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당(독일)

독일(현재의 통일 독일 및 과거의 동독서독 모두 포함)에는 자유민주당(약칭 자민당)으로 번역 가능한 정당이 여럿 있다.

1 자유민주당(FDP, 서독~통일 독일의 현존 주요 정당)

독일의 주요 정당
기민/기사련
사민당
자민당
좌파당
동맹 90/녹색당
대안당

보통 독일의 자유민주당은 이 당을 가리킨다.

옛 서독과 현 독일의 자유민주당(FDP)은 독일 기독교민주연합, 독일 사회민주당과 더불어 독일연방공화국 성립 당시부터 활동했던 주요 정당 중 하나인데 이들과 달리 당명에 '독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진 않으니 주의. 그리고 영국이나 일본자유민주당들과 달리 liberal(e)(영어: liberal)가 아닌 freie(영어: free)를 당명에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1.1 성향

독일에서 전통적으로 고전적 자유주의 성향을 대변해 왔고, 이 점이 같은 우파 계통의 정당인 기민련/기사당과의 차이다. 그래서 독일 정치계에서는 사민당과도 연정하는 등 중도 기믹을 맡기도 한다. 보수주의나 기독교주의적인 성향은 적고, 자유주의적인 정강과 정책을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경제 운용에 있어서 규제 철폐를 통한 성장 달성과 같은 정책에서 자민당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반대로 다른 보수정당과 달리 기본권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급진적으로 보일 정도로 역시 자유주의적인 태도를 취한다. 동성결혼에 대한 찬성이라든가, 도청 허용 범위를 넓히는 것에 대한 반대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우파 계열 정당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대목이 있고, 반대로 좌파 계열 정당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대목이 있다.[1][2][3][4]

그렇기 때문에 1949년 창당한 이래 단독으로 집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역시 거의 대부분의 시절을 어떤 형태로든 연정을 통해 정부에 참여해 왔다. 1961년 이래 1966년~1969년대연정을 제외하고는 1998년까지 내각에 참여. 물론 가장 많이 연정에 참여한 것은 기민련/기사당과의 연정. 아무래도 자유주의적인 태도는 세금과 정부 지원을 통한 복지 강화를 추구하는 좌파/진보 계열과는 맞지 않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69년 2당이었던 빌리 브란트가 이끄는 사민당과도 연정을 한 것을 보면, 기본권 중시와 같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보일 때 역시 연정을 만들 수 있는 행보를 취한다. 애당초 자유민주당이 복지의 완전한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보육이나 이민자 정책에서는 진보적으로 보일 정도로 4세 이하 의무 보육 확대나, 이민자 자녀에게도 보육 혜택을 주는 것을 찬성하고 있기도 하다.

당의 색깔은 노란색이다. 이 때문에 사민당+녹색당(적녹연정)+노란색으로는 "신호등 정부(Ampelregierung)"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뤄진 적은 없다.

이는 어떤 형태로든 정책을 취할 수 있고, 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스펙트럼이라고 볼 수 있지만 대신 색깔이 모호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약점이 녹색당의 약진과 맞물리고, 사민당과의 "신호등" 연대를 거부. 2000년대 초반에는 그 어떤 정당과도 함께 하지 못하며 완전한 야당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자유주의적인 태도로 자신의 정체성은 있지만, 독자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입지는 아니라는 점이 약점.

분명한 것은 적어도 수십년간 군소정당이 자리잡기 힘든 독일 정치에서 대단히 성공적으로 당세를 유지해 온 정당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망했어요

1.2 2010년대 대몰락

2000년대 초반의 적녹연정 이후에는 기민/기사당 쪽에서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선택하면서 야당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다가 2009년 총선에서 47세 귀도 베스터벨레 당수의 인기로 14%의 득표율을 얻으며 93/662석을 확보, 다시금 기민/기사당과 함께 연정의 파트너로 합류할 수 있었다. 귀도 자민당 당수는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맡았다. 이는 직전의 좌우대연정으로 기민당의 보수성향이 희석되면서 지지율이 이탈했고 11년간의 오랜 야당 행보로 자민당에게 동정표가 모아진 이유가 크다. 귀도 당수는 2001년 당시 39세 당시의 선출 이후로 8년간을 자민당의 당수로 있으면서 세번의 선거를 치렀는데, 끝까지 강경한 자유주의 보수성향을 내세운 것이 빛을 본 것이다.

2011년 독일 정당 역사상 최초로 베트남(정확히는 남베트남) 입양아 출신의 필리프 뢰슬러를 새 당수로 선출했다. 최초의 아시아계 출신 내각 각료[5]이기도 하다. 가톨릭 교도. 하지만 귀도 때와 마찬가지로 연이은 지방선거 참패로 위기에 물렸고 2012년 니더작센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이 5%에도 못미쳐 의석을 얻지 못할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당시엔 예상을 깨고 1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기민당 지지자들이 자민당에게 투표해서 올라간거라 그 반작용으로 기민련의 득표율이 5%나 떨어졌다(...) 결국 1석 차이로 집권 연정이 패배했고 사민-녹색 연정이 집권. 필리프 뢰슬러 당수는 책임지고 사퇴하고 말았다. 필립 뢰슬러는 메르켈 2차 내각에 입각하면서 정치적으로는 잘 나가다가 브뤼덜레 신임 당수의 성희롱성 망언(가슴드립)으로 지지율은 폭망했으며, 2013년 바이에른 주와 하원 총선거에서 5%에 못미치는 득표를 하는데 그치면서 93석에서 0석으로 완전히 망했어요(...)[6] 그나마 총선과 같은 날 치러진 헤센주 의회 선거에서는 5%에 간신히 턱걸히하며 의석을 얻긴했다. 결국 자민당의 몰락으로 인해 메르켈 임기 두 번째로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2 독일 자유민주당(LDPD, 동독 시절 있었던 과거의 정당)

  • 독일어: Liber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 (LDPD)
  • 영어: Liberal Democratic Party of Germany

보통 동독의 자유민주당은 이 당을 가리킨다.

이 항목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른 '자유민주당'들과 달리 이 당의 정식 명칭은 독일 자유민주당이다. 그리고 서독의 자민당(FDP)과 달리 당명에 liberal을 사용하고 있다. 통칭은 동독 자유민주당(동독 자민당). 1945년 창당되어 1952년 이후 민주화될 때까지 오랫동안 집권 사회주의통일당(SED)의 구색정당 노릇을 했다. 구색정당이었던 시절에는 인민의회에서는 다른 구색정당들처럼 52석을 배정받았다.

동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 직후 인민의회에서 동독의 다른 자유민주당(FDP), 독일 포럼당(Deutsche Forumpartei)과 함께 자유민주주의자 연대(Bund Freier Demokraten)를 구성했다. 이 세 당은 이후 서독의 자유민주당(FDP)에 독일의 재통일 직전인 1990년 8월에 흡수되었다.

3 자유민주당(FDP, 동독 민주화 시기에 있었던 과거의 정당)

위에서 설명한 동독의 독일 자유민주당(LDPD)을 불신한 인사들이 1989년에 따로 창당한 자유주의 정당. 이 시기 동독의 여러 정당들과 마찬가지로 당명이 같은 서독의 자유민주당(FDP)을 염두에 두고 창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어쨌든 동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 이후 인민의회에서 LDPD, FDP, 독일 포럼당(Deutsche Forumpartei)이 한데 뭉쳐 자유민주주의자 연대(Bund Freier Demokraten)를 구성했다. 이 세 당은 이후 서독의 자유민주당(FDP)에 흡수·합병됐다.

4 자유민주당(LD, 서독~통일 독일의 현존 군소정당)

서독 시절인 1982년 창당해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사회적 자유주의 성향의 군소정당. 고전적 자유주의, 시장 자유주의 성향의 FDP와 노선이 차별화된다.

이 당의 이름에는 '독일'도 안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당을 뜻하는 Partei(영어: Party)도 안 들어가 있어서 당명을 굳이 직역하자면 '자유민주주의자들'이 된다. 이 점은 영국의 자유민주당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노선도 둘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 똑같이 사회적 자유주의 성향이기 때문. 그러나 그래도 인지도가 있고 2010년 총선 직후 연립정부에까지 참여한 영국의 자민당과 달리 이 당은 듣보잡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듯. 2010년대 들어 안습한 상황에 처한 FDP보다도 더 안습하다. FDP는 최근 추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 당은 지금보다 더 추락할래야 추락할 수도 없다(...).

총선에는 참가하지 않고 2005년 이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지방선거에서만 출마하고 있다. 05년 지선에서는 100표(...)를 득표했다가 10년 지선에서는 95표라는 더 낮은 득표를 기록. 그래도 12년 지선에서는 120표를 득표했다.

독일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이 당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영어판 위키백과는 2014년 현재 달랑 설명 한줄만 달린 토막글 상태이다(...)#.
  1. 자유주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좌우파 양쪽과 모두 공통점이 있다. 규제완화,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 최소화, 친기업 위주의 경제관은 우파와 유사하고, 개인에 대한 국가의 간섭/통제 반대, 절대적인 기본권 옹호, 인권 최우선은 좌파와 동일하다.
  2. 우리나라에선 보통 민주당 계열을 모호하게 중도개혁 혹은 진보/좌파라고 부르지만, 기본적으로 자유주의 세력으로 해외에선 대체로 Liberal 정도로 분류한다. 국외언론들은 무상교육/무상의료를 당강령으로 내걸었던 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도만 좌파로 본다. 현재는 노동당이 해당된다. 다만 2010년대에 들어서는 민주당도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 공약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민주통합당은 영문 위키에서도 사회자유주의중도~중도좌파 성향으로 분류해놨다.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으로 보는게 적당할듯.
  3. 참고로 민주당(미국)도 미국이나 해외에선 Liberal로 분류한다. 기본적으로 친기업적 경제정책을 기본으로 자유무역과 규제완화를 지지하지만, 환경/노동/인권의 가치에도 중점을 두는 스탠스이다. 친기업적이란 것은 미국 민주당 정치인들 대부분이 상위 몇프로 안에드는 백만장자 엘리트들이며, 정치자금의 대부분을 대기업후원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잘 나타난다.물주가 왕이지
  4. 대대적인 금융자본통제를 약속하며 당선된 오바마도 알고보면 시티은행 사외이사 출신으로, 결국 민주당이 추진하던 금융개혁은 흐지부지 끝났다.
  5. 보건부 장관 -> 경제기술부 부총리
  6. 기본적으로 1960년대부터 지역구 당선자가 하나도 없이 전국 득표율 5% 초과 만으로 의석을 확보하던 정당이라 언제든 의석수가 0이 될 위험을 안고 지금까지 온 것이었는데,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