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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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라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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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라틴 문자


夢の雫、黄金の鳥籠

1 개요

시노하라 치에가 그린 시대극 만화. 쇼가쿠칸 계열 쁘띠 코믹(プチコミック)에서 2010년 7월부터 연재하고 있으며 2014년 8월에 5권 발매되었고 2015년 2월에 6권이 발매되었으며 8월에 7권이 발매되었고 2016년 4월 8권이 발매되었다. 한국에서는 학산문화사에서 2015년 1월 23일 1권을 정발했고 5월 28일에 2권이 정발되었고 7월 28일에 3권이 정발, 이어서 10월 25일 4권, 12월에 5권, 2016년 6월에 6권, 7월에 7권이 정발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노예에서 오스만 제국의 황후가 된 실존 인물 휴렘 술탄[1]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순정만화이다.

2 스토리

16세기 초, 우크라이나의 궁벽한 시골에 살던 정교회 성직자의 딸 '알렉산드라'는 고향 마을의 산 너머, 강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소녀이다.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 하는 알렉산드라이지만 그녀에게는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가 그래왔듯이 평생 고향에서 농사 짓고 사는 농민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타타르[2]의 침공으로 그녀의 삶은 예정되었던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타타르족에게 납치된 알렉산드라는 부모님과 헤어지고 노예가 되어 팔려나가게 될 처지가 되었다. 노예로서의 삶을 거부한 알렉산드라는 함께 납치된 친구 '오랴'와 탈출을 시도하지만 오랴 또 다른 노예 소녀인 엘리자베타의 밀고로 붙잡힐 절체 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흑발의 미청년이 알렉산드라를 구해준다. 자신을 '마테우스 라스카리스'라는 그리스 상인으로 소개한 그 청년은 낯선 땅에서 도망을 쳐도 소용이 없다고 조언을 해 주고 남쪽의 대국에서는 여자 노예라 할지라도 능력만 있으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학문과 교양을 익힐것을 권하며 알렉산드라를 다시 노예상에게 데려 간다.

얼마 후 노예선을 타고 흑해를 건넌 알렉산드라가 오스만 제국에서 노예 시장에서 팔려 나가려 할때 다시 나타난 마테우스는 알렉산드라를 사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마테우스는 알렉산드라에게 교양과 지식을 배울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선대 황제 시절 하렘에 있던 '나심 부인'에게서 여성으로서 갖추어야 할 각종 지식과 예법, 예능을 전수 받는다. 마테우스에게 연모의 감정을 품게 된 알렉산드라는 기쁜 마음으로 모든것을 배우고 마테우스의 배우자가 될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마테우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된다. 마테우스가 노예 알렉산드라를 사서 교육시킨 이유는 마테우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주인에게 헌상할 여자를 바치기 위함이라고 말해준다.

알렉산드라가 하렘에 들어가는 날, 마테우스는 알렉산드라에게 두가지 선물을 준다. 하나는 '휴렘'이라는 이름, 또 다른 하나는 문이 없는 황금 새장, 어디에 있든 자유롭다는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의미로 준 것이다.

휴렘으로 불리게 된 알렉산드라가 이스탄불의 궁전에서 보게 된 자신의 주인인 술탄은 즉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오스만 제국의 10대 황제 쉴레이만. 그리고 자신의 주인에게 휴렘을 바친 그리스 상인 마테우스의 정체는 역시 자신처럼 노예로 오스만으로 끌려 왔다가 쉴레이만의 시동장(侍童長)이 된 이브라힘. 쉴레이만에게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들은 휴렘의 하렘 생활이 시작된다.

3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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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Hafsa.jpg
쉴레이만의 모후. 풀 네임은 '아이셰 하프사 술탄.' 하렘의 가장 웃어른인 '발리데 술탄(Valide Sultan)'[4]이다. 휴렘이 쉴레이만의 총애를 받게 되자 쉴레이만의 자식이 한명뿐이라는 사실이 그동안 아쉬웠는지 휴렘이 쉴레이만의 자식을 더 낳길 바라고 있다. 실존 인물로, 실제 역사에서는 발리데 술탄의 자격으로 휴렘과 귈하바르의 다툼을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5]. 하지만 아무래도 나이 탓인지 일찍 사망했고, 그후 귈하바르는 망했다.
  • 샤피크
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asd.jpg
귀엽다.
이브라힘이 환관장에게 요청하여 나이마, 쟈미라와 함께 휴렘을 돕는 백인 소년 환관. 안타깝게도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흑인 환관만이 들어올 수 있는[6] 하렘에 들어 올 수 있었으며 휴렘의 기미상궁[7]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이 든 스프를 비둘기에게 먹여 휴렘을 독살 위기에서 구했으며 귈바하르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이브라힘에게 알리러 간것도 이 아이. 여러번 휴렘의 목숨을 구한다. 익사할뻔하다가 이브라힘에게 구조된 휴렘이 이브라힘의 저택에서 이브라힘과 동침 할때 그 방문 앞에 서 있었다고 이브라힘에게 살해될 뻔했지만 휴렘의 만류로 목숨을 구한다. 가공 인물인 듯.
  • 나이마, 쟈미라
휴렘이 하렘에 처음 들어올때부터 휴렘을 수발하는 궁녀들. 위의 샤피크와 함께, 가공 인물로 추정.
  • 사할
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サハル.jpg
휴렘이 측실에서 이크발(Ikbal)로 승격한 후 휴렘을 따르게 된 수행 궁녀장. 하렘의 수상한 분위기에 의구심을 가지는 휴렘에게 모르는것은 모르는대로 신경쓰지 말고, 보지 않고 말하지 않고 듣지않는것이 하렘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참고로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며, 역시 가공...
  • 쉴 자한
휴렘이 노예로 팔려올때 처음 만난 또래의 노예 소녀. 본명은 옐리자베타(Елизаве́та). 휴렘 처럼 포로로 붙잡혀온 것이 아니라 경제 사정때문에 팔려온 것이다. 휴렘과 같은 금발의 슬라브 여자. 돈 많은 주인에게 팔려 호강하고 싶어 한다. 휴렘과 친구 오랴가 노예상에게서 도망치려 할때 밀고한게 얘다. 휴렘보다 먼저 팔려 나갔는데 그 후에 하렘의 하맘에서 재회한다. 알고보니 환관장이 옐리자베타를 사간것. 쉴 자한이라는 이름을 얻고 휴렘보다 먼저 이크발이 되었다. 휴렘이 들어온 후 쉴레이만은 쉴 자한을 찾지 않게 되나 어째서인지 매우 느긋해 한다. 알고 보니 쉴레이만의 아이를 가진것. 자랑스럽게 동네 방네 떠벌리고 다니지만 어느날 하렘의 정원에서 건장한 남성들에게 납치당한 후 보스포루스 해협에 수장당해 고기밥이 되어버린다. 쉴 자한은 사라졌지만 하렘의 환관들은 쉴 자한이 요양을 갔다며 말을 얼버무리고 처음붙어 쉴 자한이 없었던것 처럼 행동한다. 쉴 자한이 왜 고기밥이 되었는지는 귈바하르 항목 참조. 아니나 다를까 가공인물.
  • 알비제 그리티
베네치아 공화국의 청년 상인. 가족이 갈라타 지구에 살고 있다. 이브라힘의 친구. 베네치아 정부 몰래 이브라힘에게 무기를 팔면서 오스만 제국을 후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사랑하는 하티제 술탄과 결혼하기 위해서. 오스만 제국은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능력이 출중하면 출세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하티제의 남편 자격에 걸맞는 고관 대작이 되려 하고 있으며 이슬람교로 개종할 준비도 하고 있다.[8]
또다시 가공 인물... 이 아니라, 실존 인물이다. 알로이시오 그리티(Aloisio Gritti)라고도 하며, 베네치아공화국의 유력 귀족이자 후에 국가원수로까지 당선된 안드레아 그리티(Andrea Gritti)의 서자. 다만 실제 역사에서 오스만 제국에서 활로를 모색한 것은 사랑 따위가 아니라, 적자만 인정하는 베네치아에서는 출세에 한계가 뚜렷했던 반면 오스만 제국은 능력 제일주의였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재상이었던 이브라힘 파샤와는 친했기에 그의 후원을 받았던 듯 하지만, 1534년에 전사하고 만다. 이슬람으로 개종하려 했는지는 미지수.
  • 피리 메흐메트 파샤
쉴레이만 제위 초기 오스만 제국의 대재상. 유럽 정복을 계획중인 쉴레이만에게 내정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쉴레이만의 의도대로 베오그라드 원정에 따라 나선다. 이브라힘을 경계하고 있으며 스파이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 했으나 이브라힘이 추궁당하고 있는 현장에 알비제 그리티가 나타나 이브라힘의 결백을 증명함으로서 수포로 돌아간다. 실존 인물로, 셀림 1세에 의해 재상에 임명되었으며 이브라힘 파샤가 그 뒤를 이었다.
  • 카슴 파샤
쉴레이만 제위 초기 오스만 제국의 제 4 재상[9] 황태자 시절 쉴레이만을 가르치던 스승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 은퇴한 후에는 쉴레이만의 도서관에서 휴렘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수한다. 실존 인물.
  • 아흐메트 파샤
오스만 제국의 유럽지역[10] 총독. 쉴레이만의 유럽 원정에 따라 나섰으며 베오그라드에서 이브라힘을 깔보며 무시했으나 결국 이브라힘의 계책 앞에서 데꿀멍한다. 카심 파샤가 제 4 재상에서 은퇴한 후에는 재상(대재상이 아니라 그냥 재상. 즉 최고 관직이 아니다) 자리를 승계받았다. 쉴레이만이 주최한 사냥에서 늑대를 잡으려고 용을 썼으나 실패하고 그 늑대는 이브라힘이 자신의 사냥매로 잡는다. 실존 인물로, 실제 역사에서도 이브라힘을 크게 경계한 끝에 이집트 총독으로 좌천되었다가 그곳에서 반란을 일으켰지만 진압당하고 처형되었다.
  • 자히드
하렘흑인 환관장. 하렘의 모든 업무는 이 사람이 도맡아 하고 있다. 하렘에서 쉴레이만의 총애를 받고 있는 여자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도 모르쇠로 일관중이다. 귈바하르의 뇌물을 먹은 듯. 가공 인물.
  • 무스타파 황태자
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Mustafa.jpg
귀엽다2.
귈바하르의 아들. 4권까지 쉴레이만의 유일한 자식. 실존 인물이자 쉴레이만의 아들들 가운데 가장 유능했던 사람으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인망이 높아 휴렘만 없었다면 쉴레이만의 뒤를 잇는 황제가 되었을 인물이다[11]. 하지만 자신의 아들들 가운데 차기 황제가 나오기를 바랐던 휴렘의 음모로 인해 반역죄로 몰려 처형당했으며, 결국 쉴레이만의 뒤를 이어 휴렘의 잘 나신 아들 셀림 2세가 즉위. 오스만 제국의 쇠퇴는 이로부터 시작되었다[12].
  • 로요슈 2세
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lajos.jpg
은근히 귀엽게 생겼다.
헝가리의 국왕. 쉴레이만이 유약한 술탄이라는 신하들의 말을 듣고 오스만 사신의 목을 자르지만 그 '유약한 술탄' 이 헝가리 남부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요새였던 베오그라드를 공격해오자 당황해 하면서 신하들의 탓으로 돌린다[13]. 주근깨 쇼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러요시 2세가 죽을때 나이가 겨우 21살이었으니 이해할 만한 묘사긴 하다.[14] 참고로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손녀와 결혼했다. 실제 역사에서는 헝가리를 침공한 오스만 제국군과 맞서 싸우다 대패하고 퇴각하던 길에, 강에 빠져 익사.

4 기타

본래는 '황금의 새장'이 아니라 '황금 새장'으로 번역되어야 겠으나 어째서인지 한국어로 번역된것들은 죄다 '황금의 새장'으로 번역되어 있다.[15] 오스만 제국의 하렘은 '황금 새장' 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는데, 이걸 작가가 알고 제목으로 삼고 작중에 등장시켰는지 궁금해진다.

16세기임에도 불구하고 19세기부터 근대화개혁의 일환으로 착용하기 시작한 페스 비슷한 모자를 쓴 인물들이 간혹 보인다.

파일:Attachment/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magnificentcentury.jpg
역시나 휴렘 술탄을 주인공으로 하는 터키 사극 무흐테솀 유즈이을과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다. 휴렘이 선하게 나온 만화와 달리 무흐테솀 유즈이을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궁중 암투를 벌이는 다크한 휴렘의 모습을 볼 수 있다.[16] 사진 왼쪽부터 각각 드라마의 이브라힘, 쉴레이만, 휴렘

4.1 고증 문제

순정 만화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이걸로 역사 공부하겠단 생각은 갖다 버리자. 오스만 제국의 역사에서 모티브만 가져다 썼다고 보면 될 정도로, 고증은 안드로메다로 보낸 작품.

예를 들어 이브라힘 파샤는, 상인 노릇을 한 적이 없다. 십대의 나이에 노예로 팔렸고, 그곳에서 쉴레이만을 만나 이후 그가 황제로 즉위할 때까지 늘 함께 했고. 그 후에는 지휘관으로서 전장에 나갈 때를 빼놓고는 늘상 콘스탄티노플에 있었기 때문. 즉 그가 휴렘을 쉴레이만에게 바치는 설정도, 있을 수 없다.

게다가, 휴렘의 어린 시절에 대한 것은 완전히 작가의 창작이다. 일개 성직자. 그것도 그다지 높지도 않은 계급의 성직자의 딸에 불과했던 어린 시절의 휴렘에게 관심을 갖는 역사가나 작가는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 역시 태어났을 당시에는 일개 부농의 딸에 불과했던 잔 다르크도, 태어난 날짜는 그만두고 몇년생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17].

그 외에도, 만화니까 특히 눈에 띄는 복장 고증 같은 부분도 아쉬운 점이 많다. 위에 서술된 것처럼 실제 역사에서는 19세기 이후 널리 사용된 페스가 작중에 등장한다거나, 샤샤(휴렘)가 사는 마을을 습격한 타타르 약탈자들이 무슨 튀르크족 스타일의 예복 비스무리한 옷을 입고 있다거나...[18] 전반적으로 제대로 고증했다기보다는 그냥 널리 알려진 오스만 제국이나 타타르의 이미지만 대강 차용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등의 매체를 통하여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기 쉬워지면서 모리 카오루신부 이야기처럼 고증에 철저하게 만전을 기하는 작품들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독자들의 눈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생각한다면 영 아쉬운 부분.

그 밖에 휴렘과 이브라힘이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휴렘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이브라힘이었다거나 하는 등 세세한 고증오류까지 지적하면 한이 없으므로, 이하생략. 아무튼, 위에서도 썼지만 순정만화는 순정만화로만 보자. 역사물로 보지 말고.

또한, 개개의 고증오류를 넘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 연출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작가의 대표작인 하늘은 붉은 강가 같은 경우, 일단 작품 배경부터 역사라기보다는 신화나 전설처럼 인식되기 쉬운 고대 히타이트이고, 주술등 판타지 요소도 많이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역사가 배경이라는 인상을 별로 주지 않는 편이고, 이 덕분에 치밀한 고증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었다[19]. 게다가, 주인공인 유리 역시 현실에서 과거로 시간이동(또는 차원이동) 했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대의 독자와 거의 같은 시점에서 작품 세계를 관찰할 수 있고, 이 덕분에 독자의 시점과 주인공의 시점 사이에서 거의 모순이나 괴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은 현대 독자들 사이에 알려진 바가 상당히 많은 오스만 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일단 전작보다 고증 부담 자체가 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주인공인 휴렘(샤샤) 역시 16세기 사람이기 때문에 현대인인 독자의 시점과 주인공의 시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작가의 고려가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샤사(휴렘)가 타타르족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팔리게 되는 장면을 보자. 현대인인 독자의 윤리관에 따르면 사람을 납치해서 노예로 팔아먹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이고, 실제 그런 일을 겪는다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고 당혹스러워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6세기 당시 사람인 휴렘(샤샤)라면? 납치당해 노예로 팔리게 된 처지에 분노하거나, 공포스러워하거나,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몰라서 불안해 할 지언정,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불안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타타르족이 루테니아 일대의 슬라브족 거주지에서 잡아온 포로들을 노예로 판다는 것은 이 당시의 상식이었으니까.(...) 하물며, 노예가 무엇인지 몰라서 물어본다거나, 사람이 돈으로 팔려가서 자유를 빼앗긴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등의 반응은... 16세기 루테니아 시골 소녀의 반응이라기 보다는 어쩌다 16세기에 떨어진 현대 소녀의 반응에 훨씬 어울린다. 그냥 시간이동물 한번 더 그리지 그러셨어여? 더구나 알렉산드라(휴렘)이 '직접 세계를 보고 싶어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똑똑하고 진취적인 인물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이는 더욱 해괴하게 읽힐 수 밖에 없다. 아니, 바깥 세상이 궁금하다는 사람이 정작 자기 주변에 대해서 저렇게까지 무지할 수가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탈출을 시도하다가 나쁜 남자들에게 붙잡혀 강간당할 위기기에서 라스카리스(이브라힘)의 도움으로 빠져나온 후, 이브라힘에게 자신을 놓아준다면 자신을 마음대로 해도 좋다, 아까 그 남자들이 하려던 짓을 해도 좋다는 거래를 시도하는 휴렘(알렉산드라)의 모습 역시, 진지한 독자라면 쓴웃믐을 짓기 쉬운 부분이다. 물론 순정물의 장르적 논리에서 여주인공의 순결은 엄청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자신의 순결을 바치면서까지 탈출하려고 하는 샤샤(휴렘)의 모습은 일반적인 순정 만화의 여주인공으로써 그녀가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적 장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물로써는 이건 애초에 거래의 여지도 없는 순 어거지다. 16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여자 노예의 순결이라는 것 자체가 주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것일 뿐이었고, 도망 노예라는 위험한 입장까지 생각해 보면 휴렘(샤샤)가 해도 좋다고 허락하건 말건 상대는 원하면 얼마든지 알렉산드라(휴렘)을 범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당대의 사회적 상황 속에서 이건 '니 지갑에 있는 돈 너 줄테니까, 니가 차고 있는 시계 나한테 팔아라' 라고 하는 수준의 얼토당토않은 억지였다는 것. 이런 면모들을 보면 작중에서 휴렘(알렉산드라)의 모습은 단순히 '시골 출신이라 세상 물정에 어둡다'는 수준을 넘어 그냥 백치급으로 자신이 사는 세상에 무지하다고 보일 정도이며, 이는 결국 작가가 작품 속에서 해당 인물이 차지하는 위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당대인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대 독자의 시선을 단순하게 대변하는 인물로 휴렘(샤샤/알렉산드라)를 조형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독자에게는 생경한) 작품의 배경 세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독자와 같은 눈높이의 작중 화자(주인공)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을 주변 인물들에게 물어보면 주변 인물들이 그에 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대표작인 하늘은 붉은 강가에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현대에서 시간이동한 유리가 현대인과 같은 눈높이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리고, 이 작품의 경우에도 이런 방법을 어느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 시골 출신인 샤샤가 대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을 생경하게 여기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저 방법 하나에만 의존해서 작중 세계를 모두 설명하려고 하니, 샤샤는 당연히 알아야 할 상식적인 영역까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인물이 되고, 결국 위에 나온 것처럼 말로는 똑똑하고 세계를 알고 싶어한다고 하는데 가만보면 주변 세상에 대해 백치나 다름없다는 빈축을 사게 되는 것. 이는 결국 작가의 창작 태도가 지나치게 안이하고 불성실해서 작품의 특징에 적절한 표현 방법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만한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아예 판타지 순정물의 특성이 강했던 전작에 비해, 역사물로써의 특성도 강하게 나타나는 해당 작품의 특성을 생각하면, 순정물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역사물의 분위기는 많이 포기했다는 아쉬움을 느낄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휴렘과 이브라힘이 어쩌다 하룻밤을 같이 보낸 사건의 경우... 작중에서는 이것이 죽을 죄임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 문제를 (휴렘과 이브라힘을 신뢰하는) 쉴레이만에 대한 배신이라는 점, 즉 인간 대 인간의 신뢰와 애정에 대한 배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혈통이 정통성의 담보가 되는 왕조국가에서 군주의 총희와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군주의 암살을 시도한다거나, 군대를 이끌고 왕궁을 공격하는 정변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심각한 반역행위로써, 차라리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 또한 오스만의 주류 종교인 이슬람교의 율법 샤리아에서도 사형감이다. 물론 작중에서도 이 문제가 자신들의 목숨이 달린 문제임은 명확히 드러내고 있으니 사소한 트집잡기처럼 읽힐 수도 있겠으나, 어쨌건 역사물 치고는 좀 진지하지 못하다(...).

또 주인공인 휘렘 술탄의 성격을 설정해놓은 것을 살펴보면 작가는 하렘에서의 생활이 무슨 대단한 모험이라도 되는 것마냥 파악했던 것 같은데, 모험? 여행? 그런 거 없다. 조선의 왕비가 그러했듯이 오스만 제국의 하렘에 진상된 여자도 아들이 지방관으로 임명될 때 함께 따라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생 하렘에 갇혀 살아야 했다. 그런 그녀들이 자주 만날 수 있던 성 기능에 이상이 없는 남자는 황제 한 사람 뿐. 게다가 쉴레이만은 이전까지의 관습을 깨뜨리고 휘렘 술탄은 평생 자신의 곁에 두겠노라고 선언했는데, 쉴레이만으로서는 행복에 겨운 선언이었을지 몰라도 휘렘 술탄의 입장에서 이 선언은 '넌 하렘을 떠날 수 없다!!!' 라는 말이었다. 망했어요[20] 뭐 자칫하면 음모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모험이기는 하겠다. 고향인 루테니아 시골에 사는 것보다는 그나마 넓은 세상으로 나온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1. 유럽에서는 록셀라나,록셀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한국에서도 휴렘 술탄이라는 이름 보다는 록셀라나, 혹은 록셀란이라는 이름이 더 유명한 황후.
  2. 본 각주를 추가한 편집자는 이 만화를 읽은 바 없으나, 실제 역사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신하국이었던 크림 칸국이었다. 이 부분은 굳이 실제 역사와 다르게 만들 필요가 없으므로, 이 '타타르족' 에 대해 달리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면 크림 칸국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3. 'Hatice'를 '하티세'로 읽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터키어에서 c는 dʒ발음으로 읽는다. 즉 '하티세' 보다 '하티제' 에 가깝다.
  4. 현 황제의 어머니를 가리키는 용어.
  5.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기에 분명히 해 두면, 휘렘 술탄과 마히데브란 술탄의 분쟁을 억제한 것은 모후랍시고 꼴사납게 나선 게 아니다. 후궁들 사이의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발리데 술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6. 고증 오류. 흑인 환관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면 맞지만, '흑인 환관만이 들어올 수 있는' 이라 해서는 안 된다. 당장 같은 주제를 다룬 터키 사극 무흐테솀 유즈이을을 봐도, 하렘에서 일하는 환관인 '쉼뷜 아아' 는 흑인이 아니다. 또 이 부분은 만화 내에 다른 설정이 있었던 것인지가 확인되어야겠으나, 귀머거리가 황궁의 시종으로 들어올 수 있을 리도 없다. 오스만 제국까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시종이라고 하면 주인의 말을 즉시 알아듣고 이행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도 차고 넘치는데 굳이 귀머거리를 써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
  7. 수라를 들기 전에 독이 있나 없나 미리 확인을 하는 검식관.
  8. 실제로 오스만 제국은 외국인들, 특히 제국 영내의 유럽인들을 징집했으며 영내 외국인이 아니라 오스만을 찾는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유럽인들을 가장 선호했으며 그 다음은 페르시아인들이 선호되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아랍인들은 오스만 제국에서 제대로 대접 못받았다. 예니체리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 오스만 제국 대재상의 절반 이상이 유럽 출신. 애초에 오스만 제국의 국법에 민족이라는 개념이 고려되어 있지 않았으며(민족 개념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혈통이 아니라 고향과 모국어로 대충 구분해놓은 것에 불과했다. 당연히 큰 의미가 부여되지는 않았고, 민족 따위보다 훨씬 중요했던 건 무슬림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 바르바리 해적들로 이루어진 오스만 제국 해군에는 이탈리아 출신 지휘관도 있었으니, 알비제의 생각이 헛된 생각은 아니다.
  9. 오스만 제국의 재상 제도는 조금 독특했는데, 처음부터 재상(Vezir)이 여러 명이었다. 이는 초창기(구체적으로는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전까지) 오스만 제국이 여러 투르크계 부족들의 연합정권 비슷하게 운영되었기 때문인데, 점차 그 재상들 가운데 한 명의 힘이 강화되기 시작하여 '대(大)재상(Vezir-i Azam 또는 Sadrazam)' 으로 불리게 된다. '제4 재상' 이라는 것은 대재상이 아니라 여러 재상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뜻.
  10. 루멜리아. 다만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는 유럽 지역 = 루멜리아' 라 보면 곤란하고, 혹시나 오스만 제국의 에야레트 체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항목(영어) 참고.
  11. 실제 역사에서, 차기 황제감을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란이 일어났을 정도. 이 반란은 오래가지 않아 진압되었지만, 쉴레이만은 당시의 재상이자 휘렘 술탄의 사위로 무스타파 처형을 주도했던 뤼스템 파샤를 파직하여 불만을 잠재워야 했다. 다만 자신의 사위가 재상이 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휘렘 술탄의 음모로 신임 재상은 취임 2년만에 처형당하고, 다시 뤼스템이 복직.
  12. 오스만 제국이 쇠퇴한 가장 큰 원인 세 가지를 들라면 내부의 부패와 민족주의의 발흥으로 인한 발칸 반도에서의 반란들, 러시아 제국의 남하를 들 수 있는데, 이 가운데 '내부의 부패' 는 다시 재상들의 정권 농단과 하렘 세력의 정치 개입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쉴레이만 치세에 싹이 터서 셀림 2세 시대에 무럭무럭 자라났다.
  13. 참고로 당시 헝가리 국왕의 권위란 바닥으로 추락해 있었으므로, 신하들. 즉 귀족들의 입장에서 이런 로요슈의 태도는 웃기지도 않는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베오그라드 공방전 당시에도 군대를 보내라는 왕명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군사를 보낸 귀족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이로부터 5년 뒤에 벌어진 모하치 전투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어 국왕이 제일 먼저 군사 집결지로 향해야 했다.
  14. 베오그라드 함락 당시에는 16살.
  15. 黄金の鳥籠에서 'の'를 '의'로 그대로 읽은듯. 역시나 일본에서 소개된 눈의 여왕과 비슷한 사례인데, 일본어의 の는 원칙상 명사와 명사 사이에 반드시 집어넣어 주어야 한다. 즉 한문의 어조사와 마찬가지로, 굳이 번역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물론, '君のもの(너의 것)' 처럼 '~의' 로 번역해야 함이 분명한데도 번역하지 않는 것도 문제. 사실 이런 걸 잘 알고 정확히 적용. 나아가서는 한국어로 되도록 자연스럽게 옮기는 것이, 번역가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16. 이쪽이 실제 역사속의 휴렘과 더 비슷한데, 대략 기황후 비슷한 인물이었다고 보면 된다어느 막장 드라마에서의 기황후가 아니라, 실제 역사에서의.. 유능한 황위 계승 후계자를 죽여버리고 자신의 아들로 갈아끼운데다 이브라힘 파샤를 비롯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유능한 관료들을 여럿 때려(?)잡은 행적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쌍X 소리를 들었지만, 그 미모 때문에(...) 마냥 미워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17. 보통 1412년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건 훗날 잉글랜드군에 사로잡혀 재판을 받을 때에 '나이는 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아마 열 아홉 쯤?' 이라고 대답한 것에 기반을 둔 것이다. 그리고 나이라는 게 오늘날에는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개 농민이 정확한 나이는 기억해서 뭐에 썼겠는가.
  18. 약탈당하는 마을 주민들도 마냥 무기력하게 약탈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무기나 하다못해 농기구라도 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고, 이 때문에 당시의 유목민 약탈자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과 투구등을 착용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약탈은 꽤나 위험한 사업(...)인데 방어구 없이 달랑 천옷만 입고 마을에 쳐들어갈 리가 없다,(...)
  19. 최소한, 히타이트의 경우 오스만 제국에 비해 생활상이나 문화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적고, 그만큼 고증이 틀렸다고 딴지 걸 사람도 드물다.
  20. 라고 하기에는, 휘렘에 대한 쉴레이만의 사랑은 유명해도 쉴레이만에 대한 휘렘의 감정은 명쾌하게 기록에 남지 않았다. 일단 쉴레이만과의 결혼(?)은 휘렘의 바람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그녀가 쉴레이만을 점차 사랑하게 되었는지. 평생 사랑하는 시늉을 한 것인지는 각자가 상상하기 나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