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스

아레스의 동음이의어에 대해서는 아레스(동음이의어)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그리스어Άρης
라틴어MARS
그리스어 라틴 문자 표기Ares

1 개요

잔인하고 우스꽝스러운 전쟁의 신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로 주신 제우스와 그 정실인 헤라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신들의 왕자. 로마에서는 마르스(Mars).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 되어서인지 은근히 양아치 취급을 받는다.[1] 혈통은 가장 좋지만 정작 이복 형제임에도 팔방미인 엄친아 아폴론이나, 당대 그리스 인들에게 같은 군신임에도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의 우러름을 받던 아테나에 비하면 정말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시망이다.

사실 이름이 어감도 괜찮고 나름대로 터프한 이미지를 지닌 전쟁의 신이기도 해서, 언뜻 생각하면 멋있는 이미지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여기저기서 차용되기도 하고... 하지만 그 실체는 그리스 신화, 아니 모든 신화를 통틀어 단연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최악의 개허접 신 중 하나. 같은 전쟁의 신인 아테나와 비교하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며, 같은 신들에게도 미움받는다. 능력도 난폭스러움과 육체적 강인함을 제외한다면 금수저 중의 금수저 치고는 실망스러운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오죽하면 일리아드에서는 헤라와 아테나의 농간 때문에, 인간한테도 복부를 뚫리고 울부짖으며 달아나는 망신스러운 모습마저 보인다.

그러나 위의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그리스 시대의 아레스 이야기이고, 로마 시대는 마르스가 정 반대로 진중하고 위엄있는 그야말로 군신 그 자체로, 로마 군단의 수호신으로 가장 큰 숭상을 받았던 존재였으므로, 무조건적인 일반화는 피해야 한다.

2 상세

아레스는 지혜와 전략, 전술이 잘 융화된 아테나와는 달리, 전쟁의 잔인하고 난폭한 면, 육체적인 폭력성을 한 껏 드러내는 신이다. 앞에 붙는 수식어도 피투성이 살인마. 그래도 황금 투구의 아레스 같은 간지나는 이명도 있다. 전장에서 전차를 타고 군사들의 전의와 공포를 부추기는 고함을 지르며 돌아다닌다고 한다.빼애애애액 여러 면에서 육체적 강인함을 머리가 못 따라가는, 뇌근육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 더 안습한 신이다.

티탄들과의 전쟁에서 산을 집어던지는 용맹함으로 올림푸스 신들 진영이 승리하는데 힘이 되었지만, 인간의 모습일때는 그런 위력이 제대로 안 나오는지 헤시오도스 서사시의 헤라클레스의 방패에서는 헤라클레스에게 허벅지에 창을 맞고 도망친다.

트로이 전쟁에서는 아프로디테를 도와 트로이 편을 들었다.[2] 그래서 헤라의 명령으로 아테나의 버프[3]를 받은 보통 인간인 디오메데스에게 공격을 받고 피를 뚝뚝 흘리는데 그때 온 천지가 울리도록 울부짖었다.[4] 아레스는 줄줄 흐르는 내장을 손으로 잡고 질질 짜며 도망쳤다고 한다. 여하간 얼마나 질질 짰는지 아버지인 제우스가 되려 쪽팔려서 그만 울라고 혼냈을 정도.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일단 저 정도면 최소한 어디 안 다쳤냐고 물어보는게 부모 된 도리 아니냐 어차피 신이고 죽지도 않을 텐데 뭐

난 올림포스의 신들 중에서 네가 제일 밉다. 넌 전쟁과 싸움밖에 모르는구나! 그러는 아버지는 강간이랑 섹X밖에 모르잖아

 
이때 디오메데스에게 버프를 걸어준 아테나에게 원한을 품고 나중에 복수를 하려 하는데, 리턴매치에서도 아테나의 바위 던지기 한방에 떡실신당하고 아레스를 도와주러 온 아프로디테까지 아테나의 주먹에 가슴을 맞고 나동그라졌다. 너무 분한 나머지 제우스에게 고자질하려고(...) 올림포스로 달려갔다가 남자답지 못하다고 또 혼난다.

그래도 기간테스와 싸울 때는 꽤나 활약을 해서 산을 집어던져 기간테스를 땅속에 처박기도 했다.

그의 취급이 이렇게 안습인 이유는 이성을 숭상한 고대 그리스인들이 호전적이고 육체적 폭력에 의존하는 단순한 그의 성격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화의 아레스가 전쟁에서 패배한 것은 전투의 승패는 본능적인 파괴와 호전성보다는 지략과 전술이 좌우함을 상징하고 있다. 아테나가 전쟁에서의 냉철한 전략, 전술을 상징한다면 아레스는 짐승과 같이 피에 취하는 전장의 맹렬한 투쟁본능을 상징하고 있다. 마케도니아 전성기 당시 마케도니아 군 구호는 '에-니-알리오-스', 풀이하면 '아레스 신을 위하여'. 영화 알렉산더의 가우가멜라 전투 부분에서 멋지게 재현했다. 그래서 신화 속 묘사는 안습의 행보가 많지만 설정상으로는 미친듯한 무력의 소유자임에는 틀림없다. 대충 요약하면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 정도

이렇게 취급이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본부인 헤라의 아들이라 혈통만큼은 좋아서 그런지, 다른 이복 형제들이 무려 아버지 머릿속에서 태어나고,[5]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이래저래 돌아다니면서 생고생을 하고, 심지어 한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기까지 하는 고생을 할동안 아레스는 올림포스 신이 되기까지 고생한 바는 없다. 그냥 태어나자마자 자동으로 올림포스에 존속되었을 듯.

성격은 잔인하지만 키도 크고 미남이라 여성에겐 인기가 있다. 전형적인 허우대는 멀쩡한 미남인데 머리는 바보인 이미지. 간혹 우수에 젖은 눈을 한 갈색 머리를 가진 창백한 피부의 미소년이라고 묘사되기도 하고 일리아스에서 자기 입으로 아테나에게 "네가 디오메데스를 시켜 내 희고 고운 살을 찢은 일을 잊지는 않았겠지!"라고 따지는 걸 보면 적어도 피부가 하얗긴 한 듯.우윳빛깔 아레스 아프로디테와의 연애가 가장 유명하지만 에오스를 비롯한 다른 여신들과 사귄 적도 있다. 인간들 사이에서의 아이도 제법 되는데 아마조네스가 아레스의 딸들이며 처녀 영웅 아탈란테가 아레스와의 사이에 파르테노파이오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소포스의 딸을 두고 헤르메스와 권투로 겨루고 진 일화가 있다.

아프로디테와 간통하다 걸려서 망신을 당한 사건도 유명하다. 아폴론 혹은 헬리오스가 태양 마차를 타고 하늘을 날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밀회를 가지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헤파이스토스에게 고발한다. 이후 헤파이스토스는 몰래 침대에 그물을 설치해놨고 그물은 다시 밀회를 가지던 둘을 포박하고 이를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에게 들킨다. 전승에 따라서는 그걸 구경하던 포세이돈이 아프로디테를 딱하게 여겨 헤파이스토스와 제우스를 설득해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를 부부로 만들고 헤파이스토스는 좀 더 현모양처 삘의 얌전한 여신, 혹은 님프와 이어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포세이돈의 대인배적인 행동에 감동했지만 자신들을 일러바친 아폴론에게는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하게 복수했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를 부부신으로 모시는 신전도 있다고 하니 원래는 정상적인 부부였는데 여러 버전의 신화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추락해버린 케이스일지도 모른다. 혹은 메소포타미아의 전쟁의 여신이자 사랑의 여신인 이슈타르를 둘로 쪼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프로디테와 사이에서 조화의 하르모니아, 공포의 포보스, 두려움의 데이모스를 낳았다. 포보스, 데이모스와는 항상 함께 다녔기 때문에 화성의 두 위성은 이들의 이름을 땄다. 에로스도 아레스의 아들이란 설이 있지만 근거는 없다. 아프로디테에게 그냥 원래 있던 자식인듯.

의외로 자식에 대한 애정이 많은 듯 인간 여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들에게는 말을 선물해주기도 하고 아들들도 아버지인 아레스를 위해 신전을 짓는다는 훈훈한 부자지간의 모습도 보이지만... 아레스의 아들들이 대부분 악당인 탓에 영웅들이 다 죽여버린다. 지못미

특히 자기 딸의 복수를 했다가 처음으로 살인 재판을 열게 한 일화가 유명하다.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가 아레스와 아글라우로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알키페를 범하자(혹은 범하려 하자) 알키페는 아버지의 이름을 울부짖었고 아레스가 나타나 할리로티오스를 때려 죽였다. 분노한 포세이돈이 아레스를 고소해서 아테네의 언덕에서 재판을 치르게 된다. 포세이돈은 자기 아들이 죽었고 아레스는 자기 딸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로서 합당한 복수를 했을 뿐이라며 각각의 처벌과 무죄를 주장했다. 결과는 헤르메스가 그 장면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해서, 혹은 여신들이 아레스의 편을 들어주어서 무죄로 결론났다. 가장 불량스런 폭력의 신인 아레스가 '법과 재판' 덕분에 도움을 받은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케이스.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여론은 아레스 편을 들어줄 테지만[6] 그 당시에는 강간범을 처벌하면 대부분의 남신, 특히 어떤 분이 곤란해졌겠지 어쨌든 그때부터 그 언덕을 아레오파고스(아레스의 언덕)이라고 부르며 주로 살인자를 재판할 때 갔다고 한다. 현재 그리스에서는 법정을 여전히 아레오파고스라고 부른다.

아레스의 기원은 고대 미케네 문명기 정도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 시기에 이미 아레스가 숭배되고 있었던 흔적이 있다.

원래는 트라키아 지방의 자연의 풍요로움과 다산의 신이었으나 그리스 본토로 넘어오면서 전쟁과 폭력의 신이 돼버렸다. 게다가 숭배 지역도 지극히 적다. 끽해야 아테네테베, 트라키아 정도.

전쟁 외에도 용기나 생존 본능을 담당해서 비록 미움을 받았으나 전사들에게는 숭배받는 존재였고 심지어는 헤라클레스마저 아레스를 존경했다고 한다. 일리아스에서도 트로이고 그리스고 할 것 없이 장수들이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자신들을 '아레스의 시종'이라고 칭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 '아레스의 시종'을 자처한 인물들 중 하나인 디오메데스가 아레스에게 칼빵을 놓은(아레스라는 걸 알고서도 했다) 장본인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다만 위에서처럼 그리스의 아레스가 천대받은 것과는 달리, 전쟁을 중시하는 로마에서 아레스와 동일시된 마르스는 대단히 중요한 신으로 모셨졌다. 로마에서 섬긴 마르스는 에트루리아의 신 마리스가 기원인 신으로 이후에 아레스와 동일시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기원이 다른 만큼 아레스와는 정반대위엄있고 진중한 이상적인 로마 장군의 모습이 투영된 모습으로 서술된다.

아테나는 로마 시대에 각각 지혜와 전쟁 미네르바벨로나로 분리되는데, 벨로나(엔뇨)는 마르스의 정실 부인이다.

우선 로마의 시조라는 로물루스와 레무스부터가 마르스(아레스)와 베스타(헤스티아)의 무녀 레아 실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늑대젖을 먹고 자라 로마를 세웠다고 한다.

3 아레스의 여자들과 자녀

여자비고자녀
아프로디테사랑의 여신에로스
안테로스
데이모스
포보스
하르모니아
에오스새벽의 여신-
에리스불화이간질의 여신에니아리오스
데메테르대지농업의 여신테베의 용[7]
하르모니아아시리아의 님프
아마조네스의 시조
아마조네스 일족
하르피나피사의 님프오이노마오스
키레네비스토니아의 님프디오메데스 왕 [8]
스테로페엘리스의 님프오이노마오스
에우노스
테레이네트리발로이의 님프트라사
트리테이아에이날리아의 님프멜라니포스
아에로페아토니아의 공주아에로포스
아글라우로스아키타의 공주알키페
알타이아칼리돈의 왕비
오이네우스 왕의 아내[9]
멜레아그로스
아스티오케오르코메노스의 공주아스칼라포스
이알메노스
아탈란테아르카디아공주파르테노파이오스
데모니케아이톨리아의 공주에우에노스
몰로스
필로스
테스티오스
레아 실비아베스타 여신의 여사제로물루스
레무스
오트레레아마조네스의 여왕히폴리테
안티오페
펜테실레이아
필로노메아르카디아의 공주리카스토스
파르하시오스
프로토게니아아이톨리아의 공주오스로스

4 기타

로마 신화의 마르스는 아버지 없이 태어났다는 신화도 있다. 유피테르(제우스)가 스스로 미네르바(아테나)를 낳은 것 때문에 정실의 체면을 잃은 유노(헤라)가 자신도 스스로 아이를 낳기 위해 꽃의 여신 플로라를 찾아가 접한 여자가 아이를 잉태하는 마법의 꽃의 힘으로 미네르바에 지지 않는 전사 마르스를 낳았다고 한다.

이때 헤라가 '아버지 없이' 낳은 자식은 아레스 뿐 아니라 헤파이스토스, 청춘의 여신 헤베, 출산의 여신 에일레튀이아이며 넷 모두에게 제우스에게 꿀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염원을 투사했다. 이윤기에 의하면 아래 설명처럼 된다.

  • 출산의 여신 에일레튀이아: '출산' 은 신성혼의 핵심이므로.
  •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그 손재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 전쟁의 신 아레스: 전쟁이 나서는 모든 자리에는 여자(제우스가 끝없이 쫓아다니는)가 낀다.
  • 청춘의 여신 헤베: 몸과 마음 양쪽에서 영원한 처녀.
그러나 에일레튀이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임신하고 어머니가 되며 헤파이스토스는 부부싸움에서 헤라를 편들다가 제우스에게 걷어차여 하늘에서 떨어진 후 닥치고 데꿀멍, 아레스는 비교할 자가 없이 원탑 개망나니, 헤베는 초깡패이자 헤라가 가장 미워했던 영웅 헤라클레스의 아내가 된다. 헤라 지못미.
  1. 하지만 부모들의 부부관계를 보다 보면 비뚤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전형적인 부부싸움 속에 방치된 아이
  2. 근데 애인 아프로디테를 위해서 자기 친엄마까지 버리고(...) 트로이 편을 들었다. 그냥 한 진영에 전쟁신 둘이나 있으면 밸붕이니까라고 솔직히 기록하지
  3. 아레스가 던진 창은 빗나가게 만들고 디오메데스의 창에는 힘을 실어 아레스의 아랫배를 찌르게 했다.
  4. 얼마나 크게 내질렀는지 이 소리에 트로이군과 그리스군이 모두 벌벌 떨었다고(...).
  5. 그래도 이쪽은 어머니가 정실부인이었으므로 어떻게어떻게 혈통은 나름 꿀리지 않는다.
  6. 물론 지금도 단순히 개인적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는 처벌받는다.
  7. 카드모스에게 죽어서 이빨이 뽑힌 용.
  8.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디오메데스와는 다른 인물로, 헤라클레스의 12과업에 등장한다
  9. 아레스가 칼리돈에 왔을 때, 오이네우스 왕이 아내를 아레스에게 보내 밤시중을 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