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황상제

1 개요

옥상황제가 아니다
도교.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무속 신앙, 그 중에서도 특히 증산도에서 신으로 섬기고 있다. 옥제(玉帝), 옥황대제(玉皇大帝)로도 부른다. 도교에서의 정식명칭은 태상개천집부어력함진체도금궐운궁구궁력어만도무위통명대전호천금궐옥황대천존현궁고상제(太上開天執符御歷含真體道金闕雲宮九穹歷御萬道無為通明大殿昊天金闕玉皇大天尊玄穹高上帝)이다.

영어권에서는 대체로 옥제를 옥 + 황제라고 해서 Jade Emperor(비취 황제)로 번역되는데, 아무래도 오역냄새가 난다.

2 상세

도교의 최고 신으로서, 하늘을 다스리는 신이다. 정확히는 도교의 용어인 '상제'와 유교의 용어인 '옥황'이 결합한 단어. 도교가 종교화의 길을 걷다가 다시 민중친화적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송나라진종이 열성적 빠돌이였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최고직위에 오르는데 성공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민중신앙에서 깊이 신봉되었다.

엄밀히 따지면 도교 교리상에서 옥황상제는 최고신이 아니라 천존, 즉 삼청(三淸) 밑에 위치하는 사어(四御)에 속한다. 원시천존, 영보도군, 태상노군(노자)의 세 천존 중 원시천존이 옥황상제의 자리를 대신하고, 그 위에는 '옥청', '태청', '상청'이라는 그야말로 추상적 존재들이 들어앉는 것이다. 반고 신격화의 결과이며 그나마 인격신에 가까운 원시천존과는 달리, 삼청신은 그야말로 우주의 원리인 개념이라서 존재감도 공기이고 배경 설화 같은 것도 없다. 조선시대 성리학으로 따지면 이와 기가 가장 위에 있는 건데, 이와 기가 하는 게 없어서 그야말로 공기 명예직으로 올려두고, 실질적으로는 원신천존 중심으로 짜이는 것이다. 이 삼청을 그나마 캐릭터 부여를 하기 위해서 별을 믿는 신앙과 결부시켜서 별이 있는 하늘을 셋으로 쪼개기도 했고 각각 상청옥황천존, 옥청원시천존, 태청도덕천존이라고 불러서 인격신으로 취급하는 경향도 있지만, 원래 삼청 개념 자체가 영보천존을 믿던 쪽에서 내세운 개념이라서 옥황천존대신에 상청영보천존의 이름이 보이기도 하는 등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그 외에도 무극지존 등 다양한 천존들이 있지만, 이들 천존은 일본 신화의 '아메노미나카누시'처럼 어떤 철학적인 개념을 신격화한 존재인 듯. 민중들의 신앙에서 최고신은 역시 옥황상제이다.

옥황상제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직위 개념이기 때문에 도교 경전에는 수많은 상제들이 나오기도 한다. 중국 도교의 경전인 옥황경에는 옥황상제가 되는 과정도 나오는데, 옥황이 왕족으로 태어나 수많은 선행과 베품을 통해 옥황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이런 내용이 적힌 도교 경전인 옥황경은 불교의 석가 일대기를 모방해 만든 위경이다.

중국과 대만의 몇몇 관묘에서는 1950년대인가부터 관우가 옥황상제로 즉위했다고 믿는다. 불교 쪽이 섞이면 제석천이 옥황상제를 겸하고 있기도 하는데, 한국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무속에서 천왕(최고신)을 제석이라고 부르며, 무경에서 천왕은 제석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삼국유사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제석궁에 상제가 있다는 기록을 포함해 동일시하는 기록이 곳곳에서 나온다.

옛날 이야기에서 나오는 걸 보면 희대의 소인배이자 찌질이다. 잔 하나 깨트렸다고 장군을 귀양보내거나[1] 신혼생활 약간 오래했다고 커플을 찢어놓거나 목욕탕도 안 만들어줘서 선녀들이 지상으로 내려와서 목욕을 하는 고충이 있지를 않나 웬 원숭이 한 마리에게 탈탈 털리는 등 좋은 대우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아무래도 지배층을 조롱하는 과정에서 안 좋은 대우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중국에서 '천황'이라 하면 일본덴노가 아니라 옥황상제이다. 그런데 사실 덴노라는 호칭도 도교 영향이다. 어?

3 옥황상제의 역사

3.1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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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황상제의 상징물인 천공로(天公爐)*. 옥황상제를 모시고 있는 도관의 경우 입구쪽에 필수적으로 설치한다.
옥황상제는 처음부터 중국에서 열렬하게 신앙되던 건 아니었다. 원래 옥황은 중국 도교 경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상제 중 하나였을 뿐이다. 도교 자체가 수많은 분파가 존재했던 데다 주술성이 강하다 보니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옥황은 네임드는커녕 상제 중에서도 급이 낮았으며, 북송 이전 수당대까지도 공식석상에서 언급이 전혀 안 되던 듣보잡이었다. 옥황이 공식적으로 언급되는 최초의 문헌은 중국 남조 양나라 때 도홍경이 쓴 '진령위업도'이며 '옥황도군'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옥청경의 랭킹 11위. 뭐야 이건... 나중에 당나라 때 현종이 옥황을 조금 존숭하기는 하는데, 국가의 공식적인 최고신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사실 다른 상제이자 고려에서 중시한 황천상제도 전한 시절에는 대우가 옥황과 크게 다를 바 없었고, 후한대를 좀 지나서야 비로소 최고신으로 대접받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에서 우주의 주재자로 믿은 신은 호천상제라는 신이었다. 그런데 북송 시대 진종, 휘종이 "어익후, 요즘 나라가 북방 오랑캐들 땜시 영 뒤숭숭한데 분위기 좀 잡아야 할 듯?" 하면서 궁중 도사들과 결탁해, 자기가 옥황의 천서와 계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옥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옥황 신앙을 강화했다. 또한 송나라는 전연지맹을 포함한 갖가지 굴욕적 조약으로 한창 북방민족들의 셔틀이었는데, 북방 이민족들로부터 자기들을 지켜준다고 북방의 신 현무(현천상제)를 숭상하면서, 현무의 현(玄)자가 황제의 시조 이름과 겹친다고 신에게 피휘 크리를 걸어서 현무를 진무, 혹은 진무대제라고 불렀다. 신의 이름 멋대로 바꾸면서 그 신에게 나라 지켜달라 하다니 이것 역시 그저 대륙의 기상. 자연히 당시 종교계에서도 이리저리 말이 많았는데 그러다가 북방 민족들에게 북송이 아주 탈~탈 털려 멸망한다. 결국 나라 분위기 좀 잡아본답시고 멋대로 신들의 족보 건드렸다가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는 셈.

이후 남송으로 내려가면서 국가 제사와 결부되는 관방도교에서는 옥황상제를 버리고, 다시 호천상제를 중시하게 된다. 하지만 북송 시절 시작한 옥황상제의 중시는 암암리에 지속되어, 원나라 때에는 도교에서 옥황상제를 중심으로 도교의 신들 계보가 정리되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옥황상제 중심의 천상계의 계보도가 완성되고, 호천상제와 결합하여 호천옥황상제라는 말도 만들지만, 이때는 티베트 불교가 국교였던 데다 국가에서 제사지내는 신은 여전히 호천상제(혹은 비슷한 위격의 황천상제)였기에 국가 단위에서는 이렇다 할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현대에도 북경 천단 기년전에는 황천상제 위패가 있을 뿐, 옥황상제의 위패는 주신의 자리에 없다.

그러나 민간신앙과 결부되는 민간도교에서는 명청 시대를 거치며 옥황이 최고신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받아들여져 널리 퍼지게 되는데, 이는 관방도교에서 호천상제를 중시하면서 민간인이 느끼는 거리감, 그리고 근세로 갈수록 중국 도교 중 관방도교가 몰락하고 민간도교가 다시 흥하는 역사적 전개와도 맞물리는 과정에서 온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후 명대에 들어서는 옥황은 민간 도교에서 명실상부한 도교의 최고신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나... 근세 말 국란과 관우 숭배가 강화되면서, 위에서 나왔듯이 관우가 옥황 자리에 올랐다는 흠좀무한 말이 나왔고, 이게 퍼졌다(...). 원래 이 주장은 근대 당시 중국에서 만들어진 각종 관우를 최고로 떠받드는 도교계 신흥종교에서 강화해서 퍼뜨린 감이 있는데... 그 종교들은 다 망했지만 이건 여전하다.

원래 중국 도교에서는 최고신을 각자가 따로따로 섬겨 왔다. 도교 교단 내에서 도사들은 우주의 존재 근원을 신격화한 원시천존이 중심이 된 삼청신을 최고로 모셨고, 국가에서는 유교적인 의리론적 성격이 강한 호천상제를 모셨고, 민간에서는 옥황이 두드러지면서 오오 우리도 천자와는 따로 믿을 분이 있구나 하면서 옥황상제를 모셨고...이래저래 뭔가 대륙적으로 비범하다.

그리고 대륙은 누구보다는 비범한 자를 옥황상제와 같은 격으로 추대하였다.

3.2 한국

한국에서 옥황이란 말이 들어온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옥황을 언급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자료는 여말선초의 것이고, 그마저도 일부 문인들의 작품에서나 나오던 수준이다. 그 이전에는 지고의 최고신을 여러 명칭으로 부르면서 토속신앙/불교적으로 제를 올렸다.

  • 하느님: 가운데의 '느'가 'ㄴ+아래아(ㆍ)+ㄹ'이었다. 즉, 깔끔하게 하늘+님. 한국 천주교에서 야훼를 부르는 하느님,이라는 명칭도 여기서 따온 것이다.
  • 천왕: 고구려 고분벽화 중 천왕지신총에 천왕이라는 말이 나온다. 무속에서는 지금도 '천왕님', '천왕경'처럼 천왕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이게 한자 표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원래 사용되던 말이 뭔지는 알 길이 없다. 하느님일 수도, 천왕의 우리식 표현인 하늘왕의 변형일 수도 있다.
  • 제석: 불교의 영향이 확실한 명칭. 워낙 불교의 영향이 강하기도 했고 글 쓴 사람도 불교 믿은 케이스가 넘쳐서 실제로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제석이란 말이 등장하는 문헌상 부분은 삼국유사의 단군신화 중 '제석환인'.
  • 상제
  • 천지왕(天地王)

고려 시대에는 중국식 관방도교가 일부 들어오면서 국가적으로 도교 제사를 지낼 때 황천상제와 천황대제를 제사지냈다. 둘다 중국에서는 절대적인 천신으로 보긴 하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도교의 파가 난립해 여러 가지로 말이 나뉜 케이스. 고려의 황천상제는 하늘에서 우주를 통치하는 최고 직위의 지고신으로, 천황대제는 국가의 수호신이자 군신으로 모셨다. 중국에서 옥황상제 신앙이 유행하는 영향을 받아 옥황을 모시는 전각을 짓기도 했지만, 아직 주류는 아니었다.

옥황상제가 본격적으로 주류가 된 것은 바로 조선시대. 사대주의를 내세우는 조선에서는 외왕내제를 한 고려처럼 대놓고 황천상제나 호천상제를 모시기에는 여러 가지로 걸리는 게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하늘에 제사는 지내야 하니, 당시 중국 민간도교의 사례를 받아들여 "우린 제후국이라 대놓고 호천상제나 황천상제 위패를 걸고 천제를 지낼 수 없잖아. 근데 중국을 보니 민간에서 옥황상제를 최고신이라 하면서 받들어도 뭐라 안하잖아? 우리도 될 거야, 아마" 하면서, 옥황상제라는 이름을 걸고 소격서마니산 참성단에서 제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소격서 초제나 마니산 참성단 제사는 말이 관습이니 단군에게 제사하는 것이니 하지만, 사용한 위패/제사를 올리는 신격에 대한 기록들을 보면 단군 외에 옥황상제, 염라대왕, 태상노군, 북두칠성, 28수 등등(...) 누가 봐도 사실상 도교식 초제로 하늘에 제사드린 것이었다. 당연히 유학자들은 이것도 천제라고 많이 비판했지만, 국가 시조인 단군을 같이 모시는 마니산 참성단 제사는 유가의 효 사상이 결부되어 상대적으로 덜 공격했다.

어쨌든, 이것이 민간으로도 퍼지면서 기존에 퍼져 있던 천왕(=하느님, 제석. 호칭은 다양) 신앙과 맞물리면서 기존의 신격을 옥황상제라고 부르는 게 일반화되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네 민담에서 옥황상제라고 나오는 것은 몇 백년 남짓한 셈. 민족종교 중 증산도의 옥황상제 관념도 이런 한국의 기존 지고신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동학의 한울님 역시 창시자 최제우가 상제와 문답을 나누는 내용으로 보아 초기에는 인격신의 면모가 강했다. 이 내용은 교과서에도 나온다. 그러나 동학은 후대로 갈수록 인격신보다는 우주적 근본 원리의 성격이 강해져서 현재 천도교에서의 한울님은 인격신의 면모는 찾기 어렵다. 증산도는 아예 비인격적/우주적 원리적 측면이 강한 원신[2]과 이를 주재하는 우주의 통치자인 인격신으로서의 옥황상제를 두어 천도교의 한울님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4 대중문화 속의 옥황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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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치 때문인지 몇몇 한국 만화에서 천계를 다스리는 위치로 등장한다. 펭킹 라이킹에서는 주인공을 벌주는 역할이고, 마이러브에서는 주인공 레오가 옥황상제의 손자이다.
드라마 아랑 사또전에서는 대중인식을 완전히 뒤엎는 젊은 미청년으로 등장한다.

4.1 날아라 슈퍼보드-환상 서유기-

옥황상제(날아라 슈퍼보드) 문서로.

4.2 한백무림서

항목분리 옥황(한백무림서) 참조

4.3 갓 오브 하이스쿨

The King 참조

5 관련 항목

  1. 관동별곡에서의 자찬에 따르면 송강 정철도 이 짓의 희생자란다. 전생에 신선이었는데 경전 한 글자 잘못 읽어서 인간계로 추방당한 게 정철이라고 (...)
  2. 증산도에서는 삼신이라 부른다. 한국 민속에서 천왕(제석)을 삼신(삼불)을 붙여 부르는 것처럼 3을 신성시하는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