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우주의 대결
이매망량이 판을 치는 오컬트 드라마 vs 30년을 초월하는 SF 드라마
1 개요
막장 드라마계의 엘 클라시코.엘꼴라시코가 더 가까울텐데
이들 임성한과 문영남은 한국 막장 드라마의 양대산맥이자 킹왕짱이라 불릴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한 막장극을 써 왔고, 대부분 상당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스타 작가를 이야기하든, 막장 드라마를 이야기하든 자주 엮여서 언급되는 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임성한과 서영명이 막드의 경쟁 구도를 이루었고 문영남은 다소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었으나, 문영남이 소문난 칠공주를 시작으로 막장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동안 서영명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는 공중파에서 자취를 감춰버림(...)에 따라 경쟁 구도가 세워졌다. 김순옥은 천사의 유혹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전성기가 끝... 난 듯 했으나 왔다! 장보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2015년 임성한이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러한 경쟁 관계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구현숙, 최윤정, 하청옥, 황순영, 마주희 등 문영남과 대적할 만한 작가들은 더 늘어났다.
막장극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한눈에 보더라도 이 둘의 작품은 정말 많이 다르다. 사실 단 5분만 드라마를 시청해도, 아니 그냥 등장인물 이름만 훑어봐도 이게 누구 작품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병맛이개성이 뚜렷하다.
2 공통점과 차이점
2.1 커리어
문영남은 1992년 "분노의 왕국"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하였다.[1] 이후 꾸준히 작품을 집필하여 2014년 현재까지 쓴 장편극은 모두 14편. 지금은 막장 드라마의 선두주자이지만 "소문난 칠공주" 이전까지는 의외로 훈훈하고 정상적인 전개의 연속극(!)도 많이 집필했다. 근데 뭐 이건 임성한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1995년 KBS 일일드라마 "바람은 불어도"와[2] 1997년 KBS 일일드라마 "정 때문에". 통속적인 미니시리즈, "폴리스"와 같은 장르극도 집필한 경험이 있다.
반면 임성한의 경우 문영남보다 1년 앞선 1991년 "미로에 서서"로 데뷔했지만 이후 6년간 활동을 하지 않다가 1997년 "웬수"로 MBC 극본 공모에 당선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쓴 장편극은 모두 연속극이며 작품 수도 9개로 문영남에 비해 적다. 커리어에 있어서는 문영남이 다소 우위에 있는 셈.
거기다 문영남은 어떻게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사로부터 문학상, 작가상, 공로상(...) 등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반면그래도 공로는 확실해 보인다 시청률은 확실히 먹어주니, 임성한은 2002년 MBC 연기대상에서 작가상[3]을 공동 수상[4] 한 것 정도를 제외하면 수상경력을 찾기 힘들다. 사실 그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성한은 방송사나 드라마 팬들로부터 문영남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취급을 받는데, 이는 임성한이 배우, 감독, 방송시간대에 구애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5] 단 한 번도 높은 시청률 보장에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2 막장의 양상
뒤통수(임성한)냐 뒷목(문영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화려한 연속기의 문영남 vs 묵직한 한방의 임성한
문영남이 지극히 통속적이고 암 걸릴 것 같은 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같은 막장드라마를 쓴다면, 임성한은 아예 괴작을 쓴다고 볼 수 있다. 문영남의 작품에는 불륜, 이혼, 고부갈등, 폭력, 재산 탕진, 출생의 비밀과 같은 막장코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이러한 코드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사건들이 작중 등장하는 인간 쓰레기들에 의해 쉴 새 없이 전개된다. 이런 쓰레기 캐릭터들이 연계플레이로 시전하는 어그로는 굉장히 강력해서 어지간한 시청자들의 뒷목은 남아나는 법이 없다. 오죽하면 애청자들이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 "속 터져서 보다가 암 걸리겠다!"이다. 근데도 계속 본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와 전개는 자극적인데다 뒷목 잡을 내용이어도 충분히 다른 드라마나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앞으로의 떡밥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이게 2중, 3중으로 겹치니까 막장 드라마인 것이다.
이에 반해 임성한 작품의 전개를 함부로 예측했다가는 얼마 안 가 상상을 초월하는 뒤통수를 맞기 십상이다. 매 회가 식스센스 임성한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그는 항상 전례에 없던 파격적인 소재를 사용하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한방에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린다. 다행히도 드라마를 보면서 속 터질 일은 별로 없는데, 왜냐하면 선역, 악역 할 거 없이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성격이 매우 더럽고 못 참겠다 싶으면 개싸움까지 벌이기 때문이다. 물세례, 싸대기는 기본이고, 인어 아가씨에서 고두심과 한혜숙이 머리 뜯고 태클 걸고 싸우는 장면에 무려 8장의 대본이 소요[6][7], 오로라 공주에서는 더블 맞싸대기에 슬랩킥까지 난무하다가 악역이 주인공 얼굴에 물과 음식물을 던졌다. 급기야 최근작인 압구정 백야에서는 수영장에서 머리채를 붙잡고 허벅지를 꼬집는 등의 수중전(...) 수구? 까지 벌인다. 물론 주인공도 시원하게 때리고 물세례 퍼부었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은 안드로메다행 전개만으로도 충분히 고통받는다.
이런 차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문영남의 작품에서는 쓰레기 캐릭터를 욕하며, 임성한의 작품에서는 작가를 욕하게 된다. 어쨌든 결론은 쌍욕 오늘도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다가 암에 걸립니다. 잠깐 누가 암세포도 생명이라고 했는데
2.3 등장인물들의 작명
궁비취, 궁루비, 궁산호, 궁호박 (보석비빔밥) VS 왕수박, 왕호박, 왕광박, 왕해박, 왕대박 (왕가네 식구들)
임성한은 주요 인물들에게 삼국시대와 외국에서나 볼 법한 이름을 지어준다. 은아리영(인어 아가씨), 부용화(왕꽃 선녀님), 구왕모(하늘이시여), 부길라(아현동 마님), 궁비취(보석비빔밥), 단사란(신기생뎐), 황마마(오로라 공주), 장화엄(압구정 백야) 등등. 하나같이 생소하고 뇌리에 깊숙이 박히는 이름이다. 그러다 보니 임성한 드라마를 통해 주목을 받은 배우들은 본인의 이름을 잃고 수년간 배역의 이름으로 불리는 안습한 행보를 걷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등장인물들의 이름에도 나름대로 한자 뜻이 있다는 사실. 인어 아가씨의 '은아리영(장서희 분)'은 맑을 아(雅), 영리할 리(悧), 옥광채 영(瑛)이었고 오로라 공주의 '오로라(전소민 분)'도 이슬 로(露), 비단 라(羅) 였다. 그냥 갖다 붙이고서 한자를 끼워맞췄나보다 하지만 조연이나 단역에게는 박지영이나 김보경 같이 그냥 평범한 이름을 준다.
한편 문영남은 주연, 조연, 단역 상관 없이 모든 인물들의 이름을 반 장난처럼 짓는다. 물론 마냥 장난으로만 짓는 건 아니고, 나름대로 인물들의 성격이 돋보이게 짓는다. 예를 들어 왕가네 식구들에서 패악질을 부리는 전처의 이름은 오만정(이상숙 분), 첫사랑과 재회하여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인물은 오순정(김희정 분) 이런 식이다. 사업에 위기를 겪는 중 된장녀 마누라와 이혼할까 생각하는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고민중(조성하 분)이고, 조강지처를 내팽개치고 재벌녀랑 바람피우며 허세를 부리는 남자 주인공 이름은 허세달(오만석 분)이고, 뭐든지 능력이 좋은 남자 주인공 이름은 최상남(한주완 분)이다. 심지어 순두부 식당 사장 이름은 순두부이고, 출석 부르겠다. 13번 순두부 학생 여주인공 초등학교 동창 이름은 동창생이고, 배신을 잘 저지를 것 같은 사람 이름은 배신자이며 하다못해 오칠구(579)나 이사팔(248)같이 짓는 경우도 있다. 남편 이름이 김순경(박인환 분)이고 아내 이름이 전과자(이효춘 분)인 경우도 있으니 (그러니까 이름이 과자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한지?
어느쪽이든 실제로 자식에게 지어주면 언젠가 한 번 이상 원망 듣기 딱 좋고 설령 자식이 대인배라 원망 안 듣는다고 해도 자식 입장에선 평생 놀림받을 가능성이 200%니 착한 예비 부모 위키러들은 가급적 따라하지 말자.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냐는 건 둘째치고
2.4 캐스팅
임성한은 젊은 주연 자리에 절대 인지도가 있는 배우를 쓰지 않는다. 항상 신인이나 무명 배우를 고집하며 작품 시작 전에 오디션을 통해 주연을 선발한다고 한다. 이 점에서는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배우들이 발굴되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물론 뜨고 나면 그 데뷔작은 흑역사가 된다.[8] 예외로 보석비빔밥 당시는 자기가 발굴한 배우이기도 한 이태곤이나 이미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있었던 고나은과 소이현을 기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보석비빔밥이 MBC의 요청으로 급히 기획되어서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던 이시영도 출연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결국 안 하긴 했지만.
문영남의 경우 젊은 주연배우를 잘 쓰지 않는 편이며 문영남 사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정 배우들을 자주 기용하는 경향이 있다. 문영남 사단에 속하는 배우로는 나문희, 박인환, 장용, 김해숙, 이효춘, 이병준, 이보희, 이상숙, 안내상, 손현주, 오대규, 오현경, 이태란, 김희정 등이 있다. 이상우, 박해진, 이준혁, 한주완, 이윤지와 같은 당시 신인배우들을 쓴 적은 있으나 대부분 임성한보다는 중견급 중심의 이야기로 극을 짜는 편.
중견배우의 경우는 대체로 3사 공히 돌려쓰는 편이라 풀이 정해져 있지만, 임성한의 경우 주로 이대로, 서우림, 한진희, 임채무, 임혁, 한혜숙, 이보희, 이숙 등이 자주 나오는 편.
재밌는 사실은 오로라 공주 초반부에 임성한이 문영남 사단의 배우인 오대규, 이상숙, 김희정을 잠시 기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오래가진 못하고 모두 중간에 하차.
또한 이보희의 경우 임성한 작품과 문영남 작품 둘 다 자주 등장하는데, 임성한 작품에 등장할 때는 주로 부유한 집의 사모님 역할로 출연하고, 문영남 작품에 등장할 때에는 주로 허영심 많은 아주머니 역할로 출연한다. 대표적으로 전자의 예로는 아현동 마님의 사비나와 압구정 백야의 서은하, 후자의 예로는 수상한 삼형제의 계솔이와 왕가네 식구들의 박살라가 있다.
2.5 본진과 멀티
임성한은 MBC, 문영남은 KBS에서 주로 작품을 집필하며, 둘 다 가끔씩 SBS에 원정을 온다. 사실 SBS에는 신흥세력인 김순옥이 있다. 역시 상업방송 시방새
아이러니하게도 임성한과 문영남은 각각 MBC와 KBS에서 데뷔했는데, 둘 모두 데뷔한 방송국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듯하다. 사실 KBS의 태도만 봐도 자기네와 작가들 간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막드 작가임에도 문영남은 지속적으로 치켜세우는 반면, 임성한은 기회가 될 때마다 예능 프로를 통해 깎아내리기 바쁘다. 공영방송 맞아?
2.6 작가 개인의 스타일
임성한과 문영남은 작품 외적으로도 작가 개인의 스타일이 판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영남이 외부로 소통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면, 임성한은 히키코모리 대외적인 노출을 꺼려하는 스타일. 해피투게더에 한주완과 서하준이 같이 출연했을 당시에, 한주완이 "문영남 작가와 자주 회식을 한다"고 하는 반면에 서하준은 "임성한 작가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을 정도이다.
심지어 문영남은 왕가네 식구들 종영 이후 배우들과 같이 포상 휴가도 같이 가며 언론에 지속적인 노출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임성한은 개인적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네이버, 다음에 자신의 인물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고, 위키백과에도 자신의 항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쪽팔린 줄은 아는 모양이다
3 결론
그나마 문영남 작가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이 오지만 작품으로 따지면 종합해서 둘 다 개막장이다. 둘 다 어떤 의미로 필력들이 쓸데없이 대단하기는 한데 그 필력이 아까운 양반들.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에서는 임성한빠와 문영남빠까지 등장하여 서로 싸우기도 하는데, 할 일이 없나 보다 다를 게 없으니까 그러지 말자.
- ↑ 의외로 이 드라마는 고종의 숨겨둔 자손이 있다는 가정에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손이 일본 국왕 저격에 나선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드라마였다.
- ↑ 이 드라마로 나문희는 국민 할머니라는 타이틀을 얻어 1995년 KBS 연기대상까지 탔다.
- ↑ 수상 당시의 부문 명칭은 '드라마 작가 부문 특별상'.
- ↑ 당시 공동 수상자는 로망스의 배유미 작가.
- ↑ 임성한은 항상 인지도 없는 신인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하기 때문에 톱스타 캐스팅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능력 좋은 PD나 보조작가진을 골라 작업하는 것도 아니며, MBC 일일드라마와 같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시간대에서도 작품을 여러 번 집필하여 성공시켰다. 때문에 임성한은 여론의 뭇매를 맞든 말든 언제나 드라마국의 구세주 1순위로 꼽힌다.
- ↑ 오죽했으면 이 장면을 연기한 고두심이 절대 임성한표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 ↑ 위 장면은 인어 아가씨 항목에서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다.
- ↑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극히 일부의 예(후술하는 이태곤이나 송원근 등)를 제외하면 임성한의 후속 작품에는 출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