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16

제2차 세계대전의 소련군 항공기
전투기복엽 전투기I-15, I-153
전투기I-16 이삭, Yak-1, Yak-3, Yak-7, Yak-9, MiG-1, MiG-3, LaGG-3, La-5, La-7, I-185, Pe-3
랜드리스 항공기P-39 에어라코브라, P-63 킹코브라, 슈퍼마린 스핏파이어, 호커 허리케인, P-47 썬더볼트, P-40, B-25, PBY, 햄든
폭격기경폭격기IL-2, IL-10, IL-20, Pe-2, Su-2, Yak-4, 투폴레프-SB, Ar-2, Tu-2
中폭격기Yer-2, IL-4, Tu-2
重폭격기DB-3, TB-3, Pe-8, K-7
기타UTI-26, Po-2
겨울전쟁을 포함한 제2차 세계대전기의 핀란드군 항공기
전투기복엽기브리스톨 불독, 글로스터 게임콕, 글로스터 건틀렛, 글로스터 글래디에이터, F.K.52, I-15, I-153, 스벤스카 아에로 야크트팔켄 II
단엽기연합군 측F2A 버팔로, C.714, P-36 호크, P-40 워호크, M.S.406, 포커 D.XXI, 호커 허리케인
추축군 측G.50 프레치아, Bf109
소련 측I-16, LaGG-3, MiG-3
핀란드
자체 개발
VL Myrsky
폭격기경폭격기블랙번 리폰, 포커 C.V, 포커 C.X, 호커 하트, Po-2,SB-2
中폭격기아브로 안슨, 브리스톨 블렌헤임, Do 17, Il-4, Ju 88, Pe-2, ANT-40, DB-3, 투폴레프 SB
정찰기A.32, 웨스트랜드 월레스, VL Kotka, Fi 156 슈토르히, He 113
프로토타입VL Humu, VL Pyörremyrsky
항공병기 둘러보기
1차 세계대전
연합군
독일 제국
전간기
프랑스
2차 세계대전
미국
영국
나치 독일
일본 제국
이탈리아 왕국
소련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태국
프랑스
제트전투기
미국
러시아
프랑스
유럽
아시아

Polikarpov I-16 'Ishak'[1]
Полика́рпов И-16

1 제원


I-16 Type 24 기준

전장 : 6.13m
전폭 : 9m
전고 : 3.25m
익면적 : 14.5㎡
엔진 : 쉬베초프 M-63 슈퍼차져 장착 9기통 공냉식 성형엔진, 1,100마력
자체중량 : 1,490kg (전비중량 1,941kg)
최대속도 : 525km/h (고도 3,000m)
항속거리 : 드롭탱크 장착시 700km
무장 : 기수 상면과 하면에 ShKAS 7.62mm 기관총 4정 (3100발)
무유도 RS-82 로켓 6발 혹은 500kg 이하의 폭장 가능

2 개요

폴리카르포프 항공기 설계소에서 제작한 소련 공군 최초의 저익단엽 전투기.

3 상세

1930년 초반부터 소련에서는 단엽전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고, I-15의 성공적인 개발로 공산당의 인정을 받아 항공기 설계 사무소를 세울 수 있었던 니콜라이 폴리카르포프도 이 단엽전투기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애초에 I-15 자체도 단엽기 개발하기 전에 혹시 실패하거나 개발에 차질이 있을지 모르니 안전빵으로 해보자고 추진된 사업이었기에 결국 궁극적으로 나올 모델은 단엽전투기였다.

폴리카르포프도 I-15 개발을 마치자 바로 I-16 개발에 착수했는데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소련의 공업기술력, 그중에서도 경합금을 위한 광물채굴과 이를 제련하는 기술이 그야말로 안습이었다. 당대 유럽 전투기들이 듀랄루민으로 보다 가볍고 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개발되고 있었다면 소련은 여전히 자작나무에 특수공법을 가하고, 천을 위주로 제작하고 있었으며 간신히 주익에 강철튜브와 알루미늄을 대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소련이 오랜기간 항공기를 개발해온 짬밥은 무시할 수 없어 기체의 개념 자체는 상당히 진보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랜딩 기어를 격납할 수 있는 최초의 전투기였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비행기는 최대한 공기의 저항을 줄여야 속도가 빨라지고 잘 난다. 랜딩 기어는 이착륙할때 빼면 비행에는 필요없기에, 접을수 있다면 공기저항을 상당히 줄일수 있다. I-16과 등장 시기나 성능 등이 비슷한 Ki-27, A5M와 같이 여러 국가의 단엽 전투기의 랜딩기어가 고정식이었다.

일단 I-16 이삭의 위치는 복엽기에서 단엽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도입된 과도기적인 기체였고, 당시 성능을 보면 여느 다른 국가의 전투기에 비해 꿀리는 부분이 없었다. 문제는 과도기에서 괜찮았단 점이고, 소련의 높으신 분들이 그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

전투기가 워낙 짜리몽땅하게 설계되어 조종사가 잠깐 한눈만 팔아도 균형을 잃어버리는 전투기였다. 이 단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역으로 이점(…)이 돼서 일반적인 단엽기들이 못하는 저속 기동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날아가던 중에 뱀이 똬리 틀듯 휙휙 꺾어버린다거나, 보통 전투기는 불가능한 롤(Roll)이나 루프(Loop) 기동이 된다거나(…). 대륙 불곰제 전투기의 기상 선회력만 따지면 일본에서 자랑하던 제로센을 능가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초기 모델의 경우 무장이 7.62mm 기관총 2정뿐이었지만, 차차 개선되면서 나중에는 2정의 20mm 기관포까지 장착하게 됐다. 그 외에 폭탄적재도 안되게 되어 있던 기종을 급강하 폭격이 가능하도록 개수하기도 하고, 로켓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이게 제작사에서 공식적으로 해준 것도 있지만 전장에서 필요에 의해 즉석에서 마개조가 이뤄진 버전도 제법 있다.

최초 데뷔는 스페인 내전이었다. 나치 독일이탈리아 왕국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프랑코 파에 각종 군수물자와 장비들을 지원하자, 소련은 당시 집권세력인 공화당 세력에 군수물자와 장비들을 제공했고, 여기에는 소련의 신예 기종이던 I-16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I-15와 같은 복엽기를 먼저 파견했는데 확실한 공중우세 및 성능이 얼마쯤 되는지 간보기 위해서 나중에 I-16도 같이 보냈다. 그 결과 전투에서 I-16은 독일군의 복엽기 He 51, Ar 68보다는 월등한 성능, 이탈리아의 복엽기 CR. 32와는 대등하거나 좀 더 나은 성능을 보이면서 국민당 공군을 바르고 다녔다. 특이한 점은, 당시 공화당 세력을 지원한 소련군 조종사들이 구사했던 전술이 흔히 루프트바페 조종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에너지 파이팅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소련군 조종사들은 이탈리아 혹은 독일 공군 전투기나 폭격기보다 고고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급강하해서 공격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아무리 절륜한 기동성을 자랑한다 해도 태생적으로 단엽기인 만큼 복엽기에 비교해 도그파이팅을 전개할 경우 꼬리가 잡힐 수 있었기 때문에 속도를 이용한 에너지 파이팅을 시도한 것이었으며, 이 덕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문제는 호되게 데인 독일군이 Bf109 초기형을 투입하면서 개털렸지만 소련군은 그 전까지 기록한 전과에 현혹되어 오오 I-16 오오! 그러고 있었다는 점이다.

중일전쟁 당시에도 중국군이 I-15와 함께 구배하여 실전에 투입한 바 있다. 당시 일본전투기들에 비해 꿀리지 않는 성능을 보여 일본군이 경계했다고는 한다. 실제 I-16이 일본군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할힌골 전투이다. 원래 I-15와 I-15bis만 투입됐다가 밀릴 뻔 해서 급히 I-153과 I-16과 같은 최신 기종들이 투입된 결과였다. 빠르고 기동성이 워낙 좋다보니 일본군에서 위협적인 적이란 평가를 얻었다. [2]

그 외에 핀란드와의 겨울전쟁에도 주력기로 투입됐다. 핀란드는 여러 국가에서 수입한 전투기로 이에 대응했는데 이 전쟁에서 미국이나 영국에서 애물단지 취급받던 F2A 버팔로가 대등하게 맞서는 바람에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독소전쟁이 개전할 때까지 I-16은 소련공군의 수적 주력이었다. 과거 스페인 내전의 기록으로 인해 독일공군 상대로 해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지만… I-16은 계속 I-16이었던데 비해, Bf109는 몇 단계 진보한 중기형들이었다. 그 결과 그야말로 눈물이 앞을 가릴 수준의 교환비를 보여주며 신나게 털려나갔다.

다만 소련군에서도 독일군과의 일전이 점점 다가온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고 I-16이 노후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알고 있었다. 기존의 I-16과 I-15 등을 대체하기 위하여 신형 전투기들의 개발과 배치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 결과물들이 바로 Yak-1, LaGG-3, MiG-3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체들의 배치 상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고 그 성능 또한 상당히 의심스러웠으며 나중에 후속기체들이 나오고 나서야 그럭저럭 따라가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대조국 전쟁 개전 직전까지 소련군을 휩쓸었던 대숙청으로 인하여 스페인 내전 등을 경험한 유능한 조종사들이 대거 사라진 상황에서 소련 공군이, 그것도 개전 초기 완벽한 기습을 걸어온 루프트바페를 패퇴시키고 소련 영공을 방어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독소전 초기, 소련의 보리스 사포노프라는 용자는 이 전투기로 Bf109를 포함한 독일군 비행기 다수를 격추하여 소련 영웅 칭호를 받았다. 총 격추수가 17대밖에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I-16으로 넘사벽 독일 전투기들을 이겼다는 말도 안 되는 전과를 올렸기에 기억되고 있다. 이후 최신기체들이 배치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최신기체는 독일군과의 전선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동북아시아 지역과 같이 별로 중요도가 높지 않았던 곳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까지도 전투기로 사용됐다.
  1. 또는 'Ishachok'. '이삭'은 러시아어로 '나귀'라는 뜻이다. 그 밖에 스페인 내전에서 국민군측은 'Rata(쥐)', 공화군측은 'Mosca(파리)'라는 별명을 붙였으며, 겨울전쟁과 계속전쟁에서 이 전투기를 상대한 핀란드군은 'Siipiorava(날다람쥐)'란 이름으로 불렀다.
  2. 아이러니하게도 최초로 I-16을 지급받은 국민당 에이스이자 명교관이었던 가오지항은 출격시에 엔진 시동이 안걸리는 바람에 폭격당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