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말 그대로 1승도 안 하고 우승을 하는 것이다. 무승부라는 것이 존재하는 축구에서 설령 무승부를 인정하지 않는 결선 토너먼트에서도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면 승패에 관계없이 무승부로 기록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2010년 당시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무승우승 드립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대가 아시아 지역 예선과 평가전에서 무승부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무재배' 상황[1]이 오랫동안 계속 된 뒤였다.
아래는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퍼진 무승우승 겸 무패우승 시나리오이다.
조별 리그: * 아르헨티나 - 나이지리아 : 아르헨티나 승 * 한국 - 그리스 : 무승부 * 그리스 - 나이지리아 : 무승부 * 아르헨티나 - 한국 : 무승부 * 나이지리아 - 한국 : 무승부 * 그리스 -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승 최종 결과 : 아르헨티나 2승1무로 16강, 한국 3무로 16강,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2무1패로 탈락. 결선 토너먼트: * 16강전 ~ 결승전 : 쭈욱~ 승부차기로 승리 |
이런 시나리오이다.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나, 실제로 저렇게 될 가능성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급이다. 일단 다른 팀들이 일부러 승부를 짜고 치지 않는 이상 의도적으로 저 시나리오를 그대로 따라 줄 리 만무하고, 설령 조별리그를 저런 식으로 통과한다고 쳐도, 승부차기에서 이긴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다. 더구나 토너먼트에서 경기당 연장 전후반 30분을 더 뛰어야 하니까 결승까지 간다면 사실상 상대팀보다 90분-1경기를 더 치룬 셈이 된다. 이런 악조건을 모두 극복하고 저 시나리오를 실제로 달성한다면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다. 이기는 게 더 쉽겠다.
그러나 우리 국대는 첫 상대인 그리스를 잡았다. 덕분에 저 시나리오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실제로 저 시나리오는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 당시 아일랜드가 훌륭하게 실천해 보였다. 당시 아일랜드는 조별리그에서 3무승부로 16강에 올라 연이은 승부차기 승으로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8강에서는 운 나쁘게도 주최국 이탈리아를 만나 1대0 패배. 물론 90년 월드컵은 24개국 참가에 승점도 지금과 달리 승리에 2점을 주었기 때문에 3무를 하면 16강에 오를 확률이 꽤 높았었다.[2][3]
월드컵이 현재 규정으로 자리잡은 이후 비슷한 사례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리그전에서도 나타났다. 칠레가 3전 전무를 하고도 16강에 가는 행운을 거머쥔 것. 아쉽게도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졌지만.
더 충격과 공포인 것은, 조별리그에서 3무가 아니라 2무1패로도 통과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6년 월드컵에서 불가리아와 우루과이가 2무1패를 기록하고도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1팀이 3승을 독식하여 1위를 차지하고, 나머지 3팀이 상대전적에서 모두 비길 경우, 3팀이 모두 2무 1패인 가운데 득실 및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는 막장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 월드컵에서 일본이 2무 1패를 하고도 조 2위로 16강에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로 2004 '스웨덴마크 사건'의 정 반대 버전.
이와 정 반대되는 것으로는 무패탈락이 있다.
2010년 피스퀸컵에서 한국이 뉴질랜드와 잉글랜드에게 모두 0-0 무승부를 거두는 바람에 안방에서 무득점 탈락을 할 위기였으나 뉴질랜드와 잉글랜드도 0-0으로 비기는 바람에 추첨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했다. 거기서 한국이 결승 진출팀으로 결정되었다. '이러다 설마 호주한테 0-0 무승부하고 승부차기 이겨서 무승우승도 모자라 무득점 우승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ㅎㄷㄷ' 했는데 다행히 그런 사태까지는 일어나지 않았고 실제로는 호주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2 유사한 사례
아직까지 큰 대회에서 무승우승이 실제로 일어난 사례는 없다. 굳이 비슷한 사례들을 꼽자면 아래와 같다.
2.1 완전한 무승
-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에서는 불가리아와 우루과이가 2무1패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16강에 가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둘 다 16강에서 각각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를 만나서 졌다.
-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에서는 칠레가 3무인데 조 2위를 차지해서 16강에 갔다. 그 이유는, 칠레와 같은 조에 속한 팀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카메룬 이렇게 셋이었는데 오스트리아-칠레-카메룬 이렇게 셋이 모두 비겼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카메룬이 이탈리아에 졌지만 칠레만 이탈리아와 비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패배. 1986년의 불가리아.우루과이처럼 무승 16강의 주인공이 되었다.
- 2002년 북중미카리브 골드컵에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패하고 쿠바에 비겨 1무1패가 됐으나 쿠바를 밀어내고 8강 진출, 8강에서 멕시코를 만나 승부차기로 이기고(승부차기까지 가면 무승부로 기록), 4강전에서는 코스타리카에 패하고 3.4위전에서는 캐나다에 패하면서 한 번도 못 이기고 4강의 자리를 꿰차는 진기록을 거두게 된다.
- 무승 예선통과도 존재한다. 2010년 AFC 챌린지컵 예선의 키르기스스탄이 그 주인공인데, 키르기스스탄은 네팔,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과 함께 C조에 속해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기권으로 C조는 총 3경기만 치르게 되었다. 여기서 네팔과 팔레스타인이 먼저 무득점으로 비기고 그 두 팀을 상대로 키르기스스탄이 모두 1골을 주고 받으며 비겼다. 그리하여 키르기스스탄이 한 번도 못 이기고도 나머지 두 팀과 승점이 모두 2점으로 같아지는 바람에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로 본선에 통과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 201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파라과이가 무승우승을 찍을 뻔 했다. 파라과이는 3전 전무로 조 3위를 거뒀으나 똑같이 조 3위를 거둔 코스타리카(1승 2패)를 골득실로 제치고 운 좋게 8강 추가 진출권을 획득. 8강에서 브라질을 승부차기 사연뻥으로 잡아내고 4강에 가서 베네수엘라도 승부차기로 이겨서 결승에 갔다. 과연 결승에서도 우루과이를 승부차기로 잡아내고 6전 전무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까?
남자들은 파라과이 응원 여자들은 우루과이 응원하며 관심을 끌었으나, 0:3으로 지면서 결국 실패했다.그리고 한 여자의 누드를 기대했던 남성 팬들도 실망했다.여담이지만 파라과이는 그 이전에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와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와 연달아 무승부를 거둠으로서 극과 극의 두팀과 비긴 바 있다.허정무컵 나가면 파라과이한테 한표!
2.2 1승이라도 거둔 사례
-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에서 이탈리아는 1차 조별 리그에서 카메룬, 페루, 폴란드와 같은 조가 되어 3전 전무를 거두었으나 카메룬을 밀어내고 조 2위로 12강에 진출. 그러나 2차 조별 리그 상대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웬일로 승승장구하더니 결국 우승했다.
- 1987/88시즌 당시 32강 홈/어웨이 토너먼트로 치뤄졌던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PSV는 8강전 보르도(1-1, 0-0), 준결승전 레알 마드리드(1-1, 0-0)와의 경기에서 모두 비겼고 원정골 우세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도 벤피카와 0-0으로 비겼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우승하며 트레블을 이뤄냈다. 당시 감독은 다름아닌 거스 히딩크.
- 2007년 AFC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1승1무1패로 조별리그를 간신히 통과했다. 그리고 결선 토너먼트에서는 8강전-4강전-3.4위전 3경기를 모두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기 때문에 기록상 당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승은 단 1승에 불과했다. 2002년 골드컵에서의 한국과 비슷하다. 다만, 3.4위전 승부차기에서 이겨서 2011년 대회에서는 한국이 예선 없이 출전하게 되었다.
3 마이너 대회에서의 무승우승
- 1999년 일본 기린컵 축구대회에서는 개최국인 일본을 포함해 벨기에와 페루가 참가했다. 첫 경기인 벨기에와 페루의 경기는 한 골씩 주고 받으며 비겼고, 그 뒤 일본은 벨기에와 페루에 연달아서 무득점으로 비겼다. 이로써 그 대회는 벨기에와 페루가 공동우승을 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세 팀이 모두 1승도 못 거두고 승점 2점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득점 수가 일본에 앞섰고 두 팀이 서로 완전한 동률이었기 때문이다.
- 2011년 일본 기린컵 축구대회에서 개최국인 일본을 포함해 페루와 체코가가 참가했다. 일본과 체코 페루 모두 무승부를 한 덕에 3팀다 무승 우승 + 무승 꼴찌가 되었다. 게다가 셋이 모두 한 골도 못 넣는 바람에 사이좋게 무득점 우승까지 했다.
- 종목은 다르지만, ACLS라는 소규모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서 Quantic Gaming이 ggLA에게 패하여 패자조로 간 뒤, 3연속 기권으로 부전승[4] 을 기록하며, 1패 3부전승으로 우승했다.(...)
- ↑ 무승부를 내면 승패 기록에 '무'라고 적힌다. '무'가 아주 많이 생기니까 무재배라고 부르는 것.
- ↑ 승리팀이 승점 3점을 받게 된 월드컵은 1994 FIFA 월드컵 미국부터.
- ↑ 승리팀이 승점 2점만 받는다면, 1승 2패팀이 2무 1패 밖에 못 한 팀 한테 골득실에서 밀려 탈락할 수도 있다. 그 예시가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의 헝가리와 불가리아. 각각 1승 2패와 2무 1패를 했다. 하지만 헝가리는 소련전과 프랑스전에서 작살났고 반면 불가리아는 아르헨티나한테만 2점차로 패하고 한국과 이탈리아한테 무를 캐며 골득실에서 와일드카드를 얻어 헝가리를 제치고 16강에 갔다.
- ↑ 패자 준결승에서 Team Curse가 렉으로 기권, 패자 결승에서 ggLA가 팀멤버의 개인 사정으로 기권, 결승전에서 LyonGaming이 WCG와 시간이 겹쳐 불참으로 기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