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어크라우트

파일:Attachment/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jpg

독일어: Sauerkraut (자워크라우트)
네덜란드어: Zuurkool (쥐르콜)
프랑스어: Choucroute (슈크루트)

1 개요

양배추를 절여 발효시킨 보존식품으로, 독일 요리 중 채소 요리의 대명사 격으로 통한다. 김치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양배추로 담근 김치' 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호프집 같은 곳에서 고기 안주 입가심 용으로 독일 김치라며 내놓기도 한다. 다만 만드는 법을 따지자면 김치보단 피클에 가깝다. 흔히 소시지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으며, 데워먹기도 하고 차게 해서 먹기도 한다. 신맛이라는 뜻의 자우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시큼한 맛이 강한데, 지역마다 절일 때 사용하는 향신료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맛도 미묘하게 다르다.

독일어의 외래어 표기법상으로는 자우어크라우트가 아닌 자크라우트가 정확하다. 독일어 -auer([-auɐ])는 아워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 대표적인 예로는 콘라트 아데나워가 있다.

2 먹는 국가

물론 독일 외에 주변국들에서도 상식하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쥐르콜(Zuurkool)'이라고 발음하며 선원들이 괴혈병을 퇴치하기 위해 먹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괴혈병이 비타민 섭취 부족으로 생기는 질병인지라 신선한 채소류를 먹음으로서 비타민을 섭취하는게 가능한고로, 채소류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절임 식품인 자우어크라우트는 괴혈병 예방에 안성맞춤인 것. 지금도 네덜란드에서는 쥐르콜과 감자, 케일 등을 섞어서 으깬 'Stamppot'라는 요리를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독일과 접경지인 알자스-로렌 지방[1]에서 많이 먹는데, 자우어크라우트와 소시지, 두껍게 썬 베이컨, 감자 등을 솥에 몽땅 넣고 푹 끓여 먹는 슈크루트 가르니(Choucroute garnie)라는 찌개 비스무리한 요리로 유명하다.[2] [3]

영국 해군탐험가 제임스 쿡 함장괴혈병 퇴치를 위해서 자우어크라우트를 잔뜩 배에 실었으나, 처음엔 수병들이 '함장이 별 해괴한 걸 자꾸 많이 먹이려고 한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안 그래도 고기 위주의 식사를 접하던 게 일반적이던 영국인들의 식성에 더해, 용맹함을 키운다며 고기를 대량 지급하던 입맛에 익숙해진 군인들에게 채소를 먹으라 하니 기분 좋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수병들이 반발하자 쿡은 이를 역이용하여 수병들의 자우어크라우트 배급량은 확 줄여버리고, 장교들에게 일부러 자우어크라우트를 많이 배급 했다. 이러자 이번엔 '장교들만 많이 먹는걸 보니 뭔가 귀한게 틀림없어!'하며 모든 수병들이 자우어크라우트를 요구하고 많이 먹기 시작했다(...)[4] . 장교: 잠깐 왜 우리를 희생시키는? 사람 심리란게 원래 다 이런 식이다. 조삼모사 실사판 프랑스에서도 감자를 처음 보급할 때도 이 비슷한 계략을 써먹었었다. 사람들이란...

폴란드체코에서도 꽤 자주 먹는 요리이며 심지어 폴란드에서는 'kapuśniak'이라고 김치찌개 비스무리한 수프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러시아에서도 먹는다. 러시아어로는 끄바쉐나야 까뿌스따(Квашеная капуста)라고 부른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의외로 잘 먹지 않는다. 이쪽은 우리나라의 깍두기단무지에 해당하는 비트피클(Inlagda rödbetor)을 주로 먹기 때문.

3 주의사항

다만 자우어크라우트는 상큼한 피클 생각하고 먹었다가는 당장 뱉어낼지도 모르니 주의. 왕소금 듬뿍 들어간 새우젓과 비슷한 소금맛이고, 뜨겁게 데워져 나온다. 한마디로 뜨거운 과포화 소금물 먹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지만 식당을 잘 만나면 짜기 보단 새콤한 맛을 내기도 한다. 고기요리를 먹다가 느끼함에 질릴때 한 숟가락씩 퍼먹어 보자.

물론 자우어크라우트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독일 서부와 남부에서 먹는 자우어크라우트는 주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데워져 나오며, 동부와 북부에서는 차갑고 아삭거리는 것을 주로 먹는다. 한국의 김치와 비슷한 것으로, 먹던 사람이 아니면 잘 먹기 힘들며 한국 유학생들은 물에 씻은다음 고추가루 버무려서 김치로 컨버전해서 먹거나 고추가루+돼지고기를 넣고 끓여서 김치찌개 만드는 용도로 쓴다. 그리고 냉장기술의 발전에 독일도 나트륨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금 첨가량도 예전보다 많이 빠진 편이다. 그러니까, 냉장보관이 되면서 소금기가 빠지고 있는 김치와 비슷하게 변화하는 셈.

4 만드는 방법

<공을 좀 들인 버전>
재료 : 물 두 컵, 식초 한 컵, 설탕 한 컵, 소금, 절임용 향신료, 그리고 당연히 양배추.

일단 위의 재료들을 끓이고(양배추까지 삶아버리진 말자.)양배추를 채썰어서 함께 적당한 통에 넣은 후 7일간 숙성시킨다. 이것은 일반적인 레시피이며,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소금, 여타 향신료를 가미해 먹을 수 있다. 일반 양배추 외에 적양배추로도 담글 수 있다.

<식품운동가 샌더 카츠(Sandor Ellix Katz)의 책에 실린 레시피>[5]
소요시간: 1~4주 또는 그 이상
필요한 도구: 4L 이상의 항아리나 플라스틱 양동이, 딱 맞는 접시 또는 나무 덮개, 누름돌,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덮을 천
재료: 양배추 2kg, 소금 45ml

양배추를 썰어 그 위에 소금을 골고루 뿌린다. 여름에는 소금을 좀 더 많이 넣고 겨울에는 조금 적게 넣는다. 좋아하는 야채, 약초, 향신료를 더 넣어도 된다. 재료를 모두 섞어 항아리 속에 넣는다. 덮개로 양배추를 덮고 무거운 물건(돌)로 눌러준다. 양배추가 소금에 잠기게 한다. 먼지와 벌레가 들어가지 않게 천으로 항아리를 완전히 덮는다. 생각날 때마다, 적어도 몇 시간마다 한번씩 소금물이 덮개 위까지 올라올 정도로 꾹 눌러준다.

24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절여진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소금물이 덮개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잠길만큼 소금물을 더 넣어주어야 한다. 이때 소금물은 물 250ml당 소금 15ml를 넣고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 만든다. 오랫동안 천천히 발효되기를 원한다면 차가운 지하실 등에 보관한다.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은 상태를 살펴본다. 만약 곰팡이가 피면 표면만 걷어내고, 덮개와 누름돌은 씻어낸 다음 다시 넣는다. 덮개와 누름돌은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이제 막 만든 자우어크라우트부터 몇 주가 지나 다양한 형태로 숙성되는 크라우트까지 맛보도록 하자. 자우어크라우트를 항아리에서 덜어낸 다음에는 다시 조심스럽게 밀봉해야 하며, 소금물이 증발해 자우어크라우트가 잠기지 않으면 필요한 만큼 소금물을 더 부어준다.

<남자의 요리 버전>
채썬 양배추를 그냥 소금에 절이고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5 기타

독일인의 비하명칭 중 하나인 '크라우트'가 여기서 유래되었다. 김치맨? 독일에서 유래한, 크라우트 록이라는 장르도 있다. 전자음을 많이 쓰는 다소 전위적인 음악이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이 자우어크라우트를 이용해 부대찌개를 만들었다.[6] 당연히 원래는 이럴 생각이 없었지만 어르신들께서 한국 음식을 찾으시니... 다만 실제로 자우어크라우트를 이용한 김치찌개 레시피가 있으며 독일 교민들이 고향의 맛을 생각하며, 혹은 파독 광부나 간호사 출신들이 현지에서 고향 음식 비슷한 거 만들어 본다며 먹어보다 익숙해져 귀국 후에도 만들어 먹기도 하는 모양이다. 맛은 한국식 김치찌개와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독일 외에도 독일 근처의 다른 국가에서도 판매하고 있으며, 그 쪽으로 유학을 간 학생들에게는 구세주 같은 존재라고 한다. 독일이나 유럽으로 유학갔다온 사람들이 한 번씩 언급하면서 고추가루를 뿌려서 김치찌개를 만든 이야기를 한다.

비슷한 음식이기 때문인지 독일 사람들은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 다만 김치의 주 재료 중 하나인 마늘은 독일인들은 잘 먹지 않는 것인지라 마늘 냄새는 버티기 힘들어 하는 건 매한가지다. 대신 고려인들이 김치 대용으로 만든 마르꼬프 빠 까레이스끼(한국 당근)가 자우어크라우트와 비슷한 편이다. 근데 이건 걍 러시아 요리...

파일:Bv1YJJn.jpg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에서 영국 요리피시 앤드 칩스를 까는데 비교대상으로 쓰인다. 얼마나 악명 높으면 이놈들한테도 까이냐

그런데 진짜로 '소시지 앤 자우어크라우트' 가 '피시 앤 칩스' 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다. 좀 아쉬우면 근처 맥도날드에서 프라이 하나 사서 같이 먹으면 많이 짜긴 해도 생선보다 채소가 더 맛있는 진기한 경험이 가능하다(...)
  1. 사실 이 지역들은 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독일 영토였다.
  2. 음식에 대해 애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프랑스 사람들은 이 음식의 기원이 촌동네인 독일이라는 것을 꺼림찍하게 여겨서 슈크루트가 중국에서 발명되었다는 소리를 믿고 퍼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최초로 만들어 먹은 사람들은 고대 로마인일 가능성이 높다.
  3. 여기에 고추가루를 쏟아부으면 한식의 맛이 난다. 라면스프를 넣으면 더욱 완벽하다.
  4. 사실 장교는 진정한 군대의 간부이므로 멋져보이고 폼나는 위치지만 그만큼 고위 장교들에겐 그저 맘대로 부릴 수 있는 로봇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어느 전쟁이든 하루살이 소위는 유명했다. (사실 지금도 소대장이 선두에 서는걸 보면..)
  5. 국내 정발명: 내 몸을 살리는 천연발효식품(원제는 Wild Fermentation: The Flavor, Nutrition, and Craft of Live-Culture Foods 야생의 발효: 생배양 음식의 맛과 영양, 그리고 기술)
  6. 여행하던 지역은 프랑스였던지라 프랑스식 명칭인 슈크루트라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