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계급

천사들의 계급(Angelic Hierarchy)이란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 거론되는 천사의 위계 질서 구분을 가리킨다. 이는 그리스도교, 특히 그 중에서도 가톨릭에서 발전한 개념으로, 천사에 대한 민간 신앙이 활발했던 고대중세를 거쳐가며 천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1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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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9등급, 곧 사랍(세라핌) · 커룹(케루빔) · 좌품 · 주품 · 역품 · 능품 · 권품 · 대천사 · 천사를 나눈 고대 신학자도 있으나 이 9품 천사론은 교회의 교리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천주교용어자료집, 천사 항목 中>

천주교에서도 미사성무일도에서 세라핌부터 주품 천사까지 언급하긴 하지만, 이는 정식 교리로 인정한 건 아니고 전승 차원으로 인정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도문이 '멋'이 나야 하기 때문에 집어넣은 것이다. 또한 각 천사에 대해서 일단 성경에서 언급은 되므로 그런 언급을 인용한다고 문제가 될 일은 없다. 위 디오니시오스의 말처럼 천사들이 딱 9품계로 나뉘어졌다는 주장과는 별개다.

6세기 초 사람인 위(僞) 디오니시오스[1]가 쓴 책에서 정리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위(僞) 디오니시오스가 서술한 천사의 계급체계는 받아들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서술했는지는 모르다보니, 막상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위(僞) 디오니시오스의 이론과 달라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미카엘 대천사가 고작 8등급인 '대천사'면서 어떻게 천상군대의 대장이냐는 의문이 있다. 그런데 위(僞) 디오니시오스의 이론에 따르면 상위계급 천사는 하위계급 천사의 이름과 역할을 겸한다. 즉, 9계급 '천사'의 역할과 이름은 모든 천사들이 다 가지고 있고, 1계급 세라핌은 천상계에 있는 모든 천사들의 역할과 이름을 모두 겸한다.

위 디오니시오스가 서술한 천사의 계급은 다음과 같다. 단, 이름 음역은 가톨릭 전례에서 쓰이는 민중 라틴어와 중세 그리스어로 썼다. 맨끝은 해당 천사가 언급되는 성경의 구절이다.

  • 1계급 치품천사 세라핌, 세라핌(Seraphim, Σεραφείμ, 熾品天使) 이사야 6, 2
  • 2계급 지품천사 케루빔, 혜루빔(Cherubim, Χερουβείμ, 智品天使) 창세기 3, 24
  • 3계급 좌품천사 오파님, 쓰로누스(Ophanim, Θρόνους, 座品天使) 콜로사이서 1, 16
  • 4계급 주품천사 도미니온스 키리오티테스(Dominions, Κυριότητες, 主品天使) 콜로사이서 1, 16
  • 5계급 역품천사 비르투스, 디나미스(Virtus, Δυνάμεις, 力品天使) 에페소서 1, 20
  • 6계급 능품천사 포테스타테스, 엑수시에스(Potestates, Εξουσίες, 能品天使) 콜로사이서 1, 15
  • 7계급 권품천사 프린치파투스, 아르헤스(Principatus, Αρχές, 權品天使) 콜로사이서 1, 15
  • 8계급 대천사 아르크안젤루스, 아르항겔루스(Archangelus, Αρχάγγελους, 大天使) 테살로니카1서 4, 16

위(僞) 디오니시오스의 이론은 단지 가장 유명한 이론일 뿐 결코 표준이나 기준이 아니다. 이와 같이 천사의 위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개념 자체가 정전에는 본격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내용을 학자들이 외경을 기반으로 상상력으로 구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학자들에 따라서 어떤 천사가 어떤 계급인지 의견이 다르고, 생김새와 같은 세부 설명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유명한 히포의 주교 성 아우구스티노는 "우리는 천사의 계급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많은 천사들이 있고 또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는 사실만을 성경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가톨릭정교회, 개신교를 불문하고 그리스도교의 정전에서 계급에 대한 정확한 언급은 일절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2] 엄격한 의미에서 정통 신학으로 받아 들여지기는 힘든 측면이 있으며, 통일된 내용이 있다기보다는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주로 에녹서와 같은 외경의 내용이나 구전설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 하지만 관습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개념이기 때문에, 소수 위와 같은 설정에 매력을 느끼는 마니아 층이나 신비주의 종교 등에서는 폭넓게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아래에 언급된 내용들은 당연히 절대적인 진실이 아니며, 심지어 신학에도 거의 판타지 소설과 같은 정도의 신빙성밖에는 지니지 않는다. 심지어 주장들도 워낙 다양하다. 미카엘이 치천사냐 능천사냐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또한 날개 개수만으로는 계급을 파악할 수 없는데, 이를 테면 치천사였던 루시퍼날개가 12장이고 메타트론날개가 36장이다.

치천사, 지천사, 좌천사의 상위 3계급은 이름이 알려진 몇몇을 제외하면 대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다수의 날개와 많은 을 가진, 상상하면 호러스럽기까지 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보다 하위 계급은 사람의 형상에 날개를 달고 있지만, 이 날개란 것도 그리스도교 초기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오리엔트·페르시아의 천사나 정령에게 날개가 달린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1.1 First Sphere 상품천사

일품천사인 치천사부터 삼품천사인 좌천사까지를 묶어 부르는 말. 가장 계급이 높은 천사들로 실체가 거의 없는 한없이 영적이고 정신적인 존재들. 명확한 역할이 부여된 중품천사들과 달리 이 세 천사 계급의 역할은 서로 중복되는 경우도 많고 그 모습 또한 뭉뚱그려져 비슷한 존재로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주된 임무는 하느님의 가장 가까이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 대부분의 종교가 그러하듯 그리스도교에서 노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하느님의 말씀과 신성(神性)이 소리의 진동과 공명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품천사가 행하는 역할은 천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1.1 일품천사 치품천사(熾品天使)


단수형은 '세라프'(שרף/Seraph), 복수형은 '세라핌'(שרפים/Seraphim).

가톨릭 성경에서는 '사랍', 개신교 성경에서는 '스랍'. 이름은 [3][4] 또는 불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6장의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5] 2장으로 머리를, 2장으로 몸을 가리고 나머지 2장으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어느 전승에 따르면 몸 대신 발을 가리기도 한다. 이것에 대해서 가장 한 없이 거룩한 존재들이지만, 그들 조차도 하느님 곁에선 감히 얼굴과 발을 보이기 부끄럽다는 뜻으로 날개로 얼굴과 몸을 가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손에는 상투스가 새겨진 불꽃의 단검 플라벨룸(Flabellum)을 들고 있다.

사실 실체는 조금 괴상한데, 똑같은 요한묵시록 안에서도 치천사들이 앞에서 묘사한 바처럼 날아다녔다고 해놓고는, 또 다른 데서는 "치천사들은 6개의 날개를 가지고 사자의 머리를 가진 수레바퀴처럼 생겼다"는 식으로 묘사한다. 2장으로 사자머리를, 2장으로 수레바퀴를 가리고 나머지 2장으로 날아다닌다

미카엘, 라파엘, 가브리엘, 우리엘4대 천사가 여기에 속하는 경우도 있고, 오직 미카엘만이 넷 중에서 치천사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루시퍼바알제붑, 아스모데우스도 타락하기 전에는 여기에 속했다는 전승이 있다.

1.1.2 이품천사 지품천사(智品天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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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형은 '케루브'(כרוב/Cherub), 복수형은 '케루빔'(כרובים/Cherubim).

가톨릭 성경에서는 '커룹', 개신교 성경에서는 '게룹', '그룹'.[6]

불꽃의 검을 들고 에덴을 지킨다. 아담하와의 타락 이후에 그들이 다시금 에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호한 것도 지천사라고 여겨진다. 지식과 지혜를 관장하며 치천사와 마찬가지로 한없이 숭고한 존재. 중세부터는 케루빔을 아기 천사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유럽의 성화상을 보면 포동포동한 아기 천사들이 있는 것을 이따금씩 볼 수 있는데, 바로 케루빔이다.

옥좌, 전차, 바퀴를 운반하는 존재며 이는 실질적인 옥좌, 바퀴의 역할을 하는 좌천사와 그 역할이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가브리엘수태고지(성모영보)라는 중요한 역할 때문에 대표적인 지천사로 여겨진다.

1.1.3 삼품천사 좌품천사(座品天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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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육체를 가진 천사 중에서 최고위. 옥좌 혹은 바퀴를 의미한다. 주로 불타는 바퀴로 묘사된다. 천사 중 거의 유일하게 인간형의 실체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계급으로, 하느님의 옥좌를 추상화한 개념.

1.2 Second Sphere 중품천사

사품천사인 주천사부터 육품천사인 능천사가 해당된다. 상품천사 셋에 비하면 훨씬 물리적인 존재로, 인간 생활과 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보니 유명한 천사들은 이 출신인 경우가 많다. 중품천사는 주로 대립되는 양면성의 조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선과 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2.1 사품천사 주품천사(主品天使)

'통치' '지배'를 의미한다. 하느님의 주권이 온 세상에 미치게끔 끝없이 열망하는 존재들. 자드키엘(Zadkiel), 하쉬말(Hashmal), 야리엘(Yahriel), 무리엘(Muriel)이라는 네 천사가 이끌고 있다.

1.2.2 오품천사 역품천사(力品天使)

'고결', '미덕'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는 기적을 일으켜, 영웅에게 용기를 준다. 예수 그리스도승천 때 함께 하였으며, 카인의 탄생 때 산파의 역할을 맡은 것도 역천사라고 함.

미카엘, 라파엘 등의 유명한 천사들이 지휘관으로 되어 있다.

기동전사 건담 00의 건담 버체가 이것이 어원이다.

1.2.3 육품천사 능품천사(能品天使)

타락천사악마군단과 싸우는 역할을 맡은 천사들로 천사의 군대에 해당한다. 실질적으로 악마와 접촉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천사들로, 그만큼 타락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천사에 해당한다.

라파엘이 능천사의 지휘관 중 하나라 되어 있다.

기동전사 건담 00의 건담 엑시아가 이것이 어원이다.

1.3 Third Sphere 하품천사

칠품천사인 권천사부터 구품천사인 천사를 일컫는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속하는 천사들로 실질적인 신체를 가진다.

1.3.1 칠품천사 권품천사(權品天使)

지상의 권세와 통치를 위임 받은 천사로, 각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의 수호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1.3.2 팔품천사 대천사(大天使)

품계는 팔품이지만 실제로는 천사들 중 가장 높고 위대한 천사들로 집단이나 민족, 국가를 이끄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고.

1.3.3 구품천사 천사(天使)

일반적인 천사. 개인을 보호하고 인도한다. 가장 많은 개체수를 지니고 있다. 심지어는 하느님이 숨 쉴 때마다 내쉬는 숨결에서 무수하게 만들어진다는 견해도 있을 정도.

2 주요 천사

2.1 가톨릭의 3대 천사

2.2 7대 천사

2.2.1 에녹서

2.2.2 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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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련 문서

  1. 사도 바오로의 연설을 듣고 그리스도교로 귀의했다는 '아레오파고의 재판관 디오니시오스'의 이름을 빌린 인물. 자기 본명을 숨기고 디오니시오스의 이름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현대에 와서는 진짜 저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익명의 저자를 흔히 '가짜'란 의미에서 위(僞)를 붙여 '위 디오디시오스'라고 부른다.
  2. 성경에서 각 천사들 계급의 이름들은 언급이 된다. 국내판 성서에서는 세라프(Seraph 치천사)나 케루브(Cherub)로 번역되어 있는 것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만 이들 자체가 계급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다.
  3. 그리스도교에서 아담하와를 타락시킨 사악한 동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모세가 보인 기적에서 나타난 이 대표적인 예.
  4. #세라핌이 뱀이란 뜻으로 쓰인 경우는 이사야 30장 6절이다
  5. 이사야 6;2
  6. 이것을 두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한 교리강사는 '천사가 4개의 group으로 되어 있다'고 하다가 망신을 당했다. 공개능욕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