 폭이 감소했고, 갑작스런 정글 메타 변화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는 점이 있다. 실제로 1티어 정글러인 렉사이를 제외한 그라가스, 누누, 세주아니 모두 육식보다는 초식에 가까운 정글러들이라고 봐야 한다. 또한 IEM 쇼크 직후 변화를 거치던 메타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챔프가 나오던 격변의 시기가 지났고, 1티어 챔프들의 존재가 뚜렷해졌기에 챔프의 조합을 주특기로 삼던 노페의 픽밴 심리전은 각 포지션별 1티어 챔프들을 들고 개인 기량으로 승부를 보면서 변수를 차단하는 SKT의 픽밴 구도를 깰 수 없었다. 그리고 픽밴에서 그라가스를 계속해서 밴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남고, 이렐리아를 뽑아놓고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은 밴픽에서 감점 요소라 볼 수 있다.
물론 GE는 메타 변화의 피해자일 뿐 기본적인 기량 자체는 괜찮았다. 3세트에서도 글로벌 골드가 만 천 이상 차이나던 상황에서 한타를 이기고, 단숨에 6천까지 격차를 줄이는 걸로 봐서 한타 때의 메카닉이나 상황 판단력은 SKT와 비교해 비슷하면 비슷했지 뒤쳐지는 편은 아니었다. 실제로 글로벌 골드가 비슷했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 만한 한타도 몸집 차이로 지는 모습이 몇몇 부분 보였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리가 변해가는 정글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고, 1~3세트 동안 상대의 드래곤 스틸은 그렇다 쳐도 GE가 먼저 치고 있었던 드래곤마저도 톰에게 뺏기고, 하다 못해 아지르의 모래병사에게도 뺏기면서 오브젝트 싸움이 전혀 되질 않았다. 리는 누누로도 오브젝트 싸움에서 완패했는데, 1라운드 때 리 신을 잡고 용을 스틸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둘이 동일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메타 부적응과 슬럼프가 심했다는 것이다.
SKT는 톰과 이지훈이 맹활약하며 전 세계에서 최초로 5인 초과 엔트리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팀이 되었다. 특히 꼬치가 이지훈에 대해 플레이오프 1세트에서 진 것은 픽의 한계였지 문제 없이 좋은 플레이를 했으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페이커로 바로 교체해서 미안했다고 언급했는데, 그래서인지 3세트에 팬 서비스로 페이커를 내보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지훈이 직접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이지훈은 그 기대에 부응하여 3세트 내내 쿠로에게 카시오페아 vs 아지르 라인전 구도에서 어떻게 하는지 교육하면서 우위를 점했다. 원래 형제 팀 체제일 때는 개인기의 페이커, 안정감의 이지훈이라는 평이 대세였고 화려하게 하면 뭐가 되었든 찬양하는 한국 롤판 특성상 게임을 하드 캐리하는 페이커와 CS만 먹는 이지훈이라는 평가였는데 근데 이때는 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단일 팀 체제로 개편된 후 이지훈이 안정감에 더해서 캐리력까지 생기자 몇몇 팬들은 화려한 플레이만 고집하다가 던질 위험이 있는 페이커보단 안정성에다가 캐리까지 하는 이지훈이 더 우위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플레이오프 1, 2세트에서 경험 부족인지 지나치게 부진했던 톰 역시 이날은 심기일전하고 MVP까지 받으며 GE의 정글러 리를 압도했다. 해외의 토크 쇼 'Summoning Insight'에서 몬테는 SKT가 진다면 아마도 이지훈과 톰을 선발로 내보냈을 때만 질 것이라 했으나[24] 그 둘은 멋진 경기력으로 팀에게 우승컵을 안겨주었다.
SKT T1에게 있어 이 우승은 사실상 T1 S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엄청난 의의가 있다. 이 우승이 있기 전까지 SKT T1의 모든 우승 기록은 T1 K 혼자 이룩한 것이었다. T1 S는 T1 K가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을 때 외에는 롤챔스에서나 NLB에서나 항상 K의 그늘에 가려졌었고, 불안정한 경기력 때문에 '한국의 프나틱'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던 팀이었으나 이날 T1 S에서 정글만 톰으로 바뀐 라인업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그 중 이지훈과 울프는 T1 S 당시에도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아온 반면, 마린은 한때 최악의 탑 라이너 중 하나였고 뱅은 스로잉의 대가였는데 이 결승전을 승리로 이끈 이후 둘 모두 2015년 한 해 동안 세계 최고의 라이너로 군림하게 되었다. 즉 이전까지는 T1 K의 역사가 곧 T1의 역사였다면, 이날 T1 S의 유산으로 우승을 거두고 남은 벵기, 페이커와 더불어 진정한 통합 팀으로 발전하게 것이다.
- ↑ 강타 탑은 라인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독 두꺼비 버프를 먹고 시작할 수 있는 블루 팀에서 더 효율적이다.
- ↑ 라인전 중 트레이스와 샤이의 CS 차이가 10개 이상 벌어졌으나 갱맘과 코코의 cs는 차이가 없었다.
- ↑ 그 직전 쉬바나가 헤카림의 등 뒤로 움직이려는 장면이 보였으므로 아마 용의 강림으로 타워 쪽으로 밀어넣어지는 것을 커트하고자 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 ↑ 다만 벽을 넘었더라도 죽었을 확률은 높다.
- ↑ 매드라이프의 노틸러스 전승도 깨졌다.
- ↑ 헤카림은 CJ의 1픽이었다. 즉 마오카이를 뺏겨서 어쩔 수 없이 갖고 온 게 아니라는 뜻.
- ↑ 탑에서 딜 교환하던 나르의 궁극기도 빠졌다.
- ↑ 훗날 앰비션이 인터뷰에서 오더가 갈렸다고 해명했다. 사실 무시하고 가려고 했는데 마오카이를 확실히 잡고 가자고 오더가 나왔고 그 오더에 따랐는데 마오카이가 너무 시간을 끌어서 낚인 기분이라고... 어느 오더가 맞는지에 대해선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 ↑ 루시안의 룰루의 실드와 이속버프를 받고 앞으로 나가서 적들의 포킹 스킬을 계속 빼는 도박을 감수했다. 다행히 잡히지는 않았다.
- ↑ 신발 대신 삼위일체를 가고, 2코어로 구매했던 스태틱의 단검까지 더 DPS 기대치가 높은 유령 무희로 바꾼 상황이었다.
- ↑ 참고로 역스윕을 두 번 당한 팀은 이미 있는데, 바로 KT Bullets. SKT T1 K와 나진 실드에게 각각 역스윕을 당했다.
- ↑ 다만, 마오카이는 헤카림의 하드 카운터이지만 강타 텔포 헤카림에게는 그렇게까지 억제력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지 않다.
- ↑ 라인을 밀다 마오카이와 교전 중에 급하게 텔레포트를 써서, 마오카이에게 얻어맞고 이미 반피 이하인 상태로 봇 라인에 텔레포트로 합류했다.
- ↑ 과거 다이아몬드프록스가 보여주었던 플레이다.
- ↑ 르블랑이 접근해오자 아지르의 궁극기로 포탑 쪽으로 밀어내고 포탑 어그로를 맞추려 했지만, 르블랑의 위치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아지르의 궁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서 결과적으론 나쁜 플레이가 되었다. 성공했다 하더라도 르블랑의 왜곡 재사용을 생각해 보면 그냥 솔로킬을 안 따이는 선에서 그쳤을 것.
- ↑ 때마침 해설진들이 르블랑의 화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르블랑은 어쨌든 그냥 순간적인 딜링으로 모든 챔프를 다... (그라가스 순삭) 모든 챔프를 다! 모든 챔프를 이런 식으로! 아예 대화가 안 돼요!"
- ↑ 다만 페이커의 르블랑과 뱅의 칼리스타가 거의 고정 밴이었고, 그 두 챔프가 5세트에서 풀려나 활약한 것 때문에 이전의 삼연 시리즈와 비교해도 CJ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는 편.
- ↑ 2014 스프링에서 블레이즈가 4강에 올라간 걸 제외하면 항상 NLB행이었고 심지어 2014 서머에선 양 팀 모두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다.
- ↑ 물론 이 둘은 이후 각각 SNS(...)와 네포티즘(......)으로 다소 논란이 되고 있다지만 이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든 이 둘에게 불합리한 비난이 가해졌던 과거를 부정할 수는 없다.
- ↑ 뱅, 울프 듀오는 어린 나이에 비해 프로 경력이 굉장히 긴 편이고 이지훈 역시 GSG 시절부터 오랜 경력을 보유 중이다.
3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오히려 마린의 프로 경력이 1년이 넘지만 이들 중 가장 짧다. - ↑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유기적인 호흡이 가능한 팀 단위에서의 해법이지, 개개인의 기량을 놓고 싸우는 솔랭에서는 완벽한 대처라 보긴 어렵다.
- ↑ 이것도 어느 정도 맞는 게 CJ전에서 톰은 앰비션을 상대로 아무것도 못했다. 그런 톰이 GE전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 ↑
호로네 팀의 직접 강등과 별개로결승전 SKT 멤버는 시즌 4의 T1 S에서 정글러 호로만 톰으로 바뀐 조합이다.최종 벵기: 씨익 - ↑ 하지만 몬테는 정규 시즌에 톰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어디까지나 플레이오프의 갑작스런 부진이 문제였을 뿐.
그리고 옆에 마린조차 개무시하는 T1 S 극렬 까 소린이 앉아 있다는 것이 함정MSI가 끝나고 개막한 서머 시즌에도 '당장의 안정감은 벵기가 낫지만 미래를 위해 톰을 키워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했다.최종벵기: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