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이런 영웅은 싫어
목차
1 개요
네이버 웹툰 이런 영웅은 싫어에 대하여 단점으로 지적되는 사항들을 기술한 문서.
아래의 문단들을 종합해 보면 알겠지만, 이런 영웅은 싫어가 비판받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추려진다. 첫째 원인은 작가가 커다란 중심 서사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작품이 주로 지적받는 단점들인 캐릭터성의 강조, 개그와 시리어스의 다소 뜬금없는 혼합, 짤막짤막한 사건들의 반복, 느린 전개 속도 등은 옴니버스식 구성이나 일상물이었다면 매력이 될 수 있었을 특징들이다. 실제로 이 특징들은 이영싫 연재 초기, 즉 베도 연재분 전체부터 정식 연재 도입부까지만 해도 단점보다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 시기의 이영싫은 중심 스토리라인이나 메인 악당이 없이, 스푼에서 처음 일하게 된 나가가 비행팀과 함께 소소한 안 소소한 사건들도 있었지만 사건들을 해결하는 내용이 주였기 때문이다. 묘사하는 사건들이 코믹하고 규모가 작다 보니 연출 속도도 적당했고 세밀한 캐릭터 묘사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짧은 호흡으로 제때에 효과를 터트리는 깔끔한 연출,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패러디, 오마쥬, 개그코드도 호평받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나이프와의 갈등이 작품 전면에 부각되고, 작품이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는 대신 굵직한 중심 서사를 따라가게 되면서, 이전까지는 장점이었던 이영싫의 특징들은 이제 극적 전개를 더디게 하는 단점이 되고 말았다. 여기저기 뿌려 놓은 복선들, 수많은 캐릭터들, 그 캐릭터의 수만큼 곁가지를 치고 있는 개별 이야기들을 이제는 하나로 아울러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는데, 전개 방식은 여전히 짧게 치고 빠지는 구성에나 잘 맞을 특징들을 그대로 답습한 채, 세계관을 계속 확장하고만 있는 것이다.
이와 무관하지 않은 두 번째 문제점은 작품이 표방하는 장르의 변화이다. 이런 영웅은 싫어라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이, 옴니버스식 일상물 시기의 이영싫은 히어로물과 능력자 배틀물의 법칙들을 비틀어서 재미를 유발하는 장르 파괴적인 성격이 강했다. 히어로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상사에게 쪼이며 민원을 해결하는 공무원인데다가, 주인공은 세계 최강이지만 싸움은 거지같이 못하고, 다른 강자들도 저마다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으며, 악당은 아군보다 더 착한 숨겨진 조력자라는 식이다.[1] 때문에 초기의 이영싫은 전투나 액션의 묘사가 빈약한 것이 지금만큼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작품이 주는 재미가 바로 그런 진지한 액션을 불가능하게 하는 영웅답지 못한 영웅과 골때리는 사건들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프의 악행과 위험성이 더 이상 작품의 개그 코드로 얼버무릴 수 없는 현실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나가와 초능력으로 전면전을 벌이는 인물도 등장하면서, 변칙적인 히어로물의 매력에 의존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다루는 사건들의 심각성도, 잔인성도, 스케일도 점점 커져가는 지금, 이영싫은 주인공측이 "거악과 초능력으로 맞서 싸우며 거기에 얽힌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정석적인 히어로물에 가깝다. 이렇다보니 액션신의 중요성이 대폭 늘어난 것은 물론, 긴장감 있고 진지한 스토리 전개도 필요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두 측면 다에서 상당히 허술하다는 것이 중평.
결국 이러한 단점들에 최근 이영싫이 스토리가 늘어지고 지각 연재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독자들이 휴재를 권유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
1.1 장르적 특성에 대한 몰이해?
'이영싫은 근본적으로 캐릭터 만화므로 이는 만화의 장르적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라는 반박도 있는데, 초반에는 그러한 특성이 강했을지 몰라도 현재의 이영싫은 명백히 스토리 만화다. 일단 작품 전체의 거대한 플롯이 존재하며, 중반 이후부터는 옴니버스 에피소드가 아니라 그 플롯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엄연히 내러티브의 개연성과 통일성을 추구하는 스토리 만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당장 네이버 웹툰의 장르별 분류에서도 이영싫은 스토리 만화에 속하며, 이른바 '캐릭터물'의 속성에 가장 근접하다고 할 수 있는 '일상'이나 '개그' 장르에 이영싫은 없다. 오히려 드라마 장르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 2016년 기준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이영싫의 분류는 '스토리/판타지/드라마'이다. 즉 부분적으로 개그물이나 캐릭터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대분류는 어디까지나 드라마 중심 만화라는 뜻. 작가가 직접 '이영싫은 캐릭터물'이라고 공언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공식적인 분류가 드라마 장르인 이상, '이영싫은 캐릭터물'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매우 희박하며 이미 시리어스 드라마 노선이 진행된 지 한참 된 시점임에도 초창기의 특성을 근거로 이야기하는 건 이러한 장르 전환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못한다.
게다가 '캐릭터물'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애매하고 자의적인 명칭이다. 기본적으로 장르를 나누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메인 스토리의 유무인데, 이는 스토리가 없는 작품은 있어도 캐릭터가 없는 작품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여 이른바 '캐릭터물'이란 것이 논스토리 장르, 예컨대 옴니버스나 에피소드 장르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하물며 이영싫은 캐릭터에 맞춰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캐릭터들이 나오는 구성인데, '거대한 메인 플롯이 존재하는 캐릭터물'이란 것이 성립 가능한가? 등의 질문에 확실한 답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합리적인 장르 정의 없이는 캐릭터 개성에 비해 스토리가 부실한 걸 '캐릭터물'이라 그렇다고 핑계를 대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니면 '캐릭터 인기로 지탱되는 작품이니까 캐릭터물'이라는 지극히 결과론적인 해석이 되거나. 단지 독특한 캐릭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캐릭터물이라고 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작품의 스토리성에 대한 신랄한 디스가 된다(...). 죠죠나 원피스 등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수두룩하게 튀어나오지만 핵심 스토리가 있는 이러한 작품들을 '캐릭터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미국의 그래픽노블이 이와 가장 가깝겠으나, 이영싫은 하나의 핵심 플롯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혀 타입이 다르다.
게다가 작가가 '이영싫은 캐릭터물'이라고 언급한다고 해서 그것이 작품의 단점을 모두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단적으로 명탐정 코난은 작가가 '추리물이 아니라 로맨틱살인코미디(...)' 장르라고 토를 붙였지만, 코난의 추리의 허술성과 작위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승전결의 엉성함, 배틀의 표현력 부족 등의 문제는 일단 작가가 그것을 작품 안에 넣고 주요 소재로 다룬 이상 충분히 비판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실상 가지각색의 능력자들이 히어로와 빌런 포지션에서 목숨을 걸고 대결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을 두고 '능력자 배틀은 양념일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코난의 장르는 로맨틱코미디이며 추리는 곁다리일 뿐이니 신경쓰지 말라는 주장만큼이나 허술하다. 이영싫은 명백히 드라마 장르이며, 초능력자들이 배틀을 벌이는 게 주요한 사건으로 취급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나가의 행적만 봐도, 나가는 나이프와 싸우고 상처입으면서 사상적으로나 성격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는 이후 스토리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주요인물 중 몇몇은 배틀 와중에 사망하여 극중에서 퇴장한다. 즉 이영싫의 배틀은 분명히 플롯의 반전, 갈등 심화,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영싫이라는 작품 전체를 두고서 '배틀은 부가요소'라고 말하려면 확고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영싫에서 스토리나 배틀 요소는 결코 단순한 곁다리가 아니다. 그리고, 설령 곁다리라고 해도 그 요소를 사용하는 이상 그것이 지적해선 안 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영싫의 전개 방식이나 연출은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작품에 대한 비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애초에 좋게 보는 사람들의 의견만 반영한다면 무슨 비판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같은 논리로 '그것이 비판자들이 이영싫을 비판하는 이유'라는 주장 역시 성립되며, 결국 이러한 주장은 처음부터 객관성의 결여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반론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해당 반론은 '후술할 사항을 비판하면서도 이영싫을 좋아하는 팬들'의 의견을 부정하고 있다. 이영싫이 지나치게 캐릭터 위주라거나, 전개의 마무리가 부실하다거나 하는 사항은 팬덤에서도 종종 문제로 제기되곤 한다.
2 스토리
2.1 캐릭터성에 의존하는 성향
진짜 공감되는 게 이 웹툰에는 독자가 아니라 신자가 있다는 거. 사사 예쁜 거 아는데 베댓에 너무 찬양성 댓글밖에 없으니 좀 보기 그래요. 덕질은 카페에서 하시든지 하시고 내용에 집중 좀..[2] [3] - 209화 베스트댓글
전투신 연출 문제와 더불어 본작이 가장 비판을 많이 받는 부분으로, 전반적으로 설정이나 스토리, 작화로 승부하는게 아니라 캐릭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기본적으로 만화(특히 웹툰)가 매력있는 캐릭터를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이영싫은 작가의 자캐 커뮤니티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스토리가 캐릭터에 묻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말해서,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매력은 확실한 편이다. 캐릭터를 잘 만든다는 점은 안티들도 인정하지만, 이 캐릭터리티만으로 밀고 나가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문제. 이 탓에 이영싫 팬덤은 작품의 주제나 전개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보다는 거의 캐릭터들의 팬클럽같은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로인해 작품에 대한 비판에는 항상 캐릭터빨 만화라는 점이 들어간다. 댓글창을 보면 평소에도 캐릭터를 빠는 댓글 지분이 엄청나며 조금이라도 모에한 장면이 나오면 말할 것도 없이 폭발한다. 라이트 독자들 입장에서는 눈쌀이 찌푸려진다. 그래서 이걸 불편하게 여기는 독자들은 이영싫엔 '독자'들은 없고 '신자'들만 있다고 깐다.
이러다보니 당연히 캐릭터들의 숫자도 무분별하게 불어나서 100화대 중반에 이른 현재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메인 스토리에 참여하는 중요 캐릭터들만 거의 수십명에 육박한다. 대충 따져보자면, 100화부터 140화까지 40화 사이에서 등장한 신 캐릭터가 이름이 공개된 캐릭터만 기준으로 할 때 12명이나 된다. 거의 3~4주에 한 번 꼴로 신캐 1명이 등장하고 있는 셈. 여기에 아예 이름도 나오지 않은 몇몇 캐릭터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신 캐릭터 만들어서 2~3주 간 밀어준 뒤에 효과가 떨어지면 또 새로운 캐릭터를 들고 나온다는 비판이 많으며 안티들에게는 아예 캐릭터 양산 만화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이 지나치게 신 캐릭터를 자주 배출하는 특성은 팬들에게도 지적 받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 위주의 전개의 부작용으로 임팩트있게 등장해 놓고서 정작 스토리에서는 공기화 되는 캐릭터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4] 특히 레이디의 등장을 기점으로, 스푼 Vs 나이프의 대형 충돌이 벌어지고 새로운 세력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새로운 캐릭터들은 대거 등장했음에도 정작 제대로 활약한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며 그나마도 스토리 상으로는 완전히 묻혀버렸다. 그리고 캐릭터 하나에게 별로 쓸데도 없는 자잘한 설정은 많이 붙여놓고서 정작 작중에서는 거의 드러나지도 않는, 전형적인 자캐 커뮤식의 설정놀음의 요소도 군데군데 보이고 있다.[5]
2.2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설정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베스트도전이나 작가의 블로그에서 소소한 비하인드 설정 or 캐릭터 같은 것이 자주 나오는데 이걸 모르는 독자들이나 라이트하게 웹툰판을 읽는 사람들에겐 가끔 좀 뜬금없는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든지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마디로 이 만화의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정식 연재, 단행본, 예전에 그려진 베도판, 작가 블로그, 팬카페까지 다 챙겨 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팬과 라이트 독자 사이의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주 원인이다.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긴 하나 개개의 캐릭터에게 지나치게 적은 설명이나 지나가는 것처럼 나오는 설정은 아무래도 스토리 몰입에 방해되기 때문에 분명한 문제요소. 예를 들어 다나와 듄, 유다가 동창사이라는 것은 세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설정인데, 단행본과 작가 블로그에만 나올 뿐 웹툰 내에서는 이런 셋의 관계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6] 이런걸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역량인데 그게 안 된다. 작품 안에서 사용되지 않는 설정은 설정놀음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이미 만들어놓은 설정은 제대로 안쓰고 이런저런 잡설정만 추가해댄다. 나가의 투시 같은 경우가 대표적.
그나마 듄과 다나,유다의 동창 설정은 메인 스토리를 이해할 때는 몰라도 별 문제가 안 되는 면도 있고 적어도 유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나와 유다가 절친이란 사실 자체는 언급되었기 때문에 좀 나은 편. 진짜로 이런 점에서 비판받아야 할 쪽은 사사의 설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사는 설정상 뭘 시키든 평균 이상은 하는 유능한 인물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작중 내에서 이런 면모를 전혀 볼 수가 없다. 되려 이곳저곳에 활약하기에 편한 능력을 지닌 헤이즈가 그 이전에 돈은 필수지만 온갖 분야에서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며 활약하고 있어서 되려 헤이즈가 사사의 설정에 더 적합한 인물로 보일 지경이다.
2.3 개연성이 부족한 편의주의적 전개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뒷심과는 별개의 문제로,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 다분히 편의주의적인 구석이 많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왜 이 캐릭터가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가끔씩 나온다. 스토리가 어째서 이렇게 되는지, 캐릭터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이 때문에 내용 전개 자체가 상당히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단점이 있으며, 끝마무리도 어설프게 넘어가는 까닭에 작가가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해서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100화가 넘어서고 이영싫이 본격적인 메인 스토리 궤도에 들어서면서 더 심해졌다.
이 단점이 가장 극심하게 드러난 에피소드가 레이디 등장 직후의 스푼 VS 나이프 전면전 에피소드. 아무리 상황이 긴급하다지만 백모래를 노린다는 것을 뻔히 아는 스푼 측에서 최소한의 감시인력도 붙여놓지 않거나, 나이프의 습격 대상이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건물 안에는 비전투 인원만 남겨놓고 심지어 총 한 자루 지급하지 않아서 소화기 들고 싸우는 등 스푼과 나이프의 대결 과정에서 스푼 측이 마치 백모래 탈출시켜주려고 작정한 듯한 여러가지 이해 불가능한 허점을 많이 드러냈으며, 하나하나 문제점을 살펴보면 SPOON 쪽 히어로들이 끝내주는 멍청이들이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7] 나가의 시선을 중심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스푼의 대응 방식은 도대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연성이 떨어진다. 도리어 이렇게까지 해놓고도 백모래를 놓치지 않는 게 이상한 수준.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양측의 대립을 치밀하고 설득력있게 전개할 역량이 안 되니까 작정하고 한 쪽을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이 탓에 해당 에피소드의 결말도 매우 작위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이후로도 이런 문제점은 꾸준히 드러난다. 물론 영정이 치밀한 계획을 짜 놨다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나 다나가 간부회와 상극이란 걸 밝혀 버리면서 상식적으로는 예비 인력을 추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 상기한 나이프와의 대결 에피소드는 단 하루 사이에 일어난 사건이다. 즉 단 하루도 안 되어서 지하철역 테러 + 대형 연쇄 교통사고 + 정부기관 건물 붕괴라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어째서인지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혀 이슈가 되지 못했다. 이 정도의 사건이 여론에 아무런 파장 없이 넘어간다는 것도 억지스러울 뿐더러[8] 어떤 방법으로 넘어갔다고 쳐도 그 자세한 상황이 독자들에게 설명되었어야 했다.
- 같은 이치로 나가가 유각인들의 땅을 이주시키는 일 역시 세간에 들키지 않을 수가 없는 장면이다. 아무리 높게 띄웠다지만 지상에 있는 나이프 멤버들의 눈으로 땅의 형태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고도밖에 되지 않았고, 더구나 해상에서 포격까지 일어났다. 성층권의 비행기도 포착할 수 있는 현대 기술로 발견하지 못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게다가 유각인들의 땅은 스푼이 있는 나라가 아닌 외국의 땅으로, 말하자면 어느 공무원이 남의 나라 국토를 멋대로 떼어내서는 해저에다 수장시켜버린 셈인데, 이 정도면 국지적인 소동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게 자연스럽다. 애초에 작중에서도 이 이주 작업을 통해 나가가 인간 사회의 두려움과 경외를 받게 되리라는 소금보라의 발언이 있었음에도 이후 전개에서는 전혀 이 사건의 파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작품 안에서 분명히 중대한 분기점이 되리라는 복선을 깔아놓은 주제에 그로부터 60화가 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사건의 반응에 관한 언급 자체가 전무하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게 될 거라던 나가는 이주 작업이 끝난 후로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살던 대로 살고 있다. 그야말로 도가 지나친 편의주의 전개.
- 나가를 처치할지 여부에 대해서 마찰을 빚던 송하가 갑자기 오르카를 공격한 이유. 오르카를 죽이고 나이프를 나갈 생각이었다면 모를까, 송하는 백모래를 떠날 수도, 떠날 생각도 없었음에도 느닷없이 백모래의 측근인 오르카를 베려 했다. 송하의 캐릭터를 생각할 때 오르카의 말 한마디에 충동적으로 휘둘렀다고 생각하기도 어려운데다 오르카를 공격한 사실 때문에 나이프에서 퇴출당하는 것도 송하 입장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면에 어떤 사정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해당 장면은 그 '사정'에 대한 가벼운 복선조차 제시하지 않고 지나치게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왜 송하가 그 상황에 오르카를 공격했는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오르카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만 만들어 놓고 나가를 처치하러 가려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마땅히 그러한 동기가 독백으로라도 나왔어야 했다. 더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송하의 오르카 공격이 살의를 수반한 것이었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KNIFE 입장에서) 타당한 이유 없이 동료를 느닷없이 공격한 사실 자체다. 죽이려 했는지 아닌지, 성공했는지 역으로 처발렸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격이라는 행위 자체가 나이프 입장에서는 대단히 의심스럽고 사실상 배반으로 받아들여도 매우 당연한 일이다.
- 무단침입에다 엄연히 수감자인 이호를 탈주시키려 한 소금보라를 귀능이 제압만 하고서 굳이 풀어준 이유. 상식적으로 공무기관의 히어로인 귀능이 자기 재량만으로 시민안보에 해를 입히려 한 자를 놓아준다는 것도 영 납득이 가지 않는데다가, 명백히 스푼에 대한 공격 행위니만큼 최소한 서장이 돌아올 때까지라도 구금해두는 것이 매우 당연한 조치다. 그런데 귀능은 이런 범행을 저지른 소금보라를 별 이유 없이 풀어주었으며, 이에 대한 설득력있는 설명도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이 직후 소금보라가 KNIFE에게 붙잡히기 때문에, 귀능의 이런 억지스러운 행동은 소금보라와 KNIFE를 만나도록 하기 위한 작위적인 전개라는 비판이 나오게 되는 것.
- 히어로 기관의 간부 중 한 명이 하루아침에 살해당했음에도 그에 따른 여파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묘사된다. 작중 영정이 히어로 백 명이 할 일을 혼자 해낸다는 언급이 있었고, 따라서 영정이 부재할 경우 업무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했으나, 작품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오히려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입이 조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널널하다! 게다가 사람이 살고 있는 섬에서 사람들을 이주시킨다던지, 섬 하나를 통째로 유각인에게 넘겨준다던지, 공무원을 마음대로 갖다써도 아무런 제제도 당하지 않는다던지 하는 모습들을 볼 때, 간부진들은 히어로 기관을 넘어 이 나라 전체를 관리하는 위정자이거나, 그들에 준하는 권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런 사람들 중 실세로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살해당하고, 누구에 의해 살해당했는지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로, 말 그대로 증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묘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게다가 영정은 민간인인 유다 등도 '대배우'라고 알고 있는만큼,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인물이다. 애초에 딱히 본인이 정체를 숨기지도 않고 톱스타이자 톱 히어로로서 그렇게 오랜 세월을 일해왔는데 그녀에 대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장 현재 시점으로 아직 젊은이인 송하의 어린시절에도 영정은 현역 히어로였고, 어린애에 불과했던 당시의 송하가 영정의 젊은시절 출연한 영화를 구할 수 있었을 정도인데 과연 대중에게 영정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능할까?
- 세월의 능력을 탐내 빼돌린 간부도 마찬가지. 나이프란 빽이 있는 세월을 도대체 무슨 깡으로 호위도 없이 부하 하나만 덜렁 보낸 걸까. 물론 두 사람이 구속되어 있었고 레이디는 부상까지 당한 상황이었으며 좋은 꿍꿍이로 빼내는 일은 아니었으니 들킬 가능성을 생각해서라도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남은 나이프 멤버들이 구출하러 올 가능성을 생각해서라도 최소한 실력있는 경호원은 붙여뒀어야 정상이다.
- 다나가 간부진 심복이 세월과 레이디를 멋대로 인계해가는 걸 막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인물이 암만 강력한 특기자와 불로불사의 일족이라지만 엄연히 민간인인 유다와 은비단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게다가 은비단에게는 여차하면 세월과 레이디를 죽이라고 사주하였다(...) 만약 이 사실이 간부의 귀에 들어갔다면 서장 다나 혼자 해고 당하는 걸로 끝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짓거리이다.(...) 그러나 일호네 불로불사의 일족이나 스푼에 영향력이 있는 제 3의 집단이 이를 철저히 외부에 알려나게게 못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모를까 아무런 조치도 없음에도 이미 나이프 조직원 두명과 간부의 심복 한명이 사망한 상태에서 이에 대한 별 다른 언급이나 여파가 없다.
2.4 부실한 에피소드 전개 능력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이나 복선 배치 능력과는 별개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마디로 긴장감을 절정까지 이끌어낸 상태에서 그 뒷수습을 못한다. 실제로 백모래를 비롯한 나이프와 얽히는 에피소드는 대부분 어찌어찌 해서 나이프가 도주하고 그걸로 끝나는 엔딩이 많다. 특히 레이디 등장부터 백모래 탈주까지에 이르는 에피소드는 무려 반년에 걸친, 이영싫 사상 가장 긴 화수에도 불구하고 나가가 SPOON 건물을 붕괴시킨 이후의 결말부가 허술하고 다소 급전개로 마무리되었으며, 그 도중의 여러 중간 과정은 그냥 생략해버렸다. 이처럼 차근차근 사건을 고조시켜 놓고서 정작 클라이맥스에 가서는 맥이 달리니 에피소드의 내적 완결성 자체가 상당히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 뒷심 부족이 장편뿐 아니라 단편 에피소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며, 긴장감을 높이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얼빠진 반응이나 개그씬으로 끝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주인공 측이든 악역이든 뭔가 심각해 보이는 암시는 많이 주면서 정작 만나서는 제대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 진도가 시원하게 나가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대화 장면과 느닷없는 외부의 개입 등으로 어정쩡하게 끝나곤 한다. 특히 이런 점 때문에 후에 유입된 독자들 등이 정주행할 때 김빠지는 느낌이 엄청나다. 후입 독자들이 건드리기 껄끄러워지는 이유 중 하나.
또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가면 갈수록 똑같은 전개 구조를 우려먹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서 문제다. 대표적으로 '나이프 멤버가 나가 앞에 갑툭튀해서 나가를 멘붕시켰다가 상황이 꼬이면서 그냥 후퇴'하는 식으로 끝나는 패턴. 이 갑툭튀 하는 인물이 어떤 때는 백모래였다가, 오르카였다가, 송하였다가, 레이디였다가로 사람이 달라질 뿐 하는 짓은 나타나서 몇 번 말 나누고 몇 번 싸우다가 제3자의 개입이든 나가가 빡치든(...) 해서 별 영양가 없이 돌아가는 짓을 뻔질나게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도 누구는 제3자의 개입으로 끔살 아무리 나이프가 본거지가 알려지지 않은 게릴라 테러조직이라고 하지만 '숙적'이라는 스푼과 나이프가 만나서는 감질나게 싸우다 돌아서는 전개만 계속 되풀이되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중후반으로 갈수록 에피소드의 전개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상기한 반년 동안 연재된 스푼 vs.나이프 전면전이야 나름대로 대형 에피소드니만큼 그럭저럭 납득이 간다 쳐도, 비교적 소규모의 에피소드조차 7~8주를 가볍게 넘어가는데다 한 화 한 화마다 나가는 진도가 굉장히 찔끔찔끔이다.
예로 203화에서 시작한 에피소드가 212화로 끝났는데, 대형 에피소드도 아닌 주제에 10월 27일에 시작해서 12월 29일에 끝났다. 별 것 아닌 에피소드에 62일을 날려먹은 것. 세월과 레이디가 잡혔다는 걸 감안해도 심하게 질질 끌었다. 연재 초반의 소규모 에피소드는 보통 2~4화 안에 끝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에피소드마다 나이프 멤버를 얽어넣느라 분량이 늘어나버리는 듯. 과거 이영싫의 장점으로 취급받았던 시원시원 스피디한 전개는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전개는 이렇게 질질 끌면서도 사건의 마무리는 졸속으로 해치우니 김새는 느낌은 더더욱 심하다.
그나마도 나이프와의 마찰이 해당 에피소드의 메인 내용하고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냥 별개의 사건이 같은 배경에서 벌어졌다가 서로 전혀 영향을 안 주고 끝나는 수준. 포크 엔터테인먼트 편에서 레이디와 세월의 등장은 스토커의 정체나 행동에 관련해서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고, 시라노의 섬에서도 섬의 웃음소리의 비밀하고는 하등 관련없이 격퇴당하고 끝났다. 즉 에피소드에 나이프를 엮어넣기는 하는데 나이프가 스토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따로 논다.
여기에 상기한 캐릭터 위주의 전개 문제가 겹쳐서 몇몇 에피소드는 아예 신 캐릭터를 소개하기 위해 나왔다는 느낌이 강하며, 캐릭터는 잔뜩 등장시켜 놓고서 정작 에피소드 내용에 제대로 녹여내지를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에피소드 끝까지 별다른 역할도 없는 캐릭터도 상당하고 캐릭터들 간의 갈등 역시 상당히 허무한 방식으로 해결되는데다 그 갈등이 스토리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끝나기도 한다.
유다가 첫등장하는 포크 엔터테인먼트편은 상기한 문제점들이 역력히 드러난 에피소드. 6~7화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 안에서 어느 정도 비중있는 인물이 12명에 육박하는데, 신캐릭터인 유다, 마고 등의 인상을 확실히 하는데도 실패한데다 레이디vs은비단의 대립 역시 굳이 필요했나 싶을 정도로 어영부영 매듭지어졌다. 요약하면 핵심 사건과 따로 노는 나이프의 등장, 갑툭튀해서는 별다른 전투도 의미 있는 행동도 없이 어영부영 퇴장하는 나이프, 복선이 너무 부족한 반전과 범인의 정체,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코미컬한 마무리, 에피소드 앞뒤로 신캐들에 관한 설정 보여주기 등등의 요소들로 범벅되어 있다. 게다가 단행본 작가 후기에 따르면 포크 엔터테인먼트가 베도 시절에 구상했지만 현재 내용 전개상 마땅히 등장시킬 데가 없어서(...) 그려 본 거라고. 그러니까 뭔가 중요인물 같은 떡밥을 뿌린 유다 같은 캐릭터가 사실 별로 안 중요한 인물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좀 거칠게 말하면 포크 엔터테인먼트 편 자체가 작가의 계륵 같은 설정놀음을 어떻게든 작품 안에 넣고 싶어서 어거지로 끼워 넣었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2.5 지나치게 허술한 세계관?
세계관 설정이 피상적이고 편의주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비판이 많은 설정은 영물과 혼혈에 대한 것. 작품의 기초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영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너무 늦게(107화) 나왔으며, 동식물이나 무생물 등을 사회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을 윤리적 분쟁 등에 대한 언급이 너무 적다. 또 박해받으며 살아온 혼혈 계층이 현대 사회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이 너무 높은 데다가, 일반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케이스가 많은 혼혈들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살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 여기에 SPOON의 업무가 경찰/소방서 등과 어떻게 분리되어 있는지도 잘 드러나 있지 않다.
그리고 설정이 너무 허술하고 세세한 고려 없이 던지는 경향이 있다. 백모래의 정화능력은 분명히 체질이라고 언급되었다가도 백모래가 직접 특기라고 하거나, 이영싫의 히어로들은 병역이 면제라는 설정인데 사사는 군필이라는 것 등. 군 제대 후 입사했다 쳐도 그러면 현재 나이가 적어도 20대 후반~30대 초반은 되어야 하는데, 작가 블로그에는 사사의 나이가 26~27세로 설정되어 있어서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세계관 자체가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게 없고, 또 이러한 설정과 작중 묘사가 딱히 상충하지도 않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미국 등 다인종 사회에서도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집단과 그 혼혈인구가 전체 인구의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는 많고, 애초에 이영싫 사회의 확실한 혼혈 인구가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9] 또한 영물에 대한 윤리적 논쟁 역시 작품의 시대배경이 이미 그러한 논쟁이 한 차례 벌어졌다 끝나고 사회에 편입된 이후의 이야기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스푼의 업무의 경우, 작품 초반에서 대놓고 "경찰, 소방서 등 공공기관을 서포트하는 셔틀"이라고 얘기를 하고 넘어가고, 이후로도 '일손은 적은데 할 일은 너무 많다'는 식의 언급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이것은 설정구멍은 아니다. 그냥 스푼이라는 기관 자체가 국가공인 셔틀(…)이라서 이것 저것 다 맡아하는 하이브리드 기관일 뿐. 애초에 스푼은 그 기원이 무보수 자경단에 가까운 조직이었다가 영정을 통해 국가기관으로 편입된 내력이 있는만큼 이러한 설정은 충분히 그 개연성이 있다.
한 마디로 축약해서, 분명 치밀한 세계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로 상충되거나 개연성이 결여된 구성은 아니다. 다시 말해, 세계관 설정 자체를 가지고 말이 안 된다거나 구멍이 많다고 말할 만한 근거는 없다. 오히려 구체적인 수치나 묘사가 나오지 않았을 뿐 내적 개연성 자체는 상당히 잘 짜여진 편이다. 심플하기는 해도 허술한 설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 사실 쓸데없이 세밀한 설정이야말로 나중에 스토리의 발목을 잡거나 모순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영싫의 세계관 설정은 굳이 단점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우며, 단점이라고 해도 그것이 스토리 이해 자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구멍이 많다기 보다는 스토리를 깊게 짜지 않았다고 봐야 더 옳다. 다만 이럴경우 스토리의 개연성은 해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야기의 몰입도는 상당부분 감소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긴 하다. 한마디로 작중 배경이나 설정을 너무 두루뭉술하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특기나 비 특기에 관한 구분이라던지의 설정도 그렇지만 이를 포함한 설정이 상당부분 일차원적으로 흘러가는 성향이 크다. 영물이란 존재가 어떻게 사회에 나타나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특기에 대한 설정 전반이 작중에서 설명되지 않고 단지 '있었다'라고 처리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영물과 혼혈이라는 설정이 독자들에게 잘 와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데 작중 초반에 이러한 설명이 추가되었으면 적어도 현재보다는 영물에 대한 설정이 더 잘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3 연출
3.1 인물 작화의 한계
특별히 작품 내부의 문제점이라 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연령대나 체격이 대부분 비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작중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은 모두 호리호리한 체격에 젊은 외모를 자랑하며, 나이든 캐릭터나 마르지 않은 체형인 '인간형' 캐릭터들은 정말 손에 꼽는다. 영물이나 혼혈 캐릭터들도 청와와 그레고르, 세크룬 정도[10]를 제외하면 전부 인간 외모에서 동물적 특성 몇 개가 더해진 수준이다.
작화 자체가 선이 상당히 가는 편이며, 이 때문에 귀능이나 오르카 등 작중 언급으로는 상당히 건장한 체격으로 나오는 캐릭터들도 외견을 보면 여리여리하다. 다나나 백모래처럼 설정에서부터 '젓가락 몸매'로 설정된 캐릭터들과 그렇지 않은 캐릭터들의 체형 차이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 사실 이영싫의 작화를 두고서 흔히 '캐릭터들 성별이 구분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냥 인간형으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전부 말쑥하게 잘빠진 슬렌더한 몸매를 지녔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굵고 거친 펜선은 액션 묘사의 동세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약점은 고스란히 액션신의 박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리고 주연인물들의 외모가 죄다 10대~20대 초중반 정도의 청춘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연령 자체는 훨씬 고령인 캐릭터라고 해도 종족 특성 자체가 그렇든, 어떤 특수한 수단을 썼든, 원래 동안이라는 설정이든 어쨌든 젊고 잘생기게 그려진다. 불로불사의 일족은 아예 종족 특성이 불사고, 영물이나 혼혈은 나이를 먹어도 인간의 눈으로 보면 잘 모른다는 설정. 악마 역시 솔로몬의 예에서 보이듯이 엄청나게 노인이라도 겉모습은 청년급이다. 또 특수한 수단을 사용하는 측은 KNIFE 멤버들 전원, 영정 등이 있으며 그냥 동안인 캐릭터로는 듄, 오수, 나가네 어머니 등이 있다. 보다시피 '종족 자체가 동안'이라거나 동안 설정인 캐릭터가 정말 엄청나게 많다. 물론 노인 캐릭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레드럼의 할아버지나 회춘 능력을 해제한 영정, 또 가끔 엑스트라로 등장하는 노인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주름이 자글자글해서 굉장히 고령인데다 그리기 번거로워 보인다(...). 그리고 레드럼의 할아버지도 출연 비중은 거의 없으며 영정도 늙은 얼굴은 한두 번밖에 보여주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작품에서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노인 얼굴의 노인' 캐릭터는 없다.
물론 이영싫은 '히어로들은 평균 연령이 어리다'는 등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는데 별 무리가 없는 설정을 구성하였으며, 블리치의 예에서 보이듯 '미형이면서도 고유의 개성이 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창조해낸다는 것은 그리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다만 그렇다 해도 연령대나 체격의 편중이 극심한 것은 사실이며, 특히 체격에 있어서는 '작가가 이런 호리호리한 체형밖에 못 그리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큼 여기서 벗어난 캐릭터가 나온 적이 없다. 적어도 '인간형' 체형을 지닌 이들 중에는...[11]
3.2 능력자 배틀물 특유의 재미 부족
캐릭터는 무수히 찍어내면서도 스토리 텔링과 연출 능력이 떨어져서 능력자 배틀물의 장점을 끌어내지 못한다
주인공 나가의 능력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제대로 상대할 방법이 거의 없고, 이 탓에 능력자 배틀물 특유의 다양한 활용법이나 두뇌싸움 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12]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이 너무 1차원적이고 단순해서 창의적인 전투 장면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대부분의 전투가 능력 대 능력의 대결이라기보다는 능력 스펙의 싸움이거나 한쪽이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압도하는 식의 전개가 많아서 제대로 된 의미의 이능력 배틀은 이영싫에서 거의 진행된 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13]
그나마도 나가의 능력이 너무 사기인지라 마음이 순해서 상대가 죽을까 걱정한다거나, 파워 조절이 안 된다거나, 이상한 약을 먹어서 능력이 봉인되었다거나, 피곤해서 조준을 잘 못한다는 식으로 매번 별의 별 디버프를 다 받으며, 이 탓에 대개의 전투에서 전면에 나서기보다 선배들 싸움 적당히 관전(…)하다가 가끔 서포트 공격 몇 번 하는 식의 전개가 많다. 이 때문에 주인공인데도 정작 본인이 메인이 되어 활약한 전투는 몇몇 단역들을 상대할 때 빼고는 없다시피하며, 독자들에게 답답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쉽다.[14] 더구나 이 디버프 요소들 역시 작품이 진행되면서 스스로 깨부숴가고 있기에, 능력은 정말 가면 갈 수록 답 없는 먼치킨이 되어가는데[15] 정작 전투에서 활약은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비단 나가 뿐만이 아니라 혜나나 사사에게도 발생하는데, 나가와 비슷한 문제로 혜나 역시, 모든 악마들을 소환해서 부린다는 캐릭터 설정상 직접 전투가 아니라 서포트로만 돌아도 차고 넘치게 사기적인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출연 자체가 많이 없고 나와도 능력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 활용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도중 새로 나오는 캐릭터도 아니고 최초부터 등장하는 인물인데다, '주인공의 동료 여캐'라는 메인급 포지션에 있음에도 비중이 정말 현저히 떨어진다.
거기에 더해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인 사사는 그 특성이 총기류에 특화된 저격수 임에도 저격총은 커녕 권총조차 제대로 쓰는 장면이 거의 없다. 작중에서 직접적인 전투용도로 총을 발포한것은 vs레이디 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거의 효과가 없었다. 나머지는 무력화된 상대를 사살하거나 기습으로 한두발 깨작거린게 전부. 물론 총이라는 도구 자체가 창작물에서는 영 대우가 나쁜 물건이긴 하지만 '트라이 건'이나 '블랙캣'의 경우만 봐도 작가의 역량이 된다면 충분히 멋있게 활용할 수 있음에도 사사의 활약은 영 없다시피 하다. 전투상황에서 사사의 비중이라곤 날아다니는 것 이외에는 없다시피 할정도로 대우가 안습하다. 나가나 혜나는 파워가 강력하기라도 하며 어려서 멘탈이 약하다는 변명이라도 되지만 사사는 충분히 이 바닥에서 굴러온 베테랑이라 이런 변명이 통하지는 않는다.[16] 톡 까놓고 말해 작가의 역량부족으로 활약이 미비한 캐릭터. 덕분에 혜나와 사사는 분명히 작품의 메인 3인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활약상은 거의 없고 일 다 끝난 다음에나 등장하는 식으로 안습한 비중을 자랑한다.
또한 능력의 특징이 전투를 통해 밝혀지기보단 소소한 일상이나 해설, 대화 등을 통해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서 독자 입장에서는 이야기 진행을 통해 능력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해설을 통해 납득하고 넘어가는 느낌을 준다. 설정상 소수의 세력이 오래 대치하고 있어서 이미 서로의 약점과 능력을 알고 있어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면도 있다. 또 오수처럼, 실질적인 비중이 거의 없어서 굳이 능력을 부여하지 않아도 진행에 어려움이 없는 캐릭터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이영싫의 설정이 두뇌싸움을 만들기 어려운 설정도 아니다. 특기, 종족 특성, 악마 등 각각의 장단점을 가진 다양한 계통의 이능력들, '어떤 특정 조건을 클리어하면 깨닫지 못한 특기가 각성한다'는 설정이나 반대로 '아무리 강한 특기자라도 어떤 조건 하에서는 능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등의 설정은 기존의 능력자 배틀물에 심리전이나 전략전 요소를 가미시키는데 적절한 설정이지만, 정작 작중 이 설정이 적용된 캐릭터는 다나뿐. 아니 사실상 이 설정 자체가 다나 한 명의 캐릭터성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만큼 활용도가 미약하다. 다각도로 충분히 풍부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는 세계관을 짜놓고서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작가의 역량부족이라고밖에 하기 어렵다.
3.3 빈약하고 어설픈 전투 연출
동세표현을 못하는 작가가 그리는 능력자 배틀물[17]
이능력 배틀 요소를 제외하고도 작화 자체가 박력이나 연속적인 동세를 느끼기 어렵다. 화풍이 액션 연출에 어울리지 않아서 대부분의 컷이 포즈를 취한 뒤 사진을 찍은 듯이 정지된 느낌이다. 게다가 동작의 연계도 허술해서 전투장면이 물 흐르듯이 이어지지 않고 어설프다. 전투신을 그리기 힘든지 심하면 아예 전투 장면을 생략해버리거나 개그씬으로 때워버린다. 심지어 주적 포지션인 나이프와의 대결에서도 제대로된 전투를 진행한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이 점이 개선된 것은 100화 가량 전개가 진행된 이후. 집중선 같은 강조 표현이 사용되는 빈도가 타 만화에 비해 적고, 그림체 자체가 부드러운 편에 속해서 파워풀한 강세 묘사에 적잖게 어려움이 있다. 가령 113화의 스푼 건물이 터져나가는 장면은 집중선이나 효과음이 일절 없고, 작화도 썩 좋지 않아서 그 거대한 스케일의 파괴 묘사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나 위력이 잘 전달되지 못한다.더 쉽게, 말하자면 입체감과 생동감이 보이지 않고 평면적이다.
액션신 이외에도 초능력전의 연출이 심심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주인공 나가의 주 공격수단은 염동력인데, 염동력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다 보니 화면을 통해 보여주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물건을 들어올리는 게 아닌 직접 힘을 방출하는 식의 공격은 상대가 밀려나가거나 주변 사물이 부서지는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가 되는데, 이 때문에 공격 묘사가 너무 정적이고 잔잔한 느낌을 준다. 이는 방어용으로 사용될 때도 마찬가지로, 설정상 먼치킨급의 능력을 지닌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이나 방어 연출에 박력이 없다.[18]
배틀을 전면에 밀고 나가는 작품은 아니지만 메인 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스푼vs나이프의 대치구도를 긴장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박력있는 전투 묘사는 필수적인데 배틀 부분만 시작되면 맥이 확 빠지는 바람에 독자들에게 상황의 시리어스함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결국 이능력자 배틀물 주제에 배틀물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일상 파트에서는 대다수의 캐릭터가 개그 위주로 표현되기 때문에 이대로면 몰입감이 떨어지고 스푼도 나이프도 독자들에게는 그저 개그 집단으로 인상이 남기 쉬우니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이다. 아무리 블랙유머니 스토리만화니 해도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히어로vs빌런의 대립을 기본 플롯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단 100화 가까이 오면서부터 배틀 장면이 보다 늘어나고 지금까지처럼 생략하거나 개그로 때우는 짓은 하지 않는 등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유각인편 이후로는 작화 자체의 향상과 더불어 배틀 묘사도 눈에 띄게 발전한 편. 귀능 vs. 소금보라(148화)처럼 이능력과 격투가 섞인 육탄전, 나가 vs. 영정(176~178화)과 같은 순수 초능력전, 헨리 vs. 오르카(191화)의 순수 육탄전 등 다채로운 형태의 배틀에서 확연히 동세나 박력이 강화되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넘사벽으로 세서 결국 쉽게 이긴다는 식의 과정은 여전하지만…. 물론 발전했다고 해도 정통 액션물에 비길 레벨이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적어도 초반부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 신의 탑과 비교하면 어떨까[19]
3.4 개그와 시리어스의 밸런스 부족
그리고 개그만화엔 적당할지 몰라도 스토리만화 치고는 템포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등장인물 소개에만 1~2화를 잡아먹기도.[20] 또 온갖 필수요소나 짤방들의 패러디가 많아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겐 특유의 개그가 쉽게 와닿지 않는다. 특히 분명히 진지해야 할 부분에서조차 시도때도 없이 개그를 친다는 점이 주된 비판거리이다. 감정을 이입해 가며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몰입하기 힘들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사실 굳이 패러디를 넣어야 할 이유도 없고 작품 자체가 패러디 없이도 충분히 지탱이 될 만한 역량이 있는데도 패러디 개그를 버리지 못한다. 특히 인물의 내적 갈등이나 히어로와 악당의 대치 등 독자의 이입이 중요한 장면에서까지 패러디를 써서 괜히 맥을 끊는 경우도 더러 있다. 특히 각 에피소드의 끝에서는 상기한 스토리 뒷심 부족까지 겹쳐서 그 문제점이 두드러진다.
이것과 더불어, 의뢰 해결 파트에서 나오는 각종 심각한 사건, 문제들에 너무 가볍게 접근한다는 점도 단점으로 언급된다. 피규어 편처럼 정말 가벼운 사건도 있지만 '사이비 종교'편에서 볼 수 있듯이 정말 심각한 사건에서도 해결, 정리 과정이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반응 등이 너무나도 가볍다. 특히 '아이돌 스토커' 편에서는 범인이 무고한 피해자를 태워 죽이려 시도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벌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그 수습이나 반응이 지나치게 유머러스하게 끝났다. 이 때문에 범죄의 심각성에 비해 작중 분위기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등장인물들의 비행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묘사하는 측면도 있다. 다나(이런 영웅은 싫어) 문서에도 나와 있지만 작중 확인된 다나의 비행만 해도 책임회피, 불법도박, 직장 내 폭력 및 폭언, 내리갈굼, 거짓보고, 피의자 및 용의자 인권무시, 청소년 근로기준법 위반에 아동보호법 위반까지 적용할 수 있다. 상기된 모든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임에도 큰 문제는 아닌 것처럼 넘어가니 문제...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혜나의 취급 문제. 작중에서 혜나는 나가나 영정 등에게 '보호받아야 할 아동'으로 취급받으며, 실제로 청석영 에피소드나 시라노 섬 에피소드에서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스토리에서 빠지게 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만만치 않게 위험한 마약 조직 소탕이나 인신매매단 제압 임무에서는 인력부족이란 이유로 곧장 투입되는 등 취급에 일관성이 없다(...). 상식적으로 아동이라는 이유로 혜나를 위험한 임무에서 제외한다면 앞의 두 임무에서도 배제되었어야 마땅하다. 한마디로 작가가 스토리 전개에 필요하다고 느끼면 인력부족 운운하며 범죄현장에 투입하고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아이 보호 차원 운운하며 빼두는 등 은근슬쩍 취급이 개연성도 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 그나마도 그 에피소드들에서 혜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안 했고, 펫숍 에피소드에서는 가스실에 갇혀 살해당할 뻔하기도 했다. 혜나가 사기급으로 멘탈갑이라 그렇지, 인력부족이란 이유로 딱히 전투력도 없는 어린아이를 범죄 현장에 출동시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악질적인 짓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저냥 넘어가버린다. 작중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되지도 않는다.
이 역시 이영싫이 초창기의 개그 옴니버스에서 시리어스 드라마로 장르가 넘어가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어린 소녀가 히어로'라는 만화적 보정으로 넘어갈 만한 설정이 이후 이영싫이 인신매매나 소년병등 시궁창스러운 현실을 조명하는 쪽으로 흘러가면서 자연히 희석되어 버린 것이다. 나가는 혜나가 범죄의 타깃이 될 때마다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그런 짓을!'이라며 격노하지만, 정작 스푼에서 혜나를 온갖 위험한 현장에 보내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어린아이에 대한 폭력을 가장 혐오하는 나가와 소년병으로서 가혹한 과거를 겪은 랩터가 소속되어 있는 스푼이, 그 '보호받아야 할 아동'에게 지시하는 임무를 보면 기막힌 자가당착이 따로 없다. 78화에서 혜나가 '혼혈 어린아이들이 소년병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며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혜나 자신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인신매매단을 상대할 것을 명령받아 나선 길임을 생각하고 보면 상당히 섬뜩하다.
그래도 대부분의 악당들이 비참한 결말을 맞는 등 전체적으로 볼 때 '악당은 심판받아야 한다'는 권선징악적 정의관은 철저한 편. 위에 나온 루리의 경우도, 처벌은 합의로 끝났을지언정 피해자 본인이나 주인공이나 주변인물이나 전혀 동정 혹은 옹호의견을 펼치지 않고 오히려 쌍욕을 섞어가며 상당히 체계적으로 깠다. 작가 본인이 예쁘면 모든게 용서된다나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등의 클리셰를 싫어하는 듯 보인다.[21]어째 히어로들도 불법을 많이 저지르는 것 같지만 신경쓰지말자
3.5 무기와 검술·격투술 등에 대한 지식부족
병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 고증 측면에서 상당히 부실하다. 11화에서 다나가 총알을 소진하고 탄창을 갈지 않는 장면이나 80화에서 소총도 아닌 권총의 총탄이 몸을 관통한다는 둥, 등에 주먹만한 구멍이 생긴다는 둥 혜나가 설명하는 부분[22]이 있다. 그리고 총에서 탄피가 어디로 나오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단역들을 포함한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지니고 다니는 주요 무기가 총이라는 점이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이외에도 랩터의 칼싸움 장면이 다소 허술하거나 칼의 묘사 자체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등 작가가 무기류 전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이 너무 눈에 띈다.
무기 외에도 검술이나 격투 묘사에 디테일이 없다시피하다. 그나마 나가나 헤이즈 등 특수능력으로 싸우는 캐릭터들은 비교적 나쁘지 않은 연출을 보이지만,(초능력은 눈에 안보이니까) 육탄전에 있어서는 단적으로 말해 칼싸움은 챙강챙강 주먹싸움은 투닥투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송하 같은 경우 '의도적으로 손목을 비틀어 절단면을 뭉갠다'는 식의 기술적인 설명이 들어가지만 막상 묘사되는 수준은 그냥 칼을 휘둘러서 궤적을 그리는 정도에 그친다. 애당초 이런 장면들을 그릴 때 검술이나 격투 자료를 조사하고 참고하기는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때문인지 다나 등 육탄전으로 싸우는 캐릭터는, 설정상 최강급의 실력자임에도 불구하고 묘사 및 연출을 통해 확실히 독자들에게 와닿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의 하나. 그나마 다나나 귀능, 오르카 등은 무슨 격투기술을 익힌 게 아니라 그냥 신체스펙이 겁나게 뛰어난 막가파(…) 파이터들이지만, 송하나 랩터는 검술의 달인이라는 설정임에도 이런 부분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 ↑ 먼치킨인데 어딘가 나사빠진 히어로와 겉으로만 적대하는 선량한 악당이라는 구도를 보면 알겠지만, 베도 시절의 이영싫은 천체전사 선레드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아예 가짜 나이프가 프로샤임의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을 정도. 다만 정식 버전에서는 오리지널 나이프가 앞서 나와서 이런 분위기가 많이 줄었다.
- ↑ 현 시점에서 나이프를 찬양하는 독자들은 꽤 줄어들었으며 단역 악당을 찬양하는 자는 거의 없으나 문제는 여전히 본편 내용에 상관 없이 다나나 나가, 혜나 등 스푼의 인기 캐릭터를 찬양하는 자들이 많아 이에 다른 독자들이 안좋게 본다.
- ↑ 예를 들어 스푼이 문제가 있는 것 이미 본편에서 질리도록 나왔을 정도로 자명한 사실이라 '최초의 히어로'이자 대간부인 영정마저 이를 까는데 도리어 일부 독자가 쉴드를 치고 영정을 욕하거나 폭탄마인 세월이 살인을 제일 많이 했다는 것에 다같이 놀라서 다음 화에서 작가가 설명하게 만들거나 243화에서 나가가 범죄자를 진압 할 때 범죄자가 탄 차를 길가에 박아버리자 한 엑스트라 경찰이 째려보고 나가에게 한 소리 했는데 독자들 상당수가 도리어 나가를 찬양하고 경찰을 공격적으로 까는 여론이 많거나은 245화에서 나가가 다나에게 상담을 하려는데 커플링 지지나 하고 앉아있는 등.
- ↑ 이런 상황에 속한 대표적인 캐릭터가 마계의 왕 솔로몬과 다나의 짝사랑 상대이자 스푼의 후원자인 오수. 특히 이 두 캐릭터는 초반부부터 등장한 캐릭터들인데 어느 순간 점차 공기화 되었다. 그밖에도 등장은 제법 있는데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 캐릭터들도 다수 있어 아쉬어 하는 독자들이 많다.
- ↑ 오죽했으면 이런 캐릭터들의 잡설정만 모아놓은 정보봇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한다. 특히 유다같은 경우 등장하기 한참 이전부터, 팬들이 작가가 짤막하게 풀어놓은 잡설정들을 모아가지고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럼 다루었을 정도. 다만 이런 잡설정들은 단행본의 보너스 네컷만화에서 주로 개그용으로 자주 사용되곤 한다.
- ↑ 가령 듄이 청석영의 공격으로 입원한 에피소드에서는 유다가 듄의 문병을 와서 듄을 보고 한심하다고 까는데, 웹 연재분만 보는 라이트 독자들 입장에서는 왜 유다가 작중에서 만난 적도 없는 듄의 문병을 오는지, 그리고 왜 뜬금없이 듄을 디스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이 셋의 동창 설정은 베스트도전 시절에 이미 작가가 언급한 사항인데 이게 정식 연재 200화를 넘긴 상황까지도 웹툰에서 소개되지 않고 있다!
- ↑ 스푼 지휘부의 자세한 실책에 대해서는 다나 문서의 '지휘력에 대한 비판' 문단에 상술되어 있다.
- ↑ 극비리에 벌어져서 언론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모를까, 대형 테러 사건이 하루만에 연달아 세 건이 터진데다가 도심 한복판에 있던 건물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이걸 묻어버린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영싫 세계는 스마트폰도 대중화되고 SNS도 활성화되어 있는 현대 사회다.
하지만 이 양반이 출동한다면 가능할지도 - ↑ 작중 주요 배경이 스푼이 있는 수도권이라서 혼혈 인구가 많아 보이지만, 시골로 들어가면 영물이나 혼혈에 대한 지식 자체가 없는 지역도 존재한다. 즉 지역 간 혼혈에 대한 인식도 및 혼혈 인구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 따지자면 현대 대한민국에서 서울과 지방의 거주 외국인 수가 엄청나게 많이 차이나는 것과 비슷하다.
- ↑ 엑스트라까지 포함해도 동물적 특성이 매우 강한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 ↑ 그나마 최근 후덕한 체형인 황로가 나오긴 했지만 그 외에는 여전히 주역이고 엑스트라고 거의 다 마르고 젊은 인상의 캐릭터들 중심으로만 나온다.
- ↑ 그러나 나가의 먼치킨성을 단순히 작가의 자기만족형 메리 수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나가가 지닌 규격 외의 강함은 작품 전체의 주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 나가는 평범한 삶을 지향하지만 강한 힘 때문에 '큰 일'을 할 것을 강요받는다. 이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는 그 힘을 세상에 공헌해야 할 의무까지 가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는 영정의 등장 이후 본격화된다. 즉 압도적인 능력의 소유자지만 특별한 희생정신은 없는 나가의 캐릭터성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히어로물의 금구에 대한 안티테제 혹은 이의제기라고 할 수 있다. 영정과 나가의 대립에서는 대화를 통해 이 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 ↑ 하지만 작중에서 이걸 유일하게 역행하는 장면이 바로 헤이즈vs백모래 전이었는데, 이 당시에 헤이즈는 귀신을 정화시키는 백모래에게 상성상으로도 불리했고 부상까지 입은 상태였지만 부적을 활용하는 트릭키한 전술로 백모래에게 한 판을 따낸 전적이 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는 이런 전개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 ↑ 가령 초반 오르카와 만나는 장면에서, 나가는 '온건한 성격 때문에 남이 죽는 것을 걱정해서' 상대에게 직접 염력을 쓰는 것을 꺼린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독자들 입장에서는 '그럼 그냥 띄워가지고 귀능한테 헌납하면 되잖아?'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실 나가가 나이프를 상대하는 케이스 대부분이 다른 조력자나 선배들이 옆에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 ↑ 이영싫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태반이 고작 사람끼리 투닥거리는 대인 레벨의 전투만을 벌이는 정도인데 나가는 이미 가볍게 다투는 수준이 밀집된 도시가 박살날 정도의 파워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고담 시에 배트맨이 아니라 슈퍼맨이 히어로 활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 ↑ 차라리 사사가 철저히 무능한 인물이었으면 모를까, 설정상 사사는 "뭘 시키면 평균 이상은 하는," 즉 엄청난 인재는 아니라도 그럭저럭 쓸만한 직원이다. 근데 묘사로 따지면 완전히 잉여전력이다. 이런 것 때문에 설정과 작중 묘사가 따로 논다는 비판을 받는 것.
- ↑ 동세연출이나 구도잡기, 역동적 묘사를 위한 적절한 과장 등에 서툰건 독학이든 제도권에서 배웠든 젊은 웹툰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작화나 인체데생과는 별개의 영역인데다 입시미술도 인체 드로잉 위주라 제대로 가르쳐 줄 사람도 별로 없기 때문. 오히려 웹툰시대 이전 문하생부터 거쳤던 원로작가들이 이 문제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문제는 이영싫은 개중에서도 좀 심하다는 것.
- ↑ 사실, 어지간히 실력이 있지 않는 이상 초능력전이 원래 이렇다. 왜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스탠드가 획기적인 연출이라고 불리는지 생각해 보자.
- ↑ 사족으로 신의 탑/비판 문서에 나와 있듯이 이런 영웅은 싫어와 비판점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
- ↑ 단, 이건 내용을 질질 끈다기보단 작가의 특유의 성향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이렇게 천천히 전개되는 내용 속에 담겨있는 온갖 복선의 밀도는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 ↑ 대표적인게 KNIFE의 백모래인데 작중 백모래의 과거사가 나왔지만 부하이자 백모래의 도움을 받았던 오르카를 제외한 주인공일행들은 아무리 과거가 불쌍해도 저지른 행동에 대해 비판을 하는데 과거가 불쌍할지언정 백모래의 저지른 행동들은 엄연히 생명을 죽인것으로 결코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잘나왔다.
- ↑ 총알 문서의 총알과 관련된 헛소리 부분 참조. 카페에서 이 사항을 가지고 논쟁이 있었으며 후에 작가가 블로그에 오류였다고 인정했다.
아니, 겁주려고 한 소리가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