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 역사
그동안 ‘밸런스 붕괴’라고까지 불렸던 저그 완전 우세의 저프전이 김택용의 '비수 더블넥'식 운영의 발견과 이를 지원하는 맵의 등장[1]으로 2007년 이후 프로토스가 저그를 압도해버리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무난한 더블넥서스 이후 정찰을 간 프로브를 꾸준히 살려 저그의 체제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상태에서 앞마당 가스를 빨리 채취하고, 커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버로드를 잡으면서 다크 템플러를 이용해 저그의 멀티를 견제한다. 그러면서 토스가 제3의 멀티를 가져가고 지상 물량을 준비하는 이 '비수 더블넥' 운영은 그동안 마재윤식 운영으로 대변되어왔던 3해처리 운영(흔히 GO류라 부른다)의 몰락을 가져왔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이냐면, 살짝 과장해 프로토스는 브루드워 출시 이래로 3.3 혁명 이전까지 프로토스가 저그의 레어 트라이던트라 불리우는 땡히드라/러커/뮤탈(+확장)의 3지 선다를 막는 방법은 '찍기'였기 때문이다. 프로토스의 꿈으로 불리우던 강민조차도 마재윤의 심리전에 농락당하며 연패에 연패였으니...
롱기리템 시대를 거치며 다수의 저그들[2]이 A급 테란전을 보유했지만 반면에 프로토스전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 시작했다.[3] 아칸과 커세어가 때리고 있는데 뮤짤을 시도하고 있으니 올드 저그 유저들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4] 이후 한동안 저프전은 프로토스의 완벽한 우세로 듣보잡 B급토스가 잘나가는 저그들을 쉽게 잡아버리는 하극상(...)이 발생하는, 그야말로 저그의 굴욕 사태였다. 수년간 밥, 토스전 6할이 못넘으면 저그도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인 시대였으니 당연할 수밖에.
사실 ‘네오 사우론 저그’란 운영을 처음 선보인 건 이제동이 아닌 스파키즈 김상욱이었다. 상대는 박대만이었고 맵은 카트리나였다. 김상욱은 초반 노스포닝 3해처리를 모두 멀티에 짓고 4해처리까지 올린 후에야 가스를 파고 레어를 올린 후 압도적인 자원차로 승리했다. 허나 이때까지는 그저 깜짝 전략으로 여겨졌다.
토막저그로 알려졌던 이제동은 EVER 스타리그 2007 이후 마재윤의 3해처리 운영이 아닌 김상욱의 이 전략을 보여줬는데, 일단 깜짝성이 아닌 정교한 빌드로 만들었다. 김상욱과 다르게 9발업 빌드로 출발하고 초반에 더블넥을 선택한 프로토스의 정찰을 끊으면 쉽게 나오지 못하는 것을 이용해 테크트리를 타지 않은 상태로 오로지 드론 펌프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5] 레어조차 올리지 않은 상태로 먼저 다수 해처리(4개)를 확보하기 때문에, 비수류의 특징인 커세어를 통한 저그의 레어 3지선다(땡히드라/러커/뮤탈)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늦은 테크트리는 레어 도중에 히드라리스크 덴을 올려서 빠른 히드라 확보로 대처했다.[6] 그뿐만 아니라 커세어 다크를 염두해 두고 출발한 더블넥 토스는 3해처리 GO류 운영과는 비교도 안되는 히드라 물량에 씻겨나가게 되었고 한동안 커세어 다크전략은 사장되기까지 했다.
3 방법
빌드의 핵심은 초반에 굉장히 부유하게 시작한다는 것과 그동안 지독히 당해왔던 커세어 견제를 소수의 히드라로 막는 것이다. 즉, “프로토스의 견제를, 풍부한 자원과 물량을 바탕으로 막는다”라는 것인데 이를 통해 다크 템플러의 견제까지 막아냄으로써 저그가 중후반까지 땡히드라를 무한히 찍어내면서도 부유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프로토스 입장에서는 바로 앞에 삼룡이가 있음에도 삼룡이를 먹을 타이밍에 저그가 물량으로 치고나오는 것을 막기 힘들어 삼룡이 확보가 어려워지는 반면, 견제를 하려니 저그의 삼룡이 방어가 짧은 동선으로 인해 쉬워지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
여기에 온게임넷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김택용에게 패한 김준영 역시 STX컵에서 비수류에 대항하기 위한 빌드를 준비해왔는데, 우선 다소 가난하더라도 3해처리 상태에서 레어를 올리는 것이었다. 이것이 탈 네오 사우론 저그빌드의 시초이다. [7] 3해처리로 출발하여 가난하게 스파이어 테크를 최대한 빨리 타서 날아오는 커세어를 무력화시키고, 이후 해처리 2개를 추가로 늘리며 도합 5해처리로 프로토스를 요리하는 것이었다.
이 두 저그의 빌드를 토대로 저프전의 토대가 완성되었고, 한동안 저그의 대세 빌드가 되어 저그가 다시 프로토스를 씹어먹는 상황이 나왔다. 이렇게 되자 프로토스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왔던 대로 다수 커세어 이후에 삼원 테크를 모두 활용하기보다는, 삼원 테크 중 하나를 포기하고 물량을 폭발시켜 저그의 폭발 타이밍 이전에 찌르는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저그는 발업 질럿-커세어-리버 조합에 한때 밀리기도 하였는데, 데스티네이션 맵을 필두로 하여 해처리와 히드라덴을 중심으로 한 심시티[8]를 통해 방어력을 높이고 저그가 마음껏 쨀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네오 사우론과 탈 네오 사우론류 저그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비수류를 지원하는 맵의 등장이란 것이다. 삼룡이 확보가 쉬워졌고, 심지어 삼룡이에 가스 멀티를 박아놓는 맵(카트리나, 콜로세움)이 등장하자 이를 '더욱 더 많은 물량으로 제압한다'는 네오 사우론류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 빌드를 토대로 이제동은 택뱅 시대를 종결시키고 EVER 스타리그 2007과 곰TV MSL 시즌4, 양대 리그를 제패하며 리쌍 시대의 서막을 연다.[9]
최근에는 좀 더 유연한 4헷에서 노레어로 페이크 히드라 전략(사우론 저그 항목 밑에 내용 참조)을 하거나 그냥 6해처리 탈네오사우론류를 사용하고 이 빌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 비수류는 커세어 견제 후에 소수 병력만으로 삼룡이 멀티를 빠르게 확보함으로써 저그와의 자원력에서 밀리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후 조합된 한방 병력으로 레어 단계의 저그를 KO시키고 혹여나 저그가 하이브를 올리더라도 풍부한 자원력을 바탕으로 리버와 다수 아칸을 조합함으로써 대등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수류에는 반드시 삼룡이 멀티 확보가 쉬워야 했는데, 07년도 이후로 등장한 다수의 맵들은 이러한 비수류를 지원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맵이 블루스톰이나 아예 대놓고 가스 멀티를 박아놓은 카트리나였다.
- ↑ 대표적으로 김준영, 이제동, 그리고 조작범 쌍둥이 형제 등
- ↑ 그나마 김준영은 50%대는 유지했다. 김준영의 특징이 밥 송병구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전, 모든 종족전 승률이 5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
역시 대인배 - ↑ 물론 2008년 이후 이제동은 이걸로 토스를 이겼다.
- ↑ vs 도재욱 in 카트리나
- ↑ 물론 정찰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찰을 해서 카운터 조합을 갖추더라도 막기 힘들 정도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 ↑ 자세한 건 항목 참조. “이제동이 시작했다”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방송경기에 맨 처음 나온건 김준영의 경기였다.
- ↑ 원래 이 심시티는 저프전과 동시에 밸런스가 역전된 테저전을 극복하려는 테란들이 메카닉 테란을 구사하게 되어 이에 저그들이 벌처 견제를 막기 위한 대처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 심시티가 이후 발업 질럿의 멀티 테러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시 벌쳐는 프로토스의 원수 - ↑ 사실 MSL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네오사우론을 사용한 경기보다 탈네오사우론으로 승리한 김택용과의 블루스톰전이다. 이영호의 안티 캐리어 또한 이와 마찬가지 맥락이다. 투팩 상태에서 베슬까지 뽑아가며 업그레이드와 테크에 치중하는 이 빌드도 삼룡이 확보가 쉬운 맵이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든 전략이었다. 결론적으로 리쌍은 택뱅 시대, 그리고 프로토스 전성기의 상징적인 맵들을 오히려 자신의 종족에 유리하게 해석해버리며 자신들의 시대를 열게 되었던 것이다. 그 증거로, 프로토스의 성지라 일컬어졌던 카트리나1에서 리쌍의 전적은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