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제일주의

1 소개

적절한 예시

픽션에서 주먹을 최고로 놓는 경향. 이와 비슷한 경향으로는 도검제일주의가 있다.

2 대중문화 속 주먹제일주의

여기서 한 발짝 나가기만 해도, 방아쇠 하나만 건드리면 상대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지.
버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몇 명쯤 한꺼번에 산산조각 낼 수 있어.
세계는 그야말로, 효율좋은 폭력의 온퍼레이드다.

하지만 말야...
돌도끼로 때리고, 검으로 베고, 총으로 쏘고, 마술로 저주를 걸며, 미사일을 조준해가며 싸우게 되어서조차,
어째서인지 한 발짝도 진화하지 못한 채 눌러앉은 갈망이 있단 말이지.
맨손. 1대 1. 종족조차 넘어서 이 두 규칙에 매달리는 구제불능의 바보들.
그래, 피가 보고 싶은 게 아니야. 유사 이래 수컷들은, 불치의 병에 걸려 있을 뿐이라고.

[맨손싸움 최강]이라는 병에...!

<혈계전선>, <권객의 에덴>편 중에서

2.1 주먹은 킹왕짱이다?

배틀물이나 일부 무술만화의 경우 오랫동안 도술을 익힌 사람이 총이나 각종 무기로 무장한 사람을 무찌르고 제압하면서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총을 별로 안 쓰는 문화권에서 돋보이는데 일본이나 중국 쪽 대중매체를 보면 총알을 피하거나 총기로 무장한 여러 명의 적을 간단히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격투가가 군대나 국가도 전멸시켜버릴 정도로 초강력한 최종병기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주먹으로 칼날을 부러뜨리는것은 예사고 탱크등의 중장비를 깡통처럼 우그러뜨리기까지 한다. 이런 작품들은 인간의 몸을 극한까지 단련하면 모든 무기를 이길수 있다는 억지 설정을 기본적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

2.2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복싱이랑 우슈가 싸우면 누가 이기지?" / "그야 당연히 총든 놈이 이기겠죠" - (영화)바르게 살자

도검제일주의 항목에서도 나와있듯이 총이 최고다. 당연히 주먹은 칼에게도 밀린다(심지어 같은 신체부위인 에게도 발릴 뿐만 아니라 위력도 약하다!). 심지어 가진거라곤 주먹이 전부였던 원시인조차도 그냥 주먹쥐고 싸운게 아니라 주먹도끼 정도는 들고 싸웠다. 괜히 인류가 둔기 도검 총 의 테크를 탄것이 아니다. 그만큼 장점이 있으니까 이렇게 된 것이다. 게다가 주먹은 인체의 한계라는 특성상 다른 도검이나 활보다도 사정거리가 밀리게 됨으로써 쉽게 밀리게 된다.

게다가 저들 무기의 강도를 생각하면 아무 무장 안한 인간은 칼이나 활에 썰려나갈 수밖에 없다. 당장 인간의 살점은 문구점에서 구할 수 있는 커터칼에도 잘려나간다. 수십년간 몸을 단련한 격투가의 투지 이런거 없다.(...) 인간이 주먹을 얼마나 단련했건간에 날아드는 총알이나 도검을 막는것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도검제일주의 항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 위의 주먹, 칼, 활은 엄청난 수련을 요구한다. 적어도 제대로 된 교육자에게 개인 교습을 받으며 1년은 수련해야 제대로 싸워볼 수 있다. 하지만 총은 별로 훈련에 그렇게 힘이 많이 들어가지도 않고 단체로도 훈련이 가능하다. 당장 우리나라의 논산 훈련소만 가봐도 알 수 있다. 1년은 커녕 십몇분의 교육만으로 뭐 명사수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조준과 사격 및 재장전 정도는 얼추 가능한 충분한 인마살상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면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장전 시간도 더럽게 오래 걸리고, 명중률도 활보다 떨어지는 데다가 관리하기도 까다로운 원시적인 화승총 등의 총기가 활, 쇠뇌 따위를 밀어내고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시민 혁명을 거치면서 징병제도 시행되고 누구나 보병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총기의 존재는 일단 군대의 규모 자체를 바꿔버렸다. 어째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주먹이나 창검이 아닌 총기를 쓰게 되기 시작했을때 터졌는지를 생각해보자.

심지어 중국의 유명한 무협소설 작가인 양우생도 총의 등장을 근거로 들며 아래와 같이 이 주먹제일주의를 비판하였다.

근대에 접어들면 이미 총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 작품 속의 인물들도 어찌할 수 없다. 총알이 안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정말 믿는가? 경공이 제아무리 뛰어나도 총알보다 빠를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근대 이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을 수 없다. 삼는다 해도 황당하고 엉터리가 되기밖에 더하겠는가?

[1]

2.3 격투의 주먹

주먹은 사실 격투에 적합한 부위도 아니다. 주먹은 전반적으로 보아 인체에서도 그다지 튼튼한 축에 드는 부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손은 작고 정밀한 손뼈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먹을 쥔다고 한들 특별히 튼튼해지지 않고 이런 걸로 물건을 쳐대면 쉽게 망가질 수 있다. 심지어 재수가 없으면 이마와 부딪쳐도 망가질 수 있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서. 그 만큼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체부위다. 거의 장기 수준급. 예를 들어 발을 다친 사람과 손을 다친 사람이 있는데 발을 다친 사람은 걷는거 빼고는 일상 생활,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을 해낼수 있지만, 손을 다쳤다면 걷거나 뛰는 것(...)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이 굉장히 불편해진다.

글러브 같은 보호구 없이 주먹질을 하는 것은 격투가들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고대 무술에서는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먹보다 오히려 손바닥, 장타를 선호하는 무술도 있다. 그리고 주먹을 될 수 있으면 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술이 그래플링 계열의 매치고 다리걸기를 하는 무술이다.

2.4 그러면 왜?

그럼에도 창작물에서 주먹제일주의가 존재하는 까닭은 역으로 그 주먹의 비현실성 때문이다.

상술했듯 주먹은 아주 오랫동안 수련한 무술의 주무기라 볼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를 입증할수 있는 수단으로 보여주기 쉽다. 대부분 이런 경우를 보여주는 매체가 도와 무술을 중요시 여기는 문화권임을 보여주는 것이 이를 대변해준다.

그리고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쓸 만하다. 아무 무기 없이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강력한 무기를 이겨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강력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때문에 서양권 액션물에서도 맨주먹 액션 장면 하나둘 정도씩은 꼭 등장해준다. 다만 서양권에서는 초인물이 아닌한 주먹이 무기를 이기는 비현실적인 묘사는 지양하는 편으로, 주인공과 악역이 들고있던 무기를 버리고 주먹 대 주먹으로 승부를 가리는것이 왕도.

2.5 최후의 무기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무장이고 잃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적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장애인되잖아[2] 권총 항목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게 없으면 그거 가지고 싸워야 한다. 현실적인 주먹의 의의는 대략 이정도선. 또한 요원 암살등의 특정 상황에서 검문을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 가장 유효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현실성이 더해진 작품들의 경우 이렇게 맨손으로 들어간 상황에서도 정말 맨손으로 싸우는 경우는 드물며 오히려 주변 사물을 살펴 무기로 쓸만한 것을 찾아서 쓴다. 흔히 맨손 격투로 잘 알려진 가라테의 경우에도 봉, 톤파 같은 일상의 물건으로 대용이 가능한 무기의 기술도 배운다. 가라테의 배경은 무기를 안 쓰는게 아니라 못 쓰는 상황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호신술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거나 혹은 주변에 있는 사물이 유용하다면 반드시 쓸 것을 강조한다. 첩보물에 나오는 요원 같은 경우도 상대를 뒤에서 급습해서 목을 졸라 제압하거나, 하다 못해 위장 가능한 도구 정도는 챙겨다니지, 적들을 정면에서 주먹으로 때려눕히는 경우는 잘 없다(...).

이렇게 여러 도구를 쓸 수 있다는 포괄적인 측면으로 보면, 즉 주먹=손이라고 본다면, 어쨌든 "냉병기든 총기든 그것을 쥐고 사용하는 건 손이므로 주먹(=손)이 아주 중요한 무기이다."는 명제가 성립하기는 한다. 다만 이건 주먹의 의미를 비유적으로 확장해서 한 말이지, 멀쩡한 총 놔두고 주먹질을 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긴 하지만. 오히려 맨주먹이 있으면 권총이든 소총이든 기관총이든 뭐라도 잡고 싸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무기의 중요성까지 함께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럽다. 무술 등에서 말하는 "권법은 병장기의 어머니"같은 비유는 이런 맥락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권법, 보법 등을 익히는 게 결국 수월하게 무기를 다루거나 더 나은 풋워크를 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맨몸 운동이 무기술의 기초 교양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3]
그렇게 치면 그 손에 명령을 내리는 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뇌에 집어넣을 수 있는 지식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 지식을 넣는 과정에서 책이나 필기구를 드는 건 주먹(손)이다? 루프물

사실 별다른 무기가 없는 원시인도 필요하다면 주먹도끼를 들고 싸웠다(…). 또한, 문명 도래 이후에도 궁여지책으로 짱돌을 던지거나 모래를 뿌린 사람들도 수두룩하게 많았다. 즉 맨주먹을 실제 싸움에 쓰는 상황은 거의 모든 도구를 쓸 수 없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

3 주먹제일주의와 관련된 작품 및 캐릭터

특히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 하늘의 패왕에서는 유다가 150mm 유탄포를 쏘자(...) '그런 구시대의 유물이 이 몸에게 통할 줄 알았더냐!'라고 일갈하면서 라오우가 포탄을 더욱 구시대의 유물인 북두의 권이 담긴 주먹으로 받아치는 장면이 나온다(...).

4 관련 항목

  1. 출처 : <강호를 건너 무협의 숲을 거닐다>, 량셔우쭝 저, 김영수 옮김, 2004년
  2. 물론 굳이 손이 잘려나가는 상황 외에도 부상으로 인해 주먹을 쥘 수 없는 상황 등도 있긴 하다. 물론 그 정도 부상을 당하면 무기를 제대로 다루기는 힘드니까 그게 그거다.
  3. 정작 무기술을 먼저 익히고, 그 무기술의 신체운용을 통하여 체술을 익히는 경우가 더 많다.
  4. 작품 후반에 접어들어갈수록 기승전빌드너클로 흘러가는 탓
  5. 일단 세계관 최강자급인 후린지 하야토막상막하인 요기 오가노스케라는 달인이 칼을 쓰는 이도류고, 그 밖에도 많은 무기 사용자들이 나온다. 총의 경우에도 활약은 그리 크지 않지만 사용하는 달인이 나오긴 하며 주요 등장인물 중엔 총에 맞아 죽은 인물도 있다. 다만 냉병기에 비하면 총은 어지간한 무술가들한테는 "총? 그거 어디 쏠지 예측만 하면 피할 수 있고 급소만 아니면 몇 발 쯤은 맞아도 참을만 함." 수준(...)이라 취급이 좀 안 좋긴 하다.
  6. 정확히는 이매진 브레이커.
  7. 완전한 주먹제일주의는 아니고 봉술을 쓰긴 하지만 대부분 중요한 순간엔 맨손이다. 그렇긴 한데 작품 자체가 적들도 권법을 쓰면서 적당히 밸런스가 맞기때문에 닥치고 주먹이 최고인 만화는 아니다.
  8. 사실 미니건을 잘도 쏴재끼는데 팀 포트리스 2에 나오는 모든 클래스 통틀어서 근거리 화력은 최강이다. 일반 주먹에서 크리티컬이 나간다.그리고 너클을 끼면 데미지가 40%로 줄어든다
  9. 일단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은 원래 잘 훈련받아서 뭐든 잘 다루지만 그 중에서도 서기 계급에 속하는 구성원들은 거의가 파워 피스트 같은 주먹류 무기만 쓴다.
  10. 총기를 쓰지 않는 이유는 '고장날 가능성이 있고 신뢰하기 힘든 기계보다는 절대 고장날리 없고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 인간의 육체를 무기로 삼는 것이 옳다'라고 한다.
  11. 그래봤자 프레토리안 가드들은 투기장에 포로로 잡힌 여성 NCR 레인저의 맨주먹에 맞아 죽었다.
  12. 평상시에는 권총을 쏘는데 사격에 재능이 없다. 스승인 자유의 횃불도 인정했다. 그리고 총알을 다 써버리거나 총을 분실하면 그 옆에 무기가 될만한 걸 들고 싸운다. 그게 칼이든 도끼든 그거라도 들고 휘두른다. 없을 경우 돌로 만들어진 자신의 오른손인 운명의 손으로 냅다 두들겨 팬다. 물론 이 경우는 정말로 무기가 없을때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