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 ||||
제목 |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Watership Down) | |||
작가 | 리처드 애덤스 (Richard George Adams) | |||
장르 | 판타지 소설 | |||
출간 국가 | 영국 | |||
초판 날짜 | 1972년 11월 |
Watership Down
리처드 애덤스의 판타지 소설.
1 개요
토끼가 주인공인 판타지 소설이다. 동물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 중에서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가디언 아동소설상, 카네기 메달 수상작이다.
원래 딸에게 읽어 줄 동화로 지은 이야기였지만 후에 권유에 의해 스토리를 재정비해서 소설로 출간되었다. 복거일이 쓴 세계환상소설 사전에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1995년에 나남 출판사에서 출판된 후 2002년 사계절에서 출판했고, 2003년 단권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 특징
이 소설의 특징은 흔히 생각하는 토끼에 대한 이미지[1]와 구별되는 토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있다. 여기의 토끼들은 그들만의 신화, 언어 등 그들이 가진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종의 계급, 조분 등이 존재하는 집단에 기반한 생활을 한다. 이 정도만 보면 대단히 인간처럼 묘사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토끼들 특유의 모습도 잘 묘사한 편이다. 여기에 나오는 토끼들은 당근이나 양배추를 좋아하고 암토끼를 위해서는 친구인 동료라도 싸울 동물다운 면도 여전히 있다. 어떤 평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 토끼 Ver.라고(...)
일단 아동용 소설이기는 하지만 미취학 아동보다는 초등학생 이상부터 읽을 것을 권장하는데, 말 그대로 토끼 파티가 마을을 떠나 온갖 역경을 겪으며 그 역경을 이겨낸 다음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어 낸다는 내용이고 그 도중에는 비인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이나[2] 꽤 폭력적인 장면도 많다[3]. 분량도 의외로 많아 양장본의 경우 어지간한 사전보다 두껍다. 다루는 주제도 의외로 전통과 신화의 중요성, 인간의 자연 파괴에 대한 경계, 내면적 성장, 독재에 대한 비판 등 넓은 편이다. 그래서 의외로 청소년이나 성인들도 나름 읽을 만 하다.[4]
애니메이션으로 여러 번 제작되었다. 영화로 한 번, TV 만화로 두 번 만들어졌다. 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건 영화판으로, 1978년에 만들어졌다. 영화에 대한 건 밑의 단락을 참조.
TRPG로도 Bunnies & Burrows란 이름으로 발매된 적이 있다. 최초의 TRPG 던전 앤 드래곤 발매로부터 고작 2년 후에 나온 작품이다.
3 등장인물
이름 상당수를 식물에서 따왔다. 다만 몇몇은 토끼어로 일종의 본명이 있다.
- 헤이즐(박 전 번역본에서는 '개암') :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 파티의 리더다. 이름의 유래는 당연히 헤이즐넛이다. 파이버의 형이다. 자체 능력은 별 것 없지만 타인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리더쉽을 가지고 있어 파티의 리더로 활약한다. 특히 독재로 마을을 지배하던 운드워트 장군의 안티테제라고 할 수 있다. 결말 부에는 헤이즐 라라는 칭호를 얻는다.
- 빅윅 : 파티의 전사. 빅윅은 큰(big)가발(wig)같이 머리털이 무성하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토끼들의 언어로 슬라일리라고 읽는다. 거구의 토끼로 주인공 일행이 살던 마을에서도 이름높던 전사다. 그야말로 팀의 전투력을 책임지며, 최종보스 운드워트 장군과도 1대1로 싸워도 안 밀릴 정도로 뛰어난 전투력을 지녔다. 초기에는 자신의 힘을 믿고 헤이즐의 말을 무시하는 등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나중에는 동료를 위해 몸을 바칠 정도로 충직해진다. 혼자서 적들을 길목에서 막는 등 위험한 임무도 수행한다. 비중도 높아 활약상은 헤이즐 못지 않은 주인공급이다. 후반부엔 전쟁에서는 운드워트를 급습하나 큰 부상을 입고 패배한다. [5] 결말에는 새로 개척한 마을에서 노전사로 자신의 무용담을 어린 세대들에게 전하고 있다.
- 댄더라이언 : 뛰어난 이야기꾼. 이름의 유래는 민들레. 엘 어라이라의 이야기가 주 레퍼토리다.
- 파이버 : 헤이즐의 동생으로 예언의 능력을 가진 토끼. 이름의 유래는 다섯번째로 태어났다는 것. 토끼어로 흐라이루라고 읽는다. 이 여행이 시작된 원인이다. 몸이 약하고 체구도 작아 초기에는 빅윅에게 괄시당했고 상당수의 동료들도 파이버를 불신했지만 헤이즐은 파이버를 믿어주었다. 이후 에프라파와의 대결에서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 빠지고 말아 운드워트의 부하들을 멘붕시킨다. 결말에는 빌더릴과의 사이에서 아기 토끼 네 마리를 얻게 되며 이 중 하나인 스레아르는 파이버 같은 예언 능력을 갖고 있다.
- 블랙베리 : 꾀돌이다. 파티의 두뇌. 이름의 유래는 블랙베리. 팀의 지략을 짜내는 데 큰 공헌을 했다.[6]
- 에이콘 : 작지만 충직한 전사. 그런데 은근히 잉여다. 이름의 유래는 도토리.
- 핍킨 : 파티의 막내. 토끼어로 작다는 의미의 흘라오라고 읽으며 거기에 친근감을 담아 흘라오-루라는 별명으로 자주 불린다. 겁이 많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조금씩 성장한다.[7]
- 스트로베리 : 카우슬립 마을 출신 토끼로 마을을 빠져나온 파티에 합류했다. 굴을 파는 일에 능해서 일종의 공사감독을 맡는다. 이름의 유래는 딸기. 카우슬립 마을에 있던 시절에는 닐드로 하인이라는 아내가 있었지만 아내가 덫에 걸려 죽자 마을을 버리고 파티에 합류하게 된다.
- 홀리 : 샌들포드 마을 토끼로 마을을 떠나려던 헤이즐의 파티를 체포하러 나타났다가 격퇴당한 뒤 큰 부상을 입은채로 블루벨과 둘이서 헤이즐을 찾아와 마을이 궤멸된 사실을 알려주었다.[8] 빅윅과 함께 싸우는 일을 자주 맡는다.
- 블루벨 : 홀리와 함께 온 토끼로 농담을 즐겨 말한다. 덕분에 홀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 키하르 : 갈매기. 부상당한 카하르를 본 헤이즐 일행이 그를 도와줘서 협력한다. 종족이 다르기 때문인지 토끼들이 듣기엔 꽤 특이한 어법을 구사한다. 성격은 까칠한 구석이 있지만 신의는 있는 편. 에프라파 작전에 큰 도움을 준다. 작 중 묘사를 보면 빅윅과 함께 에프라파 작전의 핵심이라 할 만한 수준. 작가 말로는 자신이 대전에서 본 노르웨이 레지스탕스가 모티프라고 한다.
- 하이젠슬라이 : 소설 후반부에서 빅윅을 돕게 되는 에프라파 암토끼. 파이버보다는 못하지만 약간 미래를 볼 수 있는데 이 능력으로 토끼가 흐루두두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고 능력이 쇠약해졌다고 판단, 이후 미래를 보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9]
- 블랙카바르 : 본디 에프라파에 정복된 마을 토끼의 자손으로 유능했지만 암토끼의 단체 탈주 미수 사건의 책임을 물어 상시 감시가 붙고 누군가가 질문하면 자신의 죄를 읊어야하는 형벌을 받아 반쯤 정신이 나가버린다. 이를 측은히 여긴 빅윅에 의해 탈출 행렬에 합류, 이후 유능한 면모를 되찾아 마을의 중요 인재로 활약한다.
- 운드워트 장군 : 이름인 운드워트는 약초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 소설의 최종보스라고 할 수 있다. 거구인데다가 성격까지 사납고 덤으로 독재자이기까지 한 전형적인 악역이다. 그래도 나름 카리스마와 리더쉽은 있고 싸움실력도 뛰어나다. 족제비를 그냥 발로 할퀴어 쫓아버릴 정도다. 마지막에는 개를 상대로 싸우다가 행방불명. 하지만 아직도 에프라파 토끼 일부는 그가 살아있을거라고 믿고 있으며 주인공 일행에 의해 격퇴당한 후 주인공 일행이 세운 마을에는 일종의 악마같은 존재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운드워트가 정말 살아있었다면 그 사실에 나름 만족스러워했을 거라고.
4 설정 및 장소
- 샌들포드 : 주인공 일행이 살던 마을. 파이버의 예언에 따르면 이 마을이 몰살당하는 모습을 보았다고하고 실제로도 인간에 의해 마을이 파괴당했다.[10]
- 엘 어라이라 : 토끼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토끼들 말로는 천의 얼굴을 지닌 왕자. 작중에도 툭하면 등장인물들이 언급한다. 이야기에 따르면 굉장한 꾀돌이다. 마냥 착한 영웅이나 신보다는 트릭스터같은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동족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모습을 보면 역시 영웅이기는 하다. 엘 어라이라의 이야기는 토끼라면 다 아는 이야기고 토끼들의 정체성과도 같다고 한다. 이야기를 보면 그의 충직한 부관이자 친구인 랍스커틀과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 인레 : 토끼들 세상에서 저승을 일컽는 단어. 여기에 인레의 검은 토끼라는 사신이 산다고 한다. 엘 어라이라가 동족들을 위해 간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외부와는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장소로 보인다.[11]
- 인레의 검은 토끼 : 엘 어라이라가 동족들을 살리기 위해 찾아간 토끼들의 사신. 인레에 거주하고 칠흑처럼 검은 토끼라고 한다. 근처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한기와 공포가 느껴진다고 한다. 여기서는 죽음을 관용적으로 인레의 검은 토끼가 데리려 왔다고 한다.
- 카우슬립 : 인간에 의해 가축화 당해 토끼들의 신화를 잊어버린 마을. 먹이를 대가로 토끼가 매주 없어지는 것을 묵인한다. 자신들의 정체성과 독립심을 잃어버리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 에프라파 : 운드워트 장군이 독재하던 마을. 후에 헤이즐 일행이 세운 마을의 안티테제.
- 엘릴 : 토끼어로 천의 적이란 뜻. 인간을 비롯한 여우, 고양이, 족제비, 오소리 등 토끼의 천적을 뜻한다.
- 라 : 토끼어로 지도자, 왕을 뜻한다. 이름 뒤에 붙어 일종의 칭호로 쓴다. 나중에 헤이즐이 얻은 칭호 "헤이즐 라"를 예로 들 수 있다.
- 흐라이어 : 토끼어로 천을 뜻한다. 하지만 인간의 천보다 넓은 의미라 그냥 매우 많은 걸 뜻하기도한다. 사실 4보다 많으면 그냥 흐라이어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극중의 토끼들은 4까지밖에 숫자를 세지 못하는 듯하다. 인간으로 따지만 만과 비슷한 개념인 것 같다.
- 흐루두두 : 인간들이 타고 다니는 탈 것들 전반을 지칭한다. 작중 결말부에서 헤이즐이 직접 이것에 탔다.(몰았다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탔'다.)
5 영화
제목 | 워터십 다운의 토끼들 (Watership Down) | |||
감독 | 마틴 로슨 (Martin Rosen) | |||
각본 | 마틴 로슨 (Martin Rosen) | |||
주연 | 존 허트, 리처드 브라이어스, 랄프 리처드슨 | |||
현지 개봉일 | 1978년 10월 19일 |
1978년,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영화화가 되었다.[12]
원작의 어두운 이미지에 걸맞게 이 영화 역시 고어하고 음울한 이미지를 많이 썼다. 어린 애들이 보기엔 좀 충격적이고 트라우마가 될 이미지일 수도 있으니 관람시 주의.
토끼 캐릭터들이 만화적인 과장을 사용하지 않고 정말 실사에 가까운 그림체로 그려졌다.
EBS에서 더빙까지 하여 방영하였는데, 당연하게도 원작과의 차이점이 조금 있다.워~터십↗다운~ 그리고 DVD로 이 더빙이 들어간 게 정발되었다.
주제가는 아트 가펑클이 담당. 영화 분위기와 상관없이 매우 청아한 발라드곡이 나왔다.
6 기타
Advance of Zeta에 나오는 MS와 MA 명칭들이 이 책에서 따온 것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거의 듣보잡 수준의 소설이지만 서구권에서는 상당히 잘 알려진 소설이다. 영어가 되면 영문 위키에 자료가 꽤 있으니 참고해보는 것도 괜찮다.
에로게 Forest의 중요한 파트에 인용되었지만 아는 사람이 너무 적은 소설이라 이해한 사람이 적다(...)
Skrillex가 설립한 일렉트로니카 뮤직 레이블인 OWSLA 또한 여기에서 이름을 따 왔다.- ↑ 꾀돌이 혹은 겁쟁이, 귀여움 정도
- ↑ 헤이즐 일행이 암토끼가 필요하다고 다른 마을의 암토끼를 납치한다. 다만 강제로 끌고가기보다는 그 마을의 우두머리들 몰래 야반도주한 것에 가깝다.
- ↑ 토끼끼리 발톱으로 얼굴을 할퀴고 귀를 물어뜯는 유혈낭자한 장면은 물론, 인간들이 토끼굴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면서 여러 토끼들이 끔살당하는 등의 상황에 대한 처절한 묘사가 나온다.
- ↑ 이 때문인지 처음에는 몇몇 출판사에서는 연령대가 애매하다고 퇴짜를 놓았다고 한다.
- ↑ 운드워트또한 부상을 입어 직접 죽이지않고 다른 토끼에게 맡긴 후 지상으로 이동하지만, 댄더라이온과 블랙베리가 끌고온 개를 마주치고 싸우게 된다. 그러나, 겁을 먹은 운드워트의 부하 토끼는 빅윅을 죽이는데 실패한다.
- ↑ 후반부엔 댄더라이언과 함께 개를 유인해서 데리고와 운드워트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 ↑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여러가지 원정에 자주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 ↑ 원래는 같이 탈출한 토끼가 더 있었지만 헤이즐 파티를 찾아오는 도중 카우슬립에서 살해당한다. 이 때 홀리가 죽은 토끼들의 환상을 보며 괴로워하는 장면은 딱 PTSD다.
- ↑ 하지만 이 미래시는 결말부에 헤이즐이 농장집 소녀에 의해 마을로 돌아갈 때 타는 장면으로 다시 나온다.
- ↑ 호텔 건축 예정지로 지정되는 바람에 마을이 통째로 갈아엎어졌다. 홀리가 해주는 토끼들의 입장에서의 그 과정은 실로 코스믹 호러.
- ↑ 엘 어라이라가 돌아와보니 이미 전쟁이 끝난지 십수년이 흘렀고 당시 싸웠던 토끼들은 젊은 토끼들에게 꼰대 취급받고 있다.
- ↑ 사실 다른 매체로 리메이크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