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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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용 예

가나다 순서로 작성, 선결 기술이 필요한 항목은 선결기술의 하위항목으로 작성. ex)태엽은 스프링 기술이 필요.

1.1 나침반

자석만 찾을 수 있다면 원리는 간단하다. 좀 정밀한 것을 만들려면 애 좀 먹겠지만.

그리고 단순한 나침반은 주변에 있는 철, 특히 도검류나 에 쉽게 반응해서 혼란을 일으킨다. 이걸 방지하려면 나침반 주위에 일정 거리로 자성이 동일한 철을 동그랗게 둘러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므로 시행착오가 상당할 것이다.

이것도 중국에서는 대에 이미 발명되었다. 신화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헌원 지남거 설화도 있지만 신빙성은 글쎄다 수준. 헌원 지남거 설화는 아예 자석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자이로스코프 같은 것으로 만들었단 설도 있다. 하지만 직접 만드려면 자석으로 만드는 것보다 이게 더 머리 아플거다.

1.2 망원경

해당 세계에 유리가 존재한다면 이를 갈아서 초보적인 수준의 렌즈를 만들고, 렌즈를 이용해 망원경현미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미경의 경우 당대에 실용성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망원경 이라면 항해와 군사적인 측면에서 발군의 효과를 얻을 것이다. 더 고대로 내려갔다면 별을 관측하는 것은 종교적으로 큰 의미가 있으므로, 종교 지도자들의 비호를 받을 수도 있다.

6천 년 전에 이미 유리 발명품이 있었고, 투명한 유리는 기원전 2천 년 전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에서는 대롱불기 기법 발명으로 유리병을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더럽게 비싸다는 것과 어떻게 잘 가공 해내냐일 것이다(렌즈 확대 원리는 이미 2천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렌즈를 만들 수 없다면 대신에 오목거울을 이용해서 반사 망원경을 만드는 대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거울은 금속으로도 만들 수 있다. 포물면 거울을 사용한 반사망원경이 가장 쉬운데, 이건 포물선 자를 만들어서(원과 삼각형을 써서 작도할 수 있다.) 거푸집에 대고 돌린 다음 적당한 금속(녹는 점이 낮은 황동을 추천한다.)을 부어 마주보는 금속덩어리를 만들고 나서 맞대고 잘 갈아준 다음 고운 수은-은 아말감 가루를 입혀주고 오븐에서 구워 수은을 날려보내면 완성.

그런데 망원경으로 보이는 상은 왜곡되었다며 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실제로도 그랬다. 그래도 본인이 죽고 나서 200년쯤 뒤에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1.3 물레방아풍차

물레방아 자체는 상당히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자주 실전되었다. 방앗간으로 사용하면 분식을 보급시켜 음식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다른 기계와 조합하여 방직 공장을 만들면 생산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 제철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데, 물레방아에 연결한 기계식 망치질과 풀무를 통한 과급장치를 사용해 고품질의 철을 대량으로 뽑을 수 있다. 풍차도 물레방아와 마찬가지로 생산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물레방아는 외륜과 톱니바퀴를 이용한 방아 장치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의외로 만들기 쉬운 편이다.

물레방아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곡식을 빻는 것을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분식은 상류층이 아니면 쉽게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다만 물레방아를 설치할 만한 곳이 많지 않은 지역에 물레방아를 퍼뜨렸다가, 분식에 미친 높으신 분들이 방아간 운영한다고 논에 물대는 용수로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농민의 주적이 되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아니 그전에 중세 유럽에서는 농민들에게 믿을 수 없는 인간들이 사는 곳으로 인식되었고, 주인이기도 한 제분업자들의 경우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곡식을 빼돌리기로 유명했기에 천민 취급을 받았고, 영주의 물레방아 독점과 강제권의 특혜를 받고 있었기에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기존에 물레방아와 톱니바퀴 장치가 있다면, 톱니바퀴 구조의 개량을 시도해볼 수 있다. 쉬운 방법으로 톱니바퀴의 잇수 조합비를 들 수 있다. 대기어와 소기어 이빨 수의 공약수가 1밖에 없는 조합을 hunting teeth 조합비라고 하는데, 피니언의 어느 이빨이 기어의 어떤 이빨과 물린 후, 다시 같은 이빨을 만나기 전에 기어의 다른 모든 이빨하고 한번씩 물리게 되기 때문에 모든 이빨이 고루 마모되는 경향이 있어서 수명이 길어진다. 현대적인 고경도 합금 기어에서는 안맞아도 별로 문제는 없지만, 옛날식으로 나무나 어설픈 금속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이 부분도 수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좀 어려운 방법으로, 기어의 치형에 따라 톱니의 마모와 효율이 달라지는데 이 부분을 파고들 수 있다. 과거부터 톱니바퀴 구조와 설계에 대해 무수한 연구가 있었고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지만, 대표적으로 사이클로이드 기어와 인벌류트 기어, 그 중에서도 인벌류트가 주류라고 할 수 있다. 인벌류트 기어가 제조가 쉽기도 하고.

풍차나 물레방아의 축의 마찰 문제는 고전적으로는 기름 등의 윤활제를 이용하여 해결할 것이다. 베어링 구조는 만들기 어렵겠지만, 가능하다면 여러 기계 분야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으므로 연구해볼만하다. 특히 마차바퀴라든지.

다만 물레방앗간을 개설하는 것은 영주의 권한이기에 만약 신분이 영주가 아니라면 제분 기술이라도 배워 영주하고 계약을 맺어야 한다. 번거롭기는 해도 많은 이득과 함께 특권을 가질 수 있었으나 위에 언급대로 농민들에게 경멸의 대상으로 물레방앗간의 주인인 제분업자는 자신의 영역 안에 하급 재판권을 지니고 있었지만 마을 공동체와는 고립되어 있기에 전적으로 영주에게 의지해야만 한다.

1.4 연마재

보석이나 금속의 표면을 매끈매끈하게 하려면 연마재는 필수다. 보통 연마재는 경도가 높은 물질을 쓰는데, 연마재를 결합제로 뭉쳐서 일정한 모양으로 성형하여 숫돌로서 사용하거나, 헝겊이나 종이에 아교같은 접착제를 사용하여 사포로 만드는 방법, 아니면 연마재 분말을 기름과 혼합하여 사용하거나 그냥 분말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석류석 가루를 화강암 위에 깔고 이나 수정을 연마했는데 무척이나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위에서 설명한 다른 방법을 적용해도 기술자의 수고로움이 대폭 줄어든다.

경도가 높은 물질을 연마하거나 아니면 연마 속도를 빠르게 하고 싶다면 연마재를 다른 것으로 바꾸면 된다. 만약 모스 경도계를 알고 있다면 어떤 물질이 더 연마재로 적합한 지 알 수 있다.

자연산 연마재로는 보통 수정, 황옥(토파즈), 석류석, 강옥(루비, 사파이어), 금강석 등을 사용했는데, 수정이야 지구상에서 찾아보기 쉬운 물질이지만 황옥 이상은 희소하다.(그래서 보석으로 사용했다.) 그런 자연산 연마재를 구할 수 없는 곳이라면 인공연마재를 만들어야 한다.

인공 연마재를 만드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데, 그나마 만들기 쉬운 인공연마재가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 모스 경도가 9에 가깝다.)다.

일단 보크사이트, 장석, 고령토 등을 수산화 나트륨에 녹이면 알루미나만 수화되여 용해되고, 다른 불순물은 용해되지 않는다. 이 용액을 걸러서 불순물과 수산화 이온을 제거하고 거른 용액을 냉각시켜 과포화 상태를 만들면 수화된 알루미나(2Al(OH)4-(aq) → Al2O3·3H2O(s) + 2OH-(aq))가 침전한다. 이 침전물을 1200℃에서 가열하면 수화된 물은 제거되고, 순수한 산화 알루미늄(Al2O3)을 얻을 수 있다.

이왕 산화 알루미늄을 만들었으니 알루미늄을 만들자고 욕심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절대왕정 시대 이후의 나폴레옹 시대에도 알루미늄은 황제의 식기로 쓰일 정도로 엄청나게 귀한 금속이었다. 알루미늄 항목을 보면 잘 나와있지만, 알루미늄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건 전기분해법이 개발되고 나서다. 중세시대를 기준으로 한 이 항목에서 알루미늄은 금보다도 귀한 금속이므로 불가능할 것이다. 판타지 세계관인데 전기 마법이나 2000'C의 고온을 낼 방법은 있을거같지만 넘어가자

1.5 열기구

처음엔 사람을 태울 정도로 대단한 녀석이 아니라 띄우기만 하면 된다. 하늘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면 호기심을 가진 기술자나 부자들이 모일 것이다. 그럼 그들을 통해 자금과 인력을 모으고 갈아넣자. 근대적인 추진/조종장치를 갖춘 비행선은 도저히 무리겠지만, 어찌어찌해서 사람을 태우고 날아오를 수 있는 열기구까지만 만들어내도 반은 성공이다.

열기구 자체는 재료만 있으면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은 물건이다. 다만 효용성이 조금 문제이다.

이 열기구의 군사적 가치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보불전쟁당시 독일군에 완전포위된 파리에서 내무장관 강베타가 기구를 타고 탈출해 파리 구원군을 조직했던 유명한 일화처럼 전령과 편지를 싣고 날아갈 수만 있다면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제자리에서 이착륙만 가능한 수준이라 해도 하늘 위에서 적군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군사적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다만, 천둥번개와 날씨변동 및 착륙에 특히 주의 하라. 피뢰침같은 것을 함께 만드는 편이 좋다.

사람 띄우는 것도 대중의 반대에 부딪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처음 열기구를 띄울 때, 이카로스처럼 천벌받을거라면서 아무도 타려 하지 않아서 사형수를 띄우려 했고, 사형수들조차 차라리 그냥 죽을란다 하며 거절하는 바람에 양과 소 같은 가축을 띄웠다고 한다. 우주선에 태운 최초의 생물이 개나 원숭이었던걸 보면 미지에 대한 공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 하다. 게다가 종교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성직자들이 '피조물인 인간이 건방지게 신의 영역에 가려고 한다' 라고 들고 일어나면 종교재판에 끌려갈 위험이 아주 높다. 실제로 아프간을 장악한 종교 꼴통 탈레반들의 리즈시절에는, 애들이 장난감으로 하늘에 연 띄우자 알라의 하늘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애들 부모를 갈궜던 병맛나는 일도 있었다. 중세시대도 아니고 2차 대전 이후 현대에서!

1.6 인쇄술

단순히 판화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해당 지역에 종교가 있다면 더욱 좋다. 종교의 가호 아래 경전을 널리 펴는 작업도 할 수 있으며, 좀 더 나아가 알파벳 조합으로 인쇄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게 성공해서 종교의 비호를 받기 시작했다면, 다른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해도 마녀로 몰리지 않고, 오히려 종교의 이름을 앞세워서 더 빠르게 퍼뜨릴 수도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당시에 퍼져있는 신화나 우화 같은 것들을 엮어서 팔아도 재미는 쏠쏠할 것이다. 실제로 소설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방각본의 인기는 높았다.

유럽에서도 목판인쇄 기술이 있음에도 사용되지 않은 기간이 꽤 있는데, 본인이 그런 세상에 떨어졌다면 금속 활자와 인쇄기를 이용하는 활판 인쇄기술을 발명해내는 것도 좋다. 동·서양의 인쇄기술을 비교했을 때 결정적인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인쇄기 사용 유무이다. 인쇄기는 책을 대량으로 찍어 보급하려고 한다면 필수적일 것이다. 초기 인쇄기는 포도 압착기를 개조하여 만든 것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물론 잘 번지지 않는 잉크의 개발도 필요하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들 당시 인쇄용 유성잉크도 개발했는데, 하지만 한국인들은 금속활자의 제작시기가 늦었다고 무시한다 잉크는 예상외로 상당히 쉽다. 수정전에는 고려인들이 먹물을 사용했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건 그냥 먹물도 아니고 여러 재료를 추가혼합하여 점성과 내부식성 따위를 늘린 특수먹물이었다! 어디가서 금속활자 발명에 대해서 이런식으로 빼액거리는 독일인이라도 있다면 사뿐히 즈려밟아 주자.

구텐베르크는 아마인유를 끓여 그을음과 목탄가루를 섞어 만들었다. 하지만 아마인유를 구할 수 없는 곳이라면 다른 기름을 찾아봐야할 것이다. 참고로 아마인유는 건성유인데, 다른 건성유로는 마실유(대마씨), 동유(기름오동나무씨), 들기름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책에서 들기름냄새가 나요!

금속활자는 찰흙을 이용한 거푸집을 만들어 낸다면 적절한 비율의 청동합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 고 금속활자에 맞게 글씨체도 보기 좋게 개량하도록 하자. 물론 지식이 있어도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시대를 잘 만난다면 당신은 종교 개혁의 시발점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현실의 종교 개혁도 마르틴 루터독일어 번역 성경이 활판 인쇄되어 기존 필사본 라틴어 성경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일어났다.(구텐베르크의 '46행 성경') 주의할 점은 중세 시대처럼 사제들이 경전을 해석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사회일 경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제들에 의해 몰매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 처음에 유럽에서 금속활자가 등한시되었던 이유도 성경이 민간에 보급될까봐 두려워한 사제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1.7 스프링

바퀴 달린 물건에 판스프링을 달아주면 내구도가 압도적으로 올라간다. 기술이 조금 되는 곳이라면 코일스프링을 통해 온갖 물건에 완충장치를 달아줄 수 있다. 고무 타이어가 나오기 전 나무바퀴가 경량화되는 데에는 스프링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스프링이 나오려면 제철 및 제련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꼭 기억하라. 솥뚜껑 만드는 기술로 스프링을 만드려고 하면 고철조각밖에 안나온다.

1.7.1 태엽

고탄소강 판스프링이 개발되었다면 이제 태엽을 만들어 보자. 장롱 만큼 큰 줄추시계를 탁상시계 사이즈로 줄일 수 있고, 본인이 손재주만 있다면 가라쿠리 같은 움직이는 인형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걸 잘만 만들어 낸다면 부자나 귀족들이 침을 흘리고 달려들 것이니, 당신은 레전드 장인이 되고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스프링이 아직 개발이 안 되었더라면 고래 수염과 같이 탄성이 큰 천연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나름대로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신 날씨에 민감하고 수시로 망가지므로 즉시 수리할 준비는 필수다.

1.8 자전거

자전거는 상당히 혁신적이다! 다만 만드는데 예상외로 높은 주조 기술이 필요하며 구조도 나름대로 복잡하다. 그러니 대나무로 자전거를 만드는 방법을 익혀두는 것도 좋다. 그런데 체인 제조나 브레이크 철선의 고강도강 제조 기술, 브레이크와 타이어에 들어가는 고무는 어쩌지?

그냥 바퀴에 페달이 달린 목제 자전거 (링크 짤림) 정도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못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원시적인 자전거를 중세 시대에 보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지만. 중세시대의 개판인 도로에서 이런 자전거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콘크리트를 개발해 도로부터 만드는게 급선무일 것이다.

1.9 잠수복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생전에 목제 잠수종과 기름먹인 가죽으로 만든 방수복 등을 결합시킨 잠수복을 설계해 두었다. 현대의 전문가들이 설계도를 분석해보고 실물을 복원해보니 약간의 구조적 문제점만 개량한다면 충분히 사용 가능한 물건임이 입증되었다. 물론 만들 재주가 없으면 안되겠지만.

일단 잠수복은 산소를 공급할 펌프와 같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잠수복을 입고 작업을 할 수 있다. 펌프는 아주 간단하게 만들면 풀무와 비슷하며, 긴 호스를 만들 능력이 있다면 외장형으로 해서 따로 인부를 고용해서 펌프질을 하면 되므로 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다만 현대의 잠수부처럼 호스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고압을 견디는 용기로 만들어지는 산소통과 소형의 펌프겸 조절기가 필요하므로 일단 만들기 쉬운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1.10 재봉틀

재봉틀의 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구멍이 있는 바늘에 꿰인 윗실이 천을 관통하면 밑에 있는 아랫실과 교차되면서 바늘이 다시 위로 돌아왔을 때 바느질이 완성된다. 이런 동작이 반복되는 것이 바로 재봉틀의 기본원리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없어서 못 팔릴 것이다. 우선 방적기와 방직기로 인해 실과 천의 공급이 원활해야 재봉틀도 팔리니 저것들을 먼저 만드는 것이 좋다. 능력이 된다면 다양한 종류의 노루발을 만들어 다양한 재봉법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문제점이라면 구조가 워낙 간단하여 고장이 잘 안나고, 고장이 난다고 해도 쉽사리 수리할 수 있다. 재봉틀 항목에 나와있듯이, 하나 만들면 100년 넘게 쓰는것도 가능하니...거기다 간단한 만큼 눈썰미가 괜찮은 사람이 뜯어보고 카피품을 만들어낼 확율도 미칠듯이 높으니 이것만으로 돈을 버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톱니바퀴를 금속 대신 나무로 만들어 잘 부서지게 하자 그럼 금속으로 만든 카피품이 나오겠지?

1.11 조면기

당신이 간 곳에 목화가 존재한다면 목화에서 목화씨를 빼내는 조면기는 매우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목화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는것이지만, 목화에서 목화씨를 빼내는 일은 난이도가 높았고, 그 탓에 목화를 대량으로 키워 제품을 만드려면 어마어마한 노동력을 요구했으며, 목화에서 나오는 면직물은 비쌀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면기를 사용하면 그 노동력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기본적인 조면기는 12세기에도 나와있지만, 엘리 휘트니가 1794년에 발명하는 조면기는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효율은 이전의 조면기의 50배가 넘어간다고. 이런 것 하나만 있으면 떼돈을 벌 수 있을거다.

조면기의 구조는 톱날 모양의 이를 가진 원통과, 목화씨보다 약간 작은 홈이 나있다. 원통을 회전시키면 원통의 둘레에 박혀 있는 톱날 모양의 뾰족한 철사끝이 홈 위에 있는 목화의 섬유만을 홈을 통해서 밖으로 뽑아내고, 씨는 홈 위에 남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만, 구조가 간단하다는 말은 복제하기도 쉽다는 의미니 내부구조는 잘 숨겨두자. 개발자인 엘리 휘트니도 발명해 놓고도 특허권을 제대로 사용 못해 별로 돈은 못 벌었다.

그리고 목화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조면기의 개발이 노동착취에 한몫 더 하게 만든다는것도 감수해야 한다. 솜을만드는 노동력을 줄여주는 기계가 노동착취에 한몫 더 한다는게 황당 할 수도 있지만, 솜 생산량이 증가한다=솜을 천으로 바꿔야 하는 노동력이 늘어난다.라는 연계가 되기 때문에... 수요가 없다면 몰라도 의복은 산업혁명 이전까지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던 물건중 하나기 때문에, 그 수요가 폭발하는 날에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거리가 들어오는 수가 있다.

천짜는 부분도 기계화 해서 노동력을 줄이려고 한다면, 이제 그 복잡한 기계가 고장이 날 경우 기계 속에 들어가 실시간으로 고칠 수 있는 작은 아이들을 당신이 부려먹어야 할 것이다. 즉, 밭에서 노예들이 채찍질당하고 공장에서 아이들이 밤새도록 착취당하는 사회가 되는것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당신이 그러지 않는다면 당신의 경쟁자가 될 후발 주자들에게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뿐이고(...)

1.12 지게

만약 당신이 간 곳이 길이 잘 닦이지 않은 산지 같은 곳이라면, 지게 같은 단순한 도구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인력을 통한 물자 수송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6.25 전쟁 당시 고지전이 한창 벌어질 때, 산악 지대의 부대들에 탄약, 물자를 보급하는 데 지게가 많이 이용되었다. 다만 지게처럼 간단한 물건도 없는 문명에 어떻게 적응할지부터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

1.13 철조망

방범용으로 최적! 어느 정도의 철강 기술만 있다면 만들기도 간편하다. 당장 조금 강한 철사를 만들어 짧은 철사를 꼬아서 삐죽하게 튀어나오게 한 후 원시적인 열처리를 하면 된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과거에는 백병전이 대세였기 때문에 철조망으로 진지를 구축하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망했어요. 당장 투석기나 대포를 동원하지 않으면 철조망 제거에 애를 먹게 된다. 현대전에서조차 철조망을 제대로 깔면 전차가 진입을 못할 정도이니 적군을 막고 진지를 구축하는 것에 있어서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다만, 철조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철사를 대량생산할 시설은 있어야 한다. 애초에 소모량이 많고 수시로 보수해야 하며, 대량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능력이 없는데 철조망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가시나무나 철질려같은 대체수단을 쓰자.

사실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기사들이 날뛰는 중세시대 전쟁터라면 철조망의 효율이 그렇게 좋진 못할수도 있다. 애초에 철조망을 만들정도로 좋은 양질의 철은 중세시대 레벨이면 매우 귀한편에 속하며, 그 귀한철로 만든 철조망도 한번 휘어지고 끊어지면 그냥 소모되어 버리고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중세 시대에는 작고 튼튼하고 길가에 뿌려뒀다 사용이 끝나면 다시 주워서 재활용하기도 편한 마름쇠가 적군의 진입을 방해하는 수단으로 유행했었다.

1.14

톱은 도끼에 비해서 벌목할 때 필요한 근력도 적고(약한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도끼보단 쉽다.), 벌목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또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목재를 가공 할 때도 도끼 따위보다 훨씬 쉽고 능률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혁신적인 공구이다. 만드는 법은 매우 간단하 다. 경도가 높은 강철로 만든 얇은 판의 한쪽을 톱니 모양으로 만든 뒤 날카롭게 갈면 된다. 참 쉽죠? 물론 말은 쉽지만 엄청 어렵다. 일정한 크기의 톱니모양을 내는 것부터가 어려우니, 당시의 손재주 좋은 기술자를 갈아넣어 만들자.

참! 톱날을 만들 때 '날어김'을 줄 것을 잊지 말자. 이걸 잊고 그냥 톱질했다간, 톱밥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톱이 목재에 박혀버리는 수도 있다.

1.15 탈곡기

보리를 추수하면 이삭에서 알곡을 떼내야 하는데,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도리깨로 일일이 쳐서 탈곡을 했다. 족답식 탈곡기를 만들면 도리깨로 일일이 내려쳐야하는 수고로움이 줄어든다.

우선 철이든 나무든 원통을 만든다. 그 다음 못을 박아 V자형으로 휘게 하든 V자형으로 만든 두꺼운 철사든 원통의 표면에 한줄씩 어긋나게 박는다(이걸 급치라고 한다.). 그 다음 원통의 양 옆에 톱니바퀴를 달고 톱니나 체인으로 연결해 페달로 회전하게 만들면 이게 족답식 탈곡기다.

족답식 탈곡기가 부담스러우면 훌테를 만들자. 족답식 탈곡기보다는 못하지만 볏단이나 보릿단째로 단단한 곳에 두들겨서 탈곡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회전통이 돌아가게 하면서 회전통 위에 이삭을 접근시키면 알곡이 급치에 걸려 이삭과 분리된다. 힘든 일이긴 하지만, 훑이나 도리깨를 쓸 때보단 월등히 편하기 때문에 일단 만들어 놓으면 농부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더 편하게 하자면 회전통의 동력을 인력 대신 수차와 풍차로 하게 만들면 된다.

1.15.1 도정기

곡물을 탈곡했다면 이제 껍질을 벗겨야하는데, 예전에는 절구로 찧어 도정을 했으니 비효율적이다. 현대 도정기의 원리를 적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도정을 할 수 있다. 구조는 간단하다. 두 개의 롤러를 회전하게 만든 뒤 그 틈에 도정할 곡물을 넣으면 된다.

문제점은 어떻게도 해도 낟알마다 크기가 다 같을 순 없으니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것도 많이 나올 것이다. 최대한 도정이 많이 되도록 롤러와 롤러의 위치를 적절히 조정해야하고, 롤러도 거친 표면을 가진 숫돌을 깎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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