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넘어옴)

유네스코 세계유산
파일:Attachment/unesco-worldheritage.png
이름한글[1]
영어[2]
프랑스어[3]
국가·위치스페인 아라곤 자치지역

등재유형문화유산
등재연도1993년(2015년 확장)
등재기준(i),[4] (ii),[5] (vi)[6]
지정번호669bis

El Camino de Santiago

1 개요

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길. 순례길의 상징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

유럽의 여러가지의 루트로 출발해서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의 갈리시아 주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도보순례이다.

2 순례길의 역사

예수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도 성 대(大) 야고보가 예루살렘순교한 직후, 그의 제자들이 야고보의 시신을 몰래 수습해 돌을 깎아 만든 배(石船)를 타고[7] 이베리아 반도의 갈리시아 지방에 도착했으나 거기에서도 로마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고난을 받던 중, 이 지역을 다스리던 토착민들의 지배자인 루파의 시험을 통과해 갈리시아 지방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제자들은 야고보의 유해를 제대로 매장하고 갖가지 이적을 행해 로마인들과 토착민들을 개종하는데 힘을 쏟았다.

세월이 흘러 8세기 경, 지나가던 주민들이 밤길을 걷다가 밤하늘을 비추어야 할 별빛들이 구릉지의 들판을 맴돌면서 춤을 추는 것을 목격하였고 그 곳을 조사하다 야고보의 무덤을 발견하면서 이 지역을 '빛나는 별 들판의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라 부르면서 성지로 추앙받게 되었다.

레콘키스타 기간 동안 해당 성역과 성 야고보의 존재는 이교도인 무슬림들로부터 이베리아 반도를 수호하는 수호성인으로 섬겨지는 동시에 타 종교인 상대로는 편견과 학살을 부추키는 매개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슬람교도로부터 이베리아 반도를 탈환한 이후로부터는 성역과 순례길 자체에 대한 관심과 믿음이 소멸되어가기 시작했고 20세기 중반까지는 신심 깊은 순례자들만 사용하는 순례길이 되어 버렸지만 요한 바오로 2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하면서 순례길의 재흥이 시작되었다. 이후 해당 순례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3 순례길의 종류

여러개의 루트가 많은데 그 중에서 유명한 건 '프랑스 루트'. 프랑스 루트는 총 4개가 있는데, 투르의 길, 리모주의 길, 르 퓌의 길, 툴루즈의 길이 있는데 거기서 출발한 네 길이 생 장 피 드 포르에 합류한 다음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에 일단 도착한 다음에 바스크 주와 아라곤 주, 나바라 주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갈리시아 지방으로 나가가는 루트지만 근래에는 이 길이 워낙 유명해서 조용한 순례는 커녕 지나치게 상업화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실제로 많은 스페인 주민들이 레저용으로 가기도 해서 공휴일이 많이 끼어 있는 4월에 마을 하나에 숙박하는 순례자가 400명이 넘기도 한다.

그 다음에 유명한 루트는 '스페인 루트'. 일단 첫 출발지인 푸엔테 라 레이나로 가는 임시 루트를 각각 아라곤의 길과 나바라의 길로 칭하며, 푸엔테 라 레이나를 출발하여 스페인 북부를 횡단하는 루트이다.

프랑스 남서부와 바스크 지방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북부의 해안가를 횡단하는 '해안가 루트'와 영국 남부에서 배로 출발하여 페로르나 아 코르냐에 내려서 가는 '영국 루트', 스페인 남서부에서 출발하여 고대 로마의 도로의 흔적을 따라 북쪽으로 종단하는 '은 루트', 리스본 또는 포르투에서 출발하여 파티마를 거쳐 종단하는 '포르투갈 루트'가 있다.

현재도 열혈 순례자(페레그리노·페레그리나/Peregrino·Peregrina)들에 의해 새로운 루트가 발견·조사 및 개발되어 가는 중이다.

4 순례를 순례답게 행하고 싶다면?

일단 순례의 주요 증거물 중 하나인 순례여권(크리덴시알 데 페레그리노/Credencial de Peregrino)을 사려면(대개 3유로 정도) 순례가 시작되는 지점의 성당이나 순례자 사무소에 가야 한다. 이게 있어야 공·사립으로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Albergue)나 레푸히오(Refugio)[8]에 묵을 수 있으며, 각 숙소나 성당이나 사무소(순례자 사무소이든, 구청이든, 시청이든)에서 세요(Sello)를 충실히 찍어 나중에 도착했을 때 순례의 증거를 입증할 수 있다.

순례길을 지나오면서 각 지역의 역사나 축제 등등을 잘 이해할 수도 있지만, 현지의 기상 상황에 맞추어서 걸어가야 악천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숙소의 경우에는 목욕이 가능하고 편히 잘 수 있는 곳을 엄선해야 하지만, 내부의 청결이 좋은 곳에 묵고 싶다면 그리 해도 된다. 딱히 청결이 나쁜 곳에 자려는 순례자도 많지만 순례자들 사이에서 빈대벼룩이 각 숙소로 옮겨다니는 상황이 발생한 적도 있기 때문에 숙소의 청결여부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식사의 경우 숙소에서 제공되기도 하나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 그 지역의 또는 레스토랑에서 순례자용 할인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이 경우 보통 순례여권을 보여달라 하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고생을 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챙겨두도록 하자.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는 마을의 구멍가게편의점에서 간단한 음식 또는 요리 재료를 사야 한다. 대다수의 숙소가 주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 먹는 것보다는 간단한 취사를 통해 요리하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스페인의 대부분의 식재료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요리할 맛이 난다. 스페인이 파에야를 비롯한 요리를 즐기는 나라라서 웬만한 티엔다나 슈퍼에서는 쌀을 1kg 단위로 판매하고 있으니 쌀 걱정은 안 해도 좋다. 다만 들고 다니는 게 부담스러울 순 있다 여행 전에 파스타나 필라프, 리소토 등의 조리법을 익히고 갈 것을 추천한다. 특히 카스티야 이 레온 지방의 알베르게에서는 취사도구는 물론 식용유나 소금, 후추 등의 간단한 조미료도 구비하고 있다. 식용유의 경우 대형 슈퍼마켓에서 아주 작은 병 단위로 묶음판매하고 있으니 사 두면 편하다. 하지만 순례길의 끝자락인 갈리시아 주의 대부분의 숙소의 주방은 있으나 조리기구가 없다던지(...) 해서 어쩔 수 없이 메뉴 델 디아 등을 사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 세브레이로(O'Cebreiro)'는 주방 디자인은 모델하우스급(가스레인지도 아닌 IH 히터였다!)인데 식기같은 것도 없이 작은 냄비만 2개(...).(2013년 가을/겨울 당시. 현재는 어떠한지 추가바람), 해당 마을은 2016년 7월 현재까지도 아무런 주방도구(심지어 포크도 나이프도 없다!)가 없으며 해당 숙소 주인의 말에 따르면 갈리시아 주의 무니시팔(공립) 알베르게의 경우 주방도구를 비치하지 않는 것이 갈리시아 주법이라고 한다.

순례 도중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면 대도시인 레온(Leon)의 중국인 마트에서 컵라면, 라면, 고추장, 새우깡, 김치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포르토마린(Portomarin) 가는 길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다양한 한국음식을 판매한다. 또한 비야프랑카(Villafranca)에서 오 세브레이로로 가는 길에 자리한 트라바델로(Trabadelo)라는 마을 초입에 네덜란드 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있는데 한국 봉지라면을 끓여서 판다. 심지어 김치까지 직접(!) 담가서 소량 반찬으로 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름. 부르고스 시내에 라면 파는 걸로 유명한 레스토랑보다 가격대비 만족도는 조금 높다. 단, 비수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으므로 주의.(운 좋으면 비수기라도 라면 구입만은 가능하다) 가격은 따지지 않기로 하자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면 그간의 혹사한 몸을 푼 뒤에 순례자 사무소에서 순례여권을 보여주고 순례 증명서(콤포스텔라/Compostela)를 받아갈 수 있다. 따지고 보니 무슨 포켓몬 챔피언이 되기 위해(…) 모험하는 거 같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매일 정오에 열리는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석하는 것도 좋다. 미사 도중에 순례를 완수한 사람들을 호명하는 파트가 있기 때문.[9]

5 순례의 주의점

  • 처음 순례를 떠나고자 할 때 자신이 가고자 할 날짜 이전에 스페인 현지의 계절과 날씨를 잘 숙지해야 한다. 특히 스페인의 여름은 대한민국의 여름과 비교하면 장난이 아닌 데다가 대다수의 순례길은 그늘조차 없는 평야와 구릉지를 지나야 하고 이 시기에 순례자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는 탈진하거나 지나가는 알베르게마다 다 만원이라든가 하는 상황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가고자 할 날짜가 정해졌으면 도보로 여행해야 할지 자전거로 여행해야 할지 정해야 한 다음에[10] 걸어야 할 날을 살짝 계산해서 쉬운 순례길부터 시작한다. 억지로 가려다 쉽게 탈이 날 위험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상황이 여의치 않는다면 특정 지점에서 순례를 중단한 후, 본국에서 다시금 채비를 갖추어 그곳에서 순례를 이을 수 있다. 참고로 도보순례의 경우 개인차나 동행자의 건강에 따라 1~2개월에서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레알 북부 스페인 모험기
  • 짐은 개인의 상황과 스페인의 계절에 맞추어서 최소한의 옷이나 짐을 넣는 것을 추천. 동행자와 함께 갈 경우에는 짐을 조금씩 나누어서 각자 소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방법이다. 가방의 경우에는 등산배낭을 추천한다.
  • 사전에 순례에 관련된 정보나 현지의 정보는 미리 챙겨야 한다. 왜냐하면 순례할 때 어떠한 트러블이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순례 자체를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 성스러운 순례길이지만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호구(...)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므로 다양한 사기꾼(!)도 존재한다. 특히 유명한 사람은 오 세브레이로에서 하산하는 중에 있는 폰프리아(Fonfria) 마을의 밀전병(크레페) 할머니. 길에서 순례자들에게 설탕을 뿌린 식어빠진 밀전병을 내미는데, 순진한 순례자들은 순례길에서 자주 만나는 고마운 분들 중 한 사람인 줄 알지만... 실상은 먹고 길을 떠나려 하면 "도나티보!(Donativo)"라고 외치면서 돈을 요구한다. 심지어 액수가 적거나 일행 중 한 사람이 대표로 돈을 내면 다른 사람은 왜 돈 안내냐며 붙잡는다(...). 외국에서 발행되는 카미노 가이드북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하신 분.
  • 산맥을 우습게 보지 마라. 프랑스에서부터 시작한 사람이면 필시 피레네 산맥을, 그렇지 않더라도 갈리시아 지방으로 들어갈 때 조그만 산맥을 넘어가게 될 것이다. 매년 두 구간에서 조난당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만약 숙소가 산맥 내부에 있을 경우 자신의 체력 상태와 현재 시간을 잘 확인한 뒤 걷도록 하자. 일몰이 늦는 여름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겨울일 경우 오후 5시 반 정도만 되도 가로등 하나 없는 산 속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뒤덮힌다. 특히 겨울은 사람들도 많이 찾지 않는 계절이기에 빛이 하나도 없는 어두운 산맥을 손전등 불빛 하나로 홀로 걷는다는 것은 곧바로 조난,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11]
  • 영어프랑스어[12]는 둘째치고, 기본적인 스페인어 회화는 필수. 간혹 알베르게가 외진 곳에 많은 데다가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영어조차 모르는 현지 주민과 회화함으로써 트러블의 해결이나 지나가는 지역의 역사, 순례에 관련된 정보를 알아야 하기 때문.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아도 상관없으나, 순례길 자체가 장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칫 순례가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스페인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친구를 사귀면 된다)
  • 순례의 종착지 쯤에서 한번 숙소에 들어가서 그간의 짐을 정리하고 옷과 배낭을 세탁하고 목욕재계(…)는 반드시 해야 한다.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석할 때나 순례증을 받으러 사무소에 갈 때 그간의 땀냄새가 타인을 자극하면 곤란하기 때문. 왜 그런지 궁금하다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라는 거대한 향로가 왜 존재하는가 잘 생각해 보자.

6 기타

  • 순례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는 일종의 성년(聖年) 기간[13]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순례자들의 수가 일시적으로 많아진다. 그 외에도 매년 7월 25일은 '성 야고보의 날'과 '갈리시아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14]가 열리는데, 순례자들과 더불어 스페인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참석한다. 하지만 2013년의 경우, 동년 7월 24일에 크나큰 철도 참사가 나오는 바람에 행사가 죄다 중지된 적이 있었다.
  • 코에이대항해시대 3에서는 사실성을 중시하는 작품답게 이 성지순례 루트를 차례대로 따라가는 연속발견 이벤트가 있어서 무턱대고 라코루냐에 기항해서 교회를 들어가려고 하면 성지순례자만 들어갈 수 있다면서 콤포스텔라 성당을 발견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게임 상에서는 앞에서도 언급한 프랑스 루트를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먼저 투르에서 생 마르탱 성당을 발견한 다음 툴루즈의 생 세르냉 교회를 거쳐야 이 순례길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며 최종적으로 라 코루냐에 도착해서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순례기념품으로 십자가를 발견할 수 있다.
  1.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 : 카미노 프란세스와 스페인 북부 순례길
  2. Routes of Santiago de Compostela: Camino Francés and Routes of Northern Spain
  3. Chemins de Saint-Jacques-de-Compostelle : Camino francés et chemins du nord de l’Espagne
  4.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을 대표할 것
  5. 오랜 세월에 걸쳐 또는 세계의 일정 문화권 내에서 건축이나 기술 발전, 기념물 제작, 도시 계획이나 조경 디자인에 있어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환을 반영
  6. 사건이나 실존하는 전통, 사상이나 신조, 보편적 중요성이 탁월한 예술 및 문학작품과 직접 또는 가시적으로 연관될 것
  7. 이때 타고 온 돌배의 바닥에 수많은 가리비들이 붙었기 때문에 이후 순례자들이 순례를 완주했다는 증거로 가리비의 껍데기를 몸에 달고 다녔다고 한다.
  8. 숙소의 대부분은 기부제 혹은 개인 운영제와 유료(주로 공립 숙소)로 운영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돈은 잘 챙기자.
  9. 호명할 때 "어느 나라에서 몇 명"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10. 보통 순례로 인정되려면 도보의 경우에는 100km, 자전거의 경우에는 그 2배가 되어야 인정된다.
  11. 실제로 5월에 출발한 모 위키러는 첫날 산맥을 넘으려고 하려다가 길이 막혀서 돌아갔어야 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직전에 5월의 눈덮힌 산에서 독일인 순례객 다섯명이 조난당해서 구조수색을 위해 임시적으로 길을 막아놓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 다섯명은 동사체로 발견되었다고...흠많무.
  12. 대부분 '프랑스 루트'의 태반이 프랑스인이기 때문. '프랑스 루트' 자체가 유명하다 보니 간혹 타국의 순례자도 많은 편이다.
  13. 성 야고보의 날이 일요일과 겹치는 해는 성년(聖年/Ano Santo)으로 여겨져 그 날에만 매년 굳겨 닫혀져 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성스러운 문(Porta Santa)이 활짝 열린다.
  14. 개최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갈리시아 주의 주도(州都)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