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쇼인

吉田松陰(よしだしょういん)
(1830년 8월 4일 ~ 1859년 10월 27일)

1 개요

일본 조슈 번(長州閥)현 (지금의 야마구치 현) 하기 출신의 무사, 사상가, 교육자. 쇼인은 그의 아호이고, 본명은 노리가타 (矩方 구방)

그의 가르침을 받은 조슈 번의 제자들이 메이지 유신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 생애

하급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5살 때 야마가류 병학의 사범인 숙부(작은 아버지)의 양자가 되었다. 그런데 양부는 그가 6살 때 죽어, 불과 6살의 나이에 한 집안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시대가 그렇듯, 가독을 잇는 자는 집안 대대로 이어 온 직업을 계승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장래는 병학 사범이 되는 숙명을 짊어지게 된다. 그래서 또 다른 숙부인 타마키 분노신에게서 스파르타식으로 병학을 배웠다.
전해져 오는 에피소드로 숙부와 논어를 읽던 중에 모기가 얼굴에 달라붙자 어린 쇼인이 이를 쫓으려고 손을 휘두르자, 타마키 분노신은 화를 벌컥내며, 너는 공(公)을 위해 일해야 할 몸인데 그딴 사(私)적인 것에 신경쓰냐며 꾸지람을 들었다고 한다.
12살 때는 조슈 번 13대번주 모리 다카치카 앞에서 강의(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칭찬을 받았다. 19살 때부터 사무라이 자제들을 위한 공립 교육기관에서 병학의 정식 사범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한편 이즈음 동아시아는 서양 열강 세력의 침략으로 급변하던 시기였고, 아편 전쟁의 사정을 알고, 자신이 배웠던 구닥다리 병학으로는 서양 세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양의 학문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1850년(20살)부터 규슈(九州)와 일본 전국을 떠돌면서 여러 선생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고, 세상 실정을 파악했다. 나가사키 데지마로 가서는 네덜란드 선박을 직접 올라가 살펴보기도 하고, 에도(江戶)에서는 사상가 사쿠마 쇼잔(佐久間象山)을 만나기도 했다.
1853년_23살 흑선내항때는 사쿠마 쇼잔과 함께 우라가를 직접 찾아가서 미국의 크고 아름다운 증기선을 보고, 숙부 타마키에게 이제 병학자는 불학무술(不學無術)의 왜인(倭人), 실용적인 학문이 아니라 아무 쓸모도 없고 입만 번지르하게 되었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의 일본의 국력으로는 서양 세력을 물리칠 힘도 기술이 없다고 느끼고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적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스승 사쿠마 쇼잔의 권유도 있었고 미국 유학을 결심, 1854년 3월, 제자이자 친구인 카네코 시게노스케(金子重之助)(23살)와 미일화친조약을 위해 일본으로 다시 온 페리 제독의 쿠로후네 선단에 훔친 조각배로 찾아가 밀항을 부탁했지만, 페리 제독한테 거절당하고 쫓겨난 후, 스스로 자수하고 초슈번으로 압송되어 14개월간 감옥 생활을 했다.
농민 출신이었던 카네코는 위생관리가 형편없던 서민 감옥에서 수감중에 병사한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감방 동료들끼리 서로 자신의 잘 아는 분야를 가르치고 배웠다고 하고, 여기서 여자 죄인인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도 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855년 12월, 감옥에서 풀려나 집에서 근신하라는 처분을 받고, 하기의 고향집으로 돌아와 유배생활을 보냈다. 그리고 요시다 쇼인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학생들을 위해 농사일 하면서 유배의 신분이라 정식으로 학원을 차릴 수는 없었고 불법 과외같은 일대일 개인 지도를 시작하게된다. 차차 모여드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1857년 정식으로 쇼카손주쿠(松下村塾 송하촌숙)의 숙장으로 약 2년간 제자들을 가르쳤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을의 작은 서당의 훈장으로, 처음에는 2평도 안되는 자신이 거처하는 단칸방에서 찾아오는 학생들을 1대 1로 가르쳤다. 나중에 현재 남아있는 큰 교실을 지어 옮겼다. 초슈 번에게 정식으로 인정받고 숙장으로 가르친 기간은 5개월 뿐이었다.

수업 스타일은 기본적으로는 한문의 암기. 수제자였던 타카스기 신사쿠는 고사기, 일본서기를 통채로 외웠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만이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해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토론하는 세미나가 자주 열렸다. 대부분의 제자들은 요시다 쇼인보다 서너 살부터 10살 터울이었고 나이많은 선생과 어린 학생 사이라기 보다는 선배와 후배 비슷한 관계라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80년대 운동권 툭 하면 격한 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양명학의 영향을 받은 쇼인은 실천을 중시했는데, 대의를 위해 나를 희생해서 죽을 수 있느냐 아니면 일단은 목숨은 소중하니까 죽을 필요는 없고 지금은 참고 나중에 상황을 봐서 천천히 개선해도 되지 않느냐 라는 토론에서는 "죽어서 불멸의 명성을 얻는다면 언제 죽어도 좋다. 살아서 대업을 이루고 싶다면 어떡하든 살아야 한다. 행동을 일으키면 그 뜻(志)은 반드시 후세에 전해진다."라고 실행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타카스기 신사쿠, 쿠사카 겐즈이,이노우에 가오루, 이토 히로부미 패거리는 '영국공사관 방화사건(1862년)'을 저지른다.

야마구치 현 하기의 송하촌숙. 정확한 수강생 명단은 남아있지 않지만 약 50명~100명의 문하생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요시다 쇼인이 죽은 후에는 숙부 타카기 분노신이 이어받아서 운영했다.

203고지 전투에서 삽질을 한 노기 마레스케 같은 경우는 요시다 쇼인이 죽은 후에 송하촌숙에 적을 뒀는데 같은 학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메이지 정부 관료가 된 선배들한테 이쁨받아서, 일개 쫄다구 병사에서 장군으로 출세한 인물로 선배 잘 만난 케이스.

3 참수

만 29살을 못채우고 요절. 1858년부터 막부의 최고 권력자 대로(大老) 이이 나오스케는 막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안세이의 대옥)
1859년, 존황양이 지사였던 우메다 운핑(梅田雲浜)이 막부에 의해 체포되고, 요시다 쇼인은 그가 하기에 있을 때 만났다는 죄로 에도로 압송되어 투옥되었다. 평정소(評定所)에서 막부가 쇼인에게 심문한 것은 우메다 운핑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라고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쇼인은 막부의 고관 노중(老中) 마나베 아키카쓰를 암살하려고 했다고 고백해버린다. 결국 사형판결을 받고 그해 10월 27일 참수되었다. 안세이 대옥 첫번째 희생자였다.

시체는 벌거벗겨져 나무통에 넣어진 채로 아무렇게나 매장되었으나, 후에 격분한 제자들이 막부에게서 시체를 빼앗고 예를 갖추어 이장했다. "존황양이"를 위해서라면 직접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행동파이기도 했다.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도 '야마토 다마시(大和魂ㆍ대화(일본)혼)'를 외쳤다고 한다.
그가 옥중생활에서 남긴 와가(和歌) "かくすれば かくなるものと 知りながら やむにやまれぬ 大和魂 (감추려면 감출 수도 있는 줄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야마토다마시)"
'내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본을 사랑하는 마음' 쯤으로 의역할 수 있다.

쇼칸손주쿠 내부에 전시된 요시다 쇼인의 문하생 사진들. 그의 제자들이 이후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 된다.

4 사상

저서에 《강맹차기(講孟箚記)》는 맹자(孟子)를 실천적으로 해석하여 널리 알려졌다. '천하는 천황이 지배하고, 그 아래 만민은 평등하다'는 즉 천황 아래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일군만민론'(一君萬民論)을 주창하였다. 이는 막부를 부정하는 사상으로 당시로서는 굉장히 급진적인 사상이었다.

'일군만민론'에 따라 기존의 교육자들과 달리 교육대상에 신분의 구별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쇼카손주쿠에서 이토 히로부미 같은 출신이 천한 사람들도 요시다 쇼인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초망굴기(草莽崛起) 민초들이여 일어나라.
1859년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맹자에서 영향을 받아 일반 대중들이 들고 일어나서 막부를 타도하자는 혁명 사상이다. 이것을 실행에 옮긴 수제자 타카스기 신사쿠는 일반 민중으로 구성한 민병대 키헤이타이를 창설한다.

존황양이론자였다. 무작정 서양을 배척한 것이 아니라, "강대국이 약소국을 정복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연적인 것"이라는 제국주의 논리를 수긍하고, 서양 열강이 일본을 노리는 것은 서양열강이 나빠서가 아니라 일본이 약하기 때문이고, 일본은 서양의 기술과 문물을 배워서(부국강병) 국력을 길러 서양열강 국가와 대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양열강에게서 빼앗긴 것은 조선 등 아시아의 약소국에서 되찾아 오면 된다(정한론)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정한론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다만 그 실상은 이 시절 일본에 퍼진 사상에 동조한 것으로, 그가 남긴 기록에서 몇 줄이기는 하나 「国力を養い、取り易き朝鮮、満洲、支那を切りしたがえ、交易にて魯墨に失うところは、また土地にて鮮満に償うべし」（「獄是帳」）(국력을 키워, 뻿기 쉬운 조선, 만주, 중국을 복종시켜, 교역으로 러시아, 미국에게 잃은 것은, 다시 토지로 조선과 만주에서 되갚음을 받아야 한다.) 일본이 국력을 키워 서양한테 당한 것을 만주, 중국, 조선에게서 되찾아 오자는 주장이었다. 다만, 경술국치와 같은 조선을 통채로 집어삼켜 꿀꺽하는 전면적인 식민지화 같은 것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식민지화가 추진된 건 아무리 빨라도 청일전쟁 이후의 일이고, 최종적으로 결론이 난 건 그가 죽은 지 46년 후의 러일전쟁 이후다.) 애초에 메이지 유신도 보지 못하고 30살에 비명에 간 막말의 흔한 무사 교육자라, 제자들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가는 무사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훗날 그의 제자들이 조선 식민지화에 관련이 있다 보니, 한국에서는 조선 침략 사상을 퍼트린 정한론의 선구자라고 과장해서 오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작 요시다 쇼인 본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일본 국내 문제에 관심이 더 많았다.

북해도를 개척하자. 류큐(오키나와)를 일본령으로 하자. 조선의 속국화, 만주,대만,필리핀을 영유화 하자. 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 시절 일본은 다른 나라를 쳐들어갈 국력도 없었고, 서양 열강의 침략 위협에 혼란을 겪고 '내 코가 석 자'인 시기라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었다.

타카스기 신사쿠(高杉晉作), 구사카 겐즈이(久坂玄瑞), 기도 다카요시(木戶孝允, 메이지 유신3걸, 요시다 쇼인의 제자라기 보다는 3살 차이로 꼬붕(동생)뻘), 이노우에 가오루,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 존황양이 지사들을 배출하였는데, 나중에 이들은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 된다.
단, 제자라고 하기엔 가장 나이차가 큰 이토 히로부미와도 11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장수했다면 경술국치 이후까지도 살았을 수 있단 이야기다.

5 가상 작품에서

은혼에서 그를 모티브로 한 인물로 쇼요 선생이 있다. 후학으로 실제 역사처럼 양이지사 주역들을 양성했다....그러나 그의 정체는...(스포일러 주의)

왕도의 개에서는 등장은 않지만 언급만 된다. 청일전쟁에 승리했으나 곧이어 삼국간섭으로 외교적 핀치에 몰리자, 때마침 병이 나서 저택에 칩거한 무츠 무네미츠가 죽음을 앞두고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을 복기하며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고 되뇌긴다.

2015 NHK 대하드라마 <꽃 타오르다>에서 요시다 쇼인의 여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그게 누군데!?

6 참조

• 정한론
• 조슈 번
• 이토 히로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