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각하의 낯짝

Der Führer's Face

여기서 말하는 총통각하는 당연히 아돌프 히틀러다.

1 소개

1942년 월트 디즈니가 만든 극장용 단편 선전 애니메이션. 또한, 영화 전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 해의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원래 영화와 노래 제목은 나치랜드의 도날드.

2 의의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선전용 애니메이션을 어마어마한 기세로 만들어 제꼈고, 이는 후방의 미국 시민들과 전선의 군인들 양쪽에게 스트레스 해소제 겸 청량제 역할을 해내어 디즈니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프로파간다치고는 상당한 수준의 풍자와 재미를 유지하고 있기에 프로파간다임을 잊고서도 흥미롭게 보다가 작품의 강력한 메시지를 느끼게 되는 것도 나름의 장점이다.

그런데 덧글을 보면 외국에도 인터넷 난독증이 있는지 디즈니에서 나치 홍보영상을 만들다니! 라는 사람들이 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건 反나치 선전용 애니메이션이다. 일단 마지막에 히틀러 얼굴에 토마토를 던지는 것만 봐도… 거기에 깨알같이 히로히토무솔리니까지 등장시켜서 같이 까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 같이 "뒤에서만 쏘는 비겁한 정글의 적"인 잽(Jap)을[1] 도날드가 쳐바르거나, 욱일기 상어 해군을 구피가 몸으로 발라버리거나, 루니 툰에서 대피 덕이 독일 독수리 병사를 농락하고 엄청난 고퀄의 히틀러를 망치로 때린다든지, 벅스 버니가 일본군 병사들을 골탕먹이거나, 뽀빠이가 일본군 해군 병사들을 주먹으로 리타이어시키는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의 경우는 히틀러 풍자 내용으로 현재도 명작 취급을 받고 있고 노래도 상당히 인기가 있다. 심지어는 종전 후에 독일 어린이들도 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한다. 특히, 빨래판을 긁어서 내는 효과음이 최고였다.

3 인기 요인

병영 코미디물을 제외하고 이 작품이 어필한 것은 '적'의 권력층과 '적국의 시민'을 분리했기 때문이다. 물론, 도날드의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꿈이였지만 독일의 현실은 애니에 나오는 거랑 흡사했다. 한마디로 적국의 일반 시민도 우리와 같은 존재라는 걸 제대로 살려준 것이 포인트다.

꼼꼼히 뜯어보면 재미있는 부분을 제법 발견할 수 있다. 맨 처음 나오는 음악은 바그너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 1막 전주곡인데, 당시 나치는 이 오페라가 독일 민족의 우월함을 보여준다며 오페라 극장뿐 아니라 온갖 공연과 대중 매체에서 시도 때도 없이 갖다 쓴 바 있다. 그리고 가상으로 설정된 국가 이름이 '나치랜드'[2]라서 하일 히틀러, 하일 히로히토, 하일 무솔리니를 따로 외치고 있다. 삼위일체 애니 본편을 볼 땐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하는 군인들 멤버는 다음과 같다.[3] 세계 최흉의 오케스트라 막장들이 펼치는 필하모닉

도날드 덕이 살고있는 집도 대놓고 나무와 펜스가 스바스티카 모양인것은 물론이고, 집도 약간 열린 창문과 지붕 실루엣, 왼쪽 윗편의 틈때문에 히틀러 얼굴을 단순화 한 모양이다.

게다가 아침식사로 '베이컨과 달걀'이라는 이름을 가진 향수와 나무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나이테까지 있으며 먹으려면 톱질까지 해야 하는 빵이 나오며, 커피는 액자 뒤에 숨겨둔 비밀금고에 몰래 보관하여 남들 보지 않는 때를 노려서 잽싸게 꺼내서 눈꼽만큼 물에 타서 마신다. 그런데 이것도 제대로 된 커피가 아니라 커피 원두를 실에 매달아 티백처럼 만들어 몇 번씩 우려 먹는다는 점이 백미.

놀라운 것은 저런 음식이 만화적 과장이 아니라 대부분 실제 있었던 것이며, 빵만 하더라도 실제 2차대전 당시의 독일에서는 밀가루가 부족하면 감자나 콩, 심지어는 톱밥까지 빵에 들어간 일이 많은 것을 역사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4] 물론, 커피도 귀중품이었으며 치커리 등으로 만드는 대용 커피[5]도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이었다는 것에 이르면 현실이 가상을 능가한다는 사례 중 하나로 봐도 충분할 지경이다. 독일의 경우 대추야자씨 볶은 것을 대용 커피로 사용했으며 추축국의 상당수가 전황의 악화와 무역상의 문제로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 대용 커피의 재료는 대두였다.

거기에 더해 작중 나오는 커피 원두를 자세히 보면 우러날대로 우러나 커피가 생두마냥 회색이 되었다. 흔히 영국이나 일본같이 차문화가 생활화 된 국가의 경우 가난뱅이나 구두쇠를 묘사할 때 쓴 티백을 두었다가 말려서 몇 번씩 우려먹는 모습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차용한 듯 하다. 즉 '거지꼴이 난 추축국'을 묘사하는 대표적 장치라는 것.

그리고 작중에서 도날드는 일개 공장의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복을 입는데, 이것 역시 나치 독일의 전형적인 특징이였다. 나치 독일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군국주의 국가이자 파시즘 국가로 실제로도 군인은 당연하고, 경찰, 소방관, 국회의원, 1급 공무원에서부터 9급 공무원에 이르는 모든 공무원, 그리고 노동자들까지 제복을 입었다. 그 목적은 나라 전체를 군대식 사상으로 교육시키기 위한 나치의 정책이였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로 도날드 덕을 노이로제에 빠뜨리는 벨트 컨베이어[6]를 독일에 도입시킨 인물은 미국의 헨리 포드였고,[7] 그는 독일 산업에 공헌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한 라인에서 한 종목을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물건을 섞어서 조립하는 것은 자원부족, 폭격 등으로 인한 생산공장의 파괴, 다양한 무기 종류 등으로 인해 남은 공장에 과부하가 걸리므로 소품종 대량생산같은 것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인 2차대전 당시의 독일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후반부에 불교에서 쓰이는 만자(卍)가 나오는 건 옥의 티. 스님이 싫어합니다

가사 중 supermen 부분이 유명한 슈퍼맨, 즉 뽀빠이, 베티 붑으로 유명한 경쟁사인 Fleischer Studios가 애니메이션화하여 대히트 중인 캐릭터를 비방한다는 구설에 오르자 나중에 독일어 Übermensch(초인)의 번역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아시발꿈의 결말을 가진다. 하지만 열린 결말, 데우스 엑스 마키나식의 상당수의 졸작이나 범작 같이 끝낸 것은 단언코 아니며 꿈과 현실의 대비를 통해 작의 주제를 잘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작중 탄약을 조립하고, 톱밥빵을 먹으며 총칼에 위협당해 강제로 하일 히틀러를 외쳐야 했던 것은 사실 미국에 사는 도널드가 꾼 꿈이다. 그 꿈이 어찌나 생생했던지 도널드가 잠에서 깬 후 사람이 손을 뻗은 듯한 그림자를 보자마자 바로 '하일 히틀러'를 외치려 한다. 그러나 그 그림자가 자신이 창가에 둔 자유의 여신상 축소 모형 때문에 생긴 것임을 알아채고, 새삼 자유와 미국의 소중함을 꺠달은 듯 뽀뽀를 하며 동상을 끌어 안는다. 즉 '자유 국가의 미국인이 나치를 막지 못하면 우리도 저렇게 된다.', '전체주의를 내버려두어선 안된다.'는 프로파간다적 메시지를 잘 담은 사례.

2차대전 중에 나왔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세련된 이야기지만[8] 아무래도 전시 선전물이기 때문에 대단히 늦게 DVD에 수록된 흑역사가 있다. 1980년대 한국에서는 더빙판이 방영되었다고 한다.

4 주제곡 가사

스파이크 존스가 부른 주제곡 레코드(1942년 발매)

When der Führer says:
We is[9] de Master race,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Not to love the Führer
Is a great disgrace,
So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총통 각하 께서,
우리는 지배자 민족이다라 하시면,
우리는 만세-, 만세!
하고 총통각하의 얼굴에다 외쳐야 하지.
총통 각하의 얼굴을 사랑하지 않는 건
엄청난 수치니까.
그래서 만세-, 만세!
총통 각하의 얼굴에다 외쳐야 하지.

When Herr Goebbels says
We own the world and space,
We Heil — , Heil —,
Right in Herr Goebbels' face
When Herr Göring says
They'll never bomb this place,
We Heil — , Heil —,
Right in Herr Göring's face.

괴벨스 씨가,
우리가 세계와 우주의 주인 이라 하면
우리는 만세-, 만세!
괴벨스 씨의 얼굴에 외쳐야 하지
괴링 씨가,
적들은 이곳을 폭격할 수 없다라 하면
우리는 만세-, 만세!
괴랑 씨의 얼굴에 외쳐야 하지

Are we not the supermen,
Aryan-pure supermen.アリアン ピュア スパマン!
Ja we is[10] der supermen,
Superduper supermen.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던가,
순수 아리아인의 슈퍼맨 말야.[11]
그래. 우리는 슈퍼맨이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슈퍼맨.

Ist es not ze land so gut,[12]
Would you leave it if you could?
Ja ist not the land is good,
We would leave it if we could.

이렇게 좋은 나라를,
떠날 수 있으면 떠날겁니까?
네. 우리는 이렇게 좋은 나라를,
떠날 수 있으면 떠날거에요.

We bring the world new order,
Heil Hitler's world new order.ハイル ヒトラーの ワールド ニューオーダー
Everyone of foreign race,
Will love the Führer's face,
When we bring to the world this(dis)order.[13]

우리는 세상에 새 질서를 세운다네,
하일 히틀러 속의 새로운 세계질서.[14]
다른 인종 사람들 모두가
총통 각하의 얼굴을 사랑하게 되는
엉터리 질서를 세상에 세울거야.

When der Führer says:
We is de Master race,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Not to love the Führer
Is a great disgrace
So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총통 각하께서,
우리는 지배자 민족이다라 하시면
우리는 만세-, 만세!
총통 각하의 얼굴에다 외쳐야 하지
총통 각하의 얼굴을 사랑하지 않는 건
엄청난 수치니까.
그래서 만세-, 만세!
총통각하의 얼굴에다 외쳐야 하지.

4.1 다른 버전

When der fuehrer says,
we never will be slaves,
We heil heil,
but still we work like slaves
While der fuehrer brags and lies and rants and raves
We heil heil,
and work into our graves

총통 각하께서,
우리는 절대 노예가 될 수 없다라 하시면
우리는 만세 만세 한다만
그런데 우리는 노예처럼 일하고 있다네
총통 각하께서 으스대고 거짓말하고 소리치는 동안에
우리는 만세 만세 하고
그리고 우리 무덤 속에서까지 일하지

When der fuehrer yells
I got to have more shells
We heil heil ,
and so we make more shells
If one little shell would blow him right to
We heil heil
and wouldn't that be swell

총통 각하께서 소리치실 때
나는 더 많은 포탄을 만들지
우리는 만세 만세 하며
그를 위해 더 많은 포탄을
만약 작은 포탄 하나가 그에게 배달되면
우린 만세 만세
그리고 속 시원하지 않을까

When the fuhrer says,
This was will not last too long
we HEIL! HEIL!
Although he Could be wrong
If you doubt the fuhrer, you will not last for long
So, we HEIL! HEIL!
still he Could be wrong

총통 각하께서
이 전쟁은 오래가지 않을 거라 하시면
우리는 만세 만세 하지
그가 틀릴 수도 있지만
만약 네가 총통 각하를 의심하면 너는 오래 살지 못할거야
그래서 우리는 만세 만세 하지
그가 틀릴 수 있음에도

When Herr Goebbels says,
We'll get some meat next week
we HEIL! HEIL!,
but we would rather eat
But to doubt Herr Goebbels would be indiscreet
So we HEIL! HEIL!
but still we got no meat

괴벨스 씨가
우리는 다음 주에 고기를 먹을 수 있다라 하면
우리는 만세 만세 하지
그러나 우리가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괴벨스 씨는 무자비하게 우리가 의심치 못하게 하겠지
그래서 우리는 만세 만세 할 뿐이지
그리고 고기는 우리에게 지급되지 않았네

Have any friends not ze
Many friends, Aryan friends
ja, not ze we have friends
we have many Aryan friends

우리에겐 좋은 친구들이 있지
많은 아리안 친구
그래, 우리는 좋은 친구들이 있어
우리의 많은 아리아 친구가

Mussolini is our friend
Hirohito is our friend
And Navarro is our friend
But we'll get them in the end
무솔리니는 우리의 친구
히로히토는 우리의 친구
그리고 나바로[15]는 우리의 친구
그러나 우리는 이제 끝이라네

we try to take each country
But there is just one country
It's just twenty miles away
Where Those blasted British play
But they will not let us cross Their Country

우리는 각 국을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가
그 바로 20마일 떨어진 나라
그 망할 놈의 영국을 폭격하지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그들 나라에 오지 못하게 막는다네


When der Führer says:
We is de Master race,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But some day in Hell
he'll be right in his place
So we Heil — , Heil —,
Right in the Führer's face.

총통 각하께서,
우리는 지배자 민족이다라 하시면
우리는 만세-, 만세!
총통 각하의 얼굴에다 외쳐야 하지
그러나 어느 날 지옥 속에서
그는 자신이 있을 곳을 알거야
그래서 우리는 만세 만세!
총통 각하의 얼굴에 외쳐주지
  1.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한 것을 두고 뒷치기나 하는 씹X들!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세계인 비하명칭들 중 하나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시대에만 국한된 감이 있다.
  2. 얼핏 들으면 Naziland라고 쓸 것 같지만 곡 가사를 찾아보면 Nutsyland라고 쓰는데, Nut은 견과류 말고도 "맛간 놈"이란 뜻이 있고 Nutsy는 형용사 격이다. 나치랜드든 너치랜드든 영어식 발음은 한국어의 'ㅓ' 와 'ㅏ' 보다 가깝기 때문에 몬데그린을 노리고 만든 단어다.
  3. 출처: 위키피디아 영문판
  4. 아트 슈피겔만의 만화 에서 묘사된 바에 의하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태인 포로들에게 지급된 음식이라는 게 바로 톱밥을 잔뜩 섞은 빵이였다. 그리고 포로들 사이에서 이 빵은 화폐에 준하게 거래가 되었는데 이 빵 한개가 담배 한개비와 동일한 가치를 지녔으며 보드카 한병이 이 빵 150개와 맞교환이 되었다.
  5. 대용 커피의 역사는 의외로 깊어서 18세기경에는 이미 존재했다. 당시 독일에서는 커피의 유행으로 맥주 산업이 타격을 받자 커피에 높은 관세를 먹이는 바람이 서민들은 대용 커피를 마셔야 했으며 그 재료는 민들레, 호박, 포도같은 식물씨앗부터 도토리, 밀, 옥수수, 현미, 빵의 끄트머리까지 다양했으나 물론 맛은 원본 커피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6. 그외에도 어떤 얼간이가 올린 히틀러의 초상으로 여기에 경례도 해야해서 효과는 2배다 카더라-
  7. 위인전에서 포드가 값싸게 만들어내서 뿌렸다던 포드 T형이 바로 이 벨트 컨베이어의 산물이다. 심지어 이것 때문에 '포드주의(포디즘, Fordism)'라는 포드의 이름을 딴 사회학적 용어도 생겨났다.
  8. 사실, 디즈니는 백설공주와 피노키오 등으로 인해 30년대부터 애니메이션 업계의 1인자급 회사이긴 했다. 또한, 워너 브라더스 역시 2차 대전 기간 동안에 수많은 선전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9.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거다. 실수가 아니니 수정하지 말 것전체주의를 풍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10. 이것도 실수가 아니다!
  11. 그런데 이 부분을 도조 히데키가 한다는 게 함정. 아리안 퓨아 스빠만!
  12. 독일어. 영어로 옮기면 Is it not land so good. 그리고 하나, 저게 완전한 독일어 문장이 되려면 not이 nicht나 neint로 바뀌어야 한다.
  13. this order와 disorder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한 말장난
  14. 이 부분도 도조 히데키가 부른다는 게 함정. 덴노헤이카 반자이 속의 새로운 세계질서로 불러야 하는 거 아냐?
  15. 대체 누굴 의미하는지 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