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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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러시아어: Каспийское море (카스피스코예 모레)
아바르어: Хазар ралъад (하자르 라흘라드)
아제르바이잔어: Xәzәr dәnizi (해재르 대니지)
아르메니아어: Կասպից ծով (카스피츠 초브)
조지아어: კასპიის ზღვა (카스피스 즈그바)
영어: Caspian Sea
카자흐어: Каспий теңізі (카스피 텡이지)
터키어: Hazar Denizi (하자르 데니지)
투르크멘어: Hazar deňizi (하자르 뎅이지)
페르시아어: دریای خزر (다르여-예 하자르)

러시아 남서부,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북부로 둘러싸인 세계 최대의 내해(內海).

바다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함수호(물 1L당 소금 500mg이상인 호수)로, 세계 최대의 호수라고 봐야 한다. 바다로 취급되는 이유는 지하자원때문에 그래도 다른 대양과 통하지 않으며[1][2][3] 호수의 크기가 워낙 압도적으로 큰 관계로 바다로도 자주 본다.[4]

캅카스 지역에 있고 러시아, 이란 등과 인접해서인지 한 때 20세기 초의 인종주의자들 사이에서는 같은 아리아계 백인종이라도 동유럽과 서남아시아 지역을 차별하러 '카스피인'이라는 인종 분류를 멋대로 지어내기도 했었다.

2 상세

면적은 약 37만 1,000㎢로 일본의 국토 면적과 비슷하다. 물 용량 7만 6,000㎦, 최심점 980m, 길이 약 1,200km, 평균너비 약 300km, 호안선 길이는 약 7,000km이다. 호면 높이는 보통 해수면 이하를 유지하지만 계절과 해에 따라서 바뀌며 그 때마다 면적도 다르다. 고대에는 히르카눔해(海), 10세기 전후의 러시아에서는 중앙아시아 화레즘(خوارزم) 지역의 이름에서 따온 '흐발린스코예 모레(Хвалынское море)'라고 하였다. 호수 중앙부의 서안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압셰론 반도(Abşeron yarımadası), 동쪽 카자흐스탄에서 망그스타우 반도(Маңғыстау түбегі)가 돌출하여 호수의 형태는 S자 모양이다.

지질구조상으로는 호수의 북쪽은 러시아 탁상지, 남쪽은 제3기의 지향사에 속하며 그것들을 구조선이 종단해서 뻗어 물이 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쪽의 호분(湖盆)은 접시 모양으로 얕고, 남쪽은 갑자기 깊어진다.

카스피해의 물은 보통 해수의 1/3 정도의 염분을 포함하며 해수보다 황산나트륨의 양이 많다. 함수호를 이루는 이유는 제3기 중기까지는 카스피 저지방의 전역이 고지중해(古地中海)에 잠기어 있었으나, 그후 지중해에서 지각변동에 따라 나뉘었기 때문이다. 또한 카스피해로 유입하는 하천의 수량과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보통 북부 카스피해는 남부 카스피해보다 물에 있는 염분이 적다.

수온은 남북에 따라 편차가 큰데 겨울에는 북쪽에서 0℃ 이하, 남쪽에서 13℃를 나타내며 북쪽의 1/3은 결빙한다. 여름에는 수온이 비교적 같아 25∼30℃에 이른다.

카스피해의 큰 특징은 격심한 증발과 유입하천의 수량 부족에 따라 호면이 낮아지는 것이다. 원래 내해의 특성상 계속 증발해서 줄어드는 물을 강물 등에서 들어오는 물로 상쇄하면서 유지하는 구조인데, 관개용수 등에 돌리려고 강물을 많이 쓰면 당연하게도 호수의 크기가 준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약 50년 동안에 수위가 해면하 26m에서 28m로 낮아졌으며 아울러 호면의 면적도 줄고 있다. 이 때문에 북쪽 호반은 염분이 말라붙은 나지(裸地)와 갈대가 무성한 습지 등의 면적이 확대되었고 기후조건도 나빠지고 있다. 이것과 비슷한 대표적인 사례는 아랄해가 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바로 옆 동네다.

카스피해의 규모는 예전 아랄해 크기의 약 9배 규모라 좀 더 길게 버티고는 있지만, 아랄해나 카스피해나 주위 하천에서 공급받는 물로 유지되고 있는지라 그 하천의 물을 빼앗아가면 결국 말라붙는 것은 시간문제 일 것이다. 그리고 말라붙은 아랄해가 단순히 수산업의 실종, 물공급의 불가능 정도가 아니라, 주위를 전부 사막화시켜 엄청난 환경파괴와 경제몰락의 연쇄작용을 불러왔던 것을 잊으면 안될 것이다.

호면의 저하에 대처해서 소련 정부와 과학 아카데미에서는 페초라강(江)의 유역 변경으로 호수로 흘러드는 볼가강(江유량은 전하천 유입량의 80%에 이른다) 물의 증수, 식림(植林), 북쪽 호분의 담수화 계획 등을 세웠다. 1952년 볼가-돈운하를 완성해 카스피해는 흑해, 지중해, 발트해, 백해와 이어 소련 경제 동맥의 일부로 편입했다.

수상 교통으로는 바쿠의 석유·염류, 중앙아시아의 목화, 캅카스의 목재 등의 수송이 있다. 수산자원으로는 워브라라는 바닷물고기류가 가장 풍부하고 그 밖에 철갑상어, 청어 등이 많다. 그런데 청어가 무분별한 개발때문에 10년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였고 그 청어를 먹이로 삼는 철갑상어도 먹이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처지라 한다.기사 연안에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를 비롯하여 아스트라한, 크라스노보츠크 등의 도시 외에 이란 쪽의 반다르 토르카만(بندر ترکمن), 반다르-에 안잘리(بندر انزلی), 라슈트(رشت‎) 등의 도시가 있다.

3 분쟁

카스피해와 그 주변은 각종 자원이 많은데, 특히 석유천연가스로 유명하다. 카스피해 유전은 지난 94년 서방 11개 석유회사의 컨소시엄이 개발을 시작했다.

카스피해는 현재까지 확인한 양만 하더라도 280억 배럴의 원유와 6조5,600억㎥의 풍부한 천연가스가 있는 21세기 마지막 석유자원의 보고. 미국 전체 매장량을 훨씬 능가하며 쿠웨이트 매장량에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때문에 송유관과 가스관이 어느 나라를 지나냐에 따라 통행료 등 막대한 정치·경제적 이권이 걸려있다.

카스피해는 20세기 초 제정 러시아의 바쿠 유전 개발 이래 소련과 이란의 독무대였으나, 몇 년 전부터 이 일대 석유자원에 눈길을 돌린 미국이 소련 붕괴 뒤 독립한 주변국들에 접근을 가속화하여 분쟁의 발단이었다.

미국은 그 사이 아제르바이잔에 자본·기술을 지원하는 한편 이웃나라인 조지아터키를 끌어들여 1999년 1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터키의 제이한까지 길이 1천7백㎞의 송유관 '터키 루트'의 건설을 합의했다.

2004년 완공을 목표로 27억 달러를 투입할 터키 루트는 러시아와 이란을 안 거친다. 미국은 한걸음 더 나가 카스피해 해저로 카자흐스탄까지 잇는 동서회랑(回廊)을 구상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간 주도권을 놓고, 또 중앙아시아 각국과 이란이 권익을 확대하러 벌이는 신경전의 핵심은 카스피해가 호수인가 바다인가라는 지위문제로 모인다.

유전(油田)을 가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은 카스피해를 바다로 보고 바다인 카스피해의 영해, 경제수역, 대륙붕에서 독점적 권리는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자원이 없는 이란은 카스피해를 호수로 보고 연안국은 호수인 카스피해에 균등한 권리를 갖는다며 카스피해 공유 5개국이 20%씩 천연자원을 균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소련 지역에서 나오는 원유에 부분적인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오다 카자흐스탄에서 텐기스 유전을 발견하자 최근 바다론(論)으로 입장을 바꿨다.

카스피해 지역은 2002년 현재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국제 석유 메이저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대한민국도 2002년 4월 산업자원부와 5개사가 '카스피해 유전개발 컨소시엄'을 꾸려 카스피해 진출 교두보로 선정한 카자흐스탄 공화국을 대상으로 1차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카스피해 유전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런 환경으로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참수리급 고속정을 배치하고, 윤영하급 고속함의 수출도 논의한 바 있다. #

한 마디로 말해서 분쟁지역이긴 한데, 북쪽에 워낙 강력한 러시아가 있고, 남부의 이란을 뺀 나머지 국가는 러시아의 영향권에 들어가며,[5] 미국 등 서방권은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제한적인 개입을 하는 터라 다른 분쟁지역처럼 불꽃튀는 격전은 없다. 다만 다들 유사시 카스피해를 장악하러 카스피해 내부에 해군을 만들고 유지한다.[6] 내륙국의 해군 항목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세계의 다른 내륙국들은 해군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구색만 갖춘 정도에 불과한데 이 쪽은 카스피해가 워낙 넓기도 하고 해서 5개국 모두 좀 더 그럴듯한 해상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러시아가 수틀리면 밀어버릴 수도 있어서 조용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재래전력과 핵전력 모두 워낙 러시아가 세니...
  1. 이 때문에 지중해 수계의 최상류인 빅토리아호나 대서양 수계의 일부인 오대호는 바다로 볼 수 없지만 역시 밖으로 안 통하는 아랄해도 내해라 보기도 한다.
  2. 볼가강과 돈강을 잇는 볼가-돈 운하를 통해 흑해로의 출입이 가능하지만 직접 연결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카자흐스탄은 흑해와 카스피해를 직접 잇는 운하를 세우자고 제안 중.
  3. 카스피해 북측의 러시아 볼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운하를 통해 흑해(지중해), 발트해(북해), 백해(북극해)로 이어지는 뱃길은 존재한다.
  4. 참고로 카스피해 다음으로 큰 호수는 오대호의 하나인 슈피리어 호.
  5. 그나마도 이란은 친러국가다.
  6. 러시아 해군이 배치한 함대는 다른 4개 함대보다 규모가 작고 부대 단위도 한 단계 낮은 준함대(Flotaria, 분함대나 소함대로도 번역함)이나, 주변국 해군력을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