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바람의 검심에서 히무라 켄신일행이 유키시로 에니시와 대결하는 부분.
본래 명칭은 인주(人誅, 벨 주)편이다. 천주(天誅)에서 따와서 지은 말.
시시오 마코토와 대결하는 속칭 '교토편'과 비교돼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바람의 검심의 인기도 저하하기 시작했으며, 인벌편이 종료된 이후 전개될 예정이었던 '북해도편'은 취소되어 기획으로만 남고 만화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단, 인터뷰에서 말한 바로는 인벌편에서 끝난 이유는 인기가 저하해서가 아니라 작가 본인이 다음 작품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벌편의 의의는 '추억편'을 낳은 것 뿐이라는 평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악평을 받을 정도는 아니며 추억편이 OVA화 등으로 이래저래 명작 취급을 받다 보니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바람의 검심의 최고 초판부수 기록은 이 인벌편 때(23권) 나왔다. 이전 편이었던 교토편이 레전드급이라 문제지, 객관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영상화에서는 상당히 불우한 편이다. TV판은 쿄토편에서 종결되었고 그 뒤의 이야기는 오리지널 에피소드. 엉뚱하게도 인벌편 사이에 끼어있는 추억편만 OVA로 영상화 되고 인벌편 자체는 영상화되지 않았다. 에니시와 켄신의 싸움은 추억편의 속편 격인 성상편에서 간략하게 나오지만 추억편-성상편 라인은 인벌편과는 플롯이나 이야기 전개 설정 자체를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것을 "인벌편의 영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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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줄거리
유키시로 에니시가 일본으로 향하는 배에 타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교토편 마지막에 켄신이 성묘를 왔던 유키시로 도모에의 묘 앞에 도착한 에니시는 이전 십본도의 일원이었던 이완보-그 안의 게인에게 켄신의 근황에 대한 상황을 보고받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도쿄에서 오랜만에 평화로운 일상을 향휴하고 있던 켄신 일행에게 쿠지라나미 효고의 습격을 계기로 켄신은 자신을 노리는 복수자들의 존재를 예감하고 사노스케와 함께 대비하려 하나, 그 스케일은 켄신과 조금이라도 연이 닿은 자들을 가차없이 표적으로 하는 광기의 복수. 싸움을 끝내고 침울해진 채 도장으로 돌아가던 켄신은 유키시로 에니시를 만나 경고를 듣고 10일의 기간을 갖는다. 그 동안 켄신은 동료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말해주고(이게 추억편의 배경이 되는 내용) 10일 후 준비를 갖춘 가운데 카미야 도장에서 에니시를 비롯한 6인의 동지의 습격을 받는다.
에니시 일행 중 에니시를 제외한 적들은 켄신의 동료 - 야히코, 사노스케, 사이토 등 - 들의 힘으로 가까스로 제압하나 유키시로 에니시의 강력한 힘과 죄의식 때문에 켄신은 패배하고, 에니시는 켄신이 아닌 그의 소중한 존재 카오루를 죽이는 것으로 인벌을 완수하려 한다. 그 뒤 게인이 미리 준비한 연막 때문에 일대가 완전 교란되어 버린다. 그 혼란통에서 에니시에게 역습을 가해 우위를 점하는 켄신이었지만 앞서 쓰러뜨렸던 쿠지라나미의 기습으로 제압에 실패하고, 그 후 발견된 카미야 카오루는 사망한 것처럼 보였다.
이에 켄신은 큰 충격을 받고 걸인촌으로 사라진다. 그 모습을 보고 실망한 사노스케는 어디론가 사라지며 일행은 와해될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시노모리 아오시가 카오루의 시체가 가짜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로 그것을 확인한 직후 일행들이 다시 복귀하며, 켄신은 계속되는 생지옥의 심상 속에서 츠바메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듣고 마침내 속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일어선다. 그리고 사이토 하지메의 도움으로 켄신을 포함한 일행은 에니시가 있는 무인도로 진격한다.
무인도 모래사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은 우헤이싱과 스신을 격파하고 에니시, 카오루와 재회한다. 앞서 켄신이 재기했다는 소식을 들은 에니시는 그의 내면 속의 도모에가 더 이상 웃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켄신을 죽이는 것이야말로 도모에가 진정 원하는 거라 여기고 켄신과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이전 카미야 도장 때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광경맥까지 써가면서 켄신을 죽이고자 한 에니시였지만, 결국 역으로 자신이 광경맥에 의해 타격을 받았고 켄신의 천상용섬에 패배한다.
이후 경찰에 끌려가는 에니시에게 카오루는 도모에의 일기를 전해주고, 에니시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켄신은 카오루와 함께 도모에의 묘에 성묘를 가 도모에의 과거를 가슴 속에 묻어두기로 결심하고, 에니시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와 재회하는 걸 끝으로 이야기는 종결된다.
3 비판 요소
여러 모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항목별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3.1 적 캐릭터의 박력 부족
작가 자신이 그런 의도였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인벌편에 등장하는 에니시의 동료들은 신념이고 사연이고 별 거 없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그 다수가 인벌편의 테마인 '켄신 자신의 죄'를 물을 자격도 없는 찌질이들이다. 사연을 알고 보면, 6명 중 반수(이누이 반진, 오토와 효코, 게인)는 딱히 켄신에게 복수할 이유도 복수를 입에 담을 자격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저 그런 3류 악당일 뿐이라 작품의 흥미를 떨어뜨렸다.
그나마 이유다운 이유가 있는 것은 쿠지라나미 효고나 야츠메 무묘이 정도인데, 이 둘이 내세운 명분도 사실 너무나 사고방식이 기묘한 나머지 독자들이 납득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이에 비해서 세타 소지로, 유큐잔 안지의 패배나 고마카타 유미의 최후나 혼죠 카마타리의 시시오에 대한 마음, 사도지마 호우지의 충성심과 후지의 사연을 빼면 딱히 십본도도 뭐라 인간적으로 내세울 게 없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대표적인 희생양 우스이 적어도 그들에겐 그 나름의 임팩트가 있었다. 그들의 가치관에는 완전하게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어느 정도 '인간다움'을 보이는 매력은 있었고, 보통이 아닐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 한 두개는 들어간 몇몇 십본도는 적어도 '캐릭터'로서는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반면 6인의 동지는 성격면에서 욕망을 극도로 내보내다보니 매우 얄팍하고, 찌질이 티가 확 나는 탓에 임팩트를 지나치게 깎아먹고 말았다. 6인의 동지와 켄신 일행의 대결을 보면, 거의 동지 측에서 켄신 측 동료에 대해 '우월감'을 주장하고 켄신 측 동료가 격파한 다음 왜 졌는지 이유를 설명하며 설교를 늘어놓는 패턴이 질릴 정도로 자주 쓰인다. 그중 그나마 나았던 게인도 카오루의 완벽한(...) 복제인형을 만들고 이후 버려졌다는 걸로 적잖은 떨거지가 됐다.
그러나 더 문제였던 건 그 뒤의 악역, 아니 악역이라는 표현도 아까운 완벽한 찌질이에 불과한 우헤이싱과 네 쌍둥이라는 설정으로 4명을 붕어빵처럼 찍어내서 내놓은 스신이다. 이딴 것들을 중간보스 급이랍시고 라스트 배틀의 개막전에 내보낸 것은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상대하는 켄신 측 동료들이 다 불쌍해질 지경이다. 더 괴상한 건 이 4인 복제 바가지 대가리들이 첫번째 두 놈은 아오시와 사이토에게도 적잖은 고전을 시키는 밸붕급의 전투를 보이고 나머지 둘은 하나는 사노스케에게 쪽도 못쓰고 깨지고 하나는 야히코에게도 진다(...). 정말 이거 뭐여...
그나마 켄신을 원망할 이유가 분명한 적 보스 유키시로 에니시도 매력을 느끼기 전에 찌질함이 극에 달한 나머지 비호감이 극에 달한다. 주로 에니시 항목에서 서술되어 잇지만, 하필이면 이전의 최종보스가 폭풍간지와 카리스마의 화신인 시시오 마코토였다 보니…….
교토편부터 본격화된 과거와의 결판내기라는 개념에서 '삐뚤어진 이념'의 동지인 시시오와의 대결이 켄신이 세상에 뛰어든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다면 인벌편의 에니시는 "켄신에게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의 분노"를 대신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켄신의 과거사지 얽힌 스토리이기에 표현하기에 따라서는 인상적인 캐릭터가 될 뻔 했지만… 분위기로는 그냥 타락한 미친놈이 되어버렸다.
후술의 반론에서 보듯이 켄신과 에니시의 대결을 중심으로 놓아야 한다는 관점이라면, 이 캐릭터들은 사실 없는 편이 더 낫기는 하다. 그러나 소년 점프라는 소년 만화 잡지 환경에서 연재 액션 만화를 만든다는 관점이므로 문제점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3.2 아쉬워진 동료 캐릭터
적 만큼이나 동료들도 아쉬웠다.
교토편에서는 사이토 하지메가 매력적인 동료로 추가되고,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악역인 시노모리 아오시도 시시오와 동맹이었다가 켄신의 조력자가 되고, 아오시의 인연으로 마키마치 미사오가 등장하여 괜찮은 신 여성 캐릭터가 되어주었다. 게다가 히코 세이쥬로가 돌발적으로 구원하러 등장하기도 하는 탄력적인 전개로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인벌편에서는 켄신 측에 새로 가세한 아군 캐릭터가 전혀 없었다. 기껏해봐야 사와게죠 쵸우의 비중이 좀 높아진 정도? 그나마 쵸우는 전투에 끼어들지 않기 때문에 액션에서는 비중이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아군 로스터가 변화없이 완전히 똑같이 유지되고 있으면 독자들이 쉽게 눈치채지는 못해도 반복되는 전투씬에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중간에 잠깐 전선복귀한 참마도가 다 반가워 보일 지경이었다.(…)
그나마 교토편에서는 상당히 많은 아군 캐릭터들이 투입되면서 적들을 분담(히코 세이쥬로, 미사오, 어정번중 등)했지만, 인벌편에서는 오히려 교토편보다 줄어든 아군 로스터로 적들을 상대하다 보니 동료들의 재활용이 더 심해졌다.
3.3 밸런스 붕괴
이 때문에 야히코의 전투력이 괴이할 정도로 부풀어오르는 희대의 밸런스 붕괴가 일어난다. 몇 달 전만 해도 평범한 꼬맹이였던 야히코가 그래도 에니시가 전국구랍시고 모아온 달인급 강캐들을 쳐바르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전투력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검술경력 잘 해봤자 1년의 야히코가 에니시가 엄선한 강자들을 격파하다니(…) 아무리 야히코에게 여러가지 보정이 주어진다지만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게 완전히 벨붕이 되는 것이 그래도 인벌편 까지는 아직은 카오루가 야히코보다 강하다는 묘사가 있는데, 카오루는 초반의 3류 악당인 히루마 고헤에에게 손도 못대고 완패하는 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헤에가 카오루의 일격을 손으로 막을 정도였으니 거의 넘사벽 수준의 기량차가 있었다. 다만 이 때 카오루는 목검이였고 히루마 고헤에는 진검을 사용했다. 다만 맨손으로 검을 막았다는 말그대로 검같은거 뽑지도 않아도 카오루쯤 거의 겁탈할(...) 정도 기량차가 났다.
어쨌든 이 승패 결과대로 도식화 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된다.
히루마 고헤에(초반 3류 악당)>카미야 카오루≥묘진 야히코≥오토와 효코, 스신(인벌편 악당)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 반론 항목에 기재.
3.4 진부해진 전투신
기존의 동료들은 일단 자신들의 싸움과 특기를 보여줄 만큼 보여준 상태였으며, 6인의 동지와의 전투는 교토편의 반복이나 다름 없었다. 그나마 6인의 동지가 몇몇 신무기를 들고 나왔던 것과는 달리 (이 신무기들조차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아군의 추가는 전혀 없었다.
아군이 같으면 새로운 필살기라도 기대해봐야 하는데, 실제로 초기에 바람의 검심은 매 화마다 독특한 검술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었고, 교토편에서는 켄신의 천상룡섬, 아오시의 소태도 이도류, 사이토 하지메의 아돌 영식, 사노스케의 이중극점 같은 인상적인 필살기들이 등장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인벌편에서는 아군 쪽에서는 켄신의 용명섬, 사노스케의 이중극점 보완형, 야히꼬의 칼날 넘기기 등 신기술이 나왔으나, 대부분의 기술이 이전 교토편의 비기들과는 달리 파괴력이나 임팩트 등이 모자라는 기술이었기에 흥미를 제대로 끌지 못했다. 그나마도 용명섬은 작은 소음 발산용이며 정황상으로 구두용섬 배우기 한참 전, 아마도 발도재 시절 이전의 서포트 기술이다. 이중극점 보완도 본류만 못하고 단지 다친 손의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 다.
그리고 아군 캐릭터의 전투 패턴이 진부하고 똑같다. 야히코는 비겁한 타입의 적에게 괴롭힘 당하다가 방심한 한 순간의 틈을 보아서 일격을 날려 역전하고, 사노스케는 근성으로 버티다가 마지막 근성의 일격에 역전승.(사이토는 닥치고 아돌이 캐릭터의 정체성이니 그렇다 쳐도.) 싸움의 전개가 거의 똑같지 않은가? 동지전에서도 그렇고, 스신전에서도 비슷한 전개가 반복된다. 아니 더 임팩트 없다. 사노스케의 적인 스싱은 이중극점 쓰지도 않아도 그냥 몇번 때리면 뻗을 듯한 쟈코였으니(...).
인물의 정신적인 성장의 중심이라고는 해도, 정신론만으로는 볼거리가 안 되니 이건 욕 먹을 수 밖에 없다.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바람의 검심은 기본적으로 배틀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배틀물은 싸움의 승패와 정황이 스토리를 이끄는데 정작 그 싸움이 재미없으면 뭐(...)
3.5 그림의 악화
교토편과는 달리 인벌편, 특히 후반부에는 와쯔키의 작화력이 긴장감을 잃어버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생동감과 날카로움, 캐릭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교토편의 작화는 액션물의 전설이라고 불렸지만 인벌편 후반부에는 원피스의 영향이라도 받았는지 캐릭터들이 동글동글(...)해졌고 전투신의 박력도 크게 줄어들었다. 어디 그뿐이랄까 신체 밸런스도 이상한 컷이 많고 머리 모양 등 선이 가는 건 죄다 샤먼킹같이 간단하게 처리되기도 하고.
이것은 캐릭터들 자체의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한몫했다. 소지로, 아오시, 시시오 등의 매력적인 악역들을 보다가 붕어빵 4인조(...)가 나타나니 그림 보는 재미가 있을리가.
단일 전투신의 레전드라고 불렸던 사노스케 vs. 안지, 켄신 vs. 아오시, 켄신 vs. 소지로, 켄신 vs. 시시오 전 등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현실. 최후의 대결인 켄신 vs. 에니시 전은 카미야 도장에서의 켄신 vs. 에니시 전에게도 뒤떨어진다는 것이 중평이다.
3.6 무리수 전개
이 사태의 주범은 게인. 바람의 검심이 어느 정도 판타지 성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현대와 아주 가까운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로봇 파워드 슈츠나 다름없는 이완보 같은 것이 나오면 아무래도 무리수가 너무 심하다. 기계라고 부를 만한 기계들이 등장한게 18세기 유럽[1]이었던 걸 감안하면 심각한 무리수.
비정상적인 외모를 넘어서 아예 괴물이나 다름없이 생긴 야쯔메에 인간 터미네이터 쿠지라나미의 등장은 그나마 있던 현실감마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다. 쿠지라나미가 사용하는 "유탄 연속발사기"는 요즘에도 없는 물건이다!
거기에 카미야 카오루를 사망시켰다가 "시체 인형이었다."로 처리한 것은 심각한 병크였다는 의견도 있다. 다카니 메구미도 말이 안 된다고 할 정도였지만, "의사도 속이고 시체로 완전히 착각될 만큼 정교한 인형"을 대역으로 놓는다는 것은 작품을 보고 있는 독자들이 생각해봐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갈 리가 없다.
사실 작가 역시 그 전부터 이에 대한 복선들을 남겨두면서도 어느 쪽으로 밀고 나갈지 대단히 고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년만화의 특성상 결국 위의 전개를 택하고 말았다고. 켄신이 죄를 뉘우치는 한편 해피엔딩으로 안가면 소년 점프 감이 안 산다고. 뭐 그래도 그렇지 피나고 죽어가는 시체인형은 진짜 좀...
전체적으로 보자면, 시체인형 같은 극단적인 요소가 아니라도 세세한 전개 역시 작위성이 강하고 부자연스러운 데가 많은 편이다.
3.7 얕은 주제의식
"폭력으로 시대를 이끌 수 있는가"라는 철학을 다루었던 교토편과는 달리 인벌편은 에니시의 광기어린 복수극에 불과했다.
메이지 유신이라는 시대의 격변, 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그 흐름을 둘러싼 원한과 복수 등 바람의 검심을 상징하는 수많은 테마가 존재했지만 그 주제들을 살려내지 못하면서 인벌편은 어정쩡한 배틀물로 전락하고 만다.
악역 항목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별다른 고민도 사연도 없는 3류 악당들을 투입했던 것이 치명적. 약육강식을 대표한 시시오, "구원받지 못한 켄신"을 상징한 소지로, 폭력을 통한 구세를 대변한 안지 등 켄신 진영과 대치될 수 있는 악역들이 존재했던 교토편과는 달리 심심풀이 땅콩 식으로 전투에 나선 인벌편의 악역들은 독자들에게 어떠한 심적 공감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러한 얕은 주제의식은 전투신 묘사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각자의 생각을 설파하며 깊이를 더했던 교토편의 전투들과는 달리 인벌편의 전투들은 서로 소리 꽥꽥 지르다가 악역이 나가떨어진 것으로 끝나는 패턴이 전부다.(...)
"복수"라는 최대의 테마를 십대 양아치(?) 에니시에게 집중시켰던 것도 패착. 복수를 둘러싼 복잡한 고민과 갈등은 에니시의 폭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고, 그나마 복수를 논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던 쿠지라나미와 야쯔메는 그들의 인간적 고민이 아닌 신체의 괴이함만 부각되었다.
4 반론
위의 몇몇 비판 요소에 대한 반론과 다른 시각으로 본 점을 정리한 것.
4.1 적 캐릭터의 박력부족?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성이 매우 강했던 교토편에 비해, 인별편의 적 캐릭터의 개성은 매우 약할 뿐더러 '복수'라는 주제에 걸맞는 비장한 사연과 정당한 동기를 가진 캐릭터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다.
스승의 복수...가 아닌 스승이 졌다고 제자인 자신도 켄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게 열받았을 뿐인 바보, 친구의 원수를 갚는다고 하기는 했지만 정작 본인이나 친구란 놈이나 둘다 구제불능 쓰레기 살인마에 불과했던 오카마, 심지어 애초부터 아무런 원한도 없지만 자신의 기술력을 시험하기 위해 뛰어든 인형술사도 있다. 그나마 켄신에게 한쪽 팔을 잃은데다 동정까지 받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암스트롱포, 유신지사들 때문에 막부가 무너져 막부를 섬기려고 했던 일족도 함께 몰락한 닌자 정도가 개인적인 원한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이 인벌편은 어디까지나 유키시로 에니시와 히무라 켄신 두 인물의 개인적인 이야기라는 점에 있다. 만약 에니시의 동료중 하나가 에니시 만큼의 복수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오히려 그것 나름대로 이야기가 에니시와 켄신에게 집중되지 못하고 이야기가 분산되었을 것이다. 다른 적 캐릭터의 개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켄신과 에니시의 싸움이 부각 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사후평가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만도 않은게 바람의 검심 단행본에 나오는 작가가 직접 언급한 인벌편의 원안은 "누나의 죽음을 본 충격으로 야생화된 에니시가 켄신 일행을 하나씩 처부수는것" 이었다. 즉, 애초부터 작가가 직접 원하는 이야기는 켄신 vs 에니시라고 생각하는것이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6인의 동지중 켄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게인이나 몰락한 사무라이 계급을 상징하며 단독적인 에피소드를 가진 쿠지라나미 외의 캐릭터들은 추억편의 싸움, 즉 에니시가 켄신에게 원한을 품게 된 도모에의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얽힌 인물들 뿐이다. 즉 켄신에게 아무런 복수심도 없는 게인이나 몰락한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쿠지라나미 이 둘을 제외하면 한가지 사건으로 켄신과 연결되는데, 6인의 동지중 도모에가 죽은 그 사건중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하려는 감정을 가진 것은 에니시 뿐이다.
정리하자면, 원안은 야생화된 에니시가 켄신일행을 하나씩 격파하는 것이었다(구판 단행본에도 언급된 내용). 하지만 이렇게 되면 배틀물에서 보여줘야 할 다양한 배틀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적을 늘릴 수 밖에 없었고, 켄신 vs 에니시 구도를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그다지 복수심 답지 않은 복수심을 가진 적들을 추가시켰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
에니시의 경우, 이 항목에서도 정리해 놨듯이 시시오 마코토라는 캐릭터와 비교해서 캐릭터 성을 평가할 수 없다. 확실히 시시오 마코토의 제왕적인 카리스마는 독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악역들이 이런 카리스마를 가져야 된다는 법은 없다. 에니시의 경우에는 카리스마보다 어린아이 같은 광기로 어필했다고 볼 수 있다.
4.1.1 스신의 경우
켄신과 에니시의 2차전 바로 직전의 경우 스신이라고 하는 대머리들이 나와 허무하게 죄다 털려버린다. 이것에 대해 반론을 하자면, 이것은 켄신과 에니시가 두번째로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카미야 도장에서 동료들은 죄다 싸웠고 적들은 모두 리타이어 했지만, 오히려 켄신은 에니시에게 지고 만다. 필연적으로 재대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미 리타이어한 적들을 다시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어쩔수 없이 붕어빵같이 생긴 대머리들과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거기서 새로운 사연을 가진 적을 다시 만들기에는 어차피 한번 싸우고 버려질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판박이 캐릭터로 동료들과 싸우게 한 것이다.
4.2 아쉬워진 동료 캐릭터?
인벌편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동료 캐릭터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비판 받을 점이 아니다. 확실히 교토편의 경우 히코 세이쥬로같은 캐릭터의 등장으로 새로운 재미를 더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동료의 추가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인벌편의 경우 어디까지나 에니시가 켄신에게 복수하려는, 두 인물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동료의 추가는 이야기를 분산시키는 독이 될 수도 있다.
4.3 파워밸런스
히루마 고헤에(초반 3류 악당)>카미야 카오루≥묘진 야히코≥오토와 효코, 스신(인벌편 악당)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이는 아무래도 초반 카오루의 전투력에 대한 설정오류로 보인다. 히루마 고헤에가 극이 시작되고 거의 처음으로 등장한 악당이기도 하고, 히루마 고헤에만 제외한다면 소년만화 보정 등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얼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 아무래도 작가가 초반에는 카오루를 중요 전투에선 전력에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2] 그녀의 제자인 야히코가 전력에 포함되게 되었고, 그렇게 되면 스승인 카오루는 야히코보다 강하다고 묘사가 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 문제의 밸런스 붕괴는 이 과정에서 생긴 딜레마라고 추측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미 야히꼬는 교토편에서 정예중의 정예인 십본도의 한명을 죽도로 때려 눕힌 적이 있다(...) 비단 인벌편에서 파워밸런스가 심하게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야히꼬가 엄청나게 급성장하는(...) 캐릭터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일듯 싶다. 헌데 또 이 야히코가 카오루에게도 못 이기는 묘사가 인벌편 초반에 존재했으니 실드도 못쳐주겠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시 말하지만 생 초반 카오루 전투력의 설정오류라는 것이다. 교토편에서 카오루도 십본도 중 한명을 상대해 승리를 거두었고 싸움의 내용을 보았을 때도 카오루가 아직 배우는 도중인 야히코보다 강한 게 맞다. 그러니 이 시점에서 그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십본도와 인벌편에서 상대한 악당이 비슷한 급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4.4 전투신에 관해서
확실히 교토편에 비해 동료들의 파워업이 약한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완보의 경우 기계인형과 검사와의 싸움이라는 아주 기상천외한 싸움을 보여 주었으며, 사이토 하지메와 싸운 야츠메 무묘이의 경우 우오누마 우스이와의 싸움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이미 충분히 쎈 야히꼬는 비기를 익혀 더욱 강해진다. 물론 스신전은 좀 김이 새지만 어차피 얘네들은 일회용품이라...
전투신에 관한것은 각 독자마다 주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4.5 작화
전투신의 작화는 확실히 교토편보다 악화되었지만,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내면 의식 연출 등은 상당히 인상깊다. 날카로운 느낌이 다소 사라진 대신 인물들이 조금 더 미형이 되었으며 서글서글한 인상에 표정이 다소 풍부해졌다.
또한 심장에 칼이 찔리고 뺨에는 켄신과 똑같은 흉터를 낸 채 죽어있는 카오루의 시체 모습이나, 정신붕괴를 일으켜 역날검을 봉인하고 껍데기만 남은 켄신, 카오루의 장례식 장면 등은 무거운 내용에 맞게 훌륭히 묘사했다. 또한 '켄신의 죄'라는 주제를 표방하는 인벌편을 아우르는 최종 목적지. '속죄의 답' 부분에 이르러서는 꿈 속에서 그 동안의 적들을 만나 대화하는 장면, '토모에의 미소' 라는 켄신의 내면 속 상징적 표현 등을 이용해 대단원에 걸맞는 감동도 제대로 선사해 보였다.
4.6 전개
여주인공 카미야 카오루를 사망시켰다가 "시체 인형이었다." 로 처리한 것은 확실히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부검 같은 걸 않는다지만 의사도 착각할 만한 시체 인형은 납득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경우 애초부터 카오루의 시체가 가짜라는 결론을 유추할만한 떡밥은 사전에 충분할 정도로 뿌려져 있었다.[3] '의사도 착각할 만한' 이라는 점은, 시노모리 아오시가 언급했듯 친한 이의 죽음을 두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메구미가 대답하지 못한 걸로 보아 경황이 없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말해준다. 사실 카오루의 시체가 나온 시점에서 곧바로 가짜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던 독자도 꽤 많다.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만일 카오루가 정말로 죽었다면 그 전에 뿌려둔 그 복선들은 다 뭐였나 싶었을지도 모른다. 본격 히로인 끔살하는 소년만화
또 이완보를 무리수라고 본다면, 비천어검류, 이중극점...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4]
4.7 주제의식
유키시로 에니시가 십대 양아치(...)스럽고, 지나치게 폭주하는 면이 많긴 해도 에니시라는 인물과 복수라는 테마가 그렇게 얕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 켄신의 시점에 있어선 교토편의 상황보단 이 쪽이 더 무겁게 다가오기도 한다. 자신이 죽인 이의 '가족' 이 나타나 저를 산 지옥에 떨어뜨리려든다는 것은 과거의 죄책감에 시달리는 켄신에게 있어서 굉장히 정신적으로 괴로운 일임이 틀림없다.
교토편이 "나라를 위해 다시 한번 칼을 잡은 칼잡이의 이야기"라면, 인벌편은 "나라를 위해서라지만 손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묻힌 칼잡이가 어떻게 속죄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쪽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으나, 칼잡이 발도재의 이야기를 끝내기에는 교토편보다는 인벌편의 결말(자신이 베어버린 사람들에게 용서를 받는것)이 더 깔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교토편은 원래 인벌편으로 가려던 작가가 큰 스토리를 만들려고 넣은 기획이라고 했으니 절대 교토편으로 완결하려고 한 것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쪽이 가장 인기가 많고 그래서 비교되는 것.
혹자는 "인벌편은 에니시와 켄신의 이야기"로서 방어하는 주장은 오히려 "사후평가"라고 주장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 원안은 역시 켄신 vs 에니시의 구도였고, 만화로 그려진 이야기도 결국은 켄신 vs 에니시의 구도를 유지하면서 동료들의 배틀을 위한 곁다리 캐릭터들을 첨가한 것 뿐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공교롭게도 몰락한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쿠지라나미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중 켄신에게 제대로 된 복수심을 가진것은 에니시 뿐이다. 또한 쿠지라나미와 애초부터 복수심 따윈 없었던 게인을 제외한 인물들은 켄신과 에니시의 과거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 뿐이다. 즉, 6인의 동지라는 존재 자체가 작가의 원안에 있었던 "에니시"라는 존재를 소년만화에 맞추어 주인공 일행과 각각 대결을 펼칠 수 있도록 쪼개진 존재들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겠다.
말이 길어졌지만, "인벌편은 에니시와 켄신의 이야기"라는 주장이 단순한 사후평가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에니시 같이 켄신에 의해 가족이 살해당한 이들이 주인공인 켄신에게 복수하려는 내용이 나온다면 극이 걷잡을 수 없이 어둡고 진지해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소년만화다운 느낌을 거의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얼버무린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실제로 켄신과 토모에를 죽였다는 팩트만 놓고, 둘 사이에 이런저런 사정이 없었다면 에니시의 켄신을 향한 복수는 더없이 정당하며 반박조차 힘들어진다. 이 부분은 소년만화, 점프만화의 한계라고 볼 수 있겠다.
5 정리
교토편이 "나라를 위한 싸움"이었다면, 인벌편은 "속죄를 위한 싸움"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원한을 사고 주변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심지어 의지하고 있던 사람이 복수자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물론 페이크였지만) 전개는 소년만화로서는 다소 무겁고 매우 충격적인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어떻게 미화하고 치장해도 검술은 살인술이고, 주인공 켄신도 사람들을 위해 칼을 휘둘렀어도 결국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수 밖에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때 나락으로 빠져들었지만, 다시 한번 복수자와 싸우고 속죄에 대한 답을 얻은 주인공 히무라 켄신은 자신이 어쩔수 없이 베어버린 사람들을 위해 아무리 괴로워도 끝까지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와, 같이 메이지라는 신 시대를 살아나갈 사람들과 함께.
켄신에게 복수하려 했던 유키시로 에니시또한 켄신에게 가족을 잃은 피해자였다. 유일하게 지키고 싶은 것을 잃은 만큼, 인정사정 보지않고 켄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한때는 켄신을 나락에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이내 답을 찾고 돌아온 켄신에게 거꾸로 지고 만다. 켄신의 죄를 보여주는 캐릭터였지만 지고난 후 누나 유키시로 도모에의 일기를 보고 자신이 오해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북해도편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바람의 검심이 동란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칼잡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만큼, 바람의 검심의 끝을 맺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인기 하락으로 연재 마감이 아니라 인벌편이 완결에 적절하다는 작가의 판단으로 끝난 것이다.
6 관련 캐릭터
- ↑ 오토마톤 항목 참조
- ↑ 초반에도 나왔던 건달들 쓰러트리거나 그런 거 말고 메인스트림의.
- ↑ 164막에서 에니시가 게인에게 "그것"의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냐며 그것이 인벌의 핵심이라고 덧붙인다. 애초에 켄신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만큼 이완보보다는 카오루의 인형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쵸우가 에니시의 아지트에 침입했을때 의문의 문서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있다. 이 문서의 정체는 야히꼬와 미사오가 사이토를 찾아갔을때 사이토가 그 문서를 근거로 카오루의 생존을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언급된다.
- ↑ 물론 이런 식의 명쾌한 반박(?)만 가지고 단연코 이런 픽션이 독자의 자비를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마디로 이런 논리는 주장하려는 점과 문제점이 될만한 것을 제대로 보완해주기는커녕 그나마 조금이라도 보일 수 있었던 설득력을 되려 깎아 먹는 결과가 초래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지어낸 소설치고 사실과 진실에서 멀어지는 요소가 등장하지 않는 법이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식으로 어불성설이 정당하게 받아진다고 치자면 만일 작가가 아무리 안드로메다 급의 황당무계한 소설을 쓴다 해도 독자들은 그걸 무조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수준의 독자 기만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작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황당한 공상과학 판타지 소설의 지은이의 말을 빌리자면 소설은 소설일 뿐이고 만일 독자로써 절대 용납이 안 되는 부분에 도달하게 된다면 더 이상 읽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정도의 포용력이 있다면 지은이가 유일하게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인 사실과 진실의 세계를 향해 한없이 노력하며 그 경지를 향해 수렴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작중 나타나는 낯설어 보이는 세계가 독자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장면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여유를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