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상시

十常侍

삼국지에 등장한 10명의 내시들.


1 환관 집단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한 정치를 행한 환관 집단. 이 말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장균.

후한서에서는 12명으로 장양, 조충, 하운, 곽승, 손장, 필람, 율숭, 단규, 고망, 장공, 한리, 송전, 삼국지연의에는 건석, 곽승, 단규, 봉서, 장양, 정광, 조절, 조충, 하운, 후람 등으로, 중복된 경우는 굵은 글씨로 표기한 5명 뿐이다. 이 중 수장은 장양, 부수장은 조충.

더 킹 오브 탐관오리로 초반부부터 상당히 사악한 포스(?)를 뿜어댔으며 비중면에서는 그야말로 만악의 근원 취급을 받았다. 이런 이미지가 전해저 오늘날에도 간신,사악한 환관의 대명사로 꼽히게 되었다.

삼국지가 시작되기 이전의 시대에도 이미 만악의 근원이었다. 그 때는 대장군이자 두황후의 아버지인 두무와 태위 진번이 십상시들의 전횡을 막아보려고 노력한 끝에 십상시와 맞섰으나 건석이 선수쳐서 두무와 진번을 사살한 적이 있었다.

한편 기어이 대립 관계에 놓인 외척 하진까지 척살하는 위용(?)을 보였으나...


2 실체

하진이 척살되자 그의 부하로 있던 원소조조한테 단 몇 페이지 만에 전원 몰살당했다.(판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절정에 치솟으려는 순간에 끔살당한 건 대부분 같다.) 단규와 우두머리인 장양은 그나마 좀 오래 살았다. 한 길어야 10페이지 정도? 근데 얘들도 당시에 소년이었던 소제헌제 형제를 데리고 튀다 잡혀 끔살됐다는 정도만 추가되었을 뿐이다.

하진을 척살한 건 오히려 패착으로 작용했다. 적절히 우유부단한[1] 하진이 휘하의 군웅들을 통제(?)하고 있는 판국이었는데, 말 그대로 리미터를 해제(...)시켜버린 것. 쉽게 말하자면 중국의 수 많은 군웅 세력들이 하나의 수류탄이었고 하진은 이 수류탄의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그 안전핀을 제거해버렸으니 안전핀이 없는 수류탄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한지.연쇄반응

또한 하진 사후에 군권으로 휘어잡지 못하고 황명만을 믿고 있던 것도 패착이었다. 십상시의 패악질이 이미 도를 넘었고, 군권을 가지고 있던 원소나 조조들도 황명이 황명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

이렇게 군웅들이 황명을 무시하고 직접 행동에 나선 순간부터 이미 군웅할거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3 자세한 실상

사실 일반적인 이미지는 대충 이렇지만 좀 더 따져보면 복잡한(?) 내시들.

나라, 특히 후한은 어린 황제가 자주 집권하다보니 외척이 권력을 독점하는 일이 많았다. 황제가 어느 정도 자라면 전권을 휘두르는 외척을 숙청하려고 했는데 황제는 곁에서 모시는 환관들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함으로서 이를 실현했다.
나름 환관들이 황제의 친위세력화 된 것이다. 그 결과 필연적으로 환관들의 권력이 비대해져 환관은 환관 나름대로 황제의 눈과 귀를 틀어막아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고, 황제가 요절하면 또다시 어린 황제가 즉위해 외척들이 다시 반격을 가한다. 이런 악순환이 무한반복되는 것이 후한의 전통이었다. 대체로 외척 세력은 황제가 교체되면 급격히 약화되기 마련이지만 황제한테 엄마가 없는 게 아닌 이상에는 없어질 수 없다. 아니면 환관이 애를 낳아서 스스로 외척이 되던지. 그런데 그러다 걸리면 너 참수. 환관이 누나나 여동생을 황제한테 주면 되겠네.

환제 이후로는 환관 세력이 완전히 권력을 잡은 듯 보였다. 사실 환제 자체가 환관들의 우두머리격에 해당되는 인물인 조등에 의해 즉위된 황제였으니 이 시기의 환관들이 득세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외척 세력은 몇 차례나 환관 세력을 공격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환관 세력에게 숙청당했다. 환관이 권력을 잡은지 수십년이 지나자 그 부정부패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고, 그 결과 호족 사대부들 사이에서도 반 환관 세력인 청류파가 등장하는데 환관들은 당고의 금 사건으로 이들을 탄압하여 내쫓고 관직에 나설 기회를 영영 박탈해버렸다. 게다가 환제 시절 그나마 십상시들과 대립했던 외척 두무진번을 살해하는 데에 성공하자 십상시들의 눈에는 보이는 게 없어졌다.

십상시는 이 당고사건이 일어난 영제 시대때 권력을 잡았던 10명의 환관을 일컬는다. 이 때는 아예 각 관직마다 그에 따르는 정가가 붙고 공개적으로 매관매직이 이뤄질 정도로 정치가 막장이었는데 돈을 주고 벼슬을 산 관리들은 본전을 뽑아내기 위해 임지에서 무제한으로 백성을 수탈했고 거기다 자연재해까지 겹쳐 기근이 일어나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는 전형적인 국가멸망 테크를 타고 있었다. 영제 유굉이 대놓고 매관매직을 하게 된 경위 역시 십상시로 그 이전까지는 십상시들이 매관매직을 했었는데 영제는 '어차피 근절시키지 못할 매관매직 십상시가 아닌 내가 돈을 먹기라도 하자'는 심산으로 매관매직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이 결과 일어난 대표적인 반란이 황건적의 난.

그나마 십상시가 한 행동중에 유일하게 잘한 게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지방 토호들을 중앙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하지만 원소 등이 십상시를 죽여버리자 서량쪽 토호였던 동탁이 조정으로 들어오는 결과를 초래했고 그 결과 동탁 마음대로 소제는 폐위되고 헌제가 옹립되기에 이르렀다.

자세한 진행과정은 십상시의 난을 참조.


4 기타 창작물에서

십상시의 대표격인 장양이 삼국지 6에 등장한 적이 있는데, 능력치가 가히 F4에 비견할만한 잉여지만 정치 수치만큼은 믿을수 없게도 96에 달한다. 충격과 공포. 그냥 맘 곱게 먹고 정치 똑바로 했으면 조등처럼 됐을텐데

삼국지평화에서는 십학사(十學士)라고 나온다.

자이언트 로보 OVA의 등장인물인 십상사(十常)는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에 등장하는 십상시(十常)들 중 한명에서 따온 캐릭터다.


5 비유적 의미

국가원수의 측근(예컨대, 대통령비서실)으로서 국정을 농단하는 인물들을 비유적으로 '십상시'라고들 한다.

특히,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서는, 청와대에서 '정윤회가 2013년 10월부터 월 2회씩 청와대 관계자 10여명과 회동을 가져 왔다'라는 취지의 문건이 작성되었다는 보도가 있어, 이들이 세칭 '십상시'라고 불렸다.
소위 '문고리 3인방'이라고 하는 이재만(총무비서관), 정호성(제1부속비서관), 안봉근(제2부속비서관)외에는 정확히 누구누구가 문건에 거론된 '십상시'인지는 끝내 알려지지 않았으나, 문제의 보도를 한 세계일보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인사들이 예의 '십상시'일 것으로 추측되었고, '문고리 3인방' 외의 고소인은 신동철(정무비서관), 조인근(연설기록비서관), 음종환(홍보수석실 행정관), 김춘식(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이창근(제2부속실 행정관)으로 알려졌다.[#]


위 인물들 중 일부는 훗날 최순실 게이트에서 다시 거론되기에 이른다.
  1. 무능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정사에선 정치적인 감각이 좋고 인격도 훌륭한 인물이었다. 다만 우유부단하다는 결점 하나가 결국 목숨을 빼앗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