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시

1.jpg

만드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

1 개요

Борщ

수프의 일종, 이름이 생소하겠지만 '보르스치' '보르시치' 라고 하면 아~ 하는 사람도 몇 명은 있을 터. 이렇게 이름이 다양하게 불리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동유럽이라면 어디서나 이 수프를 해먹고, 고로 나라마다 칭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바르치(독일어), 바르슈치(폴란드어), 보르슈(루마니아어)[1], 보르슈(불가리아어)...공통적으로 뒤에 가 붙는 '슈치' '슈' '시' 가 러시아쪽 말로 수프를 의미한다고. 또한 한국에서 러시아어의 'щ'를 옮길 때 과거 '시ㅊ'라고 옮겼던 시절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흐루시초프라든지). 현재는 'щ'는 그냥 '시'라고 옮긴다.

2 설명

사탕무를 쓰고 스메타나(흰색의 사워 크림의 일종)를 곁들이면 보르시다. 한국으로 치면 김치찌개 정도의 위상을 가진 러시아 색이 강한 가정 요리다. 그러나 공적인 자리에서 볼 수 없는 김치찌개와는 달리 보르시는 엄연히 공식 연회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간단한 가정식답게 레시피는 천차만별로, 사탕무와 육수(야채육수든 고기육수든 뼈 육수든 상관없다)를 사용한다는 점과 가니쉬로 마지막에 사워크림[2]을 한 큰술 듬뿍 얹어 먹는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바리에이션이 무한하다.

일단 사탕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물이 진한 자주색이다. 여기에 당근, 양배추, 토마토, 양파, 감자 등의 야채를 잘게 썰어 볶아 양고기쇠고기 또는 돼지고기[3] 고기 건더기들을 대거 투입해 푹 삶고, 먹기 전에 스메타나를 한 숟가락 떠서 국물에 풀어 먹는다. 스메타나가 없는 경우에는 마요네즈를 넣어도 된다. 실제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마요네즈를 넣어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붉은 국물은 스메타나와 섞여 딸기우유같은 핑크색이 되지만(…) 맛있다! 푹 고은 곰탕과 비슷한 맛인데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고 일부 레시피대로 레몬이 들어간다면 향긋하고 상큼해서 부담되지 않고 무난하다. 비주얼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한국인이 처음 먹어도 의외로 쉽사리 적응이 가능한 음식이라고 한다. 물론 사람 입맛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보르시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지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야채를 푸짐하게 넣어서 먹는 게 특징이다. 고기는 보통 육수 우린 것을 잘게 찢어서 다시 넣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양배추를 첨가해서 따로 시원한 맛을 내고, 삶고 난 내용물은 마치 수육처럼 풍미가 생기니 이것을 따로 건져낸 뒤 스메타나를 얹어 먹는 경우도 많다. 지방 섭취가 활발한 동유럽에서 얼마 안되는 채식(이라고 하지만, 애초에 육수로 끓이고 고기도 좀 들어가는데... 하지만 상술했듯 지방 섭취가 활발한 러시아에선 이 정도가 그나마 채식이다).

621px-Lurid_borscht.jpg

절대 딸기우유가 아니다!

보통 따뜻하게 해서 먹지만, 여름에는 냉국처럼 끓여뒀다가 차갑게 식혀서 먹기도 한다. 다만 냉국 버전의 경우 육수 없이 요구르트나 케피르에 비트 간 즙, 오이, 토마토로 맛을 낸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

러시아와 인접국가라는 특성 때문인지 의외로 중국에도 뤄쑹탕(羅宋湯)이라는 이름으로 보급되어 있는데, 조리법은 비슷하지만 좀 더 국물이 많은 편이고 사탕무 대신 고구마를 넣기도 하기 때문에 원판과는 맛이 좀 다르다. 또한 헝가리굴라시도 비쥬얼이 유사하다.

국내에서는 이태원에 위치한 러시아 음식점 '트로이카' 나 서울 광희동,안암동 혹은 안산 원곡동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르칸트', 대구광역시에서는 대구역 근방에 위치한 '사마르칸트', 부산광역시 초량동에 있는 차이나타운(예전에는 러시아타운이었다.)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르칸트'(이름이 같다사마르칸트가 왜이리 많아), '우츠끄똑'이 있으며, 창원시 팔용동에도 우즈벡 음식점이 있으나 아쉽게도 팔지않는다.

  • 우리 나라에는사탕무가 나지 않지만 순무는 난다. 그리고 순무라 하면 강화순무가 대표적이었고, 붉은 국물은 한식점 물김치로 접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요즘은 국내에도 강화순무보다 진한 순무가 많으니까 그걸로 무국을 끓여 보자. 겉은 짙은 보라색으로 영락없는, 백설공주잡을 마녀가 쓸 만 한 독요리 비주얼인데 단 맛이 좀 더 나는 시원한 무국이다. 다시 말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전혀 무해한 음식이니 친구들 놀릴 때 쓰면 좋을 것이다.

3 대중매체에서의 보르시

  • 풀 메탈 패닉! - 안드레이 세르게이비치 칼리닌은 죽은 아내가 만들어준 음식이라고 늘 추억하지만, 아마 맛을 추억하는 게 아니라 추억을 맛보는 것이리라. 그의 특제 레시피에는 일본 된장코코아 파우더가 들어갔다.[4] 출장이 잦아 집에 자주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을 듬뿍 담아 일부러 맛없게 만든 요리이나. 정작 본인은 맛없는 군대 짬밥에 길들여져 있는데다가 애처가이기도 하여, 아내의 보르시치도 맛있게 잘 먹었고 아내는 그 모습을 항상 의심스럽게 바라봤다고 한다. 칼리닌에게 보르시를 대접받은 텟사는 물론 재현된 요리를 먹은 다른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반응을 봐서는 사가라 소스케도 먹어본것 같다.
  • 파워 디지몬 - 러시아에 간 홍예지가 먹고싶어했던 것이기도 하다. 공격신호가 "보르시치,코르시카,캐비어!! 디지몬들 다잡고 러시아 아이들이 보르시치 대접하겠다고 했는데 황제드라몬한테 픽업돼서 결국 먹지 못했다.
  • 개구리 중사 케로로 - TVA에서 쿠루루카레뿐 아니라 보르시에도 꽂혀 있다. TVA 192화 후편 <케로로 소대, 케이크는 사나이의 전쟁터다>에서, 떨이로 사 온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나눠 먹다가 일어난 케이크 따먹기 전쟁에서 쿠루루는 "이 케이크를 보르시 맛으로 물들여 주겠다"는 이유로 참전한다. 보르시가 한국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투니버스 번역에서는 (그 색깔도 감안하여) '토마토 그라탱'으로 바뀌었다.
  • 역전재판 4 - 나루호도 류이치가 변호사 그만두고 취직한 식당의 이름인 '보르하치'는 이 요리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장난으로 보인다.(보르시치=7 / 보르하치=8) 영어판에서는 Borscht로 원래 이름 그대로 나왔다.
  • 일상 - 시노노메 나노가 '보르시치는 음식이라구요~' 라며 잠꼬대로 언급한 적이 있다. 대체 왜 거기서 보르시치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상이니까 그러려니 하자.
주점에서 올지어드 폰 에버렉의 부하를 만날때 시간정지...시켜서 이 수프에 파리를 집어넣기도 했다.
  • 히트맨: 컨트랙츠 - 3번째 미션 '쟈코프의 폭탄'에서는 극초반 중요한 키 아이템이다. 암살 대상 중 한명이자, 다른 암살 대상자인 쟈코프 장군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파비안 푸'를 제거하기 위해 써먹을 수 있는데, 이 자가 먹게 될 보르시에 약을 타서 식사 후 화장실로 뛰도록 유도할 수 있고 이후 단 둘이서... 여하튼 이후 그의 소지품을 이용해 파비안 푸로 위장하고 쟈코프에게 접근해서 머리통을 날려줄 수 있다. 참고로 이 대상자인 파비안은 보르시를 형편없는 음식이라 까면서도 다 먹고 리필까지 한다(...). 츤데레라니 하지만 평범한 동네 대머리 콧수염 아저씨라 결코 모에하진 않다 참고로 정발판에선 '보르시치'라고 나와있어, 이 작품을 통해 보르시를 접한 사람들은 보르시치로 알고 있다. (뭐 상술했듯 사실 그게 그거지만)
  • 거지황제 나풀대용 - 공산주의의 음식이라고 보르츄 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처음에 10명이나 100명이나 다 먹을 수 있는 마법의 솥이라고 해서 등장하더니, 야채와 고기를 섞고, 보글 보글 끓이면 보르츄가 됩니다. 라고 만든 다음에 공산당 간부가 먹고, 다시 소금과 물을 부은 다음에 보글 보글 끓여서 이번에는 일반 공산 당원이 먹고, 그 다음에 다시 소금과 물을 넣은 다음에 끓여서 그 다음 순서는 공산당원 아닌 사람이 먹는다고 해서, 결국 끝에 먹는 사람은 소금국 밖에는 없다... 라는 결론.. 이에 나풀대용 황제는 이름을 '공산당 스프'로 바꾸라고 일갈... 공산국가들의 현실을 풍자했다.
  • 은수저 Silver Spoon - 살인요리사 하치켄 신고가 만든 보르시치는 맛본 사람을 일격에 코마 상태에 빠뜨린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기억 조작이 가능하다 단 정통 러시아인인 아내 알렉산드라는 물자 부족 시대에 먹었던 돼지죽 같은 음식보다는 훨씬 낫다고 잘만 먹는다.
  • 함대 컬렉션 - 베르니가 밤 9시에 시보로 제독에게 권유한다. 밤 10시의 시보를 들어보면, 다른 칸무스들도 먹었고, 꽤나 맛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걸스 운트 판처 - 오아라이 vs. 프라우다 전에서 눈이 내리는 날씨에 걸맞게 카츄샤가 보르시를 입가에 덕지덕지 묻히면서 두번 먹었다. 논나가 묻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덤. 나머지 참전한 인원들도 모닥불을 피우며 러시아 민요 음악을 즐기며 보르시를 먹는다.
  1. 그냥 발음을 이용한 언어유희고 루마니아에서 보르슈는 전통 수프에 넣는 맥아식초를 뜻한다. 자세한 건 이 항목을 볼 것.
  2. 러시아에서는 '스메타나'라고 부른다.
  3. 오호츠크해 근방에서는 명태를 넣기도 한다.
  4. 그리고 이 보르시치를 재현한 용자가 있다.#고만해 이 미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