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아

Fascia. 영어 발음은 '패셔', '패시어' 정도에 가깝게 읽힌다.

1 근막(筋膜)

단순히 로마자로 'Fascia'라고 검색하면 이 항목이 더 많이 나온다. 의학용어이다보니 구글 등에서 이미지를 검색하면 이걸 바란게 아닌데 혐짤을 볼 수도 있으니 주의.

2 그리스도교 성직자의 복제 중 하나

상위 항목 : 수단

파시아는 기독교 계열의 종파에서 수단을 입을 때 착용하는 띠 모양의 허리 장식이다. 파시아를 착용하는 종파는 기독교 중에서도 크게 가톨릭영국 국교회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두 교회는 거의 비슷한 수단을 착용하니만큼, 파시아 역시 외형적으로 별로 차이가 없다. 파시아는 두 교회를 막론하고 허리에 두르며 두 겹의 길다란 천이 무릎 정도까지 내려오는 형태로 천 끝단에는 장식술이 달려 있다. 파시아는 수단의 앞쪽에서 착용자 기준으로 왼편에 늘어뜨리며, 그 범위는 좌쪽 둔부를 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착용한 모습을 앞에서 보면 치우친 T자 모양으로 보이게 된다.

2.1 가톨릭

일반적인[1] 신부용 파시아구형 신부용 가대복 파시아.

파시아는 비단으로 만들며, 수단이나 지마라를 입을 때 그 위에 둘러매는 넓은 허리띠처럼 보이지만 사실 혁대의 용도는 아니다. 파시아를 매는 FM의 위치는 허리보다 위쪽, 그러니까 늑골 아래 부분에 걸치도록 매는 것이다. 일본 여자기모노 입을 때 오비(帶)를 두르는 위치 정도라고 이해하면 편할 것이다. 그러나 군대에서 행보관들이나 챙이 일자인 보급 빵모를 쓰는 것처럼 여기도 마찬가지라 나이 지긋한 성직자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FM대로 입는 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 수단은 서양식 옷이므로 한복 등과 달리 몸매에 맞게 만들어지는 옷이다보니 돼지가 아닌 한 허리에 매서 라인을 살리는게 여러 모로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인체의 구조상 복부비만이 심하지 않은 이상은 늑골 부분보다 허리가 가늘기 때문에 이걸 매고서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수단이나 지마라의 등쪽 부분에는 어깨솔기로부터 이 파시아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고정끈이 달려있는데 그 길이도 허리선 부분에 맞춰져 있다. 한마디로 요즘에는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그냥 허리띠로 두른다.

한국에서 신부는 아주 특별한 행사시가 아니면 파시아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데, 착용하지 않아도 편법은 아니다. 파시아는 전례복을 구성하는 필수요소가 아니며 악세서리에 해당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의를 입을때 백의영대 등은 원래 반드시 입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파시아는 안 매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례복이 아닌 가대복(Choir dress)만을 입을 때는 매도록 되어 있으며, 당연히 유럽 등지에서는 매고 있어야 수단이라는 정장을 제대로 갖춘 것으로 본다. 보통 정장 입을 때 넥타이 같은 존재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전례 집전 때는, 전례복을 입기 전에 파시아를 벗어야 한다. 왜냐면 파시아를 맬 때 기도문이 띠를 맬 때 외우는 기도문과 같기 때문이다. 근데 요즘에 파시아를 맨 성직자는 아는지 모르는지, 파시아 매고도 띠를 매고 전례복을 입더라...

가톨릭에서 파시아는 계급장의 역할도 겸하고 있지만 독신의 정결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따라서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은 성공회에선 사제의 결혼이 허용되는데 파시아의 의미가 없지 않냐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2]

2.1.1 종류

물결무늬 비단 파시아를 착용한
오스발도 파딜랴(Osvaldo Padilla) 대주교[3]

파시아는 착용하는 사람의 품계에 따라서 그 색깔이 다르다. 신부용 파시아는 검정색이고 몬시뇰주교, 대주교는 보라색(Purple), 추기경은 진홍색(Scarlet red)이고 교황은 흰색을 사용한다. 여기서 성좌에서 근무하는 신부, 교황 대사(Nuncio), 추기경, 교황은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들어진 파시아를 사용한다.

원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가톨릭에서 파시아는 2가지를 사용했다. 하나는 끝단이 사각형이고 여러 갈래의 술다발로 장식이 된 것이고 또 하나는 끝단이 삼각형이고 커다란 술뭉치 하나로 장식이 된 것이었다. 전자는 평상복 수단(House cassock)에, 후자는 가대복 수단(Choir cassock)에 착용하게 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만 도토리 모양의 술뭉치가 달려 있는 것이 더 격식 있는 파시아이고 지금도 일부 성직자들은 후자를 가대복 입을 때 착용하기도 하지만, 이 두 파시아의 구조는 단순히 끝단의 모양이나 장식술의 모양뿐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위 사진에서 구형 파시아 사진을 보면 쭈글쭈글해 보이는데, 다리지를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저렇게 생겼다. 이 파시아는 요즘에 쓰이는 파시아와 달리 허리에 두르고 알아서 적절하게 접은 다음 진짜 묶어야 되므로 매고 나면 주름이 잡힐 수 밖에 없게 되어있으며 단순히 통짜천도 아니다. 비오 10세 등의 옛 교황 사진을 보아도 파시아가 한쪽에서 묶여서 매어져 있음을 확인 가능할 것이다. 이 사진을 참고해도 구형 파시아의 형태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이 두 파시아의 술장식의 색은 다소 차이가 있다. 평상복용 파시아의 술다발은 파시아 자체의 색과 똑같다. 그러니까 신부는 검정, 몬시뇰이나 주교는 보라, 추기경은 진홍색이며 교황만이 금색을 사용한다. 그러나 가대복용 파시아의 경우는 교황 뿐 아니라 추기경도 금색 술뭉치를 달았다.[4]

지금은 가대복과, 평상복의 구분이 없이 전자의 파시아만을 착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다소 보수적인 성직자들은 술뭉치가 달린 파시아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교황의 경우에도 요한 바오로 1세까지는 가대복을 입을 때 가대복용 파시아를 사용했었다. 번외로, 성 비오 10세회 같은 경우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결정된 변경사항을 전부 거부하므로 아직도 구형 파시아가 정식 복장에 속한다.

2.1.2 착용하는 방법

현대형 파시아

  • 파시아는 얼핏 보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1.허리에 먼저 띠를 하나 두르고, 2.다른 길다란 띠를 여기에 끼운 뒤 적절히 늘어뜨려놓은 것처럼 보이기에 만화 등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실수[5]를 이따금씩 저지르지만 만들어질 때부터 하나의 완성품이며 분리되지 않는다. 따라서 완전히 펼치면 십자 모양인데, 허리에 둘러지는 천 부분에는 단추가 달려 있어서 여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식. 보통 이 단추는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도록 2 ~ 3줄로 되어 있으므로, 우선은 이 단추를 몸에 맞는 사이즈에 맞게 여며서 고정한 다음, 수직으로 달려있는 부분을 아래로 늘어뜨린다. 제대로 착용할 경우에 아래로 늘어지는 천 부분이 이 단추 여밈 부분을 가려 주기 때문에 깔끔하게 착용된다. 다만 이것도 점차 간소화되는 추세라 단추도 삭제하고 대신 벨크로 같은 것도 사용된다.

구형 파시아

  • 보통 도토리 모양의 술뭉치가 달려있는 가대복용 파시아가 여기 해당한다. 이것은 위와는 달리 아무리 잘 매도 겉보기에 깔끔하게 매어지지 않는데, 상술했듯 파시아를 적당히 접어서 끝단은 아래로 처지게 한 다음, 달려있는 별도의 끈으로 허리 옆쪽 부분에서 매듶지어서 묶는 방식이다. 이런 식. 당연히 이런 방식으로 착용하면 완전히 고리형태로 깔끔하게 나오는 현대식 파시아와는 달리 매듭이 드러나기 때문에 허리 한쪽 부분이 아래로 쳐지며 파시아가 묶여 있다는 것이 티가 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이렇게 맸다. 현대에는 이 구식 파시아를 착용하더라도 정말로 정통파가 아닌 한 이런 매듶법을 이뭐병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이것을 아주 간소화해 현대식 파시아 + 끝단만 술뭉치 형태로 만든 하이브리드형도 많이 쓰인다.
  1. 외형은 일반적이긴 한데, 이거 레어템이다. 물결무늬 비단 재질의 파시아를 사용하는 신부성좌에서 근무하는 사제 뿐이다.
  2. 가톨릭에선 로만 칼라에도 성직자의 정결 외에도 교황에 대한 순명의 의미가 있다.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이 개신교 목사가 이걸 입는다고 하면 좋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이것 때문.
  3. 필리핀 출신으로, 주한 교황대사이다.
  4.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다 폐지되어서 그렇지, 추기경들은 원래 교황과 비슷한 것을 누렸다. 붉은색 구두, 붉은색 카펠로 로마노(Capello romano), 붉은색 외출용 카파(Cappa) 등은 지금은 교황 전용이지만 예전엔 추기경도 공유했다.
  5. 가량 성직자가 걷다가 이 늘어뜨려진 파시아 한쪽을 밟는데, 다른 쪽이 딸려 올라와 셀프 싸대기를 때린다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