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생산업

이 문서에는 집단연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틀이 달린 문서에는 독자연구를 담을 수 있습니다. 모든 의견들은 다른 이용자의 정당한 반론에 의해 수정될 수 있습니다. 내용을 추가하기 전에 문서 내 검색을 통해 중복된 내용인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집단연구 문서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별 안내서
수학물리학화학기계공학생산업
음식의학군사학예술신학

1 적용 예

1.1 농법

판타지의 배경이 되는 고대나 중세 시대에 갑자기 떨어진다면, 당신이 야만족의 부락이나 정글 같은 문명과 멀리 떨어진 경우가 아니라면 십중팔구는 논밭 같은 곳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면, 그 세상 현실에 어떻게든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되면서 땅을 파면서 농사 짓는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다(...). 산업 혁명 이전의 문명은 인구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했으며 상업이나 공업에 종사하는 도시 인구는 5% 조차 넘기 힘들었기 때문. 이것도 국가 정치 상황이나 한 해 농업 풍흉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근대 이전 세상이 얼마나 굶주림에 시달렸는지 알 수 있는 부분.

고대에는 동물의 분뇨나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나 지렁이 등의 생물종과 지력의 상관관계도 알지 못했다. 본 문서를 보고 있는 현대인들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만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농사에 도입하려면 알거나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

많은 판타지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대적 배경인 중세를 예로 들면, 중세 초기와 중기의 농업 생산량은 매우 낮아서, 한 알의 곡식을 심어 세 알을 수확하기 힘들다고 표현될 정도였다. 수확량이 1/3정도 감소했다고 본다면, 결국 수확한 것의 절반을 종자로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농업 혁명이 일어난 중세 후기나 르네상스에 곡식 한 알로 7알 좀 넘는 정도의 수확이었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이집트를 어마어마하게 풍요로운 땅으로 묘사할 때 한 알을 심어서 스무 알을 수확할 수 있었다고 표현했을 정도. 중세 수준에서야 혁명이었겠지만, 1:100이 넘는 게 당연한 현대 관점에서 보면(...)

설상가상으로 흉작이 들어 수확량이 더 줄어든다면 기실 먹을 것이 거의 없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흉작'을 막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며, 현대의 상식적인 농지 관리법을 사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 멀리 갈 것 없이 중세보다 살짝 한 단계 앞선 농법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 예를 들자면 모내기·새 쫓는 도구(허수아비)·골뿌림법·윤작법·심경[1][2]·철제농기구철기를 혼자 만든다고?!·녹비[3] 등.

판타지물의 배경이 되는 서구의 농법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동아시아의 쌀농법도 참고해보자. 모내기는 물을 많이 집어먹기 때문에 잘못하면 가뭄 들어서 망했어요가 될수 있다. 고려 말기에도 이미 이앙법(모내기) 자체는 알려져 있었지만, 이를 함부로 시행하는 자는 흉작이 일어나면 바로 끝장이라는 이유로 곤장을 맞았다. 그러나 물대는 시설에 대한 공학적 지식과 그것을 실현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자기가 쓸수있는땅이 물을 넉넉하게 구할 수 있는 좋은 토지이면 모내기도 해볼 만하다. 골뿌림법의 경우에도 겨울 작물에 한정해서 적용해야 한다. 여름 작물에 골뿌림법을 적용했다가는 장마비에 그대로 쓸려 내려가거나 썩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국과 같은 기후가 아니더라도 우기에 골뿌림법을 적용하면 ‘내 작물 지못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골뿌림법은 건기 밭작물에 한해서 쓰는 방법이다.

현대 농법의 두가지 전기는 안전한 비료농약인데, 현대 화학의 힘 없이 중세적 환경에서 도입하기에는 둘 다 어려움이 있다.

일단, 인분이나 가축의 분뇨를 비료로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시행착오와 연구가 필요하다. 분뇨는 밭에 뿌린다고 곧장 거름이 되는 것이 아니다. 톱밥이나 볏짚 등과 섞어서 한 일년 푹 삭혀야 뜨끈뜨끈하게 발효가 되면서 병원균이 죽고 쓸만한 거름이 된다. 어느 정도 온도로 발효시키느냐도 농부의 노하우라, 꽤 연구가 필요하다. 거름 만드는 상세한 방법은 여기를 참고하자.

게다가 밭에 그냥 생똥을 싸지르면 이질과 콜레라를 부른다. 발효한 인분 비료라고 해도, 분뇨의 사용은 기생충 감염의 증가를 반드시 수반한다. 거름을 뿌려 수확한 야채는 소금물에 깨끗하게 씻어 먹는 것이 좋다.

그나마 만드는게 쉬운 것은 오줌액비다. 오줌을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2주 이상 숙성하면 된다. 그리고 인산칼슘(본 차이나 도자기의 원료이기도 하다)을 만드는 것도 좋다. 동물의 뼈나 생선 가시, 혹은 새의 알 껍질을 모아 불에 태워 불순물을 제거한 뒤(완전 탄화하면 망하니 주의한다.) 식초에 담그고 기다리면 완성

분뇨의 사용 등 미지의 기법을 함부로 도입하려 했다가는 마귀와 결탁한 마법사라면서 종교재판에 끌려간다...고 생각하는 건 좀 호들갑이라고 쳐도, '똥을 사람 먹을 작물 키우는데 써? 아이고 더러워라!!' 같은 비아냥은 충분히 듣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중세 유럽에서는 동물의 분뇨를 비료로 쓰면서도 사람 분뇨를 비료로 쓴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모순 같지만 대체로 지식이 옅은 시대일수록 잘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와 경외가 심하다. 또한 농업과 같은 수확까지 긴 시간이 걸리며 한 차례의 실패가 한 해의 수익을 좌우하는 업종일수록 검증되지 않은 시도에 대해 보수적으로 반응한다.

"엽비(나뭇잎을 썩힌 비료)나 부엽토(산에 쌓인 낙엽이 썩어 영양이 풍부해진 검은 흙)는 이미 잘 발효한 상태이므로 분뇨의 문제점이 없을 거 같지만, 천만의 말씀. 부엽토 속에 살던 식물을 갉아먹는 벌레나 애벌레 따위를 자발적으로 밭으로 옮겨놓는 멍청한 짓이 될 수도 있다. 산의 잡초 역시 부엽토에 섞여서 밭에 옮겨지게 된다." 고 이전 버전에 적혀 있었지만, 발효가 완료된 부엽토는 먹을 게 리그닌밖에 없어서(사실상 못 먹는다) 애벌레 그런 거 없다. 잡초 씨는 오랫동안 햇빛을 못 받아서 발아율이 0에 수렴한다. 다만 그렇게 잘 발효된 부엽토를 구분할 눈이 없을경우엔 저 이전버전 내용이 그대로 터질 수 있다. 그걸 구분할 자신이 있는가?

그 외에 해안가 지방이라면, 정어리청어 등 기름기가 많은 물고기는 압착해서 기름을 짜는데 사용되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인데, 그 찌꺼기도 아주 좋은 비료가 된다.

모든 비료가 그렇지만 작물이 생장하는 초창기나 너무 많이 주게 되면 그냥 작물이 썩어버리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양을 알아내야 한다. 게다가 비료를 쓰면 작물만 잘 자라는게 아니라 잡초와 해초도 왕성하게 잘 자란다. 때문에 어마어마한 손질이 들어가거나, 농약을 뿌려야 한다. 그리고 질소의 과다시비시에는 작물이 생육이 불필요하게 과다해져 허우대는 큰데 연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서 세균이나 진균류, 해충에 취약해지기에 해를 입기도 쉽고 잘 썩어서 저장성이 떨어진다. 또한, 발암물질인 질산염이 생성돼 먹으면 안 좋다. [4]

농약은 인체에 해롭지 않으면서 작물 이외의 잡초를 죽이거나(제초제), 벌레를 죽이는(제충제), 세균을 죽이는(살균제) 효과가 필요하다. 헌데 그런 편리한 농약은 중세적 시기에 그리 쉽게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몇몇 식물은 특정 해충을 쫓는 효과가 있어서, 이것을 같이 기르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나방 유충을 물리치는 자연 살충제를 만들고, 양파는 배추흰나비와 토끼를 쫓고, 마늘은 진딧물과 알딱정벌레, 남방은무늬밤나방의 애벌레, 바질은 파리와 모기 등에 효험이 있다. 은행나무 역시 제충 효과가 있다.

잡초만 죽이는 제초제는 만들기가 좀 어렵고, 갈아놓은 밭에 멀칭(흙 위에 비닐이나 톱밥 등을 덮어놓는 것)을 해서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는 방법이 그나마 시도해볼만하다. 이건 지온상승을 통해서 토양유기물의 분해나 작물의 생육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물론 이것도 현대의 비닐이 없는 이상 효율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안하는 것 보다 훨씬 낫다.

어디서 오리농법 같은 거 주워듣고 오리를 논에 풀어버리면, 다 밟아버리거나 씹어버린다. 오리농법은 사실 새끼 오리를 풀어놓는 거고, 성체 오리가 되기 전에 도로 거두어 들이는 거다. 더불어 오리를 고양이나 여우 따위가 잡으러 오지 못하게 신경써줘야 하는 등, 이건 이것대로 손이 간다. 괜히 친환경 농법이 현대에도 비싸고 어려운 농법인게 아니다.

'농사에 손 안가고 작물도 튼튼하게 자란다'는 자연농법이니 태평농법이니 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농법인데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감자 같은 구황작물의 성공사례를 주워듣고 남미에서 감자만 들여오면 대성공! 이렇게 믿어서도 안 된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주먹만한 감자는 오랜 세월동안 품종 개량이 이루어진 결과물이고, 야생종이나 개량이 이루어지 않은 원종은 굉장히 작다. 현대의 품종을 들고가서 영양번식시켜서 기른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데, 현대의 상업용 감자 품종들도 크고 아름답게 키우려면 비료를 왕창 주어야 한다.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게 아니다. 현대의 씨감자라고 해도 비료 안 주고 그냥 키워보면 결과물은 시시하다.(실제로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면 북한군이 먹는 감자의 크기를 보자.) 근데 비료 있으면 일반 곡식 키우고 말지. 게다가 보존성도 낮아서 일반 곡식의 역할을 대체하기 힘든데 화폐 경제 이전에 곡식을 화폐처럼 쓰던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보존성과 더불어 중량도 꽤 나가는 탓에 유통도 힘들다. 다만 퇴비만 넉넉히 줄 수 있다면 다른 주요 작물들에 비해서 다소 서늘하고 음침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고 벼나 밀이 잘 자라지 않는 다소 안좋은 토성의 땅에서도 잘 자라주는데다가 단위면적당 열량이 벼나 밀을 크게 상회하며 생육기간이 짧아서 구황작물로써는 훌륭한 작물이니 만약을 대비해서 확보해두고서 자투리 땅에서 재배하다가 구황작물로 이용하는 것은 고려해볼 것.

고구마의 경우는 단맛이 강하기에 기호작물로서 어필할 수 있고 단위면적당 생산 열량도 매우 높아 감자보다도 높지만 감자에 비해서 기후를 크게 타는데다가 칼륨이 많이 소요되는 작물으로 시비도 힘들고, 생육기간이 길어서 재배에 주의해야한다. 보관도 힘들기에 정말 적합한 환경이 아니면 굳이 찾아서 기를 필요까지는 없다.

옥수수는 가능하면 중세의 환경에서는 피하는게 좋다. 그 엄청난 생산력에 홀려서 여기저기 심어댔다간 황폐해진 농지만이 남게 될 것이다. 패왕의 작물 답게 요구하는 질소량이 벼의 2배 가량 된다. 칠레처럼 초석 같은게 흘러넘치던가 나우루처럼 구아노가 산같이 쌓인 천혜의 땅이 아닌 이상 꿈도 꾸지 말 것. 시비법이 발달하지 못한데다 화학비료 같은건 꿈도 꿀 수 없는 중세 수준의 세계라면 옥수수를 재배할 생각은 접는게 좋다. 심지어 시비법이 발달하고 나름 품종개량이 된 현대에도 소비에트가 처녀지개간메달 같은 삽질을 한 바 있고, 북한도 화학비료도 없이 무리한 옥수수 재배를 시도하다가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지는 대재앙을 부른 바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썼던 '세 자매 농법'을 쓰면 이 문제는 해결되는 데 바로 옥수수를 콩과 호박이랑 함께 키우는 것이다. 옥수수는 콩이 타고 올라갈 지지대 역할을 하고 콩은 옥수수가 소모한 지력을 회복하며 호박은 땅을 덮어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막는다. 이 농법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바위 절벽에서도 식량 걱정 거의 안하고 살았다.

삼포제는 밭을 3구획으로 나눠 춘경지, 추경지, 휴경지로 나눠서 경작하는 경작법. 휴경지에는 가축들을 방목한다. 중세 후기에 나온 경작법인데,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것 덕분에 유럽인들이 엄청 먹고 살만해져서 이슬람을 침공하고 잉여식량 덕분에 도시가 생성되는 등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왔다. 세계사 교과서에 괜히 실려있는 게 아니다!

또 4윤작법(four-field rotation)은 밭을 4구획으로 나눠 춘경지(밀), 추경지(보리), 클로버, 순무를 돌려가면서 심는 경작법. 클로버순무는 지력을 회복시켜주고 가축의 사료로 쓸수있으며 순무는 사람이 먹을수도 있다. 이건 17세기에 나온 경작법. 삼포제에 비해서 알려져있지 않지만 이 경작법은 휴경지를 없애 식량 생산량을 확 늘여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문제는 클로버순무유럽이 원산지이므로 만약 조선 같은 곳에 떨어졌으면 4윤작법은 적용 불가능하다. 대신 동시대 조선에서는 모내기를 이용한 광작이나 상품 작물 재배가 시작되었으니 그쪽으로 시도해보자. 콩을 녹비로 이용하는 농법은 고려 시대부터 시작됐다.

가장 좋은 것은 낱알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현대의 종자를 가지고 가는 것이지만, 그게 힘들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멘델의 유전법칙 등을 참조해서 직접 개량에 도전해보자. 이걸 할 줄 알면 당신은 이미 먼치킨. 진정한 창조신이 되는거다!

현대의 종자를 사용할때 주의해야 할 점은, 종묘 회사에서 판매하는 종자 중에는 채종후 재파종을 하면 수확량이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1대 잡종 품종 종자들이 존재한다. 이런 1대 잡종 품종은 여기서 나온 종자를 채종하여 재파종 하면 분리의 법칙에 따라 형질이 제멋대로인 2대가 나오므로 유전적 균일성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걸 들고가면 피를 보게 된다. 가져가려면 자가수정작물이나 영양번식이 가능한 작물이 좋다. 이외에도 내병성이나 내충성 품종의 경우 해당 품종이 내성을 갖지 않는 레이스의 병원균이나 해충이 존재하는 곳으로 넘어간다면 해당 품종의 내성은 무의미해진다.

직접 개량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씨앗만 전문적으로 기르는게 효율적이란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우선은 주기가 빠른 종부터 시험해보고 그 노하우로 다른 주요 작물에 시험해보는 것이 좋다. 국가 체제가 조금이라도 잡힌 곳에서는, 품종개량이 성공적이라면 후원은 거의 확실히 보장받는다. 간단하게는 낱알이 크고 많은 것만 골라내서 '주변환경으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기르면 된다[5] [6] [7] (필요에 따라선 수정을 직접 해줘야하는 한다). 당연히 낱알이 크고 많은게 최우선적으로 남겨야할 형질이다. 또 키가 작은 작물이 보통 뿌리도 깊게 자라기 때문에 키 작은 것도 대부분의 경우는 좋은 형질이다.

그외에 접붙이기를 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수의 경우 씨앗으로부터 나무를 기르는게 굉장히 어려운데, 생장이 빠르고 튼튼한(혹은 원하는 다른 성질이 있을때) 접붙이기를 해서 과수를 기르곤 한다(귤은 탱자나무에 접을 심어서 기른다). 박과 식물들도 잘 붙는 편이다(오이를 호박에 붙인다거나 등등). 중요한건 서로 잘 맞는 궁합을 찾는 것. 생장이나 특징은 직접 관찰하기보단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한 품종개량과 병행한다면, 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단, 오히려 퇴화된 씨앗이 나오거나 싹이 안 날 수도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절대로 가서 바로 농사짓지 마라. 땅도 없겠지만 농사라는게 쉬운거 같아도 기후나 토질에 대한 고려가 없으면 바로 망한다. 농사를 지을 생각이 있다면 이고깽은 어디로가고 농부라니... 2~3년간 그 지역에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 농사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장기 사업이고, 기후 잘못 타면 망하기 십상인 리스크가 큰 업종으로, 과거에 비하면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이 가능해진 현대에도 농사를 도박에 비유할 정도다. 때문에 농부들은 검증되지 않은 신농법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적어도 몇 년, 지역적, 기후적, 환경적 특성을 파악해 기후를 간파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동안에는 농기구를 개량해주면서 비료나 농법을 가르쳐주는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또 아주 간단하고 지금 우리에겐 상식이지만 중세엔 안 한 것 중 우경과 철제 농기구가 있다. 이 둘 덕분에 심경이 가능해져서 중세 후기의 농업생산력을 확 끌어올렸다. 그 전에는 철기구가 아니라 수소의 뿔을 이용해서(지역에 따라서는 나무로) 쟁기를 만들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농사를 지을때 땅을 살짝 긁는 수준이였다. 5cm 만 더 깊게 팠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원인은 도시와 시골의 괴리가 너무나도 심하여 도시에서 그런 장비를 만들어 팔 생각을 못해서(…). 또 튼튼한 농기구가 있어도 동물의 견인력 없이 사람 힘만으론 심경이 어렵다. 니가 어깨에 줄 메고 쟁기 끌어봐. 참고로 소보단 말이 훨씬 힘이 좋으니 이하에 서술한 마구가 갖춰져 있는 동네라면 소 말고 말을 사용하자.

다만 말은 먹는 것도 많아 먹이를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초지나 경작지가 있어야 하고, 탈것과 전투용으로 쓸 수 있어 농가에서 다루기에는 비싼 편이다.[8] 소에 비해 식육성도 떨어지는 편이고(물론 말고기도 곧잘 먹는다만...), 충분한 힘과 체격을 가진 작업마가 되기 위해서는 품종 개량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고대 유럽에서도 품종개량 전의 말은 왜소한 편이었다.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말보다 소를 선호할 수도 있다. 참고로 한반도에서는 소에게 먹일 소꼴을 가마솥에 삶아주었는데, 초식동물은 소화효율이 나쁘기 때문에 생풀을 먹이는 것보다 삶아 먹이는 것이 훨씬 영양분이 풍부해서 좋다.

1.2 마구(馬具)

고대 ~ 중세 초기 서양으로 간다면 최소한 목에 수레줄을 메다는 것보다는 말 몸통~어깨에 메는 것이 낫다는 것과 편자를 알려주자. 동양에서는 말의 가슴걸이가 삼국시대 ~ 수나라 시기에 발명됐는데, 서양에는 몇 백 년이나 지난 10세기나 되어서야 동양에서 이 기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 기술이 들어와서 적용된 후에야 말이 보다 힘을 더 쓰게 되었다. 그 전에는 말 목에 줄을 맸으니, 어느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말이 숨을 못 쉬어서 견인력이 형편없었다.

또 흔히 알려진 것으로 안장과 등자와 편자가 있다. 신밧드의 모험에도 신밧드가 안장과 등자가 없는 나라에 표류했다가 이것들을 만들어서 부를 쌓는 에피소드가 있다.

덤으로 등자를 알려주면 당신은 기사로 대표되는 중기병의 시대를 한 세기 이상 일찍 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등자와 기사의 등장 - 나아가 봉건제의 발전은 아직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 중 하나이므로 완벽히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등자가 기사 계급의 발달에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더 강력한 궁기병 집단을 양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품종 개량이 충분히 되지 않은 고대의 유럽-동아시아권으로 떨어졌다면 논외. 이 시대 말은 아직 크기가 작아 말 엉덩이에 간신히 사람이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 시기라면 차라리 전차를 보병으로 상대하는 방법을 퍼뜨려 보자. 글래디에이터에서 나온 타워 실드를 이용한 방진 같은 것이나, 장창을 이용한 방진을 만드는 전술이 대표적이다.

1.3 제충제

농사를 짓는데 커다란 고충은 역시 해충이다. 비료나 윤작법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종자개량을 한다고 해도 벌레떼가 한번 나타나면 그 해 농사는 끝장이다. 그러므로 제충제는 꼭 만들어야 한다.

천연제충제로 쓰는 것들은 보통 푸른 은행잎, 씀바귀, 가래나무, 개당귀, 철쭉, 여뀌, 개옻나무인데 이것들의 잎이나 열매를 잘게 갈아 에탄올과 1:1로 섞어 용기에 밀폐보관하여 살충성분을 추출한다. 10일 이상 지난 후, 용액만 뽑아 물에 1:1000으로 희석하여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후에 작물에 살포한다. 너무 많이 뿌리면 작물이 죽을 수 있으니 작물의 상태를 보며 살포해야 한다.

1.4 고무

현대 사회에서 고무가 안 들어가는 곳은 거의 없다고 무방하다. 그만큼 고무는 귀중한 자원이다. 지금이야 합성고무가 개발되었지만 그래도 천연고무의 수요는 줄지 않는다. 보통 고무고무나무 수액을 채취하여 만드는데, 고무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그야말로 행운이지만 없다면 대체품을 찾아야한다. 그것은 민들레로서 민들레의 줄기나 뿌리를 쪼개면 나오는 흰즙에 고무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즙을 굳히면 바로 고무가 되는데 이걸 그대로 쓰기엔 난감하니 용도에 따라 이나 탄산칼슘을 섞어야 한다. 참고로 민들레에서 나오는 라텍스 성분은 정말 미량인데다가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것과 비교하면 저질이니(고무나무도 한그루에서 7년간 채취해야 쓸만한 양이 나온다!) 대량으로 민들레를 재배하거나 아니면 고무나무를 찾아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것이 좋다.

1.5 고양이

뜬금없이 왠 고양이냐? 라고 의문을 품겠지만, 고양이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때문이다. 쥐 한 마리가 먹는 곡물의 양은 하루 10g. 그 정도야 뭐 괜찮지 않느냐 하겠지만, 의 번식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1년에 암컷 한마리가 낳는 새끼쥐의 수는 최대 63마리다! 게다가 태어나서 6개월만 되면 바로 가임기가 되니 더욱 무시무시하다.

뿐만 아니라 쥐라는 동물이 가혹한 환경에서도 잘 살기 때문에 온갖 세균과 기생충으로 오염되어 있기 마련이라 쥐가 갉아먹은 곡물 주변은 이미 오염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하고,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다. 일례로 유럽의 흑사병도 쥐가 옮기는 페스트라는 설이 맞다면 중세에 마녀의 종자라고 고양이를 잡아죽여서 더욱 크게 번진 것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곡물창고 주변이나 집에서 길러 를 막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고양이 죽이지 말자고 했다가 종교쟁이들에게 화형당할 거 같다고? 그럼 쥐약을 만들던가, 손수 쥐를 때려잡으러 다닐 수밖에 없다.

아. 참고로 고양이 역시 번식력이 무시무시하니 천적인 도 길러서 견제를 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고양이들 횡포에 사람들이 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거세를 시키면 되잖아

1.6 성냥

인산칼슘(동물의 뼈나 인회석)을 코크스나 목탄 그리고 이산화규소(모래,석영)를 섞어 가열해 생성된 기체를 물 속에 넣으면 응고되는 것이 백린이다. 이 백린을 작은 나무조각에 바르면 초창기 마찰성냥이다. 하지만 백린은 유독성 물질이기도 하고 불이 너무 잘 붙으므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니 백린을 공기를 차단한 밀폐용기 속에서 가열하여 만든 적린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1.7 메뉴팩쳐링 시스템

원리도 간단하고 효율도 발군이다. 단, 생산의 중심이 중세 유럽길드 같은 폐쇄적인 기술자 집단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면, 근본도 없는 뜨내기가 이런 걸 함부로 시도했다가는 밥줄 위협에 대한 대가로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걸 시도하기 전에 인맥질을 통해 길드에 영향력을 가진 다음, 길드원들이 먼저 하도록 해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산업혁명 이전에 장인 길드가 아닌 가내 수공업 수준의 분업 공장도 돈 많은 상인들의 금권력이 장인길드보다 우월해지면서 길드보다 저렴한 인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1.8 비단, 목화등을 통한 의류 산업

중세 시대의 의복은 귀족들의 경우 양털, 서민들의 경우 모시와 비슷한 린넨을 소재로 한 옷이 대부분이었다. 만약 이런 시대에 양털보다 더 부드러운 비단을, 서민들에게 보다 따뜻한 목화를 보급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둘 다 그곳의 기후에 맞게 품종을 개량하는게 쉬운게 아니란게 문제. 대한민국에서 문익점이 현대에도 위인으로 남아있는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9]

그리고, 기껏 품종개량해도 실을 잣고 천을 뽑는 과정 역시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는게 문제다. 기계가 발달한 지금도 섬유 산업은 대표적인 노동력 집약 산업으로 꼽히는 것인지라,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이득이 남을만큼 저렴한 노동력을 구하는 것도 큰 문제. 당장 남북전쟁 이전의 흑인노예들만 하더라도 한때는 투자한 노동력에 비해 남는게 없으니 그냥 목화 산업 다 때려치고 노예를 해방시키자는 소리가 남부에서 먼저 나왔을 정도였다.

고로 기계를 만들자. 조면기, 방적기, 직조기라는 방직산업 3신기(...)를 만들어 운용하는게 가능하면 떼돈을 벌 수 있다. 고작 옷으로? 같은 생각은 버려라, 대량생산...즉 산업혁명은 의류산업에서 시작됐다! 그 전까지는 공급이 수요를 감당못해서 옷 한벌로 1년 내내 버티는 일이 흔했던게 옷이다!

헌데 기계공학 부문에 있는 조면기를 비롯한 여러 기계를 들여 채집 시스템을 개선한다 해도 또 문제가 되는게 있는데, 구조가 복잡한 만큼 초창기형은 고장이 잘 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결국 좁은 기계의 틈에 들어가 고칠 사람이 필요한데, 그럴 인력으로 쓸 만한건 다 자라지 않은 어린애...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법이 생기지 않는한 십중팔구는 체구가 작은 어린 아이들을 기계 속에 집어넣고 노예처럼 부려먹게 된다.[10] 부려먹지 않는다면? 그렇게 애들을 부려먹는 후발주자들이 당신을 제쳐버리는걸 각오해야 한다.

1.9 본 차이나 도자기

단순한 질그릇 수준의 도자기는 전세계 거의 어디서나 생산 되었다. 다만 청자백자 같은 고급 도자기의 경우 근대 이전에는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었고 이런 국가들은 고급 도자기를 수출해 큰 돈을 벌었다.

당신이 도착한 문명이 과거 동북아 3국처럼 고급 도자기를 생산해 타국에 수출하는 문명 사실 일본임진왜란(1592, 전쟁 끝은 17세기) 전까지는 수입국 이라면 얄짤 없지만, 근대 유럽처럼 백자를 중국에서 비싼 값 주고 수입해 오던 문명이라면 기술 개발을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힌트라도 제공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핵심은 수산화알루미늄과 인산칼슘. 전자는 고령토를 쓰면 되고, 후자는 뼈를 태운 재에서 얻을 수 있다.

다만 도자기를 만들려면 흙의 종류는 기본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고온을 내는 가마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도 미리 알아봐야 한다. 내가 고령토를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난 고령토가 뭔지 모르잖아? 아마 안될거야

1.10 코르크

코르크고무가 발견되기 전까진 밀봉을 위해 많이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단열성이 있어 콘크리트에 섞기도 하고 탄성과 방수성 때문에 신발의 깔창으로도 사용된다.

보통 코르크 참나무에서 채취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난감하다. 하지만 참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라면 소량이나마 코르크가 나오니 참고하도록 하자. 동아시아의 경우, 코르크 참나무 다음으로 코르크가 많이 나오는 굴참나무가 자생하므로 참고하자.

코르크의 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나무의 껍질을 벗긴다. 벗겨낸 껍질을 선별하여 야적하여 반년간 방치해두면 수액이 건조되고 폴리페놀이 산화시킨다. 아무데나 야적해도 되나, 이러면 곰팡이나 세균 등이 옮아 TCA감염(코르크가 썩는다)이 쉽게 일어나므로 콘크리트로 만든 바닥에 야적하는 것이 좋다.

방치해둔 껍질을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1시간 가량 삶아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코르크를 부드럽게 만든다. 삶는 과정이 끝나면 3주 정도 훈증 건조로 코르크를 숙성시킨다.

건조가 끝난 껍질은 바깥 표피를 깎아내고 길이와 두께를 맞춰 재단한다. 재단이 끝난 코르크는 염소로 세척(TCA 감염 방지와 불순물 제거)한 후에 약산이나 물로 세척하여 염소기를 씻어낸 뒤 건조시킨다.

건조가 끝난 코르크를 육안으로 검사하여 흠집이나 패인 곳이 있으면 코르크 가루와 접착제를 섞어 만든 혼합물로 메운다.

1.11 탐광법

만일 자신이 간 곳에 광산이 개발되어 있고, 어느정도 탐광법이 발달해 있거나, 하다 못해 외국과 무역을 통해 구하는 곳이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않다면 자신이 직접 광맥을 찾으러 다녀야한다. 어쩌면 이것이 최대의 난관일 지도 모른다. 당연하지만 지구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광맥 찾다가 인생끝날 듯

  • 수은은 자연상에서 적갈색이나 주홍색을 지닌 황화수은(부적을 쓸 때 쓰는 주사가 이것이다.)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화산이나 온천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은 반응성이 적고 서로 뭉치는 힘이 강해 보통 원소형(수은과 섞여 아말감으로도 나올 경우가 있다)으로 나오기 때문에 추출하기가 제일 편하다. 금광은 산금, 사금, 괴금으로 나눌 수 있다. 금 캐는 방법에 대해서는 프로스펙터 항목을 참조해도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 산금: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광산에서 석출되는 금으로 보통 석영과 같이 섞여 있다.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금맥이라면 대박이지만 이런 금광은 극히 희소하니, 석영을 함유한 암석을 보면 일일이 부순 뒤, 물에 풀어 분류한 뒤 육안으로 확인해보거나 아니면 수은과 섞는다. 금이 있다면 수은에 엉겨붙어 아말감을 형성하니 이것으로 금의 존재를 확인해 봐야 한다. 순수한 석영맥보다 구리나 산화철을 함유하고 있는 석영맥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다. 석영맥은 어떻게 찾냐 하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연적으로 암반에서 떨어져나온 암석을 찾아보는 것이다. 만약 그 암석에 석영이 붙어 있다면 그 근처에 석영맥이 있을 확률이 높다.
  • 사금: 사금은 근처 산금의 맥이 자연적으로 붕괴하여 물에 의해 쓸려내려온 것이 대부분인데, 사금이 나온다면 근처에 금맥이 있을 확률이 높다. 금은 무거운 금속이기 때문에, 유속이 낮아지는 커브 지역 부근 모래톱과 바위 아래에서 비교적 쉽게 침전한다. 냇가나 강가의 모래톱에 석영질이 많으면 한번 모래를 퍼내어 물쟁반에 넣고 흔들면 무거운 금은 가라앉고, 금보다 가벼운 모래는 살살 잘 돌려서 쟁반 바깥으로 뽑아낼 수 있다. 금이 있다면 서로 뭉치고 가라앉는 성질로 인해 육안으로 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괴금: 괴금은 맨눈에 금줄기가 보일 정도로 뭉친 말 그대로 금덩이(너겟)를 말하는 것인데, 이걸 찾으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희소하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면 이미 거기 주민들이 진작에 손댔을테니까.
  • 은 화산암지대에 많은데 화산암은 현무암, 안산암, 유문암 등을 말하니 이것들을 찾아야한다. 이나 아연과 같이 석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납을 찾다가 은광이나 아연광을 발견할 수 있다.
  • 구리는 황동석, 휘동석, 황비동석의 형태로 존재하거나 희귀하게 원소형태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화성암 지대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곳들을 뒤져야한다.
  • 은 그나마 쉽다. 자석으로 모래 사장을 한번 훑어보면 나오는 그것이 바로 사철이다. 일본의 경우, 이 사철로 무기를 만들었다. 사철을 채취하는 과저에서 자석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금 채취롸 비슷한 방법을 이용해 물쟁반에 비중차이를 이용 하는 방법을 이용 할 수 있으며 일본의 경우 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칸나나가시(鉄穴流し)라는 산비탈에 수로를 만들고 철성분이 많은 모래나 분쇄한 광석을 흘려보내는 방식을 이용하였다. ((일본어 위키백과) 정 급하면 이거라도 써야겠지만 불순물이 많아 좋은 철을 만들기 어려우니 강철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철광을 찾아야한다.
철 역시 화성암 지대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반응성이 좋기 때문에 자철석, 적철석, 황철석과 같은 형태로 나올 것이다. 이 중 적철석은 퇴적암 층에서도 발견되니, 어지간하면 암반이 있는 곳은 다 뒤져보는 것이 좋다. 찾기는 여기서 나온 금속 중 제일 쉬울 것이다. 문제는 경제성이 낮은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지만.

1.12 내화물

열을 가하는 공정이면 반드시 필요하다. 무언가 고열이 필요할 때마다 가마를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핵심은 점토, 이산화규소, 산화알루미늄 이다. 특히 점토산화알루미늄이 많이 포함될수록 내열성이 커진다. 물론 그만큼 소성하기도 힘들다.

전로의 안쪽에 발라 내열성을 높이거나, 내화벽돌, 내화모르타르를 만들면 강철왕도 꿈이 아니다!

1.13 코크스

분쇄한 역청탄을 가마 안에 넣고, 목탄이나 코크스로 섭씨 1,200℃의 고온에서 약 17~30시간 동안 건류하면 코크스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코크스가 만들어졌다고 좋아해선 안된다. 제강용으로 사용하려면 코크스의 강도(정확히는 점결성을 뜻한다.)가 좋아야 한다. 강도가 좋지 않으면 연소시 가루가 휘날려 과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보통 세터 시험이란 방법으로 강도를 측정한다.

먼저 코크스의 중량을 잰다. 그리고 2미터 높이에서 철판에 4번 낙하시킨 후, 50mm 간격의 체에 쳐서 체 위에 남은 코크스의 중량을 이전 중량으로 나누어 확인하는 것이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체 위에 남은 코크스의 중량이 이전 중량과 차이가 적을수록 품질이 우수한 것이다.

현대는 품질에 따라 용광로용, 주물용, 철보다 용융점이 낮은 금속의 정련용, 가스용 코크스, 탄화칼슘 제조용 코크스, 난방용 코크스의 6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14 제강법

강철의 대량생산이 산업혁명의 중요한 업적으로 꼽힐 정도로 옛부터 을 비롯한 금속의 양산은 세상을 바꿀 수준으로 중요했다. 따라서 고대부터 이쪽으로 연구를 정진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 길을 선택했다면 진짜로 진지하게 작업에 임해야 한다.

대약진운동 시절 대표 병크로 치부되서 개별 항목까지 만들어진 토법고로 조차도 (유럽기준으로)중세 중~후기가 되서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알아두자.

서양 기준 제강법의 테크트리는 대충 이러하다.

  • 고대, 중세 초: 철의 1회 생산량 1~10kg 급 원시적인 자연흡기식 소형 괴철로. 탄소함유량이 낮은 연철을 생산. 이렇게 생산된 연철을 목탄불에 달구면서 표면침탄시키고, 가열해서 때리고 접고 꼬아주면 속의 연철층과 겉의 강철층이 서로 켜켜히 겹쳐지면서 패턴웰딩해서 강철을 만든다.
  • 중세 중기: 수차(물레방아)를 이용해서 강제과급하여, 규모를 최대 300kg급까지 키운 발전형 대형 괴철로. 역시 연철 생산, 패턴웰딩으로 강철화. 만일 수차과급을 하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진짜 영 아니다 싶으면 고대 왕국인 히타이트를 본받아서 높고 바람이 세게 부는 지역에서 철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물론 효율이 꽝이므로 진짜로 다급할 때나 하자.
  • 중세 말기: 대형 괴철로에서 용광로로 발전, 선철 생산. 정련로를 통해 연철/강철화.
  • 근세: 정련로의 개량. 용광로의 연료에 코크스를 이용, 철의 대량양산이 이루어짐. 밀폐 석관에 목탄과 철괴를 넣고 가열하여 강철화 하는 삼탄강 방식, 도가니강 제련법도 등장. 좀 더 균질한 강철을 제철소급에서 만들어 보급할 수 있게 된다.
  • 근대~현대: 열풍로 등장. 베세머 제강법. 베이직 산소 제강법. 전기 아크로.

그래서 제강기술사는 크게 세 가지가 제강법의 전기라고 할 수 있다.

  • 노의 덩치를 늘린다.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에서 강제과급식 대형 괴철로를 거쳐 용광로로 전환.
  • 노의 연료를 목탄에서 코크스로 바꾸어, 목탄 소모율이 환경재난급으로 큰 제철산업의 약점을 보완하고 철의 대량양산이 가능하게 바꾼다.
  • 강철화 기법의 발전. 우연히 발견한 표면침탄 → 표면침탄한 철을 접고 꼬아서 패턴웰딩 → 선철을 정련, 혹은 연철을 삼탄강, 도가니강 제련법으로 탄소가 균질하게 분배된 강철화하여 제공.

대장간에서 철기를 만들고 있는 수준이라면 연철의 제조 정도는 어떻게든 해 내고 있는 동네란 이야기다. 중세적 세계라면 아직 용광로가 등장하기 전일 것이고, 선철(무쇠)를 만들기 보다는 노의 온도를 철이 녹지 않는 정도로 유지해서 산화환원반응만 일으켜 슬래그 섞인 연철을 뽑는데 주력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 고대에는 노 내의 온도를 철이 녹는 1500도까지 올릴 능력이 없기도 하거니와, 철이 녹는 온도까지 올리면 연료와 철광석을 함께 집어넣는 노의 구조상 녹은 쇳물이 연료(목탄)과 섞여 탄소함유량 3~4% 급의 무지막지한 선철이 되어 나온다. 이건 인력으로 가공이 거의 불가능한 깨지기만 쉬운 무쇠라서 쓰기가 매우 좋지 않았고, 필히 탈탄 과정을 거쳐서 연철화, 혹은 강철화해야 했다.

판타지 세계관의 이미지로는 대충 대장장이가 쇳덩어리를 두들겨서 물건을 만든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고대만 되어도 이미 광산에서 광석을 캐서 그것을 금속괴로 정련하는 것은 광산 자체 혹은 광산 근처에 사는 정련업자가 하는 일이었고, 대장장이는 그 정련된 금속괴를 사서 가공해서 물건으로 만드는 분업이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중간 비용 아끼려고 광석을 사서 정련하고 물건으로 만드는 과정을 전부하는 업자도 있었지만...

탈탄 작업은 철괴를 사서 쓰는 고객(개별 대장장이)이 직접 하기에는 너무도 고되고 효율이 없는 작업이다. 고로 고객에게 납품할 철괴는 연철이거나 강철이어야 한다. 제대로 된 정련로가 개발되기 전에는 철을 녹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할지라도 일부러 녹이지 않고, 철광석(산화철)을 목탄과 함께 노 안에서 불완전연소시켜 산화환원반응을 통한 연철을 얻어내는데 만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관의 현재 제강법 수준을 보고 개입할만한 부분, 테크트리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여러군데 생기게 된다.

아직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만 사용하고 있으면, 물레방아 등을 통해 기계적으로 풀무질해서 강제과급하는, 규모가 커진 개량형 괴철로를 소개하면 좋다. 수차를 도입했으면, 괴철로에서 나온 슬래그 잔뜩 섞인 괴철 덩어리를 가열 망치질로 불순물(슬래그)를 빼주는 과정에 기계식 해머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철의 생산량은 물론 작업의 편리성, 작업속도가 막대하게 뛰어오르고, 철갑옷이나 철검, 철제 공구 등이 널리 보편화될 수 있는 철기 산업화 쇼크도 일으킬 수 있다.

이 세계에서 뽑아낸 연철을 어떻게 강철화하느냐를 눈여겨볼 차례인데, 목탄불에 달궈 연철제 칼을 몇개 만들다보니 몇 개 중에 한 자루 정도 표면침탄이 잘 돼서 그럭저럭 강철칼이 나오더라... 는 식의 주먹구구식 경험칙에 의거한 표면침탄을 하는 시기라면 철기시대 초중기 정도에 해당하고 침탄을 통한 강철 제조의 개념과 접쇠 패턴웰딩을 소개하면 된다. 패턴웰딩을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면, 좀 더 균질화된 강철을 만드는 방법(선철을 정련로에 박아 탈탄하는 법, 혹은 삼탄강이나 도가니강 방식으로 연철을 침탄하는 법)을 연구하면 된다.

동력도 사용하고 규모는 충분한데 목탄을 재료로 쓰고 있다면, 코크스로 나가는 방법을 연구하자. 고대와 중세 제철업에서 보통 목탄을 쓰는 이유가, 석탄에는 불순물이 너무 많아서 노에 함께 집어넣는 연료로 쓰기에는 철의 품질이 너무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탄을 쓰면 제철소 부근 연료(목재)의 소모량이 너무 커서 철 제조에 난관이 생긴다. 석탄의 불순물을 해결하려고 코크스를 만드는 것이고, 코크스를 쓰는 용광로 테크트리로 가야 좀 그럴듯한 철을 대량 양산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일단 괴철로에 수차를 이용해서 괴철로 내부 온도를 철이 녹는 1500도 이상으로 올릴 수 있게 개량해야 한다.

코크스를 써서 철을 녹이는 용광로급에 도달했다면, 필연적으로 선철에서 탈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원시적 정련로는 슬래그 섞인 선철을 녹는 점 가까이 고온으로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 끊임없이 망치질해서 슬래그와 함께 탄소가 빠져나가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최근 방식은 코크스와 생석회를 철광석과 같이 녹여서 탈탄을 한다.

혹은 도가니 정강을 시도한다. 도가니(도자기를 만들어 봤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산화 알루미늄의 구성비가 높으면 높을수록 내열성이 강해진다.)에 선철을 넣고 코크스로에서 1600도 정도로 몇시간 구워준 다음 위에 뜬 찌꺼기 버리고 아래쪽의 강철을 얻을 수 있다. 만일 당신 동네의 철광석이 특이한 것이었다면 다마스커스강이 나오겠지만, 이건 운좋은 경우고 보통은 제거하기 힘든 불순물이 섞였기 때문에 나중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따라서 철광석은 절대 저질을 쓰면 안된다.

이제 좋은 이나 스프링 · 공구 등의 재료를 팔아 돈을 더 벌었다면 잘 설계된 도가니풀무를 사용해 용융된 선철을 강철로 바꿔주자.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도가니와 풀무를 이어두고 용융된 선철을 부어준 후 공기를 불어넣어주면 된다(베서머 제강법). 규모는 나중에 돈과 노하우를 쌓고 나서 키우면 되는 거고, 일단 양동이 크기부터 시작해보자.

1.15 비철 금속

여러 종류의 비철 금속들은 보통 보다 희귀하고 생산, 가공도 어렵지만 선점할수만 있다면 간단히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은 같은 두께일 때는 철보다 약하지만 같은 무게일 땐 철보다 훨씬 강하며, 알루미늄과 구리, 마그네슘합금두랄루민은 항공기의 동체로도 사용될 정도로, 강철과 맞먹을 만큼 튼튼면서 가볍다.[11] 마그네슘을 주 재료로 한 합금인 일렉트론의 경우는 두랄루민과 강도가 같으면서도 밀도는 플라스틱과 비슷할 정도로 가볍기에 위의 두랄루민에서 한술 더 떠서 정말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이나 반응성이 쩔어주게 높은 애들이라 제대로 써먹으려면 2,000도의 고열과 대량의 전기, 그걸 버틸 시설이 필요한데 이걸 만족하기가 너무 어렵다. 마밀레를 하려고 해도 저런 능력을 장시간 발휘할 수 있는 마법사가 썩어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이걸 제안하는 당신보다 상위 계급일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은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돈이 어지간히 필요하지 않은 이상에야.

1.15.1 알루미늄

알루미늄은 자연상태에서 산화물인 알루미나로 존재하는데 주로 보크사이트에서 얻는다. 보크사이트를 빻아 수산화나트륨과 함께 가압 챔버에서 가열시킨 후, 적니를 걸러내고 물을 부어주면 결정화한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나오는 적니나 물은 강알칼리성 폐기물이니 잘 간수하지 않으면 주변 지역의 농사를 망칠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알루미나는 한때 원소로 분류되었을 정도로 환원시키기 어렵다. 더군다나 알루미늄은 홀-에루법이 나오기 전에는 금보다 비쌌는데, 그때의 왕이 티베리우스같이 경제를 심하게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현대의 알루미늄 생산은 홀-에루법으로 이뤄지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알루미나와 빙정석을 섞어 가열하고 전기분해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플루오르 증기가 발생한다. 플루오르는 무아상이 백금을 사용해 분리할 때까지 화학자 여럿 골로 보낸 물질이니 취급에 주의해라. 이 방법을 사용하면 전기는 무식할 정도로 갈려들어간다. [12] 두랄루민으로 무장한 병력이 전술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못해도 1천구의 장비가 필요할텐데, 알루미늄 1톤을 만들기 위해 14메가와트 가량의 전력이 든다. 하위 마법사를 열심히 굴리자.

1.15.2 마그네슘

마그네슘은 두가지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첫번째는 광산에서 캐는 것이고, 두번째 방법은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것이다. 첫번째 방법은 돌로마이트라는 광물을 불에 구워 산화마그네슘을 얻은 뒤 산화마그네슘을 페로실리콘으로 환원시켜 얻어내는 것이 주류이다. 두번째 방법의 경우 간단히 설명하자면, 바닷물에서 소금 다음으로 많이 들어있는 것이 염화마그네슘(간수)인데, 이 염화마그네슘을 전기분해하여 마그네슘을 얻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분해를 할 전력인데, 마법사를 구워삶자 아래의 발전기로 어떻게 되길 빌자.
자세한 제조법에 대해선 추가 바람

1.16 전자 제품

핸드폰·TV 같이 거창한 물건을 생각하지 말자. 전기의 위대한 힘을 증명할만한 것들이면 충분하다. 예를 들면 백열전구, 전기 충격기 같은 것들. 근데 전기 충격기를 만들려면 강력한 배터리가 필요한데

1.16.1 전기

간단한 소형 발전기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기본 구조는 위키백과나, 심지어는 바로 당신이 보고 있는 이 나무위키(!)에서까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으며 그 원리를 이해하기만 한다면 개조하기도 생각보다 쉽다. 물론 대형 발전기는 당신의 지식과 그 세계의 유명한 대장장이 · 목수 · 과학자들의 피와 살을 한꺼번에 갈아넣어야 될까 말까 하겠지만 말이다.

발전기의 기본 원리는 전자기 유도다. 코일을 자기장 안에 들어가게 한 뒤 어떤 방법으로든 그 자기장의 세기나 방향을 바꿔 주면 전자기적 관성에 의해 그 변화를 상쇄할 만큼의 전류가 순간적으로 흐르게 된다. 정말 순간적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자기장의 세기를 무한정 올리거나 내릴 순 없으니 오르락 내리락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전류의 방향도 계속 바뀌고, 이 때문에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류는 기본적으로 교류이다.

또한 당신은 터빈(바람 · 강물 등 유체의 흐름을 받아 회전력으로 바꾸는 장치)의 구조를 이미 알고 있다. 바람개비선풍기프로펠러, 그리고 물레방아의 모양을 생각해보자! 정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풍차에 곡식 빻는 기구 대신 발전기를 달자고 설득해보자. 그걸 바탕으로 터빈을 디자인하고, 설계도를 당신이 그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인 마을 대장장이에게 갖다 주면 된다.

터빈을 달아서 수력 발전기든, 풍력 발전기든 만들면 된다. 당신이 물리를 배운 이과생이고, 상위권은 아니라도 대학교 이전까지의 정규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면 태양열 발전기도 도전해볼 만할 것이다. 당연히 효율은 장담하지 못한다. 당신이 기계공학전기공학을 복수전공한 공돌이라면 꽤 높은 효율을 노려볼수도?

발전기 제작의 가장 큰 문제는 자석을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다. 천연자석을 쓰는 것이 간단하지만, 천연자석 중 자력이 강한 것을 찾는 것은 로또 당첨이나 마찬가지다. 영구자석으론 네오디뮴 자석 만 한 것이 없지만, 네오디뮴은 희토류 금속이다! 그나마 재료를 구하기 쉬운 페라이트 자석을 만들어야한다.

페라이트의 재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산화철과 탄산바륨을 혼합하는 것이다. 산화철은 철의 붉은 녹을 긁어내던가 아니면 철을 얇게 만들어 공기를 가해 연소시키면 된다.

난관은 탄산바륨인데,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탄산바륨은 찾아보기 힘들다. 만약 탄산바륨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땡잡은 거지만, 보통은 중정석(황산바륨)의 형태로 존재한다. 중정석을 분쇄해 물을 이용해 황산바륨과 불순물을 분리하고 목탄이나 코크스와 섞어 섭씨 600~800도에서 가열하면 황화바륨으로 변한다. 황화바륨을 물에 녹인 뒤, 소다회에 섞으면 탄산바륨이 생성된다.

생성된 탄산바륨과 산화철을 분쇄혼합한 뒤 섭씨 1300도까지 가열한다. 가열이 끝나면 덩어리가 지는데, 이 덩어리를 물과 철에 섞은 뒤, 분쇄하여 분말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분말을 오동나무 기름이나 들깨기름에 섞은 뒤, 틀에 찍어 눌러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강한 힘으로 압착해야므로 풍차나 수차를 추천한다. 그게 여의치 않은 환경이면 소나 말 같은 걸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페라이트도 이렇게 말을 풀어놓으니 쉽지. 실제로 하려면 수십년이 걸려도 안 될 수 있다. 차라리 흔해빠진 철을 불에 달궈 마르텐사이트로 만들어 벼락을 맞게 해 자석으로 쓰는게 나을 것이다. 아니 이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허나 이 방법은 비효율적이니 다른 방법을 쓰자. 자기장의 세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전류의 세기만 있는게 아니란 것을 생각하자. 방법은 간단하다. 에나멜선을 쇠막대에 수백 번 감은 뒤 대형 콘덴서 등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를 흘려 주면 순간적으로 쇠막대가 자화되며 자석이 된다. 다만 이렇게만 설명하면 현장에서 절대로 구할 수 없으므로 에나멜선은 구리선에 유악을 바르고 도자기처럼 구워서 만들고, 쇠막대는 위에서 설명한 물질 중 만드는데 성공한 것을 선정해서 대장장이에게 이런 것을 만드는 기술을 전수하고, 콘덴서는 크기와 모양이 같은 두개의 쇳조각을 준비하고 한 쇳조각의 한쪽 면에 고무를 바른 뒤 두 쇳조각을 붙여 만드는 대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콘덴서를 제작할 때 고무를 구할 수 없다면 등유, 파라핀, 에폭시 등도 쓸수 있다. 등유와 에폭시 역시 구하기 힘드므로 없다면 파라핀을 써야하는데, 벌집을 녹여 만든 밀납을 쓰면 된다.

정 못할 거 같다면 전지를 만들어야하는데 발전기나 콘덴서에 비하면 매우 쉽다. 구리판과 아연판을 산성용액에 담그면 된다! 하지만 볼타 전지는 분극현상이 일어나므로 다니엘 전지를 써야 한다. 다니엘 전지는 황산아연 수용액이 담긴 용기에 아연을, 황산구리 수용액이 담긴 용기에 구리를 담그고 염다리로 두 용기를 연결하면 된다. 고전압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만든 전지 여러개를 직렬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사실 이게 가장 난이도가 낮을 것이다.

염다리는 질산칼륨(화약 만들 때 쓰는 염초)을 물, 우뭇가사리와 섞어 투명해질 때까지 가열한다. 그리고 식히면 완성인데, 기포가 생기면 효율이 떨어지므로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애써서 전기를 만들었다면 사용할 용도를 미리 정해놓아야 경제적이다. 일단 장난감이나 진기한 것을 보이는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며, 금속 분야의 도금, 통신 분야의 전신 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1.16.2 전기 도금

준비물은 구리 · 아연(사실 다른 금속이어도 상관없다) · 구리선 · 산성 액체(식초가 좋을 것이다). 구리와 아연을 반쯤 식초에 담그고 서로 연결하자. 그리고 구리에는 도금할 금속( · · 구리 등)을 연결하고, 아연에는 도금할 물건을 연결하자.

만일 너무 느리다 싶으면 구리-아연-구리-아연 이런 식으로 직렬로 더 연결해주자. 근대가 될 때까지는 도금에 아말감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도금이 균일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기 도금은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따라서 신기술로 도금할 때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게 잘 설명만해주면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1.16.3 백열전구

현대의 백열전구는 달걀 모양의 유리공 안에 아르곤 또는 질소 가스를 채워넣고 텅스텐으로 만든 필라멘트를 집어 넣은 형태이다. 하지만 우린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만들 필요는 없다. 당신이 위대한 만렙 공돌이라면 몰라도, 위키니트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을테니 당신이 아르곤을 구하려면 일단 공기를 모아서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산소, 질소, 아르곤을 분리해 내는 데 아르곤의 끓는 점은 −185.85 °C 이므로 만사가 잘되더라도 수십 년이 걸리며, 텅스텐은 녹는점이 3695K나 되므로 당신이 과학 중심의 문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당신이 죽고 10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그리고 후손들은 세계정복

쉽게 질소만 넣자. 공기의 대부분은 산소와 질소이니 공기를 밀폐된 통 안에 넣어두고 뭔가를 태워 산소를 모두 없애버린 뒤 석회수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만 걸러내면 남은 것은 95% 이상이 질소이니 말이다(그 세계의 공기에 질소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질소가 없다면 숨을 처음 쉬었을 때 그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석회수는 수산화 칼슘(석회석)을 물에 녹여 만들면 된다. 더 완벽하게 하고싶다면 그것을 염화칼슘(바닷물에서 채취)에 반응시켜 약간 남은 수증기까지 걸러내면 된다. 이제 당신은 질소를 구했다. 이게 정 힘들면 포카칩을 한트럭 준비하자.

그럼 다음으로, 필라멘트를 만들자. 대나무 숯이나 그냥 숯, 그게 없으면 흑연으로 만들면 된다. 이것은 쉽다. 대나무나 정 없으면 그냥 나무라도 밀폐된 솥 안에 넣고, 솥에 당신이 만든 질소도 채워넣자(아껴써라). 그리고 장작불로 오랬동안 구우면 된다. 솥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굽자. 어차피 숯을 연소시킬 산소는 안에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 구웠다면, 이제 솥을 식혀야 한다. 물을 끼얹으면 솥이 폭발(!)할 수 있으니 자제하고, 우선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려서 솥의 온도를 확인하자. 물이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더 큰 물방울을 떨어뜨리자. 여러 부위에 조금씩 떨어뜨리면서 온도를 확인해, 정말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물을 끼얹는다. 아니 그냥 재주껏 물에 담궈놓자. 제대로 식으면, 물에 담궈놓은 상태에서 솥의 뚜껑을 열자. 미리 구멍을 뚫어놓고 그 구멍을 뭔가로 막아 놓았다면 막은 것만 빼면 된다. 이게 훨씬 안전하기도 하고. 그럼 뜨거운 질소가스가 미친듯이 뿜어져 나온다. 열자 마자 도망쳐야 한다. 아니, 열기 전에 도망치자(?). 죄수를 동원해서 죽지 않으면 형을 감면하기로 하죠.

질소가스를 내뿜는 것을 멈추면, 이제 다가가자. 물이 뜨거울테니 물은 다른 방법으로 미리 빼 놓아야 한다. 그리고 물을 다시 끼얹어 뜨거운 솥을 식힌다. 그리고 안에 든 숯을 꺼내면 된다. 이 숯을 결대로 찢으면 그게 필라멘트가 된다. 아니면 처음부터 대나무를 결대로 찢어서 그냥 모래로 덮고 구워도 된다. 처음부터 이걸 얘기해 임마. 다만 이렇게 하면 모래만 남고 필라멘트는 증발할수도 있다. 물론 대나무 하나를 잘라서 필라멘트가 최소 수천개는 나올테니 99% 가 증발해도 별 상관은 없다.

이제 옥구슬이든 유리구슬이든 무언가에 질소를 채우고 전선이 연결된 필라멘트를 넣어 전구를 만들면 된다. 이제 이것으로 시범을 보이는데, 가능하면 종교의 영향력이 적은 곳에서 하자. 그리고 당신은 그 위대한 힘을 다루는 학문, 전자기학을 창시하면 된다. 대학자로서 존경받을 것이다.

1.16.4 축전기, 축전지

축전기는 전기 에너지를 잠시 저장해놓았다가 방출하는 기구이다. 여러 분야에 사용되며, 그 응용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가장 쉬운건 전기충격기 일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두 장의 얇은 금속박과 둘 사이에 넣을 얇은 절연막만 있으면 된다. 예를 들면 비닐 종이나 천,고무 같은 것. 쉽게 만들고 싶다면 작은 나무토막으로도 된다. 그리고 금속박 - 전열막 - 금속박 순서로 겹친 뒤 두 금속박에 철사(당신의 재력이 충분하다면 구리를 쓰자)를 연결하고 그걸 종이나 천으로 감싸면 된다.

문제는 이게 말은 쉬운데 실제 만들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종이나 천은 부도체긴 하지만 약한 부도체라 전기가 새나가기 딱 좋으며, 당장 위의 방법대로 만들면 진짜 적은 전기만 일시적으로 저장이 가능하므로 전혀 실용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전지를 만들고 싶다면 화학의 발달을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 당장 고대 페르시아에서 도기에 전해질을 담아 만든 축전지 유물이 출토되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효율이 너무 떨어져서 노리개 이상의 취급은 못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자.

1.16.5 스피커마이크

사실 이 둘은 매우 간단하다. 넓은 판(스피커처럼 패인 형태면 더 좋다)에 상당히 많이(적어도 수십 번) 감은 코일을 붙이고 그 밑에 자석 하나만 놓으면 끝이다.

물론 구리선과 자석을 어디서 구할지는 당신의 능력에 달렸다. 귀한 천연 자석을 쓸 수도 있고, 교과서에서 잠깐 언급하는 "자석 만들기" 를 참고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직접 자석을 제작할 수도 있다. 일단 자석을 만드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아서 쇠막대기의 양 끝을 남북으로 향하게 하고 망치로 세게 두드리면 끝이다. 물론 지구 자기장은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든 자석은 매우 약하므로 스피커에 들어갈 강한 자석에 쓰기 곤란하다. 그래서 세번째 선택지를 써야 하지만 당신이 공돌이가 아니라면 세번째 선택지는 매우 힘들 것이다. 발전기를 만드는데도 자석이 필요하니 있지 않을까? 정 안되면 전자석을 쓰면 된다. 자석 없이 전기는 어떻게 만들지? 볼타전지

그리고 구리선은... 대장장이에게 부탁하는게 빠르다. 국수 뽑듯 뽑아보자. 여기에 에나멜을 코팅하면 되는데, 유약을 발라 구우면 된다고 한다. 유약을 만드는 법은 장석과 석회석 그리고 고령토와 규석을 가루로 내어 물과 섞으면 되는데 배합비와의 싸움이다.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문명이면 그냥 유약을 사자

마이크와 스피커의 이점으로는, 당신이 어느 도시를 지배하는데 성공했을 때 발로 뛰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말을 전달할수 있다는 점, 아니면 도청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다만 간단한 구조로 만든 마이크와 스피커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한동안은 장난감 수준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1.16.6 모터

위에서 스피커를 만들어봤으면 재료는 다 있다. 영구자석을 밖에 두르고 코일을 감은 전자석 회전자를 쓰면 DC 서보모터가 된다. 이쯤 되면 감을 잡았겠지만 모터의 회전축을 손으로 잡고 돌리면 수동식 발전기가 되고 날개를 달아 바람의 힘으로 돌리면 풍력식 발전기가 된다. 그래서 진공청소기나 에어 콤프레서로 컴퓨터를 청소할 때 팬의 선을 모두 뽑아야한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모터의 힘과 효율은 그야말로 바닥이니 힘을 높이기 위해선 더 강력한 영구자석의 개발을 생각함은 물론이고 에나멜 선을 더욱 많이 감아야한다.

1.17 모기장

매우 중요하다. 모기는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한다. 모기가 없는 세계라고 해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해충은 분명 있을 것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실로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면 끝! 문제는 모기해충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망을 짜야한다는 것인데, 이건 본인이 직접 연습하든가, 재주 있는 사람에게 만들도록 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망을 짜는 계피처럼 해충이 싫어하는 천연 방충제로 처리하면 더더욱 좋다. 귀족들에게 숙면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면 제법 돈을 만질 것이다. 문제는 제작법이 간단해서 금세 경쟁자가 생긴다는 것이지만(...).

2 관련 문서

  1. 사실 심경이 토양에 좋지는 않다. 토양 구조가 들떠서 밟거나 비가 오면 토양 공극이 줄기 쉽다.
  2. 유기물을 넣어놓고 지렁이가 먹으러 왔다갔다하게 하는 게 낫다.
  3. 호밀은 몇 미터 정도 뿌리를 수직으로 내려서 딱딱한 토양층을 부수는 데 도움이 된다
  4. 질소를 많이 준 식물은 잎이 검푸른 것으로 알 수 있다.
  5. 꽃가루가 옆 밭에서 날아오기 때문
  6. 꼭 분리될 필요는 없다. 다만 옆 밭 농부가 뭘 심는지 볼 것.
  7. 배추,무 등 십자화과 식물과 옥수수등이 교잡이 잘 된다. 수백 미터 밖에 있어도 꽃가루가 날아든다.
  8. 조선초 말 한마리 가격은 옷감 4~500필, 노비 한명의 값은 150필. 가격이 3배다
  9. 비록 몰래 들여왔다는 부분은 다른 나라의 누에 반입 일화에서 베낀, 후세의 창작이긴 하지만, 기후가 맞지 않아 키우는데 큰 애를 먹어야 했고, 이걸 극복해 널리 퍼트린 공은 당대에도 큰 공으로 인정받았다.
  10. 노동문제가 심각했을 당시의 상황은 19세기 노동법 개정안을 보면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데, 아이나 여성들의 노동문제가 워낙 심각해서 개정한 공장법의 내용이 미성년자 노동시간 15시간까지 제한9세에서 13세 아이들은 8시간 제한이었다. 즉, 저 법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9세때부터 공장에서 밤새도록 혹사시켰다는 얘기다.
  11. 여기서 말하는 강철은 전 근대의 어설픈 강철이 아니라 현대 기술로 만들어진 강철을 말한다. 중세시대의 어설픈 무기로는 두랄루민 갑옷으로 무장한 군대를 상대하는 것이 사실상 아예 불가능하다는 뜻.
  12. 타지키스탄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이 세계구급 규모이고 국가 자체가 가난하긴 하지만 한 국가 전체 전력의 40%을 갈아먹는다.