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홍

1 중국 ~교체기의 인물

임초의 역대 황제
건국초대 남월왕 임사홍멸망
묘호없음
시호없음
작위대장군(大將軍)[1]
연호태평(太平, 662)
왕호남월왕(南越王)[2]
이름임사홍(林士弘)
생몰기간? ~ 622년
재위기간622년

중국 당나라 사람이며 수 양제 때 조수걸(操帥乞)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조수걸이 사망하자 조수걸의 세력들을 모은 뒤 나라를 건국하고 국호(國號)를 초(楚)로 정하였다. 연호를 태평(太平)이라 정하였지만 622년 사망하자 초나라는 멸망하였다. 그가 세운 초나라는 그의 성을 따서 임초(林楚)라 부른다.

2 조선 전기의 문신

任士洪
1449년 ~ 음력 1506년 9월 2일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외척 그리고 고변 전문가. 그러나 폐비 윤씨의 폐위를 마지막까지 반대하였으며,[3] 사헌부, 사간원의 왕의 사생활과 취미에 지나게 간섭하는 일을 비난했다가, 졸지에 희대의 간신으로 몰려 몰락한 억울한 인물이다.

22년간 유배생활을 하였고, 연산군에 의해 복직되었으며, 1504년에 벌어진 갑자사화의 주범으로 몰렸다. 관직은 숭록대부(종1품) 풍성군까지 올라갔고, 본관은 풍천(豐川), 자(字)는 이의(而毅).

한편 예종의 딸, 현숙공주를 맏며느로, 성종의 딸 휘숙옹주를 넷째 며느리로 들였다.
두 임금과 사돈관계를 맺은데다 본인은 태종의 손녀사위이니 세 번 왕실과 사돈관계가 된 셈이다.

2.1 생애

좌리공신 임원준의 아들이며 효령대군의 아들 보성군 이용의 딸과 혼인하여 권력의 배경이 든든한 집안의 출신이다. 또한 '고려사' 및 '고려사절요'에도 기록된 임자송, 임군보 등의 직계 후손이다. 임군보는 특히 공민왕 대에 활동한 주요 인물이다.

1465년 알성문과에 급제했다. 그 뒤에 아들 임광재와 임숭재가 각각 예종과 성종의 사위가 되었다. 한편 다른 아들 임희재김종직의 제자가 된다. 흠좀무...

이러한 집안의 배경과 함께 글씨에도 자타가 인정하는 당대 최고였으며 왕명에 따라서 월산대군 정의 신도비명을 지었다. 홍문관 교리였을 때 강직한 성품으로 직언을 하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능력으로 성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대사간, 예조참의 등 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성종 초 도승지 때 유자광 등과 파당을 만들고 현석규를 음해했다는 죄목을 받았으며, 황사가[4] 발생하자 언관들이 이를 재앙이라고 주장하며 왕은 근신하고 술도 마셔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임사홍은 겨우 황사 때문에 근신하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가 그대로 간신의 전형으로 몰려 매장당하고 만다.

이런 일들이 복합되어 결국 1478년 탄핵을 받고 유배되었다. 당시 대간들에 의해 극심한 탄핵을 받았지만 임사홍의 잘못에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지는 못했고 소인배로 겸손하지 못하고 거만한 태도 때문에 대간들의 미움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성종이 사망하고 연산군이 즉위한지 6년이 지나 아들 임숭재가 연산군[5]의 측근이 되었는데, 임숭재가 연산군에게 탄원하여 22년만에 귀양에서 풀려났다.

승문원에 보직되었으나 탄핵을 받고 파직되었다가 왕이 간관을 갈아치운 뒤 다시 등용되었다. 이어 관압사로 명나라에 여러차례 다녀왔으며 승문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쳤다.

2.2 갑자사화 당시

연산군의 생모 윤비가 폐비되어 사사된 내력을 연산군에게 알려 1504년 갑자사화를 일으키게 했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근거능력이 떨어진다. 아래에 후술 이후 벼슬이 병조판서, 이조판서를 두루 거쳐 숭정대부, 병조판서, 우참찬, 좌참찬, 숭록대부 지중추부사에 이르렀지만 연산군의 악행과 패륜적인 행동을 부추긴 인물로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6]

1506년 중종반정이 일어나자 추살되고 이어 장사한지 20일만에 부관참시당하였다. 향년 62세. [7]

흔히들, 대중매체-드라마, 영화 및 소설의 영향에 의해 연산군을 다룬 매체물에 빠지지 않고 반드시 등장한다. 유자광은 빠지더라도 이 임사홍은 절대로 안 빠진다. 빠질 수가 없다. 연산군을 왜곡해서 표현하는 매체물에는 이 임사홍이 빠지면 스토리 전개 자체가 안 된다. 마치 유비, 제갈공명 없는 삼국지연의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임사홍은 갑자사화의 주연은 커녕 조역도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1506년 기록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검토해 보면 된다. 갑자사화의 주연과 연출은 모두 연산군 이융 그 자신뿐이다.

2.3 갑자사화의 주동자인가?

여러 모로 보건데 연산군은 이미 갑자사화 이전에 자신의 어머니가 참소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 것은 더 오래 전이었다. 게다가 임사홍이 사림에 의해서 집중 포화를 받아서 정치판을 뒤엎어버리려고 연산을 충동질 했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임사홍을 배척한 사람들은 대간을 기반으로 한 사림이지만, 옥사가 발생할 경우 희생자가 되는 사람들은 폐비 윤씨의 사사를 결정했던 재상들 이른바 훈구 세력들이다. 근데 이 사람들은 임사홍이 탄핵을 받을 때마다 임사홍을 변호해 주던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라도 임사홍이 연산의 복수극을 충동질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단지 자신이 연산의 눈에 들어 재기용되고 싶은 욕망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1차 폐비 시도 때에는 제가 막았지만 2차 땐 제가 유배 중이었으니 못 막았던 것이고 재상들이 저처럼만 했으면 그렇게 안 됐을 텐데 라면서

근데 웃긴 사실은 흔히 갑자사화를 설명하는 임사홍이 미복 차림으로 자신의 집에 찾아온 연산군에게 폐비 윤씨의 이야기를 알리는 이야기가 실록에 적혀 있기는 헌데 그 적혀 있는 시기는 갑자사화가 일어난지 2년 뒤인 연산 12월 4월 17일 자에 나오며, 가장 큰 문제는 사관이 임사홍 집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즉 저 이야기는 창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또한 그가 딱히 갑자사화 과정에서 무슨 악행을 저지르거나 연산군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극악무도한 악행을 자행하지는 않았다. 무오사화의 주인공이라고도 불리는 유자광과는 달리 임사홍은 갑자사화 과정에서 딱히 한일이 없다. 즉 임사홍이 갑자사화의 주동자라는 말은 굉장히 지나친 억측이라 할 수 있겠다.

2.4 그외

글씨를 특히 잘 썼는데, 촉체(蜀體)를 잘 썼고 특히 초서와 해서, 행서 중에는 해서에 뛰어났다.

글씨는 금천의 노사신 신도비명, 양주의 박중선[8], 광주 이계손 묘비명[9], 광주 한확 묘비명, 서거정 묘비명, 연천의 영원부원군 윤호 묘비명 등이 있다.

임사홍의 셋째 아들 임희재가 유명한데 어릴때부터 엄청난 천재로 15살 애가 소과에서 진사시의 1등을 하고(1486년 9월 15일)[10] 2년 뒤에는 대과 초시에도 합격한다. 이를 두고 신하들은 아빠 임사홍의 권력을 이용한 부정시험이라고 비난했지만 임사홍은 임희재가 초시합격할때 귀양가있다가 직첩도 반년전(1486년 3월)즘에 돌려받은 상황이었고 전방위로 까이던 사람이었는데 부정시험을 할만한 처지가 아니였다. 훗날 무오사회때 이목에게 쓴 편지로 아버지와 같이 국문을 받고 훗날 갑자사화때는 무오사화때 일 때문에 다시 국문을 받다가 대나무에 연산군을 비판하는 시를 쓴게 들통나서 능지처참을 당했다.

  • 아들이 죽었을때 중종실록의 사관의 평에 의하면 연산군이 이 일로 자신에 대하여 원한을 가지는 거 아닌가하여 임사홍을 감시했더니 되려 잔치를 벌이고 있었기에 마음을 놓았다는 기록이 있다. 다만 그냥 임숭재가 장녹수와 간통을 했다는[11]선배 김일손이 그런것 처럼 사실상 찌라시에 가까운 내용이다. 고우영은 만화에서는 이를 각색해서 임사홍이 죽은 아들을 호적에서 파내 모른척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덧붙여 그리기도 했다.

2.5 대중 매체에서의 등장

대중 매체로 인한 잘못된 역사 인식 전파로 인해서, 가장 억울하게 왜곡되고 곡해된 인물의 한 명이다.

한명회에서는 안병경이 연기했다.

왕과 비에서는 임혁이 연기했다. 유자광과 죽이 잘 맞는 인물로 등장. 그러다가 이 드라마의 막둘 에피소드인 중종반정때 죽는다.(마지막 에피소드는 연산군의 죽음)

고우영의 연산군에선 눈치는 빠르지만 돈에 환장한 간신배로, 신동우의 한국사 만화에선 부정축재 및 무고 고발로 승진을 거듭한 간신으로 그리는 게 많았다.

어째서인지 돌아온 영웅 홍길동에서 중간보스급 악역으로 등장한다. 흠많무. 아무래도 홍길동전의 원본이라 할 수 있던 실존 도적 홍길동이 연산군 시대의 인물이었기 때문인 듯 하다.

드라마 대장금에서는 언급만으로 등장. 중종 반정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임사홍을 때려잡자고 그의 집으로 몰려가는데, 강덕구가 임사홍의 집에 배달한 술값을 아직 안 받았다는 것을 떠올리고 "임사홍이는 내 술값을 다오!"라고 절규하며 같이 몰려가서 돈 될 만한 가재도구를 챙겨 나온다.

드라마 장녹수에서는 원조 사망전대 이영후가 임사홍 역을 맡아 훌륭한 천하의 개쌍놈 간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산군이 임사홍의 집에 놀러와서 술을 마시다가 임희재가 연산군을 진시황에 비유한 시를 연산군이 보고 격분하여 임희재를 죽인 것으로 그려진게 대표적. 압권은 모든 신료들이 임희재의 목숨만은 살릴 것을 간하였고, 연산군 조차 살려주려고 하였는데 오히려 아버지인 임사홍이 연산군에게 아첨하기 위해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여(...)

연산군이 "그래? 그럼 죽여주지. 뭐." 해서 임희재는 참수형을 당하고 만다. 연산군이 사냥하다가 백성들의 민가가 보이자 돌아가려 하였으나 금표를 세워 백성들을 쫓아내고 백성들의 땅을 뺐어 사냥을 계속 하라고 아첨하는 장면과 위에 언급한 대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이 압권.

43회

#19 숲길
몰이꾼들이 사냥감을 몰고 있다. 그뒤를 따르는 말위의 연산과 임사홍

해설 : 갑자사화의 광풍이 거세게 몰아친후 연산은 매일같이 임사홍을 대동하고 사냥에 몰두했다. 아직도 피에 굶주렸음인가. 조회와 경연은 폐하다 싶이하고 연산은 사냥터에서 밤을 세우기가 일쑤였다.

임 : 뭣들하느냐, 어서 노루를 몰지않고.
앞에서 우왕좌왕 하는 몰이꾼들. 금부당상이 달려온다.
연산 : 무슨 일이냐.
금부 : 황공하옵나이다 전하, 더는 앞으로 나아가실 수가 없사옵니다.
임 : 나아갈 수가 없다니.
금부 : 개울건너는 전답이 가로막고 있사옵니다.
임 : 이런 고약한 일이 있나. 이세상 천지에 전하의 땅이 아닌것이 없거늘.
금부 : 백성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중이오라.
연산 : 알았다. 그만 돌아가자.
말머리 돌리는 연산
임 : 전하, 아니되십니다.
연산 : ...
임 : 천하가 전하의 소유이옵니다. 전하께옵서 민가를 만나 사냥을 거두고 돌아가셨다 하시오면 천한 백성들이 전하의 은전을 기리기 보다는 전하를 업수히 볼 것이옵니다.
연산 : ...
임 : 군주의 위엄을 바로 세우시옵 소서, 전하.
연산 : 나더러 어찌하란 말이오 활치웅.
임 : 지금 당장 민가를 철거하고 사냥을 계속 하심이 옳은줄 아옵니다. 그리하셔야 만백성이 전하를 두렵게 여길 것이옵니다.
연산 : ...
임 : 뭘 보고 섰느냐, 지금 당장 사방 십리안에 있는 민가를 철거하고 금표를 세워 백성들의 출입을 막도록 하라.
금부 : ...
임 : 어서 거행치 못하겠느냐.
금부 : 예, 대감.
달려가는 금부당상과 군졸들.

#20 숲 근처의 마을
군졸들이 달려와 집집마다 사람들을 끌어낸다. 아수라장.

해설 : 금표라고 했다. 임금의 사냥을 위해서 멀쩡한 전답을 폐하고 백성을 강제로 이주 시킨다음 그곳에 금표를 세웠다.

숲속에서 꿩 한마리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활을 당기는 연산. 꿩이 맞고 떨어진다. 환성이 터지고 뒤따르던 기생들이 “지화”를 먹인다. 자원이 화살 맞은 꿩을 받아가지고 온다.
자원 : 명중이옵니다 전하.
임 : 전하께서는 천하 제일의
명궁이시옵니다.
연산 : ...
웃지않는 연산. 말없이 멀머리를 돌려간다.
44회

#19 동. 안방 (밤)
휘숙 : 오늘밤에는 꼭 주상전하께 말씀을
드릴것입니다.
임승재: 그만 두시라니까요. 나는 장안원
제조로 만족입니다.
휘숙 : 평생 기생 뒷바라지나 하시면서
보내실 겁니까.
임승재: 벼슬이 높아지면 뭘합니까.
골치나 아프지요.
휘숙 : 사내 대장부가 야심도
없으십니까.
임승재: 야심이라구요? 그게 사람잡는
독약인걸 모르십니까. 내 동생을
보세요. 그놈의 야심이 희재를
망친겁니다.
휘숙 : 참 딱두 하십니다. 내가 누굴
위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대요.

잔소리 늘어놓는 휘숙.
찡그리며 돌아 앉는 숭재.

해설 : 희재란 임사홍의 셋째 아들을
말함이다. 김종직의 문하로써
무오사화때 화를 입고 귀양을 가
있는 터였다. 그런데 그날 밤
임사홍은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되고마는 사건에 휘말려
들었으니..

#20 임의 사랑채 마당 (밤)
사냥한 금수를 나르는 덕준과 종복들. 안에서 웃음소리.

#21 동. 사랑방 (밤)
마시는 연산.
임 : 과연 전하께옵서는 천하의 영웅이시옵니다. 저 많은 노루와 꿩을 전하 혼자서 잡으셨다니 그저 소인은 입이 쩍 벌어질 뿐이옵니다.
연산 : 활치옹, 내가 백발백중,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비결이 뭔지 아시오.
임 : 무엇이옵니까 전하. 이 늙은이 에게도 한수 가르쳐 주시옵소서.
연산 : 나는 노루를 노루로 보지를 않아요. (바싹 앉으며) 시위를 당길때마다 할마마마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임 : (찔끔)
연산 : 저건 노루가 아니라 할마마마다 하고 시위를 놓으면 영락없이 명중을 한다 그말입니다. (웃는)
임 : (웃으며) 그렇사옵니까, 전하.
연산 : 또 하나...
임 : (긴장)
연산 : 그래도 집중이 안되면 이번엔 진성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임 : (질겁하는)
연산 : 그러면 백발백중입니다. (웃고는) 가끔 흥이깨지면 대신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리지요. 내 표적이 되어 벌벌 떨고있는 그 구역질나는 얼굴들을 보고 있으면 화살이 저절로 날아가 명중을 한다니까요. 허나 염려마시오. 한번도 활치옹의 얼굴은 표적으로 삼지를 않았으니.
임 :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전하.
웃는 임.
연산 : 활치옹, 먹과 붓을 가져오세요. 내 이 마음을 시로 옮겨야겠어요 그 시를 활치옹에게 주리다.
임 : 부디 명문을 남기셔야 합니다. 죽는날까지 벽에 걸어놓고 조석으로 마음에 새겨두었다가 가보로써 전할것이옵니다.
연산 : 그러시구려. (웃더니 벽을 본다)...
문득 족자에 머무는 연산의 시선. 웃고 있던 임이 문득 긴장한다.
연산 : 명필이로다. 저 족자의 글씨는 누구의 것이요.
임 : 황공하오나... 소신의 셋째 아들 놈이 쓴것이옵니다.
연산 : 셋째 아들이라니오. 활치옹에게 아들 하나가 또 있으셨소.
임 : (울먹이며) 전하, 소신이 자식 농사를 진즉에 망쳤사옵니다. 셋째가 어려서 명석하여 글공부를 좀 시켰더니 이놈이 어리석게도 김종직의 문하가 되었습니다.
연산 : (족자 가까이 보더니) 희재라...아, 생각이 납니다. 무오년에 파직당하고 부처된 임희재가 활치옹의 아들이구려.
임 : 전하를 뵈올 면목이 없사옵나이다.
연산 : 내가 너무 무심했소. 진즉에 풀어주어야 했을 것을 (유심히 보더니) 과연 명필이요. 무어라 썼는지..
눈으로 읽는다.
임 : (당황해서) 전하 제 아들놈 일은 그만 잊으시고.
연산 : ...(들고 있던 술잔을 탁 놓는다)
임 : ...
연산 : ... (부르르 떨더니) 조순 종요이면 자태평인데 진황하사 고창생이라.. (신음)
임 : (벌떡 일어나 부복하며) 전하 소신을 죽어 주시옵소서.
연산 : ...
눈이 뒤집힐 지경이다. 족자의 시.

해설 : 임희재가 남긴 시의 내용은 연산의 폭정을 비유한것이었다. 요순을 본받으면 저절로 태평할 것인데 진시황은 무슨 일로 백성을 괴롭혔는지. 재앙이 집안에서 일이 난줄도 모르고 공연히 오랑캐를 막으려고 만리장성을 쌓았구나.

임 : 전하.

#22 동 사랑채 마당 (밤)
여기저기서 음식을 먹고 있는 내관들과 금부당상. 연산이 나온다. 맨발로 따라나오는 임.
임 : 전하, 전하.
연산 간다. 급히 따르는 내관들.
임 : 전하 이 늙은이를 죽여주시옵소서.
땅바닥에 머리를 찧는다.

#23 동 대문앞 (밤)
산위에 오르는 연산. 달려간다. 썰물이 빠지듯 군졸과 내관이 빠져나간 썰렁한 대문 앞.

#24 임의 안방 (밤)
임 : 도대체 누가 그 족자를 사랑에다 내다 걸었느냐.
임승재: ...
임 : 네 짓이냐.
임승재: 아버지께서 희재의 글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임 : 너는 글을 읽을 줄도 모른단 말이냐.
임승재: ...
임 : 장차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
현숙 : 설마하니 주상전하께서 벌을내리시기야 하겠습니까.
임 : 주상전하를 진시황에 비유를 했어요. 그러고도 어찌 살아남기를 바라겠어요.
현숙 : 저희가 주상께 용서를 빌어 보겠습니다.
임 : 아닙니다. 아녜요. 그래서 해결 될일이 아닙니다.

#25 편전
부복한 유순, 허침, 박승질, 허감, 임사홍 등
연산 : 가져 오시었소?
신수근: 예 전하.
복사한 임희재의 시를 받친다.
연산 : 이게 무언지 아십니까. 아직도 조정 안에 김종직의 잔당이 남아 있음이요.
모두 말이 없다.
연산 : 무오년과 갑자년의 숙청을 거치고도 종묘사직을 위협하는 무리들이 남아있어서 임금인 나를 능멸하고 역모를 꾸미고 있음이 아닙니까. 도대체 경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유순 : ...
연산 : 말씀들을 해보세요.
유순 : 전하, 한낱 유생의 시한수를 두고 전하께옵서 심려하실 일이 아닌 줄 아옵니다.
연산 : (시를 흔들며) 나를 진시황에 비유하고 있어요.. 내가 비록 요순은 못된다고 하나 선정을 베풀려고 애를 쓰고 있음을 모르십니까.
유순 : 전하 임희재를 엄히 단죄하심이 옳을 줄 아옵니다.
연산 : ...
박승질: 전하께옵서는 임희재의 시가 어째서 전하를 가르치고 있음 이라고 생각하시옵니까. 전하를 시황에 비유함은 천부당 만부당 하온 일이옵니다.
연산 : 으음..
김감 : 그러하옵니다. 노여움을 푸시는 것이 옳을 듯 하옵니다.
연산 : (임을 힐끔 보며) 좋습니다. 임희재를 변방에 부처하는 것으로 이일은 덮어두겠습니다.
임 : 아니되옵니다, 전하.
모두 놀래서 임 본다.
임 : 임희재의 젊은 혈기를 엄히 다스리지 않으시오면 전하의 위엄이 바로 서지를 않사옵니다.
연산 : ...
임 : 일벌백계로서 임희재를 다스리셔야 후환이 없을 것이옵니다.
연산 : 그렇다면.. 임희재를 죽이라 그말씀이시오.
임 : ...
연산 : 대답을 해보시요.
임 : 전하.
허침 : 전하, 임희재는 병판의 자식이옵니다. 병판이 자식을 벌주기를 청하는 것은 부모된 죄가 아니겠사옵니까. 임희재를 벌주심은 선정이 아닐 것이옵니다.
연산 : 내가 병판대감에게 묻고있어요.
허침 : 전하.
연산 : 도승지는 들으시오. 임희재를 엄히 추문한 연후에 그 죄상에 벌을 주되 반드시 참하도록 하시오.
허침 : 전하.
연산 나가 버린다.
임 : ...
쑤근거린다.
허침 : 대감.
임 : ...
허침 : 저희가 나서보겠습니다. 설마하니 전하께옵서.
임 : 아닙니다.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허침 : ...
임 : 죄를 지었으니 죄값을 받아야지요.
만만히 나가버리는 임사홍. 모두 어이없어 바라본다.

#26 길
힘거에 실려가는 임희재.

해설 : 임희재는 아버지를 잘못 둔 죄로 죽었다. 임사홍의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들을 자청해서 죽였다하여 웃음꺼리가 되었으나, (후략)

왕과 나에서는 임병기가 연기했다. 참고로 임병기씨는 연산군 대의 간신트리오 신수근, 유자광, 임사홍을 모두 연기.

2015년 영화 간신에서는 배우 천호진이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였다. 그야말로 권력에 미친 간신. 그러면서도 연산군에게는 벌벌 기어야 하는 안습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때문에 죽은 아내의 피묻은 적삼을 폐비 윤씨의 것으로 속여 갑자사화를 일으키고 권력을 잡는다. 중종반정이 일어나고 연산군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부지런히 연산군을 찾는다. 물론 연산군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잡아 공신이 되려고... 거짓 초패를 받고 부랴부랴 입궐하다가 박원종 일당 장사패-이심 이라는 역사(力士)가 지휘하는 장사패들에게 살해당한다.
  1. 조수걸이 임사홍에게 내린 작위이다.
  2. 자칭 왕호(王號).
  3. 이로 인해 야사에서는 임사홍이 연산군과 폐비 윤씨의 어머니 신씨를 만나게 해 주는 주역으로 등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임사홍이 연산군에 의해 복직하기 이전부터 연산군은 신씨를 알고 있었고, 무오사화 당시에 처벌받은 이들의 몰수한 재산과 집을 신씨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다.
  4. 예전에는 흙비 즉 '토우(土雨)'라고 불렀다.
  5. 임숭재는 연산군의 매부 관계.
  6. 참고로 왕조실록에는 그가 숭록대부와 지중추부사에 올랐다고 되어 있으나 이상하게 묘비명은 정헌대부 이조판서로 되어 있다. 이조판서 뒤로도 다시 병조판서와 좌우참찬을 지내고 지중추가 됐으니 그마저도 최종 벼슬이 아니었다.
  7. 신수근도 (후에 복권되기는 했지만)비슷한 신세였다. 입궐 중에 장사 이심(李深)에 의해 수각교(水閣橋)에서 살해 당한 것. 신수근의 시종(侍從)도 몸으로 막다가 함께 죽음을 당했다.
  8. 중종반정 공신 박원종의 아버지이다.
  9. 사육신 이개의 삼촌인데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살아남았다. 이산해의 5대조가 된다.
  10.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생원시 수석이 김일손이다
  11. 드라마 장녹수 에선 장녹수가 입궁 전 임숭재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