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음

默音 / Silent Syllables

1 개요

언어에서 글자상으로는 표기되지만 실제로는 발음되지 않는 소리를 말한다.

2 언어별 묵음

주의 : 이 문서에 등장하는 단어의 발음표기는 국제음성기호로 작성하였으나, 음성표기를 나타내는 대괄호([])와 음소표기를 나타내는 슬래시(//)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중국어를 제외한 모든 대괄호는 슬래시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2.1 한국어

2.1.1 음절말 자음군 탈락

한국어에서는 음절말 끝소리 규칙 혹은 음절말 자음군 탈락 규칙에 의해 선행 음절에 자음군 받침과 후행 음절이 자음으로 시작되는 경우 즉, 자음 3개가 연속 사용되면 예외없이 묵음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밟다'의 경우 ㄹ,ㅂ,ㄷ가 연속 사용되어 'ㄹ'이 묵음이 되고 /밥따/라고 발음한다. '밝다'를 /박따/라고 발음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원리.

그러나 연속하는 자음 중 항상 첫 번째만 생략되는 것은 아니며, '넓다'의 경우 ㄹ이 아닌 ㅂ이 생략되기 때문에 /넙따/가 아닌 /널따/로 발음된다.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자음군으로 끝나는 단어가 단독으로 오는 경우에도 묵음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이 /닥/으로 발음되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중 모음에 ㄹ이 있는 경우 두 개 다 발음하려 하는 사람도 많다.

2.1.2 'ㅎ' 탈락

현대의 'ㅎ' 탈락 현상에는 두 가지 양상이 있는데 첫째로는 'ㅎ'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과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사이에서 'ㅎ'이 탈락하는 현상이다. '놓으니'가 [노으니]로 '닿아'가 [다아]로 발음된다. 둘째로는 축약 또는 유기음화 현상이다. 선행 용언이 'ㅎ'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과 'ㄱ, ㄷ, ㅈ'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만나 'ㅎ'이 탈락하는 대신에 후행하는 'ㄱ, ㄷ, ㅈ'에 영향을 주어 'ㅋ, ㅌ, ㅊ'으로 유기음화가 일어나는데 '쌓고', '쌓다', '쌓지'가 각각 [싸코], [싸타], [싸치]로 발음된다. 이 현상은 ㅎ이 들어간 겹받침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에도 적용되는데 그 예로 '싫어'는 [시러]로, '싫고', '싫다', '싫지'는 각각 [실코], [실타], [실치]로 발음된다.

한편 '실학', '철학', '올해' 등과 같이 'ㅎ' 앞에 유성자음이 오는 일부 단어에서도 'ㅎ'을 탈락시켜 [시락], [처락], [오래] 등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어 내부에서의 'ㅎ' 탈락은 표준 발음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표준 발음법에서의 'ㅎ' 탈락은 상기에 언급된 용언의 어간과 어미에서 일어나는 것만 표준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이 현상은 워낙 대중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서 일본에서 나온 한국어 교재에는 'ㅎ의 약음화'(ㅎの弱音化)라고 해서 따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일본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ㅎ의 약음화'가 일어나는 기준이 뭐냐고 묻는 질문을 수두룩하게 볼 수 있다.

중세의 'ㅎ' 탈락 현상은 ㅎ 종성 체언에서 드러난다. ㅎ 종성 체언이란 현대 국어에서 ㄴ, ㄹ, ㅁ, 혹은 모음으로 끝나는 고유어 체언 중에 중세 국어에서 ㅎ을 종성으로 갖는 체언을 말하는 것으로, '나라', '길', '뫼', '갈'(칼, 刀), '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ㅅ 앞이나 어말에서는 표기상으로도 ㅎ이 드러나지 않으나, 조사가 덧붇을 때는 ㅎ이 살아나게 된다.

예를 들어 훈민정음 언해본의 첫 구절 "나랏말싸(ㅆㆍ)미 中國에 달아"의 '나랏'에서는 ㅎ이 보이지 않으나, 이 구절 근처에 있는 주석 "國안(ㅇㆍㄴ) 나라히라"[1]에서는 ㅎ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석보상절에서는 '됴한(ㅎㆍㄴ) 나라콰 宮殿과 臣下와 고마랄(ㄹㆍㄹ) 바(ㅂㆍ)리고'[2]에서는 ㅎ이 뒤따라오는 조사 '과'와 합쳐져 축약이 일어나 '나라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16세기까지 가끔 보이다가 근대 한국어에 들어서 자취를 감추었으나, 현대에도 '암'→'암탉', '수'→'수탉', '살'→'살코기' 등의 단어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2.2 영어

영어에서는 대표적으로 알려진 몇가지 법칙이 있다. 초등학생 시절의 영어 시간에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예외는 많다.

  • 어두의 묵음
    • n 앞에 오는 k는 묵음이 된다. knight([náɪt], 기사), knife([náɪf], knit([nít], 실로 짜다), kneel ([níːl], 무릎꿇다), knock([nɑ́k], 두드리다), knot([nɑ́t], [nɔ́t], 매듭) know([nóʊ], 알다), knowledge([nɑ́lɪdʒ], 지식)
    • n 앞에 오는 g는 묵음이 된다. gnarl([nɑ́ːrl], 마디, 옹이), gnaw([nɔ́ː], 갉아먹다), gnu([njúː], [nuː], ), gnome([noʊm], 노움, 땅의 요정)
    • 어두에 오는 h 중에는 묵음인 것이 있다. heir ([ɛ́ǝr], 상속자), honest ([ɑ́nɪst], 정직한), honor ([ɑ́nǝr], 명예), hour ([áuǝr], 1시간)
    • n 앞에 오는 m은 묵음이 된다. mnemonics ([nɪmɑ́nɪks], 암기법)
    • n, s 앞에 오는 p는 묵음이 된다. pneumonia( [nu:móʊniə], 폐렴), pneumatic ([nu:mǽtɪk], [nju:mǽtɪk], 공기가 가득한), psychology([saɪkɑ́lǝdʒi], 심리학)
    • r 앞에 오는 w는 묵음이 된다. wrack([rӕk], 표류), wrap([rӕp], 포장), wrestling([réslɪŋ], 레슬링), wriggle([rígl], 몸을 꿈틀거리다), wrist ([ríst], 손목), wrong([rɔ́ːŋ], 틀린), write([ráɪt], 쓰다) 등.
  • 어중의 묵음
    • 어중의 gh는 묵음이 된다. bright([braɪt], 밝은), copyright([kɑ́piràɪt], 저작권) delight([dɪláɪt], 즐겁게 하다), drought([draʊt], 가뭄), eight([éɪt], 8), fight([faɪt], 싸우다), flight([flaɪt], 비행), fright([fraɪt], 두려움), light([laɪt], 빛), height([haɪt], 높이), night([naɪt], 밤), neighbor([néɪbǝr], 이웃), weight([wéɪt], 무게) 등. dough(도-)와 같이 문장 끝의 gh가 묵음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단어 끝의 gh는 tough(터프)와 같이 대개 [f], 발음이 난다.
    • n 앞에 오는 g 중에는 묵음이 되는 경우가 있다. assign([əsáɪn], 배정하다), align([əsáɪn], 나란히 하다), campaign([kӕmpéɪn], 캠페인), design([dɪzáɪn], 디자인하다), foreign([fɔ́:rən], [fɑ́:rən], 외국의), reign([réɪn], 통치 기간), sign([sáɪn], 신호) 등. 그러나 sign, design의 경우 같은 어원을 가지는 signature([sígnətʃər], 서명)과 designate([dézɪgneɪt], 지정하다)는 g가 묵음이 되지 않는다.
    • 어중에서 t를 포함하는 자음군이 있는 단어들 중에 t가 묵음이 되는 경우가 있다. Christmas([krísməs], 크리스마스), castle([kǽsl], 성), often([ɔ:fn], [ɑ:fn], 자주)[3], listen([lísn], 듣다) 등.
    • d, k, m, f과 함께 사용된 l은 묵음이 된다. could ([kʊd], can의 과거형), should ([ʃʊd], shall의 과거형[4]), would([wʊd], will의 과거형), , chalk([tʃɔːk], 분필), walk ([wɔːk], 걷다), talk ([tɔːk], 이야기하다), palm([pɑ:m], 손바닥), half([hӕf], 절반), salmon([sǽmən], 연어) 등. 물론 mould(무드 모울드)[5]나 realm(렐름)과 같은 일부 예외도 있다.
    • t 앞의 b는 묵음이 된다. doubt([daʊt], 의심하다), debt([det], 빚), indebt([indét], 빚지게 하다)
    • 어두의 g 바로 뒤에 오는 h는 묵음이 된다. ghost([goʊst], 유령), ghetto([gétoʊ], 게토), ghoul([gu:l], 구울)
  • 어말의 묵음
    • m 뒤의 b는 묵음이 된다. bomb(/bɔm/, 폭탄), comb(/koʊm/, 빗), climb(/kláim/, 오르다), lamb(/lӕm/, 새끼양), limb(/lɪm/, 팔다리), thumb(/θʌm/, 엄지), tomb(/tu:m/, 무덤)
    • m 뒤의 n은 묵음이 된다. autumn(/ɔ́ːtǝm/, 가을), column(/kɑ́:lǝm/, 기둥), damn(/dӕm/, damn), condemn(/kəndém/, 규탄하다), solemn(/sɑ́:ləm/, 침통한)
    • 프랑스어가 어원이 되는 영단어 중의 일부. debris (/dǝbríː/, 잔해), ballet (/bǽleɪ, 발레), debut (/deɪbjúː/, 데뷰), depot (/díːpoʊ/, 창고), ricochet (/rɪkəʃeɪ/, 도탄), gourmet (/gʊrmeɪ/, 미식가)
    • 일명 묵음의 e. bite, mate, make, like, huge, use, scope, wine, sane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특이한 점은 이 경우 직전의 모음이 알파벳 원음(에이(a), 아이(i) 유(u) 오우(o)) 으로 발음되게 된다는 점이다.
  • 어두에 오는 wh는 h가 탈락하기도 하고 w가 탈락하기도 한다. 전자의 예로는 what(/wɑ:t/, /wʌt/, 무엇), where(/weər/, 어디서), when(/wen/, 언제), why(/waɪ/, 왜), white(/waɪt/, 하얀), whistle(/wísl/, 휘파람) 등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whole(/hoʊl/, 전체의), who(/hu:/, 누구) 등이 있다. 그러나 전자의 예는 사람에 따라 'hw'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
  • 기타 묵음: indict(/ɪndáɪt/, 기소하다) Wednesday(/wénzdeɪ/, 수요일), cupboard(/kʌbərd/, 찬장), island(/áɪlənd/, 섬)

이렇게 영어에 묵음이 많은 것은, 영어의 다른 불규칙 발음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의 발음은 계속 변하는데 그에 비해 철자법은 개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자음이 연속으로 붙어 있으면 발음하기 어려우므로, 자음군 중의 일부 자음은 발음 상의 편의를 위해 탈락할 수 있다. 영어 고유어의 경우 어두에서는 /hw/(wh로 표기되는 발음), /wr/, /kn/, /gn/ 등이 그러하고, 어말에서는 /mb/, /mn/ 등이 그러하다. 그리스어에서 빌려온 단어 중에는 /pn/, /ps/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이걸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 묵음이 많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은 어말 자음이 묵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걸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 gh(ȝ)의 경우, 원래는 /x/(무성 연구개 마찰음)으로 발음되는 일종의 이중글자(digraph)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gh의 발음이 점점 약화되어 일부 단어에서는 /f/로 남아 있게 되고(tough, rough 등) 나머지에서는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이걸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 어말의 e 중에는 직전에 오는 모음이 이중모음[6]임을 표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붙인 딘어들이 있다. 원래 e는 앞 음절의 모음에 강세가 붙고 본 음절이 schwa(ə)화 된 것을 표기하기 위한 글자였는데, 이 불안정한 schwa가 나중에 없어지면서 앞 음절의 모음을 이중모음으로 발음하게 하는 기능만 남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새로 만들어진 단어들 중에서도 어원과는 상관없이 이 기능만을 살려 e를 붙인 단어들이 생겨난 것이다.
  • 어원에 집착한 나머지 나중에 의도적으로 붙인 묵음자들도 있다. 예를 들어 doubt라는 단어의 직접적인 어원은 프랑스어의 douter로, 단어를 수입하는 시점에서 이미 /b/라는 발음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douter는 더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 단어 dubitare[7]가 원형인데, 이 원형을 밝히고 싶은 문인들이 의도적으로 b를 삽입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TED-Ed: "의심(doubt)"이라는 단어에는 "b"자가 왜 있을까? 참조.

2.3 인도유럽어족

인도유럽어족 중에선 H#s-1가 묵음 처리되는 언어가 많다. 예를 들면 스페인어에서는 'hotel'을 '오텔'이라고 발음하며 비정상회담이탈리아 패널인 알베르토 몬디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한국'을 '안국'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H는 무성 성문 마찰접근음으로 발음되지만 실제로는 조음 위치가 뚜렷하지 않아서 그 음가는 뒤따르는 모음의 무성음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그러한 음성 환경 때문에 온전하게 음가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약화되거나 탈락되어 묵음 처리되는 것이다

  • 독일어 h는 일반적으로 음가를 가지지 않으나[8], 문장 처음에 나왔을 경우 [h] 음가를 가진다. 예를 들어 '가다'라는 의미의 gehen에서 h는 자체적인 음가 없이 장음으로만 처리하여 [ˈɡeːən]이 되나, ''이라는 의미의 haus 에서 h는 [haʊ̯s]로 확실한 음가를 지닌다. 또한 <ie>라는 표기는 이중모음 [iə]로 발음하는 경우(Familie, Italien, Ferien)가 있는가 하며, 장모음 [iː]로 발음하는 경우(wie, Batterie, ziehen)도 있다.
  • 덴마크어의 이중글자 <nd>나 <ld>에서 d는 앞에 오는 모음이 단모음임을 알려주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체는 발음하지 않는다. 예: mand(/mæn/, 남자), kvinde(/kvenə/, 여자), sende(/sɛnə/, 보내다), fuld(/fuld/, 가득찬), fale(/falə/, 떨어지다), kilde(/kilə/, 원천) <hj>나 <hv>에서 h 역시 대부분의 경우 발음하지 않는다. 예: hjælp(/jɛlp/, 도움), hjord(/jɔːrd/, 짐승 무리), hvad(/vad/, 무엇), hvem(/vɛm/, 누구), hver(/vɛːr/, 모든)
  • 로망스어군에 속하는 언어 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들은 전부 단독으로 존재하는 h를 발음하지 않는다.루마니아어는 예외. 로망슈어는 보통은 발음하지 않으나, 외래어 중에는 h를 발음하는 단어도 있다.
    • 스페인어: 대표적으로 친한 사이에 쓰는 인사말 hola[ola]가 있다. 영어의 h와 비슷한 발음(/x/)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 발음은 <j> 아니면 <g>로 발음한다.
    • 이탈리아어: 이쪽은 대다수의 경우 olà식으로 철자 상에서 h를 아예 빼 버린다. ho·hai·ha(동사 avere의 활용형)와 같이 동음이의어를 구분하기 위해 h가 살아 있는 단어도 일부 있으나, 이 경우에도 역시 h는 발음하지 않는다. 한편 <ch>와 <gh>는 e나 i 앞에서 구개음화되지 않은 /k/나 /g/를 각각 나타내기 위해 쓰는 표기인데, 이 경우에도 h는 발음하지 않는다. <gn>, <gl>과 같은 복자음의 g는 묵음 처리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n/과 /l/의 구개음화를 나타내는 표기이다.
    • 프랑스어에서는 어두의 h 중에서도 l'homme[lɔm], les hommes[le-zɔm], un homme[œ̃-nɔm] 등과 같이 탈락 · 연음되는 h를 '묵음의 h(h-muette)'라고 한다. 그러나 hache(/aʃ/, 도끼), hall(/oːl/, 홀), héros(/eʀo/, 영웅), Hollande(/ɔlɑ̃ːd/)와 같은 h로 시작하는 일부 단어들은 앞 단어랑 연결될 때 '마치 자음 h가 발음되는 마냥' 연음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단어에 오는 h를 '유기음화한 h(h-aspiré)'라고 한다.
  • 프랑스어는 이밖에도 묵음이 굉장히 많기로 유명하다.
    • autrement(/otʀəmɑ̃/, 다르게), premier(/pʀəmje/, 첫 번째) 등에서 autre-, pre-, 의 -e-를 묵음 e(e-muet)라 부른다.[9] 표준발음은 schwa(ə)까지 발음해줘야 하나, 실생활에서 약화되어 떨어져 나간 것이다.
    • 단어 끝에 붙은 e는 웬만해서는 발음하지 않는다. 예: arbre(/aʀbʀ/, 나무), être(/εtʀ/, 영어의 be), apte(/apt/, 능력이 있는), elle(/ɛl/, 그녀), homme(/ɔm/, 사람), Anne(/an/, 여성 이름), consonne(/kɔ̃sɔn/, 자음). 어말에 <mme>나 <nne>가 올 때, e는 앞의 쌍자음과 함께 비음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표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Tous Les Jours[tu.le.ʒuːʀ]의 발음에서 알 수 있다시피 마지막 자음은 거의 발음되지 않는다.
  • 스페인어
    • 이중글자 <qu>는 라틴어의 <qu>가 그 기원으로, 라틴어에서는 /kw/라고 발음하는 글자였으나 스페인어서는 /w/가 탈락하여 /k/라고 발음한다. 예: que(/ke/, 무엇), quinto(/ˈkinto/, 다섯 번째), querer(/keˈɾeɾ/, 원하다) 등
    • 비슷한 예로 e나 i 앞에 오는 <gu>에서 u는 발음하지 않으며, u가 발음난다는 것을 표기해 주고 싶을 때는 u 위에 점 두 개를 붙인다. 예: guerra(/ˈɡera/, 전쟁), guiar(/giˈaɾ/, 안내하다)
  • 러시아어의 경우 здравствуй [zdrastvʊj], солнце [sontsə], поздно [poznə] 같은 단어의 -вств-, -лнц-, -здн- 등 복잡한 자음 연속에서 묵음이 나타나면서 -ств-, -нц-, -зн- 등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러시아어/발음 문서도 참조.

2.4 기타

  • 일본어
    • 행 앞에 올 때 [ɯ] 발음이 묵음되기도 한다. 본래라면 がっせい[gakksei] 식으로 촉음 처리해야 할 단어를 がくせい[gakusei]로 그대로 쓰고 발음만 관용적으로 달리하는 경우이다.
    • 일본의 고유명사 중에는 '묵자'(黙字)라고 해서 실질적으로 발음되지 않는 글자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右衛門(うえもん, /uemoɴ/)의 '右'가 있다. 右衛門이 단독으로 올 때는 右는 /u/라고 읽지만, 五右衛門(ごえもん, /goemoɴ/), 吉右衛門(きちえもん, /kitɕiemoɴ/), 弥右衛門(やえもん, /yaemoɴ/)과 같이 다른 단어랑 연결될 때는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衛의 옛 발음이 ゑ(/we/)여서 조음위치가 비슷한 /u/가 탈락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이 외에도 和泉(いずみ, /izumi/)의 和, 伊達(だて, /date/)의 伊, 服部(はっとり, /haQtori/)의 部는 전부 묵자에 해당한다.
    • 일본에서 한문훈독할 때, 읽지 않고 지나치는 어조사들(於, 于, 而, 矣, 焉 등)이 있는데, 이런 글자들을 置き字라고 한다. 이 글자들이 갖는 기능은 훈독에서는 오쿠리가나가 대신하게 된다.
  • 터키어의 ğ(Yumuşak ge)는 [ɰ]라는 음가가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발음되지 않으며, 주로 앞에 오는 모음을 장모음으로 만드는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방언 쪽에서는 ğ를 강하게 /ɣ/(유성 연구개 마찰음)으로 읽기도 한다.
  • 표준중국어에서는 儿([ɤɻ³⁵])[10]이라고 하는 접미사가 있어서, 동사나 형용사 뒤에 붙어 품사를 바꾸거나(예: 唱(노래하다) → 唱儿(노래)) 명사 뒤에 붙어 의미의 변화를 나타내는(예: 白面(밀가루) → 白面儿(헤로인)) 기능을 하기도 하고, 특정 동사 뒤에 자연스럽게 붙기도 한다. 그런데 이 儿이 상당히 특이한 발음이라 앞 단어랑 연결될 때 앞 음절의 모음이 변하게 되는데, 이를 儿化(érhuà, 얼화)라고 한다. 儿化가 일어난 단어의 음을 한어병음으로 표기할 때는 그 글자 뒤에 r이 붙은 형태가 되는데(예: 好好 hǎohǎo, [xɑʊ̯³⁵ xɑʊ̯²¹⁴][11] → 好好儿 hǎohāor, [xɑʊ̯²¹¹ xau̯˞⁵⁵][12] ), 운모가 n 혹은 ng로 끝나는 玩(wán, [wɑn³⁵])이나 亮(liàng, [li̯ɑŋ⁵¹]) 과 같은 단어에 붙으면 그 n 혹은 ng는 묵음이 된다. 즉, 玩儿(wánr)과 亮儿(liàngr)은 각각 [waɚ̯³⁵](와얼), li̯ãɚ̯̃⁵¹](랴얼)이라고 읽는다는 것이다.
  • 태국어:
    • 낮은 성조의 자음인 ล(/l/, /n/)이나 ร(/r/, /n/)를 묵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ร는 조합에따라 발음이 바뀌니 주의.
    • 산스크리트어, 팔라어, 영어 같은 외국어 기원의 외래어의 경우, 어원을 그대로 표기하고 싶은데 태국어의 음운 환경이 외국어와 맞지 않을 수가 있다. 이 때 글자는 그대로 두고 묵음기호를 붙여서 발음하지 않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จันทร์(달)은 산스크리트어 चन्द्र(candrá)에서 온 말로, ‎표기상으로는 'cantʰr'이지만 실제 발음은 /tɕan/이며, ร(/r/)위에 조그맣게 붙은 것이 바로 묵음기호다. 또 ไอร์แลนด์(아일랜드)는 표기상으로는 'ʔajrlæːnd'이지만 ร와 ด 위에 묵음기호가 붙어 /ʔɑjlæːn/이라고 읽는다.
  • 히브리 문자의 א(alef)는 /ʔ/(성문 파열음)이라는 음가를 표기하는 글자이지만, 실제로는 발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아랍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정관사 ال(al)은 경우에 따라 발음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في الشارع(fī al-šāriʿa)는 실제로는 fīš:āriʿa처럼 읽는다.

그 밖에 페로어 등에 묵음이 존재한다.

3 관련 문서

  1. 해석: 國은 '나라'라는 뜻이다
  2. 해석: 좋은 나라와 궁전과 신하와 아내를 버리고
  3. 이 단어는 t를 묵음처리 하지 않는 발음도 인정된다.
  4. 단, 이것이 '명사화'된 shoulder [ʃʊdər][ʃóuldər]는 '어깨'라는 전혀 다른 뜻을 지니며, 또한 묵음도 아니다.
  5. 이 단어는 may의 과거형처럼 보인다. 하지만 may의 과거형은 다들 알다시피 might이며, 이 단어의 뜻은 '거푸집', '곰팡이'이다.
  6. 단어가 생성될 당시에는 장모음으로 발음하던 것이 많다. 대모음추이 참조.
  7. 같은 어원을 공유하는 영단어 중에 double(두 배)이 있다.
  8. 모음 뒤에 사용될 시 장음으로 처리한다.
  9.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묵음' 문서.
  10. 兒(아이 아)의 간체자로, 원래 성조를 붙여 ér라고 읽으나 접미사로 쓰일 땐 성조가 생략된다.
  11. 표준중국어에서 3성이 연달아 붙으면 앞의 3성은 2성으로 발음하나, 표기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표준중국어 참조.
  12. 好好가 儿化할 때 두 번째 好는 1성으로 발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