逆合倂 / Reverse Merger
1 개요
회사나 정당, 단체 등의 A와 B가 합체 합병 할 때 A로 합쳐지고 B가 소멸하지만 A의 이름은 B가 되는 합병 방식이다. 기업인 경우 법인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나, 매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을 계승하기 위하여 하기도 한다. 또 주식시장에 기업공개 조건에 안 맞아서 상장이 힘들 경우, 우회상장을 위한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현행법상 역합병을 금지하고 있다. 이유는 우회상장사가 너무 많고, 현금 동원력이 좋은 적자 기업이 역합병을 통해 실적 부풀리기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적자 기업이 존속기업으로써 흑자 기업을 합병하는 것처럼 꾸미지만, 법적으로 피인수기업인 흑자 기업을 합병법인으로 신고하면 역합병으로 간주한다.
다만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으로 기업공개를 하는 기업들은 전부 이 역합병 방식을 따르며, 이는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서 매우 권장하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상장사를 빨리 확보할 수 있기 때문.
2 사례
2.1 기업
- 국도건설 + 현대전자 : 현대그룹이 전자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현대전자를 세웠는데, 기업을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사업이 없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못하여 사업 현황이 영 좋지 않았다. 그런데 상장회사였던 국도건설이 경기도 이천시에 상당한 규모의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공장 지을 부지 마련 겸 우회상장을 위해 상장사인 국도건설을 현대그룹이 인수하여 현대전자와 합병하였다.
오오 땅 산다고 회사를 사는 현대이후 사명을 국도건설에서 현대전자로 바꾸어버리는 바꿔치기 완료.
- 조흥은행 + 신한은행 : 실질적으로는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흡수합병한 격이지만, 조흥은행의 역사적 가치[1][2]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고, 조흥은행 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 더 컸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웠다.[3]
- 굿모닝증권 + 신한증권 : 신한금융지주가 굿모닝증권을 인수할 당시 신한증권보다 굿모닝증권의 규모가 더 컸고 인지도도 더 있어서 굿모닝증권을 존속법인으로 삼았으며, 회사 연혁도 굿모닝증권 측 역사를 따르고 있다. 은행, 카드사 통합과는 다르게 이쪽은 통합 초기 사명도 '굿모닝신한증권'이었다.
- LG카드 + 신한카드 : 신한은행 카드사업본부나 다름없었던 구 신한카드와 달리 LG카드는 당시 자타공인 국내 1위 신용카드사였으므로 LG카드를 존속법인으로 삼았다. 다른 역합병 사례와는 달리 콜센터, 매입망, 포인트 제도까지 LG카드 위주로 통합되어 정말 신한카드가 LG카드로 통폐합된 것이나 다름없다.
- 서울은행 + 하나은행 : 조흥+신한 합병과 달리 법인세 탈세 목적으로 세금을 적게 냈다는 의혹이 있었다. 서울은행을 존속 법인으로 할만한 명분도 없었고, 서울은행 계승을 표방하지도 않았으며, 통합 은행의 시스템도 구 하나은행을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이다. 사실 상법에서의 역합병으로 인정되었고, 법인세 부과도 추진되었다. 다만, 당시 서울은행 매각이 표류 중이었다 보니 정부의 부실금융기관 처리 방침에 따라 한 것으로 보아서 세금만 부과받지 않은 것일 뿐.
- 외환은행 + 하나은행 : 그렇다. 또 해냈다.(...) 다만 이 건은 외환은행 노조 측이 하나은행 인수 이후에도 오랫동안 합병에 반대했기 때문에, 외환은행 측 직원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애초에 조흥은행만큼 아니지만 외환은행을 그냥 피인수 기업으로 없애기에는 대한민국 외국환거래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는 외환은행의 가치가 아까웠던 면이 있다. 그래서 KEB하나은행의 존속 법인은 외환은행이다. 그 전에 출범한 통합 하나카드도 외환카드 쪽을 존속으로 하고 있으며, 매입망도 외환카드다. 이 역시 외환은행이 국내 최초로 비자카드를 발행한 브랜드 가치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
- 제이튠엔터테인먼트 + JYP엔터테인먼트 : 비가 소속되어 있던 상장회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박진영이 인수하여 JYP(상장 JYP : 박진영, 미쓰에이 등 소속)로 이름을 바꾸고 상장되어 있지 않았던 원래 JYP(비상장 JYP : 원더걸스 등 소속)와 통합하여 우회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비가 주식을 팔고 JYP 관계사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면서 주식 사기, 먹튀라는 오명을 얻었다.
- 비방디 게임즈가 액티비전사에 합병 당했을때 비방디 게임즈의 자회사인 블리자드사와 액티비전사의 이름을 합하여 액티비전-블리자드라는 기업 이름이 탄생했다. 사실 비방디 게임즈는 블리자드 독주 체제였던데다가[4], 회사를 인수한 것 자체가 블리자드를 노리고 한 것이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며, 블리자드 자체도 단독으로 네임 밸류와 규모가 큰 회사였다.
- Daum + 카카오톡 : 표면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고 존속법인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이지만, 주식 교환비율이 다음 1 : 카카오 1.5557456로 결정, 다음의 대주주들은 합병법인의 경영권을 전부 잃고
내가 고자라니카카오톡 쪽의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게다가 다음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스톡옵션의 주식 전환을 행사해도 합병법인에서는 2/3로 줄어드는 등 다음 입장에서는 전혀 얻는 게 없다.(반대로 카카오 쪽의 스톡옵션과 전환사채는 50% 이상 지분 이익 발생)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해서 우회상장 하는 것.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기획재정부 등 관계 정부 부처에서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강도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무언의 압박까지 있는 상태.
- 삼성물산 + 제일모직 : 자산기준으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배 넘지만 존속법인은 제일모직이고 삼성물산은 소멸되어 이름만 통합법인에 물려주게 된다. 삼성물산이 역사성과 삼성지배구조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삼성의 차기 회장인 이재용이 제일모직의 지분은 있지만 삼성물산의 지분은 없어서 삼성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제일모직이 체급이 더 큰 삼성물산을 역합병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삼성은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이재용은 준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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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 씨너스: 소멸되는 법인은 메가박스이고, 존속법인은 씨너스이지만 브랜드명 자체를 인지도가 훨씬 더 높은 메가박스를 쓰기로 할 뿐 정식 법인명은 메가박스씨너스여서 역합병과는 관계없다.
2.2 단체
- 일어나라 일본 + 태양당 : 도쿄도지사직을 사직하여 태양당을 창당,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던 이시하라 신타로가 조직 확장을 위해 일어나라 일본과 합당하기로 결의한다. 그런데 일본 정당법에 따라 당원이 많은 당을 일단 법적으로 존속정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시하라 신타로는 이 정당을 고대로 일본 유신회에 갖다 바쳤다. (어?!)
- ↑ 조흥은행의 창립 기념일은 1897년 2월 19일로 2013년 현재 만 116주년이 되었다. 주식이 없어지고 신한금융지주로 바뀌어 상장되었지만 조흥은행 자체는 코스피 상장 1호 기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 ↑ 실제로 신한은행 홈페이지의 은행 소개 - 연혁 페이지에 가보면 조흥은행의 역사를 하나도 안 빼놓고 죄다 기록해놨다. 광교영업부지점(구 조흥은행 본점) 외벽에는 '신한은행 Since 1897'이라는 장식물을 달아 조흥은행을 계승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식적으로는 창립 기념일을 통합은행 출범일인 4월 1일로 잡고 있다. 아마도 신한은행을 흑역사로 묻어버리기는 아까웠던 것 같다. 구신한 직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고, 조흥은행에 비하면 한참 밀리지만 구 신한은행도 대한민국 최초의 (관치금융이 없는) 순수 민간은행이라는 나름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 ↑ 사실 조흥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인수했을 당시 흑자인 상태였고, 합병기일 이전에 이월결손금이 없었기 때문에 법인세 탈세 논란에서 아래의 하나+서울의 경우보다 훨씬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다.
- ↑ 물론 비방디 산하의 다른 스튜디오들이나 제작사들도 다른 게임 제작및 유통을 했었다. 다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를 가진 블리자드가 넘사벽이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