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미사일
1 정의
제트 엔진을 탑재하고[1] 날개를 통해 얻은 양력을 이용한 수평 비행으로 이동, 지상 또는 해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유도탄을 일컫는 말. 크루즈 미사일(Cruise Missile), 순항 유도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 역사
처음 이와 같은 물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미국이다. 미 해군은 제1차 세계대전 즈음 개발된 초기의 기계식 자이로스코프를 이용, 왕복엔진과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비행정에 사람 대신 폭탄을 탑재하고 정해진 거리만큼 날아가면 알아서 꼬라박는 물건을 만들었다. 미 육군은[2] 좀 더 싼 값에 만들기 위해 모형 비행기만한 크기의 물건을 비슷한 개념으로 만들었다.[3] 다만 둘 다 신뢰성에 문제가 지극히 많았으며, 개발 중 원래 예정된 거리를 끝까지 가지 못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땅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잘못하면 적진까지 날아가지도 못하고 아군 진영에 떨어져 오인폭발하겠다 싶어 미군은 곧 이러한 류의 무기 개발을 중단하였다. 당시에는 아직 미사일이란 말보다는 비행 폭탄이나 공중 어뢰 등의 표현을 많이 썼다.
현대의 순항 미사일의 시초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희대의 설계덕후 집단 나치 독일의 V1으로 보고있다. V2와 마찬가지로 V1의 유산 역시 연합국들에게 흡수되었으며, 미국과 소련은 뒤이은 냉전 기간 동안 이 '비행 폭탄'이라는 컨셉을 차츰 다듬어 나가기 시작한다.
냉전 시기에는 프로젝트 플루토(1957~1964)와 같이 핵탄두를 싣고 원자력 엔진으로 추진하는 등 무시무시한 물건들의 개발이 추진된 적도 있었으나, ICBM이 발달하면서 차츰 묻히게 되었다.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전략무기로 쓰자니 명중률이나 속도, 생존성에서 탄도탄에 비해 장점이랄 것이 없었고, 전술무기로 쓰자니 크기 때문에 발사플랫폼도 한정적이고 유연성도 유인 전투기/폭격기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당시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순항 미사일의 명중률이란 것이 요즘처럼 표적만 정확하게 노려 파괴하는 'Surgical Strike' 같은 것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지라, 대충 맞아도 표적 주변까지 싸그리 초토화할 수 있는 핵폭탄이나 화학탄 정도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미국과 소련이 ICBM의 보유량을 서로 제한하기로 합의하면서 협정에서 다뤄지지 않은 순항 미사일이 핵투발 수단으로서 다시금 반짝 관심을 받긴 했지만, 성능의 한계 탓에 여차하면 버릴 수 있는 협상용 카드로나 쓰였다. 어쨌거나 ICBM에 비하면 속도는 느려 터졌고 탑재가 가능한 탄두중량도 제한적이었기 때문. [4]
순항 미사일이 다시금 빛을 보게 된 것은 기술이 발전한 1980년대에 들어서이다. 미국은 점차 발달하는 적 방공망의 제압 및 회피를 위해 다양한 스탠드-오프 무기들을 개발하여 배치하였고 그 중 토마호크와 ALCM이라는 걸출한 물건들이 걸프전에서 대활약을 펼치면서, 순항 미사일은 현대 전장의 주역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된다.
아군 희생을 줄이고 적 방공망을 제압/회피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미국과는 달리, 구 소련은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연안에서 저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대함공격용 순항 미사일들을 개발, Tu-95나 Tu-22M같은 폭격기와 오스카급 잠수함 등에 배치하였다.
현재의 순항 미사일은 현대전의 첨병으로 전쟁 초기 적 방공망 제압 및 중요 고정표적 공격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소형화가 많이 진척되어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종류도 다수 존재한다.
3 특징 및 운용
순항 미사일은 일반적인 항공기와 비슷한 비행 원리를 가지고 있다. 비행기처럼 장시간 작동 가능한 엔진을 이용해 추진력을, 날개를 이용해 양력을 얻는다.[5] 이로 인해 비행 중 고도나 속도를 바꿀 필요 없이 순항할 수 있으며, 순항(Cruise, 순항) 미사일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는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비행하는 탄도탄과 가장 쉽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대부분 지상공격용으로 쓰였고 또 그 중 토마호크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오직 대지 공격용 미사일만 순항 미사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순항 미사일이란 명칭은 어디까지나 비행 방식에 따른 분류이고 표적이 무엇인가는 따지지 않는다. 당장 하푼 같은 대함미사일들만 해도 태반이 순항 미사일이며, 흔치는 않으나 장거리 대공 미사일 중 하나인 CIM-10 Bomarc 같은 램제트 방식의 지대공 초음속 순항 미사일도 존재했다.
항공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비행한다는 특성 상, 순항 미사일은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다. 이는 적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을 줄여 미사일 자신이 요격당할 확률을 낮춰 생존성을 높이고 적에게 기습을 가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순항 미사일은 비행경로를 사전에 설정해 둘 수 있어, 이를 통해 적 방공망의 취약지점을 골라 비행하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나타나게 한다거나 동시 다방면 착탄이 이뤄지게끔 해서 CIWS의 대응능력을 감소시키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이동표적에 대한 공격도 탄도탄에 비해 용이하므로, 이는 순항 미사일을 사용하는 측에게 공격 목표 및 방식을 선정하는 데 있어 유연성을 준다.[6] 대부분의 순항 미사일은 마하 1.0 미만의 아음속 영역에서 비행하지만, 명중률이 높아서 탐색기의 성능에 따라 CEP 1m 수준의 정밀한 공격이 가능하다.
순항 미사일의 이러한 비행 특성은 UAV와도 비슷하다. UAV와의 차이점은 기체 내에 폭탄을 내장하고 있으며 한번 쓰고 버린다는 점과, 정찰 용도로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7] UAV와의 공통점은 비행 특성과, 사용자의 인명 손실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이 때문에 MTCR에서는 순항 미사일과 UAV를 같은 그룹에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8]
상기의 특성들, 특히 아군 인명 손실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큰 장점 덕에 순항 미사일은 전쟁 초기 방공망 제압 또는 방공망의 보호를 받는 중요 표적 공격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걸프전 때는 F-117과 함께 바그다드 폭격에 사용되었으며, 2011년 리비아를 상대로 실시한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서는 한번에 무려 토마호크 124발이라는 무지막지한 물량으로 리비아의 방공망을 와해시켜 버리기도 했다.
다만 순항 미사일의 장점들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국의 지형 및 표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며, 군사위성은 여기엔 없어선 안 될 존재이다.
여담으로 현재 일본 자위대는 전수방어 원칙에 따라 대지공격용 순항 미사일을 운용하지 않는다. 시도 자체는 몇 번인가 있었지만 전부 무산.
4 각종 순항 미사일
- ADM-20 Quail: 적기 교란용으로 뿌리는 디코이 미사일
- AGM-84E SLAM / AGM-84H SLAM-ER
- AGM-86 ALCM
- AGM-137 TSSAM
- AGM-158 JASSM/JASSM-ER
- BGM-109 토마호크: 초창기에는 핵탄두 탑재용으로 개발되었으나, 핵무기 버전은 모두 퇴역하고 재래식 탄두만 남았다.
- Kh-15
- Kh-32
- La-350 부랴
- TAURUS KEPD 350
- Storm Shadow / SCALP EG
- RK-55: NATO 코드명 SSC-X-4 Slingshot / SS-N-21 Sampson
- 현무-3
- 브라모스
- 지르콘
- 케터링 버그: 순항 미사일의 개념을 최초로 시도해 본 프로토타입. UAV 항목 참조.
- V1: 세계 최초 실전 배치된 순항 미사일이자 현대 순항 미사일의 시초.
- 위키피디아의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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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센
4.1 핵 투발용
이 곳엔 핵무기 투발을 목표로 개발했고 대다수가 실제로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만 기록한다.
- AGM-28 하운드독
- AGM-53 콘도르
- AGM-69 SRAM
- AGM-129 ACM
- ASMP: Air-Sol Moyenne Portée. TN 80 핵탄두를 장비한 프랑스의 순항 미사일로, 위력은 150~300Kt. 기존의 AN-52 전술 핵 항공폭탄을 대체했다. 라팔, 미라주, 쉬페르 에탕다르에서 운용한다.
- GAM-63 RASCAL
- Kh-90
- MGM-1 Matador
- MGM-5
- SM-62 스나크
- SM-64 나바호
- SSM-N-8 레귤러스: 미 해군의 함선 및 잠수함 발사 순항 핵미사일.
- SSM-N-9 레귤러스 II: SSM-N-8의 후계이며 실험에 성공했지만, 폴라리스 SLBM이 개발된 후 프로젝트 폐기.
- XSM-73 구스: 기만체 미사일이지만 탄두 장착 버전은 핵탄두.
- 플루토 계획
4.2 대함 공격용
대함 미사일은 먼 거리에서 이동하는 표적에게 대형의 탄두를 (들키지 않게 가급적 저공으로) 운반해야 한다는 특성상, 크루즈 미사일 형태가 주류를 차지한다. 대함 공격용 순항 미사일의 목록은 대함 미사일 항목을 참조할 것.
물론 예외는 어디나 있는 법이어서, 로켓 엔진을 사용했다거나 탄도탄이거나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의 대함 소이탄으로도 유명한 엑조세는 초기 버전인 MM38에서 로켓 엔진을 사용한 바 있으며,[9] 중국의 DF-21은 아예 탄도탄으로 만들어졌다. 스웨덴의 소형 대함 미사일인 RBS-17은 헬파이어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심지어 도수운반이 가능할 정도이다. 그 외에도 영국의 시스쿠아나 노르웨이의 펭귄 대함 미사일 같이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고속정을 상대할 용도로 헬리콥터에 탑재하는 소형 대함 미사일들은 일반적인 로켓모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 ↑ 로켓이 아니라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이유는,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어 사정거리 확보에 훨씬 유리하며 속도도 아음속~천음속 수준으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 정확하게는 미 육군 항공대. 미 공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립해나왔다.
- ↑ 이는 먼 훗날 UCAV 개념으로 발전된다.
- ↑ 물론 순항 미사일을 ICBM만한 크기로 만들어 큰 탄두를 실을 수는 있지만, 느린 속도는 여전한데다 덩치까지 커져 요격당할 위험이 훨씬 커지는 데다 가격경쟁력도 없어 다들 하지 않고 있다. 순항유도탄의 가장 큰 장점은 후술한 대로 여러모로 부담없이 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
- ↑ 왠지 하푼 같은 십자가형 날개는 양력을 못 만든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러한 날개도 충분히 양력을 만든다. 일종의 복엽기의 변종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려나?
- ↑ 최소사거리가 크고 포물선 궤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탄도탄과 비교해 봤을 때 순항유도탄의 유연성은 큰 장점이다. 반면에 탄도탄은 요격이 극히 어렵기 때문에 고정표적 공격에 있어서는 순항유도탄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며, 순항유도탄은 방자 측의 능력에 따라서 요격이 가능하다.
- ↑ 이스라엘의 하피 무인기는 용도로 보면 전형적인 순항유도탄이지만, 희한하게도 UAV로 취급된다.
- ↑ 덕분에 장거리 정찰용 UAV도 거래가 제한되곤 하였으나, 이제는 명백히 정찰용인 UAV의 완제품 거래 정도는 허용하고 있다. 사실 MTCR은 신사협정 같은 거라 별다른 구속력도 없고, 회원국들끼리 서로 사바사바 잘 하면 규정을 바꾸기도 쉽다.
- ↑ 신형인 MM40 이후의 모델들은 사거리 연장을 위해 제트 엔진을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