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채소)

(향채에서 넘어옴)

파일:Attachment/고수(채소)/coriander.jpg

다른 표기
학명Coriandrum sativum L.
현대 그리스어Κόλιανδρος (koliandhros)
베트남어Rau mùi
이탈리아어coriandolo
영어Coriander
프랑스어Coriande
스페인어Cilantro
중국어香菜 (xiāngcài)
태국어ผักชีฝรั่ง (phak chi)
일본어パクチー (pakuchi-)
터키어Kişniş
페르시아어گشنیز (gishnish)
힌디어धनिया (dhaniyā)

1 개요

미나리목 미나리과 고수속 한해살이풀. 키가 30~60 cm까지 크며, 6-7월쯤에 하얀 꽃이 피고 9-10월쯤에 열매를 맺는다. 코리앤더, 실란트로(芫荽)라고도 불린다. 꽃은 다른 미나리과 식물과 비슷하다.

원산지는 동부 지중해 연안으로 그 역사가 매우 깊다. 미케네 문명에서 선형문자 B로 그 이름이 기록되었는데, 언어학자들이 재구성한 발음은 koriadnon이다. 고전 그리스어로는 koriannon. 이것이 로마에 전해져서 라틴어로 Coriandrum이 되었으며, 여러 유럽어에서 대부분 라틴어 명칭에서 단어를 가져갔다. 스페인어에서는 실란트로(Cilantro)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가 북미에 전해져서 고수의 잎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살짝 바뀌었다. 물론 스페인어 실란트로도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그리스어로 빈대를 가리키는 코리스(Koris)에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우리말에서도 고수를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다.

원산지인 지중해 근처는 물론 동남아시아, 인도 요리, 중국 요리, 멕시코 요리에 잎이나 씨앗이 많이 쓰인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향신채 중 하나지만, 한국인이 적응하기 쉽지 않은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상기 지역들의 현지 요리를 먹을 때 주의하도록 하자.

2 내용

요리에서 고수(향채)를 빼길 원한다면 주문할 때 태국의 경우 "마이 싸이 팍 치(ไม่ใส่ผักชี)", 중국의 경우 "워 부야오 샹차이(我不要香菜 wǒ bú yào xiāng cài)", 스페인어권의 경우 "신 실란뜨로, 뽀르 파보르(Sin cilantro, por favor)" 라고 말하면 된다. 인도 (힌디어)의 경우 "다니야 께 비나 디지에"(धनिपा के बिना दीजिए).

한국 사람들에겐 매우 낯설고, 또 적응하기도 힘든 풀이지만 의외로 고려시대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한다. 고수니 빈대풀이니 하는 우리말 이름이 옛날부터 전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 하지만 몇백 년 전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일부 지역에서나 먹는 정도다.

다만 향초일 따름인 고수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고, 다양한 고수를 접해보지 못하는 한국인은 깜짝 놀랄 정도로 향긋함을 풍기는 고수도 있다. 이 문서에서 다루는 역한 냄새로 느껴지는 고수는 동남아에서 일반적으로 대량으로 쓰이는 한 종류다.

한국에서 고수의 메카는 다름 아닌 경기도 파주. 여기는 김치에도 고수를 넣어 먹는 곳이다[1]. 사실 황해도 지방에서 많이 먹던 게 영향을 많이 끼친 것도 있다. 어 뭐야 다들 넣어드시는거 아니었나

그 외에 절에서도 고수를 자주 먹어 "고수를 먹을 줄 알아야 중 노릇한다." 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오신채를 금하는 북방불교의 계율상 절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향신료였다. 바꾸어 생각하면 이런 말이 나옴은, 갓 출가한 행자나 사미승 등이 절 음식에 사용한 고수의 냄새와 맛에 적응하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경상남도의 모 사찰 수련회 때 이것을 곁들여 끓여낸 콩나물국이 사시공양(점심)[2]으로 등장해 많은 참가자에게 충공깽을 안겨주었다. 처음에는 공양간(주방)에서 실수해서 국에 퐁퐁 세제가 섞여들어간 줄 알았다고. 사찰에서는 절대로 음식을 남기면 안 됨을 고려했을 때 실로 지못미.[3]

2.1 냄새

냄새를 나쁘게 표현하자면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그 향을 비누샴푸 혹은 화장품을 입에 넣은 듯한 괴악한 체험을 하게 된다. 고수를 즐기지 않는 대다수 한국인의 후각으로는 도저히 식품에서 나는 향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한국이나 그리스에서 모두 그 냄새를 빈대에 비겼을 정도니 얼마나 냄새가 자극적인지 알 수 있다. 뜨거운 국물에 넣을 경우 묘하게 세제 푼 설거지 물 같은 향이 난다

좋게 표현하자면 (미나리과 식물이 아니랄까 봐) 미나리 향을 한 몇백배 농축한 듯한 향이 난다. 바꿔 말하면 그 자극적인 향이 고수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향신채인 이유이기도 하다.대체 왜 성시경은 처음 쌀국수집에서 고수를 접하고 대체 왜 샴푸를 음식에 넣어서 먹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다만 그 후 고수의 향에 중독되어 집에서 요리를 할 때에도 고수를 뭉텅뭉텅 넣어서 먹는다. 신서유기에서 강호동은 고수에 중독된 이후 요리반, 고수반씩 먹었다. 쌀국수를 예로 들자면 현지의 진하디 진해서 느끼하기까지 한 쌀국수를 면과 함께 넘기면 느끼함을 강렬하고 향긋하게 잡아주는, 통상의 국내 음식으로는 느낄 수 없는 묘미가 있다.

2.2

카카오 100퍼센트99퍼센트, 혹은 터키 커피 같은 달다 못해 쓰기까지 한 느낌도 맛볼 수 있다. 이것만 즐길 수 있다면, 중국과 동남아 요리 대부분의 진입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반대로 말하면 고수가 곧 높다란 진입장벽이다.[4]

한국 사람 중에서도 향신료초피산초 가루를 즐겨 먹는 사람은 고수에도 적응하기 쉬울 가능성이 높다. 해당 식물들의 향이 고수와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덜 익은 생강을 씹으면 고수보단 조금 덜하지만 비슷한 향이 입에서부터 비강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여기까지 서술한 내용과는 달리 의외로 생각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향일수도 있다. 더 자세한 것은 직접 먹어보자

3 이야기

그래도 호불호가 굉장히 심한 향신료라 네이버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위에서 나온 여기 고수 추가요(...) "워 뿌야오 샹차이" 중 뿌야오 샹차이가 등록되어 있을 정도다.(네이버에서는 부야오 샹차이로 등록되어 있다). [5]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향신료이다. 한국에서 마늘을 단독 요리 재료보다는 향신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이걸 넣는 요리가 대단히 많다. 미쓰에이의 페이도 마리텔에서 고수를 넣은 요리를 시연했다가 제작진들에게 호불호가 극도로 갈리는 맛 때문에 악평만 들은 적이 있을 정도. 물론 한국인들 중에서도 마늘을 못 먹는 사람이 있듯이, 중국인들 중에도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네팔이나 인도 같은 남아시아에서도 많이 먹는다. 네팔인 친구가 한국 친구가 왔다고 고향의 맛이 그리울 테니 어디서 구한 신라면을 끓여 주었는데 더 맛나라고 남아시아의 버프을 받아 +15 강화된 고수 잎파리를 한 움큼 넣는 바람에(...) 퐁퐁 맛 라면을 대접받았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다.

일본에선 코리엔더라는 이름도 쓰지만 보통은 태국어(팍치)에서 유래한 "파쿠치(パクチー)"라고 불린다. 매니아가 은근히 있어서 태국요리집에서 이것만 주문해서 우적우적 씹어먹는다던가, 아예 메뉴판 상의 모든 요리에 이걸 사용하는 파쿠치 전문 식당 같은 괴한 곳도 있다. 물론 한국과 비슷하게 싫어하는 사람들은 기겁하며,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예를 들자면, 일본에서 출간된 중국어 회화 교재에서 현지 식당에서 적용할 수 있는 회화 파트를 보면 십중팔구 "샹차이를 빼달라(워뿌야오샹차이)"고 주문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한국에서 고수를 맛보기 가장 쉬운 곳은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가서 쌀국수 한 그릇을 시키면 기호에 따라 따로 주문하여 맛을 볼 수 있다. 육수에 넣으면 느끼한 맛을 없애고 고수 특유의 강렬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고수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곳은 바로 기름기 많은 음식들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고수를 많이 먹는 나라들은 대부분 위도가 한국보다 낮은, 열대기후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이런 나라들은 식중독의 위험이 한국보다 크니 [6] 조리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살균이 되는 튀김, 볶는 문화가 발달했다. 고수는 이런 튀기고 볶아서 기름이 흥건해 지는 음식들의 맛을 잡아주는데 탁월하다. 그리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어서 탁해 질 수 있는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7]

한국요리에선 삼겹살 같은 고기 요리와 궁합이 좋다. 같이 쌈싸서 먹어본다면 맛도 맛이지만 먹기 직전의 고수와 삼겹살의 향이 정말로 감미롭다. 음식에 직접 넣어서 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간장이나 초장 같은 소스에 넣어서 맛보면 그나마 좀 중화되어 거부감이 덜하게 즐길 수도 있다.[8]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장기거주를 했던 사람들이 향채에 맛들려 귀국 후에도 그 맛을 찾고자 국내 음식점을 찾지만 대부분이 실망하거나, 고수가 들어갔단 것 자체를 모른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고수나 북미에서 생산되는 코리엔더는 중국과 동남아의 고수보다는 맛이 여리고 향도 약하기 때문. 특히 향으로 치면 향채>>코리엔더>>>넘사벽>>>고수 쯤 된다. 한국에서 생산된 고수로 연습해서 중국 본토 음식을 시도하려는 생각은 하지 말자.

고수에 대한 의견이 이토록 심하게 갈리는 데는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9]. 유전자 조합에 따라 특정 형질이 발현되면 후각 세포가 고수의 향을 이루는 여러 화합물 중 역한 냄새(흔히 퐁퐁 냄새라 불리는 냄새)의 원인이 되는 화합물에 극도로 민감해지기 때문에 제대로 맛을 느낄 수가 없는 것. 도저히 그 맛에 익숙해질수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도저히 못 먹겠다 싶으면 그냥 주문할 때 애초에 빼달라고 하는 게 현명하다.

코리앤더 홀로 불리는 씨앗도 향신료로 쓰이며 잎과 줄기 달리 귤, 레몬계열의 상큼한 향이 난다. 다양한 곳에 쓰이지만 주로 쓰이는 곳은 피클링 스파이스이다. 카레의 베이스가 되는 가람 마살라에도 이것이 들어간다.

다른 음식에 향신료로 넣거나 고기와 같이 먹기도 하지만, 고수를 더 즐기고 싶다면 고수 자체만으로 나물을 해 먹거나#, 고수만 넣은 고수 비빔밥에 도전해 보자. 고수비빔밥은 수요미식회에서 황교익이 추천하기도 했다.# 일반인도 즐기는 듯.#
  1. 아랫 동네 강화도도 마찬가지...
  2. 한자로는 巳時供物이라고 쓴다. 사시(巳時)는 오전 9시~11시까지를 가리킨다. 석가모니가 하루에 한 끼만을, 바로 이 시간에 식사를 하셨다 하여 절에서는 사시공양 때에 맞춰 불보살 앞으로 예불 겸 공양을 올리고 나서 식사하곤 한다.
  3. 한반도 서쪽 지역은 고수 김치를 먹고, 동쪽은 초피를 넣은 김치를 먹는다. 오신채나 젓갈을 쓰지 못하는 사찰 특성상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재료로 만들어낸 고유의 식문화다. 처음 먹는 사람들에겐 고역이겠지만.
  4. 고수가 가득한 지역요리를 즐기려면, 고수향이 아주 약한 단계부터 시작하면서 중랩으로 고랩으로.. 테크트리를 타는게 좋다. 우리가 한국요리를 처음먹는 외국인에게 입문용으로 거부감이 낮은 물김치,백김치를 주고, 어느정도 적응되면 달콤한 맛이 먹을만한 겉절이에 김치볶음밥을 주다가 좀 적응되었다 싶으면 총각김치를 주고 김치찌개를 주는 식으로 레벨을 높여나가는거 처럼, 중국요리,동남아 요리에도 고수를 약하게 시작해서 적응하는게 좋다. 우리에게도 충분히 익숙한 볶음밥, 볶음면 스타일의 요리 - 나시고랭 이나 나시르막(동남아의 볶음밥 요리), 차오판 등에 아주 살짝만 고수를 넣어달라고 해서 먹어보자, 기름을 한국보다 많이 써서 훨씬 느끼한 풍미를 소량의 고수가 잡아줘서 훨씬 먹을만하다! 또 외국인 친구에게 고수를 적게 넣어서 먹을만한 요리를 주문해 달라고 부탁해 보자, 고수는 동남아에서도 호불호가 심한 향신료라 고수 안먹거나 덜 먹는 사람을 위한 요리는 얼마든지 있다. 한국에서도 마늘이나 깻잎 싫어하는 사람들이 빼달라는거랑 비슷하다
  5. 실제 중국어를 들어보면 뿌야오보다는 부야오로 들린다.
  6. 물론 한국,일본의 여름도 무덥지만, 지구 온난화 이전에는 그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7. 먼지 많은 탄광촌에서 밤마다 삼겹살을 먹고 고수와 비슷한 미나리, 나물류를 많이 먹었던걸 보면 경험적으로 얻은 지식인 듯
  8. 미나리 재배하는 곳에서 상추대신 미나리를 싸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 보면 될 것이다.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