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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
한국의 판타지 소설에서 칭하는 소드 마스터란 일종의 초인을 가리킨다. 검에서 검기나 검강 같은 것을 뿜어서 인위적으로 광선검을 만들어내며, 놀라운 검술에 더불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소드 마스터와 비(非) 소드 마스터의 차이는 어마어마해서, 소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드 마스터는 국가의 결전병기로 배치될 정도이다.
2 기원
PC통신 연재 소설의 선배격인 《바람의 마도사》의 '검기를 사용하는 전사'에 그 뿌리를 둔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자면 《퇴마록》, 대본소용 무협소설에서 등장되는 무림고수가 그 모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임경배가 PC통신에 《카르세아린》을 연재 할 당시, 전사가 검기를 쓸 수 있게 할까 말까 고민했었다가 결국 검기를 쓰기로 정했다고 한다. 당시의 판타지 소설계는 《바람의 마도사》로 대표되는 '검기를 사용하는 전사'와 《비상하는 매》 등으로 대표되는 '육체만으로 싸우는 전사'로 확연한 구분이 있었는데, 현재의 주류를 생각하면 의외겠지만 당시에는 검기 전사 쪽이 약세였다. 굳이 먼치킨을 만들겠다면 '마법도 쓰는' 마검사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바람의 마도사》에서 마력과는 다른 개념인 기를 이용해서 검기를 쓰는 전사들은 한 100명 정도는 넘게 나오지만, 일반병사 수백명을 썰어버린거나 하는 무쌍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검기를 쓰는 최강급 검사인 클라인 하이스도 혼자서는 일반병사 수백명은 고사하고 백명을 베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무협지도 당시에는 먼치킨물이라고 할지라도, 혼자서 백명을 이기는 것은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런 소드 마스터의 앞에 어느 날, 《묵향》이 등장하게 된다. 판타지편을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에 연재하면서 절정고수와 그래듀에이트를, 그리고 화경의 고수와 소드 마스터를 동일시하는 개념을 제시했고, 《묵향》이 히트하면서 이 개념은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뒤를 이은 워너비들의 판타지 소설들이 이를 베껴씀으로써 하나의 클리셰로 정착되어, 현재 한국 양판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가 되었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판타지 소설 속의 검사는 무협물의 무사와 동일시 되고 있으며, 기공이 마나심법으로, 검기가 오러 소드로, 단전은 마나홀이니 하는 식의 용어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3 설정
국내 판타지 소설에서는 일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검을 사용하고 다른 무기는 약해빠진 것 취급하는 도검제일주의가 만연해 있다. 《앙신의 강림》, 《하프블러드》, 《규토대제》같이 주인공이 창이나 곡괭이(…)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독특한 주인공'이라는 설정을 위한 것일 뿐, 등장인물의 99%는 기사부터 지나가는 산적에 이르기까지 검을 사용한다.
소드 마스터의 효시격인 《바람의 마도사》 및 《카르세아린》에는 본래 일반 무인과 소드 마스터 사이에는 아무런 중간 단계가 없었다. 일반 무인이 어느 순간 각성해 초인(소드 마스터)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묵향》에서 소드 마스터 이하의 단계, 즉 무림의 절정고수급인 '그래듀에이트'라는 단계를 만들었고, 2000년작 《드래곤 체이서》에서 '소드 스컬러 → 소드 익스퍼트 → 소드 마스터 → 소드 그랜저 → 소드 에쿠스 → 소드 제네시스' 라는 소드 마스터의 4단계론과 거기에 더해서 각 단계를 초급, 중급, 상급, 최상급의 내부 단계를 설정함으로써 계단식 소드 마스터 설정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묵향》의 '그래듀에이트'는 단어의 사용빈도가 낮고, 단어가 긴 탓인지 '익스퍼트'가 더 보편화 되었으며, 이걸 대중화 시킨 것이 김정률의 《소드 엠페러》이다.
현재는 '오러 유저 → 소드 익스퍼트 → 소드 마스터 → 그랜드 소드 마스터', 그리고 각 단계별로 상중하 정도의 내부 등급이 있다는 단계 설정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소설마다 명칭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소드 마스터가 검기를 사용한다면, 그랜드 소드 마스터는 검강을, 소드 마스터가 검강을 사용한다면 검기는 소드 익스퍼트 들이 쓰고, 그랜드 소드마스터는 심검 같은 더 상위의 기술들을 익히게 된다. 물론 검기나 검강이라는 무협적인 명칭 대신에 오러 블레이드니 오러 소드니 하는 등의 명칭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절정고수니 현경이니 하는 것을 뭐라고 번역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며, 《소드 엠페러》처럼 초기에는 무협과 판타지의 설정에 약간 차이를 두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는 이처럼 용어만 다를 뿐 완전히 무협의 무사와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다.
그 능력에는 소설마다 차이가 있는데, 슈퍼로봇과 리얼로봇처럼 '일국의 결전병기'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고, '이쯤은 되어야 쓸만하다'는 대접을 받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소드 익스퍼트 정도면 왠만한 기사 십여명과 싸워서도 이기는 정도고, 소드 마스터쯤 되면 기를 다룰 줄 모르는 병사나 기사는 몇명이 달려들어도 소용없는 전장의 학살자에 등극한다. 이정도 되면 그냥 기사단끼리 싸우고 끝내도 될것 같은데, 꼭 전쟁이 벌어지면 10만명 단위의 병사를 끌고나와 회전을 벌이는 것이 미스터리. 오히려 이 결전병기로서의 활용은 양판본좌로 불리는 김정률의 《트루베니아 연대기》가 괜찮은 편이다.
그리고 후자처럼 소드 마스터쯤은 되어야 장수로 대우를 받는다는 경우에는 소드 마스터 위에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존재하며, 그들이 결전병기로 대우받고 소드 마스터는 전자의 소드 익스퍼트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전자와의 차이이다(…). 한마디로 용어차이일 뿐,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
4 작품별 독자적 설정
- 《카르세아린》의 소드 마스터는 긴 검술 수행 끝에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된 검사로서, 그로 인해 검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검기는 칼만 쓰면 아무나 깨닫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기사들만이 오랜 수련 끝에 깨닫는 경지였다. 기사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검술은 화려하고 겉멋만 든, 실전에서는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 검기를 깨닫기 위한 동작들이다. 《더 크리처》에서 다리오스가 유리시아에게 "당신은 검을 이상하게 쓰는군요"라는 말을 하는데, 유리시나의 검은 실전 검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 작중에서는 먼저 검을 '배우고', 검을 '느낀 뒤' 흐름을 느끼고, 최후에 마나를 읽는 경지에 올라야만 간신히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다. 흐름을 느끼는 시점에서 이미 세계와 교감하게 되며, 소드마스터는 일반인의 공격을 세계로부터 읽고 방어하게 된다. 결국 소드마스터끼리의 싸움은 상대가 자신의 흐름을 읽는 것을 방해하고, 상대의 방해를 뿌리쳐 빈틈을 읽어내는 것이다.
- 따라서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소드마스터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드래곤은 위와는 정 반대로, 태어나면서부터 마나를 느끼기에 도리어 흐름을 읽는 연습은
게을러서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드래곤들은 《카르세아린》에서 다리오스만 가능했던 은빛의 무형 검기를 처음부터 쓸 수 있으며, 칼세니안도 다리오스가 아닌 보통의 소드 마스터와 싸웠다면 검기에 담겨있는 마나의 양의 차이 때문에 쉽게 이겼을 거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르기전까지 보통은 30년 정도가 걸리며, 그 이전에 용병식 검술 등이 몸에 익어버리면 영영 불가능해진다. - 검기의 사용법 역시 처음에는 보통 푸른 빛을 띠며, 칼날을 타고 흐르며 절삭력과 타격력을 올려주는 정도이다. 흰 빛을 띠는 검기를 사용할 때 즈음에는 다양한 형태로 응용할 수 있으며, 극한의 경지에 도달하면 마나를 고속회전시켜서 은색 검기를 사용하게 된다. 다만 흑기사 플루토는 정상적인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 마나의 무게를 늘리는 것으로 시커먼 검기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사도의 길이므로, 반동이 와서 반신불수가 된다. 작중의 다리오스나 플루토 정도의 경지가 되면 나뭇가지를 들어도 별 차이는 없을 정도의 검기를 사용하나, 평소에 가장 익숙했던 매개(검)를 통한 발산이 마나 소모가 가장 적다고 한다.
- 《데로드 앤드 데블랑》에서도 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검의 공명, 즉 '소드 레져넌스'가 바로 그것. 정신력을 무기 위에 덧씌우는 것으로, 철은 흑색, 하르는 갈색 등 무기가 어떤 금속으로 되어 있는가에 따라 색이 다르다. 검이 아닌 다른 무기를 사용하면 스피어 레저넌스, 액스 레저넌스 등으로 부른다. 단, 화살 같은 투사형 무기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굳이 화살을 들고 싸우겠다면 될지도.
- 기천검·이래화의 《미토스》의 경우에는 소드 마스터가 일종의 호칭 개념으로 나온다. 단순히 같은 기사단 내의 기사 10명을 혼자 상대할 수 있는 정도의 기사면 소드 마스터라고 자칭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같은 소드마스터라도 왕실근위기사단의 소드마스터와 시골영지의 소드마스터에는 커다란 실력 차이가 있다. 한창 양판소의 전성기 때 나온 양판소치고는 고전적인 설정. 다만 주인공 혼자 무쌍난무를 펼치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다(…).
소드 마스터라는게 설정 외에 나오긴 하나
- 김정률의 《소드 엠페러》에서는 무협에서는 검기와 검강의 중간에 검사라는 기가 실처럼 꼬이며 뭉쳐 보이는 현상이 있으나, 판타지 세계의 기사들은 기가 안개처럼 나타나는 현상이 검기와 검강의 중간단계로 여겨진다.
- 김정률의 《트루베니아 연대기》에서는 소드 마스터가 국가별로 1~2명 밖에 없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면 상대방의 본진에 소드 마스터를 드랍해서 지휘부를 날려버리는 식의 전략이 횡행하고 있다. 덕분에 소드 마스터는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 본진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