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삼국지)

1 후한 말의 인물

劉琦
(? ~ 209)

후한 말의 군벌인 유표의 장남이자 유종의 형. 어머니는 진씨(陳氏).

유표와 닮은 풍모가 있어 평소 큰 총애를 받았지만 유종을 후계자로 지지하는 채씨 일가에게 미움을 받아서 유종이 하는 것은 다 감싸준 반면, 유기의 공적은 아무리 커도 묻혀졌고 작은 잘못이 있어도 반드시 소문이 났다고 한다. 안에서는 채부인이 밖에서는 채모가 선전에 열을 올리니 유표도 더 이상 유기를 신뢰하지 않게 되어 결국 강하태수로 내쫓기게 된다.

유기가 외지로 나가자 그나마 있던 유기의 지지세력도 자연 약해졌고 채씨 일족의 비방도 한층 계속되어 결국 유표가 유종을 공식적 후계자[1]로 삼음으로서 후계자 레이스에서 완전히 리타이어 당하고 만다. 다만 제갈량전의 묘사에 의하면 유기가 강하 태수로 나가게 된 것은 유기 스스로도 줄곧 신변의 위협을 느꼈기에 중앙에서 유종과 후계를 다투다가 살해당하느니 차라리 변경으로 나가 자발적으로 퇴진함으로서 목숨이라도 건지려는 의도였던 모양, 제갈량전에는 제갈량이 춘추오패 중 하나인 진문공(晉文公) 중이(重耳)의 고사를 들어 유기에게 알려주고[2] 유기가 깨달은 바가 있어 황조가 죽어 공석인 강하 태수로 자임해서 나간것으로 나온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이런 제갈량의 조언을 더 극적으로 각색함으로써 등장한 지 얼마 안 된 제갈량을 띄워주는 데 사용된다. 연의에서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유기는 이런저런 시련을 당하고 있었는데, 유비가 유표를 보러 왔을 때 유비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유비는 생각 끝에 "내일 작별인사를 공명에게 맡기겠다. 그러니 그에게 부탁해 보라"며 달랬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유비는 복통을 핑계로 공명을 유기에게 보내 자기 대신 작별인사를 하게 했다.

유기는 그가 오자 어제 유비에게 말을 들었던 터라 그를 보내주지 않고 보신책을 물었지만 공명은 남의 집안싸움에 끼어들 수 없다며 입을 열지 않았다. 이에 유기는 공명이 공부를 좋아하는 것을 이용하여 "저한테 오래된 서적이 있는데 감정 좀 해주시겠습니까?"라며 미끼를 던졌고, 공명이 말려들자(연의에서 공명이 낚시를 당하는 몇 안 되는 장면이다!!) 그를 높은 누각으로 불러냈다. 공명이 책을 찾자 유기는 무릎을 꿇고 울며 매달렸다. 이에 공명이 화를 내며 가려고 했지만 사닥다리가 치워지고 없었다. 그럼에도 공명이 끝까지 말하지 않자 유기가 칼을 빼어 자기 목을 찌르는 시늉을 했고, 공명이 황급히 그를 말리면서 계책을 말해 주었다. 말해준 계책은 대략적으론 정사와 비슷하고 이후 강하태수로 가라고 조언해 준다. 이후 공명이 유기와 헤어져 돌아오자 유비는 시치미를 떼고 좋은 계책을 내었다고 칭찬했다.[3]

한편 유표는 유기가 공명에게 들은 대로 자진해서 최전방으로 나가겠다고 하자 마침 들어온 유비에게 그 까닭이 뭔지 알겠냐고 물었고, 유비는 자기가 꾸민 일이기에 "첫째 아드님께서 손권을 막겠다는 것이니 그 의기가 가상합니다."라며 유기를 띄워주면서 허락하게 했다. 덕분에 유비와 유기의 사이가 가까워지고 유기는 채부인을 비롯한 채씨 일족의 음모를 피했다고 한다.

이후 중병에 걸린 유표를 문병가지만 채모와 장윤에게 방해받아 유표를 만나기는 커녕 성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부당하고 눈물을 흘리며 임지로 돌아갔다. 하지만 들어갔다간 채모와 장윤, 채부인이 무슨 술수를 꾸며서 죽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결과적으론 다행.[4] 유표가 죽고 유종이 조조에게 항복하자 주전파의 대표인 유비와 연합하여 조조에게 저항한다. 원래 후계에서 점점 밀려날 때부터 유종과 사이가 나빠졌는데 유표가 죽는 시점에서는 둘 다 서로를 원수로 여겼다고 한다.

그 후 유비가 장판파에서 쫓겨 도망칠 때 배를 끌고 나타나서 협동체제를 굳혔다. 적벽대전 때는 유비군의 병사로 1만명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5]

그 후 형주자사가 되지만 곧 병사한다.

연의에서는 남군을 오가 빌려준 것이 아닌 유비가 뒷통수로 얻은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노숙이 형주 돌려달라고 징징대러 왔을 때 제갈량에 의해 협상카드로 사용되기도 했다.[6] 그런데 형주자사가 된지 얼마 안 되어 병사한 것에서 따왔는지 이 때는 분명 적벽대전까지만 해도 직접 군대를 지휘할 정도로 건강하던 사람이 어느 새 오늘 내일을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골골거리면서 나온다. 그리고 결국 얼마 안 되 진짜 죽는다.

결국 후계자 싸움에서 발리다가, 유비와 서로 돕는 관계가 되어 끝내 형주자사가 되는거 까지는 좋았지만 그 덕도 보기전에 죽은 셈. 결정적으로 조조가 유표의 아들들은 개돼지와 같다 는 발언을 한 적이 있지만[7], 비교 대상이 손책과 손권이다. 본래 유표에게 줄곧 총애를 받고 효성스러웠다며 평가되던 반면에, 당시 사람들이 유종을 도왔던 채씨 일가를 비웃고 경멸했다는 기록도 있는 걸 보면 딱히 능력이 특출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특별한 결격사유도 없었고 나름대로 평판도 좋았던 것 같다.

1.1 미디어 믹스

삼국지 12,13

일찌기 조조손책이나 손권손견의 아들들에게는 개호주라며 뼛속까지 부러워한 반면 유기나 유종유표의 아들들에게는 강아지라며 절대로 자식을 저렇게 키우면 안된다고 말한바 있다. 이것이 반영되어서인지 유기나 유종 등 유표의 아들들은 삼국지 시리즈에서 능력치가 엄청 우울하게 나온다.

삼국지 시리즈에선 전형적인 문관형 쩌리무장으로 등장한다. 정치, 매력이 70대일뿐. 특히 무력은 병약했던 점을 반영하여 한자리대인게 보통. 강하태수로 밀려났지만 딱히 오에게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유비를 지원한걸로 볼때 통솔마저 낮은건 너무 박한 대우가 아닌가 싶다. 그나마 지력이라도 80대 이상이면 글쟁이이라도 되는데 그것도 아니니 글쟁이만도 못하게 나온다.

삼국지 9에서의 능력치는 46/10/56/72의 전형적인 내정용 문관. 하지만 병법이 투함, 배반이 있어서 투함 띄우는 용도로 쓰인다. 투함이 워낙 좋아 수상전에는 쓸만하다.

삼국지 10에서의 능력치는 41/9/54/73/73에 특기는 상업, 명사, 제독. 약소세력이면 상업셔틀로는 무리없이 굴릴 수 있다.

삼국지 12에서는 병약했다는 점을 반영해서인지 일러스트마저 다죽어가는 모습으로 나왔다...전법은 전방어강화로 유기치고는 좋은 전법이기는 한데 전투 능력치가 매우 좋지 않다 보니...

삼국지 조조전 3장 장판파전투에서 퇴각하는 유비가 강가에 당도하면 제갈양과 함께 구원군으로 등장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등장... 병과는 기병.

고우영 삼국지에서는 한층 더 암울해져서 유비와 제갈량이 형주를 집어먹기 위한 장기말 취급을 하며 이용해먹고,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어서 하루하루 꿈도 희망도 없는 하루를 보내며 주색만 즐기다가 몸이 허약해저 요절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못미

진순신의 제갈공명전에는 나름 능력과 야망을 가진 비운의 적장자로 등장한다. 제갈량과의 상담도 나름 유표세력의 적장자와 유비세력간의 정치적 결탁을 상징하는 중요한 회의로 묘사되고, 강하태수로 부임하는 것도 진문공의 고사를 인용하며 개인적인 도주가 아닌 황조의 군사적 기반을 자기에게 끌어들이기 위한 고도의 술책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나중에 유표 사후에 채씨 세력이 그를 회유하려 하자 사자에게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폭풍간지를 선보이기도… 그래서인지 유비는 호의를 가지지만 제갈량은 살짝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단명하는 결말은 동일하고 제갈량은 이를 매우 안타까워 하는 것으로 나온다.

삼국전투기에서는 시무라 신파치로 등장했다.죽고나서 유비가 (축내는 밥이)아까운 천하의 잉재라고 손권에게 말했다.

제갈공명 와룡전에서는 2시나리오에서 등장하고 난이도가 쉬운 약소국 세력으로 등장한다. 적 세력인 조조를 이용해서 유비 세력 멸망시키고 저장과 불러오기 노가다를 이용해서 사기캐릭터 제갈량과 방통그리고 손건을 얻으면 제갈량과 방통은 적의 성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손건으로는 원하는 외교 전략을 사용하면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천항로에서는 순욱, 하후연, 조인, 우금 등이 이끄는 조조군에게 쫓기는 유비일행을 한진에서 관우와 함께 지원하여 조조군을 퇴각시켰다고 언급된다. 본인 입으로 밝히기를 제갈량의 조언으로 강하로 몸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며, 유종일당이 조조에게 형주를 들어서 바치고 유비를 곤경에 빠뜨린 것에 대해 유비에게 눈물로 사죄하며 유비를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맹세를 하지만 더이상의 출연은 없다. 참고로 작중 출연하는 오리지널 캐릭터인 유비의 아들 '유기 공덕'과는 별개의 인물이다. 이 유비의 아들은 위의 한진전투에서 유비의 대오각성 일장연설을 듣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다가 조조군의 화살을 맞는것이 이 작품에서의 마지막 출연이다. 더이상 출연하지않는것을 보면 그 화살을 맞고 전사한듯 한데 유비일행중 아무도 그 사실을 입에 올리는 이가 없다(...) 그래도 작품초반부터 출연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에서도 유표의 아들로 등장. 거기다가 이 작품 최고의 승리자... 자세한건 항목 참조.

2 삼국시대 오나라의 관료

劉基

(183~231)

삼국시대 오나라의 관료. 유요의 장남으로 자는 경여(敬輿).

197년에 14살의 나이로 부친의 상을 치루면서 곤경과 고초를 겪어 숨어 살아 도리를 살폈지만 슬픔으로 여기지 않았으며, 여러 동생과 함께 살면서 항상 밤에 자고 일찍 일어나 처첩들도 그의 얼굴을 보는 것이 드물었으며, 여러 동생들이 존경해 그를 아버지처럼 섬겼다. 함부로 교류하지 않아 문중에 잡다한 빈객이 없었다고 하며, 모습이 아름다워 손권이 그를 아끼고 공경해 손권이 표기장군이 되자 동조연으로 부름받았다가 보의교위, 건충중랑장이 되었다.

220년에 손권이 오왕이 되자 대사농이 되었으며, 한 번은 손권이 연회를 베풀 때 우번이 술에 취한 척해 땅에 엎어져 손권이 주는 술을 받지 않다가 손권이 떠날 때 쯤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이에 화가 난 손권이 칼을 뽑아 그를 죽이려고 하자[8] 오직 유기만이 손권을 끌어안고 손권에게 간언해서 죽음을 면하게 했으며, 손권 또한 그의 말을 듣고 자신이 술취해서 한 행위를 반성하게 된다. 이때 한 말을 대강 요약하자면 손권이 조조도 공융이 맘에 안 들어서 죽였는데 난 왜 얘를 죽이면 안 됨?이라 하자, 유기가 넌 허구한 날 옛 성현들 본받겠다고 했으면서 왜 조조가 저지른 병크를 답습하려 하심?이라고 답한다.

또한 손권이 배에서 연회를 베풀 때 배의 누각 위로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자 손권은 오로지 자신과 유기에게만 덮개를 덮으라고 명령할 정도로 손권에게 총애받았으며, 낭중령으로 옮겼다가 손권이 황제가 되자 광록훈이 되어 상서의 업무를 나눠 맡다가 향년 49세로 사망했다. 후에 손권이 아들 손패를 유기의 딸에게 장가보내면서 좋은 집 한 채를 하사해 사시사철로 은혜를 내렸다고 하며, 그의 동생인 유삭, 유상은 기도위가 되었다고 한다.

3 서진의 인물

劉旂

생몰년도 미상

장군으로 270년에 양주에서 호열독발수기능과 싸우다가 전사했는데, 사마량의 명령으로 경염과 함께 이를 구원하는 군사로 파견되었다. 그러나 나아가지 않아서 군법대로라면 참수당해야 했는데, 사마량이 자신의 책임으로 물어서 유기는 살아날 수 있었다.

사마염이 조서를 통해 유기는 깊게 나아가 지름길에 이를 능력이 없고 그가 갑자기 도망쳐와 머물러 앉아 호열이 다시 패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한 것이 참수당해야 마땅하지만, 그 죄가 유기에게 있지 않다면 마땅히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 했고 사마량은 면직되어 작위가 빼앗겼다.

3.1 미디어 믹스

삼국전투기에서는 보노보노포로리로 등장하며, 독발수기능이 크르릉하는 것을 보고 땀을 흘리면서 머뭇거려 군사를 움직이지 않아 호열이 죽는 것이 나온다. 유기가 울면서 죽일꼬야?라고 묻는데, 사마량이 자신의 책임을 돌리고 관직을 빼앗기자 괜히 저 때문에 백수가 되셨다고 말한다.
  1. 사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적사(嫡嗣). 정부인의 소생으로 대를 이을 아들의 의미이다. 흐음…
  2. 중이의 아버지인 헌공(獻公)의 애첩인 여희(驪姬)는 자신의 친아들인 해제(奚齊)를 후계자로 삼기 위해 음모를 꾸며, 형인 신생(申生)은 도망가지 않아서 목이 잘렸으나 중이는 도망을 가서 살아남았고 뒤에 즉위하여 패자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제갈량은 채부인을 여희에 비유하며 유기에게 중이처럼 도망가서 몸을 보존하라는 말을 한 것이다.
  3. 유비에게도 나중에 좋은 일이 되었는데 나중에 조조군에게 쫓겨서 도망친곳이 강하였다.
  4. 사실 채씨 일족입장에서도 그냥 성에 불러서 몰래 죽여버리면 간단한 일이긴 했다. 어찌되었건 유표가 제대로 골골해졌으니 몰래 죽이고 숨기면 알 턱이 없다.
  5. 본인이 직접 참전했는지는 알 수 없다.
  6. 노숙이 형주를 돌려달라 하자 제갈량은 "우리는 유표의 유지를 이어받아서 유기가 형주를 지키는 걸 도울 뿐이다"라며 유기를 불러내 인사하게 했다. 이에 노숙은 유기가 죽으면 형주를 차지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후는 아시다시피… 파일:Attachment/uki hyunju.jpg 무슨 자막이 이래 씨x
  7. "자식을 두려면 손중모(손권) 같은 아들을 두어야지, 유표의 아들들은 개돼지만도 못하다!"
  8. 손권은 술 취했을 때 망나니가 되는 것으로 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