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릿처 성역 회전

1 개요

The Battle of Amlitzer System
アムリッツァ星域会戦

소설 은하영웅전설 제1권 여명편 7장~10장
코믹스판 은하영웅전설 제4권
OVA판 은하영웅전설 12~16화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자유행성동맹의 제국령 침공작전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지휘하는 은하제국 우주함대에 의해 제국령 각지에 분산되어 있던 동맹함대가 차례로 각개격파, 많은 함대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고 겨우 후퇴함으로써 대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이제르론 요새의 동맹원정군 사령부에서는 지금까지의 점령지를 모두 포기하고 남은 함대를 암릿처 성역으로 집결시킨다.

마찬가지로 은하제국군 또한 암릿처에 집결하여 자유행성동맹군과 결전을 벌였다. 제국령 침공작전과 암릿처 성역 회전을 거쳐 은하제국을 침공한 자유행성동맹군 원정부대는 뷰코크가 지휘하던 제5함대와 양 웬리가 지휘하던 제13함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소멸했으며, 자유행성동맹은 멸망 때까지 여기서 입은 피해를 회복할 수 없었다.

한 마디로 은영전판 장평대전.

2 우리는 철수를 원한다!

제국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전례없는 자유행성동맹군의 대규모 침공 사태를 맞아 이를 요격하게 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어떻게 싸워도 제국군의 피해는 막대할 수 밖에 없으니 전투를 하지 않는,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이 조율한 청야전술을 채택하였다.

오베르슈타인의 작전대로 제국군은 동맹군이 진격해 오는 방향에서 제일 앞에 위치한 행성부터 차례차례 주둔 제국군을 모두 뒤로 철수시키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행성 거주민들의 식량을 모조리 징발했다.[1] 제국군이 임무를 마치고 철수하자 자유행성동맹군은 제국군이 포기한 변경 행성들을 빠르게 접수할 수 있었으나 행성에 상륙한 동맹군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수 백만명에 이르는 굶주린 주민들이었다. 제국의 강압적인 통치 아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해방시켜 준다는 '해방군'이라는 대의명분을 표방하던 동맹군은 식량을 요구하는 굶주린 주민들의 요청을 당연히 수락하여 점령지의 치안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문제는, 자유행성동맹군은 이미 제국령 침공 작전에 투입된 약 3천만 명을 먹이는 것도 보급선과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점령지 주민들은 이 시기 약 5천만 명까지 늘어났고 작전이 진행되면 될 수록 이 숫자는 미친듯이 늘어나기만 할 것이다. 후방에서 원정군의 보급을 담당하던 주임참모 알렉스 카젤느 소장은 일선에서 마구 밀려들어오는 보급 요청에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보급체계가 붕괴하여 작전이 뿌리부터 무너질 것이라는 점을 직감한 카넬느 소장은 원정군 사령부를 찾아가 자극적인 언사를 사용해가며 아군의 보급문제를 설명했으나, 총사령관 라자르 로보스 원수는 보급 정도는 본국에 요청하면 들어줄 거라는 식의 둔감한 반응만 보였다.[2]

자유행성동맹 정부는 원정함대를 향해 물자를 계속 보급하며 불을 진화했으나 작전이 진행되며 점령이 주민 숫자가 약 2억 명에 달하자 그것도 불가능해져 동맹군의 보급선은 경색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일선 원정함대의 보급고는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각 함대사령관들이 최고사령부를 향하여 불만을 표시할 수 밖에 없었고, 이제르론에 위치한 원정사령부에서는 물자 보급이 시급하다는 각 함대 지휘부의 요청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본국으로부터 물자가 도착할 때까지 필요로 하는 물자는 각 함대가 현지에서 조달할 것.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생각을 했어요?

주민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물자는 제국군이 도망가며 모두 강탈해버렸고 지금 현지에 있는 물자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줬던 물자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명령은 주민들에게 나누어준 물자를 다시 걷어들이라는 정신나간 소리일 뿐이다.[3]

"현지 조달이라고? 우리더러 약탈을 하란 말인가!"

그리고 호우드 중장의 이 항의에 대한 포크의 대답이 가관이다.

"어떻게 하실지는 각하 자유입니다. 소관은 로보스 각하의 명령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당장 필요한 물자는 바닥을 드러냈는데 다음 보급은 언제 오는지 기약도 없다. 제국군은 여전히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동맹군이 가는 행성들의 물자를 모조리 징발해서 뒤로 빠지기만 하여 각지에 주둔한 동맹함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결국 각 함대의 보급 상태가 한계에 달하자 동맹군은 결국 자신들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었던 물자를 모조리 되찾아야 했다. 받았던 물자를 다시 빼앗기자 행성 주민들은 여기에 격하게 항의하여 각 점령지에서 물자공급 중단, 징발 등을 사유로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양 웬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닥치기 전에 병력을 철수시켜야 혹시 있을지 모르는 제국군의 반격에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로 우란푸를 설득했다. 이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우란푸는 곧 양의 요청대로 다른 함대 사령관들과 연락을 취해 일선 지휘관들의 의견을 규합하였고, 최선임자인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이 나서서 사령부에 철군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사령관 로보스 원수가 자고 있다, 긴급한 사항이니 사령관을 불러달라는 뷰코크 '중장'의 요청에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 작전참모 포크 '준장'은 긴급한 일이 아니면 자신을 깨우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자신에게 대신 말하라 했으나 로보스 원수에게 직접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항이니 원수를 깨워달라는 뷰코크 중장의 말에 일개 준장인 포크가 군인 경력은 비교도 안되며 계급도 2계급 위인 뷰코크 중장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으려 들었다. 결국 상황이 상황이니 한 발 물러난 뷰코크 중장은 현재 각 함대의 상황을 설명하며 전면적인 철군을 요청했는데, 제국령 침공작전을 건의한 당사자인 앤드류 포크가 언짢아져 막말을 내뱉다가 정말로 분노한 뷰코크 중장의 반격을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포크의 상태가 이상해지더니 화면에서 사라져 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한 뷰코크 중장 앞에 군의관 야마무라 소령이 나타나 포크 준장이 신경성 히스테리를 일으켰다고 보고하였다. 쓰러진 포크는 빠르게 후송되고 총참모장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이 나타났고, 뷰코크 중장은 재차 전면적인 철군을 요청한다. 그러나 총참모장 그린힐 대장으로서도 최고사령관 로보스 원수의 명령이 아니고서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로보스 원수가 오침중이므로 깨어나시면 철군에 대해 협의한 뒤 답을 주겠다고 답했다. 이에 악화된 일선부대 상황과 포크의 막말로 불쾌해질때로 불쾌해진 뷰코크 중장은 로보스 원수에게 깨어나시거든 좋은 꿈 꾸셨는지 뷰코크가 걱정하더라고 전해 주시라며 통신을 끊어버렸다.[4]

이로써 자유행성동맹군은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버린 셈이 되었고 자신들의 작전대로 착착 진행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제국군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3 파멸로 가는 서곡

동맹군의 보급선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한 라인하르트는 반격작전 개시를 지시했다. 이는 이제르론에서 출발하여 전선으로 향하는 동맹군 수송선단을 격멸시키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이끄는 별동대는 전선과 먼 곳이라 안심하고 움직이던 동맹군 수송선단을 포착하여 완전히 박멸시켰다.[5] 한편 궁지에 몰린 적이 발악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수송선단은 공격을 받았으나 무사하다"란 거짓정보를 퍼뜨리도록 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라인하르트 직속의 젊은 제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제일 먼저 공격을 받은 것은 우란푸 제독의 제10함대였다. 이는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가 이끄는 슈바르츠 란첸라이터였고, 접근보고를 받은 우란푸는 총사령부 및 제13함대에 적과 조우했음을 알리게 했다. 사실 우란푸도 이미 각 함대가 각기 다른 적에게 공격을 받기 시작했을 거라 예측했으나, 부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적의 양이 올 것이라 부하들을 독려하며 전투에 돌입했다. 한편 10함대의 지원 요청을 받은 양 역시 칼 구스타프 켐프가 이끄는 제국군 함대의 접근을 보고받고 전투 준비에 돌입했다.

우란푸의 예상대로 동맹군은 각지에 분산되어 공격을 받고 있었다. 르페브르 제독의 3함대는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에게, 뷰코크의 5함대는 오스카 폰 로이엔탈에게, 호우드 제독의 7함대는 스코트 소장의 수송함대를 격멸시킨 키르히아이스에게, 애플턴 제독의 8함대는 에르네스트 메크링거에게, 알 살렘 제독의 9함대는 볼프강 미터마이어에게, 보로딘 제독의 12함대는 코르넬리아스 루츠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나마 양 웬리가 켐프를 상대로 우세한 싸움을 벌여 먼저 물러나게 만들었으나 이미 동맹군의 전열이 붕괴되어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있었던 까닭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후퇴를 지시했다.

한편 뒤늦게 교전보고를 접한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전황이 너무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과는 동떨어지게 함대를 전선에서 철수하여 10월 14일내로 암릿처 성역에서 집결하도록 지시했다. OVA판에서는 그린힐 참모장이 후퇴를 건의했지만 로보스 원수가 이대로 철수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병력 집결을 지시하는 컷이 추가됐다.

이 명령에 따라 제국군의 추격을 뿌리친 동맹군이 집결했으나 사정은 그야말로 안습했으니……. 이미 서전에서 3함대, 7함대, 12함대가 문자 그대로 소멸됐다. 9함대는 무사히 후퇴했으나 알 살렘 제독이 중상을 입어 라이오넬 모톤 소장이 지휘권을 승계받아 잔존병력을 지휘하게 됐다. 10함대는 일부 병력이 탈출했으나 끝까지 후미를 지키고 있던 우란푸 제독이 전사하여 잔존병력은 더스티 아텐보로 준장이 이끌고 있었다. 결국 이 병력은 결국 양 웬리의 지휘를 받도록 재편됐다.

양 웬리의 경우에도 철군 지시를 받고 무리한 퇴각전을 강행한 끝에 병력의 10%를 상실한 상황이었으나 대부분의 전력을 보존한 상태였고, 뷰코크와 애플턴 정도만이 고전 끝에 대부분의 병력을 보존한 채로 후퇴한 상황이었다. 결론은 그나마 전력을 보존중인 3개 함대와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2개 함대 가지고 제국군에 최종 반격을 가하겠다고 나선 격이었다.
동맹군이 암릿처에 집결한 것을 보고받은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의 무모한 시도를 비웃으며 제국군 전 병력의 암릿처 성역 집결을 지시했다.[6]

4 암릿처 성역 회전

항성 암릿처 근처에 병력을 배치한 동맹군은 배후의 안전을 위해 대규모 기뢰를 살포했다. 실제 제국군이 키르히아이스, 바렌, 루츠가 이끄는 별동함대를 동맹군 후방으로 보내 확실히 쓸어버릴 계획이었으므로 판단 자체는 정확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 휘하의 부대가 동맹군 전면에 나타나면서 교전이 시작됐다.

의외로 선공은 동맹군이 먼저 날렸다. 각 판본으로 묘사에 차이가 있는데 양 웬리가 돌출되어 있던 미터마이어의 함대에 일격을 가했던 것. 코믹판에서는 개조무인함으로 선빵을 날렸고, 애니판에서는 항성 표면에 핵융합탄을 투하하여 미터마이어 쪽에 이 후폭풍으로 밀어붙였다. 원전에서는 그저 양 웬리의 지시에 따라 13함대가 스스로 기동해서 공격했다. 어쨌든 통한의 일격을 당한 미터마이어는 분해하면서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의 기회를 노리면서 후퇴했다. 양 역시 미터마이어의 가드가 단단했던 까닭에, 그리고 타이밍 좋게 덤벼들어온 비텐펠트 함대를 피해 후퇴하면서 더 공격을 하지는 못했다.

그리하여 비텐펠트의 슈바르츠 란첸라이터승리의 여신에게 아이스께끼를 시전하며 13함대 대신 애플턴제독의 8함대를 먼지도 안 나게 탈탈 털어버렸다. 그 결과 애플턴이 기함 크리슈나와 함께 전사하고, 화장실이 사라진 율리시즈의 불침전설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8함대를 전멸시킨 비텐펠트는 함포를 단거리포로 전환하고 발키리를 출격시키는 등 메크링거와 함께 13함대를 공격하려고 하지만, 양이 이 깨알같은 타이밍을 놓칠 리 없었다. 양 함대의 공세가 시작되자 아직 방향전환이 덜 됐던 비텐펠트의 함대는 똥침 두들겨맞는 신세가 됐으며, 불과 수 분만에 전황이 기울어 D4 공역 한정으로 제국군이 완패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라인하르트는 비텐펠트의 성급함에 분노하여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고, 그 냉정하고 침착한 오베르슈타인마저도 동요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비텐펠트가 구원요청을 하자 라인하르트는 불같이 화를 내며 총사령부에는 여유병력이 없고, 다른 곳의 병력을 돌리면 전선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이유를 들면서 딱 잘라 거절했다. 심지어 비텐펠트와의 모든 연결을 차단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한편 후방으로 돌아간 키르히아이스는 동맹군이 뿌려둔 기뢰들을 제거하기 위해 지향성 제플입자를 사용했다. 코믹스에서는 미니블랙홀을 사용하여 기뢰 제거와 동맹군의 혼란을 유발시켰다. 어쨌든 후방이 생각보다 빨리 뚫린 것은 그때까지 고군분투중이던 동맹군에게 결정타를 날리는 사건이 됐다.

결국 동맹군의 전 병력이 서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소설판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지만, 애니판에서는 뷰코크 제독이 선두를 맡아 잔존병력을 인솔하고, 양 웬리가 후방에 남아 추격하는 제국군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묘사된다. 원작 소설판의 경우 최대한 아군이 빠져나갈 때까지 밀집대형으로 버티며 제국군을 막아내고 있었으나 결국 포위당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다행히 신나게 털린 비텐펠트 쪽의 포위망이 얇아서 뚫고 나갈 수 있었으나 이 의도를 파악한 키르히아이스가 잽싸게 포위망을 강화시켜 양 웬리마저 반쯤 포기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때 동맹군 일부 병력이 닥치고 워프를 해버리면서 파동이 생기게 됐고 이로 인해 적군과 같이 아공간 속으로 휘말릴 것을 우려한 제국군이 흩어지면서 포위망이 깨지게 됐다. 결국 이 생긴 틈을 이용하여 13함대는 잽싸게 탈출하여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주인공에겐 운빨도 따라 줍니다. 그리고 애니판에서는 그냥 13함대가 제국군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다가 비텐펠트 함대를 집중공격해서 포위망을 뚫고 퇴각하는 걸로 간결하게 묘사했다. 아래 항목의 비텐펠트와 라인하르트에 대한 부분은 원작과 애니판의 차이로 인해 생긴 것.

5 결과

5.1 비텐펠트에 대한 처벌

회전 직후 라인하르트는 각 함대 지휘관이 전부 모인 자리에서 모두들 잘 싸웠다고 칭찬한다. 비텐펠트만 제외하고. 라인하르트는 비텐펠트를 질타하며 오딘으로 돌아가면 비텐펠트의 함대지휘권을 박탈할 것과 그때까지의 근신을 지시했다. 그것도 바로 직전에 키르히아이스의 어깨를 토닥거려준 것에 대비되어 다른 장성들이 다리 힘이 풀린 비텐펠트에게 달려올 정도. 근데 4명이 달려왔는데 앉아있는 건 비텐펠트 포함 4명
하지만 라인하르트에게 쫓아가서 설득한 키르히아이스 덕에 처벌은 없던 일이 되었다.

5.1.1 과연 비텐펠트에게만 책임이 있나?

양 웬리가 포위망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비텐펠트의 병력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병력 증원이 없었던 것에 기인한다. 물론 흑색창기병의 병력 손실은 비텐펠트의 잘못된 함대운용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총지휘관을 맡고 있던 라인하르트에게는 그 손실을 메꿔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그 손실을 메꿔주기는 커녕 싸우다 죽으라며 병력증원을 거절했고, 아예 통신을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그 결과가 양 웬리의 포위망 돌파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오베르슈타인이 퇴각하는 동맹군을 추격하자고 간언할 때 라인하르트는 부하들의 공을 빼앗는 것 같으니 그만두자고 하는 것으로 보아, 라인하르트에게는 호위함대 내지는 예비대가 준비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오베르슈타인이 저런 발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국군에게는 상당히 여유로운 상황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인하르트는 비텐펠트에게 증원을 해주지 않은 것이다.
또한 어차피 전황은 제국군의 승리로 완전히 기운 상태로 섬멸전을 하고 있는 상태이고 비텐펠트 함대의 공백 역시 키르히아이스 함대로 인해 메꿀 수 있는 상태로 실제로 작중 양 웬리조차 어렵다고 할 정도의 포위망이 완성되기도 하였다. 전략적으로 볼 때 굳이 비텐펠트 함대에 예비대를 동원해 충원을 해줄 이유도 없었던 셈.[7] 또한 애니에서는 별다른 전기 없이, 이타카판 소설 기준 무작정 워프로 인해 포위망에 구멍이 생겼을 때 병력이 부족한 비텐펠트 쪽으로 양 웬리가 치고 후퇴했으니 라인하르트가 충분히 빡칠만 하다.

하지만, 대부분을 별동대에 몰아주고도 각 함대가 동맹군에게 수적으로 우세했다는 묘사에 비추어볼 때, 10함대와의 전투에서 입은 손실 이상의 병력을 충원했을 비텐펠트가 또다시 함대를 말아먹고 병력 주세요 징징 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라인하르트의 빡침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오죽하면 '나한테 병력 찍어내는 화수분이라도 있는 줄 아냐' 라고 했겠는가.[8]

또한 어차피 전황은 제국군의 승리로 완전히 기운 상태로 섬멸전을 하고 있는 상태이고 비텐펠트 함대의 공백 역시 키르히아이스 함대로 인해 메꿀 수 있는 상태로 실제로 작중 양 웬리조차 어렵다고 할 정도의 포위망이 완성되기도 하였다. 전략적으로 볼 때 굳이 비텐펠트 함대에 예비대를 동원해 충원을 해줄 이유도 없었던 셈.[9]

실제로 동맹군의 제 13함대가 비텐펠트 함대를 완전히 전멸시키고 제국군 전열을 뚫어 제국군을 위기로 몰아넣지 못했는데 이는 바로 옆에 제국군의 메크링거 함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비텐펠트 함대가 괴멸되면서 정말로 전선에 구멍이 뚫려 제국군에게 위기였다면 비텐펠트의 구원요청이 있기전에 이미 라인하르트는 어떤 식으로든 그걸 막기 위해 움직였을 것이나 그방면엔 비텐펠트 함대 말고도 제 13함대와 교전중이던 메크링거 함대와 초반에 선빵맞고 뒤로 물러나 함대재편중이던 미터마이어 함대등의 전력이 있고 우회기동을 성공시킨 키르히아이스 함대가 포위망까지 완성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선붕괴따위의 염려가 없었다는 이야기로 결국 비텐펠트의 실패는 동맹군을 완전히 포위섬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활로가 잠깐 열릴 뻔했다가 도로 닫혔을 뿐이다.

작중묘사로 보면 동맹군 제 8함대와 제 13함대와 싸운 제국군 함대는 미터마이어 함대와 비텐펠트 함대, 메크링거 함대이므로 서로 하나가 괴멸됨으로써 2:3의 전력비가 1:2가 된것이므로 오히려 동맹군 입장에선 더 불리해졌다고도 볼수 있다. 그러므로 비텐펠트의 실패가 제국군 전체의 전황에 영향을 줄뻔했다는 건 억지일 뿐이다.

이는 원작과 애니 간의 묘사 차이로 인해 애니버전으로 본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애니 버전에서는 키르히아이스의 우회 기동은 다루지도 않고 있고 그저 13함대가 제국군을 상대로 잘 싸우다가 비텐펠트 함대를 박살낸 후 여유롭게 후퇴하는 것처럼 묘사해놓았다. 덤으로 동맹군 잔족 병력들까지 규합한 상태로. 이 상황으로 보면 예비군을 투입안해서 동맹군의 이탈을 방치한 라인하르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는 원작과 전혀 다른 묘사이다. 위에도 있듯이 이미 제국군은 비텐펠트 함대의 공백 정도는 주위 함대들이 메꿔줄 수 있었고 무엇보다 키르히아이스 함대가 이미 포위망의 완성을 위해 기동 중이었고 실제로 성공하였기 때문에[10] 애초에 예비군을 투입할 이유도 없었다. 즉, 원작의 내용은 위에 서술된대로 다른 함대들과 키르히아이스 함대로 인해 이미 비텐펠트의 공백을 완전히 메꾸고 포위망을 재구축한 상태에서 동맹함선들이 일으킨 급속 워프가 문제를 일으켜 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양 웬리가 이 빈틈을 잘 이용해 활로를 뚫고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애니판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역사적으로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워털루 전투에서 네의 닥돌에 빡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지원 요청에 대해 "보병? 보병을 어디서 데려온다는 말이냐? 너는 내가 보병을 만들어내는 줄 아느냐?"고 거부한 케이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상황도 비슷하고.

그렇기 때문에 전황에 무관한 (비텐펠트의) 국지적 패배에 지나치게 분노하고 감정적으로 지휘권 박탈까지 하려 했던 라인하르트의 행동에는 지휘관으로서의 문제가 있으며 실제로 작중에서도 이 부분을 키르히아이스에 의해 지적당해 라인하르트가 처벌을 없었던 일로 돌린 것이다.

5.2 주요 장성 피해

  • 제국
    • 사망 및 중상자 없음.
    • 비텐펠트의 함대지휘권 박탈 및 근신 명령이 있었으나 키르히아이스의 중재로 무마됨.
  • 동맹

5.3 직위변경

6 이후 이야기

출정 당시 8개 함대, 3천만에 달하던 동맹군의 병력은 6개 함대가 와해되고, 2천만에 달하는 전사/실종/포로를 남긴 대참사로 인해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고 말았다. 이 참패 소식을 들은 동맹 시민들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참사가 지지율을 노린 정치권과 일개 참모의 결탁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풍과 같은 분노가 몰아쳤다. 주전파 인사들은 대부분 버로우했고 일부 개념을 말아먹은 주전파 인사가 나서서 뻘소리를 늘어놓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버로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전몰자에 대한 보상금이나 추후 연금 등을 계산한 결과 어마어마한 금액이 산출되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실제로 이 비용은 동맹의 재정난을 가중시키는 원흉이 되기도 했다.

정치권은 전부 사퇴했으나 원정에 반대표를 던졌던 3명의 정치인인 욥 트뤼니히트, 황 루이, 조안 레벨로는 그 식견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정치적 파워가 강했던 트뤼니히트는 차기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잠정적인 수반 자격으로 정치권을 이끌게 됐다. 결국 트뤼니히트는 차기 선거에서 승리하여 최고평의회 의장직을 거머쥐게 된다.

군부에서도 사퇴와 좌천이 줄을 이었다. 시톨레 원수와 로보스 원수가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고, 그린힐 대장은 총참모장에서 사무총국 사열부장으로 좌천당했다. 카젤느의 경우 좀 억울한 면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보급주임참모였기 때문에 책임을 안 물을 수도 없는 자리여서 결국 변경 제14보급기지 사령관으로 좌천당했다. 물론 바로 최중요 전선인 이제르론 요새 및 그 주둔함대의 사무감으로 불려 갔지만. 더불어 이 사건의 원흉이 된 포크는 강제 예편과 요양소행 처분이 내려졌다. 그 외에 전몰자에 대한 추서 등으로 교통정리를 마쳤다.

이후 군부는 머리를 쥐어뜯게(…) 됐는데 남은 인재풀에서 사람들을 끌어다 요직에 올려야 됐기 때문이다. 이에 1함대 사령관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활동하며 공을 세웠고 별다른 책임질 일도 한 적이 없는 쿠브르슬리 제독을 대장으로 승진시키며 통합작전본부장에 임명했다. 더불어 공석이 된 1함대 사령관에는 부상에서 회복된 파에타 중장이 임명됐다. 그리고 암릿처에서 분전한 뷰코크 제독이 대장으로 승진하면서 우주함대 사령장관으로 임명됐다. 이 인사에 대해서는 군부를 비롯하여 외부에서도 적절한 인사라는 평이 있었다는 서술이 나온다.

한편 양 웬리의 처우는 보류됐다. 양은 위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후방에 남아 동맹군의 후퇴를 지휘했고, 휘하 병력의 7할 이상을 생환시킨 최대 수훈자였다. 그러다보니 대장 승진이야 결정된 마당이지만 대체 어느 보직에 임명해야 할 지 견적이 안 나왔던 것. 쿠브르슬리는 통합작전본부의 참모총감직을 제의했고, 뷰코크는 우주함대사령부 총참모장직을 제의했지만 확정된 것은 없었다. 무엇보다 영웅을 만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 초 단위로 들어오는 문자메시지[12]에 양 웬리는 거의 멘붕 상태였던 까닭에 장기 휴가를 얻어 보직이 결정될 때까지 잠시 도피(…)하기도 했다. 어쨌든 최종적으로 결정된 양의 보직은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 겸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사령관"이었고, 양은 이후 동맹군 최전선을 담당하게 됐다.

다나카 요시키는 전반적으로 구 일본군의 정서에 대해서 비판적인데, 로보스 원수가 이끄는 동맹군이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처절하게 깨진 걸 단 한 번의 전투로 뒤집으려다 더 심하게 깨지고 사실상 전멸해 버린 걸 생각하면 함대결전사상을 비판하는 의도도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번의 공격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전 병력을 끌어모은 동맹의 도박수라든가, 빨리 퇴각했어야 할 판에 함대결전 한방으로 전세를 뒤집어 보겠다고 굳이 결전을 벌였다가 더 심하게 깨져나갔다던가 하는 거라든가...

소설 외적으로 이 전투 이후 동맹군 VS 제국군의 대규모 회전이 씨가 말라버리며 대규모 함대전을 보는 재미는 팍 줄어든다. 또한 동맹군과 제국군의 병력, 인재풀의 밸런스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양 웬리 함대 VS 제국군 상황이 아닌 전투는 승패가 너무 뻔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라 해도 제국이 가볍게 정복을 결정할 수준은 아니었으므로 이전대로 상황이 진행되었더라면 동맹은 다시 전력을 재건할 시간을 가졌겠지만 라인하르트가 그 전에 제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페잔 제압이라는 무리수까지 두며 전면 침공에 나서면서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된다.[13][14]

은하영웅전설 OVA 중 이 전투에서 사용된 배경음악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이다. 처참하게 발리는 동맹군의 처지와 웅장한 4악장 부분이 엄청난 싱크로를 이루는 명장면.
  1. 당연히 주민들은 항의했으나 군대를 앞세워 강탈해 가는 걸 막을 수도 없고, 식량을 징발해 가는 제국군은 당신들 식량은 곧 몰려올 반란군 놈들이 제공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2.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보고를 마치고 물러나오는 카젤느가 '양, 살아 돌아와라. 죽기에는 바보 천치 같은 싸움이야.' 라고 생각하는 장면이 추가되어 작전의 무모함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3.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명령을 전하는 앤드류 포크에 대한 호우드 중장의 반응이 나오는데, 이 명령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요약하고 있다.
  4. 그리고 그린힐 대장은 한숨을 내쉰다.떡밥
  5. OVA판에서는 동맹군 수송선단의 박멸이 먼저 일어났고 나중에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명령과 그 후의 일이 일어난다.
  6. OVA판에서는 오베르슈타인도 비웃는 말투로 말한다.
  7. 은하영웅전설6 기준으로 암릿처 성역 회전 당시 라인하르트에게는 수송선 이외에는 표준전함 함대 한 두 개 밖엔 없었다. 뭐 충원해 주고 싶어도 그럴 병력이 없는 상황
  8.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도 비슷하게 닥돌 성향을 가지고 기병과 돌격을 개시했던 미셸 네에게 같은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너는 내가 보병을 만들어내고 있는 줄 아느냐"는 것. 문제라면 당시 네는 영국군의 대열을 돌파하여 포병들을 무력화시키고 진형을 꽤나 흔들어 놓은 상태였다는 것. 만약 나폴레옹이 아직 예비대로 남았던 근위대 14개 대대를 투입했다면 프로이센군이 워털루에 도착하기 전에 영국군이 패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9. 은하영웅전설6 기준으로 암릿처 성역 회전 당시 라인하르트에게는 수송선 이외에는 표준전함 함대 한 두 개 밖엔 없었다. 뭐 충원해 주고 싶어도 그럴 병력이 없는 상황.
  10. 천하의 양 웬리마저 이번에는 어렵겠다고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11. 14보급기지 사령관으로 잠시 좌천되었으나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이 된 양 웬리의 요청으로 요새 사무감으로 부임.
  12. 우국기사단이 "애국적인 명장을 찬양한다"란 글을 보내 양이 실소를 터뜨리게 만들기도 했다(…).
  13. 사실 그 시점 아니면 정복할 기회가 없기도 했다. 동맹은 정규 함대 재건은 페잔의 경제적 식민지와 국가체계 붕괴를 감수한다면 늦더라도 가능했다. 만일 라인하르트가 페잔 공격을 포기하고 정공법으로 나갔다면 양국의 대치는 라인하르트 생전에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14. 엄밀히 말하면 라인하르트 일파는 문벌귀족들과 립슈타트 전역을 거쳐야 했는데 생각보다 이 내전이 빨리 끝나고 동맹 또한 내전에 빠져들게 되면서 시간을 뺏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