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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The Third Battle Of Tiamat
第三次ティアマト会戦
제3차 티아마트 회전
은하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4세는 제국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오래, 수십년 동안 집권하며 재위 30년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유례없는 장기 집권속에서도 무엇인가 보여줄 만한 공적이 전혀 없다는 점이 당시 제국 정부 관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거리가 되었는데 이에 외정 분야, 군사적인 치적을 황제 폐하에게 쌓아드려야만 한다는 명분 하에 제국 수뇌부가 자유행성동맹을 대상으로 원정을 기획하게 되었다.
결국 이 회전은 위와 같은 이유로 기획된 몇 차례 원정중 하나에 의해 전개된 전투일 뿐, 제국에서야 황제를 위해 군사적인 공적을 세워야 한다는 이유로, 동맹에서는 침입해 들어오는 제국군을 막기 위해서 별 의미는 없고 통상적으로 접경지역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충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었다.[1]
2 배경
은하제국은 35,400척에 이르는 함선들로 원정부대를 꾸렸다. 원정부대의 지휘봉은 우주함대 사령장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가 잡았고, 휘하에 여러 제독들도 참여했으나 주목할 만한 인물은 8,000여척의 함대를 지휘하던 중장 계급의 라인하르트 밖에는 없다.
라인하르트 입장에서는 이 원정 자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원정을 하는 목적부터가 황제의 업적이나 쌓자는 것이고 첫 단추부터가 엉망이니 작전에 세부 계획이나 정밀한 목적도 가지지 않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일어난 자유행성동맹군을 상대로 적당히 싸우다가 애매한 승부만을 내며 끝날 것이 분명하고 원정 자체에 무언가 손을 써보려고 해도 작전에 참가하는 제독들이 라인하르트를 싫어하다보니 의견을 내놓아도 무시당하기만 하니 회의장에서 아예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아있기만 할 뿐.[2]
반면에 소설판에서는 자유행성동맹측의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았으나 OVA판에서 다소 묘사된 부분이 있다.
제국군의 원정 소식은 당연히 자유행성동맹측도 알게되었고 이에 반격 작전을 준비, 통합작전본부장 시드니 시톨레 원수의 주관 하에 열린 작전회의에서 제11함대 사령관인 윌렘 홀랜드 중장이 제안한 요격전을 채택했다.
작전에는 알렉산드르 뷰코크 중장의 제5함대, 우란푸 중장의 제10함대가 홀랜드의 제11함대와 더불어 선봉이 되고 국방위원회의 예산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파스톨레 중장의 제4함대와 무어 중장의 제6함대를 추가투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3]
3 전투의 전개
3.1 홀랜드의 자만
문제는, 정부가 약속한 2개 함대의 추가지원이 제깍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로보스 원수는 직속 함대만을 가지고 전투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에서 작전을 지휘했는데, 이 탓에 최전선에서 동격(중장)의 함대 사령관 3명이 각자 함대를 가지고 지휘를 하게 생겼다.
이에 따라 동맹군은 3개 함대 33,900척의 함선으로 제국 원정함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뷰코크, 우란푸, 홀랜드, 3명의 함대 사령관들은 계급이나 직위는 동등하지만 병사에서 시작하여 중장까지 진급한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이 제일 선임자라 할 수 있으니 당연히 뷰코크 중장이 최전선에서 작전을 지휘해야 했었다.
우란푸 제독은 당연히 뷰코크 제독의 지휘를 받아들였는데, 홀랜드가 여기에 불복하고 자신보다 선임인 두 제독에게 "다른 함대와의 무리한 연계를 펼쳐서 우리의 장점을 죽이기 싫다."는 요지의 무례한 발언을 했다. 게다가 적의 공세를 막아낸 다음 틈을 봐서 카운터를 날리는 동맹군의 기본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오히려 "적을 적극적으로 격퇴해야 된다.", "제국 수도 오딘까지 쳐들어가서 제국을 멸망시켜야 된다."는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런 무례한 발언과 방약무인한 태도는 우란푸와 뷰코크 제독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미 군인으로 살아간지 수십년, 백전노장 뷰코크는 홀랜드의 태도를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오히려 그의 부관 파이펠 소령이 매우 분노하여 홀랜드 제독이 그렇게 자신있다면 우리 함대는 팝콘이나 씹으며 구경이나 하는게 좋지 않겠냐는 감정 100% 진언을 올렸고 이에 뷰코크는 "작전이란 실행하기도 전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세. 내 과거의 경험에 의하면 말야."라고 답하며 일단 홀랜드의 전투 지휘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한편, 제국군에서는 우주함대 사령장관 뮈켄베르거 원수가 직접 부대를 지휘했다. 라인하르트 함대는 '건방진 금발 애송이'에게 공적을 세우게 할 수는 없다는 정치적 이유로 '전략적 예비병력'이라는 명분으로 후방에 처박아놨다.[4][5]
3.2 홀랜드의 병크
16시경, 티아마트 성계에서 제국군과 동맹군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16시40분경부터 뷰코크와 우란푸에게 무례한 발언을 내뱉은 홀랜드는 자신의 11함대를 지휘하여 아군 함대가 2개나 있음에도 그 어떠한 협조도 하지않고 홀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뮈켄베르거 원수는 즉시 대응에 나섰지만 홀랜드가 예상이 넘어가는 엄청난 속도로 진격하여 제국군 진형 내부로 파고들어 무차별적으로 화력을 쏟아부었고, 제국군은 여기에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추태를 보였다.
뒤에서 구경이나 하라고 처박아두었으니 진짜 뒤에서 구경이나 하고있던 진작에 발을 빼서 후방에 머무르고 있던 라인하르트는 이 꼴을 보자 홀랜드를 이론을 무시하는 저능아, 거기에 탈탈 털리고 있는 아군은 더 ㅄ이라며 비웃고 있었다.[6]
한편 후방에서 전황을 지켜보고 있던 우란푸는 홀랜드가 "옛 전술을 무시할 줄은 알아도 새로운 전술을 편다고는 할 수 없다."고 평하며 뷰코크에게 협력을 요청해왔다. 뷰코크 제독은 이대로면 홀랜드가 콜드 게임으로 승리할 것 같다며 그냥 지켜보자고 있으나 우란푸가 "만약 제국군에 정말 조금이라도 앞을 볼 줄 아는 지휘관이 있다면, 혼란의 와중에서 몸을 빼내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을 터, 지금 미움받더라도 그를 제지해서 후퇴시키지 않으면 우리도 길동무가 될지 모릅니다!"라 하며 홀랜드를 제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미 뷰코크 제독은 아무런 전투도 하지않고 후방으로 철수한 함대를 포착한 상황, 더 늦기 전에 홀랜드를 제지하자는 우란푸의 의견에 동의하였다.[7]
뷰코크와 우란푸가 꿰뚫어본 대로 제국군 함대의 후방에 있던 라인하르트는 제11함대의 기동에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고 조용히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다만 참모장 놀덴이 여전히 옆에서 찌질대면서 라인하르트의 성질을 긁었으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재치를 발휘하여 라인하르트가 폭발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다.
한편 뷰코크는 제11함대에 돌격을 중단하고 전선을 뒤로 빼서 적의 반격에 대비하라는 명령을 계속 발송했으나 하지만 홀랜드는 약화된 적을 소탕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뷰코크가 다시 점잖은 태도로 후퇴를 종용하자 홀랜드는 또다시 무례한 전문을 보내고 명령을 씹었다. 이때 홀랜드가 스스로를 '선각자'라 언급하는 데에서 제대로 빡친 뷰코크는 "과연 그렇군. 선각자는 언제나 미치광이라 불리는 법이다. 하지만 미치광이가 모두 선각자인 건 아니지!"라며 이 이상 후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군법회의에 회부하겠다는 경고를 홀랜드에게 발신하도록 명령했다.
그런데 홀랜드가 이 마지막 경고도 깔끔하게 무시했다. 안 그래도 열받아 있던 참모 파이펠 소령은 홀랜드 면전에 대고 욕이라고 할 기세로 분노해 있었으나 꾹 참고 뷰코크 제독에게 '홀랜드가 저 따위로 자신만만하니 하고싶은대로 하게 둬서 제국군에게 얻어 터지다가 뒤지는 것도 좋지 않냐'고 말하는 막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물론 홀랜드야 나가서 죽던 말던 상관도 없지만 11함대 장병들까지 말려들게 할 수는 없으니 뷰코크 제독은 젊은 참모를 잘 다독이고 11함대 지원에 나섰다.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털리고 있는 아군에게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졸렬한 아군 제독들을 비웃고 있었다. 이때 놀덴이 퇴각을 주장했는데 제11함대의 공세한계점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라인하르트는 이를 거절했다. 그럼에도 계속 놀덴이 라인하르트의 신경을 긁어대자 라인하르트는 놀덴에게 버럭 호통을 친 다음, 휘하 함대에 단거리 포격 준비를 지시했다. 그리고 19시 20분경, 공세한계에 다달은 제11함대를 향해 3분간 3번에 걸친 3연속의 주포 일제사격을 가했다. 이 한 방에 동맹군 제11함대는 골로 갔다.[8]
홀랜드는 기함 에피메테우스와 함께 그대로 폭사했고 제11함대는 순식간에 붕괴 위기에 놓였으나, 때마침 우란푸와 뷰코크가 연계작전을 펼쳐 추격하는 제국군을 맞받아쳤고 동시에 제11함대의 잔존병력을 보호하면서 후퇴를 시작했다. 초반에 추태를 보이던 뮈켄베르거 휘하의 제국군은 어떻게든 동맹군을 추격하려고 애썼으나 번번히 우란푸와 뷰코크가 구축한 방어선에 걸리면서 결국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라인하르트는 우란푸와 뷰코크의 연계를 보고는 "동맹군에도 할 줄 아는 녀석이 있구나!"라며 적장들을 칭찬했다. 친구의 보기 드문 태도를 본 키르히아이스가 "선전을 기리는 전문이라도 보내시겠습니까?"라고 물었지만, 라인하르트는 제2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 당시에 있었던 하우저 폰 슈타이어마르크 중장의 전례[9]를 들면서 "내가 언젠가 전군의 지휘권을 쥐게 되면 그렇게 하겠다."며 키르히아이스의 제안을 고사했다. 결국 동맹군의 명장들이 이 젊은 천재와 서신을 교환하는 일은 없었다.
제국군의 추격을 뿌리친 우란푸와 뷰코크는 병력을 재정비한 다음 귀환길에 올랐다. 우란푸와 함께 통신으로 대화를 하던 중에 윌렘 홀랜드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됐는데 이때 뷰코크는 시톨레 원수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 "영웅 따위는 술집에 가면 얼마든지 있으나, 그 반대로 치과의사의 치료대엔 한 명도 없다. 뭐, 그런 것이지."란 말을 인용했다. 우란푸도 이 말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고 누가 이야기한 것인지 물어봤으나 뷰코크는 몇 번인가 들은 이름이라면서도 끝내 기억을 못 했다. 물론 그 이야기를 한 당사자는 나중에 자유행성동맹 말기의 동맹군을 책임졌던 그분이다.
4 결과
은하영웅전설의 세계에서 전사자는 통상 1~2계급 특진을 추서받지만, 이 전투에서 홀랜드는 아군과의 연계 따위 무시하고 객기를 부리다가 하마터면 전선을 홀랑 말아먹을 뻔했다. 그 결과 홀랜드는 패전의 책임을 물어 계급 추서 없이 그대로 중장에 머물렀다.
반면, 제국군의 붕괴 위기를 한큐에 뒤집은 라인하르트는 그 공적을 인정받아 대장으로 승진했고, 라인하르트를 보좌한 키르히아이스도 중령으로 승진하였다. 그리고 놀덴은 잘렸다. 뮈켄베르거 원수는 라인하르트의 대장 승진에 대해 이런저런 볼멘소리를 늘어놓긴 했어도 정작 군무성에 올릴 승진 추천서는 군소리 없이 써줬다는 후일담이 나온다. 소설에서는 뮈켄베르거가 라인하르트의 빠른 승진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을 부분은 많지만 그렇다고 전투에서 보여준 실적을 놓고 보면 승진 추천을 안 해줄 수 없었다는 식으로 서술된다.
- ↑ 그런 이유로 작중에서도 별다른 비중을 갖지는 않는다. 사실상 제국 측의 주인공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대장 계급을 달기 위해 거친 하나의 단계였을 뿐이다.
- ↑ 작전에 참여한 문벌대귀족 출신 제독들이 대신(大神) 오딘에게 승리를 비니 뭐니 하다가 작전 회의를 연회로 만들어 버려 라인하르트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 ↑ 소설판에서는 라자르 로보스 원수가 실전 총사령관 자격으로 역시 같이 출격했다고 되어있다.
- ↑ 라인하르트는 오히여 병력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고 유사시에 100% 상태로 함대를 투입할 수 있으니 되려 좋아했다.
- ↑ 리메이크 된 코믹스 판에서는 뮈켄베르거 원수가 라인하르트가 귀족들에게 권력암투의 대상으로 되어있는 것을 알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혼란을 배제하고자 후방으로 배치했다.
- ↑ 다만 상부 명령으로 라인하르트의 참모로 배치된
더 ㅄ참모장 놀덴 소장은 동맹군 지휘관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뛰어난 인물이라 평하며 알아서 라인하르트와 충돌했다. - ↑ 홀랜드는 미친 자기도취에 빠져서 제국군이 자신의 맹공에 겁먹어 도망치고 있다고 좋아하고만 있었다.
- ↑ OVA 외전의 해당 부분에서 나오는 일제사격은 말이 일제사격이지, 거의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수준의 집속포격을 보여준다.
- ↑ 슈타이어마르크 제독은 동료들이 브루스 애쉬비 대장의 전사를 기뻐하며 축배를 드는 와중에 홀로 그의 용전분투를 기리는 전문을 보냈고, 이 일이 화근이 되어 상급대장에서 진급이 멈췄다.
- ↑ 라인하르트에 제안에 키르히아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도 좋겠네요. 저의 충성심이 무엇보다 브륀힐트에 향하는 데 대해 라인하르트 님의 허락을 얻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