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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h Iserlohn Offensive
第5次イゼルローン攻防戦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외전 <황금의 날개>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이다.
1 배경
은하제국이 제국령과 동맹령을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이제르론 회랑에 이제르론 요새를 떡하니 건축하였다. 이제르론 회랑을 통과하는 방법을 제외하면 동맹에서 제국으로 침공하려면 페잔 회랑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동안 페잔 자치령에서 경제력과 외교력을 동원하여 "여기는 너님들이 군사적 목적으로 쓸 수 있는 통로가 아님"이란 걸 똑똑히 각인시켜 놓았으므로 자유행성동맹 입장에서는 저 이제르론 요새를 넘지 못하면 제국령으로 침입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제국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거점으로 삼아 동맹령 원정작전을 자주 수행했기 때문에 동맹군 입장에서는 이제르론 요새는 갈아마셔도 시원찮은 존재였다.
다만 갈 데까지 간 거함거포주의의 상징인 이제르론 요새는 통상공격으로는 이도 안 들어가는 방어력을 갖추고 있었고, 여기에 1만 척 이상의 주둔함대와 강력한 요새주포 토르 하머까지 있었기에 앞선 4차례의 공세는 동맹군이 일방적으로 박살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동맹 입장에서는 이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늘리고 싶지 않았고, 이에 대병력을 동원하여 이제르론 공략 사업에 착수하였다. 이 원정사업은 선거를 의식한 역대 동맹 최고평의회와도 관련이 있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선거가 뭔지 모르는 제국측 장병들은 뭔진 몰라도 선거철이 되면 동맹의 호전성과 전투력이 급증한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아예 제국 사관학교에서는 반란군의 선거라는 것과 대규모 전투의 관련성에 대한 논문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2 전투준비
반드시 이제르론 요새를 점령하기로 결의한 동맹군은 5만 1천 4백척의 군함과 600만에 달하는 대병력을 동원하여 이제르론 공략부대를 편성하였으며, 우주함대 사령장관 시드니 시톨레 대장이 실전 총사령관을 맡았다. 그동안 이제르론 요새의 방위전략은 주둔함대가 출동하여 동맹군을 서서히 토르 하머의 사정권으로 끌어들이면 그 타이밍을 노려 요새주포가 동맹군을 도륙 내어 전의를 꺾고, 사각에 숨어있던 주둔함대가 튀어나와 학살을 벌이는 형태로 마무리되었다.
5월 2일, 기함인 헥토르에서 열린 작전회의에서 시톨레 원수는 이미 4차례나 경험한 이 낡아빠진 전략을 파해할 자신이 있었고, 부관 양 웬리 소령에게 확정된 작전안을 설명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회의에 참석했던 제독과 막료들 모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4함대 사령관 드와이트 그린힐 중장은 이것이 양의 머리에서 나온 작전인가에 대해 질문하였으나, 양은 힘으로 요새를 함락시키는 것을 상당히 어렵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이 공세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기에 이 브리핑에서는 단지 발표자 입장이었을 뿐이었다.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이 대안을 물었을 때도 양은 대안이 있었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 답변했다.
회의가 끝난 후 시톨레 원수는 양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추궁하였는데, 양은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난제이고 이 경우 요새의 피해도 막심하기 때문에 훗날의 포석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요새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이 확보해야 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시톨레 대장은 그 이야기를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무책임한 발언이군"이란 말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는 사라졌다. 하지만 이 말은 나중에 씨가 되었으니...
한편 이제르론 요새에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 소령[1]이 구축함인 엘름란트2호 함장으로서 헬무트 렌넨캄프 대령 밑에 배속되어 있었고, 주산나 폰 베네뮌데의 지시를 받은 헌병대의 그레고르 폰 크룸바흐 소령이 요새에 파견을 나와 베드라이 기지에서 있었던 헤르더 살해사건을 조사하는 척 페이크를 쓰면서 은밀히 라인하르트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다만 크룸바흐가 라인하르트와 부함장인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중위[2] 를 지나치게 스토킹하자 렌넨캄프가 나서서 "이 중요한 시기에 전투가 아닌 조사로 출전을 못하게 하는 건 이적행위"라며 버럭해준 덕분에 잠시 조사는 중지되었다. 그리고 소설판에서는 렌넨캄프가 크룸바흐를 떼어놓기 위하여 전투가 있기 50시간전인 5월 4일에 뮈젤 소령에게 초계를 명하였고 그 결과, 뮈젤은 동맹군 함대를 발견하여 즉시 보고를 한다.
제국측은 처음엔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과장해서 보고한 것처럼 생각하며 조소를 퍼부었으나 계속되는 보고로 상황을 파악하였고 5만척이나 이르는 동맹군의 공세규모에 다들 벙찐 반응을 모였다. 그리고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 클라이스트 대장과 주둔함대 사령관 바르텐베르크 대장은 회의실에 모여 장장 3시간 동안 작전회의란 이름을 내건 아귀다툼 결과 주둔함대가 출격하여 동맹군을 요새주포 사정권으로 끌어들이고 주포로 동맹군을 도륙이란 고전적인 작전 패턴을 꺼내들었다. 당시 고작 소령이라 장군급이나 참가하는 작전회의에 나갈 수 없던 라인하르트였으나 키르히아이스에게 이전에 이미 저걸 파악하고 비아냥거렸다.
당시 회의중 오간 대화가 걸작인데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요새 방어군 참모 측 : "토르 해머로 반란군 도륙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너님들도 좀 재미를 봐야 되지 않겠음? 우린 충분히 그 기회를 양보하겠음. 그러니 나가 싸우삼."
주둔함대 참모 측 : "아놔, 지금 전력차가 1:4인데 나가라니, 우리 죽으라는 소리하는 거임?"
요새 방어군 참모 측 : "질 것 같으면 요새로 도망쳐올 궁리나 하는 캐허접 병신 새퀴들."
주둔함대 참모 측 : "밥이나 축내면서 전쟁놀이 즐기는 우주 두더지 식충이 새퀴들."
사령관인 클라이스트와 바르텐베르크도 같은 마음이었으나 그래도 사령관이 대놓고 저렇게 욕할 수도 없은 터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일단 휘하 참모들을 꾸짖고 대충안으로 마무리했다.(…)
3 전투의 전개
5월 6일,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는 2시 50분을 기해 요새에서 출격하여 동맹군의 정면에 양익을 활처럼 펼친 진영으로 당당히 포진하였고 6시에 동맹군 함대를 발견한뒤, 40분후에 먼저 공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수적 열세로 인해 자칫 잘못했다간 함대가 그대로 개발살 나버릴 상황에 처한다. 그 때문에 바르텐베르크 대장은 시커멓게 속이 타들어가면서 후퇴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유리한 점이 있었다면 이제르론 회랑이 좁았기 때문에 대병력을 운용하기 어려운 장소라는 것이었다.
주둔함대와 함께 출격한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의 순양함 한 척을 때려잡는 공적을 세운 상황이었고,[3] 조만간 사령부의 후퇴명령이 내려올 것을 감안하고 8시 20분에 철수준비를 지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동승한 크룸바흐와 키배를 벌이며 티격태격하였으나 어렵지 않게 논파하였고 크룸바흐는 열폭하였다. 어쨌든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대응책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가 이 대응책을 추진할 권한도 없었고 설령 사령부에 제안한다고 했어도 그것이 먹힐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이 문제였을 뿐.
라인하르트이 예상대로 사령부는 8시 50분에 철수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시톨레 대장은 그 타이밍을 노리지 않고 병행추격을 지시하여 그대로 제국군의 꼬리를 물면서 제국군 수뇌부에 충격과 공포를 보여주었다. 철수명이 내려진지 몇분만에 전투가 접근전 양상으로 전개되자 팀킬을 우려한 요새주포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 동맹군은 제국군 함대를 인질 삼아 요새의 방공포대들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더불어 방공포대도 지지 않고 대응하면서 전투는 난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이 시점에 바르텐베르크 휘하의 함대가 여전히 우주에 남아 난전을 벌이면서 어떻게든 철수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지만 여의치 않았으며, 라인하르트는 운 좋게 타이밍을 포착하여 요새에 입항함으로써 난전을 피해갈 수 있었다. 당시 요새의 대차대자표는 적자로 점철되고 있었는데 동맹군이 카미카제 공격도 불사할 정도로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있었고, 당시 요새 근처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어 파손된 함선이나 파편들이 요새의 방어포탑과 충돌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실제 클라이스트 대장은 "스파르타니안 따위하고 요새 방어탑을 1:1 맞교환하는 것은 막심한 피해라고, 바르텐베르크 이 개생키야!"라 울부짖고 있었다.
이 무렵 시톨레는 잘 싸워주는 부하들을 보고 전황을 낙관하고 있었고, 양에게 견해를 물었으나 의외로 비관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즉, 요새 사령관이 아군 1명을 희생시키는 대신 적군 4명을 죽일 수 있다는 자기합리화 끝에 요새주포를 냅다 쏴버릴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던 것. 시톨레도 이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기에 그 전에 결판을 낼 목적으로 미리 대기시켜둔 무인함을 요새로 돌입시킬 것을 명령하였고 이에 따라 무인함들은 요새를 향해 달려들어 카미카제식 공격을 하여 요새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하지만 이것은 도리어 역효과를 냈다!
그럭저럭 버티고 있던 요새 입장에서도 동맹군 함선이 요새를 향해 카미카제 전법으로 돌입해오자 식겁했으며 요새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자 클라이스트 대장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 요새주포 발사준비를 명령하였다. 당연히 이 명령에 아군의 희생을 우려한 부하들이 멈칫했으나, 대의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와 본인이 사령관으로 재임하는 이 시기에 이제르론이 함락되어 무능한 지휘관으로 낙인 찍히는 것이 싫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주포발사를 명령했다. 부하들도 마냥 거부할 수 없었기에 요새주포를 충전하고 발사준비를 마쳤다.
결국 팀킬도 불사한 요새사령관의 명령으로 요새주포 토르 해머가 발사되었고 제국군과 동맹군 모두 요새주포에 직격당해 피해를 입었다. 양측 사령관 모두 이 사태에 당혹감을 드러냈지만, 바르텐베르크 대장은 팀킬도 불사한 주포발사에 불쾌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고, 시톨레 대장은 새하얗게 질린 반응을 보였으며, 요새포의 가동으로 승산이 없어짐을 깨닫게 되자 전의를 상실하고 전군 철수를 명령하였다. 피해가 컸던 제국군도 추격은 단념하였고 잔존병력을 소집한 후에 요새로 철수하였다. 그리고 애니판에 등장하는 병맛이 충만한 클라이스트 대장의 승전연설만이 남았다(…).
하지만 제국군 피해도 워낙 엄청났고 이제르론까지 구멍이 뻥 뚫리는 피해까지 당한 속에 제국군은 '와아, 이번에도 이겼다!'고 좋아할 수 없어서인지 팀킬까지 한 승장(…)인 클라이스트나 적에게 말려들어 얽혀버린 바르텐베르크는 한직으로 축출된 듯싶다. 그리고 후임으로 젝트와 슈톡하우젠이 새로운 요새 및 요새 주둔함대 사령관으로 온다.
여담으로 라인하르트는 이 시점에 라인하르트 폰 뮈젤 3차 암살미수사건이 일어나 그레고르 폰 크룸바흐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였으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의 적절한 도움과 본인의 활약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상세한 설명은 그레고르 폰 크룸바흐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4 이후의 이야기
동맹군에겐 패배였지만, 이전의 공세와는 달리 이제르론 요새를 함락 직전까지 몰고 간 공로를 인정받아 시톨레 대장은 패배하고도 원수로 승진하였다. 더불어 이 작전은 훗날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도 활용되었다. 당연히 이를 대비한 제국군에게 더 깨끗이 발렸지만... 더불어 이후 동맹군 제독들이 즐겨 이용한 무인함 전술의 효시가 되는 작전이었다.
5 관련항목
- ↑ 라인하르트 폰 뮈젤 2차 암살미수사건 당시인 제국력 483년 1월에 대위였는데, 언제 소령이 되었는지는 불명. 계속 함께 승진해 오던 키르히아이스가 그대로 중위인 것을 보면 높으신 분이 뮈젤의 생일날(3월 14일) 그냥 승진시켰을 수도 있어 보인다. 라인하르트는 다음해인 484년에도 명목상으로는(실질은 비밀작전인 지향성 제플입자 발생기 탈환 작전 공적으로) 생일축하로 진급한다.
- ↑ 과거에 뮈젤과 키르히아이스가 보임되었던 구축함인 하메룬 2호는 부함장이 고참 대위이고 등장하는 중위가 4명이나 있는데, 엘름란트2호는 뜬금없이 신참 중위가 부함장이다.
다나카 선생이 설정에는 별 신경 안 쓴 거지 뭐 - ↑ 뮈젤은 이거 하나 가지고 중령으로 또 승진한다. 그런데 키르히아이스는 승진하지 못했다. 하기야 공적 하나 있다고 다 계급 올려주면 나중에는 승조원 전원이 사관급이 될 테니 이게 정상이긴 하다. 무슨 특별한 임무를 띤 것도 아니고 함대전에서 더 큰 적함 하나 잡은 걸로 승진하는 게 더 이상한 것이다.
이게 다 든든한 누님을 뒷배로 둔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