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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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A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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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린치가 구국군사회의 멤버들 앞에서 쿠데타의 진실을 모두 밝히고 나서 구국군사회의 멤버들을 비웃는 코믹스의 한 장면.

Arther Lynch (공식 설정집 표기)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자유행성동맹군인이다. 성우는 람바 랄로 유명한 히로세 마사시. 성우가 아깝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이봉준이 맡았다.

우주력 788년에 엘 파실 주둔함대 사령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계급은 소장, 기함은 787년형 동맹 표준전함인 '구메이야'.

은하제국군과 한 차례 교전을 마치고 엘 파실로 철수하는 과정에서 제국군의 기습을 받자 부하들을 버리고 도주하는 추태를[1] 보였고, 한 술 더 떠서 엘 파실의 민간인들까지 버리고 직속부하들과 함께 도주하다가 제국군에게 붙잡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탈출작전 책임자였던 양 웬리 중위민간인들을 무사히 탈출시키면서 일약 자유행성동맹군영웅으로 추앙받은 데 비해[2] 린치 소장은 천하에 둘도 없는 인간 쓰레기로 전락하고 만다.

포로로 잡혔으니 당연히 린치는 은하제국 교정구에 수용되었다. 이미 외부에서는 모범적인 인간 쓰레기가 되었으나 교정구 내부에서는 자기와 직속 수하들 입만 조심하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 안가 새로운 포로들이 교정구에 수용되어 엘 파실의 일이 교정구 전체가 널리 퍼지자 린치와 수하들은 순식간에 인간 쓰레기로 전락, 교정구 내부에서도 고립되었다. 그렇게 몇년이 흐르는 동안 거의 미쳐버린 린치는 술에 찌들어가며 같이 비난당하던 부하들도 린치를 외면해버렸다. 사실 부하들로서도 억울한게 그저 상관인 린치의 명령을 따라야 했던 것 뿐이었다. 율리안의 일기에 나온 린치의 부하였다가 9년만에 포로에서 석방되어 돌아온 퍼커스트 대위가 린치에 대한 근황을 물어보자 '린치 자식 말야?' 라고 첫 마디가 생각도 하기 싫은 투로 말할 정도였다.하지만 그 다음은 인망도 있고 공적도 있었다며 아쉬워해준다...

한편, 동맹에 남아있던 린치의 아내는 남편의 추행 때문에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된다. 살던 관사에서는 쫒겨났고, 주변의 손가락질과 비난에 시달리다 못해[3]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본가로 돌아갔고 법원에 이혼을 청구하여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린치와 연관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지워버리기 위해 아이들의 성도 바꾸어버렸다. 친척들도 그에 대하여 없던 사람으로 취급하며 이 소식은 추가로 교정구에 수용된 동맹군에 의해 린치에도 전해졌다. 가족이 겪은 고생과, 이제 자신에게는 돌아갈 가정도 박살났다는 사실에 더더욱 술에 매달리게 된다.

술로 허송세월을 보내던 린치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사주를 받고 동맹으로 돌아가[4]군부의 불만세력이 구국군사회의를 결성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이 와중에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과 재회했는데, 뷰코크는 "부하도 버리고 달아난 자를 기억하다니, 나이에 맞지 않은 기억력"이라고 린치를 대놓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에 말없이 린치는 자신과 같이 있던 구국군사회의 멤버들 앞에서 무덤덤하게 술만 들이키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도 "뭐하러 저런 자를 끌어들였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

쿠데타 후반부에 벌어진 도리아 성역 회전에서 승리한 쿠데타 진압군 밑으로 각 지역의 정치, 군사 세력들이 합류하면서 쿠데타가 실패했음이 거의 확정되자, 양 웬리 대장바라트 성계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에 대한 부담[5] 때문에 진압군에 전향한 바그다슈 중령을 내세워서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가 실은 제국의 사주를 받은 것이었다는 내용의 언론플레이[6]를 펼쳐서 구국군사회의가 쿠데타를 일으킬 때 내세웠던 명분을 박살내버린다.

이에 반발하던 구국군사회의 멤버들을 린치가 비웃으면서 쿠데타의 진실을 밝힌다. 경악에 찬 얼굴로 린치가 내던진 쿠데타 요령에 대한 정보가 적혀진 문서[7]를 보던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이 "왜 그랬나? 제국에서 장군직을 준다고 했나?" 라는 질문을 하자, 린치는 "그러나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야. 누구라도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어. 자기만이 옳다고 믿는 인간에게 무엇이 옳은가를 가르쳐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소. 이제 내겐 출세라든가 인생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이 없지. 위선자들, 트뤼니히트만이 아니라 당신들도 똑같은 위선자들이야."라고 답했다. 드와이트 그린힐은 이전까지만 해도 린치를 동정하였으며, 그에게 옛 오명을 씻을 기회를 주려 했지만 린치의 이 말에 분노했다.

그린힐은 "린치 소장, 오래전부터 자네가 사관학교에 있을때부터 난 눈여겨보았어. 그렇기에 9년전 엘 파실에서 일은 한 순간 잘못으로 보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자 했는데...."라고 씁쓸히 말하지만 린치는 비웃듯이 "흥, 당신 사람보는 눈이 틀린 거야...."라고 톡 쏘아붙였다. 그린힐은 쿠데타가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구국군사회의에 불리한 증거를 제거하기 위해 린치를 죽이려다가, 되려 린치가 쏜 블래스터 권총에 맞아 죽는다. 그리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린치는구국군사회의 멤버들의 블래스터에 벌집이 되도록 맞고 사망한다. 린치의 시체는 증거물들과 함께 소각된다.[8] 린치가 죽기 전에 구국군사회의 멤버들을 비웃으면서 남긴 유언"나...난, 그린힐의 명예를 살려줬어..안 그래? 군사재판으로 가는 것보다 차라리 이게 낫지...아니...그까짓 명예가 뭐라고..."

말년이 막장이라는 사실에 비하면, 이 인물은 은하영웅전설에서 중요도가 높은 인물이다. 그의 추행이 양 웬리가 동맹군의 영웅으로 출세하는 시발점을 만들어 주었으며, 더불어 자유행성동맹 말기의 개떡같은 군사력을 더 개판으로 만드는[9]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엘 파실 탈출작전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유능하고 공도 많이 세웠고 인망도 나름대로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대로 외전 율리안의 일기에 나오는 동맹군 포로 교환때 석방되어 9년만에 돌아온 이들 가운데 파커스트 대위라는 린치의 부하가 있었는데 그도 린치를 비겁하다고 비아냥거리면서도 인망도 있고 공적도 세운 사람인데 그런 실수로 몰락했다고 한탄하는 게 나온다. 그도 교정구역에서 린치의 부하라는 이유만으로 외면당하고 온갖 고생을 해야했던 몸이었음에도 린치를 비꼬면서도 아쉬워하고 동정해줬을 정도이니. 드와이트 그린힐이 린치의 사관학교 재직 때부터 린치에게 관심을 가진데다가, 나이 40 이전에 소장이 되었으니 절대 무능한 편은 아닌 사람이었겠지만, 단 한 번의 선택 때문에 인생이 막장으로 굴러간 예라고 할 수 있겠다.

OVA에서는 원작보다 더한 찌질이로 나온다. 원작에서는 린치가 술에 취해 헤롱거리자, 라인하르트가 "넌 이미 망가졌고 다시는 부활하지 못한다. 그럴 바에는 더 망가지는 게 어떠냐?" 라는 말을 하면서 린치의 비뚤어진 마음을 역이용하는데, OVA에서는 린치가 다짜고짜 양 웬리를 욕하면서 자기가 양 웬리와 몇몇 부하와 민간인들을 버리고 달아난 잘못은 거론도 안 하고, 자신이 망한 덕에 양 웬리가 출세했다면서 남의 탓이나 하여 찌질이 기믹이 더 강화됐다.[10]

때문에 양을 꽤 높게 사던 라인하르트는 그를 혐오스러워한다. 원작에서는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린치에 대해 알아본 다음에 그를 만나고 '동정과 혐오가 뒤섞인'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는 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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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가 쿠데타 계획을 듣고 나서 "미쳤어? 그러다간 난 죽는다구!" 라고 말했는데, 라인하르트는 냉정하게 "그럼 그렇게 죽어. 넌 살 가치도 없다. 지켜야 할 민간인도 부하도 버리고 간 주제에 살아서 뭘 하려는 거지? 아무도 널 변호해주지 않아." 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듣고 린치는 멘붕하면서 "좋아, 그래. 죽을 때까지 더 비겁자가 되겠어!" 라고 말하면서 라인하르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1. 린치가 어버버거리고 있을때부터 다른 함선들은 '알아서' 제국군에 반격하고 있었는데, 린치가 그냥 도망쳐버리자 겨우 유지하던 진형도 붕괴되어 몇몇 함선은 성계 밖으로 철수, 몇몇은 반격하던 중 격침, 몇몇은 항복, 몇몇은 린치를 따라 엘 파실로 철수했다.
  2. 양 웬리 중위는 자신과 민간인들을 버리고 도주하던 린치 소장을 미끼로 썼다. 반란군의 장성을 포로로 잡는 데 정신이 팔린 제국군은 레이더에 걸린 탈출선단을 소행성군으로 생각하고는 무시했다. 그들은 "탈출선단이라면 레이더 교란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양 웬리는 이러한 허점을 이용했던 것이다.
  3. 양 웬리가 영웅으로 부각되면서 양 웬리와 린치 부인의 1대1 대담을 추진하려고 드는 방송사도 있을 정도였다. OVA 외전 <나선미궁>에서는 존 마틴이라는 사람이 이를 추진하려고 했으나 양이 거절했다.
  4. 린치를 공식 포로교환식을 통해 귀환시켰다가는 귀환 즉시 체포, 구금, 군사재판을 받고 감옥에 처박힐테니 공식적인 포로교환식이 이제르론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 우주의 이목이 이제르론으로 향해 있을때 페잔을 통해 린치를 포함은 약 100여명의 포로를 동맹령으로 귀환시켰다. 이 100여명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는다, 순수하게 자력으로 교정구를 탈출한건지, 린치를 지원하기 위해 라인하르트측에서 손을 쓴건지..
  5. 구국군사회의에 억류된 동맹 정부의 주요 요인 및 행성 하이네센 거주 민간인들이 구국군사회의의 인질이 될 가능성을 말한다.
  6. 이는 사실이긴 했지만, 진압군 측이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쿠데타 세력의 일원이었던 바그다슈 중령을 증인으로 내세워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다.
  7.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에서는 영상입력 장치를 던지는데 라인하르트 영상이 나와 쿠데타를 이렇게 일으켜라 지시한다.
  8. 그런데 이후의 소설 내용을 보면, 쿠데타의 진실은 훗날 전부 공개된 것 같다. 더군다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이 정치공작이 끝난 뒤에 특별히 쿠데타에 대한 진실이 담긴 정보를 봉쇄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9. 그나마 후방에 남아 있던 멀쩡한 제11함대까지 말아먹은 탓에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에서 동맹군이 고전한다.
  10. 더군다나 OVA에서 린치가 양 웬리를 욕하는 장면이 나오기 직전, 엘 파실 탈출작전 당시에는 엘 파실에 고립된 민간인이었던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양을 찬양하는 대사를 했기 때문에 린치의 찌질함이 더욱 더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