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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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소설의 작중 현실을 누가 어떤 각도에서 묘사하는가 하는 것. 시점에 따라서 효과가 여러가지로 나누어진다.

2 시점 전환

프로소설가도 한 소설 내에서 시점을 바꿔가며 쓰는 경우가 있다.[1] 인물별로 1인칭 시점을 돌아가며 쓰는게 아니라 1인칭이었다 전지적 시점이었다 다시 1인칭으로 돌아오는 등 소설가 쓰기 나름이다. 특히나 대중성과 독창성이 중요시되는 요즘은 이런 틀의 파괴가 중요시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뉴메타라서 인칭 자체에 대한 이해가 적은 초보에게 추천되지는 않는다.

초보 작가가 시점 전환을 실수하다보면 분명히 문체는 1인칭인데 전지적으로 등장인물이 자연스럽게 독심술을 써대는 막장스러운 사태가 가끔 벌어진다. 그렇지만 시점 전환에서의 실수는 독심술보다는 보통 독자가 받아들이기 힘든 문장 구조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3 시점의 종류

소설의 시점에는 4가지가 있다.

1. 1인칭 주인공 시점
2. 1인칭 관찰자 시점
3. 3인칭 관찰자 시점
4. 전지적 작가 시점

3.1 1인칭

화자인 "나"가 주어가 되어 소설의 문장을 풀어낸다.

양대 1인칭 시점은 모두 "화자가 이야기를 자신의 주관에 따라 왜곡할 수 있다."는 서술 트릭을 가지고 있다. 초보 작가가 실수를 하면 가끔 1인칭 시점인데 독심술도 쓸 줄 모르는 주인공이나 관찰자가 상대의 마음을 읽어서 내면 묘사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 실수는 제쳐두더라도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이 되면 퇴폐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자기에 대해 객관적인 묘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신의 상황을 정당화하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신은 물론 독자까지 납득시키기도 한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그닥 나쁘지 않은 기법인 것이, 이렇게 자기 자신을 판단할 수 없는 어리석은 주인공을 보여주고 그의 극단적인 결말을 보여주었을 때 독자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주인공에게 잔뜩 감정이입을 했다가 충격을 받고 책을 덮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

여기에 서술 트릭까지 넣어서 작중에 나오고 있던 인과관계를 뒤틀어버리가도 하면 충격과 공포와 함께 카타르시스가 뒤따르기 때문에 잘 쓰기만 한다면, 어디까지나 잘 쓰기만 한다면 괜찮은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스릴러나 추리, 혹은 그 둘을 결합한 장르가 대체로 이런 식이다. 고전적인 서술기법에서 탈피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어떤 시점에 와서는 이게 클리셰가 된 경향도 있어 식상하게 보일 우려도 있지만 말이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처럼 화자의 심리를 이용해 독특한 상황묘사를 보여준 경우도 있다. 참고로 엔더의 게임으로 대히트를 친 오슨 스콧 카드가 쓴 작법서 '캐릭터 공작소'에서도 1인칭은 어렵다는 식으로 조언이 나온다. 유명 작가가 이런 말을 할 정도이니 어지간한 필력으로는 시도조차 안하는게 좋다.

초보 작가가 하는 또 다른 실수로는 '나'라는 인칭대명사를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다. 이건 1인칭 시점이라 굳이 화자인 '나'를 지칭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인데, 명백하게 잘못된 논리이다. 일단 '주어'가 없으면 문장 성립 자체가 안 되는데, 화자가 자기 자신을 주어로 지칭해서 서술해야 할 때가 의외로 많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초보 작가들이 쓸데 없이 '나'를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시키는 경우가 아예 써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와전되거나, 1인칭 시점과 일기를 동일시해서 '나'를 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경우다. 일기와 1인칭 시점의 소설을 동일시하는 건 크게 잘못된 인식이다.

화자의 일기나 기록문 등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라이트 노벨 등에서 굉장히 자주 보이는 시점이라 만만하게 보기 쉽지만 사실 1인칭 시점의 소설은 쓰기 까다롭다. 단편 소설은 그나마 낫지만 장편 소설에서 쓰기엔 정말 어렵다.[2]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나'로 고정되기 때문이다. 프레임이 좁으면 전지적 시점 소설에 비해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의 감정선 묘사, 극적 아이러니[3][4] 조성이 어려워진다. 더불어 화자에게 작가가 투영되어 고유의 개성이 희석될 우려까지 있다. 서술 트릭을 쓰기 좋다는 장점이 있으나, 역시 초보 작가가 다룰 시점은 아닌 것이다.

숱한 라이트 노벨들에서 1인칭 시점이 자주 보이는 이유는 대체로 '화자에 대한 독자의 동일시가 쉽기' 때문인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1인칭 시점을 쓰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화자(주인공)의 개성이 강하면 독자의 동일시가 어려워져, 앞서 들었던 이유가 퇴색되므로 주인공은 자연히 평범해진다. 그런데 주인공이 평범해지면 주인공의 매력은 물론이고 이야기의 추진력도 떨어진다. 즉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 서술한 1인칭 시점들의 단점들이 겹쳐져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난점을 적절히 극복한 1인칭 시점의 캐릭터로는 셜록 홈즈 시리즈존 왓슨이 있다. 왓슨은 개성 넘치는 주인공 홈즈를 관찰하는, 평범하고 친숙한 화자이다[5]. 기본적으로 추리 소설은 특성상 프레임이 좁은 것이 재미를 주기 유용한 만큼, 1인칭 시점을 선택한 것은 작가의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다. 요컨대 1인칭 시점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며, 다만 이야기의 성격을 많이 타는, 다루기 까다로운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게임에서는 90년대 초반 울펜슈타인 3D가 나온 이후로 매우 즐겨 쓰이지만,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파운드 푸티지와 같은 핸드헬드 기법을 쓴 작품을 1인칭 관찰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카메라맨은 영상작품에 끼어들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기법을 쓰더라도 1인칭 시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런 것이 아닌 진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기용한 영화로 하드코어 헨리가 있다.

3.1.1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인공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 시점의 경우 서술자(=주인공)의 심리 서술이 두드러진다. 이를 극대화한 기법이 바로 의식의 흐름 기법. 주인공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그대로 서술하는 방식이다. 다만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을 그대로 얘기해 버리기 때문에 독자의 상상력이 제한되는 편이다. 대표작은 바로 이상날개.

3.1.1.1 예시

3.1.2 1인칭 관찰자 시점

서술자가 자신이 보는 주인공을 관찰하여 이야기 한다.
서술자는 관찰자 이상의 역할은 하지 않으며, 사건의 중심은 주인공이 된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 또한 이 케이스. 주인공의 생각을 독자가 추측하는 것이 재미인 작품은 이 시점을 차용하곤 한다.

최근 드라마에서도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나타나고 있다. '왔다 장보리!'에서 장비단이 1인칭 관찰자 역할을 하고 있다.

3.1.2.1 예시

3.2 3인칭

3.2.1 3인칭 관찰자 시점

작가가 주관을 배제하고 외부 관찰자의 시점에서 사건을 서술한다. 인물의 내면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건만을 서술한다.

3.2.1.1 예시

3.2.2 전지적 작가 시점

작가가 외부 관찰자의 시점에서 사건을 서술하는데, 3인칭 관찰자 시점과의 차이는 인물의 내면까지 파악하여 서술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작가가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로서 모든 등장인물의 심리와 감정, 생각 따위를 꿰뚫고 있으며, 캐릭터의 등장과 출입, 상황의 파악 따위가 쉽기 때문에 비교적 서술하기 쉬운 시점이다.

만약 이 설명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일반적인 영화를 생각하면 쉽다. 당신은 영화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 당신이 어떠한 시간적&공간적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영화의 내용이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면, 당신이 초능력자여서 영화의 등장인물을 지긋이 보면 그 등장인물의 모든 것, 신상, 생각, 성격, 목적 따위가 보인다고 생각해 보자. 이것이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스토리 안에서 아예 작가의 자리 자체가 없는 시점이기에, '작가'를 나타내거나 묘사하는 문장이 아예 없다. 게다가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떠한 상황에 빠진 등장인물이라도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주인공이 길을 가다 갑자기 튀어나온 괴물에게 통채로 잡아먹힌다고 하자. 그리고 잡아먹히자마자 기절해버린다고 하자. 1인칭 관찰자나 주인공 시점은 단지 그때의 상황을 추측하거나 상상해서 기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은, 괴물의 위에 여주인공이 기절한 채로 도착해 어떤 일을 겪는지 완벽하게 서술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서술하는 상황의 폭이 넓고 묘사도 세세하게 할 수 있어 난이도가 대폭 하락한다.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것도 있다. 사실 초점화라는 개념과 얽힌 내용인데 이 시점은 전지적 작가의 시점 중에서 특정 인물의 내면만 드러나도록 서술한 것만을 지칭한다. 주인공 한 명의 내면만을 서술한다고 해도 어쨌든 전지적 작가 시점이니 시험에 나올때 다른 시점을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수능 기출에 관련 문제가 나온 적이 있다. 한국 문학에서 대표적인 작품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다.

거의 모든 드라마, 영화가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작가가 등장인물을 사실상 만들기 때문이다.

3.2.2.1 예시

3.3 2인칭

시험에는 나오지 않지만 알아두면 흥미로운 시점으로 2인칭 시점이 있다. '너' 또는 '당신'이 주체. 게임북이나 메뉴얼, 노래 가사 등 독자를 이입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2인칭 시점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둠 시리즈의 스토리나 Undertale의 다이얼로그 박스의 중립 서술은 2인칭 시점이다. [7]

소설에서도 실험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너'로 지칭되는 대상을 결정하는 문제가 생긴다. 작품 속의 등장인물을 '너'로 설정할 경우 주어가 '너'인 관찰자 시점, 과거 회상, 또는 서간체가 되며, 독자를 '너'로 설정할 경우 제4의 벽을 허물게 된다. 작품이 이중 구조를 띄고 있을 경우 서술 트릭이나 메타픽션이 될 수도 있는 등 상황에 따라 복잡해진다. 때문에 소설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으며 특별한 연출로 받아들여진다. '너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 정이현의 '1979년생'이나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등이 2인칭 소설. 편지의 형식을 빌리는 서간체 소설 중에도 일종의 2인칭 시점으로 된 것이 있다. 초대박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엄마를 부탁해의 1챕터도 2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무협작가 진산의 단편 중 잠자는 꽃 역시 2인칭으로 쓰여져 있다.

한국에선 주로 여성 작가의 시점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머드 게임이 현역이던 시절에는 시청각적인 효과가 전무하여 텍스트로 모든 것을 서술하는 게임 장르라는 특수성 덕에 2인칭이 보편적이었으며[8] 1인칭은 꽤 드물었고(예: 나는 동쪽으로 갔다. 슬라임이 나를 공격한다!), 3인칭은 아예 없었다. 현대의 시각화된 게임에서는 당연히 1인칭과 3인칭 시점만 표현 가능[9]하다는 것을 보면 특이한 케이스이다.

3.4 기타

완자가 5번째 시점을 10년째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1. 대표적인 작품이 오상원의 유예
  2.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3. 독자나 관객은 알지만 인물은 알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건 앨프리드 히치콕이 역설한, 서스펜스의 기본이다.
  4. 만약 1인칭 시점에서 극적 아이러니를 조성하려면, 화자가 자신이 받아들인 정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만큼 좀 어리석어야 한다. 이래저래 어렵다.
  5. 즉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더불어 왓슨은 작가의 페르소나이기도 하다.
  6. 주인공 다움이의 시점 부분을 의미한다.
  7. Undertale에서는 특정 스토리 루트로 갈 경우 점점 다이얼로그 박스의 서술이 ''를 주어로 쓰기 시작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1인칭 서술이 많아진다.
  8. 예시: "당신은 동쪽으로 갔다. 슬라임이 당신을 공격한다! 슬라임이 당신의 피부를 살짝 녹였다.(-4) 당신은 얼어붙은 폭풍을 날려 슬라임을 박살냈다.(-157) 슬라임이 죽었다. 당신은 300의 경험치와 100의 골드를 얻었다."
  9. 텍스트를 이용한 서술로는 당연히 위의 언더테일처럼 쉽게 표현 가능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도저히 이걸 표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