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게르만족의 일파로서, 로마 제국의 붕괴 시점인 서기 5세기경 지금의 영국 남부인 브리타니아를 침공해 장악한 전투종족. 현재 영국인들의 조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1]
앵글로색슨이라는 의미는 앵글족+색슨족의 혼혈이라는 의미로, 보다 엄밀하게는 '앵글화된 색슨'이라는 의미대로 색슨족을 메인으로 두는 표현이다. 사실 중세에는 앵글족과 색슨족 외에도 수많은 게르만 지파와 켈트, 바이킹까지 가세해 대혼전 양상을 띄었는데, 앵글족의 독자적 세력은 중세 초에 일찌감치 역사에서 패망하고 색슨족은 그런 앵글족 잔당을 흡수해 잉글랜드의 마지막 패자가 되었다. 대신 앵글족은 잉글랜드라는 이름을 남겼다. 물론 앵글족만 흡수한 것이 아니라 기타 자잘한 부족들을 합병하긴 했지만 앵글 색슨 두 부족에 비하면 규모가 워낙 듣보잡들이라...[2]
색슨족은 지금의 잉글랜드 남부[3], 앵글족은 지금의 잉글랜드 북동부[4], 주트족은 지금의 켄트 주에 주로 정착했다고 한다.
참고로 색슨족은 현재의 독일 북부에서 발원했으나 동족간 세력 다툼으로 쪼개진 후 밀려나 영국에 밀려든 것이다.[5] 당시 영국은 로마군이 철수하여 각지에서 군벌이 할거하고 북쪽과 서쪽에서는 픽트 족과 아일랜드인 약탈자들이 침략해 오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브리튼인 군벌들이 약탈자들을 막기 위해 이들을 용병으로 고용하여 헹기스트와 호르사 형제의 지도 아래 브리튼에 정착하였고, 이들이 나중에 이스트 앵글리아와 머시아 왕국을 세운다. 이후 엘레 왕이 이끄는 또다른 색슨족 집단이 남부에 상륙하여 서식스 왕국이 건국된다. 이를 앵글로색슨웨스테로스 칠왕국이라고 한다.[6] 말하자면 독일 본토야말로 오리지널 색슨인의 땅이며, 지금의 영국을 차지한 색슨족의 유럽 본진은 바로 지금의 독일 니더작센주이다. 눈치챘겠지만 이 작센족이 색슨족의 오리지널이다.
같은 종족인데 영어로는 '색슨 족(Saxons)', 독일어로는 '작센 족(Sachsens)'이라고 읽는다고 보면 된다.[7] 그들은 현재의 니더작센에서 작센까지 확장을 하면서 저지독일어권을 형성하게 된다. 독일의 통합이 어려웠던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각 영방국가들의 세력이 하나로 통제하기 힘들 만큼 강하고 기풍도 사납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과하기 어렵다. 신성 로마 제국과 스페인을 모두 호령했던 근세 유럽의 제왕 카를 5세에게조차도 작센과 그 이웃뻘 헤센에서 들고 일어난 반란군은 여간 골치가 아니었다.
2 10세기 이후
어쨌거나 대륙에서 영국으로 흘러든 앵글로색슨은 10~11세기경이면 순조로이 잉글랜드 통합을 완료하고 독자적인 왕조를 개창한다.[8] 그러나 이 무렵부터 자신들보다 더 호전적인 스칸디나비아의 바이킹이 남하해오면서 사실상 덴마크의 간섭을 받는 속령이 되었고, 이후 바이킹 자체적인 내분 및 '참회왕' 이라 불리운 앵글로색슨 출신 에드워드의 후계자 없는 사망으로 대혼란기에 빠진다. 이를 틈타 정복왕 윌리엄의 노르만 족이 영국을 침공하여, 왕위를 이었던 앵글로색슨의 마지막 왕 해럴드 2세를 끔살시키고 새 왕조를 개창한다.
그러나 노르만 왕조가 단명으로 끝나고 영국 왕이 노르만의 근거지인 노르망디까지 차지함에 따라, 영국은 앵글로색슨의 나라로서 더 굳건한 정체성과 결속을 다질 수 있었다. 이들은 중세 이후 대륙 세력이 근대까지 종교와 영토 싸움 등으로 치고받는 사이 섬 안에서 독자세력화해 민족주의를 태동시켰고, 이에 따라 앵글로색슨도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첫 민족'으로 규정되었다. 이들 중 일부가 섬을 이탈해 미국과 캐나다 건국의 핵심 세력이 되었음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이 두 국가는 '앵글로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동질적 그룹에 묶이게 되었다.
어쨌거나 19세기 대양을 제패한 대영제국과 21세기인 현재 세계 제1 초강대국 미국의 가장 주도적 세력이며, 이들의 언어인 영어가 세계공용어로 자리잡아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이 이걸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점을 생각한다면, 현재 로마 이후의 여러 부족 중 가장 성공한 세력이자 최후의 승자라 보아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여담으로 켈트족과 라이벌 기믹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강하다.[9] 특히 아일랜드 인에게는 과거 자신들을 식민지배하고 학살한 원수. 지금도 각종 스포츠 경기에선 제일 가는 앙숙이다.
당연하지만, 현재 영국의 국민적 영웅인 아서왕은 원래 이들의 적대자였다. 물론, 현대 영국인들은 고대 브리튼족+켈트족+로만 브리튼 족(라틴족)+앵글로 색슨 +데인(덴마크+노르웨이)+노르만 계열 핏줄이 마구 뒤섞여 구분조차 불가능하다. 지배층은 바뀌어도 거기 살던 사람들을 다 죽이고 민족 교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서왕 시기에도 이미 영국은 브리튼족, 켈트족, 라틴족이 혼혈로 섞여살때고 아서왕은 그들의 영웅이었다. 당연히 현대 영국인들의 조상이기도 하므로 영웅으로 여기는게 이상할 건 없다.
3 이들이 주류가 된 국가
4 앵글로 색슨 문화권에 속한 비앵글로 색슨 국가
5 관련문서
- ↑ 켈트족이 살던 브리튼 섬을 로마의 라틴 족들이 점령했고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앵글로색슨 족의 지배하에 있다가 바이킹 크누트 대왕이 한 때 지배하기도 했다가 다시 노르만 족이 지도층을 차지 하게 된다.
개판이네 - ↑ 그나마 잘 알려져 있는 자잘한 부족이 유틀란트 반도에서 건너온 유트족이다.
- ↑ 에식스, 서식스, 웨식스 등의 지명으로 남아있다.
- ↑ 이스트 앵글리아라는 지명으로 남아있다.
- ↑ 앵글로족이라는 부족 이름도 독일 북부의 앙겔른(Angeln)에서 기원한다. 즉 앵글족도 독일 북부에서 발원했다.
- ↑ 얼음과 불의 노래의 7왕국이 앵글로색슨 7왕국을 모티프로 하였다.
- ↑ 독일 작센지방을 영어로 색소니(Saxony)라고 하고, 니더작센 주를 영어로 로어 색소니(Lower Saxony)라고 한다.
- ↑ 귀네드, 디버드, 궨트 등 웨일즈 지역의 브리튼 왕국들과 둠노니아(콘월), 스트래스클라이드(지금의 스코틀랜드 서부에 있던 브리튼인 왕국)정도를 제외하면 브리튼인 왕국들은 7세기까지 대부분 앵글로색슨 족에게 정복당한다. 콘월은 9세기에 완전히 정복되었고, 웨일즈와 스트래스클라이드는 각각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왕국에 정복당하였다.
- ↑ 근데 사실 인구 수, 경제력, 정치적 영향력 등으로 따질 경우 켈트족은 앵글로색슨족의 상대가 안 된다. 당장 아일랜드와 영국의 국력, 그리고 영국계 미국인과 아일랜드계 미국인의 위상(특히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을 비교해 봐라. 앵글로색슨족의 호적수는 프랑스의 프랑크족, 독일의 게르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 ↑ 영국의 식민지 시절 원주민들의 씨가 말라 원주민 문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영국인들이 데려온 아프리카계가 주류를 잡았다. 이들의 경우 세대가 갈수록 아프리카계 문화의 흔적이 옅어지고 영어 사용, 영국계 개신교 신앙, 영국식 생활 방식 등으로 영국 문화에 동화되었다. 덧붙여 영국 문화를 바탕으로 흑인 문화, 라틴 아메리카 문화를 섞은 현대 자메이카 문화가 영국과 미국, 영연방 각국의 현대 문화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 ↑ 1994년 아파르트 헤이트 철폐 이전까지 남아공의 주도 세력은 앵글로 색슨 족이었고, 아파르트 헤이트 철폐 이후로도 앵글로 색슨계 백인들이 경제적, 사회적 주도권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인구나 정치면에서 주도권은 원주민들과 크리올들에게 있기 때문에 인종적으로 앵글로 색슨이 주류인 국가라고 보기는 힘들다. 아파르트 헤이트 철폐 이후 주류 세력으로 떠오르게 된 원주민 출신들이나 크리올 출신들의 경우도 오랜 식민 통치와 앵글로 색슨계 백인들의 통치로 이미 문화적으로는 앵글로 색슨 문화에 동화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